「작지만 세계적인 강, 미호강의 생명 이야기」
김성식 미호강 알림이 글 엮고 구름서재 펴냄

 

 

미호강을 역사·문화·생태 측면에서 들여다보고 소개한 안내서가 나왔습니다.

구름서재에서 출판한 '작지만 세계적인 강, 미호강의 생명 이야기'입니다.

이야기를 엮은이는 환경생태 전문기자로 활동해오고 있는 김성식씨입니다.

 

미호강 알림이 김성식씨



그는 자신을 '미호강 알림이'라고 자처하며 이번 콘텐츠를 이렇게 소개했습니다.

김씨는 "한 권의 책이라기보다 미호강의 환경 생태적 특성과 생명들을 소개한 안내서에 가깝다"고 했습니다.

또 "이런 시각으로도 미호강과 그 안의 생명들을 바라볼 수 있다는 일종의 제안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저자가 아닌 기록자 또는 알림이로서 소명을 다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미호천에서 미호강으로 명칭이 변경된 2022년을 '미호강 원년'으로 지칭한 뒤 "미호강 원년을 맞아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러한 차원에서 그가 미호강을 표현하는 독특한 수식어가 있습니다.

'작지만 세계적인 강'이 그 것입니다.

비록 물길은 220리(89.2km) 정도에 불과하지만 역사, 문화, 생명을 품은 '작지만 세계적인 강'이 미호강이라고 주장합니다.

 

                                '미호강은 세계 최고(最古)의 볍씨와 금속활자본을 낳은 인류문화의 메카이다'<본문 중에서>

세계 최고(最古)의 볍씨와 금속활자본을 낳은 인류문화의 메카이기에 그렇게 부를 만한 충분한 이유가 있다고 말합니다. 

옥산 소로리볍씨 유적이 미호강변에 위치하고, 직지가 탄생한 청주 흥덕사지가 미호강 지류인 무심천 품안에 있음을 강조합니다.

미호강은 또 가히 세계적이라고 할 만큼 '생명의 보고'라고도 역설합니다. 

흰꼬리수리, 독수리 등 각종 국제보호조류가 찾아들고 미호종개와 미선나무 자생지가 가장 먼저 발견된 곳임을 첫 번째 이유로 듭니다.

 

미호강은 한반도 텃황새(텃새로서의 황새)가 살았던 황새의 원고향으로서 한반도 황새복원 프로젝트가 태동한 곳이다



미호강은 또 한반도 텃황새(텃새로서의 황새)가 살았던 황새의 원고향으로서 한반도 황새복원 프로젝트가 태동한 곳이기도 하다고 강조합니다. 

최근엔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희귀종 이끼도롱뇽이 미호강 수계(무심천 상류)에서 발견돼 미호강의 생태적 지위를 한층 높였다고 말합니다. 

미호강 수계인 무심천 상류에서 발견된 이끼도롱뇽



미호강 수계에는 어림잡아 천연기념물 22건, 멸종위기 야생생물 25종, 산림청 희귀식물 17종이 서식·분포하고 있는 것도 중요한 환경특성이라고 밝힙니다.

그는 미호강이 생태적으로 중요한 이유가 또 있다고 했습니다.

한국을 찾는 황오리의 절반 이상이 날아와 겨울을 나는 대표 월동지로서 조류학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말합니다.

 

미호강을 찾아 겨울을 나고 있는 황오리들



그는 미호강이 이처럼 소중한 생태 보고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크게 3가지로 설명합니다.

미호강이 ▶특별한 모래하천인 점 ▶한반도 중부내륙에 위치해 철새들의 중간기착지 역할을 하는 점 ▶금강과 함께 서해와 내륙을 잇는 생태통로 역할을 하는 점 등을 듭니다.

 

미호강은 특별한 모래하천이다
미호강은 철새들의 중간기착지 역할을 하고 있다
미호강은 금강과 함께 서해~내륙을 잇는 생태통로 역할을 하고 있다



그는 이 안내서가 미호강에 관해 좀 더 많이 알고 싶어 하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습니다.

또 하나의 희망이 있다면 미호강에 현재 살고 있는 여러 생명붙이들의 무사안녕이라고 말했습니다.

특히 백척간두에 놓여있는 미호종개와 흰수마자 같은 멸종위기 야생생물들이 더 이상 '추억의 생물목록'에 오르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기원한다고 했습니다. 

이번에 펴낸 작지만 세계적인 강 미호강의 생명 이야기는 국내 인터넷 서점을 통해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단일어종에 관한 국내 최초의 종합·체계적 정리"
18개월에 걸친 '미호종개 추적' 대단원
'어두운 앞날' 밝히는 것은 지역의 과제

 

■기획에서 보도까지


'한국의 자존심 익수키미아 초이' 기획시리즈가 이번 회를 끝으로 8개월간의 보도일정(첫 보도 2007년 4월 12일)을 모두 마치게 됐다. 2006년 6월부터 시작된 사전취재 기간까지 합하면 총 18개월에 걸친 '미호종개 추적'이 막을 내리게 된 것이다.


그간의 취재여정을 되돌아볼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이 기획물의 제목을 놓고 고심하던 일이다.

 

미호종개가 한반도 동·식물 종을 통틀어 그리 흔치 않은 천연기념물겸 멸종위기의 고유종이란 점에서 우리나라 보호 생물종을 대표할 만하기에 '한국의 자존심'이란 수식어를 붙이기로 했으나, 정작 취재대상의 명칭을 무엇으로 쓸 것인가가 큰 고민거리였다. 왜냐면 미호종개란 한국명 자체도 일반인들에겐 생소할 텐데 라틴어의 학명(Iksookimia choii)을 한글로 표현해 사용하자니 더욱더 낯설어 하고 거리감마저 갖지않을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호종개로 하여금 우리나라 생물학자, 특히 한국 어류분류학계의 자존심이 뒤늦게나마 지켜지게 된 속내가 바로 '익수키미아 초이'란 학명에 내재돼 있고 또 그 학명 때문에 더욱더 유명해진 물고기이기에 다소 무리인 줄 알면서도 '익수키미아 초이'란 명칭을 사용키로 했던 것이다.(미호종개의 학명은 제자와 스승의 이름으로만 지어진 세계 유일의 물고기 학명으로서, 학계에서는 제자들이 찾아내 스승께 바친 '보은의 물고기'로 알려져 있음)


다행히도 그 덕분에 미호종개의 첫 발견에서부터 신종발표까지의 숨겨진 비화와 작명(作名) 과정, 외국학자에 의해 지금의 학명으로 개칭된 이유와 그것이 갖는 학술적 의의, 종 특성 등을 보다 상세히 소개할 수 있게 됨으로써 미호종개에 대한 국민적 관심 제고와 자긍심 고취는 물론 소중한 생물자원으로서의 중요성을 널리 알리는데 일조하지 않았나 자평해 본다.


또 하나 잊히지 않는 것은 미호종개란 민물고기 한 종을 가지고 매주 1회씩 신문 한 면 분량으로 총 35회를 보도할 계획이라고 했을 때 관련 학자 대부분이 고개를 가로 저으며 놀라움반 걱정반의 반응을 보이는 것을 보고 내심 '멋쩍은 하룻강아지 꼴'이 되어 의기소침했던 일이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보도횟수가 늘어나면서 학자들의 우려는 차츰 격려로 바뀌어 갔고, 결국은 받아들이기 벅찬 과찬으로 이어져 그때마다 천군만마를 얻은 듯한 커다란 용기를 가질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단일 어종에 관해 종합·체계적으로 정리한 국내 최초의 사례"라는 손영목박사(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회장)의 평에 이어  "미호종개에 관한 바이블이 될 것"이라는 홍영표박사(국립중앙과학관)의 평과 "학자들도 해내지 못한 큰 일을 지방지 전문기자가 해냈다"는 방인철박사(순천향대교수)의 평은, 격려를 넘어선 과찬 중의 과찬으로서 되레 등골이 오싹해질 정도로 그간의 졸고(拙稿)에 대한 자책의 매가 되어왔다. 이들 세 박사를 비롯해 이번 기획시리즈가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적극 도움을 준 전북대 김익수교수와 국립중앙과학관 이상명박사, 국립수산과학원 이완옥박사, BLS테크 이순재 생태담당이사, 다큐코리아 윤순태대표 등에게 심심한 감사를 드린다.


이번 기획시리즈는 미호종개가 처한 오늘의 상황을 보다 상세히 밝혀내고, 나아가 이 종이 다른 미꾸리과 어종들과 어떻게 다른지를 형태형질 분석과 분자계통학적 분석을 통해 재조명하고 멸종위기 Ⅰ급어류로서의 미호종개와 천연기념물 454호로서의 미호종개가 갖는 의미를 되새김으로써 종 자체가 지닌 학술적·문화재적 가치를 찾아내고, 아울러 개체수 감소 요인 및 멸종위기에 처한 오늘의 상황 규명을 통해 생물종 다양성 보전 차원의 대책마련을 촉구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주요 보도내용으로는 한반도 민물고기의 유래와 금강에 분포하는 미꾸리과 어류의 특징, '익수키미아 초이’의 탄생과정, 미호종개의 형태적 특징, 미호종개의 유전 다양성 및 분자계통학적 특징, 서식 현황과 환경, 생식특성과 먹이특성, 미호종개가 사라지는 원인, 보호 및 복원 노력과 과제 등이 다뤄졌다. 또한 그동안 밝혀지지 않았던 미호종개의 생활사에 대한 학문적 접근이 시도됐고 전문가 지상 토론을 통한 합리적 보호·복원 방안 제시도 이뤄졌다.

 

■맺는말


기획취재를 마치면서 커다란 아쉬움으로 남는 것이 있다. 당초 시리즈를 기획하면서 가졌던 미호종개에 대한 우려와 안타까움이 오히려 무게를 더한 채 여전히 가슴 속에 응어리 져 있는 것이다.


그것은 미호종개란 물고기를 알면 알수록, 또한 그들이 처한 오늘의 상황을 깊이 취재하면 할수록 그들의 앞날이 매우 어두울 수밖에 없다는 편견 아닌 편견이 마음 한편에 자리잡게 된 때문이다.


1980년대 말 미호종개를 처음 알게 된 이후부터 줄곧 마음속 숙제로 품어온 기획취재에 대한 '20년의 한'을 이제 막 풀게 된 시점에서 전혀 엉뚱하게도 본의 아닌 편견을 갖게 된 것이다. 이러한 편견은 다름 아닌 오늘의 극한 상황에 바탕을 두고 있다.


이번 취재기간 동안 미호천을 비롯한 금강 수계내 현존 서식지를 집중 취재한 결과 갈수록 빠져드는 깊은 수렁처럼 미호종개의 운명은 극히 절망적일 뿐이었다. 그 곱던 모래 백사장은 골재채취 등으로 거의 없어진 채 자갈과 각종 오염원이 뒤덮은 하상으로 남겨져 있고 그 위를 흐르는 물은 생물의 치사량을 운운할 정도로 날로 악화하고 있으니 현재 남아있는 미호종개들은 말 그대로 기로에 선 벼랑 끝 삶이요 환경변화에 따라 언제 사라질 지 모르는 한시적 생명체나 다름없었기 때문이다.


한때 학계를 흥분시켰던 진천 백곡천의 집단 서식지가 인근 공사장으로부터 유입된 흙탕물로 인해 한순간에 폐허의 하천으로 돌변했던 사례는 바로 이같은 상황을 뒷받침해 준 가장 끔찍한 장면이었다.


오늘의 이 상황, 올 데까지 다 오고 갈 데까지 다 간 지금의 이 극한 상황을 다시금 되돌릴 혁신적인 비책은 과연 없는 것인가. 한국의 자존심이자 금강유역을 대표하는 소중한 자연유산 미호종개를 이 시대의 희생양으로 그대로 내버려 둘 것인가. 


이에 대한 답은 금강에 뿌리를 둔 지역민과 지자체가 갖고 있다. 이번 기획시리즈를 통해 한 가지 기대했던 작은 희망은 미호종개란 자그마한 생명체와 뿌리를 함께 해 온 이 지역 주민과 지자체만이라도 미호종개를 올바로 인식하고 그것을 보호·보전하는 일에 깊은 관심을 보였으면 하는 것이었다.

 

생물자원의 가치는 그것의 소중함을 제대로 인식하고 지켜나갈 때 비로소 진정한 가치가 있는 법이다. 그리고 그 가치는 가장 가까이 있는 '생명공동체'로부터 인식돼야 함은 당연하다.


그러한 인식과 깨달음이 없는 한 환경부가 차세대 핵심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복원사업인들 제대로 '약발'이 들을 수 있을 지 의문이며, "미호종개를 제발 살려주세요"라고 외치는 어린 지킴이들의 애절한 외침이 제 아무리 금강변에 울려퍼져도 되돌아오는 자연의 메아리는 마냥 골골대는 신음소리일 뿐이란 생각이다. 한번 죽어간 자연은 어느 한쪽만 나선다고 곧바로 되살아나지 않는다. 자연은 이 지구상에서 가장 복잡한 공동체 성격을 띠고 있다.


지구상에서 단 한 마리의 표본만, 그것도 우리나라가 아닌 미국 땅에, '전설 속 박제'처럼 남아있는 수원 서호의 서호납줄갱이를 생각하면서 미호종개가 제2의 서호납줄갱이가 되지 않고 대표적인 이 땅의 깃대종으로 살아남길 진정 기대한다. 그래서 취재중 갖게 된 미호종개에 대한 편견이 말 그대로 하나의 편견, 하나의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는 날이 하루빨리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의 자존심 '익수키미아 초이' 파이팅! <끝> 

"지역특성에 맞는 보호대책·복원후 관리방안 시급"

 

 ■김익수박사(전북대교수)

"신종 발표자로서 충청타임즈에 깊은 감사"

 

 

 의견을 말하기에 앞서 미호종개를 신종 발표한 당사자이자 연구자의 한 사람으로서, 멸종 위기에 처한 미호종개의 현황과 보존 방안에 대해 장기간에 걸쳐 기획 보도한 충청타임즈에 깊이 감사한다.


일반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미호종개의 발견과정에서부터 서식 현황과 멸종돼 가는 상황 등을 생생히 알려주고 되살려 보존하는 방법까지 구체적으로 소개함으로써 독자들에게 동·식물 종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게 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생각한다.


지금까지 충청타임즈가 미호종개를 예로 들어 보도했지만, 사실 많은 생물 종들이 그와 비슷한 운명에 놓여있고 나중에는 우리 인류도 이와 같은 상황을 맞이하리라 예상된다.


물속에 사는 많은 종류의 생물은 우리들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자세히 관찰하지 않으면 전혀 알 수 없으나 실제로는 이번에 밝혀진 미호종개처럼 서식처가 변화되면 그들의 생존에 아주 좋지 않은 영향을 주게 되고 마지막으로는 우리 인간생활에도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끼치게 됨을 깊이 인식해야 한다.


우리 인류의 지속적인 삶을 위해서는 생물다양성 보존이 가장 중요하다고 본다. 미호종개의 보호 및 복원도 이러한 차원에서 이뤄지고 추진돼야 함은 물론이다.


미호종개는 우리의 귀중한 문화유산이요 생물자원이다. 미호종개가 충청인, 나아가 우리 국민 모두가 자랑하고 사랑하는 '영원한 동반자, 영원한 이웃'으로 남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러기 위해 관련 학자들은 물론 지역주민, 지자체, 정부 등이 모두 함께 나서길 바라마지 않는다. 

 

■손영목박사(전 서원대교수·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회장)

"지역 모두가 나서야 미호종개 지킬 수 있어"

 

 

미호종개의 보호·보전과 관련해 앞에서 말한 토론자들의 원론적인 주장과 지적에 동감한다.


그러나 한 가지 그에 못지 않게 반드시 짚고넘어가야 할 것은 미호종개가 살고 있는 수역 주변의 주민과 NGO, 관할 지자체의 적극적인 참여가 있어야 미호종개를 보다 효율적이고 확실하게 지켜나갈 수 있다는 점이다.


한 마디로 '지역'에서 지키지 않으면 미호종개의 앞날은 영원히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본다.


지역 주민과 NGO들은 감시활동에 매진하고 해당 지자체들은 '로컬 아젠다21(Local Agenda21)'에 맞도록 '지역특성을 고려한 보호대책'을 마련해 추진하는 일이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특히 해당 지자체들은 미호종개와 같은 소중한 생물자원이 제대로 보호·보전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례제정 등 제도적 행정적 장치를 마련하고 아울러 수질 및 환경 개선에 필요한 시설확충과 주민계도 활동에 적극 앞장서야 한다.


또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제 아무리 열정이 있어도 지키려는 대상에 관해 잘 알지 못하면 그것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법이기 때문에 각종 생물자원 관련 교육에도 깊은 관심을 두었으면 하는 것이다.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와 해당 지자체가 서로 협력해서 미호종개를 포함한 각종 생물자원과 하천 생태 등에 관해 전문 교육을 실시함으로써 지역 지킴이들을 지속적으로 양성해 나갈 때 보다 효율적으로 생물자원을 보호·보전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방인철박사(순천향대교수·미호종개 복원사업 책임연구원)

"서식지내·외 동시 보전 이뤄져야"

 

 

미호종개는 서식지내·외 보전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미호종개의 본적지격인 미호천 본류 수질은 이미 미호종개가 서식하기에 한계가 있다. 근본적인 수질개선이 이뤄지지 않고는 미호천 본류에 미호종개를 복원시키는 일은 무리라고 생각된다.


그동안 우리 미호종개 복원연구팀은 미호천 지류하천의 일부 수역에 치어를 방류한 후 계속해서 모니터링을 하고 있으나, 복원지의 크기가 매우 협소해 대량 복원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서식지외 보전방안이다.


우선 서식지내 복원사업을 지속 추진하되 자연하천에의 복원이 어려울 경우 서식지외 보전기관에 미호종개를 기탁하고 계대 증식함으로써 종을 보전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현재 연구팀은 자체 증식한 개체들을 대상으로 서식지외 보전을 계획하고 있다. 서식지외 보전은 그 의미가 크다. 기존 서식지의 환경악화나 서식이 불가능한 경우 최후 전략으로써 미호종개의 개체수 유지 및 증가에 큰 도움을 줄 것이다.


그 다음으로 제의하고픈 것이 지역주민 계도와 지역관광상품으로의 개발이다. 미호종개 서식이 확인된 지역 및 복원을 위한 방류지역은 지역주민의 관심과 보호가 절실한 만큼 그에 대한 계도활동이 요구된다.

 

아울러 미호종개를 하나의 지역브랜드 혹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이 모색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멸종위기종인 동시에 천연기념물인 미호종개는 전세계에 하나뿐인 우리나라 고유종으로서, 이를 잘 활용할 경우 지역을 대표하는 브랜드 내지 관광상품으로의 개발이 가능하리라 사료된다.


다음은 마지막 남은 집단서식지를 잘 관리하자는 것이다. 미호종개가 다량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최근 주목받고 있는 충북 진천 백곡천의 경우 연속적인 공사로 인한 서식지 파괴가 진행된 바 있으나, 최근 모니터링 결과 예전의 환경으로 복구돼 가는 것으로 판단되긴 했으나, 개체수는 이전의 상태로 회복되지 않고 있다. 집단서식지의 파괴는 미호종개의 멸종을 앞당기는 지름길이다. 따라서 차제에 집단서식지로 알려진 백곡천 상류지역을 '미호종개 특별보호구역'으로 지정, 관리할 것을 주장하는 바이다.


끝으로 현재 진행중인 미호종개 복원사업이 끝난 이후 '일정기간까지의 관리'를 해당 지자체들이 맡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현재 우리 연구팀은 미호종개 복원을 위한 각종 사업을 정부예산으로 수행하고 있으나, 연구기간이 끝나는 2009년 3월이면 더 이상 미호종개를 관리하고 보호할 수 있는 예산이 없다.

 

복원 과제 수행이 끝난 후에는 해당 지자체에서 미호종개가 유지 및 증식될 수 있도록 관리를 해야 할 것이다.

 

지자체가 일정기간 관심을 가지고 관리 및 보호를 해야 비로소 미호종개가 안전한 울타리 속에서 보금자리를 품고 살아갈 것이다. 아무쪼록 해당 지역 주민들과 지자체들의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대한다.

미호종개를 보호·보전하기 위한 합리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보호·보전대책을 알아보기 위해 "미호종개 이렇게 지키자"란 주제로 지상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2회에 걸쳐 보도할 이번 지상토론에는 손영목박사(전 서원대교수·한국민물고기보전협회 회장), 김익수박사(전북대교수), 방인철박사(순천향대교수), 홍영표박사(국립중앙과학관), 이상명박사(〃), 이순재씨(BLS테크 생태담당 이사) 등 6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손영목·김익수박사는 미호종개를 처음 발견해 신종 발표한 당사자들이며, 방인철박사는 지난해부터 추진되고 있는 환경부의 미호종개 복원사업 연구책임자로서 실제 현장에서 보호·복원을 위한 각종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또 홍영표박사와 이상명박사, 이순재이사는 환경부의 미호종개 복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원이자 본보 기획취재팀의 초빙 전문가로서 그동안 동행취재를 통해 미호종개 서식지의 하상구조 조사, 동서종 및 어류군집 조사(홍영표박사), 식물성 플랑크톤상 및 식성 조사(이상명박사), 현장채집(이순재이사) 등을 펼친 바 있다.

 

현지 조사자인 홍영표박사와 이상명박사, 이순재이사의 의견을 먼저 들은 후 다음 편에서는 손영목박사와 김익수박사, 방인철박사의 의견을 보도할 예정이다.

 

모래속에 몸을 숨기고 있는 미호종개./자연닷컴

 

■홍영표박사(국립중앙과학관)

 

 

미호종개를 합리적으로 보호·보전하기 위한 방안은 '미호종개가 사라지는 원인'으로부터 찾아야 한다. 미호종개가 사라지는 가장 큰 원인은 수질악화에 있다고 본다. 따라서 미호종개를 살리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수질을 개선시켜야 한다.


미호종개는 본래 하천 바닥에 사는 저층성 어류다. 저층성 어류는 부영양화와 같은 수질오염이 진행될 경우 가장 먼저 영향을 입게 된다. 하천수에 부영양화가 오면 용존산소량이 감소하게 되는데 용존산소량은 특히 해가 지고 난 야간에 더욱 떨어지게 된다. 실제 야간에 물고기 서식지의 용존산소를 측정해 보면 표층보다 바닥층이 훨씬 낮은 수치를 보인다.


부영양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수역은 미호종개, 흰수마자, 퉁가리, 자가사리와 같은 저층성 어류는 감소하는 반면 붕어나 피라미 같은 중층성 내지 상층성 어류들은 증가하게 된다. 미호종개의 본적지라 할 수 있는 미호천에 미호종개를 포함한 저층성 어류가 사라진 원인도 기실 수질오염에 따른 용존산소 부족 등 수환경의 악화에 있다고 본다.


수질오염 가운데 또 한가지 문제가 되는 것이 현탁부유물(SS)의 증가다. 물속에 현탁부유물이 늘어나게 되면 햇빛이 투과하지 못해 미호종개의 먹이가 되는 조류(藻類)의 생성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수질오염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가는모래'다. 미호종개는 습성상 매우 고운 모래가 있어야만 서식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호천을 비롯한 모든 서식지에서 가는모래가 거의 사라짐으로써 미호종개 개체수도 현격히 줄어들었다. 가는모래는 미호종개의 주된 생활장소이자 산란장소이기 때문에 이것이 사라졌다는 것은 서식지 자체가 없어진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미호종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가는모래로 이뤄진 모래톱이 곳곳에 형성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상명박사(국립중앙과학관)

 

 

미호종개 서식지를 대상으로 식물성 플랑크톤상을 조사한 결과 전체 73분류군이 출현한 가운데 미호천 팔결교지점이 64분류군으로 가장 많은 분류군이 출현했는데 이는 이 수역에서 이미 부영양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수질오염에 따른 부영양화 현상은 물고기의 먹이가 되는 조류 형성은 물론 용존산소량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조사 결과 미호천 팔결교지점 외에도 대전 갑천과 진천 백곡천, 청양 지천 등지에서도 빈영양 말기 혹은 부영양화 초기단계에 있음이 확인됐다. 이같은 조사결과로 보아 미호종개를 살리기 위해서는 수질개선이 매우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미호종개 서식하천을 오염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꼽을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축산폐수다. 축산농가가 대단위 혹은 집단화가 된 곳은 어느 정도 시설이 갖춰져 폐수처리가 용이하지만 그렇지 않은 영세 농가에서는 그대로 폐수를 흘려보내고 있다.
현재 농촌지역의 소형하천이 도시지역 하천에 비해 훨씬 더 오염된 것은 오·폐수 처리시설이 부족한 때문이다. 따라서 수질개선을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축산 단지화를 통한 폐수처리의 강화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농공단지 등으로부터 흘러들어 오는 각종 오염원을 차단할 수 있는 방안 마련과 비점오염원에 대한 관리방안 마련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다음은 서식환경 개선문제다. 서식환경 가운데서도 가장 시급히 요구되는 것이 모래다. 예전에는 산사태가 일어나거나 농경지로부터 유입되는 모래량이 많았으나 요즘에는 상류로부터의 유입량이 현저히 줄어들어 하천바닥을 더욱 황량하게 만들고 있다.


예전의 자연하천은 모래톱과 자갈, 바위 등이 적당히 어우러져 각종 물고기들의 서식처를 만들어 줬지만 지금은 직강화 혹은 골재채취로 인해 서식환경 자체가 완전히 뒤바뀌고 파괴돼 버렸다. 인위적인 서식지 파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라도 모래톱의 인위적인 복원 등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순재이사(BLS테크 생태담당)

 

 

미호종개 서식지에 대한 현장채집을 하면서 매번 느낀 것은 하천바닥(저질)이 과거에 비해 너무 변해있다는 점이다.

 

오랜 경험상 지금은 발만 디뎌도 미호종개가 살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데 미호종개가 살지 않는 곳은 대부분 바닥이 딱딱하게 굳어 있거나 큰 자갈로 이뤄져 있다.


하천바닥이 딱딱하게 굳어있는 곳을 파헤쳐보면 각종 오염원이 퇴적돼 시커멓게 썩어있을 정도다. 또한 예전에는 미호종개가 살았으나 지금은 사라진 곳을 보면 그곳들 역시 바닥이 온통 썩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수질개선을 통해 자연적으로 이들 퇴적 오염물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풍전등화격의 미호종개 입장을 생각하면 미소서식처를 중심으로 한 인위적인 제거방안도 어느 정도 고려할 사항이라고 본다.

 

가는모래가 남아있는 미호종개 서식지 주변에서는 아직도 하천바닥의 모래를 불법으로 채취해 차량으로 실어나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철저한 단속도 필요하다. 아울러 배터리 등을 이용한 남획행위도 근절될 수 있도록 대주민 홍보를 더욱 강화해 주민 스스로 미호종개와 같은 소중한 생물자원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근 주민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한 미호종개의 앞날은 계속 어두울 수밖에 없다. 지자체 및 관련 기관도 역시 마찬가지다. 어느 관내, 어느 지역에 미호종개가 살고 있는지조차 모르는데 그것이 제대로 보호될 리 만무다.


또 한가지 농공단지 등을 조성할 때도 생태 관련 환경영향평가가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조성 후에도 오·폐수 처리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서식지 주변의 수환경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내 최초 종합·체계적 연구 및 복원 프로젝트 수행"
인공 증식기술 개발 등 커다란 성과
유전자 정보은행 구축도 동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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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적으로 환경산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첨단 환경기술 개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환경부에서는 지난 2001년부터 2010년까지 총 1조원의 예산이 투입되는 '차세대 핵심환경기술 개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가 환경산업의 미래를 가늠케 할 이 거대 프로젝트에는 '멸종위기 Ⅰ급 어류 미호종개 복원사업'이 포함돼 있다.

 

2006년 4월부터 2009년 3월까지 3년간 총 5억5천만 원이 투입되는 이 사업(정식명칭: 멸종위기 어류 미호종개의 유전다양성 분석, 인공증식및 생태계 복원기술 개발. 이하 미호종개 복원사업)은 순천향대 방인철교수(해양생명공학과)가 연구책임을 맡아 올해로 2년째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그동안 국내 최초로 미호종개 인공증식 성공에 이어 두 번의 치어방류를 실시하는 등 커다란 성과를 내고 있다.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미호종개의 앞날은 물론 국내 중요 생물자원의 보전과 관련해 '나침반'과 같은 지대한 역할을 하게 될 이 사업의 주된 내용과 성과 등을 2회에 걸쳐 알아본다.

 

미호종개 복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각급 기관 연구진들과 자문위원단이 순천향대 어류학실험실을 찾아 방인철교수로부터 미호종개 치어 증식 현황을 듣고 있다. 왼쪽부터 윤순태 다큐코리아대표, 방인철교수, 김익수박사(전북대교수), 홍영표박사(국립중앙과학관)./자연닷컴

 

미호종개 복원사업의 연구책임자인 방인철교수(순천향대학교)./자연닷컴

 

 

■복원사업의 필요성 및 의의

 

최근 한반도 담수 생태계의 유전자원은 체계적인 관리 부재와 날로 악화하는 서식환경으로 인해 다양성이 급감하고 있다.

 

특히 단위면적당 인구밀도가 높고 토지에 대한 인위적 개발과 이용률이 높은 우리 나라의 경우 인간 활동에 의해 야기되는 각종 오염원과 스트레스가 가장 많이 축적되는 생태계가 바로 담수 생태계다.

 

따라서 이들 담수 생태계내 생물자원에 대한 다양성 보전 노력이 제고되지 않고, 또 멸종 위기종 및 보호종을 중심으로 한 체계적인 장내·외 복원전략이 시급히 마련되지 않을 경우 더 이상 한반도 고유 담수생태종들의 보존과 지속적인 이용은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현실을 고려할 때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을 보호하는 것은 우리의 고유 생물자원을 보전하고 나아가 생물종 다양성을 제고하는 동시에 건강한 생태계를 회복할 수 있는 첩경이자 중요한 일로서, 서식지를 보존하고 무분별한 남획과 채취를 막는 일 외에도  보다 적극적인 증식 및 복원 대책이 절실한 실정이다.


미호종개는 환경부가 2005년 2월 야생동·식물보호법(법률 제7167호)에 따라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Ⅰ급으로 지정, 함부로 포획·채취·훼손하는 일을 금하고 국외반출시 승인을 얻도록 한 바 있으며, 2005년 3월 17일에는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 454호로 지정한 바 있다.

 

이로써 미호종개의 법적 제도적 보호장치는 마련됐으나 실질적인 보호·복원에 대한 연구는 전무하다.


국내 멸종위기어류 18종(Ⅰ급 6종, Ⅱ급 12종)에 대한 그동안의 연구로는 멸종위기 Ⅰ급 어류인 감돌고기, 꼬치동자개, 퉁사리가 이미 2002년 차세대 핵심환경기술 개발과제로 수행된 바 있으며, 멸종위기 Ⅱ급 어류인 가는돌고기, 가시고기, 모래주사, 묵납자루, 임실납자루, 잔가시고기 등은 장외보존 또는 생태관련 연구가 현재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미호종개에 관한 종합적 체계적 연구는 그동안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일부 미호천 및 금강 지천의 어류상 조사를 통해 분포지역 등에 관한 단편적인 연구만 진행돼 온 상태다.


이에 환경부가 2006년 4월부터 추진하고 있는 미호종개 복원사업은 국내 처음으로 시도되는 미호종개에 관한 종합·체계적인 연구일 뿐만 아니라 종 보전 및 복원을 위한 최초의 프로젝트란 점에서 그 의의가 깊다.

 

미호종개 복원사업은 국내 몇 안되는 멸종위기 1급 어류이자 천연기념물 어류에 대한 실제적 보호 노력이란 점에서 언론사들의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다. 그만큼 미호종개를 지키려는 노력은 이제 전국민적 관심사로 부상하고 있다./자연닷컴

 

■연도별 연구개발 목표 및 내용


환경부의 이번 미호종개 복원사업에는 연구책임자인 순천향대 방인철교수를 비롯해 부경대 남윤권교수(양식학과), 국립중앙과학관 홍영표·이상명박사(자연사연구실), 국립수산과학원 이완옥박사(중부내수면연구소), BLS테크 이순재이사, 다큐코리아 윤순태대표 등 각 분야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연구진과 김익수(전북대교수)·손영목(전 서원대교수)·신현철(순천향대교수)·김동수박사(부경대교수) 등 4명의 자문위원단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 복원팀의 주요 연구개발 목표는 △미호종개 서식현황 및 미소 서식처 특성조사 △증식기술 개발 △유전다양성 분석 및 보존 △서식지 복원 등 크게 네 가지 분야의 과제를 연차별로 수행토록 돼 있다.


1차 년도(2006년)에 계획된 미호종개 서식 현황 및 미소 서식처 특성 조사에서는 실제 미호천과 금강 본류 및 지류에 대한 서식 현황 조사를 실시해 각 수역별 서식 여부와 서식 규모, 서식 환경 등을 알아내고 문헌조사와 어류상 분석을 통해 미호종개의 개체수 감소 원인을 규명하는데 초점을 두었다.


또 1차 년도 증식기술 개발 분야에서는 문화재 훼손허가 취득을 통한 종묘생산용 어미 확보와 순치 사육문제, 위 내용물 분석을 통한 식성조사, 산란기 조사를 통한 생태 규명, 1차 종묘생산(예비시험) 등의 과제가 포함돼 있다. 또한 1차 년도 유전다양성 분석 및 보존분야에서는 전체 유전자정보 은행 구축을 위한 기초 단계로서 AFLP 분석을 통해 종간 유사도를 밝히는 유전다양성 분석과 미토콘드리아 DNA 염기서열 분석을 통해 종간, 집단간 유전적 거리를 밝혀내는 분자계통학적 분석작업을 실시하고 기타 세포유전학적 특성을 조사하는 내용을 주 과제로 삼고 있다.


2차 년도인 2007년에는 증식기술 개발 분야로 인위적인 산란유도 방법 개발, 포란수 및 난경 조사 등을 통한 산란생태 조사, 종묘생산 방법 개발 및 실제 종묘생산, 먹이생물 개발, 난발생 및 자치어 발달과정 특성 규명 등의 과제가 수행됐다.


2차 년도의 유전다양성 분석 및 보존 과제로는 근연종간 분자계통학적 분석의 추가 수행과 발현유전체 데이터베이스 구축(library banking) 등이 진행됐고, 서식지 복원 분야에서는 복원 후보지 조사 및 선정, 치어 방류 등의 과제가 추진됐다.


3차 년도인 2008년에는 증식기술 개발 분야로 종묘 대량생산 방법 개발, 성장 단계별 먹이생물 규명, 건강한 종묘생산을 위한 먹이 개발 등의 과제가 포함돼 있고, 유전다양성 분석 및 보존 분야에서는 참종개속(Iksookimia속) 어류의 미토콘드리아 DNA 전체 염기서열(mitogenome) 분석, 환경관련 유전체 정보 수집 및 분석, 미토콘드리아 DNA 전체 염기서열에 의한 분자계통 분석, Microsatellite(DNA 염기서열 중에서 반복되는 서열) 분리 및 해석 등이 과제로 포함됐다.


또 3차 년도의 서식지 복원 과제로는 복원 후보지별 환경조사 및 어류상 조사, 치어 대량 방류, 방류 효과 조사 및 모니터링 실시 등의 과제가 집중 추진된다. 사업 마지막 연도인 2009년에는 각 분야별 과제에 대한 최종 평가 작업이 이뤄지게 된다.

 

"미호종개의 가장 큰 특성은 '고유성'과 '희소성'"

분류학적·생물지리학적·생태학적 가치 모두 지녀
현행법상 엄연한 '문화재'---유전자원 가치도 높아

 

미호종개가 중요한 어류로 꼽히는 것은 '고유성'과 '희소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

 

고유성이란 본래 '어떤 사물이나 생물이 본디부터 가지고 있는 성질'을 뜻하지만, 여기서의 고유성은 그 본래의 뜻에 더하여 '지리적 분포범위가 특정지역에 국한된 자생어종', 즉 고유종 내지 특산종의 개념을 강조한 말이다.


따라서 이런 관점에서 미호종개를 설명하자면, '참종개속으로 분류되는 미꾸리과 어류의 한 종으로서 무늬와 생김새가 독특하며, 다른 나라에는 분포하지 않고 우리나라, 그것도 미호천 등 극히 일부의 금강 수계에만 분포하는 물고기'라 할 수 있다.


이에 비해 희소성은 말 그대로 '서식 개체수와 분포지가 매우 드문 어종'임을 의미한다.


이 두 가지 관점을 종합하면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 금강의 일부 수역에만 극소수가 분포하고 무늬와 체형이 독특한 미꾸리과 참종개속의 민물고기로서,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Ⅰ급으로 지정된 보호어종'이 바로 미호종개다. 


미호종개의 가치 또한 그 고유성과 희소성에 바탕을 두고 있다. 다시 말해 미호종개가 갖는 고유성과 희소성은 이 종이 지니는 가장 큰 특성이며, 따라서 이를 거론하지 않고는 미호종개의 참다운 가치를 논하기가 어렵다.


여기서 설명할 미호종개의 학술적 가치라든가, 문화재적 가치, 생물자원으로서의 가치 모두가 고유성 및 희소성과 관련 있다.

 

■학술적 가치
미호종개의 학술적 가치는 우선 어류분류학적 측면에서 찾을 수 있다.

 

미호종개는 우리나라에 서식하는 총 215종의 민물고기 가운데 국내 학자들에 의해 신종 발표된 몇 안 되는 '특별한 종' 중의 한 종이란 데 큰 의의가 있다.

 

불과 33년 전인 1974년까지만 해도 국내 학자에 의해 학명이 붙여진 이른바 '국내 신종'이 단 한 종도 없었으나 1975년 김익수박사(전북대 생물학과교수)가 참종개를 찾아낸 것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19종의 민물고기가 우리나라 학자들에 의해 새롭게 찾아졌는데 이 중 다섯번째로 국내 신종 목록에 오른 것이 미호종개다.


더욱이 미호종개는 학명을 이루는 속명(Iksookimia)과 종소명(choii), 명명자(Kim and Son) 모두가 국내 학자들의 이름(특히 스승과 제자 사이인 고 최기철박사와 김익수·손영목박사의 이름)으로만 이뤄진 세계 유일의 학명을 갖고 있다.


또 미호종개는 생물지리학적 측면에서도 중요성을 갖고 있다. 이는 미호종개의 분포도와 관련된 것으로서, 종(種) 출현 및 분화 시기를 유추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고 있다. 즉, 같은 고황하계(古黃河系)에 속하는 한강 등 다른 수계에서는 미호종개가 발견되지 않고 금강에서만 발견된다는 것은 한반도 수계가 고황하로부터 분리·고립된 이후에 미호종개가 출현했고, 나아가 한강과 금강이 서로 분리된 이후(한 때는 하천쟁탈에 의해 두 물줄기가 이어져 있었다는 학설이 지배적임)에 종 분화가 이뤄졌음을 시사하고 있다.


미호종개는 또한 생태학적 측면에서도 가치가 크다. 미호종개의 현 서식처, 특히 미소서식처를 중심으로 한 서식환경 특성을 통해 다른 기름종개 무리들과의 생태적 관계 내지 차이점을 밝혀내고 아울러 미호종개의 출현여부와 서식 개체수를 통해 그 하천의 생태적 특성을 추정할 수 있다.

 

 

국내 어류분류학사에 길이 빛날 두 어종
미호종개(위)와 참종개(아래)는 국내 어류분류학사에 있어 특히 기념비적인 어류로 꼽히고 있다. 불과 33년 전인 1974년까지만 해도 국내 학자에 의해 학명이 붙여진 이른바 국내 신종이 단 한 종도 없었으나 1975년 김익수박사에 의해 처음으로 찾아진 '국내 신종 1호'가 바로 참종개이며, 김익수·손영목박사에 의해 다섯번째로 국내 신종 목록에 오른 것이 미호종개다. 미호종개의 학명은 모두 국내 학자 이름으만 지어진 세계 유일의 어류이다.

 

  

■문화재적 가치


미호종개는 천연기념물 454호이다. 천연기념물은 문화재보호법이 정한 엄연한 '문화재'로서 물고기와 관련된 것은 총 9건(종으로는 무태장어,열목어,어름치,황쏘가리,미호종개,꼬치동자개 등 6종이 지정돼 있고 나머지는 서식지)이 지정돼 있는데 이들은 대부분 학술적 가치가 매우 높은 희소종들이다.<도표1 참조>


미호종개는 2005년 3월 금강 고유종으로 분포범위가 극히 제한돼 있고 서식개체수가 적은 데다 서식환경 변화에 매우 민감해 멸종위기에 놓여 있는 등 보호 필요성이 있어 지정됐다.


문화재는 그 중요도에 따라 여러 지정문화재로 분류되는데 천연기념물은 국보, 보물, 중요무형문화재 등과 함께 '국가지정문화재'에 속하는 귀중한 문화유산이다. 문화재는 또한 나라의 얼굴이다. 국보와 보물, 유형문화재가 선조들의 얼과 슬기를 엿볼 수 있는 얼굴이라면, 천연기념물은 자연과 생태계의 어제와 오늘을 읽을 수 있는 천연의 얼굴인 것이다.


현행 문화재보호법은 천연기념물을 무단으로 훼손할 경우 '5년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처하도록 하는 등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그만큼 보호가치가 크다는 얘기다.

   

<도표 1> 어류 관련 천연기념물

 

     구분(지정 일자)

     명             칭

    지정 대상 및 내용

천연기념물 제 27호

            (1962.12.3)

천지연 무태장어

제주도 서귀포시 천지연 일대(서식지)

천연기념물 제73호

            (1962.12.3)

정암사 열목어

강원도 정선군 고한읍 고한리 산213-1 외(서식지)

천연기념물 제74호

            (1962.12.3)

봉화군 석포면 열목어

경북 봉화군 석포면 대현리 266 외(서식지)

천연기념물 제190호

            (1967.7.11)

한강의 황쏘가리

한강 일원(한강 서식 종)

천연기념물 제238호

            (1972.5.1)

금강의 어름치

충북 옥천군 이원면부터 금강 상류(금강 상류 서식 종)

천연기념물 제258호

            (1978.8.18)

무태장어

전국 일원(종)

천연기념물 제 259호

            (1978.8.18)

어름치

전국 일원(종)

  천연기념물 제 454호

            (2005.3.17)

미호종개

전국(종)

천연기념물 제 455호

            (2005.3.17)

꼬치동자개

전국(종)

 

 

 

■생물자원으로서의 가치


미호종개가 갖는 또 하나의 가치는 생물자원으로서의 가치이다.

 

생물자원이란 실제적 또는 잠재적으로 인류에게 활용가치가 있는 생물체나 유전자원을 말한다. 생물자원은 특히 식량과 에너지 부족, 난치병, 환경문제 등 인류가 처한 각종 난제들을 해결할 마지막 열쇠이자 무한한 가치를 지닌 소중한 자원이다.

 

미호종개 역시 현재로선 이렇다할 실제적 활용가치는 없지만 장차 어떠한 활용가치가 찾아질 지는 미지수다.  


각종 생물자원(혹은 유전자원)으로부터 얻어지는 약제나 화장품, 식품 등의 시장규모는 전 세계적으로 연간 5000억~8000억달러가 넘는다는 보고도 있다. 이런 만큼 세계 각국들은 현재 생물 및 유전자원 확보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처럼 소중한 생물자원을 지켜나가기 위해 각종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시행하고 있는데 특히 환경부가 지난 2005년 2월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Ⅰ·Ⅱ급(Ⅰ급 50종 중 어류 6종, Ⅱ급 179종 중 12종)은 멸종위기에 처해있거나 처할 우려가 있는 생물종을 보호하기 위한 특단의 조치로서, 미호종개는 감돌고기, 흰수마자 등과 함께 Ⅰ급으로 지정돼 있다.<도표2 참조>

 

관련법규인 야생동·식물보호법은 멸종위기야생동·식물을 포획,채취,훼손하거나 고사시킬 경우 최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도표 2> 멸종위기야생동식물 어류

 

 

    구       분

명 칭(대상 종)

  분          포

     감소 원인

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Ⅰ급

감돌고기

금강,웅천천,만경강

서식지교란, 상실 및 오염

         〃

흰수마자

낙동강,한강,금강,임진강

서식지 상실, 수질오염

         〃

얼룩새코미꾸리

낙동강

하상교란,수환경 오염

         〃

미호종개

금강

서식지 상실,하상교란,수환경 오염

         〃

꼬치동자개

낙동강

하상교란 및 수질오염,서식지 협소,남획

         〃

퉁사리

금강,영산강,만경강,웅천천

서식지 교란, 상실 및 수환경 오염

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Ⅱ급

칠성장어

영동북부

하구 및 서식지 교란,보 설치

         〃

다묵장어

전국

서식지 교란

         〃

묵납자루

한강,임진강

하상교란에 따른 이매패 감소 및 서식지 상실

         〃

임실납자루

섬진강

서식지 협소,하상교란에 따른 이매패 감소 및 서식지 상실

         〃

가는돌고기

한강,임진강

서식지 교란 및 상실,수환경 오염

         〃

꾸구리

한강,금강,임진강

서식지 교란 및 상실,수환경 오염

         〃

돌상어

한강,금강,임진강

서식지 교란 및 상실,수환경 오염

         〃

모래주사

낙동강,섬진강

서식지 교란 및 상실,수환경 오염

         〃

가시고기

동해 유입 하천

서식지 교란 및 상실,수환경 오염

         〃

잔가시고기

동해 유입 하천

서식지 교란 및 상실,수환경 오염

         〃

둑중개

한강,임진강,금강,섬진강,만경강

하천상류 환경의 훼손에 따른 서식지 교란

         〃

한둑중개

동해 유입 하천

하구의 교란,보 설치,서식지 교란,수질오염

 

 

"하천의 건천화 미호종개 생존 크게 위협"

하천수의 유속 변화도 악영향 끼쳐

외래생물 극성 개체수 감소에 한몫


■기타 서식환경의 변화

 

과거에 비해 하천수의 양, 즉 유수량이 감소한 것도 미호종개가 사라지는 하나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읍·면 단위의 도시화가 심화되고 농촌의 산업화(농공단지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하천수를 이용한 용수량이 폭증한 데다 지하수 사용량이 갈수록 많아져 하천마다 유수량이 크게 줄어듦으로써 서식환경이 악화된 것은 비단 미호종개 뿐만 아니라 모든 물고기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커다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지의 경작형태 혹은 농법의 변화도 하천수량을 감소시킨 원인으로 지적된다.

 

즉, 과거에는 논 농사 위주로 경작이 이뤄지던 것이 지금은 밭농사 내지 특용작물의 농사가 많아지고 휴경지도 늘어난 데다  농법마저 기계화됨에 따라 '논의 기능'이 크게 축소돼 논에 담수되던 물의 양이 현저히 줄어듦으로써 하천수량의 감소를 가져왔다.

 

하천수량의 감소에 따른 물고기들의 수난은 특히 갈수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강수량의 대부분이 장마가 오는 여름철에 집중되기 때문에 장마철이 아닌 갈수기가 되면 거의 모든 소규모 하천의 유수량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더욱이 농업용수 사용량이 폭증하는 농번기에는 하천바닥이 말라붙는 소위 건천화 현상마저 나타나 물고기들에게 최악의 상황을 맞게 하고 있다. 오랜 기간 가뭄이 들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하천의 건천화 현상은 미호종개를 비롯한 물고기는 물론 모든 수생생물들에게 '극단적인 상황'을 가져오게 되는데, 이에 대해 미호종개 최초 발견자인 손영목박사(전 서원대 생물학과교수)는 이같이 설명한다.

 

"물고기들에게는 물이 가장 중요한 서식기반인데 하천에 물이 마른다는 것은 서식기반 자체가 사라지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을 뜻한다. 갈수기 혹은 극심한 가뭄으로 하천수가 고갈될 경우 한순간에 물고기가 전멸하는 최악의 사태를 초래한다."

다른 서식환경이 제 아무리 양호하더라도 하천수가 고갈돼 건천화가 진행되면 그 하천에서는 미호종개 등 모든 물고기의 씨가 마를 수 있음을 경고하는 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천수가 줄어들면 여러가지 문제점을 파생시킨다. 물고기의 서식공간 자체가 협소해지는 직접적인 영향 외에도 수온이 급작스럽게 오르고 내리는 수온 급변화 현상과 용존산소량(DO)의 감소, 각종 오염원의 농축화, 부영양화의 심화, 하천수의 정체에 따른 수질오염의 악순환 등 모든 악재가 함께 나타난다. 그만큼 문제가 심각해진다.

 

하천의 건천화

하천의 건천화는 미호종개를 비롯한 모든 물고기의 개체수를 감소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하천수가 고갈돼 장기간 바닥이 말라붙을 경우 서식 물고기가 전멸하는 등 생태계의 파멸을 가져온다. 사진은 갈수기 농업용수 사용량의 폭증 등으로 바닥을 드러낸 미호천 상류 모습./자연닷컴

 

 

하천수가 고갈될 경우 한순간에 물고기가 전멸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맞게 된다고 강조하는 손영목박사./자연닷컴

 

하천수량의 감소와 함께 유속의 변화 또한 미호종개가 사라지는 원인 중의 하나다. 전에 설명한 바와 같이 미호종개는 수심 50cm 기준으로 평균 유속 10~18cm/sec의 비교적 느린 물흐름을 좋아한다. 여기서 말한 평균유속은 현존 서식지들의 물흐름을 현지 측정해 산출해 낸 수치로써, 1분에 10~18cm를 흐르는 속도이다.

 

그런 반면 미호종개의 최초 채집지인 미호천 팔결교 지점은 수심 50cm에서 평균 40cm/sec의 비교적 빠른 유속을 보이고 있다. '미호종개의 본향'으로서 미호종개가 많이 서식하던 1980년대 자료가 없어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의 추정에 의하면 1980년대 후반 이후 집중적으로 이뤄진 골재채취 및 하상정리로 인해 유속이 예전보다 빨라졌다고 가정할 때 '유속의 증가'가 느린 여울을 좋아하는 미호종개의 삶에 어느 정도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유속 증가에 따른 서식환경 변화는 다른 하천, 특히 골재채취와 하상정리가 이뤄진 하천에서는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보(洑) 등 인공시설의 축조에 따른 서식환경의 변화도 미호종개의 죽살이(생태 혹은 삶)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보의 축조는 자연적인 물흐름을 방해하고 물고기들의 이동에 장애물로 작용하는 등 자연에 대한 인간 간섭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밖에 '외래생물의 유입'도 미호종개 입장에서 보면 서식환경을 악화시킨 하나의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외래생물 중 황소개구리 올챙이는 미호종개 서식처에 침범해 동서생물(同棲生物) 노릇을 하면서 미호종개가 산란한 알을 직접 훑어먹거나 미호종개 먹이가 되는 각종 조류(藻類)들을 먹어치움으로써 천적 내지 먹이경쟁자 역할을 하고 있다. 현존 미호종개 서식처 중 충북 청원 미호천과 대전 갑천, 충남 공주 유구천, 청양 지천 등지에서 황소개구리 올챙이가 특히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보아 그 영향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외래어종인 블루길과 큰입배스, 떡붕어는 공통적으로 게걸스런 식성을 갖고 있어 미호종개의 알을 집어삼키거나(블루길, 떡붕어) 치어와 성어를 잡아먹는 등(블루길, 큰입배스) 천적 노릇을 해 미호종개의 삶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 현장 취재를 통해 확인한 바 갑천에는 현재 큰입배스와 블루길, 떡붕어가 유입돼 세력권을 넓혀가면서 활개치고 있고, 미호천에는 큰입배스와 떡붕어, 유구천과 지천에는 큰입배스, 백곡천에는 떡붕어가 유입돼 미호종개를 위협하고 있다.

 

'불안한 동거'

외래생물인 황소개구리 올챙이는 미호종개가 산란한 알을 집어삼키거나 미호종개 먹이가 되는 각종 조류들을 먹어치움으로써 천적 혹은 먹이경쟁자 노릇을 하고 있다. 사진은 미호종개 서식공간에 들어와 휴식을 취하고 있는 황소개구리 올챙이와 몸을 숨긴 채 머리만 내밀고 거동을 살피고 있는 미호종개들./자연닷컴

"서식환경 악화가 개체수 감소의 주요인"
  수질오염 심화 가장 큰 요인으로 작용
  상류 유입 오염원 갈수록 증가 큰 문제

 

이미 밝힌 바와 같이 우리나라에 살고 있는 미호종개의 현존 개체수는 대략 2만 마리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최근 발견된 진천 백곡천 상류의 집단 서식지를 비롯해 미호천 본류, 대전 갑천, 공주 유구천, 청양 지천 등 현존하는 모든 서식지의 상황을 감안해 전문가들이 추정해 낸 숫자이다.


혹자는 "2만 마리 정도면 그리 우려할 단계는 아니지 않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미호종개는 전 세계에서 우리나라에만 서식한다. 따라서 우리나라의 현존 개체수가 2만 마리라고 하는 것은 전 지구상을 통틀어 2만 마리밖에 남아있지 않다는 얘기와 같다.

 

이는 다시 말해 미호종개라는 한 생물 종의 운명이 2만 마리에 달려있음을 의미한다.


그래서 나온 말이 '벼랑끝 신세'다. 이대로 가다간 절종될 날이 머지 않았다는 뜻이다.


자연생태계에서 2만 마리란 숫자가 얼마나 위태로운 지경인가는 불과 얼마 전에 발생했던 진천 백곡천의 사례에서도 여실히 드러난 바 있다.

 

애써 찾아낸 국내 최대의 집단 서식지가 인근 공사장의 토사 유입으로 인해 한 순간에 훼손됨으로써 1만 5백마리(발견당시 추정 서식개체수)의 미호종개 집단이 절멸위기에 놓였던 일은 풍전등화와 같은 미호종개의 운명을 그대로 대변한 일대 사건(?)이었다.  


미호종개는 세상에 처음 알려질 때부터 개체수가 그리 많지 않았다. 분포·서식지 또한 마찬가지다.

 

지난 1984년 신종 발표된 이후 지금까지 23년 동안 찾아진 미소서식처(혹은 채집지)가 불과 20곳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

그것도 현존하는 곳은 7~8곳에 지나지 않는다.


그래도 신종 발표될 당시만 해도 상황은 요즘보단 훨씬 나았다.

 

최초 발견자인 손영목박사(전 서원대 교수)의 증언이다.


"미호종개를 처음 발견한 해는 1983년이고 신종 발표한 해는 1984년이다. 당시 서식 개체수는 타 어종에 비해 적은 편이었지만, 한 번의 족대질로 10여 마리를 채집하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었다."


최초 발견·채집 장소인 충북 청원군 오창면 팔결교 부근 주민들의 증언 역시 당시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여름철 한 번 장마가 지고 나면 논의 물꼬나 도랑 같은 곳에 떼로 몰려있던 물고기가 바로 기름챙이로 불리던 미호종개였다. 그러던 것이 1980년대 말에서 1990년대 초 이후 급속히 줄어들기 시작해 이젠 눈을 씻고 찾아 볼래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 됐다."


그렇다면 미호종개가 사라지는 원인은 무엇일까.


한 마디로 말해 '서식환경의 악화'가 주된 원인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서식환경의 악화에는 수질오염의 심화를 비롯해 하상구조의 변화, 외래 도입어종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 등 여러 요인이 포함된다. 그만큼 포괄적이고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말이다.


여기에 더하여 인근 주민들의 남획, 특히 타 어종을 잡기 위해 배터리 등 불법 어구를 이용할 경우 포획 범위에 있던 미호종개들이 졸지에 수난 당하는 사례가 있는데 이 경우도 미호종개의 개체수를 감소시키는 큰 요인으로 꼽을 수 있다. 

 

오염에 찌든 미호천
미호종개의 본적지격인 미호천 팔결교 부근의 수질은 이미 지난 1980년대 말에 Ⅲ등급의 수질을 나타내는 등 악화일로에 있다. 각종 오염원의 유입에 따른 수질오염의 심화는 미호종개가 사라지는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자연닷컴

 

■수질의 악화


미호종개의 서식 개체수가 점차 줄어드는 가장 큰 원인은 무엇보다도 수질오염의 심화에 있다.

 

순천향대 방인철박사와 함께 미호종개 복원사업단의 일원으로 활약하면서 본보 기획 취재에도 참여하고 있는 국립중앙과학관 홍영표박사(어류분류학)도 최근 실시한 '미호종개의 서식현황과 미소서식처의 특성 조사'에서 "미호천 등 기존의 서식지에서 미호종개가 사라지는 이유는 부영양화의 심화 등 수질 악화가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진단한 바 있다.


현존 서식지의 수질오염 정도 및 진행 상황은 환경부가 실시해 오고 있는 각 하천별 수질측정 자료에 잘 나타나 있다. 실례로 미호종개의 본적지격인 미호천 팔결교 지점에 대한 여름철(6~9월) 수질측정 자료를 분석한 결과 <도표>에서와 같이 이미 1980년대말에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 기준으로 Ⅲ등급(보통)의 수질을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으며, DO(용존산소)와 BOD를 제외한 나머지 수질지표에서 모두 악화일로에 있음을 나타내고 있다.

 

   <도 표>미호천 팔결교 지점의 수질측정 자료(환경부)

 

용존 산소

DO(mg/L)

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BOD(mg/L)

화학적산소요구량COD(mg/L)

부유물질SS(mg/L)

총 질소

TN(mg/L)

총 인

TP(mg/L)

1989년 6월

   9.8

   3.2

   2.7

   3.2

   1.593

   0.011

        7월

   8.6

   3.2

   2.9

   6.6

   1.868

   0.031

        8월

   8.6

   4.2

   3.6

   4.0

   3.534

   0.026

        9월

   7.6

   4.7

   4.6

   3.8

   1.035

   0.024

2006년 6월

   22.3

   2.6

   6.8

   10.4

   5.344

   0.154

        7월

   7.8

   1.0

   6.4

   34.2

   2.192

   0.221

        8월

   9.5

   0.5

   4.8

   13.5

   3.392

   0.221

        9월

   9.5

   3.1

   5.9

   12.0

   2.128

   0.125

 


특히 부영양화의 척도가 되는 TN(총질소)과 TP(총인)의 수치가 크게 높아졌다는 사실은 상류로부터의 영양염류 유입이 그동안 두드러지게 많아졌음을 시사하고 있어 주목된다.

 

부영양화 요소의 증가와 함께 부유물질의 증가 또한 물속 환경을 더욱 악화시켜 미호종개의 서식 조건을 불리하게 하는 하나의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부영양화가 진행되고 부유물질이 증가할 경우 빛의 투과량이 줄어드는 등 수환경에 변화를 일으켜 결국 부착조류 등 각종 조류의 생성 및 종 조성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 결과 물고기 서식환경을 더욱 악화시키는 악순환을 되풀이하게 된다.


미호종개 서식지 중 대표적인 사례로 든 미호천 팔결교 지점의 수질분석 자료는 상류로부터 유기물과 현탁고형물, 영양염류 등 각종 오염물질의 유입이 계속 증가하고 있음을 알려주고 있다. 이들 오염물질은 상류쪽의 분뇨처리장 처리수와 생활하수, 공장 오폐수, 농경지 오수 등을 통해 유입되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질오염의 심화는 자칫 물고기의 대량 폐사와 같은 극단적인 사례를 빚을 수 있기 때문에 미호종개의 앞날을 좌지우지하는 커다란 잣대라 할 수 있다. 특히 미호종개와 같이 멸종위기에 처한 종일수록 환경변화에 더욱 민감해지는 특성을 감안하면 수질오염은 그야말로 미호종개의 생사를 가늠하는 최대 요인으로 꼽힌다.

 

황폐화됐던 집단서식지
지난 5월 국내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진천 백곡천의 미호종개 집단서식지가 관계당국 및 관할 지자체의 관리소홀로 발견 6개월 만에 완전 초토화 되는 안타까운 일이 발생한 적 있다. 당시 인근 지역서 강행된 진천군의 수해복구 공사장 토사로 인해 미호종개 집단서식지를 포함한 수㎞의 하천바닥 전체가 뻘로 뒤덮혀 물고기들이 한순간에 자취를 감춘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었다. 사진은 뻘로 뒤덮힌 미호종개 집단서식지./자연닷컴

 

/김성식 생태환경전문기자(충청타임즈)

"자어(仔魚) 때 바깥아가미로 호흡...특이한 생활사"
부화후 30일째 지나 치어기로 이행
가는모래 유독 좋아하는 습성 있어

 

------<24>미호종개의 생활사

 

■자치어(仔稚魚) 발달과정


자어(仔魚)란 '갓 부화했거나 부화한 지 얼마 안된 어린 물고기'를 말한다. 부화 직후부터 난황(알속에 저장돼 있는 영양원)이 모두 흡수되기 전까지를 전기(前期) 자어, 난황을 흡수한 후부터 모든 지느러미 기조(지느러미살) 수가 어미와 같게 되기 전까지를 후기(後期) 자어라 한다.


반면 치어(稚魚)는 '모든 지느러미의 기조가 완성된 시기부터 체형이 어미와 같아지기 전까지의 어린 물고기'로, 자어 다음의 성장 단계를 말한다. 따라서 자치어 발달과정이라 함은 알에서 갓 부화한 어린 물고기로부터 치어로 성장하기까지의 발달 과정을 통칭하는 말이다.

 
갓 부화한 미호종개의 자어는 전장(몸전체 길이)이 2.8mm로서 무색투명하고 바닥에 몸을 옆으로 누인 채 꼬리만 움직인다. 아직 색소포는 출현하지 않으며 입과 항문도 열려있지 않다. 부화 후 1일째의 자어는 전장이 3.5mm로 역시 색소포는 출현하지 않으며 입과 항문 또한 열려있지 않은 상태다.


부화 후 2일째는 전장이 4.2mm로 머리부분이 발달하고 흑색소포가 머리 앞쪽과 중뇌부분, 몸 옆면 근절상에 다수 출현하며 눈에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완전히 착색된 것이 관찰됐다.


부화 후 3일째는 전장이 4.4mm로 가슴지느러미가 생겨나고. 입과 항문이 열리기 시작한다. 이어 4일째는 전장이 4.8mm로 대부분의 자어들이 입과 항문이 완전히 열려 있으며 난황이 완전히 흡수되는 것을 확인했다. 머리와 몸 옆면에 원형의 흑색소포가 나타났으며. 3쌍의 외새(바깥아가미)가 나타나고 주둥이 아래쪽과 옆쪽에 접착성을 띤 3쌍의 수염이 생기며, 입과 수염에 소돌기가 분포한다.


순천향대 방인철박사팀(해양생명공학과)과 함께 미호종개의 초기생활사를 공동연구한 이완옥박사(국립수산과학원 중부내수면연구소)는 "미호종개 자어는 부화후 4일째되면서 몸 구조에 큰 변화가 일어나 이 때부터 거의 완전한 유영능력을 지니는 것이 확인됐다"며 "따라서 이 때부터 스스로 활발히 움직이면서 초기 먹이로 공급한 로티퍼를 대량 섭식하는 것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부화 후 5일째는 전장이 5mm로 3쌍의 바깥아가미와 가슴지느러미가 발달한다. 3쌍의 바깥아가미는 부화 후 7일째 되면서 차츰 줄어들어 아가미뚜껑으로 덮히기 시작하는 것이 관찰된다. 부화 후 9일째의 자어는 전장 7mm로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 미병부(꼬리자루 부분)에 흑색소포가 출현한다. 이어 10일째의 자어는 바깥아가미가 아가미 뚜껑으로 완전히 덮힌 것이 관찰됐으며, 꼬리지느러미에 4개의 기조(지느러미살)가 관찰됐다.


부화 후 14일째는 전장이 9mm로 등쪽 막 지느러미로부터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가 융기한다. 동시에 꼬리지느러미 기조가 14개 나타난 것이 관찰됐다. 부화 후 27일째의 자어는 전장이 12mm로 등지느러미에서 7개, 뒷지느러미에서 6개, 가슴지느러미에서 1~2개, 배지느러미에서 1~2 개의 기조가 각각 관찰된다.


부화 후 30일째 되면서 미호종개 자어는 드디어 치어기로 이행한다. 몸 구조가 어미와 흡사하게 되면서 '미호종개로서의 모습'을 갖춰가는 시기이다. 연구팀의 관찰결과 몸 옆면에 나타나는 미호종개 특유의 반문은 전장이 25~40mm 가량 자란 다음에야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연구팀은 부화후 180일째 돼서야 몸 옆면의 흑색소포 분포상태가 성어의 반문 형태와 유사하게 나타남을 확인했다.

 

<사진1> 

 <사진2>

 <사진3>

 <사진4>

 <사진5>

자어에서 치어로
자어에서 치어로의 발달과정은 '몸 구조를 갖춰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부화후 4일째 나타난 바깥아가미가 부화후 7일째 되면서 차츰 줄어들어 아가미뚜껑으로 덮히기 시작하는 것이 관찰된다. 이어 10일째 되면서 바깥아가미가 아가미 뚜껑으로 완전히 덮힌 것이 관찰되는 등 큰 변화가 온다. 사진⑤는 부화후 4일째와 12일째의 변화된 모습.<현미경 촬영 순천향대 방인철박사>

 

 

■미호종개의 생태

 

미호종개의 산란기는 그동안 5~6월로 추정돼 왔다. 그러나 방인철박사팀의 조사 결과 미호종개는 자연상태에서 6월 초부터 9월말까지 4개월 정도의 기간에 산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치어기 이후의 주된 먹이는 가는모래에 붙어있는 부착규조인 것으로 밝혀졌다.(먹이특성은 다음회에 상세 보도)


미호종개의 습성을 직접 관찰한 결과 '미호종개의 삶은 가는 모래 없이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할 만큼 가는 모래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서식처(미소 서식처)도 가는모래(직경 0.6mm 이하)가 깔려있는 하천바닥이요 먹이 활동을 하는 곳도 가는모래 바닥이다. 또한 휴식을 취하거나 천적을 피해 몸을 숨기는 곳도 가는모래 바닥이다.

 

이미 보도한 서식환경조사에서도 알 수 있었듯이 미호종개는 직경 0.6mm 이하의 모래를 유난히 좋아한다. 미호종개가 가는모래를 유독 좋아하는 이유는 먹이 섭취시 모래를 입으로 빨아들였다가 다시 아가미를 통해 내뱉는 신체 구조적 특성과 천적 출현 등 위급 상황시 재빨리 몸을 숨기기 위한 행태적 특성 때문으로 추정된다.


미호종개가 모래를 얼마나 좋아하는가는 하루 중 먹이활동을 하는 시간 외에는 거의 대부분을 모래속에 몸을 숨기고 생활하는 것으로도 확인된다. 미호종개와 함께 채집되는 점줄종개와 참종개는 모래속에 들어가 있는 시간보다 모래밖에 나와 활동하는 시간이 더 많은 것과 대조를 이룬다.

 

미호종개는 모래속에 들어가 있을 때도 천적이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주둥이 혹은 머리 일부만을 밖으로 내밀고 있는 특성이 있다. 멸종위기에 처한 종으로서 그만큼 환경에 예민해져 그로 인한 위기의식이 유전자에 내재된 것으로 생각된다.

 

미호종개는 하루 중 먹이활동을 하는 시간 외에는 거의 대부분을 모래속에 몸을 숨기고 생활한다. 모래속에 들어가 있을 때도 천적이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머리 일부만 내밀고 있는 습성이 있다./자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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