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취재를 마치며

 
“달래강의 숨결은 살아있다”

 

개발의 대상이 아닌 ‘상생의 대상’
소중한 자원 인정하고 지켜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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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강의 숨결’은 살아있다.

 

멈춘 호흡이 아닌 현재 진행형의 숨소리다. 태고적 한반도 탄생 이후부터 시작됐을 그 숨소리는 수천 수만년을 이어오는 동안 다소 박동이 깨지고 리듬을 잃기도 했지만 그래도 여전히 건강한 숨결을 자랑하고 있다.

 

충북 보은 속리산 천왕봉에서 발원해 충주시 탄금대 합수지점까지 총연장 125km를 굽이치며 흐르는 달래강(달천). 우리나라 중부권의 중요한 수원(水源)이자 젖줄인 남한강의 한 지류로서, 충북의 남과 북을 연결하는 삶의 터전으로서 고고한 물흐름은 계속되고 있고, 그 고고한 삼백리 물길 곳곳에는 예나 지금이나 고유의 숨결들이 살아 꿈틀대고 있다.

 

 

 

 

 

 

 

 

 

 

 

 

 

 

 

 

 

 

 

 

 

 

 

 

 

 

 

달래강의 숨결들./자연닷컴

 

달래강은 우선 지역민들의 소망을 안고 흐르고 있다. 크고 작은 물줄기 마다에는 어김없이 마을이 자리하고 있고 그 어귀엔 으레 서낭당이 모셔져 있다. 가는 곳마다 느티나무,팽나무,소나무 같은 신목(神木)들이 금줄이 쳐진 채 한 두 그루쯤은 예사로 서있고 그 옆엔 돌무더기나 입석(立石),장승,당집 등이 역시 오색 헝겊을 두른 채 성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각종 동제(洞祭)가 동고사,서낭제,장승제,산신제 등의 형태로 여전히 치러지고 있음을 알려주는 증표다. 각 마을마다 전해내려오는 방식과 절차는 조금씩 다를지언정 그 목적은 한결같이 마을수호와 액운퇴치,소원성취가 주를 이룬다. 동제의 규모는 예전에 비해 많이 축소되긴 했으나 마을 주민들을 하나로 묶어주는 구심체로서 이 지역의 오랜 풍습이자 순수한 삶의 모습으로 남아있다.


달래강은 또 수많은 이야기(설화)를 안고 흐른다. 가는 곳마다 세월의 깊이를 알 수 없는 숱한 지명 유래와 인물·유적 관련 이야기들이 인근 주민들의 가슴속에 영원히 뿌리 박은 채 전설 혹은 민담 형태로 목소리를 토해낸다. 최상류 발원샘에서부터 최하류 탄금대까지, 발을 딛는 곳마다 멈춰 서는 곳마다 할 얘기도 많고 들을 얘기도 많다. 오죽하면 달래강 명칭 유래에 얽힌 이야기만도 ‘정설’이 없을 만큼 갖가지요 물줄기가 지나는 곳마다 속리천,박대천,청천천,가무내,괴강,달천과 같이 부르는 이름이 각기 달라지는 강이 곧 달래강이다. 


달래강 지역엔 많은 세시풍속도 전해진다. 정월 초엔 세배와 덕담나누기,윷놀이를 하고 대보름엔 부스럼깨물기와 더위팔기,오곡찰밥 제사지내기,각종 풍물놀이 등을 하고 음력 이월엔 좀생이날 행사와 영등제를 통해 풍년농사를 기원한다. 또 삼월 삼짇날엔 산멕이를 통해, 사월 초파일엔 각자 절을 찾아 정성껏 치성을 드린다. 오월 단오날엔 마을단위로 놀이굿판을 열고 칠월 칠석엔 정한수 한 그릇에 무병장수를 기원 한 후 백중날엔 호미씻이를 통해 일꾼들의 노고를 위로한다. 팔월 한가위엔 조상 찾아 성묘하고 시월 상달엔 안택굿과 시제를 통해 천지 조상께 감사하며 동짓날엔 팥죽을 쑤워 먹고 섣달 그믐날엔 촛불을 밝혀 잡귀를 몰아낸다.


지금은 이같은 세시풍속들이 많이 쇠퇴했지만 최근 다시 열리고 있는 괴산 청천의 대보름날 행사와 불정의 백중놀이 행사는 달래강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진솔한 삶의 모습을 단편적으로나마 엿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고 있다.

 

달래강은 또 역사의 현장이다. 괴산군 청천면 후영리 농소마을의 고인돌과 칠성면 도정리의 고인돌 등 선사시대 유적을 비롯해 괴산읍 검승·제월리,  감물면 지장·창산·이담리, 충주시 이류면 문주리 등 곳곳에 남아있는 고려·조선시대 유적들 역시 달래강 사람들의 옛 숨결을 그대로 전해주고 있다.


달래강은 또 많은 생명체들을 보듬고 흐르고 있다. 수계 대부분이 산간지역을 흐르는 계곡형의 하천이기에 다른 수계에 비해 수질이 맑고 깨끗한 데다 주변 환경 또한 쾌적해 수많은 생명체들이 뿌리를 내리고 사는 ‘윤택한 삶의 보금자리’로서 독특한 생태계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
 

 

 

 

 

 

 

 

 

 

 

 

 

 

 

 

 

 

 

 

 

 

 

 

 

 

 

 

 

■‘상생의 해’를 떠올리자

 

달래강의 서쪽 분수령인 한남금북정맥에 해가 기울고 있다. 지난 1월초 사전 취재에 들어간 지 꼭 12개월 만에 처음으로 ‘지는 해’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그간 삼백리 물길을 답사하면서 전혀 느껴보지 못한 석양이다.


발걸음이 무겁다. 감히 1년간의 발걸음으로, 삼백리 물길에 담긴 모든 숨결을 지면에 담고자 했던 취재팀의 당초 욕심이 문득 떠오른다. 아쉬움이 크다. 그래서 미련이 남는다.


하지만 달래강의 해는 결코 지는 해가 아니다. 떠오르는 해다. 그만큼 달래강의 숨결은 건강하다.


또 하나 분명한 게 있다. 달래강엔 마침표가 없다. 남한강과의 합수지점인 탄금대가 달래강의 종착점이라고는 하지만 그건 끝이 아니다. 시작점이다. 남한강이라는 새로운 물흐름의 시작인 것이다.


그 옛날 서해를 출발한 소금배가 한강과 남한강을 거친 후 탄금대 옆을 지나 목도나루(괴산군 불정)를 향해 새로운 출발을 했듯이 또 하나의 시작점이 바로 달래강의 종착지다.


달래강은 단순한 강이 아니다. 충북의 젖줄이자 지역민들의 삶의 터전이다. 그 안에 지역의 문화가 살아 숨쉬고 있고 지역민들의 어릴적 추억과 꿈, 삶의 향기가 고스란히 배 있다. 또 그 품 안에는 각종 동물과 식물, 자연환경이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고 곳곳에 아름다운 절경과 명소가 깃들어 있다.

 

이러한 달래강을 어떻게 지켜야 할까. 이 시대에 남겨진 숙제를 과연 어떻게 풀어나가야 할까.


그건 단 하나 ‘달래강의 존재’를 인정하고 그 숨결의 소중함을 지역민 스스로 지켜 나가면 된다. 달래강이 단지 지역발전을 위한 ‘개발의 대상’이 아닌, ‘상생의 대상’으로서 마지막 보루가 돼야 한다.


달래강은 어느 한 지자체, 어느 한 지역의 소유물이 아니다. 유역내 각 골짜기서 흘러내린 크고 작은 물줄기들이 모여들어 하나의 공동체, 하나의 유기체인 달래강을 이루고 있듯이 유역내 구성원들이 스스로 힘과 뜻을 합쳐 지키고 가꿔나갈 때만이 소중한 자원으로서의 달래강이 보전될 수 있는 것이다.


달래강은 흐르고 있다. <끝>

-박일선 충주환경련대표에게 듣다

 
“주민과 함께 개발·보전방안 협의하고 추진해야”
   -주민부터 주인의식 같고 다함께 참여해야 
  충북도가 나서서 ‘유역회의’ 구성 바람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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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의 젖줄이자 지역민들의 삶의 터전인 달래강 물줄기는 어떻게 지켜야 하는가. 또 삼백리 물길이 품고 있는 각종 생명과 문화 등 이른바 ‘달래강의 숨결’은 어떻게 지켜나가고 보전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인가.

 

달래강은 단순한 물줄기가 아니다. 그 안에는 지역의 문화가 전통과 현대라는 이름으로 살아 숨쉬고 있고 지역민들의 어릴적 추억과 꿈, 삶의 향기가 짙게 배 있다. 또 그 품 안에는 각종 동물과 식물, 자연환경이 독특한 생태계를 이루며 살아가고 있고 곳곳에 아름다운 절경과 명소를 빚어놓고 있다. 유역내 각 골짜기서 흘러내린 크고 작은 물줄기들, 그 물줄기들이 모여 하나의 공동체·하나의 유기체를 이루는 달래강, 그 물줄기에 내재된 숨결들은 달래강만이 지닌 고유의 가치를 한층 값지게 하고 있다.

 

달래강에 대한 기획시리즈를 마감하면서, 그동안 20년 가까이 ‘달래강 지킴이’ 역할을 해온 박일선 충주환경운동연합 대표로부터 달래강에 얽힌 이야기와 보호 보전방안 등을 들어봤다.

 

 

괴산호 전경./자연닷컴

“한 마디로 달래강은 충청북도라는 공동체 인식을 형성시키고 이어주는 ‘끈 같은 강’이다.

 

보은에서 시작해 청원,괴산,음성,충주지역으로 흘러 내리는, 그러면서 충북의 남부와 중부, 북부를 연결해 주는 충북의 상징이기도 하다.

 

달래강은 또 보은과 청원,괴산,충주시민의 생명수이기도 하다.”

 

박일선 충주환경련 대표는 달래강이 갖는 지역적 의미에 대해 이같이 말하고 “충북 도민에게는 어머니와 누이 같은 강”이라고 강조한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달래강에 가서 올갱이(다슬기)와 조개를 잡고 불거지(피라미)와 모래무지를 잡으며 커왔다”는 박대표는 달래강 지키기에 발 벗고 나서게 된 계기에 대해 “1990년대 초반부터 충주시민의 상수원인 달래강을 지키는 캠페인을 벌이면서 달래강 운동에 첫발을 들여놓았다”고 밝혔다.

 

 

박일선 충주환경련 대표.자연닷컴
 

△그동안 달래강 상류 쪽의 문장대·용화지구 온천개발 및 집단시설지구 저지를 비롯해 달천댐 건설 저지, 대운하 건설 저지 등 달래강을 지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는데 이들 활동과 관련해 가장 기억에 남는 일과 아쉬웠던 일은.

-충주 수주 팔봉에서 향산에 이르는 군도(郡道)사업에 의해 인근 절경이 복원 불가능하게 훼손된 일이다. 이 도로는 전혀 필요 없는 혈세낭비 사업이었고 이로 인해 수달 서식지와 팔봉 일대의 아름다운 모래언덕이 사라졌다.

 

또 문장대·용화지구에 삽질을 하기 전 미리 막을 수 있었다면 아름답고 소중한 속리산의 작은 봉우리들을 지킬 수 있었을 텐데 하는 아쉬움과 미련이 남아 있다. 싱그런 숲은 사라지고 황무지에 잡초만 듬성듬성 나 있는 온천 및 집단시설지구 개발예정지를 보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그 일과 관련해 지역사회, 정부부처 등에 하고 싶은 말은.
-무엇보다도 중요한 건 지역의 자연 환경은 지역주민이 주인이라는 인식이다. 주인이 주인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을 때만이 내 고장 내 지역의 자연 환경을 지킬 수 있다. 주인 역할을 포기하면 내 고장, 내 고향을 지킬 수 없다.

 

정부와 지자체도 마찬가지다. 겉으로는 지역민이 주인이라 하지만 한낱 통치의 대상으로 밖에 보지 않고 있다. 개발 문제와 관련해서도 그렇다. 지역민에게 직접 영향을 미치는 사업임에도 불구하고 함께 논의하고 결정하는 자세가 매우 부족하다. 권력을 위임한 당사자들을 업신 여기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일이다.

 

△그동안의 개발 계획 등으로 인한 지역간 갈등이 아직 해소되지 않고 있는데 이에 대한 생각은.
-특히 달천댐 문제로 괴산지역이 많은 갈등을 겪어왔다. 잊을 만하면 불거져 나오는 댐건설 계획이 지역민들을 매번 피곤하게 하고 있고 실망감을 안겨 주고 있다. 돈과 애향(愛鄕)이 충돌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새만금 사업에서도 봤지만 대부분 국책사업의 희생자는 지역민이다. 대대로 좋은 관계를 유지해 오던 한 동네에서 삿대질을 하며 싸우는 관계가 되고 있다. 지역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으는 것 외에는 뾰족한 대안이 없다고 본다.

 

또 한 가지 각종 개발계획과 관련해 아쉬운 것이 있다면 온천법, 댐관련 법, 환경영향평가법 등 법 개정이 필요하다. 시민의식의 전환, 가치관의 전환도 필요하다. 시민단체에 구체적으로 참여해 활동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 개인이 개발계획 등 커다란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달래강 수계 전체의 생태적·자연환경적 가치는.
-알 수 없고 단언 할 수도 없다. 지금까지 정확한 조사를 한 적이 없기 때문에 그 가치를 뭐라 표현할 없다. 다만 이번 충청타임즈의 기획취재로  대략적인 윤곽이 드러난 것은 정말 다행스러운 일이다.

 

△충청타임즈 보도로 지역 이슈화 됐던 ‘괴산호 생태’와 관련해서도 그간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지금의 소감과 괴산군 등 관련 기관에 하고 싶은 말은. 또 괴산호 생태는 앞으로 어떻게 관리 보호돼야 하는지.
-아쉬움이 많다. 아직도 환경보전하자고 외치면 무조건 개발을 반대하는 것으로만 인식하고 있다. 자연자원을 지속적으로 활용하는 방법이 얼마든지 있다. 달래강과 괴산호는 괴산 주민들만의 것이 아니다. 괴산에 거주하지 않아도 괴산을 위해 얼마든지 좋은 생각을 말할 수 있는 기회를 개발주체나 괴산군이 마련해야 한다.

 

그 동안의 과정에서 괴산군수와의 간담회를 통해 오해가 해소되고 생태조사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다. 하지만 당시 괴산군수의 의지가 어떻게 사업에 반영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다시 강조하건대 개발주체나 지자체는 앞으로 계속해서 열린 마음, 열린 마인드로 지역 환경단체 혹은 언론과 괴산호의 효과적인 관리 및 개발에 대해 동반자적인 관계를 가지고 논의하고 협조해야 한다고 본다. 괴산호는 개발할 곳과 철저히 보전되어야 할 곳이 명확히 구분되어야 한다. 주민들을 위한 이번 사업이 지금과 같은 생각과 개발방법으론 성공하기 힘들다.

 

△지역사회 발전을 위한 큰 틀에서 달래강은 어떻게 보호하고 관리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한 지.
-달래강의 효과적인 관리를 위해서는 충북도가 직접 나서 가칭 ‘달래강 유역회의’ 같은 협의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본다. 여기엔 환경단체와 지역민, 환경청, 문화재청, 수자원 관련 기관 등이 모두 참여하여 종합적인 관리방안과 발전 방안에 대해 함께 계획을 수립하고 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지금까지의 일방적인 견지 보다는 함께 더불어 계획하고 관리 보전하는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 
   

“달래강은 지역민의 삶 자체이자 생의 전부다”

 

래강 물줄기는 지역민들의 삶과 생을 이어준 요람이자 터전이다. 또한 달래강은 예나 지금이나 지역민들의 영원한 고향으로서, 애환과 기쁨을 함께 해온 자연의 동반자로서 도도한 물흐름을 계속하고 있다.

 

 

 

 

달래강 물줄기
 달래강은 지역민들의 애환과 기쁨을 함께 해 온 자연의 동반자로서 도도한 물흐름을 계속하고 있다./자연닷컴

그 도도한 물흐름 속엔 커다란 버팀목 같은 지역 특유의 정서와 정신이 배어있다. 달래강이 잉태한 정서와 정신, 그것은 지역민들의 가슴속에 영원한 ‘씨앗’으로 각인된 채 살아 숨쉬고 꿈틀대며 독특한 ‘문화의 꽃’을 피우고 있다.

 

여기 달래강을 젖줄 삼아 삶의 뿌리를 이어가는 ‘달래강 사람들’이 있다. 이들에겐 달래강이 어떤 존재이며 지역에는 또 어떠한 존재인지, 나아가 지역은 달래강의 미래를 위해 과연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들어봤다. 
  
■박경수씨(75·속리산 주민)


“수계 내 공동협의체 구성 필요”

 

 

 
달래강 발원지역에 사는 박경수씨(보은군 속리산면 사내리). 지역주민이자 한국자연공원협회 이사인 그는 한 마디로 속리산에 푹 빠져사는 ‘속리산 박사’다. 50년 넘게 속리산지역에 살면서 예부터 전해내려오는 야사나 문화재는 물론 곳곳에 깃들어 사는 온갖 동식물을 꿰뚫고 있는 ‘속리산 통’이다. 이번 ‘달래강의 숨결’ 기획취재 초기 본보 취재팀이 달래강의 새 발원지를 찾을 때에도 적극 도와준 장본인이다.

 

그는 또 속리산의 자랑이자 달래강의 대표식물인 망개나무에도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해서 지난 6월에는 취재팀과 동행, 속리산 골짜기서 수령 약 500년된 국내 최대·최고령의 망개나무를 발견하고 17곳의 자생지도 새롭게 찾아내는데 기여했다.


“속리산은 달래강의 근원인 물의 뿌리이자 발원지로서 매우 중요한 지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달래강 발원샘이 잘못 알려져 오는 등 너무 소홀하게 인식돼 왔다. 그런 점에서 충청타임즈의 취재로 달래강 발원샘이 새롭게 정립된 것은 무척 큰 의미가 있다.”

 

국내 유일의 삼파수(三波水: 한강,낙동강,금강의 발원지)인 속리산이 전국민의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듯이 달래강 유역 또한 전국 제일의 청정지역, 살아있는 생태관광지역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역민 스스로 가치를 인정하고 앞장 서 가꾸며 사랑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하는 박씨는 “상류·하류 구분없이 지역민 모두가 달래강의 주인이자 관리주체라는 마음가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속리산은 산으로서, 달래강은 물길로서 지역을 대표하는 중요 자연자원이기 때문에 관리 및 보전 방안을 마련하거나 개발 방안을 고려할 때에는 서로 연계해 협의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상류 따로 하류 따로 소지역 주의에 묶여 지나치게 자기측 입장만 고집한다면 달래강의 미래는 그만큼 어두워질 수밖에 없다.”

 

박씨는 “같은 수계 사람들은 고향 사람이나 다름없다”며 “그런 만큼 달래강 수계를 중심으로 발전협의회 같은 공동협의체를 구성했으면 좋겠다”고 주장했다.                 
 
■김사진씨(61·향토사학자)

 

“개발 안된 것이 오히려 큰 강점”
 

 


“달래강은 한 마디로 지역민들의 ‘생의 전부’다. 달래강변에 태어나 그 물로 생활하며 멱 감고 철렵하고 농사짓고, 또 죽어서는 그 곁에 묻히는 게  이 지역사람들이다. 그러니 삶 자체가 달래강이요, 달래강 역시 자연스럽게 지역민들의 삶의 터전이 돼 지금도 지역인구의 80% 이상이 달래강변에 뿌리를 내리고 살고 있다.”

 

괴산 청천에서 평생을 살아온 토박이로서 어릴 적 모든 추억이 고스란히 달래강에 묻혀 있다는 김사진씨의 ‘달래강에 대한 변(辯)’이다.

 

“지금은 달래강 혹은 달천, 박대천 등으로 불리지만 삼국시대에는 설천(雪川)으로 불렀다는 기록이 있다. 지금의 설내 혹은 설내거리라는 지명이 청천지역에 남아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먼 옛날의 이름에 눈 설(雪) 자가 붙었던 것은 그만큼 물이 맑고 깨끗했다는 의미다.”

 

김씨는 “물이 맑고 정기가 좋아 그동안 국회의원만 5명이 배출되는 등 많은 인물이 달래강 지역서 나왔다”며 “특히 자유당 시절의 정치인 이기붕씨가 청천 뒤뜰 출신인 것을 비롯해 벽초 홍명희, 서봉 김사달박사 등 꽤나 유명했던 사람들이 달래강과 생(生)의 인연이 있다”고 덧붙였다.

 

달래강의 자연환경적·생태적 가치에 관해서는 “전국적으로 보아도 달래강처럼 개발이 안된 곳도 드물다”며 “이처럼 개발이 안 된 곳이기 때문에 오히려 미래의 신개발지역으로 더욱 각광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비극의 땅 비무장지대(DMZ)가 전 세계인으로부터 관심을 끌고 있듯이 달래강 역시 지역민들이 나서 잘 가꾸고 보전한다면 반드시 지역 발전에 커다란 보탬이 될 귀중한 자연자원”이라고 강조했다.
 
■정대수씨(45·괴산호 주민)


“괴산호 생태계는 반드시 지켜져야”

 

 

 
달래강 중류 괴산호 주변에 사는 정대수씨는 달래강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삶을 살아가는 대표적인 ‘달래강 사람’이다.

 

주위의 무관심과 비아냥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괴산호 주변 생태와 자연에만 관심을 가져오고 있는 그이기에 오히려 ‘기인’이란 생각마저 든다. 그러나 그는 누가 뭐래도 괴산호 주변에 관한 한 ‘눈 감고도 다 아는 전문가’다. 그만큼 많은 식견과 혜안을 갖고 있다.

 

“공부요? 더 하고 싶었어도 못했지요. 그래서 집안 살림 거들 겸 잠시 객짓밥 먹으러 나갔다가 곧바로 돌아온 후 줄곧 고향에서 살았으니 벌써 40년이 넘게 괴산호를 지켰나 봅니다.”

 

생태에 관한 전문적인 교육은 단 한번도 받은 적 없다는 그는 워낙 자연을 좋아하다 보니 궁금한 게 있으면 그때그때 전문서적을 사다 밤새 찾아보고 외우며 기록한 것이 큰 도움이 돼 지금은 왠만한 것쯤은 다 아는 정도가 됐다고 자부한다. 정씨는 “괴산호 주변을 관찰해 온 것이 경제적으로 보탬을 주진 않았지만 그래도 후회는 없다”며 “다른 곳에 살았어도 똑같은 마음으로 자연을 사랑하며 살았을 것”이라고 장담한다.

 

정씨는 “지금껏 살아오면서 가장 기뻤던 것은 충청타임즈 보도로 괴산호 일대의 생태가 잇따라 세상에 알려지면서 가치를 인정 받게 된 것”이라며 “특히 처음엔 무관심으로 일관하던 괴산군이 생각을 바꿔 실태조사를 벌인 후 그 결과에 따라 보호·활용키로 한 것이 큰 위안이 됐다”고 소회를 밝혔다.

 

“내 주변의 생명체가 온전하게 살 수 있어야 우리 인간도 잘 살 수 있다는 마음에서 반생태적인 개발사업을 반대한 것일 뿐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기 위해 괴산호내 옛길 정비사업을 반대해 온 것은 아니다”고 그간의 입장을 털어놓은 그는 “이번 일로 저를 오해한 동네 주민들과 공무원들이 있다면 저의 순수한 마음을 이해해 달라”고 주문했다.

 

정씨는 “생태보고로 되살아난 괴산호 주변이 아무쪼록 잘 보호되고 활용됨으로써 인근 주민들의 소득증대와 지역발전에 큰 도움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지역발전 위한 ‘중요자원’으로 인식 계기

충청타임즈 첫 발견·보도로 보호 여론  ‘개가’
법정보호종만 23종 확인 ‘야외전시장’ 방불 
괴산군 머잖아 조사착수 보호방안 모색키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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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기획취재의 가장 큰 수확은 ‘생태보고 괴산호’를 찾아낸 것이다.

 

괴산호는 51년 전 우리 기술력으로 건설한 국내 최초의 발전 전용댐이란 점에서 기획단계부터 커다란 관심사였다.

 

하지만 취재결과는 당초 예상을 훨씬 뛰어넘어섰다. 현지취재가 시작되자 초빙 전문가조차 쉽게 믿지 않을 만큼 획기적인 결과물들이 잇따라 쏟아졌다.


그러나 흥분도 잠시뿐 취재팀은 이내 실망감에 휩싸였다. 50여년 전 주변 생태계를 희생삼아 들어선 괴산호가 준공 반세기만에 국내 보기 드문 생태보고로 되살아났음에도 불구, 정작 반색해야 할 관할 당국은 연일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설상가상으로 괴산군의 ‘옛길 정비사업과 산악자전거도로 개설계획’이 불거져 나오는 등 발견초기부터 훼손 위기를 맞게 된 것이다.

 

하지만 취재팀의 계속된 추적과 보도가 잇따르자 사업 주체인 괴산군과 주민들의 인식에 변화가 왔고 결국 괴산군수가 나서 실태조사 후 적극적인 보호·활용방안을 마련키로 함에 따라 ‘지역발전을 위한 중요 생물자원’으로 빛을 발하게 됐다.

 

 

생태보고로 밝혀진 괴산호 주변.
 괴산호 안동네인 산막이 뒤편으로 하늘다람쥐,까막딱따구리 등 수많은 희귀종이 발견된 천장봉이 둘러싸고 있다./자연닷컴 

 
■최초로 밝혀진 괴산호 생태

 

취재결과 괴산호 주변은 가히 희귀·보호 야생동식물의 전시장이라 할 만큼 살아있는 생태를 보였다.

 

지난 7월초 괴산호 주변 천장봉서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328호)인 하늘다람쥐의 둥지를 찾아낸 후 본격적인 취재에 들어가 지금까지 5개월 동안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등 법정보호종을 무려 23종 발견하고 7종은 서식 정황을 포착해 냈다.<충청타임즈 2008년 8월 18·19일자, 9월 1·3·4·16·17·26·30일자, 10월 6·7·8·14·15·22·23·27일자,11월 3·4·5·6·12·19·20·26일자 보도>-특히 이번 충청타임즈 기획취재와 관련한 각 언론의 반응은 이 카테고리 바로 아래 이어진 '달래강 괴산호 관련 보도기사'란 제목의 카테고리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취재팀이 지금까지 실물을 확인한 ‘괴산호의 천연기념물(발견 순서별)’은 하늘다람쥐를 비롯, 황쏘가리(190호),어름치(259호),수달(330호),황조롱이(323-8호),붉은배새매(323-2호),새매(323-4호),수리부엉이(324-2호),솔부엉이(324-3호),쇠부엉이(324-4호),소쩍새(324-6호),올빼미(324-1호),원앙(327호),남생이(453호),망개나무(266호 등),까막딱따구리(242호),고니(201-1) 등 17종이다. (이중 하늘다람쥐,수달,수리부엉이,올빼미,남생이,까막딱따구리,망개나무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식물로 중복 지정된 종임)

 

가장 늦게 발견된 겨울철새 고니는 지난 10월 9일 9마리가 첫 관찰된 후 일주일 뒤인 16일 또 다시 12마리가 날아와 잠시나마 호반에 머무는 것이 포착됨으로써 괴산호가 고니의 중간 기착지로서 한 몫을 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괴산호의 첫 겨울손님 ‘고니’./자연닷컴

 


 
취재팀은 또 삵,먹구렁이,황구렁이,노랑붓꽃,깽깽이풀,맹꽁이 등 6종의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식물도 괴산호 주변 천장봉 자락서 발견해냈다. 이로써 실물이 직접 확인된 법정보호동식물은 총 23종에 이른다.

 

이밖에도 취재팀은 탐문조사와 현지 취재를 통해 산양(천연기념물 217호),검독수리(〃243호),뜸부기(〃446호),참매(〃323호),말똥가리(멸종위기야생동식물),담비(〃)는 물론 국내에선 얼마전까지 멸종된 것으로 추정돼 온 세계적 희귀종 사향노루(천연기념물 216호)까지 호수 주변에 살고 있는 정황(목격자 증언,배설물 및 기타 서식 흔적 등)을 포착, 계속 추적하고 있다. 따라서 추후 취재를 통해 이들의 서식 사실이 모두 밝혀질 경우 총 30종의 천연기념물 및 멸종위기종이 분포하는 국내 최고의 유전자원 보고(寶庫)로 기록될 전망이다.
 

 

솔부엉이

 취재결과의 의의 및 서식환경 분석
  이번 취재결과의 가장 큰 의의는 우선 괴산호 주변에 무려 23종의 천연기념물 및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이 집중 서식하고 있음을 처음 밝혀낸 점이다. 물론 국립공원지역인 속리산을 제외한 달래강 수역서 하늘다람쥐와 까막딱따구리,삵 등을 발견해 낸 것도 처음이며 그동안 실체가 확인되지 않던 황쏘가리와 고니를 처음 발견한 점, 멸종 우려종인 어름치를 약 20년만에 찾아내고 남생이의 존재를 확인해낸 점 등도 의미가 크다.
 괴산호는 만수면적이 불과 1.75㎢밖에 안 되는, 진천 초평저수지(만수면적 2.58㎢) 보다도 작은 인공호수다. 하지만 이번 취재에서 드러났듯이 천연기념물 17종, 멸종위기 야생동식물 6종이 직접 발견된 데 이어 5종의 천연기념물과 2종의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이 서식할 가능성이 매우 높게 나타난 것은 국내외적으로 극히 드문 일이다.
 더욱이 지금까지 밝힌 종들은 모두 법적 보호종으로, 국내서 첫 발견된 ‘야생 거위’를 비롯해 물닭,쇠물닭 같이 비교적 희소성이 높으나 보호종으로는 지정이 안된 야생동식물들까지 합하면 괴산호 주변의 생태적·유전자원적 가치는 더욱더 높아진다.

 

물닭./자연닷컴

 



한국민물고기보존협회 손영목회장(어류학자, 서원대 명예교수) 등 관련 학자들이 “대단한 생태 보고” 혹은 “DMZ(비무장지대)에 버금가는 생태섬(Eco-Island)”이란 평가를 내놓는 것도 결코 무리가 아니다. 일부에서는 ‘기적’이라고까지 일컫는다.


취재팀은 괴산호 주변의 현 생태가 괴산댐으로 인한 생태지리적 환경과 51년이라는 시간적 공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보고 있다. 괴산호 주변은 댐이 들어선 이후 천혜의 요새로 변했다. 달래강을 사이에 두고 천장봉과 군자산, 아가봉이 둘러싸고 있고 댐 양안의 도로도 중간까지만 이어져 반폐쇄적인 공간으로 남아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지역은 뱃길과 험한 산자락을 통해서만 닿을 수 있다. 결국 이러한 조건이 시간이 흐르면서 생태계에 순기능으로 작용, 오늘과 같은 보고(寶庫)를 탄생시킨 것이다.
 

괴산호에서 야간 수중탐사 중인 취재팀./자연닷컴

 

 

■천혜의 자원으로 활용 전망

 

생태보고로 밝혀진 괴산호의 앞날은 호 주변의 자연 환경을 포함해 그 안에 서식 분포하고 있는 각종 희귀종들을 어떻게 보호 관리해 나가느냐에 달려있다. 특히 법적 보호종인 경우 관할 당국인 문화재청과 환경부는 물론 1차적인 보호 관리 의무가 있는 충북도와 괴산군의 보다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다. 예산 및 절차상의 이유와 관할 당국·지자체간의 눈치보기 관행으로 지금까지 보여온 일회성의 현장 답사 내지 체면치레식의 단편적인 조사만으로는 51년만에 찾아온 생태보고를 제대로 지켜낼 수 없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가장 직접적인 보호 관리 주체인 괴산군이 각 분야별, 단계별로 실태조사를 벌인 후 그 결과에 따라 보호·관리 및 활용 방안을 모색키로 한 점이다. 괴산군은 이같은 방침에 따라 빠르면 이달 중으로 포유류와 조류 등 2개 분야에 대한 조사를 우선 실시키로 하고 현재 예산작업을 벌이고 있으며 이미 추진중인 호수내 옛길정비사업도 그 위해성을 최소화 하고자 모든 공정을 최단기일내에 친환경적으로 마칠 계획이다. 또 공사 후에도 실태조사 결과에 따른 후속 보완조치와 함께 옛길 탐방객들에 대해서도 엄격한 통제계획을 세우는 등 친환경적으로 운용할 계획임을 밝히고 있다.

다슬기·버섯류 ‘달래강 특산물’로 유명세
   국립공원 속리산 의외로 곤충상 빈곤
  괴산호 태형동물 95년 이후 계속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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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강(달천)의 생태가 비교적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음은 수서곤충과 육상곤충,민물패류,갑각류,태형동물,버섯류와 같은 기타 생물의 다양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수계 자체가 주로 깊은 산과 계곡을 흐르는 자연 하천으로 이뤄진 데다 타지역에 비해 오염원이 적어 그같은 다양한 생물들이 출현하고 있다.

 

특히 달래강의 중상류에서 중하류 수역에 걸쳐 집중 서식하고 있는 ‘다슬기류’와 중상류의 속리산,화양계곡,사담계곡,쌍곡계곡 등을 중심으로 다량 분포하고 있는 각종 ‘버섯류’는 달래강 생태계의 또다른 단면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이들 지역의 자연특산물로서 지역경제를 살찌우는 중요자원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곤충류

 

달래강 수계에서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인 물장군을 비롯해 게아재비,장구애비,소금쟁이,송장헤엄치개,물방개류가 곳곳에 서식하고 있으며 물잠자리,밀잠자리,실잠자리,왕잠자리 같은 각종 잠자리류들도 쉽게 눈에 띈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예전에 눈에 띄지 않던 배치레잠자리와 나비잠자리가 서식하기 시작해 점차 개체수를 늘려가고 있다. 반면 멸종위기종인 꼬마잠자리는 확인되지 않았다.

 

육상곤충으로는 각종 나비류와 매미류,딱정벌레류가 흔히 관찰되는 가운데 최근 들어 개체수가 급감해 희소종으로 취급되는 장수풍뎅이와 사슴풍뎅이,길앞잡이류,반딧불이류,소똥구리류가 괴산군 연풍·장연·청천지역 등지서 소수 개체나마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나비잠자리와 배치레잠자리.자연닷컴
 달래강 유역에는 예전에 눈에 띄지 않던 나비잠자리와 배치레잠자리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

 

 

이번 취재에서 드러난 가장 큰 특징은 국립공원 속리산지역이 오히려 공원 바깥지역에 비해 곤충상이 빈약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산식물인 속리기린초의 자생지로서 과거에는 이 식물을 즐겨 먹는 모시나비류가 비교적 많이 서식했으나 이 마저도 최근엔 보기 힘들어졌다. 이는 주변환경 변화와 남채 등으로 주요 먹이식물(기주식물)인 속리기린초가 크게 감소한 데도 원인이 있지만 10년 이상 지속된 국립공원내 솔잎혹파리 방제사업이 곤충들의 서식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취재팀은 서어나무 군락지가 있는 속리산 세심정·상환암 일대를 10여 차례 집중 조사했으나 전국적으로 멸종직전에 처한 장수하늘소는 ‘역시나’ 찾을 수 없었다. 장수하늘소는 애벌레때 주로 서어나무 줄기를 갉아먹고 사는 딱정벌레로 우리나라 곤충 가운데 가장 먼저 천연기념물(218호)로 지정된 희귀종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Ⅰ급종이다.
 
■민물패류와 갑각류
 

달래강 본류 중 특히 청원군 미원면 옥화리에서 괴산군 청천면 운교리(괴산호 최상류)에 이르는 중상류 수역과 괴산읍 괴강다리에서 불정면 목도리에 이르는 중하류 수역은 ‘다슬기 특산지역’이라고 할 만큼 다슬기가 많이 서식하고 있다. 이 수역에 주로 서식하는 다슬기는 본래 곳체다슬기,참다슬기,주름다슬기였으나 최근들어 지방자치단체들의 무분별한 치패 방류사업으로 타 수계에 살던 종이 유입돼 종류가 다양화되는 추세에 있다. 현재 달래강의 다슬기는 지역의 주요 특산물로서 주민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달래강에는 다슬기 외에도 말조개,대칭이,논우렁이,물달팽이 같은 민물패류와 가재,징거미,새뱅이,옆새우 등의 갑각류도 다수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 서식하던 민물패류인 민물담치,재첩,산골조개와 갑각류인 참게는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외래종인 왕우렁이가 농가 옆 비닐하우스와 농로 등 일부지역서 산란 번식하는 것이 확인돼 어류의 블루길·큰입배스, 양서류의 황소개구리, 파충류의 붉은귀거북 등과 함께 달래강의 생태를 위협하는 또 하나의 ‘위해종’으로 분류됐다.
 

 

                                왕우렁이 알과 갓부화된 새끼(원내)./자연닷컴

■민물태형동물

 

달래강에 사는 이색동물로는 민물태형동물(이끼벌레)을 꼽을 수 있다. 달래강 수계중 유독 괴산호에서만 발견된 이 동물(무척추동물)은 종을 확인한 결과 ‘펙티나텔라 마그니피카(Pectinatella magnifica)’로 밝혀졌는데, 괴산호에서는 지난 1995년 충청타임즈 김성식생태환경전문기자(달래강의 숨결 기획취재팀)가 처음 발견한 이후 해마다 출현하고 있다. 이번 취재에서는 괴산댐 바로 위 예전 가두리 양식장 부근서 집중 발견됐다.

 

우리나라의 민물태형동물에 관한 기록은 일제강점기인 1928년 일본인 학자에 의해 1종이 보고된 게 최초다. 그후 1941년에 역시 일본인 학자 마코토 히로부미에 의해 9종이 추가 보고돼 기록상 총 10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같은 기록에도 불구하고 50여년이 지나도록 체계적인 연구가 이뤄지지 않다가 1994~5년 대가뭄때 금강수계내 대청호와 남한강수계의 괴산호에서 김성식기자가 최초 발견한 것을 계기로 집중 연구된 바 있으나 일반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달래강의 이색동물 ‘태형동물’./자연닷컴
 달래강 수계의 괴산호에는 수많은 개체가 모여 군체(群體) 생활을 하는 민물태형동물이 지난 1995년 처음 발견된 이후 매년 발생하고 있다.

■버섯류

 

달래강 수계내 각 산자락에는 갓버섯과,곰보버섯과,광대버섯과,국수버섯과,그물버섯과,싸리버섯과,송이버섯과,꾀꼬리버섯과 등 수많은 종류의 버섯들이 자생하고 있다. 그 중 지역특산물로 유명한 송이,능이,싸리버섯류가 대표적인 종이다. 특히 송이는 보은·괴산 지역의 주요 임산물로서 매년 가을이면 ‘버섯철의 특수경기’를 누릴 만큼 지역경제에 기여도가 높은 효자 자원이다. 버섯류가 아닌 지의류의 하나인 석이도 속리산의 암벽면에 많이 자생하고 있다.

 

                                    갓이 두 개인 ‘이색 송이(괴산 청천)’.자연닷컴

                                                  석이./자연닷컴

희귀 조류 다양...‘양호한 생태건강도’ 확인
   까막딱따구리 발견 학술적 큰 의미
 수리부엉이·원앙 달래강의 대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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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강(달천)은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324-2호, 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Ⅱ급)와 까막딱따구리(〃 242호, 〃)의 강’이다.

 

취재 결과 수리부엉이는 달래강 수계 내에서 5쌍밖에 확인되지 않는 희소종으로서 이미 오래 전부터 이곳에 둥지를 틀고 생태계의 조절자 역할을 해 온 ‘달래강의 터줏대감’이다. 

 

까막딱따구리 역시 불과 4마리만 발견됐지만 국내 현존 개체수가 워낙 적은 희귀종 중의 희귀종이란 점에서 달래강 수계에서의 발견 자체가 매우 획기적인 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수리부엉이 서식처 5곳 확인


‘달래강의 숨결’ 기획취재팀이 찾아낸 수리부엉이의 서식처는 모두 5곳이다.

 

탐문조사와 현지답사를 병행한 결과 보은군 산외면 백석리 속리천 절벽과 괴산군 청천면 금평리 압항천 절벽, 후영리 백로담 절벽, 칠성면 사은리 병풍바위 절벽(괴산호 내 산막이 절벽), 충주시 살미면 향산리 싯계부근 절벽 등지에서 둥지와 함께 각 1쌍씩의 수리부엉이가 발견됐다.
 

주민들이 서식 장소로 알고 있는 청원군 미원면 어암리 쇠바우 절벽과 괴산군 청천면 귀만리 삼인리 절벽, 청천면 거봉리 절벽 등지에서는 실물이 확인되지 않았다.

 

몸길이 약 60~70cm에 양쪽 날개길이가 무려 1.5m 이상되는 맹금류인 수리부엉이는 최근들어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 희귀종으로 깊은 산의 암벽과 강가 절벽에 둥지를 틀고 주로 밤에 활동하면서 꿩과 산토끼,집쥐,개구리,뱀,도마뱀 등을 잡아 먹는다. 생태계내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밤의 제왕’으로 불린다.

 

 

달천의 터줏대감 수리부엉이./자연닷컴
달래강 수계에서 5쌍이 확인된 수리부엉이.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생태계의 균형을 조절하는 중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취재에서는 또 수리부엉이와 함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올빼미(324-1호)와 솔부엉이(324-3호),쇠부엉이(324-4호),소쩍새(324-6호) 등도 청원군 미원면 옥화리 일대와 괴산군 청천면 귀만리 삼인리 일대,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산막이 일대 등지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올빼미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식물(Ⅱ급)이다.


올빼미와 부엉이류는 모두 올빼미과의 야행성 조류이나 올빼미는 머리 위에 뿔처럼 생긴 귀깃이 없는 반면 부엉이류는 귀깃이 있는 것이 다르다. 소쩍새는 귀깃이 있는 소형 부엉이류에 속한다.


이번 취재에서는 올빼미목(올빼미·부엉이류) 외의 다른 맹금류들도 실제 발견되거나 서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됨으로써 달래강 수계가 아직은 ‘비교적 양호한 생태 건강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맹금류도 다른 희귀 동식물과 마찬가지로 갈수록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어 보호대책 마련이 아쉬운 실정이다.

 

 

황조롱이./자연닷컴

실물이 확인된 맹금류는 천연기념물인 붉은배새매(323-2호),새매(323-4호),황조롱이(323-8호) 등이며, 주민들의 목격담을 통해 서식 혹은 도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간접 확인된 종은 참매(323-1호,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Ⅱ급)와 검독수리(243-2호,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Ⅰ급) 등이다.

 

아마추어 생태연구가인 정대수씨(45) 등 목격자들에 의하면 참매와 검독수리는 주로 겨울철 달래강 중류인 괴산호 주변에 나타나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래강 최초 까막딱따구리 발견

 

이번 취재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무엇보다도 까막딱따구리의 발견이다.

 

까막딱따구리는 국내 현존 개체수가 극히 적고 발견 사례도 많지 않아 이미 35년 전인 1973년 4월 천연기념물 242호로 지정된 희귀종으로 환경부에서도 최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는 중요 유전자원이다.

 

까막딱따구리가 발견된 곳은 괴산호 주변인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산막이 뒤편 천장봉으로, 이 산의 중간 골짜기인 천장골과 남쪽 능선의 2개 둥지서 각각 1쌍씩 모두 4마리가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까막딱따구리가 충북지역서 발견된 것은 1990년 국립공원 속리산서 첫 발견된 이래 18년 동안 4차례에 불과하나 한꺼번에 4마리의 성조(成鳥)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까막딱따구리가 국립공원이 아닌 지역서 발견된 것은 전국적으로도 극히 드문 일로서 학계는 ‘큰 경사’라며 서둘러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까막딱따구리가 발견된 괴산호 주변은 최근 괴산군이 옛길 정비사업과 산악자전거 전용도로(MTB장) 개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어서 환경단체와 학계의 거센 반발을 낳고 있다. 본보 기획취재팀도 까막딱따구리를 비롯한 괴산호내 희귀동식물의 보호를 위해 그동안 20여회에 걸쳐 심층 보도를 해오고 있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달래강의 진객’ 까막딱따구리.자연닷컴
‘달래강의 숨결’ 기획 취재를 통해 얻은 가장 큰 결과는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까막딱따구리의 발견을 들 수 있다. 취재팀은 특히 달래강 중류인 괴산호 주변서 한꺼번에 무려 4마리의 어미 까막딱따구리를 발견함으로써 학계의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사진 왼쪽이 암컷, 오른쪽이 수컷.

 

■달래강은 ‘원앙 천국’


달래강을 대표하는 또 다른 조류는 ‘원앙(천연기념물 327호)’이다. 특히 원앙은 달래강 수계 어느 곳을 가든지 손쉽게 만날 수 있는 다수종으로서 달래강 조류생태계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달래강 수계, 특히 괴산호로부터 최상류에 이르는 구간은 가히 ‘원앙 천국’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서식 둥지와 개체수가 유난히 많이 발견되고 있다. 원앙의 번식지(둥지)가 발견된 곳은 보은군 속리산면 속리산 일대와 청원군 미원면 옥화·어암리,괴산군 청천면 도원·화양(화양계곡)·후영리 등 10여 곳으로 주로 하천변의 오래된 나무구멍을 이용해 번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달래강 수계에서는 오색딱따구리,청딱따구리,쇠딱따구리 등의 딱따구리류와 청둥오리,흰뺨검둥오리,꼬마물떼새,쇠물닭,논병아리 등의 물새류와 함께 까치·까마귀류,때까치류,할미새류,박새류,꾀꼬리,파랑새 등의 각종 텃새 및 철새가 서식하고 있으며 고니(백조,천연기념물 201호,멸종위야생동식물 Ⅱ급)와 말똥가리(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Ⅱ급)도 겨울철 괴산호에 날아와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천연기념물 남생이 명맥만 유지 보호 시급

 
  전수계에 자라 서식 ‘자라의 강’ 입증
 멸종위기종 구렁이·맹꽁이 서식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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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강(달천)을 대표하는 양서·파충류는 무엇일까. 한 마디로 ‘자라’다.

 

달래강 물길 3백리 가운데 발원지인 속리산 계곡을 제외한 거의 모든 수역에 자라가 다수 서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달래강의 최상류 수역이자 속리천의 시작점이라 할 수 있는 사내저수지에서도 많은 개체수가 산다.

 
그만큼 달래강은 자라가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갖고 있다.

 

가는 곳마다 소위 ‘자라바위’라 불리는 일광욕 터도 많이 눈에 띈다. 예전보다 개체수는 줄었지만 아직도 자라는 여전히 ‘달래강의 터줏대감’ 노릇을 하고 있다.
 
■달래강은 자라의 강이다

달래강변에는 현재 토종 자라를 주재료로 한 용봉탕집들이 성업 중이다. 상류로부터 청원지역의 옥화대와 괴산지역의 청천 뒷뜰·운교리·괴강변·목도 강변이 특히 유명하다. 달래강이 ‘자라의 강’임을 대변한다.

자라는 물가 바위 위로 올라와 등딱지를 말리는 습성이 있다. 햇빛을 섭취해 비타민D3를 보충하고 체온을 유지하기 때문이다. 달래강 수계에서 ‘자라바위’를 쉽게 볼 수 있는 곳은 괴산군 청천면 화양·후영리 일대와 거봉리 거봉교 아래, 칠성면 사은리 괴산호변과 댐 직하부 등이다. 특히 괴산댐 직하부, 즉 댐 바로 아래 수역에선 여름철 내내 일광욕하는 자라들이 수시 관찰된다. 달래강 생태계의 건강도를 보여주는 일면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것은 최근 부쩍 늘고 있는 남획이다. 특히 산란철 주낚을 이용한 어미 포획과 산란된 알을 줍는 행위가 개체수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게다가 산란처인 모래벌마저 달래강에서 급속도로 줄고 있다. 자라(거북목 자라과)는 전세계에 7속 25종이 있으나 우리나라에는 단 1종만 분포한다. 대책마련이 필요하다.

 

 

<달래강의 생태지표격인 ‘자라바위’. ‘자라의 강’ 달래강에는 곳곳에 자라바위가 눈에 띈다. 자라바위는 자라가 올라와 햇볕을 쬐는 일종의 쉼터로서 하천 생태계의 건강도를 알려준다. 사진은 괴산댐 바로 아래의 자라바위 모습./자연닷컴>
 
■천연기념물 남생이 서식 확인


달래강에서 발견된 양서·파충류 가운데 가장 특별한 것은 남생이다. 남생이는 거북목 남생이과의 파충류로 일종의 민물 거북이다. 겉모양은 자라와 비슷하나 등딱지가 바다 거북처럼 단단한 게 다르다.

잡식성으로서 물고기와 개구리,달팽이,지렁이,곤충,수초 등을 주로 먹기 때문에 하천 생태계내 먹이사슬의 균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죽은 물고기도 잘 먹어 치워 물속의 청소부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서식지 파괴와 수질오염, 외래종인 붉은귀거북과의 경쟁 등에 의해 개체수가 크게 감소, 지금은 주로 오염되지 않은 강 상류수역에 극소수가 서식하고 있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로서 종 자체가 2005년 3월 천연기념물 제453호로 지정됐다.

이번 취재에서는 달래강 중상류인 괴산호서 단 1개체가 발견됨으로써 근근이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역시 보호대책이 시급하다.

반면 외래종으로서 북미원산인 붉은귀거북(일명 청거북)은 비교적 많은 개체수가 확인됨으로써 생태 및 습성이 비슷한 자라나 남생이의 생존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분석됐다.

 

 

<멸종위기종 남생이. 이번 취재에서 단 1개체만 발견됨으로써 ‘사라져 가는 달래강의 숨결’ 중의 하나임이 재확인됐다./자연닷컴>

 
■구렁이 제외한 뱀류 증가세

달래강 유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 가운데 하나는 파충류인 뱀류의 개체수가 점차 늘고 있다는 점이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인 황구렁이와 먹구렁이 등 구렁이류만 최상류 부근과 괴산호 주변서 불과 1~2마리 발견돼 말 그대로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확인됐을 뿐 나머지 뱀류는 대부분 증가 추세에 있다.
 

특히 산간 계곡으로 이뤄진 중상류 지역에서는 살모사,쇠살모사,까치살모사 같은 독사류가 흔히 눈에 띄고 있으며 기타 무자치와 누룩뱀,유혈목이 등도 다수 발견되고 있다.

이처럼 뱀류가 늘고 있는 것은 최근 야생동식물보호법이 강화됨에 따라 야생동물을 불법포획 또는 밀거래하는 행위를 집중 단속하는 등 관련 법규와 단속이 강화된 때문으로 풀이된다. 불법포획 행위 중에서도 특히 그물을 이용한 싹쓸이식 남획이 거의 사라진 것이 개체수 증가에 가장 큰 도움을 준 것으로 보인다.

뱀류 외에도 장지뱀과 같은 도마뱀류도 중상류 위쪽의 산지에서 다수 발견됐으나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인 표범장지뱀은 발견되지 않았다.

 

 

<멸종위기종 구렁이. 달래강 주변에서도 점차 사라져 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된 구렁이. 속리천 부근의 한 농가에 들어온 것을 보다 안전한 곳으로 옮겨주기 위해 주인이 잠시 잡은 것을 촬영했다./자연닷컴>

 

 

<장지뱀류.자연닷컴>

 

<살모사.자연닷컴>
  
■멸종위기종 맹꽁이 서식 확인

달래강 주변서 발견된 ‘특별한 양서류’로는 맹꽁이를 들 수 있다. 맹꽁이는 맹꽁이과의 양서류로 청정지역에 사는 환경 지표종이다. 예전엔 비교적 흔했으나 환경변화와 서식지 훼손으로 개체수가 현저히 감소해 환경부가 멸종위기 야생동식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주로 여름철 우기에 나타나 산란하며 울음소리가 매우 독특하고 건드리면 몸을 부풀려 위협적인 자세를 취한다.

이번 취재에서는 괴산호 주변과 괴산 청천지역, 보은 속리천 부근서 소수가 발견됐다.

맹꽁이 외에도 도롱뇽과 두꺼비,물두꺼비,한국산개구리(과거 아무르산개구리로 불렸던 종),북방산개구리,참개구리,청개구리,옴개구리,무당개구리 등이 달래강 주변에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됐으나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야생동식물인 금개구리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밖에도 외국서 들여와 국내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는 황소개구리가 달래강 주변의 일부 저수지서 발견돼 취재팀의 관심을 끌었다. 본류에서는 어미개구리가 아닌 올챙이가 주로 발견되고 있는데 이는 홍수기에 인근 저수지로부터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멸종위기종 맹꽁이.자연닷컴>

 

 <토종 참개구리를 잡아먹고 있는 황소개구리.자연닷컴>

17개 자생지 4,300여 그루 새로 찾아내

달래강 수계엔 12개 자생지 2,700그루 분포
속리산에서 수령 5백년 최고령수 발견 '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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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강(달천)은 한 마디로 ‘망개나무의 강’이다. 그만큼 망개나무는 달래강을 대표하는 식물이다.

 

망개나무(Berchemia berchemiaefolia)는 갈매나무과의 낙엽큰키나무로 우리나라 중부지역과 일본 남부지역, 중국 중부지역에 극소수가 분포하는 세계적인 희귀수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월악산과 속리산, 주흘산, 주왕산을 중심으로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독특한 분포도를 보이는데 그 중에서도 달래강의 발원지인 속리산 지역에 집중 분포하고 있다.

 

급경사를 이룬 바위지대를 유난히 선호하는 데다 까다로운 발아조건으로 자연번식이 잘 안돼 점차 개체수가 줄고 있기 때문에 보은 속리산 탈골암 부근의 노거수(약 300년)와 제천 송계리의 노거수(약 150년), 괴산 사담리의 자생지를 각각 천연기념물 207호와 337호, 266호로 지정 보호하고 있으며 종 자체는 환경부의 멸종위기야생동식물(Ⅱ급)로 지정돼 있다.
 
■‘4천3백여 그루’ 최초 확인 

 

그동안 학계에는 ‘망개나무가 타지역 보다는 속리산 지역에 주로 분포한다’고만 알려져 왔다. 일제강점기인 1935년 망개나무가 속리산 계곡서 처음 발견된 이래 수 차례 학술조사가 이뤄졌지만 매번 단편적인 조사에 그쳐 아직까지 구체적인 개체수가 밝혀지지 않은 채 막연히 ‘추정’에만 의존해 온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속리산 지역에는 얼마 만큼의 망개나무가 자생하고 있을까. 취재팀은 이러한 의문에 대한 보다 근접한 해답을 얻기 위해 20여년의 망개나무 연구경력이 있는 한국자연공원협회 박경수이사(75)와 함께 지난 5월초부터 7월말까지 약 3개월간 현지 조사를 벌였다.

 

 

수령 500년쯤으로 추정되는 ‘최고령 망개나무’.

번 취재에서는 속리산 계곡에서 국내 최대이자 최고령수의 망개나무 1그루가 발견돼 화제를 모았다. 현재 천연기념물로 지정돼 있는 개체들은 수령이 이보다 훨씬 낮다. 동행취재자인 박경수 한국자연공원협회 이사가 최고령 망개나무를 안아 보이고 있다./자연닷컴 

그 결과 지난 6월 중순에는 속리산 골짜기(상환암 위쪽 신은폭동 너머 계곡)서 수령 약 500년으로 추정되는 국내 최대이자 최고령수의 망개나무 1그루를 발견(충청타임즈 2008년 6월 26일자 보도)한 것 외에도 총 17곳의 자생지와 4,300여 그루의 망개나무를 새롭게 찾아냈다.

이같은 숫자는 그간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여겨져 온 망개나무의 위상을 다시 한번 고찰케 하는 새로운 결과로서 유전자원 보전측면과 학계에 던지는 의미가 자못 크다고 할 수 있다. 

이번에 발견된 자생지별 개체수는 속리산 동남쪽 사면인 대목골 600그루, 만수계곡 600그루, 서원계곡 600그루, 구병산 100그루, 장각계곡 100그루, 경북 상주시 화남면 동관리 100그루, 서북쪽 사면인 속리유스타운 계곡(일명 새미기골, 보은군 속리산면 사내리) 200그루, 야영장 계곡(일명 아우내미골,〃) 100그루, 쉰동굴 계곡(〃) 100그루, 중판리 속리터널 입구(보은군 속리산면) 60그루, 하판리 문화마을 뒷산(〃) 500그루, 신정리(〃 산외면) 100그루, 대원리(〃 〃) 400그루, 화양계곡(괴산군 청천면) 150그루 등이다.

이들 자생지 가운데 속리유스타운 계곡과 야영장 계곡, 쉰동굴계곡, 중판리, 하판리, 신정리, 대원리, 화양계곡 등 8곳의 자생지는 모두 속리산 자락의 달래강 수계내에 위치해 있다. 

취재팀은 또 이외에도 속리산 국립공원 지역인 괴산군 칠성면 갈은구곡(일명 갈론계곡)과 인근 아가봉 자락에서 400그루, 괴산호 주변 군자산 자락과 천장봉 자락에서 각각 150그루와 50그루의 망개나무를 발견했다. 이들 자생지 역시 속리산과 연결되거나 인접한 산줄기로서 모두 달래강 수계를 이룬다.

자생지별 개체수는 취재팀이 최소한의 개체수를 대략적으로 계산한 것으로 이미 1979년 발견돼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괴산 사담리 자생지의 475그루(문화재청 2005년 조사)는 제외된 숫자다.

따라서 속리산지역을 중심으로 분포하고 있는 망개나무는 사담리 자생지를 포함해 모두 18개 자생지에 약 4,800그루가 자라고 있으며 이 가운데 12개 자생지의 약 2,700그루가 달래강 수계내에 분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나머지 6개 자생지의 2,100여 그루는 속리산 동남쪽의 낙동강과 금강 수계내에 분포하고 있다. 

이번 취재에서는 또 비교적 수령이 오래된 개체인 약 350년생 2그루가 속리산 법주사 매표소 위쪽 산자락서 발견돼 관심을 끌었다.

 

 

새롭게 찾아진 ‘신정리 자생지(보은군 산외면)’. 곳곳에 이파리가 좀 더 짙은 초록빛을 띠는 나무들이 망개나무이다./자연닷컴

동행 취재에 나섰던 박경수 이사는 “조사 기간이 워낙 짧아 개체수를 세밀히 파악하지 못해 아쉽다”며 “추후 정밀조사를 실시할 경우 이번에 확인된 개체수보다 훨씬 많은 망개나무가 찾아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박 이사는 “그러나 기존 자생지 외에 무려 17개나 되는 새로운 자생지를 찾아낸 것과 속리산서 약 500년생의 최고령수를 찾아낸 것은 이번 조사의 가장 큰 수확”이라며 “특히 이번에 찾아진 최고령수는 학술적 보호가치가 매우 큰 만큼 하루빨리 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망개나무란?


망개나무는 싸리처럼 줄기와 가지가 곧게 자라는 데다 불에 잘 타기 때문에 예전에는 멧대싸리 또는 살배나무라고 부르던 나무다. 대나무처럼 나무결이 곧고 잘 쪼개지는 성질이 있어 돗자리 재료로 많이 쓰였는데 망개나무 돗자리는 사용하면 할수록 윤기가 나고 질감이 좋아져 최고급으로 쳤다 한다.

그러나 민간에서 ‘아들을 낳지 못하는 사람이 망개나무를 닳여먹으면 아들을 낳는다’는 속설 때문에 개체수가 줄어드는 수난을 겪었다. 속리산서 처음 발견돼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던 법주사 입구의 망개나무도 이 속설로 인해 고사된 불운의 나무다.

 

 

망개나무
 

 

 

 <망개나무 열매>

 

망개나무의 가장 큰 특징은 줄기껍질에 세로로 깊게 팬 길쭉한 다이아몬드형 무늬가 있는 점이며 이파리는 가늘고 길며 검푸른 빛을 띠기 때문에 멀리서 보아도 다른 나무와 쉽게 구별된다.

꽃은 대추꽃과 매우 흡사하며 매년 6월쯤 가지 끝쪽의 잎겨드랑이에서 여러 개가 피되 한꺼번에 피지 않고 차례차례 피어난다. 열매는 긴 타원형의 팥모양으로 8~9월에 익는데 처음에는 노란색을 띠다가 차츰 진한 붉은색을 띤다.

이번에 발견된 속리산 주변의 자생지들은 대부분 바위가 많고 경사가 심한 개울가 근처에 위치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수달 많이 사는 ‘수달내’ 옛명성 재입증

중류권서 하늘다람쥐 서식처 다수 발견
사향노루,산양, 담비 서식 가능성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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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강을 대표하는 포유류는 단연 수달(Lutra lutra)과 하늘다람쥐(Pteromys volans aluco)이다.

 

이번 취재 결과 수달(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Ⅰ급, 천연기념물 330호)은 지류를 포함한 달래강 수계 내 거의 모든 수역에 고루 분포하는 것으로 나타나 달래강이야말로 전국의 대표적인 ‘수달 천국’임이 밝혀졌다.

 

이는 달래강의 이명이 한 때 ‘수달이 많이 사는 수달내, 즉 獺川(달천, 조선시대 동국여지승람)’으로 불렸던 옛 명성을 재입증하는 것이어서 특히 주목된다.

 

이와 함께 취재팀은 괴산호 주변을 중심으로 한 달래강 중류수역이 하늘다람쥐(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Ⅱ급, 천연기념물 328호)의 집중 서식지임을 최초로 밝혀냈다.<충청타임즈 2008년 8월 18일자 보도>
  
■대부분 수역서 수달 서식 확인

 

달래강은 포유류만을 놓고 볼 때 한 마디로 ‘수달의 강’이라 할 수 있다. 본류의 경우 최상류의 속리산 사내저수지 부근부터 하류권인 충주시 살미면 향산리 앞 상수원보호구역까지, 다시 말해 3백리 물길중 최하류권의 극히 일부 수역(충주시 단월동 유주막~탄금대 합수지점)을 제외한 거의 모든 수역서 수달이 서식하고 있으며, 대부분의 지류에서도 수달이 살고 있음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취재팀은 기획 취재가 본격 시작된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달래강 전 수역을 대상으로 탐문조사 및 현장취재를 벌여 이같은 사실을 밝혀냈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 후평리 달래강에서 먹이활동을 하고 있는 수달을 야간촬영했다./자연닷컴

 


취재팀은 특히 취재기간 동안 연인원 20명의 현지 어부들을 준전문가 자격으로 초빙, 동행 취재한 결과 본류에서는 중상류권인 청원군 미원면 옥화리 일대부터 중류권인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괴산댐 직하부에 이르는 구간에 수달이 집중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했다.

 

지류에서는 사담계곡을 지나는 신월천과 화양구곡의 화양천, 쌍곡구곡의 쌍천 수역에서 비교적 많은 흔적과 실물이 목격됐으며 흑천,감천,구룡천,압항천,대전천,흑석천,동진천 등 기타 대부분 지류의 하류를 중심으로 수달 서식 흔적이 다량 발견됐다.

이번 취재에 초빙된 어부들은 대부분 현지에서 20년 이상 어업에 종사하면서 수달을 항시 목격 혹은 관찰해 온 사람들로서 서식처(둥지)나 휴식처, 놀이터, 먹이터는 물론 배설물과 발자국 등 흔적까지 뚜렷이 구별할 수 있는 능력자들이다.

괴산군 청천면 관내의 이진의씨는 “어릴 적부터 수없이 많은 수달을 봐왔기 때문에 웬만한 생태는 알고 있다”며 “최근 들어 다시 숫자가 크게 늘어 평상시에도 거의 매일 목격되는 편이나 특히 물고기 그물을 칠 때 2~3 마리씩 나타나 그물에 걸린 물고기를 교묘히 따먹는 일이 많다”고 증언했다.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정대수씨는 “괴산호 수역의 경우 한꺼번에 8마리가 나타나 헤엄치는 게 목격될 만큼 타 수역에 비해 많은 개체가 산다”며 “댐 바로 아래 수역에도 상당수의 수달이 살고 있는 것으로 보아 물고기가 많이 몰리는 수역을 유난히 좋아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동행취재에 나섰던 이들 현지어부들은 달래강 전 수계를 통틀어 최소한 100마리 이상의 수달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하는 한편 보다 전문적인 조사를 통해 주요 서식구간과 정확한 서식 개체수를 밝힐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수달은 우리나라의 국가지정 보호동물인 동시에 국제자연보존연맹(IUCN)과 세계야생동물기금(WWF) 같은 세계적 기구에서도 종 보호를 위해 국가간 협약을 체결하고 있는 특별한 동물로서 특히 IUCN의 국제보고서에는 ‘인위적 방해와 오염이 없는 깨끗한 수역에 사는 종으로서 수생태계의 건강도를 나타내는 지표종’이라고 전제한 후 ‘만일 지구환경이 오염된다면 지구상에서 가장 먼저 사라질 첫 번째 종이 될 것’으로 경고하고 있다.

따라서 달래강 수계에 이처럼 진귀하고 희귀한 수달이 비교적 많이 서식한다는 것은 그만큼 이 수계의 하천생태 건강도가 양호하다는 것을 입증해주는 귀중한 척도로서 이번 취재의 가장 중요한 결과물로 평가된다.
 
■중류권에 하늘다람쥐도 집중 서식

이번 취재를 통해 얻은 또 하나의 큰 성과는 중류권인 괴산군 청천면 일대와 괴산호 주변서 역시 국가지정 보호동물인 하늘다람쥐의 서식처를 다수 발견했다는 점이다.

취재팀이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달래강 유역서 찾아낸 하늘다람쥐 서식처는 괴산군 청천면 후평리와 화양리(화양구곡) 주변의 숲, 괴산호 인근인 칠성면 사은리 천장봉과 군자산 자락 등으로 둥지를 포함한 미소(微小) 서식처는 모두 6곳이 발견됐다. 특히 괴산호와 인접한 천장봉에서는 3개의 서식처가 발견돼 이곳의 숲 생태건강도가 다른 곳에 비해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참나무류와 소나무, 잣나무 등이 섞인 혼성림에서 주로 발견된 이들 하늘다람쥐는 적게는 1쌍이, 많게는 3~4마리가 소집단을 이뤄 딱따구리의 빈둥지같은 나무 구멍에 주로 보금자리를 틀고 활동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달래강 중류인 괴산호와 괴산 청천면 일대에서는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하늘다람쥐의 서식지가 집중 발견됨으로써 이 지역의 숲생태 건강도가 월등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괴산호 인근 천장봉 서식처에서 머리를 내밀고 바깥을 살피고 있는 한 쌍의 하늘다람쥐 모습./자연닷컴 

달래강 유역서 희귀종 하늘다람쥐가 발견된 것은 지난해 최상류권인 속리산 오리숲 주변서 어미와 새끼 등 3마리가 첫 발견된 이후 2번째이나 중류권, 특히 국립공원 바깥지역에서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희귀동물 권위자인 한성용 박사(포유류)는 “달래강 중류지역에서 하늘다람쥐가 집중 서식하고 있다는 것은 이 일대 숲이 매우 건강하다는 청신호”라며 “따라서 달래강 생태계를 특징 지을 만한 귀중한 유전자원인 만큼 전문적인 조사와 함께 보호대책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늘다람쥐는 포유류로는 보기 드문 한국특산아종으로서 이북을 제외한 중부 이남 지역에서는 매우 희귀해 천연기념물 및 멸종위기야생동식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산양·사향노루·담비 서식정황 포착


이번 취재에서는 또 괴산호 인근 천장봉서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Ⅱ급인 삵이 서식하고 있음을 확인하는 한편 멸종위기야생동식물Ⅰ급이자 천연기념물 216호인 사향노루와 217호인 산양, 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Ⅱ급인 담비를 실제 목격했다는 주민 증언을 확보하는 등 서식정황을 포착하고 현재 사진촬영 등 실물 확인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중 특히 산양과 사향노루가 주민에 의해 목격된 곳은 백두대간과 이어진 군자산 능선이어서 서식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문가들도 보고 있다.

 

 

산호 인근 천장봉에서 올해초(2008년 초) 덫에 걸려 희생된 삵을 주민이 발견, 촬영한 모습./자연닷컴 
 

(21)달천의 생태 ①어류

 
달래강은 어름치와 황쏘가리의 강이다
괴산호서 본보 취재팀 극적으로 찾아내
수질악화·외래어 유입 어종에 큰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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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강을 대표하는 물고기는 무엇일까. 달래강에 사는 모든 물고기가 ‘달래강의 숨결’을 대변하는 귀중한 생명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달래강은 ~의 강이다’라고 할 만큼의 대표적인 어종은 과연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달래강의 대표어종은 어름치(천연기념물 259호)와 황쏘가리(〃190호)다. 비록 이번 취재에서는 단 3마리의 어름치와 1마리의 황쏘가리만 발견됐으나 그 4마리가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기에 취재팀은 주저없이 “달래강은 어름치와 황쏘가리의 강이다”고 주장한다.
 
 
■약 20년만의 어름치와 황쏘가리 1호 발견
 

취재팀은 우선 이번 취재에서 ‘달래강의 어름치’를 찾는 데 집중했다. 이유는 지난 1989년 3월부터 1991년 11월까지 서원대 기초과학연구소 손영목박사(어류분류학) 팀이 실시한 충북도산 담수어류 조사서 1마리의 어름치가 마지막으로 발견된 후 20년 가까이 출현 소식이 없기에 그것을 직접 확인해 보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당시 마지막 채집장소인 괴산군 청천면 청천리 일대를 중심으로 탐문과 현지 조사를 병행한 결과 이 수역서 어름치는 이미 ‘사라진 물고기’가 된 지 오래였다.

 

그러나 취재범위를 넓혀 취재는 계속됐다. 그 결과 수개월이 지난 8월 초 뜻밖의 희소식을 접하기에 이르렀다. 달래강 3백리 물길 그 어느 곳에서도 어름치의 서식흔적을 찾지 못했던 취재팀은 의외의 장소인 괴산호서 돌연 “이상한 물고기가 간혹 잡힌다”는 한 주민의 증언을 듣게 된 것이다.


즉시 집중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는 지난 8월 8~13일까지 수중 촬영 및 조사 전문가가 초빙된 가운데 이뤄졌다. 결과 또한 뜻밖으로 나타났다.
 

어름치와 황쏘가리가 동시에 발견된 것이다. 어름치는 괴산호 중간수역인 갈은계곡과의 합수지점 부근(수심 1~2m)서 3마리가 발견돼 1마리가 수중카메라에 포착됐고 황쏘가리는 수심 4m 가량의 괴산호 상류수역 바위절벽(괴산군 칠성면 사은리)서 발견돼 촬영됐다.

 

 

 

 

달래강의 어름치(위)와 황쏘가리(아래)
달래강 수계인 괴산호에서 3마리의 어름치와 1마리의 황쏘가리가 발견된 것은 이번 어류분야 취재의 가장 큰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어름치의 발견은 약 20년 만의 일로 아직 달래강 수계서 절종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달래강서 어름치가 확인된 것은 앞서 말한 바대로 약 20년 만의 일이요 황쏘가리의 발견은 처음이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 특히 한강수계서만 서식하는 희귀어종 황쏘가리는 그동안 달래강 수계서는 주로 중상류 수역서 어부나 낚시꾼들에 의해 가끔 잡힌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전문가들의 조사서 확인되지 않아 서식여부가 불투명했었다.

 

어름치 또한 우리나라 고유종(특산종)으로 멸종직전에 놓여 있는 희소종이다.
 

이번에 발견된 어름치는 몸길이 약 20cm에 몸 표면과 지느러미에 종 특유의 검은 반점과 띠가 선명히 나 있고 모래 바닥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황쏘가리는 몸길이 약 30cm에 온몸에는 특유의 주황색을 띠고 있으며 바위절벽에 은신해 있었다.
 

달래강 수계인 괴산호서 어름치와 황쏘가리가 발견된 데 대해 학계와 전문가들은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달래강 최후의 어름치’를 기록했던 손영목박사(서원대 명예교수, 민물고기보존협회장)는 “달래강 수계서 20년 가까이 어름치가 발견되지 않아 대가 끊긴 게 아닌가 우려했는데 수중촬영을 통해 서식이 확인돼 반갑기 그지 없다”며 “극소수나마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은 괴산호 주변이 사람들의 발길이 쉽게 닿지 않는 지역적 특수성으로 인해 어름치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유지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현지조사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비록 짧은 기간 동안의 조사에도 불구하고 이들 희귀어류가 찾아진 것은 그만큼 괴산호 수중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입증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건강한 호소 생태가 유지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지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달래강 수계의 현주소

 

‘반가운 손님’ 어름치와 황쏘가리가 찾아진 달래강에도 중대한 위기가 찾아들고 있다. 다름 아닌 수질 악화와 외래어 유입 등에 따른 서식환경의 변화가 전 수계를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다.
 

달래강에는 지난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총 48종의 어류가 서식하고 있었다. 특히 당시에는 주로 맑은 물에서만 서식하는 물고기들이 비교적 많이 살고 있었음은 그만큼 서식환경이 양호했음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하

 

지만 이젠 그들 숫자가 크게 줄었다. 특히 이번 취재에서는 꾸구리, 돌상어, 배가사리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수질 악화와 서식처 파괴 등 서식환경 변화가 주요인이다. 서식환경 변화는 최근 거세지고 있는 개발 바람으로 인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물고기들의 숨통을 옥죄는 올가미가 되고 있다.


게다가 3년전쯤 낚시꾼들에 의해 괴산호로 유입돼 확산된 것으로 확인된 블루길과 큰입배스, 떡붕어 같은 외래어종의 급격한 증가 역시 서식어종에 큰 변화를 가져 오고 있다.

 

실례로 예전엔 상류쪽에 그리 많지 않던 누치가 최근엔 현저히 많아진 반면 붕어, 쉬리, 피라미, 갈겨니, 돌마자, 모래무지 등은 크게 줄어들었음은 이를 입증해 준다. 그에 반해 큰입배스는 중상류 수역인 청천지역까지 개체수가 크게 번져 활개치고 있다.

 

달래강의 터줏대감들이 굴러온 돌에 의해 점차 살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외래종 ‘큰입배스’
그동안 외래어종이 유입되지 않아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달래강 상류에도 최근 낚시꾼들에 의해 큰입배스, 블루길, 떡붕어가 유입돼 급속히 번져나가고 있다. 현지 어부 이진의씨(괴산 청천)가 그물에 잡힌 큰입배스들을 들어보이고 있다.

 

갑자기 개체수가 늘어난 토종어‘누치’
외래어종의 유입과 서식환경 변화로 인해 토종어인 ‘누치’의 개체수가 크게 늘어나는 등 달래강 상류의 어종 분포가 크게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가지 유념할 것은 중류 쪽에 있는 괴산댐의 악영향이다. 비록 괴산호 안의 생태계는 취재 결과 댐 건설 51년 만에 기적처럼 되살아난 것으로 밝혀졌지만 <본보 8월 18·19일자, 9월 1·3·4·16·17·26·30일자, 10월 6·7·8일자 보도>, 물줄기를 가로막고 있는 댐 자체는 수중 생태계의 원활한 흐름과 존립을 방해하는 지극히 위협적인 존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상·하류를 잇는 물고기들의 이동 통로를 완전 단절시킴으로써 가해지는 악영향과 스트레스는 달래강 전 수역의 생태건강도를 크게 감소시키는 가장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최근 댐 상류 수역서 비교적 몸집 큰 뱀장어와 동자개가 자주 출현하고 있음은 수년전부터 이뤄져온 치어 방류사업의 결과로써 앞으로 경제성 어종의 증식분야에 시사하는 바 크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수년전 방류한 은어는 확인되지 않아 대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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