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중생태계 및 내수면 어족자원 보전 위해 해마다 실시
24~25일 쏘가리 2만, 동자개 2만8000미 등 풀어 넣어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9년 06월 25일 09시 21분

<25일 충북 보은군이 대청호의 수중생태계 보전과 어업인의 어업 소득 증대를 위해 보은군 회남면 관내 대청호에 수산종자를 방류하고 있다.(사진제공=보은군청)>

충북 보은군이 대청호 수중생태계 보전과 내수면 어족자원 보전을 위해 힘을 쏟고 있다.

보은군은 24일과 25일 대청호의 수중생태계 보전과 어업인의 어업 소득 증대를 위해 보은군 회남면 관내 대청호에 수산종자 20만미를 방류했다고 밝혔다.

군은 이번 사업을 위해 사업비 7400만원을 들여 쏘가리 2만미와 붕어 15만미, 동자개 2만8000미, 뱀장어 5500미 등 모두 20만3500미를 풀어넣었다.

이들 어종은 국립수산과학원 질병검사를 통해 양호한 종자로 판명된 개체만 방류했으며 자연환경에 적응력이 높은 어종으로 어업인 소득증대에 도움을 줄 것으로 군은 기대하고 있다.

군은 방류 후 인근 지역 어업인을 대상으로 종자 방류사업의 효과와 어족자원 조성의 필요성을 설명하고 방류 대상 수역에서 최소 한 달간 어린 물고기 포획 등 불법어업 근절에 적극 동참해 줄 것을 요청했다. 

보은군 관계자는 “날로 감소하는 수산자원을 보호‧육성하기 위해 지역별 특성에 적합한 우량종자를 지속적으로 방류해 어업인 소득향상과 수산자원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군은 내수면 생태계 변화에 따른 어족자원 고갈에 대비해 어업인의 소득증대를 위한 어족자원 조성사업으로 쏘가리와 붕어 등 다양한 치어를 해마다 방류해 오고 있다.


향수옥천 테마여행 '10월에 가볼만 한 곳'
옥천지역 단풍여행 ‘10월 말 절정’ 이룰 듯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9년 10월 21일 09시 49분

<충북 옥천군 장령산자연휴양림 전경.(사진제공=옥천군청)>  

북에서 남을 향해 치닫고 있는 가을 단풍이 전국을 울긋불긋 물들이고 있다. 

단풍이 절정을 이루는 시기는 첫 단풍 이후 2주 정도 후에 나타나는데 향수의 고장 충북 옥천은 이달 말쯤 절정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옥천지역의 단풍은 아름다운 산세를 품고 있는 장령산(해발656m) 자락이 단연 최고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색다른 멋이 있는 산이지만 특히 단풍옷으로 갈아 입는 가을 장령산은 아름답기로 우명하다.

이 산의 단풍을 제대로 즐기려면 서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는 장령산자연휴양림을 찾으면 된다. 

갈겨니와 버들치 떼가 노니는 금천계곡을 따라 1.5㎞ 늘어선 이 휴양림에 들어서면 1코스부터 4코스까지 등산로가 조성돼 있다.

어느 길로 산을 오르든 자연이 주는 풍경화를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지만 그 중 4코스가 반대편 산자락의 단풍까지 즐기며 쉬엄쉬엄 오를 수 있어 가족, 친구, 연인 등에게 인기가 높다.

굳이 산 정산을 오르지 않아도 계곡을 따라 조성된 치유의 숲을 거닐며 단풍놀이를 즐길 수 있다. 

이 숲은 휴양림에 들어서 700m 정도 직진하면 나타나는 아치형의 목교부터 시작된다.

목교를 건너지 말고 직진하면 나무그늘 아래로 오르락내리락 오솔길이 이어진다. 중간 중간 쉼터가 조성돼 있고 소원을 들어준다는 전설의 바위와 마주할 수도 있다.

그렇게 1㎞ 정도 오르면 또 다른 목교가 보이는데 이제 이 다리를 건너 아래로 다시 내려오면 된다. 

가는 길이 계곡을 바로 옆에 끼고 가는 낮은 길이라면 오는 길은 산 중턱에 놓인 높은 길이다.
 
충북 옥천군 부소담악의 단풍.(사진제공=옥천군청)

내려오다 보면 전망대가 있는데 여기서 바라보는 하늘과 계곡, 그리고 단풍 물든 산은 사진 찍기에 제격이다. 치유의 숲은 총길이 3.1㎞의 산책길로 1시간 30분이면 둘러보기에 충분하다.

우암 송시열 선생이 “그 절경이 마치 금강산을 축소해 놓은 것 같아 소금강이라 이름 지어 노래했다”는 부소담악과 그 줄기인 환산(고리산)도 옥천의 가을 단풍놀이 추천코스다.

환산(583m)은 해발 고도가 높지 않지만 예전에 봉수대가 있던 곳으로 세종실록지리지, 대동여지도 등 역사서에도 그 명칭이 표기돼 있다.

정상에 오르면 대청호와 주변 마성산 이슬봉, 안남 둔주봉, 그리고 부소담악이 조망된다.

부소담악은 이달 초 선정한 옥천9경 중 3경에 해당되고 장령산자연휴양림은 5경이다. 

군 관계자는 “옥천 단풍은 다음 달 초까지 이어질 전망”이라며 “설악산, 내장산 부럽지 않은 옥천으로 단풍놀이 오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화천 생태하천복원사업 ‘설계부문 자연환경대상 최우수상’
올해 실시설계 마치고 내년 3월 착공 2021년 12월 사업 완료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9년 11월 25일 09시 15분

충북 옥천군이 2019년 제19회 자연환경대상 시상식에서 ‘아름다운 서쪽의 꽃강 서화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으로 설계부문 최우수상인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한 가운데 김재종 옥천군수(가운데)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옥천군청)

[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 기자] 충북 옥천군이 ‘아름다운 서쪽의 꽃강, 서화천’에서 실제 ‘생태복원의 꽃’을 피우기 위한 사업을 추진한다.
 
옥천군은 2019년 제19회 자연환경대상 시상식에서 옥천군의 ‘아름다운 서쪽의 꽃강 서화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이 설계부문 최우수상인 환경부장관상을 수상했다고 25일 전했다.
 
이번에 열린 자연환경대상은 (사)한국생태복원협회가 주최하고 환경부가 후원한 가운데 지역의 자연환경을 생태적이고 친환경적으로 보전 및 복원하기 위한 사업으로 이미 복원된 사례발굴과 앞으로 추진할 생태복원 설계에 대해 시상하는 행사이다.
 
이번에 수상한 옥천군의 ‘아름다운 서쪽의 꽃강 서화천 생태하천 복원사업’은 옥천읍 각신리 마을 앞의 대청댐 유휴지를 이용해 자연친화적인 습지를 조성함으로써 대청호와 서화천의 수질 개선은 물론 단절됐던 하천 생태계를 복원해 서화천 수생태계의 건강성을 회복하기 위해 추진한다.
 
또 인근 이지당과 연계해 새로운 생태·역사·문화공간을 주민들에게 제공함으로써 하천 어메니티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 옥천군이 추진하는 서화천 생태복원사업 조감도.(사진제공=옥천군청)

서화천 생태하천복원사업은 옥천읍 옥각리 297번지 일원의 6만2107㎡ 면적에 총사업비 70억원(국비 35억.지방비 35억)을 투자해 2019년에는 기본 및 실시설계를 마치고 2020년 3월 착공해 오는 2021년 12월 사업을 완료할 계획이다.
 
박병욱 군 환경과장은“이번 사업을 통해 종적으로 단절돼 있던 자연하천을 연결해 생물의 다양성을 복원, 건강한 자연생태계를 유지하고 서화천의 수질 향상에도 기여하며 나아가 주민들에게는 휴게공간을 제공하는 등 사업추진에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대청호는 본래 다목적댐이다

 

대청호엔 두 종류의 어부들이 있다. 한쪽은 모터 혹은 엔진이 달린 동력선을 이용할 수 있는 어부들이고 또 다른 쪽은 노 젓는 무동력선만 이용해야 하는 어부들이다.
이들의 차이는 확연하다.

한쪽은 기동력이 뛰어나 하루에도 몇번씩 허가구역을 드나들며 고기잡이 할 수 있지만 다른 쪽은 기동력이 떨어져 허가구역의 십분의 일도 못 돈다. 그러니 어획량도 큰 차이가 난다.

그러나 그러한 '신분'의 차이는 당사자들의 경제력 때문이 아니다. 순전히 법 조항 때문이다. 환경정책기본법에 의한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상의 차이가 그들을 갈라놓고 있다.
그 경계가 보은 회남대교다. 이 다리 위쪽, 즉 상류쪽으로는 수질보전 특별대책지역 제2권역이고 하류 쪽은 제1권역이다. 그래서 상류쪽은 동력선을 몰 수 있지만 하류쪽은 불가능하단다. 벌써 20년째 그렇게 통제하고 있다.
해서 하류쪽 어부들의 불만이 대단하다. 단지 하류쪽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이런 차별 대우를 받아야 하는 현실이 싫단다.
그들도 상수원이 중요한 건 안다. 가까이에 상수원 취수탑이 있으니 어느 정도 통제나 규제를 받아야 한다는 것쯤도 알고 있다. 하지만 정도가 문제란다. 넓고 수심도 깊은 호수에서 물고기를 잡으라고 허가해 주면서 무조건 노 젓는 무동력선만 이용하라면 아예 고기를 잡지 말라는 것과 무엇이 다르냐는 얘기다. 한 어부의 말이다. "내 허가구역을 노를 저어 가자면 가는 데만 10시간도 넘게 걸린다. 그러니 갈 수가 있겠는가. 포기할 수밖에…."


그들의 불만은 또 있다.

똑같은 제1권역 안에서 누구는 엔진 달린 동력선을 타고 다니고 누구는 노를 저어 다니는, 그런 불공평한 처사가 어디 있느냐는 얘기다. 그들이 지적하는 쪽은 다름 아닌 수자원공사(댐 관리단)와 지자체, 경찰 측이다. 상수원이 그렇게 중요한 곳이라면서 왜 자신들은 기름 넣는 엔진 배를 자유롭게 타고 다니느냐는 것이다. 그들이라고 위험성이 없는 건 아닐 텐데 왜 그에 대한 지적은 안 하는지 불만인 것이다.

하류쪽 어부들의 주장만을 들어 누가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게 아니다. 단속과 통제, 관리를 하려면 누구나 수긍하고 인정하는 기준과 잣대를 가지고 하라는 얘기다. 똑같은 엔진에, 똑같은 기름을 넣는 배인데 누가 타면 안전하고 누가 타면 불안전하다고 하는 논리를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대청댐은 누가 뭐래도 '다목적 댐'이다. 홍수조절, 수력발전, 관개 및 상수·농공업 용수 공급 등 여러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댐이다. 본래의 목적이 다목적이라면 이용 측면도 말 그대로 다목적이어야 한다. 어느 한 쪽의 목적을 위해 다른 한 쪽의 목적이 위축되거나 제외된다면, 그에 따른 합당한 조치와 대책, 보상 등이 이뤄져야 마땅하다. 일방적인 희생은 곤란하다.

또 인공댐은 지역의, 나아가 지역민의 소중한 공동 자산이다. 태생적으로 지역의 희생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기에 더더욱 그렇다. 그럼에도 대청댐은 주변 지역에 있어 그동안 무슨 존재였는가.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유람선 운항 문제를 비롯해 각종 규제 완화 등 대청호 관련 현안에 대한 해법을 이같은 측면에서 다뤘으면 한다. 자연자원은 그것을 잘 지키는 것도 큰 과제이지만 그것을 어떻게 지속 가능하게 잘 이용하는 것도 큰 과제다.

특히 대청호 유람선 운항 문제에 관한 한 그에 대한 해답은 지금까지 '제1권역' 안에서 '기름 넣는 엔진 배'를 운항해 온 각 기관들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과연 기름 넣는 엔진 배가 수질보호에 위험한지 안 위험한지, 또 그외의 다른 문제는 없는지 등등…. 지역민들의 현명한 판단이 있길 기대한다.

민물해파리 '한반도 과거'와 연결돼 있다

 

지난 10월 11일 대청호에서 또다시 민물해파리가 발견됐다. 15년 전인 1994년 8월 국내 최초 발견된 이래 두번째다. 대청댐 건설(1980년) 이후로 치면 14년만에 처음 나타났다가 29년만에 다시 출현했다. 민물해파리 자체도 생소하지만 대체 이 동물의 생활사가 어떻기에 29년만에 단 두번, 그것도 15년이란 공백기를 두고 나타났는지 큰 관심사다.


민물해파리목 작은히드라과의 자포동물인 이 민물해파리는 학명이 Craspedacusta sowerbyi이지만 보통 '히드라 메두사(Hydra medusa)'라 불린다. 히드라 메두사란 메두사 형태의 히드라를 뜻하며 우리말로는 민물해파리의 성체를 일컫는다. 민물해파리는 생활사가 독특하다. 일생 동안 폴립(polyp)형과 메두사형 등 두 가지 형태로 세대교번 하는데 폴립형은 바위 같은 곳에 붙어 고착 생활하는 반면 메두사형은 물속을 헤엄치면서 생활한다. 따라서 대청호에 출현한 민물해파리는 보통 때는 작은 폴립형태로 존재하다가 조건이 맞으면 세대교번을 통해 메두사형으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메두사형은 흔히 알려진 바다해파리 모습과 흡사하다.


그러나 민물해파리와 바다해파리는 별개 동물이다. 분류학상 민물해파리는 히드라충강(綱)이고 바다해파리는 해파리강(綱)이다. 혈통상 멀어도 한참 먼 관계다. 두 종은 자포동물이란 점만 같다. 일반적으로 해파리라 부르는 동물은 해파리강에 속하는 바다동물이다. 따라서 엄밀히 따지면 민물해파리는 명칭만 해파리다.
민물해파리는 크기가 매우 작다. 우산형태의 몸체(외산) 지름이 1.5~2mm밖에 안된다. 백원짜리 동전보다 작다. 하지만 모습은 신비롭고 아름답다. 투명하고 앙증맞은 몸체와 200여개의 촉수를 움직여 헤엄칠 땐 가히 환상적이다.


대청호를 포함한 국내 수역(1994년 대청호서 처음 발견된 것을 계기로 그후 소양호 등 몇몇 수역에서도 발견됨)에서의 민물해파리 출현은 의미가 자못 크다. 우선 전세계적으로 희귀종인 민물해파리가 우리나라에서도 서식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귀중한 증거다. 그런 면에서 최초 발견 장소인 대청호는 학술적으로 매우 중요하다.


또한 이 종이 일본에 서식하고 있는 진수(眞水)해파리와 동일종이란 점에서 지질사학 또는 자연사학적으로도 소중한 단서가 되고 있다. 왜냐면 양국의 민물수계에 같은 종이 분포하고 있는다는 것은 과거 어느 때인가 양국의 땅이 하나의 민물수계에 속해 있었다는 결정적인 증거가 되기 때문이다. 그게 바로 고황하(古黃河)다. 일본 열도가 대륙에서 분리되기 전 한반도와 이어주던 커다란 물줄기다.    


그렇다면 그 당시의 기후환경은 어떠했을까. 이에 대한 답 또한 민물해파리가 갖고 있다. 다시 말해 국내서 민물해파리가 출현하는 상황을 종합해 보면 저절로 답이 나온다는 얘기다. 그동안 대청호를 비롯한 국내 수계서 출현한 민물해파리는 모두가 긴 가뭄과 무더위 끝에 모습을 드러냈다. 1994년도에도 그랬고 올해도 그랬다. 이는 결과적으로 수온이 높을 때만 출현한다는 얘기다. 1994년 당시 대청호에선 수온 섭씨 28~30도, 기온 30도 이상일때 출현했다. 올해 역시 눈에 띈 건 10월이지만 첫 발생은 이미 수온이 높았던 여름철에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종합하건대 화제의 민물해파리는 한반도와 일본열도가 하나의 대륙으로 이어져 있던 시기에 생겨났으며, 그 시기에는 지금보다 기온이 훨씬 더 높았음을 추론케 해준다. 대청호 주변의 두루봉동굴 유적서 코끼리,사자,원숭이,쌍코뿔이 등 아열대 혹은 열대성 동물의 뼈화석이 출토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민물해파리 출현을 가볍게 볼 수 없는 이유다. 하지만 민물해파리를 연구하는 국내학자는 하나도 없다. 이게 현실이다.

대청호 태형동물의 추억이 가슴을 후벼 판다

 
 민물태형동물이 또다시 확산되고 있다.

충청지역에선 이미 금강수계인 천안 병천천을 시작으로 미호천 상류인 이월·초평·백곡저수지 등지서 발생한 데 이어 남한강 수계인 달천의 괴산호와 음성천 하류에서도 발견되는 등 날이 갈수록 발생장소와 개체수가 늘고 있다.


태형동물은 무척추동물로서 물에 사는 하등동물이다. 대체적인 모습이 이끼와 비슷해 일본인들이 태형동물(苔形動物)이라 이름 붙였는데 국내서는 이끼벌레란 명칭이 함께 사용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5,000종 가량 분포하나 대부분 바닷물에 살고 50여종만 민물에 산다.
 민물태형동물에 관한 국내기록은 일제강점기인 1928년 일본인에 의해 1종이 보고된 것이 최초이며 그후 1941년 역시 일본인에 의해 9종이 추가 보고됨으로써 10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러한 기록이 있은 지 50여년이 지나도록 국내 학자들의 철저한 외면속에 서식사실조차도 까마득하게 잊혀져옴으로써 기록은 있되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생물로 치부돼 왔다.
 그러던 중 대가뭄이 찾아든 1994~5년께 대청호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민물태형동물이 대거 출현해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학계를 비롯한 관계기관의 관심이 일기 시작했다. 당시 필자는 타 언론에 앞서 대청호의 태형동물 서식실태를 심층취재 보도함으로써 수공(水公)과 충북도로 하여금 국내 최초로 전문적인 실태조사에 나서게 한 바 있다. 그 무렵에 새롭게 발견된 종이 일명 큰공(큰빗)이끼벌레라 불리는 종으로, 그로써 국내 분포종이 총 11종으로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당시의 상황을 누구보다도 생생하게 목격했던 필자는 되레 풀리지 않는 의문점을 안게 됐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때부터 가진 첫번째 의문은 태형동물의 발생과정과 관련한 생태적 특성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이 동물은 왜 매년 같은 지역에 번성하지 않고 특정 연도 특정 수역을 중심으로 집중 발생하는지가 궁금하다. 대청호 다발 때도 그랬고 올해도 그랬듯이 긴 가뭄과 이상기온 끝에 출현한 것으로 보아 일단 수온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추측 보다는 환경 생태학적으로 어떤 조건이 갖춰질 때 다량 발생하는 지 궁금할 따름이다.


 다음은 오염과의 관련성 여부다. 지난 1994~5년 당시도 필자 등이 나서서 이 점을 강하게 주장했지만 실태조사 보고서는 한결같이 ‘NO’였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대부분 청정지역보단 오염수역서 더 잘 발견된다. 지금도 그렇다.
 독성 나아가 군체를 이루는 형태적 특성과 관련해 실제 피해 가능성 여부도 궁금하다. 문헌에는 일부 종의 경우 물고기를 폐사 시킬 정도의 강한 독성을 갖고 있으며 덩치 큰 큰공이끼벌레는 댐 발전소의 수로를 막아 피해 입힐 가능성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민물태형동물의 대청호 다량발생 이후 품었던 이같은 의문점들이 1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궁금한 숙제로 남아 있는 가운데 당시 한 조사보고서의 문구가 문득 떠올라 가슴을 후벼 판다. “태형동물이 독성, 수질오염 등과 관련 가능성이 있다는 언론보도는 다분히 작위적인 것임”. 관계기관의 긴급 요청으로 불과 수개월만에 제출된 보고서가 당시 언론보도 내용을 싸잡아 평가한 결론부분으로, 중요한 건 이 한 줄의 평가가 아직도 유효한 것처럼 여겨진다는 점이다.


 68년전 자신의 전공도 아닌 생소한 생물을 한반도서 발견(9종)하고는 마치 보물을 찾아낸 양 소중히 채집해다 동료학자에게 건네줌으로써 한반도 민물태형동물의 족보를 거의 완성케 한 한 일본인의 학자적인 양심,학자적인 의욕이 돌연 부러워짐은 무슨 연유일까.

대청호에서 들리는 한(恨)의 어부사시사

 

1993~4년께 대청호 중류에선 참으로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보은관내의 한 가두리양식장에서 그동안 길러오던 큰입배스 수만 마리를 갑자기 방류한 것이다. 이유는 단지 판로가 없어서였다.
당시 필자는 대청호를 수시로 드나들며 수질오염 실태와 외래어종 서식상황 등을 집중 보도하던 터라 그 양식장을 예의 주시하면서 "혹시나 몇 마리라도 뛰쳐나오면 큰일일 텐데" 내심 걱정했었다. 그만큼 큰입배스는 요주의 어종이었다. 한데 몇 마리가 아니라 아예 가두리내 물고기를 몽땅, 그것도 손바닥만큼 자란 것을 쏟아붰으니 어찌 놀라지 않았겠는가. 인천에 산다던 그 양식장 주인은 그 뒤 바람처럼 사라졌고 가두리만 덩그라니 남은 채 한동안 호수위를 떠 다녔다. 그 일 이후 대청호는 순식간에 쑥대밭이 됐다. 육식성 어종인 큰입배스가 빠르게 확산돼 수중생태계를 초토화 시킨 것이다.


그 일이 있기 전엔 또 이런 일도 있었다. 1980년 12월 2일,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댐준공식에 참석해 "주변 경치 참 좋네"라고 한 게 계기가 돼 청남대란 뜻밖의 시설이 들어서던 무렵, 한 관변단체가 이순자여사를 초청해 놓고 대청호에 민물고기 치어를 방류한답시고 수만 마리를 풀어준 일이 있다. 그런데 문제는 당초 의도했던 토종 물고기가 아닌 전혀 엉뚱한 외래어종이 방류된 것이다.
훗날 알려진 자초지종은 이렇다. 충북도 등 관련기관에 갑작스런 상부지시가 떨어졌는데 내용인 즉 "몇날 며칠까지 붕어,잉어 치어 수만 마리를 구하라"는 것이었다. 해당 직원들은 난감했다. 갑자기 수만 마리를 구하는 것도 문제였지만 그보단 붕어나 잉어 치어가 생산되는 시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해서 고민 고민 끝에 꿩 대신 닭이면 어떠랴고 급히 구한 것이 불루길 치어였다. 지금은 거의 불려지지 않지만 당시 생소했던 물고기(불루길)를 지역민들이 '(이)순자 붕어'라고 부른 것은 이런 속사정 때문이었다. 뜬금없는 생각인지는 몰라도 당시 불루길이 들통나 방류행사가 취소됐더라면 오히려 대청호의 생태계에 큰 도움이 됐지 않았을까 싶다.


이 무렵을 전후해선 또 초어,백련어,떡붕어,향어 등 다른 외래어종도 잇따라 유입돼 무방비 상태였던 대청호내 수중생태계를 송두리째 뒤흔들고 있었다. 그러던 와중에 앞서 말한 큰입배스 사건이 일어났으니 불난 데 휘발유를 부은 격이 되고 말았다.
외래어종이 전 수역을 점령하기 전까지만 해도 대청호는 그런대로 먹고 살 만한 터전이었다. 모두가 만족치는 않았어도 부지런히 그물 치고 물질 하면 최소한 쌀걱정은 안했다. 기자가 아는 한 어부는 당구용 큣대로 만든 쏘가리 작살 하나로 3층짜리 빌딩 짓고 아들 딸 교육까지 시켰다. 그 때가 16년전 일이다.


그런데 지금 상황은 어떤가. 과거 어느 몰지각한 어심(漁心) 때문에 또는 무책임한 단체와 관련 공무원 몇몇으로 인해 대청호는 말 그대로 외래어종 천국이 돼 버렸다. 무심코 던진 돌멩이에 개구리 맞아 죽는다고, 무심코 풀어준 외래어종에 소중한 토종 물고기 생태계가 완전히 짓밟혔다. 붕어,잉어 놀던 곳엔 불루길이 판 치고 쏘가리,꺽지 알 낳던 바위절벽 밑은 팔뚝만한 큰입배스의 아지트로 변했다. 붕어,잉어 잡던 어부들은 기름값도 안 나온다며 그물 안 친지 오래고 쏘가리 잡던 잠수부들은 소일거리로 배스나 잡아 '패대기 치는' 서글픈 일이 벌어지고 있다.

댐이 준공된 지 내년이면 30년, 대청호 어민들은 지금 호수 밑바닥의 칠흑같은 절망감으로 한(恨)의 어부사시사를 부르고 있다. "앞 물에 배 띄워도/그 많던 토종고기 어디 가고/생뚱맞은 물고기만 날뛰는가/지국총 지국총 어사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