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무지개송어

 

15~18도 수온서 활동, 평균 수명은 3~4년

성장속도 빨라 2년이면 30~40㎝까지 자라 



[자연수계 정착] 미국에서 도입한 무지개송어는 자연번식은 되지 않으나 양어장에서 이탈한 개체 등이 자연에 정착해 토종 어종을 잡아먹는 등 생태계에 피해를 주고 있다./자연닷컴 

분류학적 의의

무지개송어는 원산지가 북미 태평양 연안인 연어목 연엇과의 민물어류로, 학명은 'Oncorhynchus mykiss'이다.

 

국내엔 1965년 두 경로를 통해 도입됐다는 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그해 1월 강원도가 미 캘리포니아 국립양어장에서 수정란(숫자는 미상)을 들여다 파로호에서 시험양식을 시도했다는 설과 또 하나는 '정석조'란 사람이 미 캘리포니아 국립양어장에서 수정란 20만립을 들여와 부화에 성공, 최초로 양식하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다. 

무지개송어란 이름은 영명인 'rainbow trout'를 직역한 것이며, 산란기에 몸빛이 무지갯빛의 혼인색을 띤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무지개송어란 이름 대신에 일부에선 '석조(汐潮) 송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앞서 말한 두번째 도입 경로, 즉 정석조란 사람이 최초 도입했다해서 그 사람의 이름이 붙게 됐다고 한다.

몸길이는 최대 80~100㎝까지 자라며 치어 때 '팔마크(parr mark:어릴 때 있던 무늬가 자라면서 사라지는 것)'가 있는 게 특징이다.

 
◆습성 및 생활사

15~18도의 수온에서 잘 성장하는 냉수성 어종으로 본래 육식성이기 때문에 자연상태에서는 수생곤충, 조개류, 작은 물고기를 즐겨 먹는다. 

 

국내에 도입된 종은 일생 동안 민물에서만 살도록 고정된 종이기 때문에 양식지에서 이탈했거나 방류된 개체라도 바다와 하천을 오가지 않고 주로 하천 상류나 계곡 호수에 서식한다. 

 

우리나라에 본래 서식하고 있던 같은 연엇과의 '송어(학명:Oncorhynchus masou)'는 바다와 하천을 오가는 회유성이란 점에서 무지개송어와 비교된다.

 

또 송어와 같은 종(학명이 같음)이나 일생 동안 민물에 갇혀 사는 육봉형(陸封型)인 '산천어'는 비록 바다를 오가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무지개송어와 비슷하나 몸집이 20∼30㎝밖에 자라지 않고 무늬가 송어의 어린 개체형(팔마크)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산란은 일반적으로 봄, 가을 두번 이뤄진다. 무지개송어의 수명은 보통 3∼4년이나 최고 6∼8년까지 산다. 다른 물고기에 비해 성장이 빨라 부화 후 1년 만에 18∼20㎝, 2년이 지나면 30∼40㎝가량 자란다.


◆일반적인 인식 및 확산 정도

우리나라에서 '송어'라고 하면 대부분이 무지개송어로 잘못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국내산 토착 송어가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까닭도 있지만, 양식산 무지개송어의 주 소비처인 횟집 등에서 '무지개'란 말을 빼고 그냥 '송어회'나 '송어매운탕'으로 통용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엄연히 무지개송어와 국내 토착 송어는 학명이 각기 다른 별개의 종이기 때문에 구별해서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지개송어가 국내 자연수역에 이식 또는 확산한 가장 큰 동기는 양식어가의 관리 소홀로 양어장을 이탈해 번져 나간 경우가 많다. 최근엔 유료 낚시터의 자원조성용으로 무지개송어가 곧잘 방류되고 있고 또 종교적인 방류에 의해서도 간혹 무지개송어가 방류되고 있어 분포지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자연번식이 되지 않는 특성(자연산란 및 수정이 된다 해도 발안(發眼)과 부화가 되지 않음) 때문에 큰 숫자로 불어나진 않는 상태이며, 주로 강 상류지역에 큰 개체들이 서식하면서 토착어종을 잡아먹거나 먹이경쟁을 통해 간섭을 주는 등 생태계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또한 토착 송어류와의 유전적 교란도 예상돼 조사가 필요한 실정이다.

나. 은어

세력권 형성하는 회유성 어종으로 주로 돌에 붙은 조류 먹어

대청호서 한때 자연번식 이뤄졌으나 이후 다시 사라진 상태

 

[은어 치어] 본래 은어는 국내 서식어종이나 자취를 감춘 수계가 많아 최근 복원을 위한 방류사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이식어종 중의 하나가 됐다. 사진은 대청호에서 처음 자연번식된 은어 치어의 모습. /자연닷컴

분류학적 의의

본래 우리나라 전국 수계에 분포하던 종이나 수질오염과 댐 건설 등 서식환경 변화로 지금은 섬진강 등 일부 수계에만 서식하는 '귀한 종'이 됐다. 

 

따라서 일부 지자체와 단체에서는 최근 이 종을 복원하기 위해 인공 부화한 치어를 옛 서식지에 집단 방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청호에도 최근 은어 치어를 방류한 바 있는데 지난 겨울 '처음'으로 자연번식이 이뤄져 치어가 생산되었음을 필자는 확인한 바 있다. 

이처럼 은어는 최근 들어 계획적인 방류사업의 대상 어종으로 점차 자리잡아 가고 있음에 따라 이식어종에 포함시켜 다루기로 했다. 

서유구의 전어지(佃漁志)에 '은어는 주둥이 턱뼈가 은(銀)처럼 희므로 은구어(銀口魚)라 하는데 등뼈 사이에 지방분이 뭉쳐 있어 맛이 담백하고 비린내가 나지 않으며, 살아 있을 때는 오이 향이 나므로 별미다'라고 소개돼 있다. 영명인 'Sweet smelt' 또는 'Sweet fish'나 중국명인 '향어(香魚)' 모두 '오이 향과 같은 은은한 향이 나는 물고기'란 뜻에서 붙여졌다. 

은어의 분류에 대해서는 학자에 따라 연어목 은엇과, 혹은 청어목 은엇과, 바다빙어목 바다빙엇과로 나누는 경우가 있다.

 

학명은 'Plecoglossus altivelis'로 몸 크기는 보통 20㎝ 정도이나 때로는 30㎝ 이상 되는 것도 있다.

 

몸은 빙어처럼 날씬하고 옆으로 납작하다. 체색은 등쪽이 푸른 황록색이고 배쪽은 선명한 백색이다. 그러나 어린 개체는 내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빙어보다 더 맑고 투명한 것이 특징이다.


습성 및 생활사

돌에 붙은 부착조류를 주식으로 하지만 장마철엔 수서곤충을 먹기도 한다. 9∼10월 산란기에 갓 부화한 어린 개체는 바다로 내려가 연안에서 겨울을 난 후 이듬해 3∼4월 다시 하천으로 올라와 성장하는 회유성 어류이다.

은어의 가장 큰 습성은 세력권을 형성한다는 점이다. 즉, 강으로 거슬러 올라와 물이 맑은 하천 중류나 상류에 도달하면 제각기 세력권을 형성하고 정착하게 되는데 1마리당 세력권 범위는 보통 1㎡ 내외이며 이 안에 다른 개체나 물고기가 침입하면 적극 공격한다. 은어 낚시는 이 세력권을 이용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인식 및 확산 정도

섬진강 등 일부 서식지 외에는 은어가 잘 생산되지 않아 귀한 물고기 대접을 받고 있다. 

 

특히 은어는 성질이 급해 잡히자마자 죽기 때문에 멀리 운반하기도 어려워 서식지 이외의 사람들은 살아 있는 은어를 보는 것마저 힘들다. 

 

'금강의 은어'도 예전엔 꽤나 유명했으나 본래의 서식종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이고 최근 대청호 상류에 방류한 치어가 자라나 지난 겨울 처음으로 산란 및 부화되는 등 정착단계(육봉화)에 들어서 있다. 

 

한때는 금강 상류 보청천에서는 대청호에서 자란 은어가 올라와 청산.청성지역 주민들이 투망 등을 이용해 앞다퉈 포획한 적이 있다.

 

국내 옛 서식지에의 복원사업이 금강수계 이외에서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분포·서식지는 점차 느는 추세이나 그로 인한 생태계 영향 등에 관한 전문적인 모니터링은 부족한 실정이다.


30㎏까지 자라는 잡식성 '물돼지'

 [가죽잉어의 개량종] 이스라엘잉어는 독일 개량종인 가죽 잉어를 이스라엘에서 도입해 그곳의 토착 잉어와 교잡시켜 만든 잉어의 한 품종이다./자연닷컴  

◆분류학적 의의

 

흔히 '향어'로 일컬어지는 잉어목 잉엇과(Cyprinidae)의 민물어류다. 독일 개량종인 '가죽 잉어(Leather carp)'를 이스라엘에서 도입해 그곳의 토착 잉어와 교잡시켜 만든 잉어의 한 품종이다. 이스라엘 잉어(Israel carp)란 영명은 이스라엘에서 개량됐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일부에서는 이스라엘 잉어를 '독일 잉어'로 알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실제 국내 일부 포털사이트에는 이렇게 소개돼 있다. '이스라엘 잉어는 개량종으로 독일 잉어 또는 이스라엘 잉어라고도 한다. 독일에서 잉어를 오랫동안 인위적으로 개량한 품종이며, 이것이 이스라엘로 이식되었던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등지느러미 바로 아랫 부분에만 큰 비늘이 있고 그밖의 부분에는 비늘이 없기 때문에 독일에서 가죽 잉어라고 부르는 것과, 이와 반대로 큰 비늘이 측선(옆줄) 부분과 배 아랫 부분에만 흩어져 있는 거울 잉어(mirror carp) 등 두 종류가 있으며, 그중 가죽 잉어를 향어라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 다른 포털사이트에는 '향어는 독일 잉어 또는 이스라엘 잉어라고도 한다. 독일에서 개량했고 이스라엘에서 본격 양식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향어(이스라엘 잉어)를 독일 잉어 즉, 가죽 잉어로 착각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두 품종의 '비늘 형태'가 흡사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독일 개량종인 가죽 잉어와 이스라엘 개량종인 향어(이스라엘 잉어)는 비늘이 둘 다 등지느러미 바로 아랫 부분을 중심으로 붙어 있기 때문에 독일 개량종이 이스라엘을 거쳐 우리나라에 그대로 도입된 것으로 착각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독일 개량종인 가죽 잉어와 이스라엘 잉어는 체고(몸높이)가 다르다. 한마디로 말해 이스라엘 잉어의 체고가 독일 가죽 잉어의 그것보다 높다. 그 이유는 가죽 잉어와 교잡시킨 이스라엘 토착 잉어가 본래 체고가 높은 종이기 때문에 그 특징이 이스라엘 잉어에 나타난 것이다.

이 기회에 한 가지 덧붙인다면, 전 세계의 잉어 품종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지는데 그중 하나는 비늘이 몸 전체에 분포하는 '동양계'이고 다른 하나는 비늘이 적거나 전혀 없는 '유럽계'이다. 이런 분류방식은 관상용 잉어류에도 적용된다.

[등지느러미 밑에 큰 비늘] 이스라엘 잉어의 형태적 특징은 등지느러미 바로 밑부분을 중심으로 커다란 비늘이 나 있는 점이다./자연닷컴 

이스라엘 잉어의 학명은 'Cyprinus carpio nudus'이며 원산지는 중앙아시아다. 우리나라에는 1973년 5월 이스라엘 농무성이 치어 1000여 마리를 보내온 것이 그 효시다.

 

그후 실험양식에 성공해 1978년부터 전국의 대형 인공호수에서 가두리 양식을 통해 양식되기 시작했고, 1980년대 초부터는 전국의 유료 낚시터에 방류되면서 빠르게 확산했다.

등지느러미 연조수는 18∼21개, 뒷지느러미 연조수는 5개, 아가미 갈퀴(새파) 수는 21∼23개, 척추골 수는 37∼38개이다.

 

◆습성 및 생활사

 

이스라엘 잉어의 가장 큰 특징은 '물돼지'란 별명이 말해주듯 동물성이든 식물성이든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먹는 놀라운 식성에 있다.

 

잉어류를 기르는 양식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특히 이스라엘 잉어를 기르는 양식장에 가보면 먹이를 줄 때 마치 돼지가 쩝쩝거리며 밥을 먹는 것과 같은 소리를 내며 게걸스럽게 먹이를 삼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다음의 특징은 빠른 성장속도이다. 보통 5월에 부화한 치어가 그해 10월이면 몸길이 15∼20㎝, 몸무게 400∼500g까지 자란다. 2년이면 1.5∼2㎏, 3년이면 3∼4㎏까지 자라며 5∼6년생 이후에는 보통 10∼15㎏, 최대 20∼30㎏까지 자라는 것도 있다.

국내 최대어는 몸길이가 1m나 되는 초대형어가 지난 1996년 7월 경북 포항 달전지에서 낚시로 잡힌 기록이 있다.

산란기는 5∼6월이고 산란에 적합한 수온은 18∼20도이다. 기타 생활사는 잉어와 비슷하다.

◆일반적인 인식 및 확산 정도

향어(香魚)란 이름은 도입 초기 양식업자들이 '독특한 향이 나는 고기맛'을 선전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다. 이스라엘 잉어 살코기에서 나는 독특한 향은 진흙 냄새와 비슷한데 바로 이 때문에 양식업자들의 의도와는 반대로 처음에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던 아이러니가 있다.

그러나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국내 대표적인 양식어종으로 자리잡으면서 횟감용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린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도 얼마가지 않아 수질오염 문제로 가두리 양식장이 철퇴를 맞으면서 쇠퇴일로를 걷게 되었고, 그 결과 지금은 식용보다는 낚시터용으로 근근이 명목을 이어가는 처지가 됐다. 

 

그런 데다 국내 유통량의 대부분은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자장 향어'이니 상황이 바뀌어도 보통 바뀐 게 아니다.


[잡식성 대식가] '물돼지'란 별명이 말해주듯 이스라엘 잉어는 커다란 입으로 무엇이든 게걸스럽게 집어삼키는 대식가이다./자연닷컴 

이스라엘 잉어는 환경 적응력이 높아 자연수계에 잘 적응하지만 자연 번식률은 낮아 일부 학자들은 '완전한 귀화어종'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가두리 양식장이 한창일 때에는 양식장으로부터 유출되는 이스라엘 잉어수가 엄청났고, 게다가 자원증식을 위한 공식적, 연례적인 방류로 인해 귀화어종 못지않게 해마다 많은 수가 늘어난 바 있다. 

 

대청호와 충주호를 예로 들자면 지난 80년대 중·후반에서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낚싯대를 드리웠다 하면 줄줄이 낚여나오는 게 바로 이스라엘 잉어였고, 오죽하면 '싫증이 나서 못잡을 정도'란 말이 나왔겠는가. 

하지만 가두리 양식장의 강제철거와 방류 중단 이후 자연수계에서는 그 수가 점차 줄어들어 지금은 숫자적으로는 그리 심각한 상태가 아니며, 다만 아직도 생존하고 있는 대형 개체들이 토종 물고기들의 서식지를 마구 교란시키거나 토종 잉어와의 유전자적 교란을 가져오고 있는 등 여전히 기존 생태계에 깊은 생채기를 남기고 있는 '생태계의 망나니'이다.

110㎝·14㎏짜리 초대형어 충주호서 발견

 

[초대형 찬넬동자개] 충주호에서 잡힌 몸길이 110㎝, 몸무게 14㎏짜리 초대형 찬넬동자개. 이 물고기를 잡은 현지 어부는 처음엔 괴물처럼 느껴질 만큼 섬뜩했다고 말했다./자연닷컴 

 

◆분류학적 의의
미국 중부 미시시피강이 원산지인 메기목(目) 찬넬동자갯과(課Ictaluridae)의 외래어종으로, 도입 초기에는 붕메기 또는 찬넬메기로 더 잘 알려졌던 물고기다. 학명은 Ictalurus puntatus, 영명은 Channel catfish이다.

동자개류를 영어로 catfish, 즉 '고양이물고기'라 부르는 것은 고기맛이 고양이 고기와 비슷하다 해서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국내에는 두 갈래의 경로를 통해 도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하나는 1972년 11월 미국으로부터 13㎝가량의 치어(마리수는 미상)가 모 대학 연구소를 통해 들여와 일부는 하천과 호수에 방류됐고, 일부는 양식용으로 어가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하나는 1972∼73년 당시 수산청이 미국으로부터 양식용으로 개발키 위해 도입했다.

 

우리나라의 도입 목적이 식용을 위한 양식용인 것처럼 세계 각국들도 이 물고기를 식용으로 들여다 다량 양식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전 세계적인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

생김새는 우리나라의 메기와 동자개(일명 빠가사리)를 합쳐 놓은 모양이나 동자개보다는 메기를 더 닮았고 덩치가 더 크다. 이런 까닭에 도입 초기에는 양식어가와 낚시꾼들이 '찬넬메기' 혹은 '붕메기'로 불렀다.

 

하지만 분류학상으로 동자개류에 속해 '찬넬동자개'란 이름으로 통일하게 됐다.

3쌍의 입수염(동자개는 4쌍, 메기는 2쌍)이 있으며 뒷지느러미살 수는 19∼23개, 아가미 새파 수는 14∼18개, 척추 골수는 42∼44개이다. 등지느러미 뒤쪽에 기름지느러미가 있는 것이 특징이며 꼬리지느러미는 중앙이 깊게 패이고 끝이 뾰족하다. 몸 등쪽은 흑갈색을 많이 띠고 배쪽은 회백색에 가깝다. 

어릴 때는 몸 옆면에 검은 반점이 많이 나 있으나 성장하면서 점점 작아지거나 없어진다.

[수중 난폭자] 찬넬동자개는 식성이 게걸스럽고 워낙 대형종이라 국내 수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타 외래어종 못지않게 클 것으로 여겨진다./자연닷컴 

◆습성 및 생활사

미시시피강이 고향으로 열대성에 가까운 온대성이기 때문에 수온이 30도 가까운 곳에서 잘 자란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한 여름을 제외하고는 양식하기에 그리 썩 좋은 환경은 아니다. 하지만 가온 시설을 하거나 비닐하우스 안에서 양식하면 1∼2년에 20∼30㎝까지 키울 수 있다.

자연환경에서는 보통 4년생이 20∼30㎝, 7년생이 70㎝가량 성장한다. 따라서 국내 동자개나 메기에 비하면 성장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며 잉어나 붕어에 비해서도 훨씬 빠르다. 성어는 1m 이상까지 성장하는 대형 어종에 속한다.

식성은 잡식성으로 수서곤충과 물고기 사체, 식물 조각을 비롯한 유기물, 조개류, 물고기의 알이나 작은 물고기 등을 주로 먹는다. 다른 동자개과의 어류와는 달리 육식성이 그다지 강하지 않고 공격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식성이 게걸스럽고 몸체가 워낙 대형종인 데다 입도 크고 흡인력이 강해 국내 수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타 외래어종 못지않게 클 것으로 여겨진다.

산란기는 5∼7월이며 한 배에 대략 3000∼3만개의 알을 '괴란상'(여러 개의 알이 포도송이처럼 뭉쳐 있는 형태)으로 낳는다. 산란기가 되면 수컷은 수심 1.5m 전후의 얕은 바닥에 구덩이를 파서 산란상(産卵床)을 만들고 암컷을 유인해 산란토록 한다. 

산란이 끝나면 수컷은 암컷을 쫓아버리고 알이 부화할 때까지 산란상을 보호한다. 

하천 중·하류의 수심이 깊은 곳 혹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습성이 있으나 국내서는 대부분 호수에서 발견된다. 현재 국내 호수에서 발견되는 찬넬동자개는 대부분 방류된지 15∼20년 이상된 것으로 몸길이가 보통 50∼100㎝가량 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낚시꾼들이 잡은 최대어는 97㎝(1998년 경북 울진 기양저수지)로 알려져 있으며, 충주호에서는 2년 전 한 어부가 쳐 놓은 그물에 130㎝짜리가 잡혔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기자가 최근 충주호에서 확인한 최대어는 몸길이 110㎝, 몸무게 14㎏짜리로, 이 역시 그물에 잡혀 올라왔다.

 [메기와 닮은 꼴] 찬넬동자개는 메기와 동자개를 합쳐 놓은 모양이나 동자개보다는 메기를 더 닮아 도입 초기 찬넬메기 또는 붕메기로 불렸다./자연닷컴 



◆일반적인 인식 및 확산 정도

한국명이 찬넬동자개로 통일시킨 지금도 양식어가와 낚시꾼들의 대부분이 찬넬메기 혹은 차돌메기, 붕메기, 파랑메기로 부르고 있으며, 일부 현지 주민들은 무슨 연유에서인지 연어 또는 언어라고도 부르고 있다.

원산지인 미국에서는 햄과 같은 식용으로 이용도가 꽤 높은 편이나 매운탕과 찜, 횟감 등 '적당한 크기'와 '감칠맛'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정서에는 잘 맞지 않아 도입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식용으로의 선호도와 이용도가 매우 낮은 편이다. 양식산이 다량 쏟아져 나오던 1990년대에도 대부분 유료 낚시터용으로 유통돼 낚시객들에게 짜릿한 손맛을 안겨주는 물고기로 유명했다. 현재는 낚시터용으로 소량 길러지고 있으며 식용 전문으로 양식하는 어가는 극히 드물다. 

자연에서의 산출량도 많지 않다. 자연에서의 산출량이 많지 않은 것은 이 물고기가 자연수면에 적응만 했을 뿐 자연번식은 이루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귀화어종은 아니다. 또한 인위적인 추가 방류도 지금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개체 수는 점차 줄고 있다.

4년 만에 월척 이상으로 고속 성장

사적.공적루트로 들여와 급속 확산

 

[떡붕어와 토종붕어] 떡붕어(왼쪽)의 생김새는 토종붕어(오른쪽)와 비슷하나 몸높이가 현저히 높고 꼬리자루 높이가 매우 낮아 마치 주걱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따라서 떡붕어를 일본에서는 헤라부나, 즉 주걱붕어로 부르고 있다./자연닷컴 


◆분류학적 의의=떡붕어는 본래 일본 오사카의 정천(淀川) 수계와 비파호(琵琶湖)가 원산지인 겐고로부나(혹은 헤라)를 피라미류와 교접시켜 만든 개량종 붕어이다.

우리나라에는 식용을 위한 양식 및 내수면 어자원 증식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도입 초기부터 '떡붕어'로 불렸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학술적으로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다만 추측하건대 몸길이(체장)에 비해 몸높이(체고)가 '떡판'처럼 유난히 높아 그렇게 불린 게 아닌가 싶다.

떡붕어는 토종 붕어와 마찬가지로 잉어목(目) 잉엇과(科) 붕어속(屬)에 속하며 등지러미살(기조) 수는 17~18개(학자에 따라서는 15~18개), 뒷지느러미살 수는 5개, 옆줄(측선) 비늘 수는 30~31개이다. 물과 함께 흡입한 먹이를 걸러내는 아가미갈퀴(새파) 수는 84~114개(학자에 따라서는 92~128개), 척추골 수는 32~33개(〃 28~30개)이다.

생김새는 토종 붕어와 비슷하나 몸높이가 현저히 높고 꼬리자루 높이가 매우 낮아 마치 주걱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주걱같이 생겼다 하여 '헤라부나'라고도 하며, 우리나라에서도 도입 초기에 이를 직역하여 '주걱붕어'로 부른 적이 있다. 

 

몸 빛깔은 은백색이며 등쪽은 회흑색을 띤다. 

 [떡붕어와 토종붕어의 새파] 해부한 부분의 눈쪽 흰부분이 '새파(아가미칼퀴)'로, 떡붕어의 새파(위) 수가 토종붕어에 비해 2~3배 이상 많고 길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식성이 왕성하고 영양분의 흡수율이 높아 성장이 빠르다./자연닷컴 


◆습성 및 생활사
떡붕어는 잡식성이면서 특히 식물성 플랑크톤을 많이 먹고 산다. 이는 아가미갈퀴(새파) 수가 토종 붕어에 비해 2~3배 이상 많고 길다는 신체적 특징에서 비롯된 것이다.

내장의 길이도 몸길이의 5.7~6배나 될 정도로 길어 식성이 왕성하고 영양분의 흡수율이 높다. 따라서 성장 속도가 토종에 비해 훨씬 빠르다.

붕어는 대표적인 온수성 어류이다. 따라서 산란은 수온이 오르기 시작하는 3~6월에 수초 등에 알을 붙여 낳는다. 산란 성기(盛期)는 수온이 16~20도까지 올라가는 5월경이다.

붕어의 산란은 다른 잉어류의 물고기처럼 집단으로 모여 꼬리지느러미로 물장구를 치면서 이뤄진다. 붕어가 한창 산란할 때 오전 5~9시 사이 산란지를 찾아가면 마치 어린아이들이 물장구치듯 요란한 물소리를 내며 여기저기서 산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산란은 암컷이 먼저 수초나 나무 뿌리, 나뭇가지 등에 알을 붙이면 곧바로 수컷이 정자를 뿌려 체외수정을 시킨다. 산란은 2~3회로 나누어 이뤄지며 조건만 맞으면 연중 수차례 알을 낳는다. 

 

포란 수는 몸길이 12~23㎝급이 약 1만 5000~6만 5000개, 30㎝ 이상 대형급이 7만~15만개나 되며 평균 포란 수는 3만 5000개이다. 

 

수정란은 수온 18~21도에서 5일이면 부화해 그해 가을이면 9~11㎝까지 크고 2년생은 15~17㎝까지 자라 난소와 정소가 생겨나고 3년이면 23~25㎝까지 자라 생식을 하게 된다. 4~6년이 되면 30~40㎝ 이상으로 자라난다.

고향인 일본에서의 최대어는 몸길이 64㎝, 몸무게 2.8㎏까지 큰다고 기록돼 있으나 국내 최대어 기록은 51.1㎝(2002년 4월 충남 공주 경천저수지)이다. 

[떡붕어의 아가미 딱지뼈] 아가미딱지뼈에 나 있는 나이테는 물고기의 나이를 추정하는 중요한 연령형질 중의 하나이다./자연닷컴 




◆일반적인 인식
떡붕어는 도입 초기부터 떡붕어란 이름으로 불려 지금까지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떡붕어로 부르고 있다.

 

전국적으로 약용 또는 찜용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매운탕감으로는 인기가 덜하다. 식당에서 요리되는 붕어찜은 대부분 떡붕어를 재료로 한 것이다. 따라서 붕어찜이 유행인 곳에서는 토종 붕어보다 떡붕어가 더 선호되고 있는 반면 약효를 중요시하는 건강원 등에서는 토종 붕어를 더 선호하고 있다. 일반인들 역시 떡붕어는 토종에 비해 약효가 떨어진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워낙 생산량이 많아진 데다 일반인들 대부분이 토종 붕어와 쉽게 구별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현지 어부들의 주된 수입원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먹이 습성이 토종 붕어와 달라 먹이를 흡입하는 힘이 적기 때문에 낚시꾼들이 말하는 소위 입질폭이 작다. 따라서 국내 낚시꾼들에게는 별로 인기가 없다. 또한  일부 의식 있는 어부들은 떡붕어가 토종 물고기를 사라지게 하는 장본인 중의 하나라고 인식, 그물에 걸려나와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떡붕어의 확산 원인

떡붕어는 1970년대 초 2개의 경로를 통해 국내에 도입됐다. 하나는 사적인 경로를 통해 도입됐고 또 하나는 공적인 경로를 통해 들어왔다.

 

사적으로는 1970년 5월 양식업자인 김모씨(당시 G양어장 대표)가 400만개의 종란을 들여와 이듬해인 1971년부터 경기도에 치어를 납품했고 1972년부터는 일반인에게도 분양하기 시작했다.

 

공적으로는 1972년 진해내수면연구소가 일본 오사카담수어시험장으로부터 4㎝ 크기의 치어 6000마리를 기증받아 들여와 숫자를 늘린 후 80년대 들어 청평호와 소양호에 다량 방류하기 시작했다. 기록에 의하면 80년대 청평·소양호에 공식 방류된 떡붕어 수는 24만 마리로 나타나 있다.

떡붕어가 인위적으로 확산된 원인은 도입 초기나 지금이나 다량 방류가 주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앞서 예시한 청평·소양호와 충청지역의 대청·충주호를 비롯한 전국의 거의 모든 인공 호수에 주로 80년대를 중심으로 '마구 쓸어 넣다시피 방류'한 것이 바로 떡붕어다. 

소규모 저수지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으로부터 각종 양식 붕어가 수입되기 이전까지 소규모 저수지, 특히 유료낚시터로 개발된 곳에서는 낚시용으로 빈번히 떡붕어를 방류해 왔다. 

게다가 종 특유의 탁월한 번식력으로 인해 도입 직후부터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지금은 국내 거의 모든 수역이 떡붕어로 잠식될 만큼 '관리 불능'인 상태가 돼 버렸다.

떡붕어는 토종 붕어보다 약 보름가량 먼저 산란장을 점유해 알을 낳는 이른바 '공간 점유율'이 높고 다른 국내 토종 물고기들의 알과 치어를 포식하는 게걸스러운 식성까지 갖고 있어 갈수록 빠른 속도로 세력권을 넓혀가고 있는 '대표적인 생태 위해성 외래어종'이다. /글.사진=김성식 기자

동족끼리도 잡아먹는 대표적인 '카니발 피쉬' 

한 산란상에12천여 마리 부화 급속 확산

 

침입자에 공격적 습성: 블루길은 일정한 세력권을 유지하다가 다른 물고기가 침입하면 즉시 달려들어 공격하는 습성이 있다. 사진은 다른 경쟁자를 경계하는 블루길 수컷./자연닷첨

 

어종별 특성-블루

 

분류학적 의의

블루길은 본래 북미 미시시피강과 오대호 유역이 원산지이나 지금은 북미 전 유역과 유럽,아프리카,아시아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대륙에 번져있는 '글로벌 피쉬'가 되었다.

 

국내에는 196912월 일본 오사카로부터 평균 3.8크기의 치어 510마리가 첫 도입된 이래 분포지역과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전국으로 확산했다.

 

검정우럭과(Centrachidae)에 속하기 때문에 '파랑볼 우럭'이라고도 부른다. 블루길이란 명칭은 영명(英名)'Bluegill'에서 온 것으로 아가미(정확히는 아가미뚜껑의 돌출부위)가 짙은 청색을 띠고 있기 때문에 붙여졌다. 학명은 'Lepomis macrochiros'.

 

옆줄(측선) 비늘수는 38~54개이며 주둥이 끝이 뾰족하고 위턱이 아래턱보다 약간 앞으로 나와 있는 게 특징이다. 산란기의 수컷은 비교적 화려한 혼인색을 띤다.

 

겨울에도 먹이활동: 수온이 빙점 가까이 떨어진 지난 1월 중순 대청호에서 잡힌 블루길을 해부해 본 결과 내장에 소화 중인 먹이가 들어 있는 것이 확인돼 한겨울에도 먹이활동을 하고 있음을 뒷받침했다./자연닷컴

 

습성 및 생활사

잡식성이면서 육식성이 강해 못먹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게걸스럽다. 따라서 동·식물성 플랑크톤은 물론 선충류,연체동물,환형동물,십각류,새우류,복족류,부족류,수서곤충류,거머리류,거미류,육상곤충,물고기,물고기알 등을 주로 먹고 심지어 독성이 있는 태형동물까지 먹는다.

 

경우에 따라선 식물체 줄기와 뿌리,씨앗도 서슴없이 먹어치운다. 더욱이 먹잇감이 변변찮은 곳에서는 동족끼리 잡아먹는 공식현상, '카니발니즘'도 볼 수 있다.

 

몸길이가 큰 것일수록 식성은 더욱 게걸스러워 작은 물고기류와 수서곤충류,새우류 등을 집중 포식하며 세력권 안에 다른 물고기가 침입하면 즉시 달려들어 공격하는 습성이 있다. '물속의 난폭자'란 별명은 이같은 습성에서 비롯됐다.

 

산란기는 5월 중순부터 7월까지이며 산란 성기(盛期)는 수온이 22~26도 범위인 6월경이다.

 

산란은 보통 수심 1m 이내의 자갈과 모래가 깔린 하상에서 이뤄진다. 산란기가 되면 수컷은 적당한 산란처를 찾아 깊이 5~25,직경 30~60가량의 산란상(産卵床·둥지)1~2일에 걸쳐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 암컷을 기다리다 접근하는 암컷이 있으면 독특한 행동으로 유인, 알을 낳도록 유도한다.

 

암컷이 알을 낳으면 곧바로 방정하고 수정 후에는 수컷이 산란상을 지키며 알이 부화돼 자어(仔魚·알에서 금방 부화된 새끼)가 유영할 때까지 보살핀다.(1~2주간)

 

특이한 것은 한 마리의 수컷이 하나의 산란상에 여러 마리의 암컷을 받아들여 산란을 유도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하나의 산란상에는 보통 3만개(4년생 이상의 친어인 경우)나 되는 많은 알이 수컷의 보호를 받으며 부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부화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고 약 40%12~13천개 정도만 자어로 태어난다. 암컷의 포란수는 크기에 따라 1~6만개에 이른다.

 

산란상은 보통 일정 간격을 두고 무리를 이뤄 만들며, 수컷은 부화기간 중 둥지를 지키다 적이 침입하면 필사적으로 대항해 알을 보호한다.

 

왕성한 번식력 : 블루길 암컷은 한 배에 1만~6만개나 되는 알을 가질 만큼 놀라운 번식력을 갖고 있다. 사진은 산란철 암컷의 알집 모양./자연닷컴

 

일반적인 인식

블루길은 현재 중부권에서는 '월남붕어', '넙적붕어', '불거리', 호남권에서는 '넙대기', '납닥붕어', '납주래기', '납재비' 등으로 불린다.

 

또한 대청호에서는 특이하게 최초 방류자의 이름을 따서 'XX 붕어' 혹은 'XXX 고기'로 부르기도 한다.

 

블루길은 당초 식용을 위한 자원조성을 목적으로 들여온 것과는 달리 전국 거의 모든 지역에서 식용화되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이를 전문으로 잡는 어부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전문 양식장도 없다.

 

다만 육질이 단단하고 감칠 맛이 있어 일부 미식가(?)들에 의해 간혹 횟감 또는 찜용으로 이용될 뿐이다.

 

성장도에 있어서도 원산지인 북미에서는 제법 덩치가 큰 물고기로 알려져 있으나 국내에서는 매우 더디게 자라 도입 40년 가까이 된 오늘날까지도 몸길이가 30를 넘는 개체는 극히 드물고, 크다는 것이 고작 25정도다. 따라서 낚시꾼들마저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망나니'로 인식돼 있다.

 

특히 삼각망(정치망)을 쓰는 어부들은 그물안으로 블루길이 먼저 들어가면 다른 물고기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여겨 '재수없는 물고기'로 인식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그물에서 수거하지 않고 버리듯 물에 놔주고 있다.

 

그대로 놔주거나 버리는 것은 낚시꾼도 마찬가지다.

 

대청호의 한 어부는 "20년 넘게 블루길을 잡아봤지만 이제껏 단한번도 맛을 보거나 먹어본 적이 없다""토종물고기를 줄어들게 하는 원흉이란 생각을 하면 분통까지 터진다"고 말해 블루길에 대한 혐오감이 적지 않음을 내비쳤다.

 

◆블루길의 확산 원인

블루길의 도입 초기에는 대규모 방류가 확산의 주된 요인이었다. 실례로 1975년에는 진양호에, 76년에는 소양호에, 82년에는 청평호에 각각 5만마리씩이 정부차원에서 방류했고, 80년대 초에는 대청호,옥정호,장성호 등지에 민간 차원의 다량방류가 이뤄졌다.

 

당시의 목적은 앞서 밝혔듯이 자원조성이란 미명 아래에서였다.

 

놀라운 번식력에다 뛰어난 확산전략, 공격력, 게걸스런 식성까지 골고루 겸비한(?) 불루길은, 그렇게 뿌려지듯 국내 호수에 유입돼 '이미 교란돼 있는 댐 환경'과 만나면서 쉽게 적응돼 급속도로 우점화하였고, 이후 이들이 자연적인 이동과 방생 등의 경로를 타고 도미노식으로 번지면서 급기야 전국 수계가 '블루길 천국'으로 둔갑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다.

 

국내에서의 치어생산은 이미 84년도에 중단돼 더 이상 자원조성 목적의 다량방류는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홍수시의 자연유하 내지 상류유입, 타어종의 이식과정에서의 동시유입, 낚시꾼들의 인위적 이식 등에 의해 지금도 끊임없이 확산일로에 있고, 또 그로 인한 생태위해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98년 블루길을 환경위해동물로 지정, 자연수계에의 무단 방류 등을 금지하기에 이르렀지만 이미 국내 수중생태계는 '돌아오지 못할 선'을 훨씬 넘어 가뿐 숨을 몰아쉬고 있을 뿐이다./김성식 기자

본래 바다와 강을 오가는 바다빙엇과 어류

환경 적응력 강해 웬만한 곳에 쉽게 정착

 

빙어의 빠른 확산 : 대표적인 전략어종인 빙어는 계속되는 방류사업으로 전국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보은 상궁지의 빙어 낚시객들./자연닷컴

 

어종별 특성-빙어

 

분류학적 의의

빙어는 바다빙어목 바다빙엇과 어류로 본래는 바닷가 연안과 민물()을 오가며 사는 '소하성(溯河性) 2차 담수어'이.

 

여기서 소하성 2차 담수어란 바다에서 살다가 산란을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란 뜻이다.

 

오늘날 남한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된 빙어는 일제시대인 19253월 북한의 함남 용흥강 상류에서 채란해 수원 서호와 제천 의림지 등에 이식시킨 것이 정착돼 전국으로 확산된 이른바 '육봉형(陸封型)'이다.

 

육봉형이란 말 그대로 육지에 가둬 정착시킨 종을 뜻한다. 따라서 빙어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위적인 육봉형 어종이자 국가 정책에 의해 이뤄진 최초의 이식어종이다.

 

학명은 'Hypomesus olidus', 영명은 'pond smelt'. 몸길이는 보통 10내외로 큰 개체라 하더라도 20를 넘지 못하는 소형종이다.

 

빙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물고기와는 달리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 사이에 기름지느러미가 하나 더 달려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은어,연어,송어처럼 빙하시대부터 살아온 냉수성 어종이라는 증표다. 빙어의 ''자가 얼음 빙()자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얼음처럼 차가운 물을 좋아한다.

 

일본과 사할린,연해주,알래스카,캐나다 서부,미국 등지에도 분포한다.

 

기막힌 생존전략 :냉수성어종인 빙어는 국내 토종어들이 회피하는 생태계의 빈 공간을 차지함으로써 종족을 유지하는 기막힌 생존전략을 갖고 있다./박병기 수중촬영전문가

 

습성 및 생활사

어릴 적에는 보통 동물성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하나 성장하면서 깔따구 등 소형 곤충을 잡아먹기도 한다.

 

적응력이 강해 탁도와 염도 등의 변화에 잘 견뎌낸다.

 

산란기는 수온이 610도가 되는 34월로 알려져 있으나 제천 의림지와 춘천지역에서는 4월이 산란 성기이고 일본 북해도에서는 4월 중·하순, 사할린에서는 5월 하순에서 6월 초순, 북한 용흥강에서는 3월에서 4월 사이가 주산란기로 알려져 있다.

 

빙어의 산란장소는 호수나 저수지로 연결되는 개울의 얕은 곳(수심 50미만)으로, 바닥에 모래나 자갈이 깔린 곳을 좋아한다.

 

산란과 방정이 가능한 친어(어미물고기)의 몸길이는 보통 6가 넘는 개체들이다.

 

군산수산대 유봉석교수가 운암호에서 산란기 때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몸길이가 89되는 것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빙어는 태어난 해에 어미로 자라 알을 낳고 죽는 일년생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2년생이 더 흔하고 어떤 개체는 그 이상인 것들도 있다.

 

공어와 와카사기

일명 '물고기 할아버지'라 불리는 최기철박사(서울대 명예교수)에 의하면 빙어는 지역에 따라 공어(충북 대전 전북 전남 양구),메르치(수원),멸치(완주),민물멸치(완주),방아(양구 철원),뱅어(속초),병어(화천 광주),벵어(제천 양구 화천 고양 고창),보리붕어(보령),빙어(충남·북 강원 전남 전북 광주),아까사끼(밀양),아까새끼(정읍),오까사끼(밀양),은어(완주),핑어(충주),해피(양양) 등으로 불리고 있다.

 

이중 공어는 일제 때 표준어 행세를 했던 것이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는 말이며 현재 중국의 통용어이기도 하다.

 

아까사끼,아까새끼,오까사끼는 일본말 와카사기(wakasagi)가 와전된 것이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그동안 일본산 와카사기와 우리의 빙어가 같은 종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동종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점이다.

 

따라서 최박사는 우리의 빙어를 굳이 일본말로 부르자면 '이시카리 와카사기(ishikari wakasagi)'라고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육봉형(陸封型) 빙어: 본래 빙어는 바다연안에 살다가 산란기에 강으로 거슬러 올라가 번식하던 물고기였으나 일제때 육봉형으로 개발돼 정착됐다./자연닷컴

 

빙어의 확산원인

국내어종의 전반적인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빙어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빙어의 적응성이 탁월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흔히 섭시 410도의 저수온과 2급수 이상의 수질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환경적응력이 강해 웬만한 저수지나 호수에 쉽게 적응하는 습성이 있다.

 

빙어는 특히 냉수성이기 때문에 오히려 기존 생태계에 더욱 쉽게 정착하는 아이러니를 갖고 있다. , 차가운 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른 물고기들이 회피하는 생태계의 빈 공간을 쉽사리 차지해 살아가고 있다.

 

다시말해 빙어는 외부로부터 이식된 '손님'이지만 다른 물고기가 꺼리는 곳을 주서식처로 삼기 때문에 여름에는 수온이 10도 이내로 유지되는 깊은 수심을 찾아가고 겨울에는 반대로 다른 물고기들(대부분의 토착어종들)이 동면처로 삼는 깊은 수심을 벗어나 얕은 곳에서 활동함으로써 살아남는 '기막힌 생존전략'을 갖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략어종이자 경제성 어종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각 지자체 및 단체, 심지어 개인들까지 앞을 다투어 방류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도 빙어의 서식지가 날로 늘어가고 있는 이유중의 하나다.

 

하지만 이같은 빙어도 외국으로부터 들여온 육식성 귀화어종(이들 또한 넓은 의미의 이식어종임) 앞에서는 맥을 못추고 잡혀먹히는 나약한 존재에 불과하니 이 또한 아니러니가 아닐 수 없다.

 

, 겨울잠도 자지 않고 일년 연중 섭식활동을 하는 블루길과 큰입배스 등 외래 포식자들로부터는 늘 쫓기며 희생되는 '먹이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끄리와 같은 국내 육식성 토종어에 의해서도 잡혀먹히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인해 대청호와 같은 일부 오래된 이식처에서는 갈수록 빙어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김성식기자

 

 

왕성한 번식력에 환경 적응력도 높아
국내어종 마구 잡아먹어 생태계 위협
귀화어종간에는 공존하는 경우 많아

<나홀로 쏘가리> 쏘가리는 본래 강한 육식성이어서 국내 토종 어류의 맹주격이었으나 외국에서 들여온 블루길, 큰입배스 등 귀화어종들에게 서식처에서 쫓겨나 '나홀로 신세'가 돼 버렸다. /자연닷컴


◆이식어종의 특징 = 이식에 의해 국내수계에 정착된 어류들은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그중에서도 국내에 도입돼 자연상태에서 번식이 이뤄지고 있는 이른바 '귀화어종'들은 공통적으로 환경 적응력이 매우 크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광온성(廣溫性·물고기가 살 수 있는 수온 범위가 넓다는 뜻)인 데다 환경 변화에 대한 내성이 커 국내 어떤 수역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고, 심지어 댐과 같이 교란된 환경 속에서도 생존은 물론 왕성한 번식력을 발휘한다. 여름철 수온이 30도 가까이 올라가는 소규모 저수지에서도 떡붕어, 이스라엘잉어, 블루길, 큰입배스가 잘 자라고 차가운 계곡물이 유입되는 깊은 산골 저수지에서도 이들 귀화어종이 잘 자라는 이유는 바로 이 같은 특성 때문이다.

또 식성이 게걸스럽고 공격성이 뛰어나 토종 어종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거나 먹이 경쟁 또는 서식공간에 대한 경쟁을 통해 토종 어류들을 몰아내는 습성이 있다. 대표적인 육식성 귀화어종인 큰입배스와 블루길이 피라미, 치리 등과 같은 소형 어류들을 마구 잡아먹고 심지어 토종 어류의 맹주격인 쏘가리마저 서식처로부터 몰아내고 있는 것이 그 예다. 잡식성 대식가(大食家)인 이스라엘잉어, 떡붕어는 살아 있는 물고기에 대해 직접적인 공격 및 포식(다른 물고기를 잡아먹음)은 하지 않지만 토종 어류들이 산란한 알을 송두리째 먹어치움(이것도 일종의 포식에 해당)으로써 수중 생태계에 큰 위해를 가한다. 또한 이스라엘잉어와 떡붕어는 서식공간 경쟁에 있어서도 잉어나 붕어 등 토종 물고기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점령군 블루길>북미산 블루길은 식성이 게걸스럽고 공격력이 강해 토종 어류의 치어를 마구 잡아먹거나 서식공간 경쟁을 통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사진은 쏘가리 서식처를 완전 점령한 블루길떼 모습./자연닷컴 


그런 반면 귀화어종들은 대부분 먹이사슬 내 같은 위치(동급의 섭식 지위)에 있는 토종 어류들로부터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시 말해 육식성이든, 초식성이든, 잡식성이든 동급의 섭식지 위에 있는 토종 어류들로부터는 큰 간섭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육식성인 블루길이나 큰입배스는 국내 토종 물고기 중 동급의 섭식 지위에 있는 쏘가리로부터 큰 공격을 받지 않는다. 블루길과 큰입배스가 국내 토종 어류로부터 치명적인 공격을 당하는 경우는 알 또는 치어 상태일 때를 제외하고는 드물다. 이스라엘잉어나 떡붕어의 경우도 같은 급의 섭식 지위에 있는 토종 잉어나 붕어로부터 큰 간섭을 받지 않는다.

그 다음으로 귀화어종들은 탁월한 증식 전략을 갖고 있다. 특히 큰입배스나 블루길은 자신들의 알을 보호하기 위해 직접 산란상(産卵床)을 만들고 새끼를 보호하는 습성이 무척 강하다. 또한 이들은 비교적 산란 횟수가 많고 번식력이 뛰어나 빠르게 확산하는 능력(높은 확산능)을 갖고 있다.

큰입배스의 경우 수초나 물에 잠긴 나무 가지 등에도 산란하지만 저수지 바닥에 알을 낳을 때에는 수심 2m 이하의 얕은 곳을 찾아 모래, 자갈 등의 하상에 직경 30∼40㎝, 깊이 약 10㎝의 타원형 산란상을 만들어 알을 낳는다.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은 새끼 보호를 위해 자어(산란 직후의 어린 새끼)가 헤엄칠 때까지 산란상을 지킨다.

<한겨울 수중탐사>충청투데이 취재팀이 겨울철 수중생태 실태조사 및 수중 촬영을 위해 대청호 수중 탐사에 나서고 있다./자연닷컴  



블루길 역시 수심 1m 이내의 자갈이나 모래가 깔린 하상에 수컷이 깊이 5∼10㎝, 직경 30∼60㎝가량의 산란상을 만든 후 암컷을 유인하여 알을 낳도록 한다. 산란은 산란철에 수차례 이뤄진다. 산란 및 수정이 이뤄져 부화될 때까지 수컷은 산란상을 지키며 새끼를 보호하고 적이 침입하면 필사적으로 막아낸다. 

떡붕어는 비록 잡식성이긴 하나 산란기가 토종 붕어보다 약 15일 정도 일러 산란 장소를 더 빨리 점령한 후 자신의 알을 낳고, 그 후에 산란하는 토종 붕어나 잉어의 알을 포식함으로써 육식성 귀화어류 못지 않게 생태계에 큰 위해를 가한다. 산란 수에 있어서도 토종 붕어에 비해 약 두 배가량 많다.

또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이들 귀화어종 간에는 서로에 대한 견제가 적어 공존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실례로 국내에 가장 많이 번져 있는 블루길, 큰입배스, 떡붕어는 산란기가 서로 달라 산란 장소에 대한 경쟁이 적고 몸체의 크기와 먹이감이 서로 달라 한 저수지 내 혹은 한 호수 내에서 '동시 우점'하는 경우가 많다./글=김성식·사진=박병기(수중촬영전문가)



'붉은귀거북' 겨울잠 안잔다

본보 수중탐사팀, 대청호서 국내 첫 확인


'생태계의 망나니'로 불리는 외래동물 '붉은귀거북(일명 청거북)'이 한겨울에도 겨울잠을 자지 않고 활동하고 있는 것이 충청투데이 취재팀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로써 자연환경보전법상 생태계 위해(危害) 외래동물 4종(블루길, 큰입배스, 황소개구리, 붉은귀거북) 모두가 겨울잠을 자지 않고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음이 최초 확인됐다.

본보 특집시리즈 '한국 어류이식 80년 수중생태계 진단' 취재팀은 29일 박병기(수중촬영 전문가)씨 등 3명의 전문가와 함께 대청호 일원에 대한 겨울철 수중탐사에 나서 외래 파충류인 붉은귀거북이 동면하지 않고 활동하고 있는 것을 확인, 극적으로 수중 촬영했다.

 

<동면하지 않는 붉은귀거북> 붉은귀거북이 겨울잠을 자지 않고 활동하고 있는 것이 본보 취재팀에 의해 첫 확인됐다. /사진=박병기(수중촬영전문가) 



체외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로서 겨울철에는 잠을 자는 것으로 알려져 온 거북류(파충류)가 수온이 빙점 가까이 떨어지는 한겨울에도 동면하지 않고 활동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취재팀은 이날 옥천군 관내 대청호에서 수중 탐사를 하던 중 수심 8∼9m가량의 비교적 깊은 지역에서 침전물을 온몸에 뒤집어쓴 채 이동하고 있는 붉은귀거북을 발견했다. 이 붉은귀거북은 등딱지가 길이 20㎝, 너비 15㎝가량 되는 중형으로, 탐사진이 몸을 건드리지 않고 조심스럽게 접근했는데도 불구하고 자연상태에서 '스스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동안 학계에는 토종인 남생이와 자라, 외래종인 붉은귀거북 등 파충류들은 모두 변온동물로서 겨울철엔 동면하기 때문에 설령 사람이 건드린다 해도 꼼짝 않을 정도로 가사(假死) 상태에 들어간다고 알려져 왔다. 따라서 붉은귀거북이 한겨울에도 잠을 자지 않고 스스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학계는 의아해하면서 그로 인한 생태계 위해성을 우려하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 홍영표 박사(어류분류학)는 "파충류인 붉은귀거북이 다른 외래동물인 큰입배스, 블루길, 황소개구리처럼 동면하지 않고 겨울에도 활동한다는 것은 뜻밖의 일"이라며 "이들이 동면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겨울에도 생태계에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붉은귀거북(미국명 red-eared turtle)은 본래 북미가 원산지로 국내에는 1970년대 후반부터 수입돼 애완용이나 불교계의 방생용으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잡식성인 데다 생명력이 강해 3∼4급수의 수질에서도 거뜬히 살면서 미꾸라지, 피라미 등 각종 토종 어류와 알, 수서곤충, 개구리, 심지어 뱀까지 잡아먹음으로써 국내 생태계의 망나니 역할을 해 왔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2001년 12월부터 생태계 위해 외래동물에 포함시켜 수입을 전면 금하고 있다. 


도입 30년만에 생태적 연구 시작

1990년 전후해 외래어 크게 확산

 

큰입배스 치어  :  국내 수계에 완전 정착된 큰입배스는 매년 산란을 거듭하며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  사진은 대청호서 잡힌 큰입배스 치어들./자연닷컴

국내 연구 동향 및 실태

 

지금까지 이식어종(국내어종과 외국어종을 모두 포함) 전반에 걸친 국내 연구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빙어 은어 뱀장어와 같은 '국내 어종의 국내 이식' 사례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전무한 상태다. 다시말해 물고기를 가져다 대량으로 방류만 해왔지 그것이 가져올 수 있는 생태변화 등 각종 영향에 대한 사전·사후 관리 차원의 연구 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외래어종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 역시 극히 빈약한 수준이다.

 

1980년대 중반까지는 조사 및 연구 사례가 아예 없다.

 

1980년대 후반에 가서야 비로소 외래어종의 출현 기록이 단편적으로 보이기 시작했을 뿐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계인 한강의 예를 들어보자.

 

195880년까지 이뤄진 어류조사의 목록을 보면 외래어종이 단 한 종도 출현했다는 언급이 없다. 이 때까지만 해도 한강에서의 외래어종 잠식율이 낮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그 보다는 외래어종에 대한 관심이 그 만큼 적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 때만 해도 이미 외래어종이 한강수계에 어느 정도 확산된 시기였기 때문이다.

 

기록을 보면 초어와 백련어는 1963년에, 무지개송어는 1965년에, 블루길은 1976년에 이미 한강수계에 다량 방류돼 있었다.

 

귀화어종 블루길: 블루길이 유입된 수역은 수년 내 우점종이 바뀔 정도로 생태계가 쉽게 망가진다 . 사진은 대청호 어부들의 그물에 잡힌 블루길들./자연닷컴

 

국내 어류조사의 기록상 외래어종이 공식적으로 출현하기 시작한 것은 1986년에 이르러서다. 당시 환경청이 실시한 '1986 전국 주요 생태계조사'에 총 12종의 외래어가 처음으로 기록된 것이다.

 

외래어종이 국내에 첫 도입된 지 무려 23년이 지나서야 관심의 대상이 됐음을 알 수 있다.

 

첫 기록된 12종의 외래어종은 금붕어 금잉어 비단잉어 유럽잉어(이스라엘잉어) 은연어 무지개송어 떡붕어 초어 대두어 백련어 배스(큰입배스) 블루길 등이다.

 

그로부터 5년 뒤인 1991년 실시된 한 조사(전국 대상)에서는 이 12종의 외래어종 외에 찬넬메기(붕메기)와 틸라피아(역돔)가 추가 기록됐다.

 

충청권 수계에 대한 첫 기록은 서원대 손영목교수(과학교육과)19909월 대청호 중심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어류조사로서, 블루길과 찬넬메기 무지개송어 백련어 등 4종의 외래어가 소수(개체수 대비 15%의 상대 출현도) 출현했다고 보고돼 있다.

 

국내 어류조사에서 외래어종이 우세 또는 우점종으로 보고되기 시작한 시기는 1990년이다. 당시 환경처가 실시한 팔당호 조사 결과 큰입배스와 블루길이 전 지역에 우세하게 출현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로 보아 우리나라에서는 적어도 이 시기를 전후 해 외래어종이 크게 확산됐음을 추정할 수 있다.

 

외래어종의 유입에 따른 국내 어류상의 변화와 우점어종의 천이(遷移 : 시간의 경과에 따라 생물군집이 변해가는 현상), 생태 위해성, 관리방안 등에 관해 단편적이나마 연구 조사하기 시작한 시기는 1990년대 초이다.

 

, 19945년부터 서원대 손영목교수 등 일부 어류학자들이 큰입배스 블루길 찬넬메기 초어 백련어와 같은 외래어종들의 기본적인 생태특성과 유입에 따른 문제점(생물군집 및 수질 변화 등), 제도적 관리방안에 관한 단편적인 연구 보고서를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도입에 따른 국내 수중생태계의 변화 등에 관한 아무런 사전 연구 및 사례조사도 실시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들여온 외래어종이 도입 후에도 무려 30년이 지나서야 생태학적 연구·조사 대상이 된 것이다.

 

1990년대 초의 대청호: 대청호에 유입된 큰입배스는 처음엔 가두리양식장(사진)에서 양식됐으나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전량 무단 방류돼 전역으로 번져나갔다./자연닷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격이지만 외래어종을 국내에 들여오기 전에 철저한 사전 연구 및 사례 조사를 실시한 후 그에 따른 어종 선택과 사후 관리대책 마련을 서둘렀더라면 현재와 같이 어디를 가나 '외래어 천지'라는 최악의 상황은 되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을 해본다.

 

하기야 이런 씻지 못할 과오를 관계당국과 학계는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겠지만 지금도 이식승인서 한 장이면 되는 손쉬운 절차와 방법으로 수많은 양의 외국 물고기들이 국내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생태 현실이고 어두운 미래이다./글 사진 김성식기자

 

 

****이 기획시리즈는 지난 2005년 1월1일부터 1년 간 충청투데이 지면을 통해 보도된 내용을 재편집한 것임을 알립니다.

'물속의 무법자' 블루길/  국내 수계에는 현재 대표적 외래어종인 블루길이 빠르게 확산, 정착되면서 토종 물고기가 줄어드는 등 물속 생태계가 크게 망가져 있다. 사진은 충청권의 젖줄 대청호에서 수중 촬영한 블루길의 모습으로 이들은 겨울철인 요즘에도 동면하지 않고 떼지어 먹이를 잡아먹고 있다. /자연닷컴

◆서론

 물고기를 인위적으로 옮겨다 자연 수계에 방류하는 이른바 '물고기 이식사업'이 한반도에서 시작된 것은 일제치하인 1925년. 당시 부산수산시험장이 북한의 용흥강에서 채란한 빙어 알을 제천 의림지와 충주 등지에 풀어놓은 것이 그 효시다.

그로부터 80년이 지난 오늘, 전국 곳곳의 호수와 저수지는 말 그대로 '빙어 천국'으로 변하게 됐고 그로 인해 붕어, 잉어, 피라미와 같이 오래 전부터 터를 잡고 살아가던 물고기들이 터줏대감 자리를 내놓게 되는 등 수중 생태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뿐만 아니라 1960년대 이후 내수면 어자원 조성을 목적으로 외국으로부터 무분별하게 들여와져 국내 자연수계에 이식된 소위 '외래어종'들은 토종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폭군 노릇을 하면서 수중 생태계 질서를 마구 흔들어 놓고 있다. 

심지어 상당수의 수계에서는 토종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해 오던 어부들이 생업을 포기할 정도로 외래어종에 의한 내수면의 황폐화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같은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방관만 하고 있다.

이에 2005년 한해 동안 관계 전문가들과 동행,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국내 각 수계의 이식어종 및 외래어종 서식실태 조사를 실시, 인위적인 물고기 이식이 가져온 여러 가지 폐해들을 진단함으로써 관련 기관과 국민들에게 경종을 울려주고 나아가 수중 생태계를 보전할 수 있는 합리적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코자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국내 언론 최초로 물고기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실시, 물고기 이식의 가장 큰 폐해이자 우려로 지적됐던 잡종 출현 여부를 과학적으로 파헤치려 한다.

 

'빙어반 물반' / 일제 치하인 1925년부터 이식되기 시작한 빙어는 한 때 수출 효자품종으로 각광받기도 했으나 무분별한 이식사업으로 수중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빙어는 본래 바다 연안과 하구(기수)에 사는 물고기다.  



◆물고기 이식의 역사

물고기 이식은 실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수렵 어로 등 채집 위주의 떠돌이 생활을 해 오던 고대인들은 차츰 정착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서 야생동물이나 물고기들을 자신들의 거주지 주변에 잡아다 기르는 소위 사육 및 양식의 방법을 모색케 되었고 그러한 과정에서 물고기 이식의 역사는 태동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역사적 기록에 의한 인류의 물고기 이식사업의 시작은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로마인들은 다뉴브 강으로부터 잉어를 잡아다 이탈리아 반도에 이식함으로써 내수면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2천년 전인 고구려 초 대무신왕 시대부터 잉어를 양식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여기서 잉어를 양식했다함은 자연 상태로부터 잉어를 채집 및 이식하여 인위적으로 관리 또는 길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에서의 물고기 이식 역사는 적어도 그 당시부터 유래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 싶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있어서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물고기 이식 사업은 20세기 들어서면서부터 이뤄졌다. 

즉, 일제치하인 1925년 부산수산시험장이 북한의 용흥강으로부터 빙어 알을 채란해다 남한지역에 푼 것이 그 시작이다.(빙어는 본래 바다와 강을 오가며 산란․서식하는 바다빙어과의 어류임)

당시 부산수산시험장은 진해양어장에서의 기초실험 결과를 토대로 1925년 3월 10~19일 사이 북한의 함경남도 용흥강에서 빙어 알 9백60만 립을 채란해다 충북 제천의 의림지와 충주, 그리고 지금은 없어진 경기도 수원의 서호 등지에 방류했다. 

그 결과 정착에 성공해 이듬해인 1926년부터는 더 많은 지역에 빙어를 이식시키기에 이르렀고 얼마 후엔 한 해에 수십톤의 빙어를 생산하기도 했다.

일제에 의한 빙어 증산정책은 그 이후로도 꾸준히 이루어져 한 때는 국민학교 교과서에도 빙어에 관한 내용이 수록되기도 했으며 당시의 서울 남산 과학관에는 부산수산시험장이 제작한 빙어의 발육 표본이 전시되기도 했다.

일명 물고기박사 또는 물고기 할아버지라 불리는 서울대 최기철 명예교수는 "1920~30년대 국민학교 4학년 이과 교과서에 빙어에 관한 내용이 실려 있던 것이 기억난다"며 "당시엔 빙어 증산을 정책적으로 추진해 해마다 수백 수천만 립의 알을 채란해다 곳곳의 저수지에 방류했다"고 증언했다.

우리나라의 빙어 증산 정책은 해방 후부터 1970~80년대까지도 계속돼 당시 외화를 벌어들이는 주요 수출전략 어종으로까지 자리잡았던 적이 있다. 

이러한 결과로써 빙어의 분포수역은 전국적으로 더욱 확대됐고 생산량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났다. 한 집계에 따르면 1971년 한해 겨울에만 전북 임실의 운암호에서는 무려 80톤 이상의 빙어가 생산됐다고 한다.

'국내 물고기의 국내 수계 이식' 사례로는 빙어 외에도 은어와 살치, 뱀장어 등이 있는데 이들에 대한 방류 및 이식 사업은 비교적 최근에 이뤄졌다. 

이 중 은어와 뱀장어는 과거 서식했으나 환경 변화 등으로 근래에 자취를 감췄던 일부 수역(대청호 등)을 중심으로 복원 또는 어자원 조성 차원에서 인위적인 방류가 이루어지고, 살치는 은어를 방류하는 과정에서 착오에 의해 특정 수역(충북 초평지)에 비의도적으로 옮겨졌다는 점에서 빙어의 사례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

 

'야속한 큰입배스' / 대청호에서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꾸려 가는 한 어부가 토종 물고기 대신 잡혀 올라온 큰입배스를 바구니에 쏟으며 야속해하고 있다. 이렇게 잡힌 외래어종들은 식용으로도 이용되지 않고 거의 개 사료로 이용되는 등 천대 받는다.


 
'외국 물고기의 국내 이식'을 뜻하는 외래어종의 국내 도입은 주로 1960년대 이후에 이루어졌다. 

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들여와 이식된 외래어종은 초어와 백련어로, 초어는 1963년 11월 일본과 대만으로부터, 백련어는 같은 시기 대만으로부터 각각 도입돼 낙동강과 소양호에 방류됐다.
 
이어 1965년 1월에는 무지개송어가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들여와져 파로호에, 1969년 12월에는 블루길(파랑볼우럭, 일명 월남붕어)이 일본으로부터 도입돼 진양․소양․청평호에 방류됐다.

1970년엔 일본으로부터 떡붕어가, 1972년엔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찬넬메기가, 1973년엔 이스라엘잉어(일명 향어)와 큰입배스가 각각 이스라엘과 미국으로부터 도입돼 국내 수계에 이식됐다.

이후 80년대에는 외래어종의 도입 및 자연 수역에의 방류가 잠시 주춤했다가 90년대 말에 들어서면서 또 다시 이어졌는데 이 시기에는 주로 중국으로부터 중국붕어(일명 자장붕어) 잉붕어 향붕어 붕잉어 쌍지붕어 등과 같은 교잡종들이 들여와졌다.

이밖에도 금붕어 금잉어 비단잉어 대두어 틸라피아(일명 역돔) 은연어 곱사연어 시마연어 대서양연어 왕연어 스틸헤드송어 수퍼송어 브라운송어 도날드송어 철갑상어류 쟈이안트구라피 금빛황어 등 2004년 현재까지 무려 2백20종이 넘는 수많은 외국 물고기들이 관상용 실험용 양식용과 같은 갖가지 명목으로 국내에 도입됐다. 

하지만 이들 외래어종이 모두 국내 자연수계에 이식 또는 방류된 것은 아니고 일부만이 자연수계에 잠식돼 수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성식기자 



'신비의 생활사' 현대과학도 못풀어

[토종 뱀장어]충주호와 대청호 등지에서는 댐 건설 이전에 올라와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토종 뱀장어들이 어부들에 의해 1년에 10마리가량 잡히고 있다. 이들은 최근 방류한 개체들 보다 크기가 훨씬 크다./자연닷컴 

'신비의 물고기'

양식과 수입이 보편화되면서 사계절 스태미나 음식으로 각광받는 뱀장어. 하지만 뱀장어를 즐겨먹는 미식가 중에서 뱀장어가 '인류가 풀지 못한 신비의 수수께끼를 지닌 물고기'란 사실을 아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달나라를 갔다오고 화성탐사를 시작한 현대 과학이 아직도 알아내지 못하고 있는 뱀장어의 비밀. 바로 그것은 뱀장어의 정확한 산란 시기와 산란 장소, 그곳의 환경, 산란 장면 등에 얽힌 궁금증이다. 다시 말해 뱀장어는 정확히 언제 산란하며, 산란하는 장소는 어딘지, 또 그곳의 환경은 어떻고 산란 동작은 어떤지 등에 관해 인류 역사 이래 각국의 내로라하는 과학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추적에 나섰지만 어느 누구도 속시원히 뱀장어의 산란 장면을 직접 보거나 산란 장소를 알아내진 못했다. 말 그대로 불가사의다. 

이러한 의문들과 관련해 지금까지 알려진 것이라곤 고작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쪽의 뱀장어, 즉 학명이 'Anguilla japonica(일명 자포니카·Japanese eel)'인 뱀장어는 동북아에서 약 3000㎞ 떨어진 마리아나 열도와 필리핀 북쪽 루손섬 사이 서태평양 심해에서 산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북미·유럽산 뱀장어(Anguilla anguilla·일명 앙귈라, 왕눈이)는 대서양 서부 적도부근의 사르가소해 지역의 심해에서 산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과, '이들 장소의 환경이 16∼17도의 비교적 높은 수온과 염도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또한 '산란기는 매년 봄, 여름 또는 2∼6월 사이로 추정된다'는 것 정도이다.

물고기 연구 분야에서 두번째 가라면 서러워하는 일본 과학자들조차 수십년째 추적하고 있지만 이들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은 얻지 못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뒤늦게 연구에 나선 우리나라보다도 못하다. 충남대 이택원 교수가 최근 일본학자들도 밝혀내지 못한 뱀장어 유생, 즉 렙토세파루스(Leptocephalus·이 교수는 이 유생의 모습이 대나무잎과 흡사하다 하여 '댓잎뱀장어'라 명명)의 생태를 상당 부분 밝혀냈으니 말이다.

 [베트남산 실뱀장어]베트남산 실뱀장어는 분류학상으로는 국내산과 같은 자포니카 종이나 자라면서 형태와 생태가 크게 달라져 국내 자연수계로 유입될 경우 생태적으로 큰 부작용이 우려된다./자연닷컴

분류학적 의의

뱀장어목 뱀장어과의 민물고기로, 전 세계에 16종 3아종(총 19종)이 분포한다. 하지만 '수입 및 이식'과 관련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종은 앞서 말한 아시아산(극동산) '자포니카'와 북미·유럽산 '앙귈라'이다. 

국내서 보통 뱀장어라고 부르는 자포니카 종은 주로 한국, 일본, 중국을 중심으로 분포하며 전장은 60∼100㎝, 생김새는 가늘고 긴 원통형을 하고 있다. 가슴지느러미 기조수는 15∼20, 척추골수는 112∼119개 정도. 

얼핏보면 비늘이 없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매우 미세한 비늘(원린)이 있고 옆줄까지 뚜렷하다. 체색은 사는 곳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등쪽은 암갈색 내지 흑갈색, 배쪽은 은백색 또는 연한 황색이다.

하지만 같은 자포니카 종이라도 서식지역에 따라 형태 및 생태가 다르게 나타나는데, 특히 베트남산 자포니카는 머리가 흡사 코브라처럼 크고 등쪽 색깔이 대부분 누런 빛을 띠고 있어 국내산과 확연히 구분된다.

북미·유럽산인 앙귈라 종은 '왕눈이'란 별칭답게 눈이 크고 굵기에 비해 몸길이가 짧은 게 특징이다.

 

습성 및 생활사

거의 모든 민물수역에서 서식하며 새우, 게, 수서곤충, 어린 물고기 등 거의 모든 수중생물을 먹는 탐식성이다. 

수정란에서 부화한 유생(렙토세파루스)은 반투명의 대나무 잎 모양(댓잎뱀장어)이며, 이것이 자라 투명한 실뱀장어(glass eel, 일본명 시라스, 몸무게 0.15~0.18g)로 변태하며 이어 검둥뱀장어(일본명 구로고·댄비리, 0.2~2g) 과정을 거쳐 성어로 자란다.

 

수컷은 보통 3∼4년, 암컷은 4∼5년 정도 걸려서 어미로 자라지만 산란을 위한 이동은 대략 5~12년 사이에 한다. 산란 이동 시기 및 경로는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 사이 하천의 하구를 통해 아무것도 먹지 않으며 산란지인 심해의 '고향'으로 돌아간다. 

산란한 어미는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만장에서의 양식은 바다에서 하구로 올라오는 자연산 실뱀장어를 포획해 이용하는데 지난 1998년에는 머리카락 같은 0.2g짜리 실뱀장어 한 마리 값이 1200원을 호가할 정도로 '금값'이었으나 최근 외국산 실뱀장어가 수입되면서 가격이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 

각국의 학자들이 댓잎뱀장어를 채집해 실뱀장어로 키우는 실험을 수없이 시도해 오고 있지만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성공한 사례가 없다.  

일반적 인식 및 확산 경로

외국산 뱀장어의 수입이 무분별하게 이뤄지면서 뱀장어 역시 국내 생태계를 위협하는 소위 '요주의 어종'으로 자리잡고 있다. 방류 또는 방생이 시도 때도 없이 이뤄지다보니 토종 뱀장어를 중심으로 한 기존 생태계의 균형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같은 자포니카 종이라도 베트남산 뱀장어와 중국 남부지역산 뱀장어는 우리나라산 뱀장어와 형태와 생태가 크게 다른 데도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최근 들어 어린 새끼(치만(稚鰻)·양식용)와 성어(성만(成鰻)·식용)가 다량 수입돼 상당수는 이미 자연수계로 흘러들어 국내산 뱀장어와 함께 잡히고 있는 등 심각한 상태다.

 

[외국산 뱀장어]최근 금강과 한강 등 국내 거의 모든 하천에 뱀장어 방류사업이 실시되면서 '외국산'으로 의심되는 초대형 개체들이 심심찮게 잡히고 있다./자연닷컴



국내에 수입되는 중국산 뱀장어 중에는 또 국내산 뱀장어와 형태 및 생태가 아주 흡사한 종이 있는데 이 종 역시도 상당수가 이미 국내 자연수계로 유입돼 생태학적으로 많은 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한쪽에선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에선 아무리 흡사한 종이라도 인위적 유입에 따른 생태적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한 북미·유럽산 앙귈라 역시 새끼와 성만의 수입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전국의 자연수계로 급속히 번져나가고 있어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이들 외국산 뱀장어가 국내 자연수계로 다량 유입될 경우엔 국내 토종과의 먹이 및 서식지 경쟁을 통해 기존 생태계에 대한 침입자 역할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유전자 오염과 같은 씻지 못할 악영향까지 우려된다.

현재 국내에는 중국과 북한, 베트남을 비롯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부터 뱀장어 새끼와 성어가 수입되고 있는데, 2004년 3월 이후 월 약 400∼1000t가량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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