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적할 상대 없는 대표적 육식 외래어
인위적·자연적 요인 합쳐 급속히 확산
■ 어종별 특성-큰입배스
◆분류학적 의의
큰입배스는 북미가 원산지로 국내에는 1973년 6월 미 루이지애나로부터 3~4㎝크기의 치어 5백마리가 시험양식용으로 도입돼 모습을 선뵀다.
블루길과 같이 검정우럭과(Centrachidae)에 속하며 학명은 Micropterus salmoides, 영명은 Large mouth bass이다.
큰입배스란 명칭은 영명을 그대로 번역한 것으로, 입이 유난히 크기 때문에 붙여졌다.
육식성이기 때문에 아가미갈퀴(새파) 수가 12개밖에 되지 않는다. 옆줄(측선) 비늘수는 58~68개.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기(포식) 용이하도록 치설(齒舌)이 발달해 있다. 방향 및 속도 전환이 신속히 이뤄지게끔 몸통이 유선형으로 돼 있고 넓고 강한 꼬리지느러미를 갖고 있어 좁은 공간에서도 오래 머물수 있으며 순간적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곧 큰입배스가 강한 공격성이 있음을 나타내 준다.
◆습성 및 생활사
큰입배스는 물의 흐름이 거의 없거나 느린 곳을 좋아한다. 원산지인 북미에서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에서도 서식한다.
식성이 게걸스러워 각종 동물성플랑크톤과 수서곤충의 유충,육상곤충은 물론 어류까지 잡아먹는다.
특히 새우류를 좋아하기 때문에 큰입배스가 도입된 수역에서는 새우류가 급속히 사라지게 된다. 새우류는 생태계내에서 청소부 역할을 하므로 이의 급속한 감소는 곧 수질오염을 촉진시킬 가능성이 있다.
큰입배스가 물고기를 잡아먹는 동작을 관찰하면 매우 흥미롭다. 일단 먹이감을 발견하면 슬그머니 다가가 잽싸게 공격하는데 처음엔 꼬리부분을 물어 힘이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내 머리부터 삼켜버린다.
이같은 포식행동은 짧게는 0.8초에서 길게는 수분이 걸리기도 한다. 큰입배스가 먹이 사냥할 때의 순간 이동속도는 시속 20~30km로 알려져 있다.
육식성답게 청각,시각,미각,촉각,후각이 모두 발달해 있다. 특히 시각이 발달해 맑은 물에서는 10m, 보통의 수질에서는 2~5m까지 볼 수 있다.
촉각 역시 발달해 이물질이 먹이 대신 입에 들어왔을 때 0.3초 이내에 내뱉을 수 있을 만큼 예민하다.
수명은 대개 10~15년 정도. 산란기는 5~7월이나 6월이 성기(盛期)이다. 산란은 1년에 수차례 하며 어미는 70cm까지 자란다.
산란기가 되면 수컷은 수심 2m 이하의 모래나 자갈이 깔린 하상에 직경 30~50cm, 깊이 10~15cm 가량의 타원형 산란상(産卵床)을 만든 후 암컷을 유인해 알을 낳도록 한다.
암컷은 수초 또는 물에 잠긴 나뭇가지에도 알을 붙여 낳는다. 수정은 산란과 동시에 이뤄지며 이 때부터 수컷은 아무것도 먹지않고 산란상을 지킨다.
산란후 암컷 역시 깊은 곳으로 이동해 2~3일간 아무것도 먹지않고 체력을 회복한다.
한 마리의 수컷은 여러 마리의 암컷을 유인해 산란행동을 하는데 보통 한 개의 산란상에 수천개에서 1만개까지의 알을 낳아 부화한다.
몸길이 1.5cm 정도의 치어때부터 다른 물고기 치어를 잡아먹기 시작해 체장 4~5cm가 되면 잉어류의 치어를 하루에 자기체중의 50%가량 잡아먹을 만큼 치어기부터 생태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특히 블루길과 마찬가지로 먹이가 없으면 동족끼리 잡아먹는 '카니발리즘'도 보인다.
◆일반적인 인식
큰입배스는 국내에서 배스,큰입우럭,청쏘가리,민물농어,농어 등으로 불리고 있다.
이 종 역시 도입할 당시의 목적은 자원조성을 위한 시험양식용, 다시말해 '식용'이었다. 따라서 도입초기에는 치어를 구입해 가두리 등에서 양식을 시도하는 어가가 꽤 있었다.
그러나 얼마 가지못해 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혹은 판로개척의 어려움으로 거의 모든 어가가 양식을 포기한 채 자연수계에 그대로 방류하기에 이르렀다.
그후 전국 수계에 확산돼 낚시인, 특히 루어낚시꾼들의 주된 대상어로 인식되면서 '배스 동호회'가 수없이 생겨나는 등 초기의 도입목적과는 동떨어진 '엉뚱한 인기'를 끌고 있다.
육식성인 만큼 횟감용으로서의 육질은 쏘가리 버금갈 정도로 우수한 편이어서 현재 일부 음식점에서는 자연산 큰입배스를 특별메뉴(?)로 하는 곳이 있다. 그러나 물에 넣어 끓일 경우 밋밋한 맛때문에 매운탕 거리로는 적합치 않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전문어업인들은 그물에 이 물고기가 잡히면 불루길처럼 '재수없는 물고기'쯤으로 여겨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이 물고기가 토종어를 마구 잡아먹는데 따른 피해의식이 짙게 깔려있다.
◆큰입배스의 확산원인
도입초기에는 자원조성을 위한 시험 방류가 확산의 주요 원인이었다.그러던 것이 양식실패에 따른 무단 방류로 더욱 빠르게 확산됐고 여기에 더하여 종교적 방생과 루어낚시꾼들의 의도적 이식, 유료낚시터에서의 치어퇴치용 방류 등으로 급속도로 번져나갔다.
또한 다른 물고기의 이식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유입돼 확산한 경우도 적지 않으며 홍수 등 자연적인 확산요인에 의해서도 빠르게 번져나갔다.
이렇게 번져나간 큰입배스는 종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 즉 강인한 생명력과 월등한 환경적응력, 뛰어난 번식전략, 강한 육식성 등으로 인해 순식간에 도입지의 수중생태계를 점령, 가는 곳마다 '큰입배스 천국'이 돼버렸다.
게다가 국내 토종물고기의 황제격인 쏘가리나 가물치보다도 영리해 어느 정도 성장한 개체인 경우 삼중망을 교묘히 피해다니며 투망을 쳐도 쉽게 빠져나가는 등 다량 체포가 어려운 것도 개체수가 줄지않고 느는 이유 중의 하나다./글·사진 김성식 기자
'한국 어류이식 80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수중생태계 진단 (10)어종별 특성-떡붕어Ⅰ (0) | 2020.09.23 |
---|---|
수중생태계 진단 (8)어종별 특성-블루길 (0) | 2020.09.23 |
수중생태계 진단 (7)어종별 특성-빙어 (0) | 2020.09.23 |
수중 생태계 진단 (6)동면 실태조사 (0) | 2020.09.23 |
수중생태계진단 (5) 국내수계 점령 (0) | 2020.09.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