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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은 나의 사랑, 나의 꿈”
환경·생태 취재 외길 20년…김성식 충청타임즈 환경전문기자
 
2010 년 08 월 04 일 수14:03:09 장우성 기자
 
   
 
  ▲ 충청타임즈 김성식 환경전문기자  
 
“그런 것도 기삿거리가 되냐?”
선배들은 환경·생태 쪽 아이템을 줄기차게 들고 오는 어린 후배를 보고 혀를 끌끌 찼다. 기사 한 줄 나가기 쉽지 않았다. 벌써 20년이 넘은 이야기다. 요즘은 제법 ‘환경전문기자’라고 새긴 명함을 내미는 사람들이 있지만 당시만 해도 ‘환경’이란 말은 시민운동계에서도 낯설던 때니 무리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젊은 기자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던 외길을 고집스레 걸었다. 이제 환경·생태 분야에 관한 한 언론인으로서 반열에 올랐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는 현재 충청타임즈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성식 환경전문기자다.

“남들보다 조금 이르게 관심을 갖고 취재를 시작했을 뿐인데…. 아직도 제가 이 분야의 전문가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가 겸양의 미덕까지 갖췄다는 건 이력을 보면 쉽게 드러난다. ‘한국의 자존심 익수키미아 초이(미호종개)’ ‘달래강의 숨결’ ‘위기의 야생’ 등 그가 해를 넘겨 자연의 한 부분이 돼 쓴 기획 시리즈들은 큰 반향을 일으켰다. 그의 기사는 언론계는 물론 지역 사회, 학계에 이르기까지 항상 초미의 관심사가 된다. ‘달래강의 숨결’의 경우 괴산호 인공댐에서 까막딱따구리, 하늘다람쥐를 비롯한 멸종위기종 30여 종의 집단서식지를 최초로 발견, 큰 주목을 받았다. 외신에서도 집중 보도하는 등 화제를 일으켰던 ‘인면어’ 역시 김 기자가 찾아낸 것이었다. 최근에는 충청타임즈를 통해 ‘금강의 소금길’을 시리즈로 내보내고 있다. 충북에서 태어나고 자란 그는 금강을 누구보다도 사랑한다. 1997년에는 ‘금강의 생태’로 한국기자상을 받았다. ‘금강 1천리’라는 책도 써냈다.

“일반인, 특히 생태·환경 분야의 전문가도 찾아내지 못한 사실을 가장 먼저 밝혀내 여론화됐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그러기 위해 나름대로 공부도 많이 하고 부지런히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어요.”

김 기자는 유년시절부터 자연이 가장 정겨운 벗이었다. “학교 가기보다 산과 들에서 놀기를 더 좋아했다”고 한다. 학창시절에는 원병오 교수 같은 조류학자를 꿈꿨다. 지금도 새 소리만 들어도 웬만한 종류는 거의 다 알아 맞힌다. 여름이면 매는 물론 올빼미, 소쩍새, 때까치, 파랑새, 붉은머리오목눈이, 심지어 지금은 보기 어려워진 쏙독새까지, 어렸을 때 안 길러본 새가 없을 정도다. 한번은 까치 둥지를 보려고 10m 넘는 나무를 타고 올라갔다가 둥지 안에서 갑자기 구렁이가 고개를 쳐들어 등골이 오싹해진 경험도 있다. 새를 기르면서 곤충에도 눈을 떴다. 먹이로 잡아다 주는 걸 반복하다보니 곤충에 대해서도 애정과 일가견이 생겼다.

그가 사랑하는 금강에도 4대강 공사를 하는 중장비 소음이 지축을 흔든다. 그의 4대강 사업에 대한 생각은 어떨까. “공사가 놀랄 정도로 많이 진척됐어요. 이렇게 빨리 될 수 있을까 의문스러울 정도죠. 이제는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것 같아요. 공사를 중단하기엔 때가 늦은 거죠. 다만 공사의 방향은 바꿀 수 있다고 봅니다. 국민적인 합의를 충분히 이룬 다음 역효과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추진했으면 합니다.”

생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을 확대하기 위해 사재를 털어 ‘생태교실’을 운영하기도 했던 그다. 애초 계획은 대마도 생태기행으로 ‘대마도는 우리 땅이자 우리 생태’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으나 아쉽게 중단되고 말았다. 남아 있는 꿈은 ‘살아 있는 생태박물관’을 건립하는 것이다. 표본이 아닌 실제 동식물이 자연환경과 똑같은 환경 속에서 살아 숨쉬도록 공간을 마련해 생태 교육 및 체험 장소로 활용하는 것이다. 사람들은 쉽게 거창한 ‘애국심’을 말한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인간에게 생명을 불어 넣어주는 이 산하를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김성식 기자는 진정한 ‘나라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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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동군, 올 겨울 평균기온 1.9도 상승 '피해 다발' 우려
겨울철 기온 높아 알집 발생빈도 높고 조기 발생 예상돼
"적기 방제 통해 초기 밀도 낮추는 게 가장 급선무" 당부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7년 02월 24일 14시 09분

<충북 영동군농업기술센터가 이번 겨울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아 갈색날개매미충과 꽃매미 등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적기 방제를 적극 당부하고 있다. 사진은 영동군농업기술센터의 월동해충 방제 현장지도 장면.(사진제공=영동군청)>

이번 겨울 동안 비교적 따뜻한 날씨가 이어진 탓에 농민들만 바빠지게 됐다.

갈색날개매미충과 꽃매미 같은 월동해충의 알집의 발생빈도가 높아진 데다 조기 부화 및 발생이 예상되는 등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농민들은 피해를 적게 하려면 부화 및 발생 초기에 맞춰 적기 방제를 해야 한다.

24일 충북 영동군은 갈색날개매미충과 꽃매미 등 월동해충 피해가 올 농사철 극성을 부릴 것으로 예상된다며 적기 방제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영동군농업기술센터(소장 윤주황)에 따르면 올해 겨울철(12월~1월) 평균 기온이 평년보다 1.9도 높은 섭씨 0도로 비교적 따뜻한 기온이 이어지고 있어 이들 월동해충의 알집 발생 빈도가 전년에 비해 늘어났다.

이에 군은 월동해충의 부화 및 발생이 전년과 평년에 비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영농교육과 현지출장을 통해 적기 방제의 중요성을 지역 농민들에게 알리고 있다.

봄철 잎눈과 꽃눈이 터질 무렵부터 과원 해충 발생도 서서히 증가하므로 약해의 위험성이 없는 시기에 약제를 살포해야 방제효과를 높일 수 있고 생육기의 방제 노력도 절감할 수 있다.

군은 온난한 기후로 월동 해충의 출현시기가 앞당겨 질 수 있으므로 방제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현장지도를 강화, 농가 피해를 최소화할 방침이다.

또한 집중 예찰활동을 벌여 충해 방지에 주력하기로 했다.

이정서 작물환경팀장은 “월동 후 해충이 발생하면 급속도로 확산할 수 있으므로 월동 해충의 적기 방제로 초기밀도를 낮추는 것이 생육기 방제를 수월하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다”고 강조했다.


본보 취재 결과 '2~3시간 만에 페트병 하나 분량 잡아' 충격
관계당국, '적용할 법률 없다'는 이유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
"지자체 나서서 조례 제정 등 시급히 단속방안 마련해야" 여론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9년 08월 02일 09시 00분

<지난달 30일 늦은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수곡동의 한 녹지대에서 말매미 애벌레 한 마리가 날개돋이 하고 있다. 매미는 종에 따라 짧게는 3년, 길게는 7년 가량을 땅 속에서 살다가 성충이 되기 위해 땅위로 올라와 이처럼 날개돋이를 한다./아시아뉴스통신취재팀>

매밋과의 곤충인 매미들이 제철을 만났지만 일부 지역에서는 사람들에 의해 마구 잡아먹히는 '믿기지 않는 광경'이 벌어지고 있다.

짧게는 3년, 길게는 7년 가량을 땅 속에서 유충으로 살다 날개돋이를 위해 땅 위에 올라오는 순간 이를 기다리고 있는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에 의해 마구잡이로 잡히고 있음이 아시아뉴스통신 취재결과 밝혀졌다.

하지만 관계당국은 '적용할 법률이 없다'는 이유로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관련 지방자치 단체의 조례 제정 등 시급한 대책 마련 없이는 매미의 수난은 계속 될 전망이다.

아시아뉴스통신 취재팀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3일간 청주시민의 제보를 받고 매미 애벌레가 수난당하는 현장을 집중 취재했다.

지난달 29일 아시아뉴스통신 충북본부에 제보한 청주시민(수곡동)은 "중국인들로 보이는 외국인들이 며칠 전부터 밤만 되면 공원 등 녹지대를 돌아다니며 매미 애벌레를 보이는 대로 잡아간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취재에 들어간 본보 취재팀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달 1일까지 3일간 시민 제보자가 알려준 청주시 서원구 수곡.분평동 일대를 중심으로 집중 확인한 결과 실제로 중국인으로 보이는 외국인들이 1~2명씩 나뉘어 4~5개 지역에서 매미잡이에 혈안이 돼 있었다.

이들은 사람마다 음료수 페트병 1개씩을 들고 다니며 날개돋이를 위해 땅으로 올라와 나무를 기어올라가거나 이미 날개돋이 중인 매미 애벌레들을 눈에 띄는 대로 잡아 병에 담았다.

<1일 늦은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분평동의 한 녹지대에서 매미 애벌레를 잡아 페트병으로 반 이상 채운 한 외국인이 취재팀을 눈치 챈 듯 다른 장소로 바삐 이동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취재팀> 

이들은 보통 2~3시간 만에 페트병 한개 정도를 꽉 채울 정도로 매미잡기에 달인(?)들이었다.

실제로 지난달 31일 청주시 서원구 수곡중학교 주변 녹지대에서 매미 애벌레를 잡던 한 외국인은 페트병 하나를 채우는데 불과 2시간 정도밖에 걸리지 않았으며 그는 페트병 하나 분량의 매미 애벌레를 잡자 이를 옷 속에 숨기고는 재빨리 다른 곳으로 이동했다.

이들은 이렇듯 자신들의 행동을 들키지 않으려는 듯 자주 주변을 살피는 등 망까지 봐가면서 매미를 잡고 있었다.

이들이 매미 혹은 매미 애벌레를 잡는 것은 식용으로 쓰기 위해서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기름에 튀겨 먹는다고 하는데 중국 내에서도 매미 애벌레 튀김요리는 가격도 비싸지만 맛이 좋은 요리로 인기가 높다고 한다.

매미는 종에 따라 3년에서 7년을 땅에서 애벌레로 살다가 성충이 되기 위해 땅 위로 올라와 날개돋이를 하는데 날개돋이 하기 전의 애벌레(약충)가 가장 맛도 좋고 영양가가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날개돋이 후에 남겨진 매미 허물도 중국에서는 튀겨 먹거나 한약재로 쓰인다고 한다.
 
<지난달 31일 늦은 오후 충북 청주시 서원구 수곡동의 한 녹지대에서 매미 애벌레를 잡고 있는 한 외국인. 손에 든 페트병의 3분의 1 가량이 잡은 매미 애벌레로 채워져 있다./아시아뉴스통신취재팀>

문제는 우리나라 현행법상 이같은 매미잡이를 적극 단속할 만한 근거가 없다는 점이다.

취재팀은 1일 환경부에 전화를 걸어 "무분별한 매미 잡이를 단속할 만한 법적 근거가 없는가"라고 문의한 결과 담당자로부터 "매미라고 특정지어서 잡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는 법규는 현재 없다"며 "따라서 현지의 상황이 어떠한지를 실제 확인해 봐야 향후 대책 마련이 이뤄질 것 같다"라는 답변만 들었을 뿐이다.

이같은 당국의 답변과 반응을 전해들은 시민 제보자는 "한 두 마리도 아니고 수십, 수백 마리를, 그것도 매일 싹쓸이 하듯 잡아대는 행위를 관련 법규가 없다는 이유로 당국에서도 어쩔 수 없다는 현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어처구니가 없다"며 "입으로 자연보호만 백날 떠들어댈 게 아니라 이번 사안처럼 다문화 시대를 맞아 문화적인 차이로 예기치 않은 일이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실제적인 자연보호가 이뤄질 수 있도록 법규 정비 등에도 좀 더 신경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취재현장에서 만난 한 시민은 "저렇게 많은 매미 애벌레들이 사람 손에 의해 매일같이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을 우리 아이들이 알까봐 우려스럽다"며 "어떤 조치를 취하든 매미 애벌레를 무분별하게 잡는 행위는 철저하게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곡동 녹지대 부근을 매일 아침 산책한다는 주민 김모씨(58)는 "어쩐지 예년 같으면 나무 줄기에 수없이 매달려 있을 매미 허물이 올해 들어선 몇 개밖에 못봤다. 그게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네"라며 "지금이 어떤 세상인데 소중한 야생생물을 싹쓸이하듯 잡아먹는다는 게 말이 되냐"고 단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씨는 이어 "현행 법규가 없다면 만들어서라도 단속에 나서야 한다"며 "지자체들도 방관만 하지 말고 이를 막을 수 조례 제정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라도 단속에 나서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전국 모니터 40명 동시모니터링 결과 관찰
남영숙 원장 "방사황새 서식지 보호 및 훼손된 서식지 복원 가장 중요해"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9년 12월 18일 17시 21분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이 관찰한 천연기념물 199호 황새.(사진제공=한국교원대학교)>

[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 기자] 한국교원대학교(총장 류희찬) 황새생태연구원이 전국 동시모니터링을 통해 천연기념물 199호인 황새를 모두 56마리 관찰했다. 

이는 지난해 발견한 44마리 보다 12마리가 늘어난 숫자다.

18일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이달 15일부터 16일까지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한국황새모니터링네트워크와 전국 황새 동시 모니터링 조사를 진행해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전해왔다.

이번 조사는 충남 예산군 방사 황새의 월동 서식지 조사와 황새의 야생 적응상태를 조사하기 위해 전국 40명의 황새를 사랑하는 모니터들로 조사단을 구성해 모두 7회에 걸쳐 실시했다.

조사 결과 모두 56마리의 황새를 관찰했다.

이 중 예산군에서 방사한 황새는 30마리이며 러시아 또는 중국에서 남하한 황새 26마리가 함께 관찰됐다. 

지난해 12월 44마리가 관찰된 것과 비교해 12마리가 늘어났다.

증가한 이유로는 올해 예산군에서 꾸준히 야생 증식 및 방사 황새를 늘렸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1996년부터 황새복원이 시작된 이후 지금까지 황새사육관리시설에서 자연으로 돌아간 황새는 모두 80마리(방사 50마리. 야생증식 30마리)이며 그 중 16마리가 구조 또는 폐사 확인됐으며 17마리가 1년 이상 관찰이 안 되고 있다. 

이 미관찰 황새를 제외하면 최소 47마리가 야생에서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4년간 방사 황새의 생존율은 58%(폐사.구조.1년 이상 미관찰 황새 제외)이며 야생에서 태어난 황새의 생존율은 60%(폐사.구조.1년 이상 미관찰 황새 제외)였다. 

지난 2014년에 발표한 일본 토요오카시의 방사 황새 생존율 56%와 야생증식 황새 생존율 62%와 유사하다. 

황새생태연구원 하동수 연구원은 “러시아, 중국, 북한 지역으로 왕래하는 방사 황새의 특성상 사라진 황새들이 새롭게 관찰될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 최근에 지난 2018년 예산군 장전리 둥지에서 태어난 황새 B62(행운)가 러시아와 중국을 왕래하며 지내고 있고 1년간 미관찰된 황새 B01(예황)가 경기 화성호에서 관찰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5월에는 황새복원 역사에서 특별한 기록이 세워졌다. 

지난 2015년 첫 방사 후 방사 3세대가 탄생한 것이다. 

황새생태연구원 김수경 선임연구원은 “방사 2세대, 3세대는 방사 1세대에 비해 사람의 도움 없이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터득하고 있다. 방사 3세대의 탄생은 방사 황새의 야생 적응력이 더욱 향상될 것이라는 희망을 준다”고 그 의미를 부여했다. 

올해 11월 문화재청은 예산군 외 고창, 서산, 해남, 김해, 청주 등 5곳의 추가 방사지역을 선정해 황새 방사거점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남영숙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장은 “우리나라의 자연에서 황새가 안전하게 살아가고 또 다수의 황새 번식쌍이 성공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연구와 관리가 필요하다. 특히 방사된 황새들이 서식하고 있는 서식지를 적극 보호하고 훼손된 서식지를 복원하는 것이 가장 핵심적인 복원과정”이라고 강조했다.
 


13일 황새 복원사업 등 상호 협동체제 구축키로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9년 11월 14일 14시 20분

<13일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원장 남영숙.가운데)과 청주랜드관리사업소(소장 이기홍.맨 왼쪽), 충북야생동물센터(센터장 나기정)가 한국교원대 도서관 회의실에서 황새복원사업을 위한 학술교류 업무협약식을 가진 뒤 기념촬영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교원대학교)>

한국교원대학교(총장 류희찬) 황새생태연구원은 13일 대학 내 도서관 회의실에서 충북 청주랜드관리사업소(소장 이기홍), 충북야생동물센터(센터장 나기정)와 황새복원사업을 위한 학술교류 업무협약식을 가졌다고 밝혔다.

청주랜드사업관리소는 지난 2014년 환경부 서식지외보전기관으로 지정돼 삵, 반달가슴곰, 스라소니 등 멸종위기야생동식물 인공번식 연구에 힘쓰고 있다.

충북야생동물센터는 다른 야생동물 구조센터와 달리 수의 질병 연구가 특화된 기관으로서 황새생태연구원 개원 이래 사육 개체 응급 처치 및 폐사체 부검 등 지속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 협약으로 이들 세 기관은 천연기념물 199호이자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인 황새의 복원사업을 위한 학술교류 협력으로 인적 자원 개발과 교육을 통해 상호 협동 체제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한 황새생태연구원은 추가적으로 충북야생동물센터와 수의 및 임상학적 기술 협약을 했으며 청주랜드관리사업소와는 황새 5마리와 쇠백로 30마리를 상호 교환하고 쇠백로를 공동 방사한다는 내용에 합의했다. 

남영숙 황새생태연구원장은 “이번 협약식을 가진 세 기관은 충북도내 멸종위기종을 보호·보존하는 기관으로서 소통과 협력체계를 구축함으로써 황새를 포함한 멸종위기종 복원 관련 새로운 모델을 개발·선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국내 유일의 황새복원 전문가로서 황새 방사에 대한 '참회록'
무분별한 농약살포로 국내 황새서식지 복원점수 '아직 10점대'
인세·그림 판매수익금 서식지 복원에 힘쓰는 농민 위해 쓰기로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9년 09월 24일 09시 53분

<박시룡 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가 발간한 '황새가 있는 풍경, 한지 수채화(도서출판 지성사 간)' 표지.(사진제공=박시룡 교수)>

국내 유일의 황새복원 전문가인 박시룡 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67)가 그간의 황새 야생방사에 대한 '참회록'으로 '황새가 있는 풍경, 한지 수채화(도서출판 지성사 간)'를 출간해 주목 받고 있다.

박 교수는 특히 충남 예산군 황새 야생복귀 4년째를 맞아 야생으로 돌려보낸 황새들에게 필요한 서식지 회복이 아직 이뤄지지 않아 '참회의 심정'으로 이 책을 썼다고 밝혀 더욱 이목을 끌고 있다.

이 책의 첫 소제목은 ‘황새야! 미안해’로 시작해 ‘거꾸로 보는 한국 황새의 진화’, ‘황새를 부탁해’ 등으로 책을 꾸몄다. 

특히 ‘독도에서 조류를 연구하다’에서는 과거 한반도(북한 황해도 포함)에 번식하며 살았던 텃새 황새들은 독도 상공을 경유해 일본까지 이동했던 진화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그린 황새가 있는 독도 수채화가 눈길을 끈다.

황새는 우리나라 농경지에서 물고기, 쥐, 뱀, 개구리, 곤충 등을 잡아 먹고 사는데 아직도 우리나라 논과 농경지 90% 이상에서 농약, 인공비료 및 제초제 사용으로 먹이 생물들이 회복되지 않아 이미 방사한 황새들마저 사람들이 뿌려준 먹이에 의존해 번식하며 살아가고 있는 현실을 그는 이 책을 통해 고발하고 있다.

결국 황새를 야생에서 복원시키려면 서식지 복원이 선행돼야 하는데 농민들 스스로 농약 살포를 자제하고 줄어든 농산물 소출에 대해 비용을 지원해 줄 수 밖에 없다고 저자는 이야기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3년 전부터 한지에 황새가 있는 풍경 수채화를 그리기 시작해 이 그림들을 젊은 시절 유학생활을 보냈던 독일 시장에 판매하기로 결심하고 이 책에 한지 수채화 100점을 실었다. 물론 이 책은 한글로 작성했으나 서문과 그림 설명은 독일어로도 병기했다.

그는 독일과 프랑스, 그리고 덴마크 등 유럽과 남미의 황새마을 등지를 직접 방문하고 이 책을 썼으며 황새 6000쌍이 번식하고 있는 독일의 풍요로운 농업 생태계에 경외감마저 든다고 기록하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가 선진국 대열에 2% 부족한 것이 있다면 바로 빈약한 농업생태계라고 이 책에서 지적하고 있다.


문화재청-충북도-청주시로부터 36억 지원받아 리모델링 추진
다음해 12월까지 공사 후 '(가칭)황새생태과학관'으로 재개원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9년 06월 14일 08시 52분

<새로 건립될 한국교원대학교 청람황새공원 조감도. A.B구역 : 황새사육시설, C구역 : 교육연구동을 포함한 (가칭)황새생태과학관.(사진제공=한국교원대학교)>

한반도 황새 복원 프로젝트의 태동지인 한국교원대학교 청람황새공원이 리모델링 공사 등을 통해 가칭 ‘황새생태과학관’으로 새롭게 태어난다.

이 황새생태과학관은 황새생태습지공원을 비롯해 연구, 교육, 전시, 사육관리 등의 기능을 통합하는 명실공히 우리나라 황새생태 및 복원 관리 등을 모두 아우르는 종합생태과학관으로 거듭날 전망이다.

한국교원대학교(총장 류희찬) 황새생태연구원(원장 남영숙)은 청람황새공원 리모델링 공사로 이달 12일부터 한시적으로 일반인 개방을 제한하고 있다고 전했다.

청람황새공원은 천연기념물 199호 황새의 복원연구, 교육 기능을 더욱 확대하기 위해 문화재청, 충북도, 청주시에서 36억원을 지원받아 지난해 9월부터 긴급보수공사와 리모델링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이달 13일부터 새로 건립된 사육장으로 일부 황새를 이동시키는 작업을 하고 있다.

남영숙 황새생태연구원장은 "천연기념물 황새복원 태동지인 청람황새공원은 다음해 12월까지 공사를 마무리하고 황새생태습지공원을 비롯한 연구, 교육, 전시, 사육관리 등의 기능을 통합하는 황새생태과학관(가칭)을 건립해 새롭게 재개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번식기 맞아 개체수 늘면서 '앞날 우려 목소리' 높아져
산단 확장계획 추진에 주민 민원 등으로 '불안한 앞날'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9년 05월 16일 16시 32분

<소만 절기를 5일 앞둔 16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 백로서식지(신정로 81번길 인근)에 백로과 조류 수백마리가 날아와 번식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백로류 가운데 유일하게 황금색 깃털을 가진 '황로'도 고향을 잊지 않고 찾아와 둥지 틀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들이 찾은 곳은 산업단지 확장이 추진되고 있는 개발예정지역이어서 자신들이 태어난 고향을 찾자마자 기약없는 '불안한 생활'을 해야하는 신세가 됐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충북 청주시의 유일한 백로서식지로 남아 있는 '송절동 서식지(흥덕구 신정로 81번길 인근.아래 지도 참고)'에 심상찮은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번식기가 되면서 이곳을 찾아 새끼를 치려는 백로과 새들의 숫자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이들의 '앞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본보 취재팀이 16일 현지 취재한 결과 현재 이곳 서식지에는 왜가리, 중백로, 쇠백로, 황로, 해오라기 등 백로류 수백마리가 찾아와 한창 둥지를 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개체들은 이미 알을 낳아 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곳 서식지는 가까운 거리에 무심천과 미호천이 흐르고 있는 데다 주변이 온통 야산과 평야 지대로 이뤄져 있어 백로과의 많은 새들이 해마다 이곳을 찾아 번식하고 있다.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 백로서식지 위치도. 붉은 원 안이 '앞날이 위태로운' 백로서식지이다.(지도 출처=카카오맵)>

여기에 더해 3~4년 전부터 청주시내 백로서식지들이 잇따라 인위적으로 파괴된 것도 이곳 서식지의 개체수를 늘리는 데 크게 작용했다.

지난 2015년을 전후해서는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 청주남중학교 주변의 잠두봉 서식지가, 또 1~2년 뒤엔 모충동 서원대학교 주변 서식지가 인근 주민 및 학생들의 민원에 따라 잇따라 나무가 베어지는 등 수난을 당한 이후 이곳으로 서식지를 옮긴 개체들까지 합해져 대규모 서식군을 형성하게 됐다.

이곳 주민들의 추산에 의하면 최대 1000마리가 넘을 정도로 많은 개체가 찾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머리 장식깃이 독특하고 아름다워 '생태계의 귀염둥이'라 불리는 '쇠백로(황새목 백로과)'가 고향인 한반도 내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 백로서식지(신정로 81번길)를 찾아 날개를 접고 번식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등 크게 달라진 환경 탓인지 작은 인기척에도 소스라치게 놀라 커다란 경계음을 내며 불안해 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상황이 이런 데다 이곳 서식지가 최근 추진되고 있는 인근 산업단지의 확장 계획에 의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지역이어서 언제 어떻게 될 지 미래를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산단 확장 계획이 마무리 될 경우 현재보다 두 배 가량 산단 규모가 커지는 것으로 전해져 이곳 백로서식지의 파괴는 불보듯 뻔하다는 게 대체적인 주민들의 시각이다.

인근에 들어선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도 이곳을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여름이면 악취를 풍기고 깃털까지 날린다는 이유로 대부분이 '주민 건강의 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백로서식지를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사람과 새가 '공존'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을 줄곧 견지하고 있다.

특히 서식지 보존을 강력히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산업단지 입지를 다른 곳으로 옮겨서라도 이곳 백로서식지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시민단체 임원은 "주민들의 생활권이 존중돼야 하는 건 이해하지만 무조건 백로서식지를 없애야 한다는 극단적 민원은 자제해야 한다"며 "자연과 인간이 서로 공존하는 문제를 공론화해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종합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번식기에 멋진 장식 깃털이 생겨나고 눈앞 부위가 노랗게 변하는 '중백로' 한쌍이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 백로서식지(신정로 81번길 인근)를 찾아 둥지를 틀었다. 겉보기엔 평화롭게 보이지만 이 곳 서식지가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개발예정지여서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서식지 보존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라 있는 상태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청주시의 미호천 황새복원 타당성 용역을 환영하며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6년 07월 16일 11시 36분

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 기자./아시아뉴스통신DB

충북 청원군과 통합한 청주시에서 10년 만에 ‘의미 있는 사업’이 다시 시작되는 분위기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이자 천연기념물 199호인 황새를 야생복귀 시키려는 사업이 다시 추진될 기회를 맞고 있다. 한반도 황새복원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교원대학교에 지난 6월 청주시가 ‘미호천 일대 황새서식지 타당성 검토’ 학술용역을 의뢰한 것을 계기로 제2권역 황새마을 조성사업이 심도 있게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원대가 위치해 있어 한반도 황새복원의 메카로 불리는 이 지역이 최근 뉴스에 부각되면서 실로 오랜만에 ‘메카다운’ 관심을 끌고 있다.

1996년 설립된 한국교원대 황새복원센터는 그해 7월 러시아에서 1마리, 독일에서 2마리의 황새를 들여오면서 본격적인 황새복원에 뛰어들었다. 당시 행정구역상 충북 청원군 강내면에 속했던 교원대 황새복원센터는 이로써 한반도 황새복원의 메카로 급부상 했고 청원군 역시 이 같은 자부심을 갖고 사업에 동참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황새복원센터와 청원군은 2012년까지 황새 개체수를 늘린 다음 청원군 미원면 일대에 황새마을을 조성해 황새를 야생으로 돌려보낼 계획을 세웠다.

사업 초기엔 반대 여론도 있었으나 점차 친환경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찬성 목소리 또한 많아졌다. 지난 2006년 4월엔 미원면 주민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청원군, 황새복원센터 등이 나서 ‘황새와 공생하는 농촌생태복원추진위원회’까지 조직했다.

이들은 황새복원에 성공한 일본 효고현 도요오카시의 황새마을 조성사례를 바탕으로 반대 주민을 설득하고 공청회와 국제심포지엄 등도 계획하는 열의를 보였다. 하지만 이같은 주민들의 열의에도 불구하고 그해 10월 갑작스러운 걸림돌이 불거졌다. 사업의 중심에 서온 청원군이 예산부족을 이유로 황새마을 참여가 어렵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당시 사업비로 제시된 300억원 중 문화재청이 70%를 대고 나머지 30%는 충북도와 청원군이 절반씩 부담할 계획였으나 재정상 이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게 청원군의 입장였다.

청원군의 불참이란 암초는 한반도 황새복원사업을 3년 가량 지연케 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2009년 문화재청이 다시 황새마을조성사업 공모에 나서면서 사업이 재개됐다. 이 공모를 통해 충남 예산이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고 이에 따라 한국교원대의 사업 파트너가 예산군으로 바뀌었다.

사업 대상지가 정해지자 문화재청과 황새복원센터, 예산군은 이듬해인 2010년부터 황새마을조성(황새야생복귀 제1권역 사업)에 박차를 가해 5년 만인 2015년 9월3일 드디어 8마리의 황새를 이 땅에 첫 방사하는 역사적인 일을 해냈다. 1996년 황새복원사업을 시작한 지 19년 만의 일이었다.

이들 방사 황새 중 일본 땅으로 날아가 사고사를 당한 1마리를 제외하고는 7마리 모두 건재하다. 특히 1쌍은 올해 5월 2개의 알을 낳아 자연부화에 성공함으로써 오래간만에 ‘황새 야생번식’이란 희소식을 안겨줬다. 충북 음성군 생극면에 보금자리를 틀었던 한반도의 마지막 텃새 황새 부부 중 수컷이 어느 포수의 총에 맞아 죽은 해가 1971년 4월이었으니 무려 45년의 세월이 지나서야 야생 황새 새끼의 울음소리를 듣게 된 것이다.

예산군은 지난 5월31일에도 광시면 장전리 방사장에서 2차로 황새 한 쌍을 날려 보낸 데 이어 오는 18일엔 광시면 시목리 방사장에서 3차로 황새 5마리를 방사한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예산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큰 힘이 됐다. 물론 이 지역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반대 여론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예산을 황새가 날아다니는 생태문화관광지역으로 탈바꿈시켜 모든 지자체가 주목하고 부러워하는 ‘앞선 지자체’가 됐다.

이런 가운데 청주시로부터 15일 빅 뉴스가 전해졌다. 아직은 ‘미호천에 황새가 서식할 수 있는가’를 알아보는 타당성 용역에 불과하지만 청주시가 한국교원대에 이 용역을 맡겼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청주시가 어떤 지자체인가. 예전에 잠시 동안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황새복원에 관심을 갖고 사업에 동참했던 청원군과 통합한 곳인 데다 황새복원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교원대가 위치한 곳 아닌가. 이런 점에서 청주시는 누가 뭐래도 한반도 황새복원의 메카인 게 분명하다.

같은 관점에서 비록 10년이란 긴 시간이 흐르고 충남 예산에서 이미 제1권역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금이라도 청주시가 황새복원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황새복원의 싹이 튼 발상지에서 드디어 그 의미를 깨닫고 스스로 첫 발을 대디디려 한다는 점에서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지난 2013년 3월 황새복원센터의 기능을 흡수해 개원한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원장 박시룡. 생물교육과 교수)은 청주시로부터 의뢰받은 이번 용역을 오는 12월까지 시행해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 보고서에는 미호천을 중심으로 한 한반도 황새야생복귀 제2권역 조성계획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시룡 원장은 아시아뉴스통신과의 통화에서 이번 용역은 ▶상류인 진천군 백곡천과 초평저수지를 시작으로 세종시까지 약 63.4km에 이르는 미호천 일대가 실제 황새 서식지로 적합한 지의 서식환경 조사와 함께 ▶ 앞으로 청람황새공원을 방사지로 삼고 인근에 인공습지 같은 필요시설을 조성하는 등의 제2권역 조성계획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한국교원대 내부에서만 접근이 가능한 청람황새공원 입구를 외부에서도 출입할 수 있도록 별도 입구를 개설해 추후 청주시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 ▶미호천에 순차적으로 여러 곳의 거점을 조성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박 원장은 “가장 중요한 건 청주시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이미 충남 예산에서 황새야생복귀 제1권역 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또 어느 지자체이든 제2권역 조성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청주시가 타당성 용역에 나선 만큼 이른 시기에 참여여부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일단 타당성 용역에 들어간 이상 그 결과를 고려하겠지만, 최근 높아지고 있는 미호천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을 감안하면 이번 기회 역시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다.

저절로 굴러들어온 기회를 외면했던 청원군 시절의 우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길 기대한다. 청주시 나아가 충북도는 황새복원과 관련된 문제를 이 지역의 ‘미래’가 걸린 중대 사안으로 바라보길 도민의 이름으로 당부한다.

충북의 젖줄 미호천의 모래톱에선 이 지역 특산종 미호종개가 꿈틀 대고 그 위론 황새가 오가는 그런 모습을 그려본다.

[아시아뉴스통신단독]‘고향 찾은 미호 황새국내 복원사업 교훈으로 삼아야(2015.4.4일자 보도기사임)

 

4일 오후 충북 진천 백곡천 둑방길의 한 전봇대 위에 황새 한 마리가 쓸쓸히 앉아 있다. 오른쪽 다리에 ‘B49’란 인식번호(가락지)를 단 것으로 보아 일명 집나간 황새 미호였다. 지난해 4월 한국교원대 청람황새공원에서 홀연히 모습을 감췄던 2년생 암컷 황새다.

 

같은 시간 이곳에서 동쪽으로 약 400미터 떨어진 논바닥에도 한 마리의 황새가 외롭게 서 있었다. 미호를 따라 이곳으로 날아든 1년생 야생 암컷 황새다.

 

 

 4일 오후 아시아뉴스통신 취재팀이 충북 진천 백곡천 변에서 촬영한 미호(왼쪽)와 야생 황새. 미호는 백곡천 둑방길의 전봇대 위에서, 야생 황새는 논바닥에 선 채로 경계하며 휴식을 취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같은 암컷 황새로서 비록 한 쌍은 아니지만 서로를 의지하며 함께 생활하고 있는 동료 사이다. 하지만 서로 가까이 있지 않고 멀찌감치 거리를 두고 앉아 있는 게 이상해 보였다.

 

서로 다른 경계심을 갖고 있기 때문이었다. 미호는 어릴 적 사람의 손에 의해 길러지다 사육장을 탈출한 뒤 야생 생활을 하고 있는 반 야생황새이고 다른 황새는 말 그대로 100% 야생 조류이기 때문에 서로 다른 경계심을 갖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미호는 약 30~40미터까지 사람의 접근을 허용하고 있는 반면 야생 황새는 100미터도 접근을 허용하지 않았다. 다만 미호나 야생 황새 모두 무엇엔가 쫓기듯 불안한 행동을 보였다.

  

  4일 아시아뉴스통신 취재팀이 촬영한 일명 '집나간 황새 미호'의 모습.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이 부착한 B49란 인식번호가 오른쪽 다리에 부착돼 있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위험천만한 서식환경알려진 것보다 더욱 심각

 

아시아뉴스통신 취재팀의 현장취재 결과 이들 두 마리의 황새는 불안과 열악한 서식환경 속에 언제 떠날지 모르는 기약 없는 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들이 지난달 20일부터 모습을 드러내 머물고 있는 진천 농다리 부근 미호천과 백곡천(미호천 지류) 일대의 서식환경은 당초 알려진 것보다 훨씬 열악한 것으로 밝혀져 이들 황새의 앞날을 더욱 어둡게 하고 있다.

 

미호는 교원대 청람황새공원에서 지난해 태어난 개체로 그해 428일 다리의 인식표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잠시 사육사가 문을 열고 사육장 밖으로 나오는 순간 갑자기 따라 나와 도망쳤다.

 

달아난 지 3일 만에 이 황새는 다시 교원대 청람황새공원의 상공을 수 분 동안 활공한 뒤 완전히 사라져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16일 경남 하동의 한 농경지에서 한 조류연구가(도연스님)에 의해 이 황새가 발견됐고 소식을 전해들은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원장 박시룡)은 반가움에 이름을 미호라 지어주고 고향인 교원대 인근 미호천으로 날아와 주길 기대했다.

 

이후 기적 같은 일이 실제로 벌어졌다. 지난 214일 충북 청주시 옥산면의 미호천에서 미호가 발견된 것이다. 경남 하동에서 발견된 지 3개월 만에, 청람황새공원을 탈출한 지 10개월 만에 고향인 교원대 인근 미호천을 찾았다.

 

이어 충남 천수만으로 이동했다가 다시 지난달 20일 미호천 상류인 충북 진천 농다리 부근과 백곡천 일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것도 혼자가 아니라 야생 황새 한 마리를 데리고 나타나 2주일여째 이곳을 떠나지 않고 있다.

  

 4일 '미호 황새'가 마땅히 쉴 곳이 없어 백곡천 변의 전봇대  꼭대기에 앉아 있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즉시 이들 황새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고 지난 1일엔 미호와 야생 황새가 위험천만한 야생 생활을 하고 있다며 보호가 시급함을 언론사 등에 알려왔다.

 

주말이면 미호천에 있는 진천 농다리 유원지에 많은 나들이객이 몰려와 황새들이 먹이활동과 휴식을 취하는데 방해를 받을 뿐만 아니라 마땅히 쉴 곳도 없어 전봇대나 인근 고속도로 입간판 위에 앉아 불안한 휴식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인근의 공사장과 하천 내에서의 낚시행위도 황새가 머무는데 방해요인으로 작용해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4일 '미호'가 바라보이던 농경지에서 휴식을 취하다 인기척에 놀라 날아오른 '야생 황새'가 이번엔 중부고속도로 변의 입간판 위에 앉으려고 주변을 맴돌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하지만 아시아뉴스통신 취재팀의 확인 결과 이들 황새는 연구원 측이 알려왔던 것보다 훨씬 더 열악한 서식환경 속에 여전히 위험천만한 생활을 하고 있다.

 

미호천 본류는 인근 상류 쪽 공사장으로부터 흘러 내려오는 흙탕물로 온통 뒤덮인 채 황톳빛으로 흐르고 있어 황새들이 주로 백곡천에서 먹이활동과 휴식을 하고 있다.

 

불과 2~3일 전까지만 해도 미호천과 백곡천 합수머리에서 진행되고 있는 백곡천교 전면개량공사가 황새들의 활동에 다소 방해가 되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었으나 3일 취재팀이 현장에 갔을 땐 이곳 공사장보다도 미호천 상류 쪽 공사장으로부터 유입되는 흙탕물이 더 큰 방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먹잇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미호천 하천수가 혼탁해진 바람에 농다리 인근을 찾던 황새들이 이곳을 외면하고 있다.

   

  4일 왜가리 한 마리가 온통 흙탕물로 뒤덮인 충북 진천 농다리 주변을 찾았다가 하염없이 물쪽만 바라보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뿐만 아니라 낚시객들도 여전히 나몰라라 낚시행위를 하고 있다. 특히 황새를 비롯해 백로, 왜가리 등 날개와 몸집이 큰 물가새들에게 치명적인 릴낚시가 성행하고 있어 더 큰 위험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 낚시객은 이곳에 황새가 머물고 있는 줄 몰랐다면서도 하지만 낚시와 황새가 무슨 상관이 있냐며 오히려 의아해 했다. 설령 황새가 눈앞에 나타난다 하더라도 낚시를 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국내 황새복원에 큰 교훈으로 삼아야

 

황새는 국제자연보호연맹(IUCN)의 적색자료목록(Red Data Book)26번째로 올려져 있는 국제적 보호조이다. 현재 전 지구상에 3000마리도 안 사는 희귀조류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714월 충북 음성군 생극면에서 마지막 텃황새’ 1쌍이 살고 있었으나 수컷이 총에 맞아 죽은 뒤 암컷 혼자 서울대공원 동물원으로 옮겨져 1994년까지 살다가 완전 멸종됐다. 천연기념물 제199호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물 급으로 지정돼 보호하고 있다.

 

1996년 한국교원대를 중심으로 텃새로서의 황새를 복원하기 위한 사업에 나서 현재 150여마리까지 증식한 상태이며 오는 9월 충남 예산에 첫 방사를 앞두고 미호가 자연으로 탈출해 있는 상태다.

 

교원대 사육장을 탈출했다가 거의 1년 만에 고향인 미호천을 찾아와 머물고 있는 미호 황새와 관련해 앞으로 국내 복원사업에 소중한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4일 한 낚시객이 충북 진천 백곡천과 미호천 합수머리 부근에서 릴낚시를 던지고 있다. 이곳은 지난달 20일부터 미호 등 황새 2마리가 날아와 2주일여째 머물고 있는 곳이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계획적인 방사가 아니라 스스로 자연으로 뛰쳐나가 1년 가까이 야생에서 살면서 다시 고향으로 돌아온 미호의 이동경로가 앞으로 계획 방사하게 될 다른 황새들의 이동경로가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재 미호 등 두 마리의 황새가 처해 있는 서식환경과 문제점 등을 파악하면 향후 방사 대상지(충남 예산군 광시면)의 서식환경 조성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란 주장이다.

 

미호천을 찾은 미호 등 황새가 현재 서식지 주변에 휏대로 이용할 15미터 이상의 큰 나무가 없어 부득이 30미터 높이의 위험한 입간판과 전봇대 위에 앉아 주변을 경계하거나 휴식을 취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해 충남 예산의 광시면 방사예정지에 큰 나무를 조성하는 등의 대책을 세울 수 있다는 논리다.

 

전문가들은 또 서식지 주변의 주민들이 먼저 황새 보호에 앞장서 줄 것을 주문하고 있다. 주민들의 인식변화가 없는 한 야생 황새의 보호는 물론 앞으로 추진하게 될 황새 복원사업의 성공 여부도 쉽사리 장담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박시룡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일본의 황새 복원사업에 성공한 토요오카시의 사례를 들어 우리나라도 지역민들이 황새 보호 및 복원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들 전문가에 따르면 일본의 토요오카시는 지난 1965년부터 사업을 시작해 1989년 최초로 인공증식에 성공한 이래 지금까지 100마리 이상의 황새가 지역에 서식하도록 사업을 성공적으로 추진해 냈다.

 

토요오카시가 이렇게까지 황새복원 사업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은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 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스스로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농사를 지으며 마을 앞 하천에 황새가 날아와 편히 쉬면서 먹이를 잡아먹을 수 있도록 배려하고 보살피는데 앞장섰다.

 

백운기 박사(국립중앙과학관. 조류분류학)황새는 어느 한 지역, 한 국가가 나선다고 보호되고 복원되는 것은 아니다황새가 찾아오는 모든 지역과 국가들이 모두 나서서 보호하고 복원하는데 동참할 때 가능해진다고 말했다.

 

박시룡 원장은 일본의 평범한 농촌마을이 황새복원 이후 해마다 수십만명이 방문하는 유명한 관광지로 탈바꿈했듯이 우리나라도 충남 예산에 황새가 복원되면 다양한 부가가치가 창출되는 등 큰 혜택을 입을 수 있을 것이라며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동참을 당부했다.

 

박 원장은 아울러 사육장을 탈출해 야생에서 생활하며 고향을 찾아온 미호에게도 지역민들이 각별한 관심을 애정을 갖고 보호해 줄 것을 당부하면서 관계당국도 미호 등 황새가 보다 오랫동안 이곳에 머물 수 있도록 대책 마련을 서둘러 줄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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