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식기 맞아 개체수 늘면서 '앞날 우려 목소리' 높아져
산단 확장계획 추진에 주민 민원 등으로 '불안한 앞날'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9년 05월 16일 16시 32분
![]() |
<소만 절기를 5일 앞둔 16일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 백로서식지(신정로 81번길 인근)에 백로과 조류 수백마리가 날아와 번식 준비를 하고 있는 가운데 백로류 가운데 유일하게 황금색 깃털을 가진 '황로'도 고향을 잊지 않고 찾아와 둥지 틀기에 들어갔다. 하지만 이들이 찾은 곳은 산업단지 확장이 추진되고 있는 개발예정지역이어서 자신들이 태어난 고향을 찾자마자 기약없는 '불안한 생활'을 해야하는 신세가 됐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
충북 청주시의 유일한 백로서식지로 남아 있는 '송절동 서식지(흥덕구 신정로 81번길 인근.아래 지도 참고)'에 심상찮은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번식기가 되면서 이곳을 찾아 새끼를 치려는 백로과 새들의 숫자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이들의 '앞날'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덩달아 높아지고 있다.
본보 취재팀이 16일 현지 취재한 결과 현재 이곳 서식지에는 왜가리, 중백로, 쇠백로, 황로, 해오라기 등 백로류 수백마리가 찾아와 한창 둥지를 틀고 있는 가운데 일부 개체들은 이미 알을 낳아 품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곳 서식지는 가까운 거리에 무심천과 미호천이 흐르고 있는 데다 주변이 온통 야산과 평야 지대로 이뤄져 있어 백로과의 많은 새들이 해마다 이곳을 찾아 번식하고 있다.
![]() |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 백로서식지 위치도. 붉은 원 안이 '앞날이 위태로운' 백로서식지이다.(지도 출처=카카오맵)> |
여기에 더해 3~4년 전부터 청주시내 백로서식지들이 잇따라 인위적으로 파괴된 것도 이곳 서식지의 개체수를 늘리는 데 크게 작용했다.
지난 2015년을 전후해서는 청주시 서원구 산남동 청주남중학교 주변의 잠두봉 서식지가, 또 1~2년 뒤엔 모충동 서원대학교 주변 서식지가 인근 주민 및 학생들의 민원에 따라 잇따라 나무가 베어지는 등 수난을 당한 이후 이곳으로 서식지를 옮긴 개체들까지 합해져 대규모 서식군을 형성하게 됐다.
이곳 주민들의 추산에 의하면 최대 1000마리가 넘을 정도로 많은 개체가 찾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 |
최근 머리 장식깃이 독특하고 아름다워 '생태계의 귀염둥이'라 불리는 '쇠백로(황새목 백로과)'가 고향인 한반도 내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 백로서식지(신정로 81번길)를 찾아 날개를 접고 번식 준비에 들어갔다. 하지만 주변에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등 크게 달라진 환경 탓인지 작은 인기척에도 소스라치게 놀라 커다란 경계음을 내며 불안해 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
상황이 이런 데다 이곳 서식지가 최근 추진되고 있는 인근 산업단지의 확장 계획에 의해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지역이어서 언제 어떻게 될 지 미래를 장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산단 확장 계획이 마무리 될 경우 현재보다 두 배 가량 산단 규모가 커지는 것으로 전해져 이곳 백로서식지의 파괴는 불보듯 뻔하다는 게 대체적인 주민들의 시각이다.
인근에 들어선 대규모 아파트 단지의 주민들도 이곳을 바라보는 시각이 곱지 않다.
여름이면 악취를 풍기고 깃털까지 날린다는 이유로 대부분이 '주민 건강의 적'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백로서식지를 보존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와 시민단체들이 사람과 새가 '공존'하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주장을 줄곧 견지하고 있다.
특히 서식지 보존을 강력히 주장하는 입장에서는 "산업단지 입지를 다른 곳으로 옮겨서라도 이곳 백로서식지는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시민단체 임원은 "주민들의 생활권이 존중돼야 하는 건 이해하지만 무조건 백로서식지를 없애야 한다는 극단적 민원은 자제해야 한다"며 "자연과 인간이 서로 공존하는 문제를 공론화해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종합해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 |
<번식기에 멋진 장식 깃털이 생겨나고 눈앞 부위가 노랗게 변하는 '중백로' 한쌍이 충북 청주시 흥덕구 송절동 백로서식지(신정로 81번길 인근)를 찾아 둥지를 틀었다. 겉보기엔 평화롭게 보이지만 이 곳 서식지가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개발예정지여서 인근 주민들 사이에서 서식지 보존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라 있는 상태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기자> |
'자연의 뉴스' 카테고리의 다른 글
'푹한 겨울날씨 탓' 월동해충 조기 발생 '주의보' (0) | 2019.12.22 |
---|---|
일제강점기 끊긴 '보은 말티재 마루금' 잇다 (0) | 2019.12.22 |
(단독)'여름 진객' 매미가 먹거리로 싹쓸이 당하고 있다 (0) | 2019.12.22 |
(포토)귀염둥이 쇠백로 "주변 환경이 왜 이 모양이지?" (0) | 2019.12.22 |
늦가을 속에 빠진 ‘옥천의 한반도 지형’ (0) | 2015.11.0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