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호종개를 보호·보전하기 위한 합리적인 방안은 무엇인가.

 

전문가들이 생각하는 보호·보전대책을 알아보기 위해 "미호종개 이렇게 지키자"란 주제로 지상토론의 장을 마련했다.


2회에 걸쳐 보도할 이번 지상토론에는 손영목박사(전 서원대교수·한국민물고기보전협회 회장), 김익수박사(전북대교수), 방인철박사(순천향대교수), 홍영표박사(국립중앙과학관), 이상명박사(〃), 이순재씨(BLS테크 생태담당 이사) 등 6명의 전문가들이 참여했다. 


손영목·김익수박사는 미호종개를 처음 발견해 신종 발표한 당사자들이며, 방인철박사는 지난해부터 추진되고 있는 환경부의 미호종개 복원사업 연구책임자로서 실제 현장에서 보호·복원을 위한 각종 과제를 진행하고 있다.

 

또 홍영표박사와 이상명박사, 이순재이사는 환경부의 미호종개 복원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연구원이자 본보 기획취재팀의 초빙 전문가로서 그동안 동행취재를 통해 미호종개 서식지의 하상구조 조사, 동서종 및 어류군집 조사(홍영표박사), 식물성 플랑크톤상 및 식성 조사(이상명박사), 현장채집(이순재이사) 등을 펼친 바 있다.

 

현지 조사자인 홍영표박사와 이상명박사, 이순재이사의 의견을 먼저 들은 후 다음 편에서는 손영목박사와 김익수박사, 방인철박사의 의견을 보도할 예정이다.

 

모래속에 몸을 숨기고 있는 미호종개./자연닷컴

 

■홍영표박사(국립중앙과학관)

 

 

미호종개를 합리적으로 보호·보전하기 위한 방안은 '미호종개가 사라지는 원인'으로부터 찾아야 한다. 미호종개가 사라지는 가장 큰 원인은 수질악화에 있다고 본다. 따라서 미호종개를 살리기 위해서는 최우선적으로 수질을 개선시켜야 한다.


미호종개는 본래 하천 바닥에 사는 저층성 어류다. 저층성 어류는 부영양화와 같은 수질오염이 진행될 경우 가장 먼저 영향을 입게 된다. 하천수에 부영양화가 오면 용존산소량이 감소하게 되는데 용존산소량은 특히 해가 지고 난 야간에 더욱 떨어지게 된다. 실제 야간에 물고기 서식지의 용존산소를 측정해 보면 표층보다 바닥층이 훨씬 낮은 수치를 보인다.


부영양화가 어느 정도 진행된 수역은 미호종개, 흰수마자, 퉁가리, 자가사리와 같은 저층성 어류는 감소하는 반면 붕어나 피라미 같은 중층성 내지 상층성 어류들은 증가하게 된다. 미호종개의 본적지라 할 수 있는 미호천에 미호종개를 포함한 저층성 어류가 사라진 원인도 기실 수질오염에 따른 용존산소 부족 등 수환경의 악화에 있다고 본다.


수질오염 가운데 또 한가지 문제가 되는 것이 현탁부유물(SS)의 증가다. 물속에 현탁부유물이 늘어나게 되면 햇빛이 투과하지 못해 미호종개의 먹이가 되는 조류(藻類)의 생성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수질오염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가는모래'다. 미호종개는 습성상 매우 고운 모래가 있어야만 서식이 가능하다. 그러나 미호천을 비롯한 모든 서식지에서 가는모래가 거의 사라짐으로써 미호종개 개체수도 현격히 줄어들었다. 가는모래는 미호종개의 주된 생활장소이자 산란장소이기 때문에 이것이 사라졌다는 것은 서식지 자체가 없어진 것과 마찬가지다.

 

따라서 미호종개를 되살리기 위해서는 가는모래로 이뤄진 모래톱이 곳곳에 형성될 수 있도록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상명박사(국립중앙과학관)

 

 

미호종개 서식지를 대상으로 식물성 플랑크톤상을 조사한 결과 전체 73분류군이 출현한 가운데 미호천 팔결교지점이 64분류군으로 가장 많은 분류군이 출현했는데 이는 이 수역에서 이미 부영양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수질오염에 따른 부영양화 현상은 물고기의 먹이가 되는 조류 형성은 물론 용존산소량에도 커다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조사 결과 미호천 팔결교지점 외에도 대전 갑천과 진천 백곡천, 청양 지천 등지에서도 빈영양 말기 혹은 부영양화 초기단계에 있음이 확인됐다. 이같은 조사결과로 보아 미호종개를 살리기 위해서는 수질개선이 매우 시급한 과제라 할 수 있다.


미호종개 서식하천을 오염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꼽을 수 있는 것 중의 하나가 축산폐수다. 축산농가가 대단위 혹은 집단화가 된 곳은 어느 정도 시설이 갖춰져 폐수처리가 용이하지만 그렇지 않은 영세 농가에서는 그대로 폐수를 흘려보내고 있다.
현재 농촌지역의 소형하천이 도시지역 하천에 비해 훨씬 더 오염된 것은 오·폐수 처리시설이 부족한 때문이다. 따라서 수질개선을 위한 하나의 방안으로 축산 단지화를 통한 폐수처리의 강화가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농공단지 등으로부터 흘러들어 오는 각종 오염원을 차단할 수 있는 방안 마련과 비점오염원에 대한 관리방안 마련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다음은 서식환경 개선문제다. 서식환경 가운데서도 가장 시급히 요구되는 것이 모래다. 예전에는 산사태가 일어나거나 농경지로부터 유입되는 모래량이 많았으나 요즘에는 상류로부터의 유입량이 현저히 줄어들어 하천바닥을 더욱 황량하게 만들고 있다.


예전의 자연하천은 모래톱과 자갈, 바위 등이 적당히 어우러져 각종 물고기들의 서식처를 만들어 줬지만 지금은 직강화 혹은 골재채취로 인해 서식환경 자체가 완전히 뒤바뀌고 파괴돼 버렸다. 인위적인 서식지 파괴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라도 모래톱의 인위적인 복원 등 실질적인 대책마련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순재이사(BLS테크 생태담당)

 

 

미호종개 서식지에 대한 현장채집을 하면서 매번 느낀 것은 하천바닥(저질)이 과거에 비해 너무 변해있다는 점이다.

 

오랜 경험상 지금은 발만 디뎌도 미호종개가 살고 있는지 아닌지를 알 수 있는데 미호종개가 살지 않는 곳은 대부분 바닥이 딱딱하게 굳어 있거나 큰 자갈로 이뤄져 있다.


하천바닥이 딱딱하게 굳어있는 곳을 파헤쳐보면 각종 오염원이 퇴적돼 시커멓게 썩어있을 정도다. 또한 예전에는 미호종개가 살았으나 지금은 사라진 곳을 보면 그곳들 역시 바닥이 온통 썩어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수질개선을 통해 자연적으로 이들 퇴적 오염물을 제거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풍전등화격의 미호종개 입장을 생각하면 미소서식처를 중심으로 한 인위적인 제거방안도 어느 정도 고려할 사항이라고 본다.

 

가는모래가 남아있는 미호종개 서식지 주변에서는 아직도 하천바닥의 모래를 불법으로 채취해 차량으로 실어나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철저한 단속도 필요하다. 아울러 배터리 등을 이용한 남획행위도 근절될 수 있도록 대주민 홍보를 더욱 강화해 주민 스스로 미호종개와 같은 소중한 생물자원을 지켜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인근 주민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 한 미호종개의 앞날은 계속 어두울 수밖에 없다. 지자체 및 관련 기관도 역시 마찬가지다. 어느 관내, 어느 지역에 미호종개가 살고 있는지조차 모르는데 그것이 제대로 보호될 리 만무다.


또 한가지 농공단지 등을 조성할 때도 생태 관련 환경영향평가가 실질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하고 조성 후에도 오·폐수 처리에 대한 관리감독을 철저히 해 서식지 주변의 수환경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금강에 울려퍼지는 청소년들의 '미호종개 사랑'
미호종개 지킴이 자청하고 나선 두 팀 맹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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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호종개를 지키기 위한 청소년들의 '절규'가 금강변에 울려 퍼지고 있다.

 

절규의 근원지는 미호종개 서식지 중의 하나인 갑천(금강 지류)과 이 하천을 젖줄로 삼고 있는 대전지역으로, 현재 이곳에서는 미호종개 지킴이를 자청하고 나선 고교생들의 외침이 '생물자원 사랑은 지역 사랑·나라 사랑'이란 커다란 메아리가 되어 지역민들에게 깊은 감동을 주고 있다.


미호종개 보호를 절체절명의 신조처럼 외치고 있는 주인공들은 이 지역 고교생들로 구성된 'S.E.W GUARDIAN' 팀과 '미호종개지킴이' 팀. 이들은 신세대다운 기발한 아이디어와 기획력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망라하고 거침없는 활동을 펼치면서 '미호종개가 되살아나는 그날'을 위해 그 어느 젊은이들보다도 값진 시간을 보내고 있다.

 

벼랑 끝 삶으로 내몰린 미호종개의 실상을 지역 언론을 통해 전해 듣고는 "너무나 안타까워 미호종개 지키기에 나섰다"는 이들 두 팀을 찾아 그간의 활동과 앞으로의 계획 등을 알아봤다.

 

◇S.E.W GUARDIAN팀
팀장인 이황재군(대전 중앙고 2년)을 비롯해 이원철(〃)·김동영군(〃 1년)과 유세영(대전외국어고 1년)·박현지양(〃) 등 5명으로 구성된 자발적인 미호종개 지킴이 모임.

 

'하늘(SKY) 땅(EARTH) 물(WATER) 지킴이(GUARDIAN)'란 뜻의 팀명과 인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지구를 지키는 독수리 5형제처럼 언제나 앞장서 지구를 지키되 생물자원의 중요성과 가치를 알리는 데 힘씀으로써 지역사랑, 나아가 나라사랑을 몸소 실천하자는 취지로 모였다.


대전사랑운동본부 회원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이들은 최근 지역언론을 통해 갑천 등 금강 수계에서만 사는 미호종개가 종이 끊길 위기에 있다는 '비보'를 전해 듣고 이를 지키는데 힘을 모으기로 하고 팀을 결성한 뒤 지난 9월에는 팀원 모두가 환경부의 생물자원보전 청소년홍보대사로 위촉돼 미호종개를 비롯한 각종 생물자원을 널리 알리고 보호하는데 정열을 쏟고 있다.

 

대전지역 각급 기관단체와 학교, 교회, 대전역, 월평공원, 각종 행사장 등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발품을 팔며 홍보활동을 해온 결과 이젠 왠만한 사람은 다 알아보는 명물들이 됐다.

 

가디언팀이 직접 만들어 배포하고 있는 각종 홍보물(티셔츠, 차량스티커)./자연닷컴


이들은 단순한 홍보활동을 넘어서 실제 시민들이 피부로 느끼고 동참할 수 있도록 구호 하나, 팜플릿 하나를 만드는 데도 온갖 정성을 기울이는가 하면 홍보효과를 배가시키기 위해 '전세계에 하나뿐인 미호종개를 아시나요?'란 문구 및 로고가 새겨진 티셔츠와 차량 스티커를 직접 제작, 배포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또한 홍보활동기금 마련을 위해 각자 모은 용돈을 전액 회비로 내놓고 그것도 모자라 대전시민 벼룩시장에 나가 미호종개 티셔츠를 판매함으로써 시민들의 좋은 반응과 함께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기도 했다.

 

또 김동영팀원은 지난달 29일부터 11월 1일까지 학교간 문화교류탐방차 일본 후쿠오카현 세호고(靑豊高)를 방문, 일본어와 영어로 된 홍보물을 배포하고 미호종개를 직접 소개함으로써 홍보대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충청타임즈 10월 30일자 3면 보도>


'미호종개(
http://blog.naver.com/mihojonggae)'란 블로그를 통해 팀의 활동상을 소개하고 아울러 온라인상의 홍보활동도 펼치고 있는 이들은 환경부 홍보대사 역할이 끝나더라도 '더 큰 환경단체'를 조직해 보다 적극적으로 미호종개 사랑을 펼칠 각오다.


유세영팀원은 "열심히 홍보했지만 아직도 미호종개를 모르는 시민들이 너무 많아 아쉽다"며 "정부와 해당 지자체가 나서 소중한 생물자원인 미호종개를 적극 홍보하고 각종 개발사업을 추진할 때도 환경을 먼저 고려해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사회를 만들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S.E.W GUARDIAN팀이 지난 10월 27일 오전 대전 갑천둔치서 열린 경찰의 날 기념 '시민과 함께 하는 갑천변 걷기대회'에 나와 부모들과 함께 미호종개 보호캠페인을 벌이고 있다./자연닷컴

 

◇미호종개지킴이팀
이 팀의 온라인상 활동본부인 '미호종개 사랑합시다'란 블로그 명(http://blog.naver.com/ds3npk)처럼 '자연에 대한 진실한 사랑을 통해 미호종개를 지키자'는 취지로 결성된 모임으로, 현재 김영근팀장(충남고 2년)을 비롯해 김민석군(보문고 2년), 임혜리(둔산여고 2년)·차재선양(〃 1년) 등 4명을 중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이들 역시 대전환경련 청소년 동아리인 꼬마물떼새와 기타 환경관련 봉사단체 회원으로 활동하는 등 어려서부터 자연생태분야에 남다른 관심을 보여온 환경지기 학생들로서, 지난 9월 환경부의 생물자원보전 청소년홍보대사 공모에 동시 도전, 위촉장을 받으면서 팀 단위 활동에 들어가 지금은 S.E.W GUARDIAN팀과 함께 대전지역 청소년들의 환경운동 문화를 이끌어가는 양대모임으로 자리잡았다.

 
김영근팀장은 "팀의 가장 큰 특징은 4명의 창단 멤버 모두 청소년홍보대사 외에도 아마추어무선기사 자격증을 가진 'HAM-응급처치 가족봉사단원'들로서 공중전파를 이용한 미호종개 보전활동을 병행하고 있는 점"이라며 "특히 HAM을 통해 산불예방과 수질오염방지, 공원환경보호 같은 기동성을 요하는 환경관련 봉사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호종개지킴이팀이 제작해 배포하고 있는 각종 홍보물(환경수세미, 홍보사탕 등)./자연닷컴


이들은 또 대전역과 공원, 각급 학교 및 기관 단체는 물론 대전국제열기구축제, 월평공원의 날 행사 등 각종 행사장을 찾아 미호종개 보전 서명운동을 수십 차례 전개하는 한편 지난 10월 27일에는 대전 보라매공원서 열린 2007 대전자원봉사박람회에 참여, 팀원들이 직접 만든 환경수세미와 홍보물을 배포하며 서명운동을 펼쳤다.

 

이 팀은 앞으로 헌혈캠페인, 이메일 릴레이홍보, 거리캠페인, 청소년 환경토론회, 청소년 환경음악회, 미호종개 홍보 동영상 제작 등 다양한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차재선 팀원은 "그동안 활동을 하면서 우리나라에 수많은 고유생물들이 살고 있고, 또 이들 생물자원이 돈으로 따질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지니고 있음을 알게 돼 큰 보람을 느꼈다"며 "미호종개를 비롯한 각종 생물자원이 왜 사라지고 있으며 또 어떻게 지켜야 하는지 등에 대한 시민의식 고취를 위해 더욱 더 노력하겠다"고 야무진 포부를 밝혔다.

 

이 팀 역시 환경부의 청소년홍보대사 역할이 끝난 뒤에도 팀을 존속시켜 미호종개 보전운동을 통한 자연사랑, 지역사랑을 계속 펼쳐나갈 계획이다.

 

미호종개지킴이팀이 지난 10월 27일 대전 보라매공원서 열린 2007 대전자원봉사박람회장을 찾아 각종 홍보물을 배포하며 미호종개 보전 서명운동을 펼치고 있다./자연닷컴

미호종개 운명 '가는모래' 존속여부가 좌우
현존 서식지 대부분 하상변화로 멸실위기
모래 사라진 서식지 이미 미호종개 절종

 

■하상구조의 변화


미호종개가 사라지는 두 번째 원인은 '하상구조의 변화'이다.

 

여기서 두 번째 원인이라고 한 것은 하상구조의 변화가 전편에 소개한 '수질 악화' 보다 덜 심각하거나 덜 중요해서가 아니라 설명하는 순서에 따라 두 번째라는 표현을 썼을 뿐이며, 그 심각성이나 중요성 면에서는 수질 악화에 버금가는 '주된 원인'임을 밝혀둔다.


그동안 서식현장을 직접 취재하면서 느낀 점도 그렇고 현장 답사에 동행했던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도 대체로 이에 동의한다. 오히려 전문가들 중에는 수질 악화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끼쳐 미호종개를 사라지게 하는 가장 큰 원인으로 하상구조의 변화를 꼽는 이도 있다.


하상구조의 변화 가운데서도 가장 치명적인 요인은 바로 '가는모래가 없어지는 현상, 즉 저질(底質·bottom material) 구조의 변화'라 할 수 있다. 한 마디로 말해 하천에 가는모래가 없어지면서 미호종개도 자취를 감춰가고 있다는 얘기다.

 

순천향대 미호종개 복원사업단의 일원으로서 지난 1년여 동안 본보 취재팀과 함께 현장 답사에 나섰던 생태 전문가 이순재씨(BLS테크 기술이사)의 말이다.


"그동안 수많은 현장 답사 결과 미호종개가 발견된 지점은 반드시 가는모래로 저질이 이뤄져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가는모래가 아닌 굵은모래나 자갈로 이뤄진 하상에서는 지금까지 단 한 마리의 미호종개도 발견하지 못했다. 현존 서식지의 상황을 감안할 때 미호종개가 사라지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역시 가는모래가 없어지면서 저질구조가 바뀌어 미소서식처가 망가진 점을 들 수 있다."


미호종개와 가는모래와의 관계는 그간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미호천에서 미호종개라는 신종을 처음 발견하게 한 결정적인 모티브가 된 것이 '희고 고운 모래'였으며, 신종 발표 이후 지금까지 발견된 모든 서식처의 저질이 가는모래로 이뤄져 있다는 사실은 미호종개가 가는모래를 얼마나 좋아하는지를 시사해 준다.<국립중앙과학관 홍영표박사(미호종개 복원사업단 연구원)의 이번 조사결과 미호종개는 0.15~0.6mm 크기의 고운모래가 깔린 하상을 특히 좋아하는 것으로 확인됨.17회 보도> 

 

미호종개의 서식처
현존하는 미호종개 서식처들은 대부분 극히 적은 양의 모래로 소규모 사이트를 이루고 있기 때문에 언제 사라질 지 모르는 백척간두의 상황에 놓여있다. 이들 소규모 서식지에 사는 미호종개의 운명은 특히 하상의 가는모래가 언제까지 존재하느냐에 따라 좌우될 만큼 매우 긴박한 상황이다. 사진은 대전 갑천의 서식처(월평공원 부근)./자연닷컴

 

먹이를 먹고 있는 미호종개
미호종개는 먹이를 섭취할 때 주로 가는모래를 주둥이로 흡입했다가 아가미 쪽으로 내보내면서 먹이를 걸러먹는 습성이 있다. 또한 휴식을 취하거나 천적을 피해 몸을 숨길 때도 가는모래 속으로 재빨리 파고 드는 등 가는모래가 많이 깔린 하상을 유난히 좋아한다./자연닷컴
 

 
취재팀이 이번에 확인한 미호종개의 생태에서도 가는모래와는 뗄래야 뗄 수 없는 특이한 생활습성이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먹이를 섭취할 때 주로 가는모래를 주둥이로 흡입했다가 아가미 쪽으로 내보내면서 먹이를 걸러먹는 습성이라든가, 휴식을 취하거나 천적을 피해 몸을 숨길 때 가는모래 속으로 재빨리 파고 드는 습성, 자연 상태에서 산란 장소를 택할 때 가는모래의 하상을 찾는 습성 등은 미호종개의 삶 자체가 가는모래가 있어야만 영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미호종개의 이같은 습성과 관련해 가장 최근(2006~2007년)에 확인된 6곳의 서식지 상황은 오늘날 미호종개가 처한 '멸종 직전의 현실'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다.

 

다시 말해 가는모래가 거의 사라진 현 서식지 상황을 감안할 때 미호종개는 얼마안가 멸종될 수밖에 없는 최악의 처지에 놓여있음을 실감케 한다. 말 그대로 올 데까지 다 온 백척간두의 상황이다.


미호종개의 본적지격인 미호천의 팔결교 지점(충북 청원 관내)은 물론 상류쪽(진천 관내) 농다리지점과 대전 갑천, 충남 공주 유구천, 청양 지천 등의 서식지는 모두 한 사이트당 수십 ㎡밖에 되지 않는 지극히 작은 규모의 미소서식지가 불과 한 두 곳씩만 확인되고 있을 뿐이며, 서식 개체수도 극소수에 불과하다.


진천 백곡천(백곡저수지 인접지)의 집단 서식지는 다른 서식지에 비해서는 규모도 크고 서식 개체수도 많은 편이지만 이곳 역시 하천 유수량과 바로 아래 저수지의 수위 변동 등 주변상황에 따라 가는모래로 이뤄진 서식 사이트 규모가 크게 변하고 모래량도 갈수록 줄어드는 등 악화일로에 있다.

 

갈수기의 백곡천 집단서식지
진천 백곡천의 미호종개 집단 서식지는 인근 백곡저수지의 수위 및 하천 유수량에 따라 미소서식지의 위치와 규모가 크게 변하는 등 상황변화가 심해 '미호종개의 앞날'이 불안한 상태다. 이곳 서식지의 저질을 이루는 가는모래는 대부분 저수지 안으로 밀려나 있기 때문에 백곡저수지가 만수위가 되면 극히 좁아진 사이트(저수지 수면에 잠기지 않은 미소서식지)에 수천 마리 이상의 미호종개들이 모여들어 조그만 환경 변화에도 전멸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상태에 놓이게 된다./자연닷컴
 


미호종개의 '안방'이라고 할 수 있는 미소서식지의 위치가 계속 변하고 있는 것도 미호종개가 모래(특히 가는모래로 이뤄진 모래톱)를 따라 서식장소를 옮기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실례로 청양 지천의 경우 지난 1986년에는 충남 청양군 운곡면 작천리 수역에서 미호종개가 발견됐으나 지난해와 올해 실시한 조사에서는 작천리 수역에서 하류쪽으로 멀리 떨어진 청양군 장평면 구룡리와 부여군 은산면 회곡리 경계지역에서 발견됨으로써 서식지가 하류로 밀려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수계를 통틀어 현재 가는모래로 이뤄진 서식장소(미소서식지)가 완전히 사라짐으로써 미호종개가 이미 절종된 서식지(하천)들도 여러 곳에 이르고 있다. 과거 채집 기록상 미호종개 서식지로 알려졌던 대전 유등천과 충북 진천·음성의 초평천, 증평 보강천, 청주 무심천 등이 그 본보기다.


이들 하천을 포함해 미호종개 서식지에서 모래, 특히 가는모래가 없어지고 있는 가장 큰 원인으로는 무엇보다도 골재채취로 인한 직접적인 유실을 들 수 있다. 또한 작은 모래 알갱이들이 하천수에 휩쓸려 하류로 끊임없이 유실되고 있는 것도 큰 이유중의 하나다.


여기에 더하여 과거에 비해 산림이 우거지고 농지개간이 줄어드는 등 여러 여건 변화로 인해 상류로부터 유입되는 토사량이 현저히 줄어듦으로써 새로 생겨나는 모래량이 크게 감소한 것도 하나의 원인이다. 아울러 수질 악화로 인해 모래톱이 뻘 등 각종 오염원으로 뒤덮여 제구실을 못할 경우도 미호종개에게는 삶의 터전을 빼앗기는 치명타일 수 밖에 없다.

한국의 자존심 '익수키미아 초이'<18>

-----미호종개의 서식 환경(3)

 

■동서종(同棲種) 조사 결과


생태학에서 동서(同棲)란 '서로 다른 종류의 동물이 한 곳에서 함께 사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미호종개의 동서종(혹은 동서어종)이라 함은 미호종개와 종은 다르지만, 미호종개가 사는 일정 서식처 범위 안에서 함께 살고 있는 어류를 일컫는다.


다시 말하자면 미호종개의 이웃 물고기로서, 미호종개의 서식처를 중심으로 이뤄진 물속 생태계의 주인공들인 셈이다.

 

이들이 미호종개의 서식환경 요소로서 중요시되는 것은 같은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크든 작든, 또는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미호종개와 서로 영향을 주고 받으며 살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사회에서 주변 사람들이 하나의 환경요인으로 작용하는 것과 마찬가지 논리다.


생태계란 본디 '일정한 지역의 생물 공동체와 이들의 생명 유지에 근원이 되는 무기적 환경이 서로 복잡한 상호 의존 관계를 유지하면서,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자연 체계'임을 생각할 때 상호 주고 받는 영향은 여러 가지로 나타날 수 있다.


미호종개 입장에서 보면 동서종 가운데에는 산란장소 및 은신처 등 주요 서식처(미소 서식처)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 상대(모래무지,흰수마자 등)가 있을 수 있고 먹이를 놓고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대(미꾸리과, 모래무지,흰수마자 등)도 있을 수 있으며 육식성 어종인 경우에는 생명을 직접 위협하는 것들(큰입배스,블루길,쏘가리 등)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동서종을 살펴보는 것은 미호종개 서식처를 중심으로 한 물속 생태계의 건강도를 알아볼 수 있는 외에도 미호종개가 처한 현실을 이해하는 데에도 매우 필요한 방법이다.


다음은 국립중앙과학관 홍영표박사(어류분류학)와 BLS테크 이순재 기술이사(생태조사 담당) 등이 참여한 가운데 최근 실시한 조사 결과이다.

 

이번 조사 결과 미호종개 서식처의 동서종은 총 34종으로 나타나 금강 수계 전체의 서식 어종수 139종의 24.5%로 분석됐다. 이들 동서동 가운데 분포비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난 종은 돌마자, 모래무지, 피라미 등이었으며, 최근 순천향대 방인철 박사팀(해양생명공학과)이 찾아낸 진천 백곡천의 집단서식처는 유독 미호종개가 우점종으로 조사돼 큰 대조를 보였다.


특기할 만한 사항으로는 공주 유구천과 청양 지천에서 멸종위기 1급어종인 흰수마자가 발견된 점과 모든 미호종개 서식처에서 어류는 아니지만 외래동물인 황소개구리 올챙이가 다수 발견됐다는 점이다. 황소개구리 올챙이는 습성상 미호종개 서식처 주변에 살면서 먹이경쟁을 통해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거나 특히 산란기때 미호종개의 알을 주워먹는 것으로 추정되는 등 미호종개의 개체수를 감소시키는 하나의 위해동물로 여겨진다.

 

황소개구리 올챙이

이번 조사 결과 미호종개의 모든 서식처에서 외래동물인 황소개구리 올챙이가 다수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황소개구리 올챙이는 육식성 외래어종인 큰입배스, 블루길 등과 함께 미호종개에게 악영향을 끼치는 '위해동물'로 여겨진다./자연닷컴

 

①미호천 본류
미호종개의 타입로컬리티인 미호천 본류 팔결교 지점과 농다리 지점을 중심으로 조사한 결과 동서종은 총 13종으로 나타났다. 이들 두 지점은 이번 조사에서 각각 한 개체씩의 미호종개가 확인됐으며, 우세종은 모래무지 27%, 돌마자 25%로 조사됐다. 동서종 목록을 보면 잉어,붕어,떡붕어,모래무지,돌마자,몰개,미꾸라지,미호종개,동자개,블루길,큰입배스,갈문망둑,가물치 등인 가운데 육식성 외래어종인 블루길과 큰입배스의 풍부도가 10% 이상으로 나타나 외래 도입어종으로 인한 생태계 교란이 매우 심각한 수준으로 판단됐다. 특히 팔결교 지점은 여름철이면 전문 낚시인들인 루어꾼들이 연일 찾아와 배스낚시를 할 정도로 큰입배스의 출현율이 높은 편으로, 이로 인해 미꾸리과의 일종인 미호종개의 서식환경이 매우 불안정함을 알 수 있었다.

 

②백곡천 상류부
방인철박사팀이 미호종개를 첫 발견할 당시 '현존 개체수 1만4백68마리'로 추정한 백곡천 상류부의 동서종은 총 16종으로 확인됐다. 국내 최대의 집단 서식지를 대변하듯 전체 16종 중 미호종개가 약 21%로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그 다음은 몰개(20%)로 나타났다. 동서종 목록은 붕어,떡붕어,돌고기,모래무지,참마자,돌마자,몰개,버들치,피라미,치리,미꾸리,참종개,미호종개,점줄종개,밀어,민물검정망둑 등이며 외래어종으로는 떡붕어가 확인됐다. 떡붕어는 잡식성이지만 식성이 게걸스러워 타 어종의 알까지 먹어치우는 것으로 알려져 이 역시 미호종개의 안전을 위협하는 하나의 환경요인이라 할 수 있다.

 

③대전 갑천
이번 조사에서 총 36마리의 미호종개가 확인된 대전 갑천 월평공원 인근 지점의 동서종은 모두 10종으로 집계됐다. 전체 10종 가운데 모래무지가 26.4%로 가장 많이 분포하고 있으며 그 다음은 피라미 23.3%, 돌마자 21.2%의 순으로 분석됐다. 동서종 목록은 붕어,납지리,모래무지,돌마자,피라미,참종개,미호종개,점줄종개,눈동자개,큰입배스 등인 가운데 미호종개는 약 3%의 분포 비율을 보였다. 이 지점에서의 큰입배스 분포비율은 3%로 미호종개와 비슷한 수치를 보이고 있다. 조사팀의 현장 조사시 타 어종의 포식 장면이 수차례 목격될 정도로 최근 빠른 속도로 확산되면서 미호종개를 크게 위협하고 있다.

 

④공주 유구천
총 13마리의 미호종개가 확인된 공주 유구천의 동서종은 모두 22종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번 조사에서 확인된 미호종개 서식처 중 가장 많은 동서종수이다. 동서종 가운데에는 앞서 말한 바 대로 다량의 흰수마자가 미호종개와 함께 서식하면서 상호 영향을 주고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두 어종은 특히 '모래'가 중요한 환경인자로서 대부분의 생활을 가는 모래가 깔린 바닥에서 함께 영위함으로써 서식처를 차지하려는 경쟁 혹은 먹이경쟁에 있어 다른 어종 보다 훨씬 더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동서종 목록은 잉어,붕어,각시붕어,납자루,칼납자루,납지리,참붕어,돌고기,모래무지,줄몰개,흰수마자,돌마자,누치,참마자,피라미,참종개,미호종개,점줄종개,동자개,얼룩동사리,밀어,민물검정망둑 등이다.

 

유구천에 서식하는 미호종개의 동서종들. 미호종개 주변에 납자루,참붕어,모래무지,참종개 등이 모여들어 먹이를 찾고 있다. 동서종들은 이렇듯 먹이경쟁 등을 통해 상호 영향을 끼치며 살아가고 있다./자연닷컴

 

⑤청양 지천
총 11마리의 미호종개가 확인된 청양 지천에서는 21종의 동서종이 관찰됐다. 이 중 피라미가 35%로 가장 많았으며 그 다음은 돌마자 14.5%, 모래무지 10% 순으로 많았다. 미호종개는 1.2%의 분포 비율을 보였다. 동서종 목록은 붕어, 납자루,칼납자루,납지리,참붕어,돌고기,모래무지,줄몰개,흰수마자,돌마자,누치,참마자,피라미,참종개,미호종개,점줄종개,동자개,자가사리,얼룩동사리,밀어,민물검정망둑 등이다. 이 지점에서는 많은 개체는 아니지만 희소종인 흰수마자가 미호종개와 함께 발견돼 관심을 끌었다. 

 

우점종 돌마자

대부분의 미호종개 서식처에서 우점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된 돌마자. 돌마자와 함께 모래무지와 피라미도 비교적 높은 분포 비율을 나타내 보편적인 '미호종개의 이웃 물고기'로 확인됐다. /자연닷컴   

<17> 미호종개의 서식환경(2)

 

"미호천 본류 모래 입자와 유속 변화가 개체수 감소 원인"
 
미호종개는 어떠한 환경에서 살까. 수심이 깊은 곳에 살까 아니면 얕은 곳에 살까.

물흐름(유속)은 어떤 곳을 좋아하고 하상구조는 어떤 곳에 주로 살까.

 

순천향대 미호종개 복원사업단(연구책임 방인철 교수, 해양생명공학과)의 조사 참여자로서 본 기획 시리즈의 현장취재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는 국립중앙과학관 홍영표박사(어류분류학)의 조사 결과에 의하면 미호종개는 수심 30~80cm 사이에서 서식하되 어른 무릎 깊이인 50cm 수심에서 가장 많이 서식하고 있으며, 물흐름 속도는 평균 10~18cm/sec의 비교적 느린 곳에서 사는 것으로 밝혀졌다.


하천별로 보면 미호천 본류(팔결교 지점)가 최대 36cm/sec, 평균 30cm/sec로 물흐름이 가장 빠르게 나타났고 가장 느리게 흐르는 곳은 백곡천 상류(최대 16cm/sec, 평균 10cm/sec)로 분석됐다.


수심 및 물흐름 속도와 관련해 눈길을 끄는 곳은 미호천 본류로 수심 50cm에서 40~42cm/sec로 측정돼 다른 하천(지천 10~14cm/sec, 백곡천 11~20cm/sec, 갑천 18~27cn/sec)에 비해 빠른 유속을 보였다.

 

'미호종개의 본향'으로서 미호종개가 많이 서식하던 1970년대와 1980년대 초의 자료가 없어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의 추정에 의하면 1980년대 후반 이후의 하상정리 및 골재 채취로 예전에 비해 유속이 빨라졌음을 감안할 때 '유속의 변화'가 미호종개의 감소 요인으로 어느 정도 작용했을 것이란 분석이다.

 

미호종개의 서식처.  미호종개는 수심이 약 50cm인 비교적 얕고 물흐름이 평균 10~18cm/sec의 비교적 느린 곳에서 사는 것으로 밝혀졌다. 사진은 미호종개가 서식하고 있는 청양 지천의 하류부 전경./자연닷컴 


그 다음으로 관심을 끄는 항목은 미호종개가 사는 곳의 하상구조이다. 앞에서도 설명한 바와 같이 미호종개의 삶 자체가 모래와는 뗄래야 뗄 수 없을 만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알을 낳아 부화시켜 대를 잇는 곳도 모래바닥이요 먹이를 찾는 곳도 모래바닥이며 휴식을 취하거나 천적을 피해 몸을 숨기는 곳 역시 모래바닥이다. 이렇듯 모래바닥은 미호종개의 서식 환경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중요한 요소이다.


그렇다면 과연 미호종개는 어느 정도 크기의 모래 입자를 좋아할까.


역시 홍영표박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미호종개 서식이 확인된 곳의 0.6mm 이하 모래입자 크기의 저질 함량이 평균 86.3%로 나타나 '미호종개는 아주 미세하고 고운 모래 바닥에 주로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하천별 함량 비율에는 다소 차이가 있어 미호천 본류의 경우 0.6mm 이하 입자 크기의 함량이 27.8%인 데 비해 갑천 76.4%, 백곡천 88.8%, 지천 93.7% 등으로 나타났다.


0.6mm 보다는 굵은 4.75~19mm 크기의 입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반대로 미호천 본류가 23.3%인 데 비해 백곡천 0.19%, 갑천 0.06%, 지천 0.5% 등으로 분석됐다.


독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홍박사의 연구와는 별도로 일반 가정용과 비슷한 크기의 체(눈 크기 2.8mm)를 이용해 각 서식처의 하상 모래를 굵은 입자와 가는 입자로 분리해 본 결과 사진에서와 같이 각 서식처의 저질입자 구성이 확연히 다르게 나타났다.


취재팀은 우선 미호종개 서식처별로 한 곳당 다섯 지점의 모래를 무작위로 3kg씩 채취한 다음 건조과정을 거쳐 눈 크기 2.8mm의 체로 쳐서 각각의 입자 무게를 측정했다. 그 결과 미호천 본류 팔결교 지점은 전체 3kg의 모래 가운데 가는 모래가 2.1kg, 굵은 모래가 0.9kg으로 나타났고 미호천 본류 농다리 지점(진천 관내)은 각각 2.52kg과 0.48kg으로, 대전 갑천(월평공원 인근 지점)은 2.7kg과 0.3kg으로, 청양 지천(하류지점)은 1.75kg과 0.25kg으로, 공주 유구천(하류지점)은 2.8kg과 0.2kg으로, 진천 백곡천(상류지점)은 2.88kg과 0.12kg으로 측정돼 대조를 보였다.


2.8mm 크기의 체로 쳐서 분석한 결과로 볼 때에는 진천 백곡천 상류의 저질 입자가 가장 곱고 일정한 크기로 구성돼 있는 데 반해 미호천 본류 팔결교 지점은 큰 입자가 많고 거친 하상구조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백곡천 상류지점은 이번 조사에서 미호종개의 서식개체수가 무려 1만 마리 이상으로 추정된 '현존 최대의 집단서식처'이다. 반면 미호천 본류 팔결교 지점은 미호종개가 첫 발견된 장소로서 학계에 '미호종개의 타입로컬리티'로 보고된 곳이긴 하지만 최근 들어 서식 개체수가 급격히 감소해 이번 조사에서 단 한 마리만 확인된 곳이다.


이같은 점을 감안할 때 미호천 본류 팔결교 지점은 하상골재 채취 이후의 변화된 저질입자 구조 또한 개체수 급감의 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풀이됐다.

 

미호종개 서식처의 저질구조 비교.  미호종개 서식처의 모래를 눈 크기 2.8mm의 체로 쳐서 굵은 모래와 가는 모래를 분리한 사진. 각 서식처의 저질입자 구성이 다르게 나타나고 있다. 위로부터 미호천 본류 팔결교 지점, 미호천 농다리 지점, 갑천./자연닷컴

 <14> 미호종개의 서식현황(4)

"유일한 도시하천내 마지막 서식처 개발 앞두고 멸실 위기"

 

○대전 갑천 월평공원 부근

 

이번 조사결과 미호종개 서식이 확인된 곳은 모두 6개 지점이다. 앞서 설명한 미호천 팔결교 부근과 농다리 부근, 진천 백곡천 상류 외에도 금강 지류인 대전 갑천 월평공원 부근과 충남 청양 지천 하류부, 충남 공주 유구천 하류부 등에서 미호종개가 발견됐다.

 

이 가운데 대전 갑천의 월평공원 부근은 하천 특성상 대전시 지역을 관류하는 '도시하천 내' 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과거 미호종개의 서식지이자 역시 도시하천인 대전 유등천(갑천 지류)과 청주 무심천(미호천 지류)에서는 이번에 미호종개가 발견되지 않은 것과 큰 대조를 보인다. 또한 갑천 본류수역으로서 1998년과 2000년도에 채집기록이 있는 대전 서구 가수원교 지점에서도 미호종개가 찾아지지 않았다.

 

현재 갑천은 다른 도시하천들과 마찬가지로 예전의 모습을 어느 정도 유지하고 있는 자연하천 구간과 직강공사 등으로 옛 모습을 거의 잃은 인공정비 구간으로 이뤄져 있는데 이번 조사에서 미호종개가 찾아진 곳은 자연하천 구간 내이다.

 

구체적인 지점은 대전 서구 월평공원 옆 인접 수역(가수원동 관내)으로 주변에는 달뿌리풀, 버드나무 등의 수생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하천 내에는 나사말 등의 수초대가 형성돼 있다. 미호종개의 서식이 확인된 곳은 세 개의 작은 사이트를 이루고 있는데 이들 사이트 역시 타 서식처처럼 바닥에는 고운 모래가 깔려 있어 미호종개의 중요한 서식환경이 되고 있다.

 

갑천의 미호종개 서식처

대전 갑천은 이번 조사에서 미호종개의 서식이 확인된 '유일한 도시하천'으로서 일부 구간에 주변에 수생식물이 군락을 이루고 있고 하천 내에는 나사말 같은 수초대와 고운 모래층이 형성돼 있는 등 자연형 하천을 유지하고 있으나 서식환경 악화로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다./자연닷컴

 

현지 조사는 총 네 차례 이뤄졌으며 최종 조사 시점인 지난 6월 28일 15번의 채집활동으로 7 마리를 확인한 것을 비롯해 모두 36마리가 확인됐다.

 

서식처 규모는 가장 큰 사이트가 2m×30m 정도(60㎡)로 매우 작은 편이며 다른 두 사이트를 합쳐도 100㎡를 넘지 않는다. 따라서 이곳 서식처도 '갑천의 마지막 남은 미호종개 서식처'로서 명맥 유지와 종 보전에 매우 중요한 보루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한 가지 특이한 사실은 비록 서식처 규모는 작지만 채집시 마다 미호종개를 확인할 확률은 의외로 높아 세 사이트 중 가운데에 위치한 사이트(가장 큰 사이트)에서는 거의 매번 확인됨으로써 조사팀들이 오히려 의아해 할 정도로 높은 출현율을 보였다.

그리고 또 한가지 중요한 사항은 이곳에서 발견되는 미호종개(모두 성어)의 크기는 다른 서식처의 개체보다 유독 큰 반면 어린 개체들이 전혀 확인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혹시 채집상의 문제는 없을까 하고 조사때 마다 특별히 신중을 기했지만 지난해부터 금년 6월까지 실시된 총 네 번의 집중 조사에서 어린 개체는 단 한 마리도 발견되지 않았다.

 

갑천의 미호종개

갑천서 발견되는 미호종개는 타 서식처의 것보다 크기가 크나 어린 개체가 확인되지 않아 종 보전상 어두운 미래를 암시하고 있다.

 

미호종개, 특히 성어(成魚)의 출현율은 높은데 어린 개체는 찾아보기 힘들다? 이같은 아이러니를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에 대한 답은 두 가지로 추측할 수 있다. 하나는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미호종개의 종 특성상 어린 시기에는 미소 서식처가 성어와 다를 수 있다는 점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곳의 서식 환경이 이들의 번식에 적합치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그러나 첫 번째의 추측은 현실성이 거의 없다. 왜냐하면 다른 서식처의 경우 출현 빈도는 다소 다르지만 성어와 새끼 미호종개가 대부분 함께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재의 갑천 상황 등 여러 가지를 종합, 고려할 때 두 번째 추측이 답에 가깝다는 생각이다.

 

이를 뒷받침해 주는 것이 현 서식처의 저질을 이루는 모래층이다. 지난해 8월 하순 예비 취재 및 조사 당시엔 모래 바닥이 비교적 깨끗했는데 금년 3~6월 취재 및 조사시에는 모래층이 검게 변해 있었다.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바닥층 아래 10~30cm 가량이 상류로부터 유입된 각종 퇴적물과 유기물질로 인해 심하게 부패돼 있는 것이다. 부패 정도가 심한 곳에서는 황화수소 가스가 방울져 올라오면서 매캐한 냄새까지 풍기고 있다.

 

바닷가 갯벌에서 흔히 나타나는 환원층(무산소층)이 이곳 모래 바닥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을 실감케 하고 있다. 오죽하면 조사팀원 모두가 "어떻게 이런 곳에서 미호종개가 살고 있을까" 하고 반문할 정도였으니 오히려 미호종개의 내성을 의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난해 8월 하순은 이미 큰 비가 내려 바닥이 어느 정도 정화된 상태였고 올해 3~6월은 장마가 지기 전의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면 이같은 현상은 매년 이뤄진다고 추정할 수 있다.

 

3~6월은 미호종개가 산란하는데 매우 중요한 시기다. 이 시기에 서식처 바닥이 심하게 부패되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런 점에서 미호종개의 내대림은 현재 한계에 도달해 있음을 알 수 있다. 대내림이 완전히 이뤄지지 않는다고는 단언할 수 없지만 적어도 현재로선 원활치 못한 것만큼은 거의 확실해 보인다.

 

썩어가는 하천 바닥

갑천 내 미호종개 서식처는 현재 상류로부터 유입된 퇴적물과 유기물질로 모래바닥이 썩어가는 등 악화일로에 있어 절종을 부채질 하고 있다./자연닷컴

 

환경이 적합하다면 왜 산란이 정상적으로 이뤄지지 않으며, 또 어미 개체들만 관찰되겠는가.

 

수십 수백 만년을 이어오면서 형성된 갑천의 어류상에서 미호종개의 이름이 제외될 날이 멀지 않았음을 엿볼 수 있게 하는 안타까운 대목이다. 지구상의 '외로운 혈통 미호종개'는 이처럼 이곳에서도 위태로운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갑천은 도시하천이란 점에서 다른 일반 하천과는 다른 성격을 띠고 있다. 생활하수에 의한 오염 진행속도와 정도가 눈에 띄게 다르며 수온의 상승폭과 변동폭도 훨씬 다르다. 게다가 개발에 의한 서식환경 파괴 및 변화 강도도 훨씬 강하며 속도 또한 빠르다. 이는 곧 생존을 위협하는 각종 위험 요소로부터 항시 노출돼 있음을 의미한다.

 

이런 데다 최근 들어 추진되고 있는 대전 서남부권 신도시 및 택지 개발사업과 동서대로 건설 사업(월평공원 터널공사 포함)은 미호종개의 숨통을 더욱 옥죄는 위험 요소로 부각되고 있다. 하천 내부적인 서식환경 악화도 벅찬 판인데 여기에 더해 외부적인 환경 파괴가 바로 눈 앞에 놓여있는 상황이다.

 

시민 단체의 반발과 요구로 터널 등 각종 공사를 친환경적으로 진행한다고는 하지만 바로 지척에 신도시가 들어선다는 자체가 하천생물인 미호종개의 입장에선 생존과 직결되는 '비수'가 아닐 수 없다. 대전의 허파로 불리는 월평공원의 보전과 함께 자연하천 형태로 남아있는 갑천 중하류 수역의 보전 문제가 미호종개의 종 보전에 최대 관건이 되고 있는 셈이다.

<12> 미호종개의 서식현황(2)

 

 미호천 팔결교부근서 10년만에 한 마리 극적 확인 

 

■총 6개 지점만 서식 확인


2006년 3월 이전까지 있었던 과거의 어류상 조사에서 미호종개가 출현했던 곳은 약 20개 지점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 기존 서식처는 모두 금강 수계 내에 위치한 지점들이다.


그러나 2006년 4월 이후 현재까지 실시한 이번 조사 결과 미호종개의 서식이 확인된 지점은 모두 6곳 뿐이다. 미호종개의 본향(本鄕)이라 할 수 있는 미호천 본류의 팔결교 부근(충북 청원군 관내)을 비롯해 역시 미호천 본류 수계인 농다리 부근(충북 진천군 관내)과 미호천 지류인 진천 백곡천 상류(백곡저수지 직상부)에서 미호종개가 확인됐다. 또한 금강 지류인 대전 갑천의 중상류부와 충남 청양의 지천 하류부, 충남 공주의 유구천 하류부에서 미호종개가 서식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미호천 지류 가운데 기존 서식지였던 진천 초평천과 증평 보강천, 청주 무심천 등에서는 미호종개가 확인되지 않았으며, 금강의 지류로서 과거 미호종개의 채집 기록이 있는 충남 연기의 조천과 충남 부여의 금천에서도 발견되지 않았고 갑천 지류인 유등천에서도 과거 채집기록이 있으나 이번 조사에선 발견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에서 극적으로 찾아진 '타입 로컬리티의 미호종개'.

가운데 몸체가 길고 좁은 물고기가 미호종개이고 그밖의 물고기는 함께 채집된 모래무지와 돌마자 등./자연닷컴


■지점별 조사 결과의 특징


미호종개의 기존 서식처 약 20곳 가운데 이번에 확인된 6개 지점은 모두 학술상 또는 미호종개의 종 보전상 매우 중요한 곳이다. 그 가운데에서도  미호천 본류의 팔결교 부근과 농다리 부근에서 비록 1 마리씩이지만 미호종개의 서식 사실을 가까스로 확인함으로써 그 명맥이 아직 이어지고 있음을 밝혀낸 것과 미호천 지류 중 하나인 백곡천 상류부에서 '기적 같은 집단서식처'를 찾아낸 점은 특히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이에 이들 세 지점에서의 극적인 발견 상황과 서식 특징 등을 먼저 살펴본 후 나머지 세 지점에 대해 기술하고자 한다.


 ○미호천 팔결교 지점
미호천 본류 중 팔결교 지점은 앞에서 설명한 대로 지난 1984년 미호종개가 신종 발표될 당시 기재된 타입 로컬리티(type locality)로서, 사람으로 치자면 본적지나 다름없는 학술상 중요 지점이다. 따라서 당초 이 시리즈를 기획할 때부터 이곳에서의 서식여부를 확인하는 일이 하나의 큰 관건이 되어왔다.


왜냐하면 만일 이곳에서의 서식여부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미호종개는 그야말로 '고향 떠난 객지신세'임을 다시 한번 입증하게 되기 때문이다. 물론 미호천 팔결교 부근이 애초부터 발생학적 종의 근원지, 즉 미호종개가 처음으로 생겨난 지역이란 주장은 아니지만, 적어도 어류분류학적으로는 미호종개를 한국의 물고기로 정식 등록케 한 원기재 지역이자 첫 채집지로서, 나아가서는 미호천의 이름을 따 미호종개란 한국명을 짓게 한 뜻깊은 지역으로서, 이곳에서의 서식여부는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영원히 미호종개의 정체성과 관련해 매우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19일 미호천 팔결교에서 4차 채집 활동을 벌이고 있는 조사팀. 조사팀은 이날 11년 만에 미호종개의 서식 사실을 밝혀냈다./자연닷컴

 

따라서 이번 조사 결과는 "미호종개가 타입 로컬리티인 미호천 팔결교 지점서 완전히 사라졌다"는 그간의 우려를 어느 정도 해소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미호천 팔결교 지점에서 미호종개가 확인된 게 실로 얼마 만인가. 지난 1997년을 끝으로 채집 및 확인 기록이 끊겼으니 가히 10년 만의 일이다.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이번에 확인된 개체수가 단 한 마리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그것도 여러 차례의 채집조사에서 한 마리가 극적으로 발견됐다.

 

이는 무엇을 뜻하는가. 이는 곧 현재의 서식규모가 그 만큼 적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말해주는 동시에 팔결교 부근에서의 현 상황이 '갈 데까지 간 마지막 벼랑끝 상황' 임을 재입증해 주는 것이기에 더 큰 아쉬움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홍영표박사(국립중앙과학관)는 "1997년 마지막으로 팔결교 지점에서 미호종개를 직접 채집했던 당사자로서 감회가 새롭다"며 "학계에서 미호종개 하면 팔결교, 팔결교 하면 미호종개라고 할 만큼 중요한 지점으로 일컬어지는 곳에서 아직 명맥이 이어지고 있음은 지극히 다행스런 일이긴 하지만 마음 한편으로는 이 지경에 까지 이른 오늘의 상황이 못내 아쉽다"고 말했다.

 

이번 팔결교 지점에서의 서식확인은 겨울철인 금년 1월 19일 이뤄졌다. 지난해 있었던 세 번의 채집에 이은 네 번째 채집에서 조사자 모두가 그렇게도 애타게 찾던 미호종개 한 마리가 찾아진 것이다. 발견된 것은 1년생 미만의 어린 개체로, 다수의 모래무지와 함께 있었다. 지점은 팔결교 교각 바로 위 하상으로 하천 중앙부의 모래가 쌓인 곳이었다. 서식처 규모는 폭 80cm 가량의 좁은 사이트를 이루고 있었고 물이 흐르다 잠시 머무르는 곳이었다.

 

당시 현지 조사에 나섰던 방인철교수(순천향대 해양생명공학과)는 "말 그대로 '극적인 상봉'이었다. 당초 조사를 시작할 때 그리 쉽게 미호종개의 얼굴을 볼 수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이렇게 어렵사리 만나게 될 줄은 몰랐다. 아무튼 조사자 모두가 환호성을 지를 만큼 대단히 기뻐했다"며 발견시의 상황을 설명했다. 오죽했으면 조사 당사자들도 이산가족에 빗대 극적인 상봉이라고 했겠는가. 결과적으로 팔결교에서의 미호종개 서식확인은 이처럼 '얼굴만 보는 것'으로 일단락지어졌다.

 

미호종개의 본향(本鄕) 미호천 팔결교 부근.
미호천 팔결교 지점은 미호종개가 신종 발표될 당시 기재된 타입 로컬리티로 이번 조사에서 1마리가 극적으로 확인됨으로써 아직 명맥이 이어지고 있음이 확인됐다./자연닷컴

 

그렇다면 과거 팔결교 지점의 상황은 어떠했을까. 특히 미호종개가 신종 발표되기 직전인 1983년(논문작성을 위한 채집 연도)의 서식 상황은 어떠했을까. 그때의 상황을 되짚어보기 위해 김익수·손영목박사의 신종발표 논문(1984년 게재)을 찾아봤다.

 

이 논문엔 그해 5월 23일과 30일, 6월 20일 실시한 세 차례의 채집에서 총 62마리의 미호종개가 채집된 것으로 기록돼 있다. 한 차례에 평균 약 21 마리가 채집된 셈이다. 아울러 139마리의 점줄종개와 8마리의 참종개도 함께 채집됐다고 명기돼 있다.

 

당시 직접 채집에 나섰던 손영목박사는 "1980년대만 해도 팔결교 부근서 미호종개를 확인하는 일은 아주 쉬웠다. 하지만 그 이후 본격적인 골재채취와 수질오염이 진행되면서 수km까지 이어지던 모래밭이 모두 망가지고 서식환경이 나빠져 개체수가 급감하게 됐다"며 씁쓸해 했다.

한국의자존심 '익수키미아초이'
11. 미호종개의 서식현황 ①

 

 

 

 

■현재 약 2만 마리만 사는 '외로운 물고기' 확인

 

 

미호종개가 '미호종개'란 이름으로 세상에 처음 알려진 해는 1984년이다.

당시 김익수(전북대 생물학과 교수)·손영목박사(서원대 생물교육과 교수)가 한국동물학회지 27권 1호에 「한국산 기름종개속 어류의 1 신종 Cobitis choii, 한국명 미호종개」로 첫 기재 발표함으로써 공식적으로 한국의 민물고기 목록에 오르게 됐던 것이다.(학명은 1993년 Iksookimia choii로 변경)

미호종개로서는 미호천에서 대내림을 시작한 지 수십만 년 만의 일이다.

그 이전까지는 인근 주민들로부터 그저 '기름챙이' 혹은 '기름쟁이'로만 불리워져 왔고, 학자들에게도 일반적인 '참종개류'인 줄로만 알려져 왔던 물고기가 신종발표를 계기로 당당히 새이름을 부여받은 것이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에도 줄곧 미호종개의 앞날이 그다지 밝지만은 않았다는 데 있다. 왜냐하면 신종발표 이후 지금까지 있어온 채집 기록 내지 서식 기록을 보면 미호종개는 늘 위태로운 삶을 이어오고 있는 '외로운 물고기'였기 때문이다.

신종 발표 이후 계속된 조사를 통해 미호종개의 대략적인 분포역이 밝혀지긴 했으나 최근까지 20 여년 동안 찾아진 서식분포지가 불과 20곳 정도밖에 되지 않고, 개체수도 타 어종에 비해 극히 적었다는 사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서식분포지 자체가 금강 수계내의 몇몇 수역으로 극히 한정돼 있는 데다 서식개체수 또한 시간이 갈수록 지속적인 감소 경향을 보임으로써 급기야 멸종직전까지 내몰려 있는 상황(1993년 환경부 멸종위기종 지정)이다.

지금까지 밝혀진 다른 서식지는 물론 미호종개의 본적지라 할 수 있는 미호천 본류에서조차 자취를 감춰가고 있는 벼랑끝 신세다.

1984년 이후의 채집기록을 보면 10년전인 1997년까지는 미호천 본류에서의 서식이 지속적으로 확인됐으나 그 이후, 특히 2000년대 들어서면서부터는 개체수가 급감해 2006년 초까지 채집기록이 아예 없을 정도다.

  1년간의 현지 조사 실시

  이번 시리즈를 위해 충청타임즈 취재팀은 지난해 6월부터 1년여 간의 현장 취재를 통해 미호종개 서식현황 등을 집중 취재했다. 사진은 충남 청양의 지천에서 미호종개 서식 여부 및 동서종 조사를 하고 있는 모습./자연닷컴

 

그렇다면 지금 당장의 미호종개 총 서식개체수는 얼마나 될까. 다시 말해 전체 서식지에서 현재 남아있는 생존 개체수는 얼마나 될까.

이러한 질문은 미호종개의 현실을 올바로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관건이다.

하지만 자연수계에서 살고 있는 물고기 수를 정확히 헤아린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고, 다만 미호종개가 처한 오늘의 상황을 감안할 때 대략적인 추정은 가능하다.

여기서 대략적인 추정이 가능하다고 한 것은 미호종개를 최근에 현장 조사한 학자들이나 조사원 대다수가 흔히 "내 손 안에 있소이다"란 표현을 쓸 만큼 속 사정이 훤히 들여다 보이는 종 집단이 돼 버렸음을 인식해서다.

결론적으로 말해, 이번 시리즈를 위해 지난해부터 1년 동안 미리 현장 취재하면서, 또한 순천향대 방인철교수팀의 복원프로젝트를 밀착 취재하면서 얻어낸 답은 '약 2만 마리 정도'다. 이는 최근 발견된 진천 백곡천 상류의 집단서식지 개체수 약 1만 마리가 포함된 숫자이다.

이와 관련해 미호종개 복원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방인철교수는 "금강 수계내 전 서식지를 조사한 결과 현재 남아 있는 미호종개 개체수는 대략 2만 마리로 추정된다"며 같은 뜻을 밝혔다.

약 2만 마리밖에 안 되는 개체수, 이것이 바로 전 세계를 통틀어 현재 남아있는 미호종개의 숫자요, 한국고유종이자 멸종위기종 겸 천연기념물인 미호종개의 현주소인 것이다. 


■서식현황조사

가) 조사 방법
미호종개는 1993년 환경부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한 데 이어 2005년 3월에는 문화재청이 천연기념물 454호로 지정한 특별 보호종이기 때문에 당국으로부터 문화재 훼손허가 등 필요 절차를 밟아야만 직접 채집조사를 할 수 있다.

따라서 미호종개를 직접 채집 조사하는 일은 부득이 정식 허가를 얻어 복원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순천향대 방인철교수팀의 채집 조사 현장을 밀착 취재하는 방법으로 대신해야만 했다.

방교수팀의 현장 조사는 2006년 4월부터 11월까지 실시됐으며  취재팀의 사전 취재는 2006년 6월부터 11월까지, 그리고 후속 취재는 2007년 3월부터 6월 현재까지 계속되고 있다.

방교수팀과의 밀착 취재 외에도 필요 지점에 대한 동서종(同棲種) 및 종 다양성 조사와 미소서식처(microhabitat)별 저질특성 조사 등은 별도로 직접 진행했으며 이와 함께 각 수계에 대한 문헌조사 및 탐문조사도 직접 병행 실시했다.

학계 전문가들이 참여한 현지 조사에서는 미호종개의 서식현황 및 서식여부 조사 외에도 하천 저질특성과 먹이 특성 등 다양한 조사 연구가 병행 실시됐다. 위 사진은 미호종개의 먹이 특성을 조사하기 위해 하천 바닥의 모래를 현지에서 채취해 조류 등 부착 생물을 채집하는 장면. 아래 사진은 미호종개의 위 내용물을 관찰하고 있는 이상명 박사(국립중앙과학관 자연사연구실)의 모습./자연닷컴

 

나)조사 지점
미호종개의 서식현황 및 서식 여부 조사는 미호종개가 최초 확인돼 학회지에 기재발표됐던 미호천의 팔결교 부근(미호종개의 타입 로컬리티)을 중심으로 한 미호천 전 수계(백곡·초평·보강·무심천 포함)와 2006년 이전까지 서식이 확인된 그밖의 지점, 즉 금강 본류(대청댐 직하부에서 부여 관내까지)와 금강 지류인 대전 갑천·유등천, 충남 청양 지천, 공주 유구천을 대상으로 집중 실시됐다.

또한 금강 지류 중 미호종개의 출현 가능성이 있는 충북 보은·옥천의 보청천, 영동의 초강천, 충남 금산의 금산·봉황천, 전북 무주의 남대천, 충남 논산·강경의 논산천,부여의 금천 등이 서식여부의 조사 대상에 포함됐다.

 

다)조사 결과의 보도 계획
이번의 미호종개 서식현황 조사가 있기 전, 즉 2006년 3월 이전까지 실시된 조사 내용을 보면 미호종개는 1997년 충북 청원군 오창면 석우리 인근의 미호천에서 서식이 확인된 이후 대전 갑천에서만 두 차례 채집됐을 뿐 그밖의 서식지에서는 확인되지 않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 갑천 외에도 미호천의 팔결교와 농다리 부근(진천)에서 각각 1개체가 확인된 것을 비롯해 미호천 지류인 백곡천 상류에서 약 1만 마리가 살고 있는 집단 서식지가 발견되는 등 총 6개 지점에서 미호종개가 명맥을 이어가고 있음이 확인됐다.

조사결과 밝혀진 각 서식지의 서식현황과 서식환경(동서종 및 종 다양성,하상구조 및 저질 특성,수질환경 등)에 대해 앞으로 10회에 걸쳐 상세 보도할 계획이다.
 

 현존 미호종개는 '유전적 동일 집단' 판명
 유전자 보전 차원에서 '매우 위급한 상황'

 

■최초 분석 의의


생물의 유전 다양성은 생태계 내에서 그 생물이 처한 현재의 상황 내지 입지를 나타내주며 나아가 그 생물의 장래를 암시해 준다.


일반적으로 어느 생물의 유전 다양성이 감소되면 그 집단은 환경변화에 민감해지고 적응력 또한 감소되므로 종 자체가 사라지기 쉽다.


반대로 유전 다양성이 풍부하면 그 생물종은 그만큼 자연계에서 살아남을 확률이 높아진다.


또한 유전 다양성의 감소는 유전자의 소실을 의미한다. 따라서 유전자의 소실을 막기 위해 그 생물 집단에 대한 보전 필요성이 제기된다. 특히 미호종개와 같이 소규모 집단이 남아있는 경우 환경변화에 대해 더욱 더 민감하므로 지속적이고 체계적인 관심을 기울여야 하며 관리 또한 세밀히 이뤄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고유종으로서 멸종위기에 놓인 미호종개(천연기념물 454호)에 대한 체계적인 유전학적 연구는 그동안 이뤄진 바 없다.


따라서 국내 최초로 순천향대 방인철박사(해양생명공학과 교수)팀이 최근 실시한 '미호종개의 유전 다양성 및 분자계통 분석'은 미호종개가 처한 오늘의 현실을 보다 올바로 이해하고 효과적인 보전 및 복원 방안을 모색하는데 더없이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방인철 박사(순천향대학교 교수)./자연닷컴


특히 이번 분석에서는 현재 남아있는 세 곳의 미호종개 집단(진천 백곡천,대전 갑천,청양 지천) 사이의 유전적 관계를 과학적으로 규명함으로써 종 자체가 맞고 있는 '유전적·생태적 위기'를 보다 확실히 인식시켜 주고 나아가 종 보전에 대한 경각심을 한층 높여주고 있다.

 

■유전 다양성 분석 결과


순천향대 방인철박사팀이 실시한 미호종개의 유전 다양성 분석(분자계통 분석은 9회에서 보도)에는 AFLP(amplified fragment length polymorphism) 방법이 시도됐는데, 이는 RAPD (random amplified polymorphic DNA) 방법의 간편성과 RFLP (restriction fragment length polymorphism) 방법의 재현성 등 장점만을 조합한 방법으로서 분석방법이 간편하고 재현성이 높아 최근 각광받는 기술이다.


특히 이 방법은 유전적 유사도가 가까운 종 간에도 고도의 유전적 변이와 다형성을 나타내기 때문에 종 특이적인 DNA 마커 검출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통상 한 번의 반응으로 50개 이상의 밴드를 형성하기 때문에 다양한 마커 검출에 매우 효율적인 방법이다. 또한 분석하고자 하는 재료의 수는 적은 데 많은 수의 유전적 변이를 분석하고자 할 때 적당한 방법이므로 미호종개처럼 개체수가 많이 고갈된 종의 분석에 매우 유용한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미호종개에 대한 방박사팀의 AFLP 분석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대전 갑천, 진천 백곡천, 청양 지천 등 세 곳의 서식지에서 채집(문화재청,환경부의 허가 아래 시도)한 미호종개 각각 15개체 씩을 토대로 AFLP를 수행한 결과 전체 밴드 수는 <도표1>에서와 같이 갑천 106개 백곡천 107개 지천 104개로 나타났으며 그 중 전체 다형성 밴드(polymorhic band) 수는 갑천 26개 백곡천 23개 지천 23개였다. 다형성 밴드수준은 그 집단의 유전 다양성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데 미호종개의 다형성 밴드수준(Polymorphism)은 갑천에서 24.52% 백곡천 21.49% 지천 22.11%로 나타나 갑천 집단의 다형성 밴드수준이 약간 높게 분석됐다. 그러나 집단간 큰 차이는 없었다.

 

 <도표1>미호종개 세 집단의 AFLP 핑거프린트 유형(fingerprint patterns)

 

미호종개의 유전 다양성 분석 결과 갑천 백곡천 지천 등 세 서식지의 평균 유사도는 93.6%로 나타나 다 양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양성이 매우 낮다는 것은 유전학적으로 매우 가깝다는 의미이다.


또 이들 집단의 평균 이형접합률은 갑천 0.0837 백곡천 0.0786 지천 0.0674로 갑천 집단이 약간 높게 나타났으며, 평균 유전 다양성(GD)에 있어서는 갑천 0.0871 백곡천 0.078961 지천 0.075671로 역시 갑천 집단이 가장 높았다. 집단내 유전적 유사도(GS)는 갑천 0.931 백곡천 0.936 지천 0.942로 나타나 갑천 집단내 유사도가 가장 낮았다.

 

특히 이들 집단의 평균 유사도는 0.936으로 나타나 다양성이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다양성이 매우 낮다는 것은 이들 집단이 유전학적으로 매우 가깝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상호 유연관계를 밝히기 위해 집단간 분화도(Fst) 값과 유전적 거리(Ds)를 도출한 결과 분화도 값은 백곡천과 지천 사이가 0.13177 로 가장 높았고, 백곡천과 갑천 사이가 0.11954, 갑천과 지천 사이가 0.104763으로 가장 낮았으나 모두 P(확률)값이 0.01보다 작아, 다시 말해 99% 신뢰구간에서 유의차가 없어 HWE(하디바인버그 평형)에 위배됐다. 따라서 세 집단 사이의 분화 정도가 매우 낮거나 없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집단 간 유전적 거리도 백곡천과 지천 사이가 0.0207, 백곡천과 갑천 사이가 0.0175, 갑천과 지천 사이가 0.0167로 집단간 분화도값과 같은 경향을 보이며 매우 가깝게 나타났다. 이는 갑천과 지천이 백곡천보다는 근거리이므로 유전적 거리가 낮게 표현된 것으로 보인다.

 <도표2>현존 미호종개는 유전적으로 동일집단임을 나타내주는 댄드로그램(Dendrogram)

 

개체간의 유사도 매트릭스(matrix)에 따른 세 집단 전체의 UPGMA dendrogram을 그린 결과 현존 서식지의 미호종개는 동일 집단인 것으로 파악됐다. 1~15 갑천 집단, 16~30 백곡천 집단 31~45 지천 집단.


개체간의 유사도 매트릭스(matrix)에 따른 세 집단 전체의 UPGMA dendrogram을 그린 결과 수계별로 묶이지 않고 전체가 하나로 묶이는 결과로 볼 때 세 수계의 미호종개는 동일한 집단인 것으로 나타났다.

 

방박사는 "AFLP에 의한 미호종개의 유전 다양성 분석을 시도한 결과 현재의 주요 서식지인 갑천 백곡천 지천 등 3개 수역의 집단 모두가 유전학적으로 동일한 집단임이 확인됐다"며 "실험에서 나타난 결과로 볼 때 본 종의 유전 다양성이 매우 낮다는 사실은 미호종개가 절멸 위기에 처해 있음을 다시금 확인시켜주는 중요한 결과"라고 밝혔다.
 
■보전상 '위급 상황' 재확인


현존하는 미호종개가 유전학적으로 동일집단이라는 결과가 나온 것은 종 보전상 시사하는 바가 크다. 그것은 곧 '생태적 건강성' 측면에 있어서 매우 부정적인 결론이기 때문으로, 쉽게 말해 미호종개의 앞날이 적어도 현재로선 '극히 불안하다'고 밖에 말할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다.


서두에 말한 바처럼 어느 생물종의 유전 다양성은 그 종의 생존 혹은 미래, 즉 자연계에서 살아남느냐 아니면 도태되느냐 하는 문제와 직결되는 문제로 오늘날 미호종개가 처한 한반도내 생태적 입지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미호종개는 곧 백척간두에 서있는 격이요 태풍 앞의 등불 같은 지극히 위태로운 상황임을 입증하고 있다.

 

지금까지의 현지 취재결과에서도 이러한 상황은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미호종개의 본적지(타입로컬리티)인 미호천은 물론 갑천과 유구천, 지천 등의 서식지에서도 극히 불안한 삶을 살아가면서 명맥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벌어진 '진천 백곡천 집단 서식지 훼손 사태'에서와 같이 순간적인 서식환경 변화에도 견디지 못하고 일제히 모습을 감추는 존재가 바로 미호종개요 그러한 민감성을 유전자에 지니고 있는 것 또한 미호종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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