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기자회견 열고 중단 선언…안전 대책 마련 요구 예정
지난 1일 예산서 방사된 황새 또 감전사, 8월에 이어 두번째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6년 10월 04일 16시 45분

지난 1일 감전사 한 황새 '민황'./아시아뉴스통신DB

충남 예산에서 자연 방사한 황새 두 마리가 2개월 만에 잇따라 전신주에 의해 감전사 당하자 한반도 황새복원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원장 박시룡)이 급기야 5일 '한반도 황새 야생방사 중단’을 선언한다.

황새생태연구원 측은 이날 오전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자연과학관 106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반도 황새 야생방사를 중단하겠다고 밝힐 예정이다.

황새생태연구원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지난 8월과 이달 1일 예산군에서 잇따라 발생한 황새 전신주 감전사 사고 과정과 감전으로 인한 황새의 사체검사기록을 공개한다.

아울러 유럽 선진국들의 황새 보호를 위한 전신주 안전 장치 설치 사례 등을 설명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이 같은 후속 조치 등이 취해지지 않는 한 황새 야생방사는 더 이상 진행하지 않겠다고 강조할 예정이다.

지난해 9월3일 충남 예산황새공원에서 자연의 품으로 방사된 황새 '민황'이가 지난 1일 예산황새공원 앞 광시면 대리 마을 주변 전신주에 날개가 걸려 감전사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본보 10월3일자 보도>

지난 8월 또 다른 황새 한 마리가 전신주에 감전사 한 지 2개월 만에 같은 사고가 발생했다.

이달 1일 사고를 목격한 예산황새공원 연구원에 따르면 당시 수컷 '만황'이가 앉아 있는 전신주에 함께 앉으려고 맴돌던 ‘민황’이가 갑자기 전주의 변압기 부분에서 '펑' 소리와 함께 전주 밑으로 떨어졌다.

이 연구원은 “전주 주위에서 소리가 나 현장에 달려가 보니 전주 밑으로 떨어진 ‘민황’이가 오른쪽 날개 부분이 타고 살이 찢겨져 죽어 있었다”고 설명했다.

‘민황’이는 지난 5월 한반도에서 자연 번식이 중단된 지 45년 만에 태어난 황새 ‘자황’과 ‘연황’이의 어미 황새다.

이 ‘민황’이는 특히 북한 개성과 해주 등 황해도 지역을 돌아다니다가 예산황새공원으로 되돌아와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예산황새공원은 지난해 9월3일부터 지금까지 모두 15마리의 황새를 방사했다.

이 중 지난해 11월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 곳 공항에서 기류에 휘말려 죽은 황새를 포함해  이번 사고사까지 모두 3마리가 죽어 현재 12마리만 남았다.


청주시의 미호천 황새복원 타당성 용역을 환영하며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6년 07월 16일 11시 36분

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 기자./아시아뉴스통신DB

충북 청원군과 통합한 청주시에서 10년 만에 ‘의미 있는 사업’이 다시 시작되는 분위기다.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생물 Ⅰ급이자 천연기념물 199호인 황새를 야생복귀 시키려는 사업이 다시 추진될 기회를 맞고 있다. 한반도 황새복원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한국교원대학교에 지난 6월 청주시가 ‘미호천 일대 황새서식지 타당성 검토’ 학술용역을 의뢰한 것을 계기로 제2권역 황새마을 조성사업이 심도 있게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교원대가 위치해 있어 한반도 황새복원의 메카로 불리는 이 지역이 최근 뉴스에 부각되면서 실로 오랜만에 ‘메카다운’ 관심을 끌고 있다.

1996년 설립된 한국교원대 황새복원센터는 그해 7월 러시아에서 1마리, 독일에서 2마리의 황새를 들여오면서 본격적인 황새복원에 뛰어들었다. 당시 행정구역상 충북 청원군 강내면에 속했던 교원대 황새복원센터는 이로써 한반도 황새복원의 메카로 급부상 했고 청원군 역시 이 같은 자부심을 갖고 사업에 동참했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황새복원센터와 청원군은 2012년까지 황새 개체수를 늘린 다음 청원군 미원면 일대에 황새마을을 조성해 황새를 야생으로 돌려보낼 계획을 세웠다.

사업 초기엔 반대 여론도 있었으나 점차 친환경농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찬성 목소리 또한 많아졌다. 지난 2006년 4월엔 미원면 주민과 청주충북환경운동연합, 청원군, 황새복원센터 등이 나서 ‘황새와 공생하는 농촌생태복원추진위원회’까지 조직했다.

이들은 황새복원에 성공한 일본 효고현 도요오카시의 황새마을 조성사례를 바탕으로 반대 주민을 설득하고 공청회와 국제심포지엄 등도 계획하는 열의를 보였다. 하지만 이같은 주민들의 열의에도 불구하고 그해 10월 갑작스러운 걸림돌이 불거졌다. 사업의 중심에 서온 청원군이 예산부족을 이유로 황새마을 참여가 어렵다고 선언하고 나섰다.

당시 사업비로 제시된 300억원 중 문화재청이 70%를 대고 나머지 30%는 충북도와 청원군이 절반씩 부담할 계획였으나 재정상 이를 감당할 수 없다는 게 청원군의 입장였다.

청원군의 불참이란 암초는 한반도 황새복원사업을 3년 가량 지연케 했다. 이후 우여곡절 끝에 2009년 문화재청이 다시 황새마을조성사업 공모에 나서면서 사업이 재개됐다. 이 공모를 통해 충남 예산이 사업 대상지로 선정됐고 이에 따라 한국교원대의 사업 파트너가 예산군으로 바뀌었다.

사업 대상지가 정해지자 문화재청과 황새복원센터, 예산군은 이듬해인 2010년부터 황새마을조성(황새야생복귀 제1권역 사업)에 박차를 가해 5년 만인 2015년 9월3일 드디어 8마리의 황새를 이 땅에 첫 방사하는 역사적인 일을 해냈다. 1996년 황새복원사업을 시작한 지 19년 만의 일이었다.

이들 방사 황새 중 일본 땅으로 날아가 사고사를 당한 1마리를 제외하고는 7마리 모두 건재하다. 특히 1쌍은 올해 5월 2개의 알을 낳아 자연부화에 성공함으로써 오래간만에 ‘황새 야생번식’이란 희소식을 안겨줬다. 충북 음성군 생극면에 보금자리를 틀었던 한반도의 마지막 텃새 황새 부부 중 수컷이 어느 포수의 총에 맞아 죽은 해가 1971년 4월이었으니 무려 45년의 세월이 지나서야 야생 황새 새끼의 울음소리를 듣게 된 것이다.

예산군은 지난 5월31일에도 광시면 장전리 방사장에서 2차로 황새 한 쌍을 날려 보낸 데 이어 오는 18일엔 광시면 시목리 방사장에서 3차로 황새 5마리를 방사한다.

이렇게 되기까지는 예산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가 큰 힘이 됐다. 물론 이 지역이라고 해서 처음부터 반대 여론이 없었던 건 아니다. 하지만 이를 극복하고 예산을 황새가 날아다니는 생태문화관광지역으로 탈바꿈시켜 모든 지자체가 주목하고 부러워하는 ‘앞선 지자체’가 됐다.

이런 가운데 청주시로부터 15일 빅 뉴스가 전해졌다. 아직은 ‘미호천에 황새가 서식할 수 있는가’를 알아보는 타당성 용역에 불과하지만 청주시가 한국교원대에 이 용역을 맡겼다는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청주시가 어떤 지자체인가. 예전에 잠시 동안이었지만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황새복원에 관심을 갖고 사업에 동참했던 청원군과 통합한 곳인 데다 황새복원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교원대가 위치한 곳 아닌가. 이런 점에서 청주시는 누가 뭐래도 한반도 황새복원의 메카인 게 분명하다.

같은 관점에서 비록 10년이란 긴 시간이 흐르고 충남 예산에서 이미 제1권역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지만, 지금이라도 청주시가 황새복원에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황새복원의 싹이 튼 발상지에서 드디어 그 의미를 깨닫고 스스로 첫 발을 대디디려 한다는 점에서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

지난 2013년 3월 황새복원센터의 기능을 흡수해 개원한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원장 박시룡. 생물교육과 교수)은 청주시로부터 의뢰받은 이번 용역을 오는 12월까지 시행해 보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이 보고서에는 미호천을 중심으로 한 한반도 황새야생복귀 제2권역 조성계획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박시룡 원장은 아시아뉴스통신과의 통화에서 이번 용역은 ▶상류인 진천군 백곡천과 초평저수지를 시작으로 세종시까지 약 63.4km에 이르는 미호천 일대가 실제 황새 서식지로 적합한 지의 서식환경 조사와 함께 ▶ 앞으로 청람황새공원을 방사지로 삼고 인근에 인공습지 같은 필요시설을 조성하는 등의 제2권역 조성계획이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현재 한국교원대 내부에서만 접근이 가능한 청람황새공원 입구를 외부에서도 출입할 수 있도록 별도 입구를 개설해 추후 청주시와 관광자원으로 활용하는 방안 ▶미호천에 순차적으로 여러 곳의 거점을 조성하는 방안 등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박 원장은 “가장 중요한 건 청주시의 의지”라고 강조했다. 이미 충남 예산에서 황새야생복귀 제1권역 사업이 추진되고 있고 또 어느 지자체이든 제2권역 조성사업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에서 청주시가 타당성 용역에 나선 만큼 이른 시기에 참여여부에 대한 확고한 입장을 결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시작이 반이라고 했다. 일단 타당성 용역에 들어간 이상 그 결과를 고려하겠지만, 최근 높아지고 있는 미호천에 대한 지역민들의 관심을 감안하면 이번 기회 역시 놓칠 수 없는 절호의 기회라 할 수 있다.

저절로 굴러들어온 기회를 외면했던 청원군 시절의 우를 두 번 다시 반복하지 않길 기대한다. 청주시 나아가 충북도는 황새복원과 관련된 문제를 이 지역의 ‘미래’가 걸린 중대 사안으로 바라보길 도민의 이름으로 당부한다.

충북의 젖줄 미호천의 모래톱에선 이 지역 특산종 미호종개가 꿈틀 대고 그 위론 황새가 오가는 그런 모습을 그려본다.

한국교원대, 청주시 지원 받아 ‘타당성 검토’ 용역 착수
교원대 청람황새공원에 한 쌍 방사…6~7쌍까지 번식 방침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6년 07월 15일 15시 34분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이 계획하고 있는 한반도 황새야생복귀 권역 개념도.(사진제공=한국교원대학교)>


충남 예산에 이어 충북 청주 미호천 일대에 대한 황새 야생복귀 사업이 추진된다.

15일 한국교원대학교(총장 류희찬)에 따르면 청주시로부터 학술용역을 받아 한반도 황새야생복귀 제2권역 조성계획 용역을 착수하기로 했다.

학술용역 과제명은 ‘미호천 일대 황새서식지 타당성 검토’ 용역이다.

이 용역은 제1권역인 충남 예산군 권역(황새방사지: 예산황새공원)에 이어 충북을 중심으로 한 제2권역(황새방사지: 한국교원대 청람황새공원)을 조성하기 위해 추진된다.

한국교원대와 청주시는 이번 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 긍정적으로 나올 경우 교원대 내 청람황새공원에서 황새 1쌍을 방사해 그 주변의 야생에서 번식을 하게 한 다음 여기서 태어난 새끼들이 자연스럽게 미호천 주변 서식지에 정착하게 할 계획이다.

미호천 주변 대상지는 상류인 진천군 백곡천과 초평저수지를 시작으로 세종시까지 약 63.4km에 이르는 지역이 포함된다.

미호천 상류 진천 백곡천과 초평저수지 일원은 지난 2014년 4월 교원대 청람황새공원을 탈출한 ‘미호’ 황새가 지난해 3월20일쯤 찾아와 약 3개월 동안 머물렀던 곳으로 서식환경이 타 지역에 비해 양호한 지역이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이 지역에 최소 6~7쌍의 황새가 살아가게 할 계획이다.

한반도 황새복원 프로젝트에서 제2권역은 충북을 중심으로 경기와 경상 지역을 함께 아우르는 폭넓은 개념이다.

또 제3권역은 인천을 중심으로 북한 황해도까지 포함해 추진한다.

이 같은 계획과 관련해 일본의 황새복원 최고 권위자로서 현 효고황새고향공원 원장인 야마기시 사토시(山岸 哲) 박사가 청주 미호천 일대를 방문한다.

교원대 박시룡 황새생태연구원장은 “야마기시 박사가 오는 18일 한국을 방문해 예산황새공원의 단계적 방사 행사에 참석한 뒤 한반도 황새복원의 발상지인 한국교원대 청람황새공원을 방문하고 교원대 총장을 면담할 예정이다”며 “아울러 이날 야마기시 박사는 황새생태연구원 연구원들과 미호천 주변의 황새복원 예정지를 둘러볼 계획이다”고 밝혔다.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6년 04월 23일 07시 37분
<일본으로 날아갔다 사고사 한 한반도 방사 황새 '산황(K0008)'./아시아뉴스통신DB>

1971년 4월은 잔인했다. 굳이 영국 시인 엘리엇이 그의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 명구(名句)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그해 4월은 그랬다.

우리나라에서 마지막 생존해 있던 야생 황새 한쌍 중 수컷이 포수의 총에 맞아 죽은 게 그해 4월이었다. 그것도 4자가 겹치는 4월4일이었다. 해서 더 잔인한 날로 기억된다.

장소는 충북 음성군 생극면 관성2리 무수동으로 당시 그 수컷과 함께 보금자리를 틀었던 암컷 황새는 졸지에 ‘과부 황새’란 별칭을 얻은 채 10여년간 혼자서 무정란을 낳아야 했다. 그러다 그 암컷마저도 농약에 중독돼 사경을 헤매자 1983년 11월 창경궁 동물원으로, 1988년 12월엔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다가 결국 1994년 9월23일 숨지고 말았다.

이들 ‘한 많은 삶’이 사라진 지 44년째(수컷 기준)와 21년째(암컷 기준) 되던 지난해 9월3일 한반도 충남 예산에선 의미 있는 일이 벌어졌다. 한반도 황새복원을 위해 역사상 처음으로 8마리의 인공증식된 황새가 자연으로 돌려보내지는 행사가 열렸다. 1996년 7월 러시아에서 1마리, 독일에서 2마리를 들여와 황새복원사업을 시작한 지 19년 만의 일이다.

그로부터 230여일이 지난 23일 현재 이들 황새는 어디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 지난해 자연 방사 당시 ‘대한민국 만세 예산’이란 각 글자에 황자를 붙여 대황, 한황, 민황…산황이라고 이름 붙여진 8마리의 황새(개체번호 K0001, K0002…K0008)들은 과연 어떻게 지낼까.

확인 결과 우여곡절을 겪었거나 목하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중이다.

우선 자연으로 보내진 황새들이 방사 후 두드러진 특징을 나타냈다. 사람 손에 의해 길러지다 자연으로 보내진 8마리 중 2마리가 정신없는 행보를 보였다. 바로 1년생 수컷들(K0007. K0008)이었다.

이들 어린 수컷 2마리는 풀어놓자마자 정신없이 날아다녔다. 산황(K0008)이란 황새는 방사 후 한 달여 동안 전북 고창 곰소만과 전남 해남 금호호, 장흥 장재도, 남원 아영면 등지로 쉴 새 없이 날아다녔다.

이동거리가 무려 480㎞에 이르렀고 하루 최대 115㎞나 이동했다. 역시 1년생인 예황(K0007)이도 비슷한 활동력을 보였다.

이유가 있었다. 자연에서 태어났더라면 어미로부터 학습 받아 어느 곳에 먹이가 있고 쉴 곳은 어디이며 장거리 이동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살아가는 법을 배우며 자랄 시기인데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홀로 자연에 놓아졌기 때문에 그 같은 행동을 보인 것이다.

이로 인해 결국 막내 격인 산황이는 ‘사고’를 치고 말았다. 한반도 남쪽 해안에서 혼자 날아올라 무려 1077km를 3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비행한 끝에 일본 오키노에라부 섬에 상륙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더 놀라게 한 것은 그곳 섬에 도착하자마자 연락이 끊겼고 끝내 그곳 비행장에서 사고사 당한 것으로 잠정 결론지어지는 ‘불운의 새’가 됐다.

또 이들 중에는 죽음 직전까지 갔다 살아온 황새도 있다. 지난해 10월 전북 진안의 용담댐 상류에서 먹이활동을 하던 만황(K0005.수컷)이가 인근 농경지의 차광막 나일론 끈에 다리가 걸려 탈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주민 신고로 구조돼 충북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치료 받고 다시 야생 생활로 되돌아갔다.

또 방사된 개체 중 2013년생인 민황(K0003.암컷)이는 지난 3월 북한 땅까지 날아갔다가 다시 예산황새공원으로 돌아온 최초의 황새로 기록됐다. 민황이는 당시 천수만 간척지에 모여 있던 야생 황새들이 북상할 때 함께 이동했다 되돌아온 것으로 추측된다.

방사한 황새 중에는 지난해 방사 이후 얼마 안 된 시점부터 줄곧 충남 태안에 머물고 있는 개체가 있다. 주의 깊게 관찰한 결과 인근에 양어장이란 먹이터가 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연을 헤매면서 방랑 생활을 하든지 아니면 한 곳에 머물더라도 인공적인 먹이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관심을 끄는 2마리의 황새가 있다. 방사 후 첫 봄을 맞으면서 짝을 이룬 커플이다. 이들은 2개의 알까지 낳았다.

바로 북한 땅까지 날아갔다 돌아온 민황(K0003)이와 농경지 나일론 끈에 걸려 죽을 고비를 넘겼던 만황(K0005)가 짝을 맺어 번식활동에 들어감으로써 관계자들을 기대감에 부풀게 하고 있다. 만일 이들이 자연부화에 성공한다면 국내 인공 방사한 황새의 첫 번째 번식사례로 기록된다. 한반도 황새복원 가능성에 한 발짝 다가서는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경사를 눈앞에 두고도 씁쓰레 하는 이들이 있다. 황새복원사업을 이끌어 오고 있는 한국교원대 박시룡 교수를 비롯한 관계자들이다.

박 교수는 22일 아시아뉴스통신과의 통화에서 속내를 밝혔다. 민황이와 만황이가 짝을 이뤄 알을 낳았기에 약 한 달 후면 ‘국내 1·2호 자연산 황새’가 태어나게 될 전망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좋아할 입장이 아니라는 의외의 입장을 털어놨다.

이유는 이렇다. 방사한 황새를 포함해 앞으로 태어날 황새들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서식환경이 제대로 조성돼 있지 않아 복원 성공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란다.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민황·만황 커플도 현재 ‘인공적인 서식조건’에 의존해 번식활동을 하고 있을 뿐 자연적인 삶이 아니란다. 특히 가장 중요한 먹이마저 인공으로 제공하고 있다.

인공습지에서 인공둥지에 알을 낳고 인공으로 제공되는 먹이를 먹고 있으니 전문가의 입장에서는 달가워 할 수만은 없는 입장인 것이다. 자연으로 되돌려 보낸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박 교수는 이전부터 서식지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제 아무리 많은 황새를 인공 증식시켜 자연으로 돌려보낸 들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서식환경이 뒷받침 해주지 않는 한 무의미하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의 황새 복원사업이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서식 환경은 그대로인데 황새 방사와 자연변식이 이어진다면 결과는 뻔할 것이란 항변으로 들린다.

여기에 더해 황새복원사업에 대한 당국의 의지 또한 의문 부호를 갖게 하고 있다. 그동안 인공 증식시켜온 황새들을 연차 계획에 따라 적정 지역에 방사해야 하나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남의 일’ 대하듯 하고 있다.

해서 한반도 황새복원사업의 전반적인 틀을 바꿔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의 당국이 실질적인 복원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주체로서 그에 걸맞은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어떤 비전을 갖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지 이 시점에서 되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황새복원사업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이 황새에게 줄 먹이 때문에 예산걱정이나 하고 단계적 방사장 인근에 조성할 인공습지 예산 확보를 위해 모금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 지를 고민해야 하는 현 상황을 당국은 인식이나 하고 있는지 묻고 싶을 따름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반도의 방사 황새들은 사람 근처를 맴돌거나 정신없이 헤매고 있다. 이게 우리나라 황새복원사업의 현주소다.


한국교원대 박시룡 교수, 日 공항관리자 日 검찰에 전격 고발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6년 01월 27일 15시 48분

 <한반도(충남 예산) 방사 황새 산황(K0008)이의 국내 생전 모습./아시아뉴스통신DB>

일본으로 이동했다 돌연 사망한 ‘한국 방사황새’ 산황(K0008)이의 불법소각 문제가 결국 법적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 박시룡 교수는 27일 “주한일본대사관을 통해 일본 검찰청장 앞으로 오키노에라부 공항 관리자를 천연기념물 황새의 소각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어 지난 25일자로 고발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고발 사유는 ▶특별천연기념물 현상변경 혐의와 ▶타인의 재물손괴 혐의다.


박 교수에 의하면 일본은 한국보다 한 차원 높여 황새를 특별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일본의 문화재보호법 196조 제1항은 ‘사적명승천연기념물의 현상을 변경하거나 그 보존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고 이를 멸실 훼손하거나 쇠망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0만엔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일본 오키노에라부 공항관리직원인 Matsuo Yamada(松尾山田)씨가 ‘황새인줄 모르고 소각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아무리 몰랐다 해도 이는 엄연히 일본 문화재보호법에 저촉돼 고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당시 산황이의 등에 GPS 위성추적 발신기가 부착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도 발신기와 함께 황새를 소각한 점을 들어  타인의 재물손괴 혐의도 추가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교원대 한국황새생태연구원은 일본 가고시마현 항만공항과로부터 산황(K0008)이의 사망에 대한 경위서를 접수 받고 산황이의 사망이 조류충돌의 직접 원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가고시마현 항만공항과는 “당시 비행기 조종석에는 조종사 외 2명이 타고 있었으며 비행기가 시속 100km 정도의 속도로 활주로를 질주하던 중 흰 새 한 마리를 발견, 공항 착륙 후 확인한 결과 이 새가 활주로 옆 그린 존에서 머리에 피를 흘린 채 누워 있었으며 이를 공항관리직원인 Matsuo Yamada씨가 발견해 주웠다”고 알려왔다.


또한 “발견 당시에는 산황이가 숨을 거두진 않았으나 곧바로 죽은 것을 확인하고 소각처리했다“고 전해왔다.


한국황새생태연구원은 가고시마현 항망공항과의 진술 내용을 검토한 결과 사고직전 산황이는 비정상적인 몸상태였고 탈진해 기력이 없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만일 정상적인 몸상태였다면 충분히 시속 100km 속도의 비행물체에 즉각적 반응을 보여 이런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 교수는 “사체를 소각하지 않았다면 명확히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소각처리한 오키노에라부 공항 관리자를 일본검찰청에 고발해 진상을 파악코자 한다”고 말했다.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일본 측 비협조…우리정부가 나서야“ 주장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6년 01월 13일 16시 46분

<지난해 11월 일본으로 건너가 그곳 항공기에 부딪혀 죽은 것으로 알려진 '한국방사 황새 K0008'의 국내 생전 모습./아시아뉴스통신DB>

지난해 11월 일본 오키노에라부섬으로 이동했다가 일 항공기에 부딪혀 죽은 것으로 알려진 ‘한국방사 황새(K0008.산황)’의 사망원인이 사고 발생 40여일이 지나도록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현재로썬 일본 측의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인데 결국 미궁으로 빠질 경우 향후 한반도 황새복원프로젝트 추진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


13일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은 “지난해 12월20일 주한 일본대사관을 통해 ‘한반도 방사 황새’의 사망원인 조사 요청과 함께 가고시마현 공항항만과에 죽은 황새의 자료를 요청한 바 있다”며 “하지만 일본 측으로부터 아직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이어 “현재까지 일 요미우리신문 마츠다 기자의 사과성 글만 있을 뿐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향후 우리나라 황새복원 사업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마츠다 기자는 당시 비행기가 오키노에라부섬 공항에 착륙할 때 기류에 의해 황새가 빨려 들어가 부딪혀 죽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현재 충남 예산군 황새방사지 근처 30km 반경에서 미군훈련기 수십대가 매주 정기적으로 저공비행 훈련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현재 미군훈련기의 예당저수지 저공비행은 오키노에라부공항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오키노에라부공항은 하루에 4편 정도 운항할 정도로 매우 한적한 공항인데 비해 현재 예당저수지 상공 20~30m 높이에서 비행하는 미군전투훈련기들은 속도도 오키노에라부공항 착륙 당시의 비행기 속도보다 수십 배나 빨라 오히려 오키노에라부공항의 비행기보다 충돌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만일 계획대로 해마다 황새를 예산지역에 방사하게 되면 황새들이 이 군용 훈련기를 미리 피해 멀리 달아나지 않는 이상 충돌 사고는 불가피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그렇게 되면 황새의 사망은 물론 전투기 자체의 피해도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되고 심지어  인명 피해로 이어질 경우 한반도 황새복원사업의 일대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측은 “이미 지난해 9월3일 황새 8마리를 방사하기 전에 이 같은 사고를 예상하고 예산군이 충남 해미미군기지에 공문을 보내 훈련장소 변경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그러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미군 측에서는 아직 아무 반응 없이 예당저수지 상공에서 훈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다시 강력한 대책 마련을 요구해야 하는 시점이다”고 했다.


연구원 측은 황새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이번 황새(K0008)의 사망원인이 버드스트라이크(BS)에 의한 것이 아닐 수도 있음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연구원은 “일부 황새전문가들이 이번 K0008의 죽음이 버드스트라이크로 인한 사망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일본 오키노에라부공항이 매우 한적한 공항으로 BS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낮은데다 만일 BS로 인해 죽었다면 자신들도 피해자이기 때문에 공항에서 서둘러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체를 소각처리 할 리 없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결국 이번 K0008의 사망원인은 한국 정부(문화재청)가 나서야만 정확히 밝혀질 수 있다”며 “이는 향후 한반도 황새복원사업 성공과 맥을 함께하는 중대한 사안이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지난해 12월18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 사토시 마츠다(S. Matsuda) 기자로부터 한국 황새가 일본 항공기와 충돌해 죽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원은 당시 마츠다 기자가 오키노에라부공항 직원으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공항 직원은 마츠다 기자에게 “(지난해) 11월26일 오전 9시25분 오키노에라부 공항을 이륙(가고시마 발) 중인 일본 국내선 항공기 JAC(Japan Air Commuter)기와 황새가 충돌해 죽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항공기는 아무런 충돌 흔적은 없었으나 황새가 활주로 옆 초지에 쓰러져 있었고 사체를 공항 직원이 발견해 곧바로 소각 처리했다.


공항 직원에 따르면 이 새는 커다란 흰 새였으며 날개 끝은 검었고 등엔 발신기가 부착돼 있었다. 또한 다리에는 식별을 위한 가락지(고리)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로써 마츠다 기자는 이 새가 분명 ‘한국 황새 K0008’로 확신하고 SNS 메시지를 통해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에 알려왔다.


일본서 통신 두절된 ‘한국 황새’의 안녕을 기원하며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5년 12월 05일 11시 51분

 

<지난달 24일 한반도 남쪽에 날아올라 이튿날인 25일 일본 오키노에라부 섬에 도착했다 연락이 끊긴 황새 '산황'이(K0008)의 모습./아시아뉴스통신DB>

한국산 황새 ‘산황’이가 며칠 새 전 세계 학계를 잇따라 놀라게 하면서 뉴스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 달 하순엔 1년생 어린 개체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경이로운 일’을 해내 놀라게 하더니만 이번엔 그 경이로움을 가져온 무모함 때문에 결국 생사여부가 불투명해진 ‘불운의 주인공’으로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산황이는 지난달 24일 한반도 남쪽에서 뜬금없이 날아올라 이튿날인 25일 일본 오키노에라부 섬에 내려앉은 ‘신출귀몰한 황새’다. 이 황새가 전 세계 학자들을 놀라게 한 것은 단지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갔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다.

 

이 황새는 태생부터가 야생 황새와 다르다. 한 마디로 사람의 손에 의해 길러져 인위적으로 자연으로 되돌려진 ‘방사 황새’다. 지난 2009년 문화재청의 황새마을조성 공모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이후 한국교원대와 손잡고 황새복원사업을 펼쳐오고 있는 충남 예산군(예산황새공원)이 올해 9월3일 국내 처음으로 자연에 방사한 8마리 중 하나다.


예산황새공원은 당시 성숙한 개체 6마리(한국 일련번호 K0001부터 K0006까지)와 어린 개체 2마리(K0007과 K0008)를 자연에 풀어놓았는데 그 중 마지막 번호인 K0008(가락지 개체식별번호 B02)이 바로 이 황새다. 이름을 산황이로 부르는 것은 예산황새공원 측이 개체마다 고유 이름을 지어주기 위해 ‘대·한·민·국·만·세·예·산’에 황새의 ‘황’자를 돌림자로 붙여 대황, 한황, 민황, 국황… 등으로 명명했기 때문이다.


이 황새가 더 특별한 것은 올해 태어나 만1년도 안 지난 어린 개체(수컷)란 점이다. 더구나 자연에 풀어진 지도 불과 3개월이 안 돼 자연에 완전히 적응조차 안 된 ‘풋내기 황새’다. 개체가 어리다는 것은 또 그들의 삶에 있어 중요한 생존 수단인 장거리 이동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완전 초짜’란 얘기다.


이런 황새가 혼자서, 그것도 1077km나 되는 머나먼 거리를 한 번도 쉬지 않고 34시간 동안이나 날아가 내려앉았다는 것은 경이로움 그 자체로서 전 세계 관련 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놀라움도 잠시뿐 얼마 안가 안타까운 소식이 한반도 황새복원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박시룡 한국교원대 교수(생물교육과. 황새생태연구원)에게 날아들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도미술관 대강당에서 열린 ‘일본 황새야생복귀 10주년 기념 포럼’에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이던 박 교수에게 ‘산황이로부터 통신 두절됐다’는 비보가 전해진 것.


박 교수가 4일 아시아뉴스통신에 전한 바에 따르면 지난 9월3일 충남 예산에서 방사한 산황이가 지난달 24일 오전 9시에 한반도 남쪽인 전남 신안군 안좌면 구대리 주변에서 날아올라 이튿날인 25일 오후 7시쯤 일본 오키나와 인근 오키노에나부 섬으로 이동한 것이 확인됐으나 하루 뒤인 26일 이후 위치추적기로부터 아무런 신호 없이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이 황새는 오키노에나부 섬에 도착한 당일 현지 주민에게 목격된 바 있고 3일 뒤인 11월28일에도 주민에게 목격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그 이후로는 목격자가 전혀 나타나지 않아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 황새의 몸에는 2시간마다 현재 위치를 송신하는 위치추적기가 부착돼 있고 전원은 햇빛을 받아야 충전되는 태양광 전지를 장착하고 있다.


산황이의 위치가 확인되지 않자 당시 일본을 방문 중이던 박 교수는 이 사실을 일본 학계 등에 급히 알렸고 소식을 접한 일본 측에서는 학계와 환경성을 중심으로 긴급 수색활동에 나섰다.


박 교수에 따르면 일본은 황새복원사업 추진 이후 황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가 높아 ‘한국 황새’ 산황이를 찾는 데에도 매우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성 관계자들은 물론 산황이가 도착한 오키노에나부 섬의 행정책임자까지도 적극 나서서 산황이를 찾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산황이가 현지에서 사라진 지난달 28일 이후부터 일주일이 지난 5일 현재까지 아무런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문제는 산황이가 살아있을 가능성이 적다는 데 있다. 오죽하면 박 교수마저도 살아있을 확률은 20%인 반면 이미 죽었을 가능성을 80%까지 보고 있다.


박 교수는 산황이가 죽었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를 위치추적기의 전원인 ‘태양광 전지’ 때문으로 보고 있다. 즉 지난달 26일 이후 위치 송신이 안 되는 이유는 기기 고장일 수도 있겠으나 그보다는 산황이의 건강에 이상이 왔기 때문이란 것이다. 


산황이의 건강이 극히 악화된 상태에서 태양광 전지가 햇빛에 닿을 수 없는 위치에 머물다가 숨을 거둠으로써 충전이 안 돼 결국 위치추적기로서의 제기능을 할 수 없게 돼 실시간 위치를 송신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산황이의 일본 이동 경로./아시아뉴스통신DB>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산황이가 만일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면 그것은 ‘무모한 초행길’이 그의 죽음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이 실시한 산황이의 이동경로 추적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산황이는 지난달 24일 이동을 위해 첫 날갯짓을 한 뒤 깨나 먼 거리를 중국 쪽을 향하다가 돌연 일본 쪽을 향한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당초 중국 상해 양쯔강 하구 쪽을 향하던 산황이는 총거리 약 600km 중 4분의 3이나 되는 400km 지점을 날아가던 중 돌연 방향을 틀어 일본 오키나와 쪽을 향한 것이다. 별안간 불어 닥친 강한 북서풍에 그만 가던 방향을 멈추고 바람에 몸을 맡긴 채 날고 또 날아 망망대해를 비행하던 중 섬을 발견하고 날개를 접은 곳이 일본 오키노에나부 섬이었다.


박 교수는 “경로추적과 당시 풍향 등 기후조건을 분석한 결과 산황이가 갑자기 방향을 틀게 된 원인을 이 같이 분석했다”며 “먼 거리를 돌아 비행하느라 기진맥진한 산황이가 당시 오키노에나부 섬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바다에 빠져 죽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만큼 산황이가 비행한 거리는 일반 황새들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엄청난 거리란다.


박 교수는 “산황이가 어린 개체가 아니고 또 이동 경험이 많은 성조들과 함께 이동을 시도했더라면 이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어린 개체의 무모한 이동 시도가 결국 이번 상황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번에 장거리 이동을 시도하기 전에도 산황이는 방사된 8마리 중 가장 왕성한 활동력을 보였다. 방사 후 한 달여 동안 전북 고창 곰소만, 전남 해남 금호호, 전남 장흥 장재도, 전남 남원 아영면 등지로 쉴 새 없이 날아다닌 이동거리가 480㎞에 이르고 하루 최대 115㎞를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역시 1년생 어린 황새인 예황(K0007)이도 비슷한 활동력을 보였다.


반면 나이 먹은 성조의 일부는 한동안 예산황새공원을 떠나지 않아 대조를 보였다.


이에 대해 예산황새공원 측은 “어린 황새들은 모험심이 강하고 사람을 경계하는 습성이 성조보다 강해 태어난 곳으로 다시 찾아오는 귀소성이 없어 멀리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성조는 지난해부터 황새공원에서 먹이섭식과 야생화 훈련을 받아 공원 환경에 어느 정도 적응했기 때문에 공원을 떠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전 국민의 관심을 받으며 자연에 방사돼 불과 2개월여 만에 믿을 수 없는 장거리 이동으로 전 세계 학자들까지 놀라게 했던 산황이. 비록 어린 새의 습성 때문에 무모한 행동을 보여 지금은 현 위치와 생사여부를 알 수 없는 불행한 신세가 됐지만 부디 무사안녕하길 기원한다.


아울러 이번 경험이 뼈아프긴 하지만 한반도 황새복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는데 커다란 교훈이 되길 기대한다.


지금까지 살아있으면 낯선 환경에 고단한 몸을 외롭게 추스르고 있을 산황이. “산황아, 어디 있니?”
 


한반도를 3개 권역으로 나눠 황새 야생복귀 추진

 한반도 황새 야생복귀 3권역. 제1권역은 충남 예산군을 중심으로 한 전북-전남권역(겨울철 중국 양츠강 유역까지 이동), 제2권역은 충북 진천군을 중심으로 한 경북-경남권역(겨울철 일본 후쿠오카까지 이동), 제3권역은 인천시 강화군을 중심으로 한 황해도-DMZ권역(겨울철 남한으로 내려와 1.2권역 황새들과 합류).(사진제공=한국교원대학교)

 한국교원대학교(총장 김주성 www.knue.ac.kr)가 북한과  DMZ에도 황새복원을 추진한다.

 한반도 황새복원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원장 박시룡 생물교육과 교수)은 11일 한반도를 3권역으로 나눠 황새복원을 한다고 밝혔다.

 제1권역은 현재의 황새복원 대상지인 충남 예산군을 중심으로 한 전북-전남권역, 제2권역은 충북 진천군을 중심으로 한 경북-경남권역, 제3권역은 인천시 강화군을 중심으로 한 북한의 황해도와 DMZ 권역이다.

 이 권역을 기반으로 한 한반도 황새복원에 대해 박시룡 원장 오는 13일 국회환경포럼(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소회의실)에서 발표회를 갖는다.

 이 포럼에서 박 교수는 '북한 황해도 황새복원을 위한 강화군(교동) 황새 아랫마을 조성사업안'을 주제로 강연할 계획이다.

 제3권역은 통일에 대비한 전략으로 강화군 교동도에 황새 야생복귀 거점 시설을 마련하고 오는 2017년부터 황새에 GPS를 장착해 과거 번식지였던 황해도 배천군과 평산군, 그리고 과거 한반도에서 가장 생물다양성이 높았던 연백평야, DMZ를 대상으로 야생복귀를 시도할 계획이다.

 방사 황새들이 대부분 북한의 황해도 과거 번식지와 DMZ 내 습지를 이용할 것으로 보고 방사 직후 국제 황새복원 전문가들과 공동으로 북한의 황새서식지 조사도 벌일 예정이다.

 조사가 이뤄지면 북한에 인공둥지 설치 및 친환경농업지원계획을 마련해 향후 제 3권역을 황새 에코로드로 조성할 방침을 구상하고 있다.

 만약 이 사업이 성공적으로 진행된다면 이 지역을 남북한 공동으로 황새 평화에코뮤지움으로 만들어 세계유산으로 등재한다는 구체적 안도 마련하고 국내․외 관계자들과 협의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박 원장은 오는 27일 일본으로 출국, 29일 도쿄도미술관 강의홀(우에노공원)에서 열리는 '일본 황새야생복귀 10년 기념식'에 참석해 이번 사업을 설명함으로써 국제적인 연대를 역설할 예정이다.

◆ 북한의 황새실태
   북한도 황새를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하고 있다. 북한의 과거 번식지는 황해남도 배천군과 황해북도 평산군, 그리고 함경북도 김책시(북한 천연기념물 제303호 지정)로 1970년 이후 북한도 황새가 모두 사라졌다.

 


황새생태연구원서 사육 중인 황새 9쌍 지자체에 모두 이전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   기사입력 : 2015년 10월 29일 10시 22분

 '황새의 춤' 브랜드.(사진제공=한국교원대학교)

 한국교원대학교(총장 김주성 www.knue.ac.kr)는 충남 예산군 황새공원에서 방사한 황새들이 번식기간인 3월부터 9월까지 최소 4주 이상 먹이활동을 하는 지역의 지자체 장이 황새번식지 복원을 원할 경우 황새 한 쌍을 해당 지차제로 이전하는 ‘황새아랫마을’ 조성사업을 펼친다.

 29일 교원대에 따르면 이 사업은 방사한 황새뿐만 아니라 겨울철에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황새가 북으로 가지 않고 그 지자체에서 번식기간 중 머물 경우도 해당된다.

 아울러 과거 황새가 번식(서식)했던 지역의 지자체도 황새 한 쌍 이전이 가능하다.

 이미 교원대는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지난 2009년 황새윗마을사업인 예산황새마을 조성사업을 수행한 바 있다.

 교원대는 지난해 6월 예산군에 황새 60마리를 이전시켰으며 올해 9월3일에는 황새 8마리를 야생에 방사시켰다.

 현재 이 황새들은 예산군에 3개체가 머물고 있으며 나머지 5마리는 전북과 전남, 충남 지역에 머물고 있다.

 다음달이 되면 이번 방사한 개체가 남부지역에서 겨울을 난 후 다음해 2월 말부터 다시 한반도 중부지역으로 이동해 먹이활동을 할 것으로 보여 그 곳에서 4주 이상 머물게 되는 지자체가 이 사업의 첫 번째 수혜자가 될 전망이다.

 이 사업을 하는 지자체에게 혜택도 돌아간다. 그 곳의 농경지에서 나오는 농산물에 ‘황새의 춤’ 브랜드를 무상으로 사용하게 한다.

 박시룡 황새생태연구원장은 "다만 이 브랜드를 사용하려면 사전에 농약 잔류량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브랜드 사용 허가기준은 현행 농식품부 농약 잔류량 허용치 10분의 1에 해당돼야 하는 좀 까다로운 조건이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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