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예산에 방사한 ‘한반도 황새’ 일본 첫 상륙

무려 1077 km 거리 3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비행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5년 11월 27일 15시 47분


 지난 7일 전남 군산시 회현면 만경강 해안습지에서 관찰된 한반도(충남 예산) 방사 황새 K0008(B02)의 모습. 이 황새가 지난 25일 일본에 상륙한 것으로 확인됐다.(사진제공=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

 ‘한반도 황새 복원’을 위해 지난 9월 초 충남 예산에 방사한 황새 중 한 마리가 일본에 상륙한 것으로 확인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


 27일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9월3일 충남 예산황새공원에서 모두 8개체의 황새를 자연으로 돌려보낸 이후 최근까지 충남지역에 6개체, 전남지역에 2개체가 머물고 있었는데 이 중 한 마리가 이달 25일 일본 오키노에라부 섬(오키나와 섬에서 북쪽으로 약 60 km에 위치)에 상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황새들은 2시간마다 현재 위치를 송신하는 위치추적기를 달고 있어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과 예산황새공원 연구팀이 이동경로와 서식지 사용 등을 실시간으로 기록하고 있다.


 일본에 상륙한 황새는 전남 신안군 안좌면 구대리에 있던 K0008(가락지 번호 B02. 수컷. 2015년생) 개체로 전날인 24일 오전 9시에 남쪽 해안으로 이륙해 이튿날인 25일 오후 7시에 일본 오키노에라부 섬에 안착했다.


 이 황새는 무려 1077 km 거리를 약 3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비행했다.

 이어 일본 현지에서 같은 날 오전 11시쯤 섬 주민(아코 이시다)에 의해 목격됐으며 이 황새가 일본에서 사용하지 않는 가락지를 다리에 부착하고 있어 일본 내 황새 복원을 하고 있는 효고황새고향공원, 토요오카시, 요미우리신문사 등에서도 이 놀라운 소식을 전해 왔다.


 지난 9월3일 충남 예산에 방사한 K0008(가락지 번호 B02. 수컷. 2015년생)의 일본 이동 경로.(자료제공=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

 이번 방사 황새의 일본 상륙이 주는 메시지가 매우 중요한 것으로 황새생태연구원 측은 보고 있다.


 첫째, 우리나라의 황새들에게 적합한 서식지가 부족하지는 않는가 라는 메시지다. 올해 9월  8개체의 황새를 방사한 후 방사지역에서 머물지 않고 여러 지역으로 옮겨 다니는 패턴으로 봤을 때 충분한 먹이를 공급할 수 있는 서식지가 부족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따라서 한반도 황새 복원의 성공을 위해서는 황새 먹이가 풍부한 하천 습지와 친환경 논 습지가 확대돼야 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둘째, 행동생태학적으로 유조(새끼)들은 태어난 번식지에서 먼 곳으로 이동하는 습성을 가지고 있으며 성조(어미)에 비해 주변 서식지에 대한 정보나 일정한 이동에 대한 경험이 부족하다. 이 유조 황새는 추위를 피해 남쪽 해상으로 편서풍을 타고 일본으로 건너갈 수 있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황새는 문화재청에서 천연기념물 제199호, 환경부에서 멸종위기야생동식물 1급으로 지정돼  있으며 국제적으로 멸종위기종으로 등록돼 있는 보호종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70년대 절멸된 후 텃새인 황새의 복원을 위해 1996년부터 한국교원대(황새생태연구원)에서 모두 38마리의 황새를 러시아, 일본, 독일 등지에서 수입해 인공증식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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