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까지 자라는 잡식성 '물돼지'

 [가죽잉어의 개량종] 이스라엘잉어는 독일 개량종인 가죽 잉어를 이스라엘에서 도입해 그곳의 토착 잉어와 교잡시켜 만든 잉어의 한 품종이다./자연닷컴  

◆분류학적 의의

 

흔히 '향어'로 일컬어지는 잉어목 잉엇과(Cyprinidae)의 민물어류다. 독일 개량종인 '가죽 잉어(Leather carp)'를 이스라엘에서 도입해 그곳의 토착 잉어와 교잡시켜 만든 잉어의 한 품종이다. 이스라엘 잉어(Israel carp)란 영명은 이스라엘에서 개량됐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일부에서는 이스라엘 잉어를 '독일 잉어'로 알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실제 국내 일부 포털사이트에는 이렇게 소개돼 있다. '이스라엘 잉어는 개량종으로 독일 잉어 또는 이스라엘 잉어라고도 한다. 독일에서 잉어를 오랫동안 인위적으로 개량한 품종이며, 이것이 이스라엘로 이식되었던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등지느러미 바로 아랫 부분에만 큰 비늘이 있고 그밖의 부분에는 비늘이 없기 때문에 독일에서 가죽 잉어라고 부르는 것과, 이와 반대로 큰 비늘이 측선(옆줄) 부분과 배 아랫 부분에만 흩어져 있는 거울 잉어(mirror carp) 등 두 종류가 있으며, 그중 가죽 잉어를 향어라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 다른 포털사이트에는 '향어는 독일 잉어 또는 이스라엘 잉어라고도 한다. 독일에서 개량했고 이스라엘에서 본격 양식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향어(이스라엘 잉어)를 독일 잉어 즉, 가죽 잉어로 착각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두 품종의 '비늘 형태'가 흡사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독일 개량종인 가죽 잉어와 이스라엘 개량종인 향어(이스라엘 잉어)는 비늘이 둘 다 등지느러미 바로 아랫 부분을 중심으로 붙어 있기 때문에 독일 개량종이 이스라엘을 거쳐 우리나라에 그대로 도입된 것으로 착각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독일 개량종인 가죽 잉어와 이스라엘 잉어는 체고(몸높이)가 다르다. 한마디로 말해 이스라엘 잉어의 체고가 독일 가죽 잉어의 그것보다 높다. 그 이유는 가죽 잉어와 교잡시킨 이스라엘 토착 잉어가 본래 체고가 높은 종이기 때문에 그 특징이 이스라엘 잉어에 나타난 것이다.

이 기회에 한 가지 덧붙인다면, 전 세계의 잉어 품종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지는데 그중 하나는 비늘이 몸 전체에 분포하는 '동양계'이고 다른 하나는 비늘이 적거나 전혀 없는 '유럽계'이다. 이런 분류방식은 관상용 잉어류에도 적용된다.

[등지느러미 밑에 큰 비늘] 이스라엘 잉어의 형태적 특징은 등지느러미 바로 밑부분을 중심으로 커다란 비늘이 나 있는 점이다./자연닷컴 

이스라엘 잉어의 학명은 'Cyprinus carpio nudus'이며 원산지는 중앙아시아다. 우리나라에는 1973년 5월 이스라엘 농무성이 치어 1000여 마리를 보내온 것이 그 효시다.

 

그후 실험양식에 성공해 1978년부터 전국의 대형 인공호수에서 가두리 양식을 통해 양식되기 시작했고, 1980년대 초부터는 전국의 유료 낚시터에 방류되면서 빠르게 확산했다.

등지느러미 연조수는 18∼21개, 뒷지느러미 연조수는 5개, 아가미 갈퀴(새파) 수는 21∼23개, 척추골 수는 37∼38개이다.

 

◆습성 및 생활사

 

이스라엘 잉어의 가장 큰 특징은 '물돼지'란 별명이 말해주듯 동물성이든 식물성이든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먹는 놀라운 식성에 있다.

 

잉어류를 기르는 양식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특히 이스라엘 잉어를 기르는 양식장에 가보면 먹이를 줄 때 마치 돼지가 쩝쩝거리며 밥을 먹는 것과 같은 소리를 내며 게걸스럽게 먹이를 삼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다음의 특징은 빠른 성장속도이다. 보통 5월에 부화한 치어가 그해 10월이면 몸길이 15∼20㎝, 몸무게 400∼500g까지 자란다. 2년이면 1.5∼2㎏, 3년이면 3∼4㎏까지 자라며 5∼6년생 이후에는 보통 10∼15㎏, 최대 20∼30㎏까지 자라는 것도 있다.

국내 최대어는 몸길이가 1m나 되는 초대형어가 지난 1996년 7월 경북 포항 달전지에서 낚시로 잡힌 기록이 있다.

산란기는 5∼6월이고 산란에 적합한 수온은 18∼20도이다. 기타 생활사는 잉어와 비슷하다.

◆일반적인 인식 및 확산 정도

향어(香魚)란 이름은 도입 초기 양식업자들이 '독특한 향이 나는 고기맛'을 선전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다. 이스라엘 잉어 살코기에서 나는 독특한 향은 진흙 냄새와 비슷한데 바로 이 때문에 양식업자들의 의도와는 반대로 처음에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던 아이러니가 있다.

그러나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국내 대표적인 양식어종으로 자리잡으면서 횟감용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린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도 얼마가지 않아 수질오염 문제로 가두리 양식장이 철퇴를 맞으면서 쇠퇴일로를 걷게 되었고, 그 결과 지금은 식용보다는 낚시터용으로 근근이 명목을 이어가는 처지가 됐다. 

 

그런 데다 국내 유통량의 대부분은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자장 향어'이니 상황이 바뀌어도 보통 바뀐 게 아니다.


[잡식성 대식가] '물돼지'란 별명이 말해주듯 이스라엘 잉어는 커다란 입으로 무엇이든 게걸스럽게 집어삼키는 대식가이다./자연닷컴 

이스라엘 잉어는 환경 적응력이 높아 자연수계에 잘 적응하지만 자연 번식률은 낮아 일부 학자들은 '완전한 귀화어종'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가두리 양식장이 한창일 때에는 양식장으로부터 유출되는 이스라엘 잉어수가 엄청났고, 게다가 자원증식을 위한 공식적, 연례적인 방류로 인해 귀화어종 못지않게 해마다 많은 수가 늘어난 바 있다. 

 

대청호와 충주호를 예로 들자면 지난 80년대 중·후반에서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낚싯대를 드리웠다 하면 줄줄이 낚여나오는 게 바로 이스라엘 잉어였고, 오죽하면 '싫증이 나서 못잡을 정도'란 말이 나왔겠는가. 

하지만 가두리 양식장의 강제철거와 방류 중단 이후 자연수계에서는 그 수가 점차 줄어들어 지금은 숫자적으로는 그리 심각한 상태가 아니며, 다만 아직도 생존하고 있는 대형 개체들이 토종 물고기들의 서식지를 마구 교란시키거나 토종 잉어와의 유전자적 교란을 가져오고 있는 등 여전히 기존 생태계에 깊은 생채기를 남기고 있는 '생태계의 망나니'이다.

본래 바다와 강을 오가는 바다빙엇과 어류

환경 적응력 강해 웬만한 곳에 쉽게 정착

 

빙어의 빠른 확산 : 대표적인 전략어종인 빙어는 계속되는 방류사업으로 전국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보은 상궁지의 빙어 낚시객들./자연닷컴

 

어종별 특성-빙어

 

분류학적 의의

빙어는 바다빙어목 바다빙엇과 어류로 본래는 바닷가 연안과 민물()을 오가며 사는 '소하성(溯河性) 2차 담수어'이.

 

여기서 소하성 2차 담수어란 바다에서 살다가 산란을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란 뜻이다.

 

오늘날 남한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된 빙어는 일제시대인 19253월 북한의 함남 용흥강 상류에서 채란해 수원 서호와 제천 의림지 등에 이식시킨 것이 정착돼 전국으로 확산된 이른바 '육봉형(陸封型)'이다.

 

육봉형이란 말 그대로 육지에 가둬 정착시킨 종을 뜻한다. 따라서 빙어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위적인 육봉형 어종이자 국가 정책에 의해 이뤄진 최초의 이식어종이다.

 

학명은 'Hypomesus olidus', 영명은 'pond smelt'. 몸길이는 보통 10내외로 큰 개체라 하더라도 20를 넘지 못하는 소형종이다.

 

빙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물고기와는 달리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 사이에 기름지느러미가 하나 더 달려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은어,연어,송어처럼 빙하시대부터 살아온 냉수성 어종이라는 증표다. 빙어의 ''자가 얼음 빙()자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얼음처럼 차가운 물을 좋아한다.

 

일본과 사할린,연해주,알래스카,캐나다 서부,미국 등지에도 분포한다.

 

기막힌 생존전략 :냉수성어종인 빙어는 국내 토종어들이 회피하는 생태계의 빈 공간을 차지함으로써 종족을 유지하는 기막힌 생존전략을 갖고 있다./박병기 수중촬영전문가

 

습성 및 생활사

어릴 적에는 보통 동물성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하나 성장하면서 깔따구 등 소형 곤충을 잡아먹기도 한다.

 

적응력이 강해 탁도와 염도 등의 변화에 잘 견뎌낸다.

 

산란기는 수온이 610도가 되는 34월로 알려져 있으나 제천 의림지와 춘천지역에서는 4월이 산란 성기이고 일본 북해도에서는 4월 중·하순, 사할린에서는 5월 하순에서 6월 초순, 북한 용흥강에서는 3월에서 4월 사이가 주산란기로 알려져 있다.

 

빙어의 산란장소는 호수나 저수지로 연결되는 개울의 얕은 곳(수심 50미만)으로, 바닥에 모래나 자갈이 깔린 곳을 좋아한다.

 

산란과 방정이 가능한 친어(어미물고기)의 몸길이는 보통 6가 넘는 개체들이다.

 

군산수산대 유봉석교수가 운암호에서 산란기 때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몸길이가 89되는 것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빙어는 태어난 해에 어미로 자라 알을 낳고 죽는 일년생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2년생이 더 흔하고 어떤 개체는 그 이상인 것들도 있다.

 

공어와 와카사기

일명 '물고기 할아버지'라 불리는 최기철박사(서울대 명예교수)에 의하면 빙어는 지역에 따라 공어(충북 대전 전북 전남 양구),메르치(수원),멸치(완주),민물멸치(완주),방아(양구 철원),뱅어(속초),병어(화천 광주),벵어(제천 양구 화천 고양 고창),보리붕어(보령),빙어(충남·북 강원 전남 전북 광주),아까사끼(밀양),아까새끼(정읍),오까사끼(밀양),은어(완주),핑어(충주),해피(양양) 등으로 불리고 있다.

 

이중 공어는 일제 때 표준어 행세를 했던 것이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는 말이며 현재 중국의 통용어이기도 하다.

 

아까사끼,아까새끼,오까사끼는 일본말 와카사기(wakasagi)가 와전된 것이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그동안 일본산 와카사기와 우리의 빙어가 같은 종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동종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점이다.

 

따라서 최박사는 우리의 빙어를 굳이 일본말로 부르자면 '이시카리 와카사기(ishikari wakasagi)'라고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육봉형(陸封型) 빙어: 본래 빙어는 바다연안에 살다가 산란기에 강으로 거슬러 올라가 번식하던 물고기였으나 일제때 육봉형으로 개발돼 정착됐다./자연닷컴

 

빙어의 확산원인

국내어종의 전반적인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빙어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빙어의 적응성이 탁월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흔히 섭시 410도의 저수온과 2급수 이상의 수질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환경적응력이 강해 웬만한 저수지나 호수에 쉽게 적응하는 습성이 있다.

 

빙어는 특히 냉수성이기 때문에 오히려 기존 생태계에 더욱 쉽게 정착하는 아이러니를 갖고 있다. , 차가운 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른 물고기들이 회피하는 생태계의 빈 공간을 쉽사리 차지해 살아가고 있다.

 

다시말해 빙어는 외부로부터 이식된 '손님'이지만 다른 물고기가 꺼리는 곳을 주서식처로 삼기 때문에 여름에는 수온이 10도 이내로 유지되는 깊은 수심을 찾아가고 겨울에는 반대로 다른 물고기들(대부분의 토착어종들)이 동면처로 삼는 깊은 수심을 벗어나 얕은 곳에서 활동함으로써 살아남는 '기막힌 생존전략'을 갖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략어종이자 경제성 어종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각 지자체 및 단체, 심지어 개인들까지 앞을 다투어 방류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도 빙어의 서식지가 날로 늘어가고 있는 이유중의 하나다.

 

하지만 이같은 빙어도 외국으로부터 들여온 육식성 귀화어종(이들 또한 넓은 의미의 이식어종임) 앞에서는 맥을 못추고 잡혀먹히는 나약한 존재에 불과하니 이 또한 아니러니가 아닐 수 없다.

 

, 겨울잠도 자지 않고 일년 연중 섭식활동을 하는 블루길과 큰입배스 등 외래 포식자들로부터는 늘 쫓기며 희생되는 '먹이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끄리와 같은 국내 육식성 토종어에 의해서도 잡혀먹히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인해 대청호와 같은 일부 오래된 이식처에서는 갈수록 빙어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김성식기자

 

 

왕성한 번식력에 환경 적응력도 높아
국내어종 마구 잡아먹어 생태계 위협
귀화어종간에는 공존하는 경우 많아

<나홀로 쏘가리> 쏘가리는 본래 강한 육식성이어서 국내 토종 어류의 맹주격이었으나 외국에서 들여온 블루길, 큰입배스 등 귀화어종들에게 서식처에서 쫓겨나 '나홀로 신세'가 돼 버렸다. /자연닷컴


◆이식어종의 특징 = 이식에 의해 국내수계에 정착된 어류들은 독특한 특징을 갖고 있다. 그중에서도 국내에 도입돼 자연상태에서 번식이 이뤄지고 있는 이른바 '귀화어종'들은 공통적으로 환경 적응력이 매우 크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특히 광온성(廣溫性·물고기가 살 수 있는 수온 범위가 넓다는 뜻)인 데다 환경 변화에 대한 내성이 커 국내 어떤 수역에도 쉽게 적응할 수 있고, 심지어 댐과 같이 교란된 환경 속에서도 생존은 물론 왕성한 번식력을 발휘한다. 여름철 수온이 30도 가까이 올라가는 소규모 저수지에서도 떡붕어, 이스라엘잉어, 블루길, 큰입배스가 잘 자라고 차가운 계곡물이 유입되는 깊은 산골 저수지에서도 이들 귀화어종이 잘 자라는 이유는 바로 이 같은 특성 때문이다.

또 식성이 게걸스럽고 공격성이 뛰어나 토종 어종들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거나 먹이 경쟁 또는 서식공간에 대한 경쟁을 통해 토종 어류들을 몰아내는 습성이 있다. 대표적인 육식성 귀화어종인 큰입배스와 블루길이 피라미, 치리 등과 같은 소형 어류들을 마구 잡아먹고 심지어 토종 어류의 맹주격인 쏘가리마저 서식처로부터 몰아내고 있는 것이 그 예다. 잡식성 대식가(大食家)인 이스라엘잉어, 떡붕어는 살아 있는 물고기에 대해 직접적인 공격 및 포식(다른 물고기를 잡아먹음)은 하지 않지만 토종 어류들이 산란한 알을 송두리째 먹어치움(이것도 일종의 포식에 해당)으로써 수중 생태계에 큰 위해를 가한다. 또한 이스라엘잉어와 떡붕어는 서식공간 경쟁에 있어서도 잉어나 붕어 등 토종 물고기보다 우위를 점하고 있다.

 

<점령군 블루길>북미산 블루길은 식성이 게걸스럽고 공격력이 강해 토종 어류의 치어를 마구 잡아먹거나 서식공간 경쟁을 통해 우위를 점하고 있다. 사진은 쏘가리 서식처를 완전 점령한 블루길떼 모습./자연닷컴 


그런 반면 귀화어종들은 대부분 먹이사슬 내 같은 위치(동급의 섭식 지위)에 있는 토종 어류들로부터는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는다. 다시 말해 육식성이든, 초식성이든, 잡식성이든 동급의 섭식지 위에 있는 토종 어류들로부터는 큰 간섭을 받지 않는다는 뜻이다. 예를 들어 육식성인 블루길이나 큰입배스는 국내 토종 물고기 중 동급의 섭식 지위에 있는 쏘가리로부터 큰 공격을 받지 않는다. 블루길과 큰입배스가 국내 토종 어류로부터 치명적인 공격을 당하는 경우는 알 또는 치어 상태일 때를 제외하고는 드물다. 이스라엘잉어나 떡붕어의 경우도 같은 급의 섭식 지위에 있는 토종 잉어나 붕어로부터 큰 간섭을 받지 않는다.

그 다음으로 귀화어종들은 탁월한 증식 전략을 갖고 있다. 특히 큰입배스나 블루길은 자신들의 알을 보호하기 위해 직접 산란상(産卵床)을 만들고 새끼를 보호하는 습성이 무척 강하다. 또한 이들은 비교적 산란 횟수가 많고 번식력이 뛰어나 빠르게 확산하는 능력(높은 확산능)을 갖고 있다.

큰입배스의 경우 수초나 물에 잠긴 나무 가지 등에도 산란하지만 저수지 바닥에 알을 낳을 때에는 수심 2m 이하의 얕은 곳을 찾아 모래, 자갈 등의 하상에 직경 30∼40㎝, 깊이 약 10㎝의 타원형 산란상을 만들어 알을 낳는다. 암컷이 알을 낳으면 수컷은 새끼 보호를 위해 자어(산란 직후의 어린 새끼)가 헤엄칠 때까지 산란상을 지킨다.

<한겨울 수중탐사>충청투데이 취재팀이 겨울철 수중생태 실태조사 및 수중 촬영을 위해 대청호 수중 탐사에 나서고 있다./자연닷컴  



블루길 역시 수심 1m 이내의 자갈이나 모래가 깔린 하상에 수컷이 깊이 5∼10㎝, 직경 30∼60㎝가량의 산란상을 만든 후 암컷을 유인하여 알을 낳도록 한다. 산란은 산란철에 수차례 이뤄진다. 산란 및 수정이 이뤄져 부화될 때까지 수컷은 산란상을 지키며 새끼를 보호하고 적이 침입하면 필사적으로 막아낸다. 

떡붕어는 비록 잡식성이긴 하나 산란기가 토종 붕어보다 약 15일 정도 일러 산란 장소를 더 빨리 점령한 후 자신의 알을 낳고, 그 후에 산란하는 토종 붕어나 잉어의 알을 포식함으로써 육식성 귀화어류 못지 않게 생태계에 큰 위해를 가한다. 산란 수에 있어서도 토종 붕어에 비해 약 두 배가량 많다.

또 한 가지 특이한 것은 이들 귀화어종 간에는 서로에 대한 견제가 적어 공존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실례로 국내에 가장 많이 번져 있는 블루길, 큰입배스, 떡붕어는 산란기가 서로 달라 산란 장소에 대한 경쟁이 적고 몸체의 크기와 먹이감이 서로 달라 한 저수지 내 혹은 한 호수 내에서 '동시 우점'하는 경우가 많다./글=김성식·사진=박병기(수중촬영전문가)



'붉은귀거북' 겨울잠 안잔다

본보 수중탐사팀, 대청호서 국내 첫 확인


'생태계의 망나니'로 불리는 외래동물 '붉은귀거북(일명 청거북)'이 한겨울에도 겨울잠을 자지 않고 활동하고 있는 것이 충청투데이 취재팀에 의해 처음으로 밝혀졌다. 이로써 자연환경보전법상 생태계 위해(危害) 외래동물 4종(블루길, 큰입배스, 황소개구리, 붉은귀거북) 모두가 겨울잠을 자지 않고 생태계를 위협하고 있음이 최초 확인됐다.

본보 특집시리즈 '한국 어류이식 80년 수중생태계 진단' 취재팀은 29일 박병기(수중촬영 전문가)씨 등 3명의 전문가와 함께 대청호 일원에 대한 겨울철 수중탐사에 나서 외래 파충류인 붉은귀거북이 동면하지 않고 활동하고 있는 것을 확인, 극적으로 수중 촬영했다.

 

<동면하지 않는 붉은귀거북> 붉은귀거북이 겨울잠을 자지 않고 활동하고 있는 것이 본보 취재팀에 의해 첫 확인됐다. /사진=박병기(수중촬영전문가) 



체외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로서 겨울철에는 잠을 자는 것으로 알려져 온 거북류(파충류)가 수온이 빙점 가까이 떨어지는 한겨울에도 동면하지 않고 활동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취재팀은 이날 옥천군 관내 대청호에서 수중 탐사를 하던 중 수심 8∼9m가량의 비교적 깊은 지역에서 침전물을 온몸에 뒤집어쓴 채 이동하고 있는 붉은귀거북을 발견했다. 이 붉은귀거북은 등딱지가 길이 20㎝, 너비 15㎝가량 되는 중형으로, 탐사진이 몸을 건드리지 않고 조심스럽게 접근했는데도 불구하고 자연상태에서 '스스로 이동'하고 있었다.

그동안 학계에는 토종인 남생이와 자라, 외래종인 붉은귀거북 등 파충류들은 모두 변온동물로서 겨울철엔 동면하기 때문에 설령 사람이 건드린다 해도 꼼짝 않을 정도로 가사(假死) 상태에 들어간다고 알려져 왔다. 따라서 붉은귀거북이 한겨울에도 잠을 자지 않고 스스로 활동하는 것에 대해 학계는 의아해하면서 그로 인한 생태계 위해성을 우려하고 있다.

국립중앙과학관 홍영표 박사(어류분류학)는 "파충류인 붉은귀거북이 다른 외래동물인 큰입배스, 블루길, 황소개구리처럼 동면하지 않고 겨울에도 활동한다는 것은 뜻밖의 일"이라며 "이들이 동면하지 않는다는 것은 결국 겨울에도 생태계에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붉은귀거북(미국명 red-eared turtle)은 본래 북미가 원산지로 국내에는 1970년대 후반부터 수입돼 애완용이나 불교계의 방생용으로 사용돼 왔다. 그러나 잡식성인 데다 생명력이 강해 3∼4급수의 수질에서도 거뜬히 살면서 미꾸라지, 피라미 등 각종 토종 어류와 알, 수서곤충, 개구리, 심지어 뱀까지 잡아먹음으로써 국내 생태계의 망나니 역할을 해 왔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2001년 12월부터 생태계 위해 외래동물에 포함시켜 수입을 전면 금하고 있다. 


자연수계 적응한 국내 外來魚 20여종

중국 수입 교잡 어종 현재 정착 단계

 

'초대형 이스라엘잉어(향어)' : 비교적 이른 시기에 국내에 유입돼 정착된 이스라엘잉어(일명 향어)는 대부분 초대형으로 자라 나 있다. 사진은 최근 대청호에서 잡힌 체장 98㎝, 몸무게 22㎏짜리 초대형 이스라엘잉어./자연닷컴

 

관련 용어 해설

 

현재 국내에는 물고기 이식과 관련해 여러 용어가 혼용되거나 잘못 쓰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각각의 용어에 대한 구분이 인위적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부 용어의 경우 개념 정립이 매우 모호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래어종과 귀화어종이 서로 같은 의미로 알고 있는 수가 많으며 이주어종과 이식어종 또한 같은 용어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토착어종과 고유어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 용어는 엄연히 구분해 사용해야 할 만큼 각각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이식 어종이 국내 생태계에 끼친 영향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 용어에 대한 정확한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용어에 대한 정의를 내려보면 다음과 같다. 한 가지 유의해야 할 것은 여기에서의 한국에는 섬지역을 포함한 남북한 전 수역이 모두 포함된다는 점이다.

 

1)고유어종 : 오래 전부터 한국 혹은 한국내 특정 수계에만 서식하여 번식하는 어종으로 특산어종과 유사한 개념이다. 어름치 쉬리 중고기 치리 돌마자 동사리 등은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사는 한국 고유어종(한국 특산어종)이며 꼬치동자개는 한국 고유어종 중에서도 낙동강 수계에만 사는 낙동강 고유어종(낙동강 특산어종)이고 미호종개는 한국 고유어종 중에서도 금강 일부 수계에만 사는 금강 고유어종(금강 특산어종)이다.

 

'한국 고유어종 어름치' : 어름치와 같이 오래 전부터 한국 혹은 한국 내 수계에 서식하여 번식하는 물고기를 한국 고유어종이라 한다./자연닷컴

 

2)토착어종 : 과거부터 한국 혹은 한국내 특정 수계에 서식하여 번식하는 어종이다. 고유어종과는 달리 종 자체는 다른 나라에도 서식하는 어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국내 토착어종을 토종으로 부르고 있다. 예를 들어 붕어 잉어는 중국에도 있지만 우리나라에 오래전부터 토착해 서식하는 붕어 잉어를 특히 토종붕어 토종잉어로 부르는 경향이 있다. 반면 중국 쪽에서는 예부터 중국내에 토착해 서식하는 붕어나 잉어를 토착어종으로 부른다.

 

3)비토착어종 : 한국 혹은 한국내 특정수계에 새롭게 유입된 어종을 말한다. 쉽게 말해 국내 수계에 유입됐으나 아직 토착되지 않은 어종을 일컫는다.

 

4)이식 어종 : 본래 한국내 다른 수계에 살던 물고기를 의도적으로 특정수계에 도입시킨 종을 말한다. 대표적인 어종으로 빙어를 들 수 있다.

 

5)이주 어종 : 본래 한국내 특정 수계에 살던 물고기가 기후 혹은 생태적 특성, 자연적인 수계 변동 등에 의해 다른 수계로 이동한 종을 말한다. 물고기의 이동 자체가 자연적인 현상이란 점에서 사람이 의도적으로 이동시킨 이식어종과는 의미가 다르다.

 

6)도입어종 : 다른 나라에서 한국으로, 또는 한국내 다른 수계에서 특정 수계로 의도적 혹은 비의도적으로 유입된 어종을 말한다.

 

7)외래어종 : 한국 내에 존재하는 물고기 가운데 외국으로부터 유입된 모든 어종을 말한다. 각종 열대어와 비단잉어 금붕어는 물론 다음에 설명하는 모든 귀화어종을 포함한다.

 

8)귀화어종 : 한국 혹은 한국내 특정수계로 도입된 외래어종 중 도입지의 자연 수계(환경)에 적응하여 번식이 원만히 이뤄지는 어종을 뜻한다. 따라서 도입지의 자연수계에 적응은 됐으나 자연번식이 아예 이뤄지지 않거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어종은 엄격한 의미에서의 귀화어종이 아니다. 대청댐과 같은 인공저수지에서 가끔 발견되는 비단잉어나 무지개송어, 향어 등이 이에 속한다.

 

 

'금붕어와 블루길': 현재 국내 수계에는 금붕어 같은 관상용 외래어종들이 가끔 발견되나 이들은 자연번식이 이뤄지지 않는 등 완전 귀화 어종은 아니다./자연닷컴

외래·귀화어종의 적용 범위

 

국내에 도입된 외래어종이라고 해서 모든 종이 자연수계에 유입돼 적응되는 것은 아니다.

 

각 종의 도입 목적이 있듯이 열대어를 비롯한 대부분의 관상어는 취급범위가 실내나 연못 등에 제한돼 있는 데다 본래의 생태적 특성상 자연수역에서는 잘 적응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연수계에 유입된 경우라도 적응단계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비록 자연수계에 적응이 된다 하더라도 완전한 귀화(자연번식이 원만히 이뤄지는 상태)가 이뤄지지 않는 한 한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현재 남한의 자연수계에서 발견되는 외래어종은 약 20여종 뿐이다. 더욱이 이들 가운데에서도 대부분은 양식장 등 제한수역에서 길러지는 양식어종이거나 실험용이고 자연수역에 적응해 전국으로 확산된, 즉 생태학상 진정한 의미의 외래어종은 초어 백련어 떡붕어(주걱붕어) 이스라엘잉어(향어) 블루(파랑볼우럭,일명 월남붕어) 큰입배스(큰입우럭,일명 민물농어) 찬넬메기(붕메기) 무지개송어 중국붕어(일명 자장붕어) 잉붕어 향붕어 붕잉어 등이다.

 

이들 외래어종 중 비교적 이른 시기에 자연수계로 유입된 초어와 백련어는 자연수계에서는 번식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스라엘잉어 또한 자연번식력이 약해 완전한 귀화어종으로는 볼 수 없다는 게 학계의 통설이다.

 

찬넬메기 무지개송어 역시 자연수계에서의 재생산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들 외래어종은 그동안 계속된 방류와 양식으로 이미 국내 전 수역에 확산돼 있는 생태위해종들이다.

 

현재 자연수역에서 왕성한 번식력으로 계속 확산 일로에 있는 종은 떡붕어 블루길 큰입배스 중국붕어 등으로 이들이 현재로선 국내의 대표적인 귀화어종이라 할 수 있다.

 

비교적 최근에 중국으로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잉붕어 향붕어 붕잉어 등의 교잡종들은 아직 귀화여부가 불투명하나 이들의 생태적 특성상 머지않은 장래에 국내 수계에 적응해 수중생태계를 크게 교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식기자 

 

우리의 자연생태계는 얼마나 건강한가.

 

또한 우리 자연생태계의 정조(貞操)는 아직까지 순결한가.

 

이러한 질문에 답을 던져줄 만한 조사결과가 10여년  전인 지난 1995년 발표된 적 있다.

 

당시 국립환경연구원은 '귀화생물에 의한 생태계 영향 조사결과(1차)' 발표를 통해 현재 국내에 분포하고 있는 귀화식물의 종류는 무려 36과 2백11종 4변종 3품종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동시에 실시된 '귀화어종 실태조사'에서도 전국 69개 조사대상 지역 중 97%에 이르는 67개 지역에서 한 종 이상의 귀화어종이 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기실 충격적인 것이었다.

 

삼천리 금수강산으로 불려져온 우리 나라 국토가 외국에서 들어온 귀화생물에 의해 만신창이가 된 채 이미 정조를 잃었음을 확연히 입증해 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자연생태계의 균형은 오랜 기간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그 파괴 역시 자연상태 아래에서는 상당한 기간이 흘러야 가능할 것으로 이해돼 왔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그런 인식과는 거리가 멀어 외래생물에 의한 생태계 잠식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 가는 곳마다 국적을 모르는 식물들이 여기 저기서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고 하천과 호소 마다에는 각종 외래어류들이 판을 치며 토착어류들을 못살게 구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조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면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요 난장판이다.

 

그렇다면 과연 문제의 귀화생물들이 국내에서 판을 치게 된 근본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그 원인 중의 하나는 교통수단의 발달로 과거에 비해 나라와 나라간, 사람과 사람간의 교류가 훨씬 더 잦아지면서 외래생물의 이동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데 있다.

 

교통수단의 발달은 또 국내에 유입된 비토착 생물의 지역간 이동도 더욱 활발히 이뤄지게 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또 다른 원인은 국내에 유입된 비토착 생물들의 본래적 특성상 우리 나라 토착생물들을 쉽게 제압할 수 있는 강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블루길과 같은 귀화어류가 국내 수계서 빠르게 확산되는 것은 국내 토착어류들 보다 생장력과 번식력, 포식력이 월등히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원인은 국민들의 관심 소홀과 인식 부족에 있다.

 

그까짓 외래생물쯤이야 국내에 확산되면 어떻고 또 피해가 있으면 얼마나 있을까 하는 그릇된 인식이 바로 오늘날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우리 것은 우리가 지켜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러기에 우리의 자연이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또 그것을 바르게 지키기 위해선 어떤 일을 우선적으로 해야하는 가를 우리 스스로 직시할 일이요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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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의 생태...발원지에서 하구까지.pdf



금강 1천리(401km)에 대한 생태를 종합적으로 요약한 글이다.


필자가 직접 2년 여(1995~6년)에 걸쳐 전문가들과 함께 현지 답사를 통해 취재 및 기록한 내용을 요약한 글로서 어류와 조류, 식물 등 각 분야가 포함돼 있다.


이 글은 특히 필자가 근무하던 충청일보를 통해 1년 여간 '금강의 생태…발원지에서 하구까지'란 타이틀로 연재함으로써 한국기자협회로부터 제29회 한국기자상(지역기획보도부문. 1997년)을 수상한, 나름대로 의미 있는 내용이다.     


한국기자상 수상 직후 옛 충청일보가 직장폐쇄란 극한의 사태가 벌어지는 바람에 당시 회사 자료실에서 정성껏 스크랩 해 왔던 자료집을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일까지 생겨 두고두고 한이 되고 있다.


첨부한 파일은 이런 와중에 가까스로 만들어낸 요약본이다.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긴 '낡은 자료'이긴 하나 당시의 금강 생태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첨부한다.

금강의 생태...발원지에서 하구까지.pdf
1.07M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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