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자연생태계는 얼마나 건강한가.

 

또한 우리 자연생태계의 정조(貞操)는 아직까지 순결한가.

 

이러한 질문에 답을 던져줄 만한 조사결과가 10여년  전인 지난 1995년 발표된 적 있다.

 

당시 국립환경연구원은 '귀화생물에 의한 생태계 영향 조사결과(1차)' 발표를 통해 현재 국내에 분포하고 있는 귀화식물의 종류는 무려 36과 2백11종 4변종 3품종에 이른다고 밝혔다.

 

또 동시에 실시된 '귀화어종 실태조사'에서도 전국 69개 조사대상 지역 중 97%에 이르는 67개 지역에서 한 종 이상의 귀화어종이 출현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결과는 기실 충격적인 것이었다.

 

삼천리 금수강산으로 불려져온 우리 나라 국토가 외국에서 들어온 귀화생물에 의해 만신창이가 된 채 이미 정조를 잃었음을 확연히 입증해 주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그 동안 자연생태계의 균형은 오랜 기간을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그 파괴 역시 자연상태 아래에서는 상당한 기간이 흘러야 가능할 것으로 이해돼 왔다.

 

그러나 오늘의 현실은 그런 인식과는 거리가 멀어 외래생물에 의한 생태계 잠식은 그야말로 순식간에 이뤄지고 있다.

 

그 결과 가는 곳마다 국적을 모르는 식물들이 여기 저기서 꽃망울을 터뜨리고 있고 하천과 호소 마다에는 각종 외래어류들이 판을 치며 토착어류들을 못살게 구고 있다.

 

겉으로 보기엔 조용한 것처럼 보이지만 그 내면은 말 그대로 아수라장이요 난장판이다.

 

그렇다면 과연 문제의 귀화생물들이 국내에서 판을 치게 된 근본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그 원인 중의 하나는 교통수단의 발달로 과거에 비해 나라와 나라간, 사람과 사람간의 교류가 훨씬 더 잦아지면서 외래생물의 이동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데 있다.

 

교통수단의 발달은 또 국내에 유입된 비토착 생물의 지역간 이동도 더욱 활발히 이뤄지게 하는 중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

 

또 다른 원인은 국내에 유입된 비토착 생물들의 본래적 특성상 우리 나라 토착생물들을 쉽게 제압할 수 있는 강한 힘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블루길과 같은 귀화어류가 국내 수계서 빠르게 확산되는 것은 국내 토착어류들 보다 생장력과 번식력, 포식력이 월등히 뛰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원인은 국민들의 관심 소홀과 인식 부족에 있다.

 

그까짓 외래생물쯤이야 국내에 확산되면 어떻고 또 피해가 있으면 얼마나 있을까 하는 그릇된 인식이 바로 오늘날과 같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우리 것은 우리가 지켜야 할 책무가 있다.

 

그러기에 우리의 자연이 현재 어떤 상황에 처해 있고 또 그것을 바르게 지키기 위해선 어떤 일을 우선적으로 해야하는 가를 우리 스스로 직시할 일이요 과제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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