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 오백리길의 하이라이트 격인 4구간에는 두 종의 큰새 가족이 살고 있습니다.

하나는 일년 내내 볼 수 있는 거위 가족이고, 다른 하나는 겨울철새 큰고니(천연기념물 201호) 가족입니다. 

이들 두 큰새 가족은 언제부턴가 겨울이면 한 공간에 머물며 사람들의 시선을 끕니다.

이들이 더욱 관심을 끄는 이유는 조류인플루엔자(AI) 때문입니다.

겨울철이 되면 거의 해마다 전국적으로 AI가 발생하고 있음에도 이들 두 새가족은 여전히 건강한 겨울나기를 해오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들 주변에 사는 다른 새 가족들도 모두 건강한 삶을 영위해 나가가고 있습니다.

이들이 건강하게 겨울을 보내고 있는 특별한 이유에 대해 집중 살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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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cVL-psMKvA

충주서 올겨울 야생조류에서 H5형 항원 7번째 검출

 AI 차단 방역 모습./아시아뉴스통신DB


[아시아뉴스통신=백운학 기자] 충북도와 충주시는 15일 고병원성 AI 위험기간인 3월 말까지 충주시 전역에 야생조류 고병원성 AI 위험주의보를 발령했다.
 
충주시 동량면 한 종오리 농장에서 지난 2일 고병원성 AI가 발생했고 달천에서 채취한 야생조류 큰고니 폐사체에서 올겨울 고병원성 AI가 3차례 확인됐다.

이후 H5형 AI 항원이 4차례 추가 검출돼 현재 국립야생동물질병관리원에서 고병원성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충북도는 야생조류를 통한 가금 농가 바이러스 유입을 막기 위해 충주시 전역을 위험지역으로 보고 가금농장과 가금 관련 종사자를 대상으로 강화한 방역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야생철새 북상이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3월 말까지 충주시 전역에 ▶식용란 주 2회 알 반출 ▶알 반출 차량 1일 1개 산란계 농장 방문만 허용 ▶사료 차량 2일 1회 농장 방문 준수 ▶일회용 덧신 갈아신기 준수 ▶진‧출입차량 2단계소독(U자형→고압분무) 실시 등 방역 조치 점검 활동을 강화한다.
 
도 관계자는 “설 명절 산란 가금에 대한 일제 검사를 통해 바이러스 잠재 위험은 낮아졌지만 야생조류 북상이 끝나는 3월 말까지 산발적 감염이 있을 수 있다”며“야생조류 고병원성 AI 위험주의보를 발령한 충주시를 비롯해 도내 전 가금 농가와 관계기관은 긴장의 끈을 놓지 말고 기본 방역수칙 준수하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baek3413@hanmail.net

철새 → 농장 바이러스 전파 차단 총력

충북도청./아시아뉴스통신DB


충북도는 지난 25일 천안 봉강천 야생조류 분변에서 H5N8형 고병원성 AI가 확진되고 도내 철새 서식수가 전년대비 증가하는 등 야생조류로부터 가금농가로의 바이러스 유입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26일 고병원성 AI 주의보를 발령했다.
 
 농장 단위 차단방역대책으로 가금농가 종사자는 모임, 철새도래지 방문, 방사사육을 금지해야 한다.
 
농가에서는 졸음․활력저하 등 전조증상 단계에서 조기신고토록 당부하고 농장출입 차량에 대해서는 출발지→ 거점소독소→ 농장문전(3단계), 출발 전→ 거점소독소(2단계) 소독 이행과 종오리 농가에는 문전 통제초소를 설치토록 했다.
 
철새도래지로부터 전파 차단을 위해서는 도내 6개 구간의 축산차량 통제구간 출입과 낚시 등 천렵행위 금지토록 홍보를 강화한다.
 
인근농로와 주변농가에 대해 농협에서 지원을 받아 광역방제기 6대, 드론 6대 등을 동원하여 소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야생조류에 대해서는 예찰 장소와 빈도를 늘려 철새감염상황을 조기에 검색하는 철새경보시스템 운영을 강화하기로 했다.
 
지난 10월 19일 육거리 시장 가금판매소에서도 저병원성 AI 검출 사례가 있는 만큼 전통시장 내 순환감염 차단을 위해 초생추․중추, 오리유통을 금지했다.
 
가금판매소의 일제 휴업․소독은 기존 월 2회에서 주 1회로 강화해 시행키로 했다.
 
역학관계를 최소화하기 위해 타도 가금반입과 반출을 자제하고 가금거래상인은 출하전 검사를 하고 판매소 방문 전 반드시 거점소독소를 들러 소독토록 조치했다.
 
도 관계는 “겨울철 오리농가 휴지기제 등 기 시행 중인 방역대책 추진에도 빈틈이 없도록 관리해 철새로부터 가금으로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아시아뉴스통신=백운학 기자]

baek3413@hanmail.net

음성군, 철새도래지 통제초소 운영·이달부터 중점 방역 실시

충북 음성군 철새도래지 출입통제 안내 현수막./아시아뉴스통신DB


충북 음성군이 조류인플루엔자(AI) 철통 방어를 위해 철새도래지 통제초소를 운영한다.
 
군은 AI 바이러스의 유입과 인체감염 예방을 위해 철새도래지에 축산시설 관계 차량과 탐방객들의 출입을 통제하는 통제초소를 이달부터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출입이 통제되는 지역은 과거 저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검출지역 부근으로 삼성면 천평리 일대의 미호천이 그 대상이다.

군은 출입통제 조치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가금 관련 축산차량 소유자 등을 대상으로 철새도래지 출입 통제구간 및 우회도로를 안내하고, 출입통제를 안내하는 현수막 20점을 주요 장소에 설치했다.

또 본격적으로 특별방역 대책이 시작되는 이달부터는 철새도래지 부근을 중점 방역 실시할 예정이다.

군 관계자는 “축산농가 스스로 소독, 조류망 설치, 축사 주변 생석회 도포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킬 수 있도록 홍보와 지도에도 힘쓰고 있다”며 “축산 관계자의 방역 의식과 역량을 높이기 위해 대외 소통 협력을 강화하고 온라인 교육 홍보 등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321885@daum.net

철새들의 눈물을 잊지말자

 

 

우리나라에는 현재 귀한 손님들이 찾아와 있다. 겨울철새들이다. 조류인플루엔자를 우려하는 방역당국과 가금류를 기르는 농가에서는 마치 원수 취급하듯 곱지 않은 시선으로 경계하고 있지만, 생태적인 측면에서는 거의 1년 만에 만나는 반갑고 소중한 존재들이다.

 

철새가 반갑고 소중한 것은 지구촌 생태계를 하나로 묶어주는 이른바 국제환경대사이기 때문이다. 바꾸어 말하면 지구촌 생태계가 하나로 연결돼 있음을 알려주는 게 바로 철새다.
철새들은 매년 여름 일정한 번식지에서 번식을 마친 뒤 날씨가 추워지면 월동지로 이동해 겨울을 나고 이듬해 봄 또 다시 번식지로 되돌아가 새끼를 친다. 따라서 철새들의 번식지와 월동지, 그리고 이동 중에 들르는 중간기착지의 생태계는 철새라는 자연생물을 매개로 하여 서로 연결돼 있다.
그러기에 철새와 관련된 일, 특히 철새보호 문제는 어느 특정지역의 일만이 아닌 번식지와 월동지, 모든 중간기착지와 연관된 국제적 사안인 것이다.
예를 들어보자. 북쪽의 시베리아와 알래스카 지역에는 매년 50종에 넘는 도요새와 물떼새가 번식하고 있다. 이들 철새는 여름철 시베리아와 알래스카에서 새끼를 친 뒤 겨울이 되면 남쪽의 호주와 뉴질랜드로 날아가 월동하고 이듬해 봄이 되면 다시 번식을 위해 시베리아와 알래스카로 되돌아간다. 이 과정에서 이들 철새는 한반도 갯벌을 비롯한 여러 중간기착지에 들러 에너지를 보충한다.
따라서 이들 철새를 보호하기 위해선 번식지인 시베리아와 알래스카, 월동지인 호주와 뉴질랜드는 물론 우리나라를 비롯한 여러 중간기착지에서의 적극적인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제 아무리 번식지에서 극진한 보살핌을 받으며 여름을 보냈다 하더라도 중간기착지에서 돌연 오염된 먹이를 먹게 된다면 그들의 삶은 허무하게 거기서 끝나고 만다.


철새보호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역할과 위상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서남해안의 갯벌은 세계 5대 갯벌의 하나로 꼽힐 만큼 중요한 위치에 있으며 그 기능 또한 철새들의 번식지와 중간기착지로서 지구촌 생태계에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자산이다. 1997년 대암산 용늪을 시작으로 1998년엔 창녕 우포늪이, 2007년엔 태안 두웅습지가, 2009년엔 서천갯벌이, 올해엔 고창 부안갯벌이 람사르습지로 등록되는 등 14곳의 습지가 세계적으로 이름나 있다.
이같은 입장에 걸맞게 우리는 2008년도에 이미 환경올림픽이라 불리는 람사르총회와 더불어 국제습지연대 아시아지역회의를 개최한 바 있다. 회원국을 넘어서 주도국 역할을 하고 있다는 얘기다. 며칠 전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으로서 전 세계인의 관심을 모았던 것이 우연이 아니듯 철새 혹은 습지 관련 국제회의에서의 위상도 결코 우연이 아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은 하루가 멀다 하고 매립되는 갯벌과 그 위에서 방황하는 철새들이 부지기수로 늘고 있다는 점이다. 한 보고서에 의하면 지난 20여년 동안 우리나라 갯벌은 자그마치 774개 지구가 매립됐거나 매립될 예정이며 면적은 서울시의 3.2배에 이른다고 한다. 그런데다 또 한편에서는 목하 4대강 사업으로 인해 많은 습지가 파헤쳐 지고 있다.


우리나라를 찾은 철새들이 눈물을 흘리면 지구촌 생태계에도 눈물이 흐른다는 점은 안중에도 없는 듯 하다. 철새가 중요한 환경지표란 점에서 그들의 눈물은 곧 그 우리 국민의 눈물이란 점도 까마득히 잊은 듯 하다.
또 하나 간절한 것은 조류인플루엔자와 관련해 철새들을 너무 일방적으로 몰아붙이지 말았으면 한다. 그들이라고 일부러 바이러스를 옮기겠는가. 그들도 어쩔 수 없는 1차 피해자란 점 명심하면서 방역업무를 추진했으면 한다.

자연과 인간을 잇는 '상생의 가락지'를 기대하며…

 

매사냥꾼을 수할치라 불렀다. 수할치들은 매사냥 가기 전 자신들의 이름과 사는 곳이 적힌 표식을 매의 꽁지깃에 달았는데 그것이 이른바 시치미다.

그 시치미는 매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한 수단이었다. 사냥 보낸 매가 되돌아오지 않았을 때 누구 누구의 매란 증표로 삼았던 것이다.
그런데 간혹가다가 그 시치미를 떼어 버리고는 자기 매라 벅벅 우기는 경우가 있었는데 그럴 땐 으레 승강이가 벌어졌다. 어릴 때부터 길러서 낯이 익은 주인 수할치는 "분명 내 매"라 주장하고 시치미를 뗀 사람은 "자기 매"라 주장하니 안 시끄러울 리 없었다. 그렇게 해서 생겨난 말이 '시치미를 떼다'다.


시치미는 중세 유럽에서도 사용됐다. 프랑스 왕 헨리4세는 매사냥중 매를 잃어버렸는데 하루 뒤 2000여km나 떨어진 말타란 곳에서 찾았다. 얼마나 도망치고 싶었으면, 시속 90km의 놀라운 속도로 그 먼거리까지 달아난 매를 다시 손 안에 넣게끔 해준 것이 바로 시치미다. 

시치미는 조류연구에도 중요한 단서를 제공했다. 오늘날 흔히 이용되는 가락지(링)의 원조가 된 것이다. 새 다리에 부착하는 가락지는 새의 이동경로 뿐만 아니라 생존율,수명,분포,번식지,월동지,기생충 전파와 같은 다양한 정보를 파악하는데 매우 긴요하게 이용되고 있다.

이와 관련된 전설같은 일화가 있다. 때는 1965년, 일본 도쿄의 국제조류보호연맹 아시아지역본부에 북한으로부터 한 건의 문의가 들어왔다. 당시 북한의 저명한 조류학자 원홍구박사가 평양 만수대 부근서 한 마리의 북방쇠찌르레기를 채집했는데 다리에 일본측 일련번호가 새겨진 가락지가 발견됐다는 내용이었다. '농림성(農林省) JAPAN C7655'라는 표식으로 보면 분명 일본의 누군가가 달아 날려보낸 것이 틀림없으나 북방쇠찌르레기는 일본에 살지도 않고 이동할 때 일본 땅을 거치지도 않으니 "너무나 이상하다"는 것이었다.

이상한 건 일본측도 마찬가지였다. 해서 생각 끝에 한국의 새박사 원병오박사에게 문의한 결과 기막힌 사연이 밝혀졌다. 문제의 가락지를 단 이가 다름 아닌 원병오박사요 그 가락지를 확인한 이가 원박사의 친아버지인 북한측 원홍구박사였던 것. 새 가락지 하나가 전쟁으로 갈라졌던 부자간의 핏줄을 다시 이어준 뜻밖의 연결고리가 된 것이다.

어릴 때 아버지를 따라 산과 들로 새를 쫓아다닌 경험 덕분에 아버지의 뒤를 이어 조류학자가 된 원병오박사는 1957년 북방쇠찌르레기가 서울서 번식한다는 사실을 첫 발견한 이후 63년부터 가락지 표식을 하기 시작했는데 당시 국산이 없어서 일본 것을 빌려 사용했다고 전한다.
요즘도 철새를 관찰하다 보면 다리에 가락지가 부착된 새들이 간간이 눈에 띈다. 그 많고 많은 새들 가운데 눈에 띄는 가락지 표식. 그것을 발견할 때마다 생각나는 것이 부자(父子) 새박사간의 기막힌 인연을 이어준 행운의 가락지다. 가락지는 역시 다리에 끼건 손가락에 끼건 어떤 연(緣)을 잇게 해주는 매개체인가 보다.

지금 이 땅에는 수많은 철새들이 겨울을 나고 있다. 얼마 안 있으면 고향 찾아 떠날 그들이긴 하지만 그들 모두는 이 땅에 존재가치를 지닌 귀중한 생명들이다. 최근 들어 조류인플루엔자 매개체란 의심 때문에 졸지에 '간 졸이는 삶'이 되긴 했지만 여전히 그들을 보호할 의무는 우리에게 있다. 그들이 건강해야 우리 삶도 건강할 수 있는 법. 그 옛날 남의 매에서 시치미를 잡아떼듯 우리가 결코 그들을 외면할 수 없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떠날 준비를 하고 있는 철새들의 마지막 안녕을 기원하며 아울러 새들의 비밀을 풀기 위해 노력하는 모든 이의 건투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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