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복원사업 추진 후 먹이사슬 되살아나 작년 126종 발견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6년 05월 18일 15시 26분

<한국교원대학교가 인공번식에 성공해 2년째 캠퍼스 내에서 번식하고 있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검은머리갈매기(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오른쪽)' 어미. 왼쪽의 작은 개체는 검은머리갈매기의 갓 부화된 새끼.(사진제공=한국교원대학교)>

충북 청주에 위치한 한국교원대학교(총장 류희찬) 캠퍼스가 야생조류의 천국으로 변했다.

지난 2001년쯤부터 캠퍼스에 농약 살포를 금지한 결과 15년 전에 73종이었던 야생조류가 지난해 126종이 발견되는 등 전혀 다른 세상으로 변했다.

18일 한국교원대에 따르면 지난 2001년 환경부로부터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 받은 이래 황새(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천연기념물 제199호)를 비롯해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검은머리갈매기(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의 인공번식도 성공해 올해로 2년째 번식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돼 황새 복원사업을 공식 추진한 시점인 지난 2001년을 전후 해 캠퍼스 내에 농약 살포를 금하고 각종 생물의 서식환경을 개선한 결과 곤충이 다시 살아났으며 이들 곤충을 먹이로 하는 조류들의 종수와 개체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한국교원대학교 캠퍼스에서 발견되고 있는 각종 야생조류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꾀꼬리, 호랑지빠귀, 콩새, 상모솔새.(사진제공=윤무부 박사)

현재 이 대학 캠퍼스에서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솔부엉이(천연기념물 제324호)와 소쩍새(천연기념물 제324-6호)가 번식하고 있으며 그 밖에 꾀꼬리, 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 쇠딱따구리, 아무르쇠딱따구리가 여름철이면 어김없이 이곳을 찾아와 번식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밀화부리, 상모솔새, 콩새, 황여새 등 겨울철새들도 이 대학 캠퍼스를 찾아와 겨울을 나고 다시 봄에 남쪽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대학의 청람황새공원의 주변에는 지난 2013년부터 해마다 150여개의 박새류 인공둥지가 설치되고 있으며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이 참여하는 박새류의 반포식 행동도 연구 중이다.

이미 이 대학의 캠퍼스에서만 이뤄진 연구가 국제학술지(SCI)에 여러 편 실린 바 있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최근의 생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청람황새공원 주변의 논 12만m2를 임대해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습지로 조성해 나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논 임대료는 이 달로 출범하는 황새클럽 회원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습지가 조성 되면 현재 청람황새공원의 부지와 임대한 논 면적 약 24만m2에 내년 7월 충북에서는 최초로 황새 새끼 2~3마리와 함께 한 쌍을 이곳에 풀어놓게 된다.

현재 이곳에는 10m의 인공 황새 둥지가 조성돼 있다.

황새복원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박시룡 교수는 “한국교원대처럼 캠퍼스를 생태연구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대학은 국내에선 거의 드물지만 유럽에선 수백 년 된 종합대학 캠퍼스가 생물 종 연구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그리 생소한 게 아니다”며 “대표적으로 영국의 옥스퍼드대학교 생물학과 교수들은 생물 종 연구를 수백 년 동안 대학 내에 조성된 생물서식지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6년 04월 23일 07시 37분
<일본으로 날아갔다 사고사 한 한반도 방사 황새 '산황(K0008)'./아시아뉴스통신DB>

1971년 4월은 잔인했다. 굳이 영국 시인 엘리엇이 그의 시에서 ‘4월은 가장 잔인한 달’이라고 했던 명구(名句)를 들먹이지 않더라도 그해 4월은 그랬다.

우리나라에서 마지막 생존해 있던 야생 황새 한쌍 중 수컷이 포수의 총에 맞아 죽은 게 그해 4월이었다. 그것도 4자가 겹치는 4월4일이었다. 해서 더 잔인한 날로 기억된다.

장소는 충북 음성군 생극면 관성2리 무수동으로 당시 그 수컷과 함께 보금자리를 틀었던 암컷 황새는 졸지에 ‘과부 황새’란 별칭을 얻은 채 10여년간 혼자서 무정란을 낳아야 했다. 그러다 그 암컷마저도 농약에 중독돼 사경을 헤매자 1983년 11월 창경궁 동물원으로, 1988년 12월엔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다가 결국 1994년 9월23일 숨지고 말았다.

이들 ‘한 많은 삶’이 사라진 지 44년째(수컷 기준)와 21년째(암컷 기준) 되던 지난해 9월3일 한반도 충남 예산에선 의미 있는 일이 벌어졌다. 한반도 황새복원을 위해 역사상 처음으로 8마리의 인공증식된 황새가 자연으로 돌려보내지는 행사가 열렸다. 1996년 7월 러시아에서 1마리, 독일에서 2마리를 들여와 황새복원사업을 시작한 지 19년 만의 일이다.

그로부터 230여일이 지난 23일 현재 이들 황새는 어디서 어떻게 생활하고 있을까. 지난해 자연 방사 당시 ‘대한민국 만세 예산’이란 각 글자에 황자를 붙여 대황, 한황, 민황…산황이라고 이름 붙여진 8마리의 황새(개체번호 K0001, K0002…K0008)들은 과연 어떻게 지낼까.

확인 결과 우여곡절을 겪었거나 목하 우여곡절을 겪고 있는 중이다.

우선 자연으로 보내진 황새들이 방사 후 두드러진 특징을 나타냈다. 사람 손에 의해 길러지다 자연으로 보내진 8마리 중 2마리가 정신없는 행보를 보였다. 바로 1년생 수컷들(K0007. K0008)이었다.

이들 어린 수컷 2마리는 풀어놓자마자 정신없이 날아다녔다. 산황(K0008)이란 황새는 방사 후 한 달여 동안 전북 고창 곰소만과 전남 해남 금호호, 장흥 장재도, 남원 아영면 등지로 쉴 새 없이 날아다녔다.

이동거리가 무려 480㎞에 이르렀고 하루 최대 115㎞나 이동했다. 역시 1년생인 예황(K0007)이도 비슷한 활동력을 보였다.

이유가 있었다. 자연에서 태어났더라면 어미로부터 학습 받아 어느 곳에 먹이가 있고 쉴 곳은 어디이며 장거리 이동할 때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의 살아가는 법을 배우며 자랄 시기인데 이 과정을 거치지 않고 홀로 자연에 놓아졌기 때문에 그 같은 행동을 보인 것이다.

이로 인해 결국 막내 격인 산황이는 ‘사고’를 치고 말았다. 한반도 남쪽 해안에서 혼자 날아올라 무려 1077km를 34시간 동안 쉬지 않고 비행한 끝에 일본 오키노에라부 섬에 상륙해 전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더 놀라게 한 것은 그곳 섬에 도착하자마자 연락이 끊겼고 끝내 그곳 비행장에서 사고사 당한 것으로 잠정 결론지어지는 ‘불운의 새’가 됐다.

또 이들 중에는 죽음 직전까지 갔다 살아온 황새도 있다. 지난해 10월 전북 진안의 용담댐 상류에서 먹이활동을 하던 만황(K0005.수컷)이가 인근 농경지의 차광막 나일론 끈에 다리가 걸려 탈진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주민 신고로 구조돼 충북야생동물구조센터에서 치료 받고 다시 야생 생활로 되돌아갔다.

또 방사된 개체 중 2013년생인 민황(K0003.암컷)이는 지난 3월 북한 땅까지 날아갔다가 다시 예산황새공원으로 돌아온 최초의 황새로 기록됐다. 민황이는 당시 천수만 간척지에 모여 있던 야생 황새들이 북상할 때 함께 이동했다 되돌아온 것으로 추측된다.

방사한 황새 중에는 지난해 방사 이후 얼마 안 된 시점부터 줄곧 충남 태안에 머물고 있는 개체가 있다. 주의 깊게 관찰한 결과 인근에 양어장이란 먹이터가 있기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동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됐다.

자연을 헤매면서 방랑 생활을 하든지 아니면 한 곳에 머물더라도 인공적인 먹이터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한 마디로 불안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관심을 끄는 2마리의 황새가 있다. 방사 후 첫 봄을 맞으면서 짝을 이룬 커플이다. 이들은 2개의 알까지 낳았다.

바로 북한 땅까지 날아갔다 돌아온 민황(K0003)이와 농경지 나일론 끈에 걸려 죽을 고비를 넘겼던 만황(K0005)가 짝을 맺어 번식활동에 들어감으로써 관계자들을 기대감에 부풀게 하고 있다. 만일 이들이 자연부화에 성공한다면 국내 인공 방사한 황새의 첫 번째 번식사례로 기록된다. 한반도 황새복원 가능성에 한 발짝 다가서는 셈이다.

하지만 이 같은 경사를 눈앞에 두고도 씁쓰레 하는 이들이 있다. 황새복원사업을 이끌어 오고 있는 한국교원대 박시룡 교수를 비롯한 관계자들이다.

박 교수는 22일 아시아뉴스통신과의 통화에서 속내를 밝혔다. 민황이와 만황이가 짝을 이뤄 알을 낳았기에 약 한 달 후면 ‘국내 1·2호 자연산 황새’가 태어나게 될 전망이지만 그렇다고 마냥 좋아할 입장이 아니라는 의외의 입장을 털어놨다.

이유는 이렇다. 방사한 황새를 포함해 앞으로 태어날 황새들이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는 서식환경이 제대로 조성돼 있지 않아 복원 성공을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란다.

가장 관심을 끌고 있는 민황·만황 커플도 현재 ‘인공적인 서식조건’에 의존해 번식활동을 하고 있을 뿐 자연적인 삶이 아니란다. 특히 가장 중요한 먹이마저 인공으로 제공하고 있다.

인공습지에서 인공둥지에 알을 낳고 인공으로 제공되는 먹이를 먹고 있으니 전문가의 입장에서는 달가워 할 수만은 없는 입장인 것이다. 자연으로 되돌려 보낸 의미가 없다는 얘기다.

박 교수는 이전부터 서식지의 중요성을 강조해 왔다. 제 아무리 많은 황새를 인공 증식시켜 자연으로 돌려보낸 들 그들이 살아갈 수 있는 서식환경이 뒷받침 해주지 않는 한 무의미하다는 주장이다.

우리나라의 황새 복원사업이 뭔가 잘못 돌아가고 있음을 시사하는 내용이다. 서식 환경은 그대로인데 황새 방사와 자연변식이 이어진다면 결과는 뻔할 것이란 항변으로 들린다.

여기에 더해 황새복원사업에 대한 당국의 의지 또한 의문 부호를 갖게 하고 있다. 그동안 인공 증식시켜온 황새들을 연차 계획에 따라 적정 지역에 방사해야 하나 아직은 시기상조라며 ‘남의 일’ 대하듯 하고 있다.

해서 한반도 황새복원사업의 전반적인 틀을 바꿔야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현재의 당국이 실질적인 복원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는 주체로서 그에 걸맞은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어떤 비전을 갖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지 이 시점에서 되돌아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황새복원사업의 최일선에서 일하는 전문가들이 황새에게 줄 먹이 때문에 예산걱정이나 하고 단계적 방사장 인근에 조성할 인공습지 예산 확보를 위해 모금운동을 어떻게 해야 할 지를 고민해야 하는 현 상황을 당국은 인식이나 하고 있는지 묻고 싶을 따름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한반도의 방사 황새들은 사람 근처를 맴돌거나 정신없이 헤매고 있다. 이게 우리나라 황새복원사업의 현주소다.


모든 연령층 대상 3시간 단위로 교육 진행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6년 03월 18일 14시 31분


<지난해 9월 충남 예산황새공원이 국내 복원을 위해 방사한 이후 인근?주변에서 서식활동을 하고 있는 세 마리의 황새들./아시아뉴스통신 DB>

천연기념물 황새의 생태를 탐구하는 교육프로그램이 국내 처음으로 개발돼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운영된다.


황새의 위치를 추적하는 방법부터 생태적 특성 및 습성, 서식지 등에 관해 알아볼 수 있는 특화된 교육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한반도 황새복원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는 한국교원대(총장 류희찬)는 유아에서부터 초·중·고등학교 학생과 일반인에 이르기까지 모든 연령층을 대상으로 황새의 생태를 탐구할 수 있는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개발했다고 18일 밝혔다.


이 프로그램의 개발 총책임자는 생물교육학 전공자인 한국교원대 차희영 교수로 미래창조과학부와 한국과학창의재단의 연구비를 지원받아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황새와 함께하는 생태이야기’로 진행하는 이 프로그램은 ▶ 봉순아, 안녕, 황새 부리에 숨겨진 비밀을 찾아라 ▶ 황새의 겨울나기, 최고의 황새 서식지를 찾아라 ▶ 황새, 너 어디 있니 등으로 부제목을 붙였다.


특히 ‘황새, 너 어디 있니’에서는 최근 방사한 황새들의 위치송신기에서 보낸 실제 위치데이터를 활용해 황새들의 현 위치를 알아보는 등 구글어스 프로그램으로 황새의 생태를 탐구하는 시간을 갖는다.


이 프로그램은 3시간 단위로 교육이 진행된다.


특히 이번 교육프로그램은 교육현장 또는 인터넷으로 활용할 수 있는 교사용 지도서도 함께 개발해 활용도가 높을 전망이다.


한국황새생태연구원 홈페이지(www.stork.or.kr)에 들어가 ‘생태교육 예약하기’를 통해 예약하면 한국교원대에 직접 방문 또는 인터넷을 통해 교육을 받을 수 있다.



한국교원대 박시룡 교수, 日 공항관리자 日 검찰에 전격 고발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6년 01월 27일 15시 48분

 <한반도(충남 예산) 방사 황새 산황(K0008)이의 국내 생전 모습./아시아뉴스통신DB>

일본으로 이동했다 돌연 사망한 ‘한국 방사황새’ 산황(K0008)이의 불법소각 문제가 결국 법적 다툼으로 번지고 있다.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 박시룡 교수는 27일 “주한일본대사관을 통해 일본 검찰청장 앞으로 오키노에라부 공항 관리자를 천연기념물 황새의 소각행위에 대해 법적 책임을 물어 지난 25일자로 고발장을 보냈다”고 밝혔다.

 

고발 사유는 ▶특별천연기념물 현상변경 혐의와 ▶타인의 재물손괴 혐의다.


박 교수에 의하면 일본은 한국보다 한 차원 높여 황새를 특별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일본의 문화재보호법 196조 제1항은 ‘사적명승천연기념물의 현상을 변경하거나 그 보존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하고 이를 멸실 훼손하거나 쇠망에 이르게 한 자는 5년 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30만엔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박 교수는 “일본 오키노에라부 공항관리직원인 Matsuo Yamada(松尾山田)씨가 ‘황새인줄 모르고 소각했다’고 진술하고 있으나 아무리 몰랐다 해도 이는 엄연히 일본 문화재보호법에 저촉돼 고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또 “당시 산황이의 등에 GPS 위성추적 발신기가 부착돼  있는 것을 확인하고도 발신기와 함께 황새를 소각한 점을 들어  타인의 재물손괴 혐의도 추가했다”고 덧붙였다.


지난 20일 교원대 한국황새생태연구원은 일본 가고시마현 항만공항과로부터 산황(K0008)이의 사망에 대한 경위서를 접수 받고 산황이의 사망이 조류충돌의 직접 원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확인했다.


가고시마현 항만공항과는 “당시 비행기 조종석에는 조종사 외 2명이 타고 있었으며 비행기가 시속 100km 정도의 속도로 활주로를 질주하던 중 흰 새 한 마리를 발견, 공항 착륙 후 확인한 결과 이 새가 활주로 옆 그린 존에서 머리에 피를 흘린 채 누워 있었으며 이를 공항관리직원인 Matsuo Yamada씨가 발견해 주웠다”고 알려왔다.


또한 “발견 당시에는 산황이가 숨을 거두진 않았으나 곧바로 죽은 것을 확인하고 소각처리했다“고 전해왔다.


한국황새생태연구원은 가고시마현 항망공항과의 진술 내용을 검토한 결과 사고직전 산황이는 비정상적인 몸상태였고 탈진해 기력이 없었을 것으로 추정했다. 만일 정상적인 몸상태였다면 충분히 시속 100km 속도의 비행물체에 즉각적 반응을 보여 이런 사고를 당하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했다.


박 교수는 “사체를 소각하지 않았다면 명확히 원인을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라며 “같은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소각처리한 오키노에라부 공항 관리자를 일본검찰청에 고발해 진상을 파악코자 한다”고 말했다.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일본 측 비협조…우리정부가 나서야“ 주장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6년 01월 13일 16시 46분

<지난해 11월 일본으로 건너가 그곳 항공기에 부딪혀 죽은 것으로 알려진 '한국방사 황새 K0008'의 국내 생전 모습./아시아뉴스통신DB>

지난해 11월 일본 오키노에라부섬으로 이동했다가 일 항공기에 부딪혀 죽은 것으로 알려진 ‘한국방사 황새(K0008.산황)’의 사망원인이 사고 발생 40여일이 지나도록 밝혀지지 않고 있다.


현재로썬 일본 측의 협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인데 결국 미궁으로 빠질 경우 향후 한반도 황새복원프로젝트 추진에 큰 차질이 우려된다.


13일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은 “지난해 12월20일 주한 일본대사관을 통해 ‘한반도 방사 황새’의 사망원인 조사 요청과 함께 가고시마현 공항항만과에 죽은 황새의 자료를 요청한 바 있다”며 “하지만 일본 측으로부터 아직 아무런 답변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이어 “현재까지 일 요미우리신문 마츠다 기자의 사과성 글만 있을 뿐 정확한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아 향후 우리나라 황새복원 사업에 큰 차질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마츠다 기자는 당시 비행기가 오키노에라부섬 공항에 착륙할 때 기류에 의해 황새가 빨려 들어가 부딪혀 죽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만일 이것이 사실이라면 현재 충남 예산군 황새방사지 근처 30km 반경에서 미군훈련기 수십대가 매주 정기적으로 저공비행 훈련하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현재 미군훈련기의 예당저수지 저공비행은 오키노에라부공항보다 훨씬 더 심각하다. 오키노에라부공항은 하루에 4편 정도 운항할 정도로 매우 한적한 공항인데 비해 현재 예당저수지 상공 20~30m 높이에서 비행하는 미군전투훈련기들은 속도도 오키노에라부공항 착륙 당시의 비행기 속도보다 수십 배나 빨라 오히려 오키노에라부공항의 비행기보다 충돌 가능성이 훨씬 높다”고 지적했다.


“만일 계획대로 해마다 황새를 예산지역에 방사하게 되면 황새들이 이 군용 훈련기를 미리 피해 멀리 달아나지 않는 이상 충돌 사고는 불가피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면서 “그렇게 되면 황새의 사망은 물론 전투기 자체의 피해도 상당히 클 것으로 예상되고 심지어  인명 피해로 이어질 경우 한반도 황새복원사업의 일대전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연구원측은 “이미 지난해 9월3일 황새 8마리를 방사하기 전에 이 같은 사고를 예상하고 예산군이 충남 해미미군기지에 공문을 보내 훈련장소 변경을 요청한 바 있다. 그러나 그러한 요구에도 불구하고 미군 측에서는 아직 아무 반응 없이 예당저수지 상공에서 훈련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돼 다시 강력한 대책 마련을 요구해야 하는 시점이다”고 했다.


연구원 측은 황새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이번 황새(K0008)의 사망원인이 버드스트라이크(BS)에 의한 것이 아닐 수도 있음을 조심스럽게 내비쳤다.


연구원은 “일부 황새전문가들이 이번 K0008의 죽음이 버드스트라이크로 인한 사망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선 일본 오키노에라부공항이 매우 한적한 공항으로 BS가 일어날 가능성이 매우 낮은데다 만일 BS로 인해 죽었다면 자신들도 피해자이기 때문에 공항에서 서둘러 흔적을 남기지 않고 사체를 소각처리 할 리 없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결국 이번 K0008의 사망원인은 한국 정부(문화재청)가 나서야만 정확히 밝혀질 수 있다”며 “이는 향후 한반도 황새복원사업 성공과 맥을 함께하는 중대한 사안이다”고 강조했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지난해 12월18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 사토시 마츠다(S. Matsuda) 기자로부터 한국 황새가 일본 항공기와 충돌해 죽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연구원은 당시 마츠다 기자가 오키노에라부공항 직원으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들었다고 밝혔다.

공항 직원은 마츠다 기자에게 “(지난해) 11월26일 오전 9시25분 오키노에라부 공항을 이륙(가고시마 발) 중인 일본 국내선 항공기 JAC(Japan Air Commuter)기와 황새가 충돌해 죽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항공기는 아무런 충돌 흔적은 없었으나 황새가 활주로 옆 초지에 쓰러져 있었고 사체를 공항 직원이 발견해 곧바로 소각 처리했다.


공항 직원에 따르면 이 새는 커다란 흰 새였으며 날개 끝은 검었고 등엔 발신기가 부착돼 있었다. 또한 다리에는 식별을 위한 가락지(고리)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이로써 마츠다 기자는 이 새가 분명 ‘한국 황새 K0008’로 확신하고 SNS 메시지를 통해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에 알려왔다.


오키노 에라부 공항 측에 '항공기 충돌사' 관련자료도 공개 요청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5년 12월 23일 10시 32분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이 일본 당국에게 보낸 공문 사본.(사진제공=한국교원대학교)>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이 ‘한국 황새의 일본 항공기 충돌사 및 소각’에 대한 자료요청과 함께 일본 당국에 법적 처리를 요청해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황새생태연구원은 “지난 17일 요미우리 S. Matsuda 기자의 ‘한국 황새(K0008) 소각처리’ 제보를 받고 항공기 충돌사에 대한 자료요청에 들어갔다”고 23일 밝혔다.


연구원은 황새 K0008이 일본 항공기와의 충돌 당시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항공기 충돌사고에 대해 명확히 밝혀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상황이 정확히 밝혀져야만 앞으로 황새에 의한 항공기 충돌 예방 대책뿐만 아니라 한·일 양국 간의 황새보호 대책도 새롭게 정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특히 ▶황새 K0008로 인한 항공기 충돌 흔적 사진자료 ▶황새의 등에 부착돼 있던 GPS 발신기와 황새 가락지의 인식표(알루미늄) ▶충돌 당시의 목격자 진술서 등을 요구했다.


연구원은 아울러 일본 당국으로 하여금 법적 보호종인 황새 사체를 신고하지 않고 소각한 것에 대해 관련법에 따라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연구원 측이 법적 처리를 요청한 것은 일본이 황새를 특별천연기념물로 지정해 보호하고 있는 데다 한국의 문화재보호법 제99조에도 ‘천연기념물(사체포함)을 신고하지 않고 소각처리(현상변경)했을 경우 징역 5년 이하 혹은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도록 규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일본이 황새를 특별천연기념물로 지정,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이번 오키노 에라부 공항 직원이 당국에 신고하지 않고 소각한 행위는 일본 특별천연기념물 보호법에 따라 처리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 황새 K0008'의 국내 생전 모습./아시아뉴스통신DB>

황새전문가들은 한국 황새 K0008이 한국에서 일본까지 1077㎞를 34시간 동안 논스톱으로 비행했기 때문에 이번 오키노 에라부 공항에서의 항공기 충돌은 통상적인 Bird Strike(버드스트라이크)에 의해 죽은 것이 아닐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K0008이 탈진된 상태에서 활주로 근처에서 정상적으로 날지 못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황새 K0008은 지난 11월25일 오후 7시 일본 오키노 에라부 섬에 도착해 이튿날인 26일 오전 7시까지 위치추적기를 통해 신호를 보내왔으나 이후 송신이 끊겼다.


요미우리 신문 S .Matsuda 기자에 의하면 가고시마에서 출발한 일본 항공기가 오키노 에라부 공항에 도착한 시간은 당시(26일) 오전 9시25분으로 이 항공기에 의해 활주로에서 황새가 부딪쳐 사고를 당했다고 연락한 바 있다.
 


일본 요미우리 신문기자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에 알려와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5년 12월 18일 10시 26분

 

 <일본으로 날아가기 전 국내에서 촬영된 황새 K0008(B02)의 모습.(사진제공=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

일본으로 날아갔다 통신이 끊긴 ‘한국산 황새 K0008’이 끝내 죽은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은 18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 사토시 마츠다(S. Matsuda) 기자로부터 한국 황새가 일본 항공기와 충돌해 죽었다는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다.


황새생태연구원에 따르면 마츠다 기자는 오키노 에라부 공항 직원으로부터 이같은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


공항 직원은 마츠다 기자에게 “지난달 26일 오전 9시25분 오키노 에라부 공항을 이륙(가고시마 발) 중인 일본 국내선 항공기 JAC(Japan Air Commuter)기와 황새가 충돌해 죽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항공기는 아무런 충돌 흔적은 없었으나 황새가 활주로 옆 초지에 쓰러져 있었고 사체를 공항 직원이 발견해 곧바로 소각 처리했다.


공항 직원에 따르면 이 새는 커다란 흰 새였으며 날개 끝은 검었고 등엔 발신기가 부착돼 있었다. 또한 다리에는 고리(가락지)가 있었다고 증었했다.


이로써 마츠다 기자는 이 새가 분명 ‘한국 황새 K0008’로 확신하고 SNS 메시지를 통해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에 알려왔다.


오키노 에라부 섬 주민들은 한국에서 방사한 황새라는 사실은 몰랐고 공항직원도 그 사실을 몰라 어떤 기록(사진 등)도 남기지 않고 소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10일 오키노 에라부 공항이 있는 와도마리 마을의 지역 라디오 방송에서 K0008에 대한 정보를 알려달라고 방송했는데 공항 직원이 큰 새를 발견했으며 발신기 부착, 날게 검은 색 등의 제보에 의해 K0008임을 최종 확인했다.


현재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오키노 에라부 공항에 K0008의 자료요청을 해 놓은 상태다.


소각했다고는 하나 만일 자료가 남아 있다면 K0008의 사인을 좀 더 명확히 규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비행하다 항공기와 부딪쳤는지, 아니면 장거리 비행으로 기력이 없어 활주로에서 이륙한 비행기를 피하지 못하고 사고를 당한 것인지에 대한 정확한 확인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비행기와의 충돌 사고로 인해 현재 충남 예산군 예당호 주변에서 미군기가 저공비행을 통해 훈련을 하는데 예산군에서 방사한 황새들과의 충돌이 예상돼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 황새 K0008
 ▶ 지난 9월3일 예산군에서 방사한 8개체 가운데 한 마리(수컷 유조). 

 ▶ 마지막 있었던 곳은 전남 신안군 일원. 

 ▶ 지난달 24일 오전 11시 중국으로 이동 중 중국 양즈강 하구 200km를 앞두고 비구름을 만나 급회전, 동중국해를 건너 11월25일 오전 7시쯤 일본 오키노에라부 섬에 도착. 

 ▶ 이동거리 및 시간 : 34시간 논스톱 비행, 비행거리 1077km.
 
 ▶ 11월 26일 오전 7시까지 발신 이후 정보가 두절된 상태.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과거 한반도 황새 이동루트 정보 제공 의미” 밝혀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5년 12월 11일 12시 17분

 

 <지난달 25일 일본의 한 섬에 상륙한 직후 발신기의 데이터 송신이 끊긴 한반도(충남 예산) 방사 황새 K0008(B02)의 생전 모습./아시아뉴스통신DB>

지난달 하순 일본의 오키노에라부섬으로 이동한 직후 발신기의 데이터 송신이 끊긴 ‘한국산 황새 K0008(가락지 개체식별번호 B02. 일명 산황)’이 15일째(송신두절 이후 기준) 위치 및 생사여부가 확인되지 않음에 따라 끝내 ‘죽은 것’으로 결론이 내려졌다.


죽음의 원인은 체력이 고갈된 상태에서 현지에 살고 있는 들개(집나간 개)에 의해 희생됐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이 황새의 이동을 계기로 그동안 베일에 가려졌던 ‘과거 한반도 황새들의 이동루트’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등 나름대로의 성과를 얻었다.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은 11일 이 같은 내용의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황새 산황이는 올해 4월  충남 예산군 예산황새공원(시목리 단계적 방사장)에서 부화된 1년생 수컷으로 지난 9월3일 예산황새공원에서 방사된 8마리 중 하나이다.


산황이는 방사 후 충남 예산, 전북 고창, 전남 해남·장흥·남원, 전북 군산, 전남 무안 등지를 돌아다녔으며 마지막으로 전남 신안에 머물다 지난달 24일 날아올라 이동을 시작했다.


산황이는 전남 신안에서 날아오를 때 북동풍이 불어 방향을 중국의 난퉁시 쪽으로 정한 것으로 추정됐다. 전남 신안군과 중국 난퉁시와의 거리는 약 600km로 난퉁시에는 10만ha의 국립자연습지보전지역이 위치해 있다.


산황이는 당시 중국 난퉁시를 200km 앞두고 내린 ‘비’와 강풍 때문에 방향을 일본으로 급회전 했던 것으로 분석됐다. 황새생태연구원 측은 “당시 일기예보 분석결과 난퉁시를 200km 지점 앞두고 해상에 비가 내렸을 가능성이 매우 컸다”고 밝혔다.


산황이가 한반도를 떠난 일시는 지난달 24일 오전 11시, 일본 오키노에라부섬에 도착한 것은 이튿날인 25일 오후 7시였으며 도착 후 첫 데이터를 수신한 것은 26일 오전 7시였다.


그러나 산황이로부터의 데이터 송신은 이날 갑자기 끊긴 후 11일 현재까지 15일째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지 목격자의 마지막 제보는 지난달 28일 오전 11시에 있었으나 이후 목격자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이날 현재 주변 섬을 포함해 샅샅이 수색 중이나 여전히 사체 등이 발견되지 않고 있다.

 


 <K0008(B02)의 일본 이동 경로./아시아뉴스통신DB>

일본 오키노에라부섬의 자연은 아열대 기후로 사탕수수가 주요 농산물이며 인구는 1만5000명 가량이다. 면적은 약 94km²이고 황새를 잡아먹을 만한 포식자인 여우와 너구리 등은 살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집나간 개가 들개로 서식하고 있어 산황이가 만일 상해를 입었거나 체력 고갈로 잘 날지 못했다면 이들 들개에 의해 공격을 받을 수 있었던 곳으로 추정된다.


황새생태연구원 측은 산황이의 이번 이동경로는 시사점이 많다고 밝혔다. 특히 과거 한반도에 살았던 황새들의 이동루트에 대한 정보를 제공해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한반도 1권역(한반도 황새복원프로젝트상)인 충남 예산군의 황새들은 11월 북동풍이 불 때 중국으로 건너갔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밝혔다. 반면 2권역인 충북의 황새들은 12월 북서풍을 타고 일본 열도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설명했다. 일본열도까지는 200~300km로 중국의 이동루트보다 훨씬 에너지 손실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고 부언했다.


1권역에서 중국으로 날아간 황새들은 중국 동부해안선을 타고 북상해 이듬해 2월쯤 한반도 강화도 혹은 서산 천수만으로 돌아올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고 분석했다. 아울러 2권역의 황새들은 11월과 12월 경남 쪽으로 날아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북서풍을 타고 일본내륙으로 이동했다가 한반도로 귀소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해석했다.


한국교원대 박시룡 교수(생물교육과)는 “K0008의 비행은 경험이 없는 어린 황새가 비행도중 비와 강풍을 만나 1077km까지 비행, 일본 오키노에라부섬에 불시착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안타깝게도 11일 현재까지 위치와 생존여부가 확인이 안 되고 있어 이미 죽은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또 “K0008의 이동 목적지는 중국 양쯔강 하구(충밍동탄국립조류자연보호구)였을 것이다. 이곳은 시베리아의 모든 철새들이 겨울철에 모이는 곳으로 우리나라의 서산 천수만 철새도래지와 유사한 곳이고 중국의 흑룡강·아무르 지역에서 번식한 많은 황새들이 월동하는 지역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쩌면 이 황새의 DNA에 programming 돼 있을지도 모른다. 만일 K0008이 이곳으로 안전하게 이주했다면 겨울을 이곳에서 지내고 봄에 우리나라 서해안(서산 혹은 강화 개펄)을 거쳐 다시 예산으로 돌아왔을 것이다. 이것은 아마 과거 우리나라 중부 지역에서 번식하며 살았던 황새들의 이동 경로 중 하나가 아닐까 사료된다. 차후 한반도 황새의 야생복귀를 성공시켜 이 의문이 해결될 수 있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앞으로의 해결 과제로 “황새의 이동 시 불시착 지점을 사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일본과 공동으로 황새구조활동을 벌일 필요가 요구된다”며 “아울러 현재 제1권역뿐만 아니라 제2, 제3권역의 황새야생복귀 프로그램을 가동시킬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박 교수는 “이번 방사된 K0008이 중국으로 가려다 강풍과 비를 피해 동중국해를 가로 질러 일본 오키노에라부섬까지 비행(1077km. 논스톱)한 것은 세계 조류학사에 최초의 사건으로 현재 논문으로 만들어 국제조류학술지에 투고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고 말했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오는 14일 오후 1시30분 교내 자연과학관 110호(황새생태연구원)에서 방사 황새 K0008의 일본 이동 및 생사여부에 대한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일본 건너간 ‘산황’이 끝내 소식 감감, 14일쯤 자연사 확정 발표 예정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5년 12월 08일 15시 21분

 

<지난해 4월 한국교원대학교 청람황새공원을 탈출했다 올해 3월 충북 진천의 미호천 상류에 모습을 드러낸 일명 '미호' 황새. 지난 6월 말 이후 5개월여째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이미 죽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 기자>

‘한국산 황새’의 잇단 사고 소식에 학계는 물론 지역민들이 크게 안타까워하고 있다.


지난달 하순 일본에서 갑자기 소식이 끊겨 10여일째 생사가 불투명한 ‘산황(일련번호 K0008. 가락지 개체식별번호 B02)’이가 온 국민을 안타깝게 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집나간 황새’로 널리 알려진 ‘미호(개체식별번호 B49)’마저도 이미 죽은 것으로 추정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한반도 황새복원프로젝트를 주도적으로 이끌고 있는 박시룡 한국교원대 교수(생물교육과. 황새생태연구원)는 8일 아시아뉴스통신과의 전화인터뷰에서 “지난달 24일 한반도 남쪽에서 날아올라 25일 일본 오키나와 인근 오키노에나부 섬으로 이동한 것이 확인된 뒤 26일 이후 위치추적기로부터 아무런 신호 없이 연락이 두절된 일명 ‘산황’이가 이날 현재까지 12일째 소식이 없는 상태”라며 안타까워 했다.


박 교수는 “일본 환경성 등 관계당국이 적극 나서서 산황이를 찾고 있지만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다”며 “여러 정황을 고려할 때 이미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산황이가 워낙 먼 거리를 비행하느라 체력이 고갈된 데다 일본 현지의 낯선 환경에 적응하지 못해 결국 자연사 했거나 포식자로부터 잡아먹힌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5일 뒤인 오는 14일쯤 브리핑을 갖고 ‘산황’이가 죽은 것으로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박 교수는 또 ‘미호’ 황새에 대한 비보도 함께 전했다.


그는 “지난해 4월28일 한국교원대 청람황새공원에서 다리 인식표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사육장을 탈출했다가 올해 3월20일 충북 진천의 미호천 관내에 모습을 드러낸 뒤 약 3개월 동안 머물렀던 ‘미호’ 황새도 지난 6월 말 이후 5개월여째 위치 및 생사 여부가 일절 확인되지 않고 있어 이미 죽은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그는 “‘미호’가 당시 진천 백곡천 상류(백곡저수지 내 논)에서 마지막으로 모습을 나타냈을 때 사람이 다가가도 100m정도밖에 달아나지 못할 정도로 건강상태가 매우 나빴다”며 “그런 상태에서 모습을 감춘 지 5개월이 넘도록 목격자가 전혀 없는 것으로 보아 이 황새 역시 자연사했거나 너구리, 삵, 들고양이 등 포식자에게 잡아먹힌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박 교수는 “현재 ‘미호’가 살아 있다면 월동을 하기 위해 한반도의 남쪽 등 월동지로 이동해 있을 시기”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새들이 모이는 월동장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보아 죽은 것이 거의 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미호’ 황새가 건강을 잃게 된 것은 ‘농약 중독’ 때문인 것 같다”며 “추후 이같은 불상사가 되풀이 되지 않게 하려면 농약을 사용하지 않는 친환경농업의 보급 및 확산 등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호’가 진천 백곡천에 마지막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당시 인근 농경지(논)에 농약이 무차별적으로 뿌려지는 것을 목격했다”며 “그 결과 이 일대 논에는 살아있는 생명체라고는 거의 없는 상태였다”고 밝혔다.


‘미호’가 죽었을 것이란 소식이 전해지자 환경단체 회원을 비롯한 일부 주민들은 "충격적이다", "믿겨지지 않는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주충북환경연합 회원인 김모씨(청주시 상당구)는 “충북 청주의 한국교원대에서 태어나 사육장을 탈출한 뒤 고향 인근인 미호천 상류(진천 백곡천 일대)에 모습을 드러내 지역민에게 희망을 전해준 것이 엊그제 같은데 이미 죽었을 것이라니 도저히 믿어지질 않는다”고 슬픔을 표했다.


일본서 통신 두절된 ‘한국 황새’의 안녕을 기원하며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5년 12월 05일 11시 51분

 

<지난달 24일 한반도 남쪽에 날아올라 이튿날인 25일 일본 오키노에라부 섬에 도착했다 연락이 끊긴 황새 '산황'이(K0008)의 모습./아시아뉴스통신DB>

한국산 황새 ‘산황’이가 며칠 새 전 세계 학계를 잇따라 놀라게 하면서 뉴스의 중심에 서 있다.


지난 달 하순엔 1년생 어린 개체로서는 도저히 불가능할 것 같은 ‘경이로운 일’을 해내 놀라게 하더니만 이번엔 그 경이로움을 가져온 무모함 때문에 결국 생사여부가 불투명해진 ‘불운의 주인공’으로서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산황이는 지난달 24일 한반도 남쪽에서 뜬금없이 날아올라 이튿날인 25일 일본 오키노에라부 섬에 내려앉은 ‘신출귀몰한 황새’다. 이 황새가 전 세계 학자들을 놀라게 한 것은 단지 한반도에서 일본으로 건너갔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다.

 

이 황새는 태생부터가 야생 황새와 다르다. 한 마디로 사람의 손에 의해 길러져 인위적으로 자연으로 되돌려진 ‘방사 황새’다. 지난 2009년 문화재청의 황새마을조성 공모사업 대상지로 선정된 이후 한국교원대와 손잡고 황새복원사업을 펼쳐오고 있는 충남 예산군(예산황새공원)이 올해 9월3일 국내 처음으로 자연에 방사한 8마리 중 하나다.


예산황새공원은 당시 성숙한 개체 6마리(한국 일련번호 K0001부터 K0006까지)와 어린 개체 2마리(K0007과 K0008)를 자연에 풀어놓았는데 그 중 마지막 번호인 K0008(가락지 개체식별번호 B02)이 바로 이 황새다. 이름을 산황이로 부르는 것은 예산황새공원 측이 개체마다 고유 이름을 지어주기 위해 ‘대·한·민·국·만·세·예·산’에 황새의 ‘황’자를 돌림자로 붙여 대황, 한황, 민황, 국황… 등으로 명명했기 때문이다.


이 황새가 더 특별한 것은 올해 태어나 만1년도 안 지난 어린 개체(수컷)란 점이다. 더구나 자연에 풀어진 지도 불과 3개월이 안 돼 자연에 완전히 적응조차 안 된 ‘풋내기 황새’다. 개체가 어리다는 것은 또 그들의 삶에 있어 중요한 생존 수단인 장거리 이동을 단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는 ‘완전 초짜’란 얘기다.


이런 황새가 혼자서, 그것도 1077km나 되는 머나먼 거리를 한 번도 쉬지 않고 34시간 동안이나 날아가 내려앉았다는 것은 경이로움 그 자체로서 전 세계 관련 학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그러나 놀라움도 잠시뿐 얼마 안가 안타까운 소식이 한반도 황새복원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박시룡 한국교원대 교수(생물교육과. 황새생태연구원)에게 날아들었다. 아이러니 하게도 지난달 29일 일본 도쿄도미술관 대강당에서 열린 ‘일본 황새야생복귀 10주년 기념 포럼’에 참석차 일본을 방문 중이던 박 교수에게 ‘산황이로부터 통신 두절됐다’는 비보가 전해진 것.


박 교수가 4일 아시아뉴스통신에 전한 바에 따르면 지난 9월3일 충남 예산에서 방사한 산황이가 지난달 24일 오전 9시에 한반도 남쪽인 전남 신안군 안좌면 구대리 주변에서 날아올라 이튿날인 25일 오후 7시쯤 일본 오키나와 인근 오키노에나부 섬으로 이동한 것이 확인됐으나 하루 뒤인 26일 이후 위치추적기로부터 아무런 신호 없이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이 황새는 오키노에나부 섬에 도착한 당일 현지 주민에게 목격된 바 있고 3일 뒤인 11월28일에도 주민에게 목격된 것으로 전해졌으나 그 이후로는 목격자가 전혀 나타나지 않아 관계자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이 황새의 몸에는 2시간마다 현재 위치를 송신하는 위치추적기가 부착돼 있고 전원은 햇빛을 받아야 충전되는 태양광 전지를 장착하고 있다.


산황이의 위치가 확인되지 않자 당시 일본을 방문 중이던 박 교수는 이 사실을 일본 학계 등에 급히 알렸고 소식을 접한 일본 측에서는 학계와 환경성을 중심으로 긴급 수색활동에 나섰다.


박 교수에 따르면 일본은 황새복원사업 추진 이후 황새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도가 높아 ‘한국 황새’ 산황이를 찾는 데에도 매우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성 관계자들은 물론 산황이가 도착한 오키노에나부 섬의 행정책임자까지도 적극 나서서 산황이를 찾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산황이가 현지에서 사라진 지난달 28일 이후부터 일주일이 지난 5일 현재까지 아무런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어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문제는 산황이가 살아있을 가능성이 적다는 데 있다. 오죽하면 박 교수마저도 살아있을 확률은 20%인 반면 이미 죽었을 가능성을 80%까지 보고 있다.


박 교수는 산황이가 죽었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를 위치추적기의 전원인 ‘태양광 전지’ 때문으로 보고 있다. 즉 지난달 26일 이후 위치 송신이 안 되는 이유는 기기 고장일 수도 있겠으나 그보다는 산황이의 건강에 이상이 왔기 때문이란 것이다. 


산황이의 건강이 극히 악화된 상태에서 태양광 전지가 햇빛에 닿을 수 없는 위치에 머물다가 숨을 거둠으로써 충전이 안 돼 결국 위치추적기로서의 제기능을 할 수 없게 돼 실시간 위치를 송신하지 못한다는 얘기다.


<산황이의 일본 이동 경로./아시아뉴스통신DB>

아직 명확히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산황이가 만일 안타까운 죽음을 맞았다면 그것은 ‘무모한 초행길’이 그의 죽음을 앞당긴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이 실시한 산황이의 이동경로 추적을 보면 알 수 있다. 이에 따르면 산황이는 지난달 24일 이동을 위해 첫 날갯짓을 한 뒤 깨나 먼 거리를 중국 쪽을 향하다가 돌연 일본 쪽을 향한 것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당초 중국 상해 양쯔강 하구 쪽을 향하던 산황이는 총거리 약 600km 중 4분의 3이나 되는 400km 지점을 날아가던 중 돌연 방향을 틀어 일본 오키나와 쪽을 향한 것이다. 별안간 불어 닥친 강한 북서풍에 그만 가던 방향을 멈추고 바람에 몸을 맡긴 채 날고 또 날아 망망대해를 비행하던 중 섬을 발견하고 날개를 접은 곳이 일본 오키노에나부 섬이었다.


박 교수는 “경로추적과 당시 풍향 등 기후조건을 분석한 결과 산황이가 갑자기 방향을 틀게 된 원인을 이 같이 분석했다”며 “먼 거리를 돌아 비행하느라 기진맥진한 산황이가 당시 오키노에나부 섬을 발견하지 못했더라면 바다에 빠져 죽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그만큼 산황이가 비행한 거리는 일반 황새들과는 비교가 안 될 만큼 엄청난 거리란다.


박 교수는 “산황이가 어린 개체가 아니고 또 이동 경험이 많은 성조들과 함께 이동을 시도했더라면 이 같은 일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며 “어린 개체의 무모한 이동 시도가 결국 이번 상황을 가져온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이번에 장거리 이동을 시도하기 전에도 산황이는 방사된 8마리 중 가장 왕성한 활동력을 보였다. 방사 후 한 달여 동안 전북 고창 곰소만, 전남 해남 금호호, 전남 장흥 장재도, 전남 남원 아영면 등지로 쉴 새 없이 날아다닌 이동거리가 480㎞에 이르고 하루 최대 115㎞를 이동한 것으로 분석됐다. 역시 1년생 어린 황새인 예황(K0007)이도 비슷한 활동력을 보였다.


반면 나이 먹은 성조의 일부는 한동안 예산황새공원을 떠나지 않아 대조를 보였다.


이에 대해 예산황새공원 측은 “어린 황새들은 모험심이 강하고 사람을 경계하는 습성이 성조보다 강해 태어난 곳으로 다시 찾아오는 귀소성이 없어 멀리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에 비해 성조는 지난해부터 황새공원에서 먹이섭식과 야생화 훈련을 받아 공원 환경에 어느 정도 적응했기 때문에 공원을 떠나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했다.


전 국민의 관심을 받으며 자연에 방사돼 불과 2개월여 만에 믿을 수 없는 장거리 이동으로 전 세계 학자들까지 놀라게 했던 산황이. 비록 어린 새의 습성 때문에 무모한 행동을 보여 지금은 현 위치와 생사여부를 알 수 없는 불행한 신세가 됐지만 부디 무사안녕하길 기원한다.


아울러 이번 경험이 뼈아프긴 하지만 한반도 황새복원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는데 커다란 교훈이 되길 기대한다.


지금까지 살아있으면 낯선 환경에 고단한 몸을 외롭게 추스르고 있을 산황이. “산황아, 어디 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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