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청호의 '희나리' 붕어를 밝힌다

 

 [대청호産 '희나리'] 충청투데이 취재팀(팀장 김성식 기자)의 의뢰로 실시된 이번 조사결과 대청호산 희나리는 토종붕어와 외래종인 떡붕어 사이의 잡종붕어임이 최초로 밝혀졌다./자연닷컴 

조사배경

 

자연상태에서 토종어종과 외래어종 간의 이종(異種) 교배는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그로 인해 태어난 '잡종(hybrid)'은 토종과 외래 어종 중 어느 쪽의 유전형질을 더 많이 갖고 태어날까. 

대청호에 외래어종 떡붕어가 유입된 직후부터 나타나고 있는 일명 '희나리'로 불리는 종(種) 불명의 붕어류는 과연 실체가 무엇일까.

 

외래어종의 유입 이후 토종붕어의 개체 수는 어떻게 변하고 떡붕어와 일명 희나리로 불리는 붕어류의 생태계 점유율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사진1>[붕어의 유전자 밴드] 대청호산 붕어 3종류의 유전자 밴드 배열 사진으로, 오른쪽 1~5열까지는 떡붕어, 6~9열까지는 희나리, 10~16열까지는 토종붕어의 밴드배열이다./자연닷컴(순천향대학교 방인철 교수 제공) 


혹시 희나리란 붕어류가 토종 붕어와 외래어종 떡붕어 사이에 태어난 잡종은 아닌가.

이같은 의문은 취재 기자로 하여금 '한국 어류 이식 80년…' 시리즈를 기획하게 한 외래어종과 관련된 각종 의문들이다.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서두에 밝혔듯이 '한국 어류 이식 80년…' 시리즈의 주된 기획 의도는 외래어종을 포함한 각종 이식어종이 생태계에 미친 영향을 집중 조명하는 것이었으며, 이 중 특히 '외래어종에 의한 잡종 형성 여부의 실제적 규명'이 가장 큰 테마였다.

기실 외래어종에 의한 잡종 형성 여부는 1920년대 일본으로부터 대화(야마토) 잉어가 처음 도입(빙어 이식사업 시작 시기보다 약간 늦은 시기)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특히 외래어종이 본격 도입되기 시작한 1960~1970년대 이후 지금까지 줄곧 제기돼 온 '공공연한 우려이자 의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와 의문에도 불구하고 잡종 형성 여부에 관한 체계적인 규명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그동안 외래어종을 비롯한 각종 어류들이 내수면 어자원 증식이란 미명 아래 꾸준히 도입·이식돼 오늘에 이르렀다.

이에 충청투데이 '한국 어류이식 80년…' 시리즈 취재팀은 물고기 집중 방생 및 방류철을 앞두고 외래어종의 무분별한 방생 및 방류가 가져올 수 있는 생태계의 영향 분석과 그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지난 3월부터 대청호를 대상으로 '잡종 추적'에 들어갔다.

조사 대상어로는 신생대 3기에 출현해 수백만년 동안 한반도 수중생태계를 지켜온 터줏대감으로서 국내 물고기의 대표종인 붕어류를 설정했다. 붕어류를 설정한 이유 중의 하나는 '대청호의 희나리'에 관한 집중 분석을 통해 외래 · 토종어간 잡종 여부를 파헤치기 위한 것이었다.  

국내 자연상태에서 이뤄진 '토종 붕어와 외래어종 떡붕어 간의 잡종 형성 여부'에 대해 실제 관련 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학술적·전문적 규명작업이 동시 시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과정

 

이번 조사는 대청호산 붕어류의 ▲형태형질 분석 및 분자계통학적 분석을 통한 각각의 종(種) 특성과 유전적 유사도 조사와 함께 ▲각 종별 출현율 및 생태계 점유율을 동시 분석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형태형질분석은 어류 분류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행해지는 분석방법으로 옆줄비늘 수, 지느러미 수 등 각종 형태형질을 비교 분석하여 종 특성을 밝혀내는 것이며, 분자계통학적 분석은 유전자형질 분석 등과 같은 고도의 분석기법을 통해 종간 유사도 및 종 특성 등을 밝혀내는 보다 현대화된 기법이다.

이 두가지 분석을 통해서는 토종 붕어와 외래종인 떡붕어의 종 특성을 재확인하고, 나아가 일명 희나리라고 불리는 종 불명 어류의 특성을 밝혀내 토종 및 외래어종과의 유전적 관계를 규명함으로써 최종적으로 잡종 여부를 밝혀내고자 했다.

또한 각 종별 출현율 및 생태계 점유율 조사를 통해서는 각 종별 생태적 지위를 밝혀내 외래어종이 현재의 생태계 내에서 유전적으로 얼마나 잠식해 들어왔느냐를 밝혀내는 작업을 시도했다.

취재팀은 이 같은 일련의 조사를 수행하기 위해 우선 대청호 주변 현지 어부 6명(상·중·하류 각 2명씩)을 섭외, 해빙이 끝난 지난 3월 초부터 5월 초까지 취재팀과 공동으로 총 20회에 걸쳐 채집작업에 들어갔다.  

<그림1> [대청호산 붕어류의 유사도] 그림 아래부분의 D1~5는 떡붕어, H1~4는 대청호산 희나리, T1~7은 토종붕어를 나타내며, 오른쪽의 숫자 0.2~1은 각 종간의 유전적 거리를 나타내 준다.  붕어류는 토종 붕어 2군집(상류 1, 하류 1)과 떡붕어 1군집, 희나리로 불리는 붕어류 1군집 등 총 4군집으로 나누어 각각의 채집 개체 수를 집계, 출현율 등을 분석했다./자연닷컴(순천향대학교 방인철 교수 제공) 

이와 함께 지난 3월 하순 채집된 일부 표본 시료(상·하류의 토종 붕어, 떡붕어, 일명 희나리 등 4군집의 붕어류 각 5~16개체에서 꼬리지느러미 1㎠씩을 적출, 100% 에탄올에 담가 시료를 만들고, 몸체는 포르말린 수용액에 담아 시료를 만듦)를 4월 초에 순천향대학교 방인철 교수(해양생명공학과·분자계통학)팀과 서원대학교 손영목 교수(과학교육과·어류분류학)팀에 각각 전달, 분석을 의뢰했다.

 

순천향대학교 방인철 교수./자연닷컴
서원대학교 손영목 교수./자연닷컴

분자계통학적 분석 결과

 

순천향대학교 방인철 교수팀이 분자계통학적 분석을 통해 얻어낸 각 종별 '유전적 거리'를 근거로 유사도<그림-1>를 그린 결과 ▲떡붕어와 대청호산 희나리 사이의 유전적 유사도는 0.74로 나타났으며, ▲떡붕어와 대청호산 희나리를 한데 묶은 곳으로부터 토종 붕어까지의 유전적 유사도는 0.50으로 조사됐다.

유사도 그림 위의 숫자(0.2∼1)는 이 같은 관계를 나타내 주는 것으로, 유사도가 높을수록, 다시 말해 숫자가 1에 근접할수록 같은 계통이거나 같은 종일 확률이 높은 반면 유사도가 낮을수록(숫자가 낮을수록) 계통이 다르거나 종이 다르다는 것을 나타내 준다.

따라서 떡붕어와 대청호산 희나리는 유전적으로 상당히 가까우나 그렇다고 완전히 같은 종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과 토종 붕어는 유전적으로 상당히 멀게 나타나 완전히 다른 종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밴드<사진-1> 분석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밴드사진에서 오른쪽 1열부터 5열까지는 떡붕어, 6열부터 9열까지는 대청호산 희나리, 10열부터 16열까지는 토종 붕어(상·하류 1·2군집 통합)의 유전자 배열을 나타내 준다.

여기서 한가지 관심을 끄는 것은 오른쪽 1∼9번째 열까지의 밴드(떡붕어와 희나리)와 오른쪽에서 7∼16번 열(맨 왼쪽 열)까지의 밴드(토종 붕어) 패턴이 상당히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토종 붕어만이 유독 다른 밴드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대청호산 희나리의 밴드 가운데 떡붕어와 공통으로 가지는 밴드가 상당히 많게 나타나고 있으며, 희나리의 밴드가 토종 붕어와도 일부 같은 밴드를 가지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방인철 교수는 "이번 조사는 비교적 정확성이 높은 AFLP(Amplified Fragment Length Polyorphism) 방법을 통해 분석한 것으로, 분석된 여러 자료를 종합할 때 대청호에서 일명 희나리로 불리는 붕어류는 '유전학적으로 토종 붕어보다는 떡붕어쪽에 가까운 토종·떡붕어 사이의 잡종'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가. 무지개송어

 

15~18도 수온서 활동, 평균 수명은 3~4년

성장속도 빨라 2년이면 30~40㎝까지 자라 



[자연수계 정착] 미국에서 도입한 무지개송어는 자연번식은 되지 않으나 양어장에서 이탈한 개체 등이 자연에 정착해 토종 어종을 잡아먹는 등 생태계에 피해를 주고 있다./자연닷컴 

분류학적 의의

무지개송어는 원산지가 북미 태평양 연안인 연어목 연엇과의 민물어류로, 학명은 'Oncorhynchus mykiss'이다.

 

국내엔 1965년 두 경로를 통해 도입됐다는 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그해 1월 강원도가 미 캘리포니아 국립양어장에서 수정란(숫자는 미상)을 들여다 파로호에서 시험양식을 시도했다는 설과 또 하나는 '정석조'란 사람이 미 캘리포니아 국립양어장에서 수정란 20만립을 들여와 부화에 성공, 최초로 양식하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다. 

무지개송어란 이름은 영명인 'rainbow trout'를 직역한 것이며, 산란기에 몸빛이 무지갯빛의 혼인색을 띤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무지개송어란 이름 대신에 일부에선 '석조(汐潮) 송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앞서 말한 두번째 도입 경로, 즉 정석조란 사람이 최초 도입했다해서 그 사람의 이름이 붙게 됐다고 한다.

몸길이는 최대 80~100㎝까지 자라며 치어 때 '팔마크(parr mark:어릴 때 있던 무늬가 자라면서 사라지는 것)'가 있는 게 특징이다.

 
◆습성 및 생활사

15~18도의 수온에서 잘 성장하는 냉수성 어종으로 본래 육식성이기 때문에 자연상태에서는 수생곤충, 조개류, 작은 물고기를 즐겨 먹는다. 

 

국내에 도입된 종은 일생 동안 민물에서만 살도록 고정된 종이기 때문에 양식지에서 이탈했거나 방류된 개체라도 바다와 하천을 오가지 않고 주로 하천 상류나 계곡 호수에 서식한다. 

 

우리나라에 본래 서식하고 있던 같은 연엇과의 '송어(학명:Oncorhynchus masou)'는 바다와 하천을 오가는 회유성이란 점에서 무지개송어와 비교된다.

 

또 송어와 같은 종(학명이 같음)이나 일생 동안 민물에 갇혀 사는 육봉형(陸封型)인 '산천어'는 비록 바다를 오가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무지개송어와 비슷하나 몸집이 20∼30㎝밖에 자라지 않고 무늬가 송어의 어린 개체형(팔마크)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산란은 일반적으로 봄, 가을 두번 이뤄진다. 무지개송어의 수명은 보통 3∼4년이나 최고 6∼8년까지 산다. 다른 물고기에 비해 성장이 빨라 부화 후 1년 만에 18∼20㎝, 2년이 지나면 30∼40㎝가량 자란다.


◆일반적인 인식 및 확산 정도

우리나라에서 '송어'라고 하면 대부분이 무지개송어로 잘못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국내산 토착 송어가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까닭도 있지만, 양식산 무지개송어의 주 소비처인 횟집 등에서 '무지개'란 말을 빼고 그냥 '송어회'나 '송어매운탕'으로 통용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엄연히 무지개송어와 국내 토착 송어는 학명이 각기 다른 별개의 종이기 때문에 구별해서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지개송어가 국내 자연수역에 이식 또는 확산한 가장 큰 동기는 양식어가의 관리 소홀로 양어장을 이탈해 번져 나간 경우가 많다. 최근엔 유료 낚시터의 자원조성용으로 무지개송어가 곧잘 방류되고 있고 또 종교적인 방류에 의해서도 간혹 무지개송어가 방류되고 있어 분포지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자연번식이 되지 않는 특성(자연산란 및 수정이 된다 해도 발안(發眼)과 부화가 되지 않음) 때문에 큰 숫자로 불어나진 않는 상태이며, 주로 강 상류지역에 큰 개체들이 서식하면서 토착어종을 잡아먹거나 먹이경쟁을 통해 간섭을 주는 등 생태계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또한 토착 송어류와의 유전적 교란도 예상돼 조사가 필요한 실정이다.

나. 은어

세력권 형성하는 회유성 어종으로 주로 돌에 붙은 조류 먹어

대청호서 한때 자연번식 이뤄졌으나 이후 다시 사라진 상태

 

[은어 치어] 본래 은어는 국내 서식어종이나 자취를 감춘 수계가 많아 최근 복원을 위한 방류사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이식어종 중의 하나가 됐다. 사진은 대청호에서 처음 자연번식된 은어 치어의 모습. /자연닷컴

분류학적 의의

본래 우리나라 전국 수계에 분포하던 종이나 수질오염과 댐 건설 등 서식환경 변화로 지금은 섬진강 등 일부 수계에만 서식하는 '귀한 종'이 됐다. 

 

따라서 일부 지자체와 단체에서는 최근 이 종을 복원하기 위해 인공 부화한 치어를 옛 서식지에 집단 방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청호에도 최근 은어 치어를 방류한 바 있는데 지난 겨울 '처음'으로 자연번식이 이뤄져 치어가 생산되었음을 필자는 확인한 바 있다. 

이처럼 은어는 최근 들어 계획적인 방류사업의 대상 어종으로 점차 자리잡아 가고 있음에 따라 이식어종에 포함시켜 다루기로 했다. 

서유구의 전어지(佃漁志)에 '은어는 주둥이 턱뼈가 은(銀)처럼 희므로 은구어(銀口魚)라 하는데 등뼈 사이에 지방분이 뭉쳐 있어 맛이 담백하고 비린내가 나지 않으며, 살아 있을 때는 오이 향이 나므로 별미다'라고 소개돼 있다. 영명인 'Sweet smelt' 또는 'Sweet fish'나 중국명인 '향어(香魚)' 모두 '오이 향과 같은 은은한 향이 나는 물고기'란 뜻에서 붙여졌다. 

은어의 분류에 대해서는 학자에 따라 연어목 은엇과, 혹은 청어목 은엇과, 바다빙어목 바다빙엇과로 나누는 경우가 있다.

 

학명은 'Plecoglossus altivelis'로 몸 크기는 보통 20㎝ 정도이나 때로는 30㎝ 이상 되는 것도 있다.

 

몸은 빙어처럼 날씬하고 옆으로 납작하다. 체색은 등쪽이 푸른 황록색이고 배쪽은 선명한 백색이다. 그러나 어린 개체는 내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빙어보다 더 맑고 투명한 것이 특징이다.


습성 및 생활사

돌에 붙은 부착조류를 주식으로 하지만 장마철엔 수서곤충을 먹기도 한다. 9∼10월 산란기에 갓 부화한 어린 개체는 바다로 내려가 연안에서 겨울을 난 후 이듬해 3∼4월 다시 하천으로 올라와 성장하는 회유성 어류이다.

은어의 가장 큰 습성은 세력권을 형성한다는 점이다. 즉, 강으로 거슬러 올라와 물이 맑은 하천 중류나 상류에 도달하면 제각기 세력권을 형성하고 정착하게 되는데 1마리당 세력권 범위는 보통 1㎡ 내외이며 이 안에 다른 개체나 물고기가 침입하면 적극 공격한다. 은어 낚시는 이 세력권을 이용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인식 및 확산 정도

섬진강 등 일부 서식지 외에는 은어가 잘 생산되지 않아 귀한 물고기 대접을 받고 있다. 

 

특히 은어는 성질이 급해 잡히자마자 죽기 때문에 멀리 운반하기도 어려워 서식지 이외의 사람들은 살아 있는 은어를 보는 것마저 힘들다. 

 

'금강의 은어'도 예전엔 꽤나 유명했으나 본래의 서식종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이고 최근 대청호 상류에 방류한 치어가 자라나 지난 겨울 처음으로 산란 및 부화되는 등 정착단계(육봉화)에 들어서 있다. 

 

한때는 금강 상류 보청천에서는 대청호에서 자란 은어가 올라와 청산.청성지역 주민들이 투망 등을 이용해 앞다퉈 포획한 적이 있다.

 

국내 옛 서식지에의 복원사업이 금강수계 이외에서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분포·서식지는 점차 느는 추세이나 그로 인한 생태계 영향 등에 관한 전문적인 모니터링은 부족한 실정이다.


4년 만에 월척 이상으로 고속 성장

사적.공적루트로 들여와 급속 확산

 

[떡붕어와 토종붕어] 떡붕어(왼쪽)의 생김새는 토종붕어(오른쪽)와 비슷하나 몸높이가 현저히 높고 꼬리자루 높이가 매우 낮아 마치 주걱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따라서 떡붕어를 일본에서는 헤라부나, 즉 주걱붕어로 부르고 있다./자연닷컴 


◆분류학적 의의=떡붕어는 본래 일본 오사카의 정천(淀川) 수계와 비파호(琵琶湖)가 원산지인 겐고로부나(혹은 헤라)를 피라미류와 교접시켜 만든 개량종 붕어이다.

우리나라에는 식용을 위한 양식 및 내수면 어자원 증식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도입 초기부터 '떡붕어'로 불렸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학술적으로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다만 추측하건대 몸길이(체장)에 비해 몸높이(체고)가 '떡판'처럼 유난히 높아 그렇게 불린 게 아닌가 싶다.

떡붕어는 토종 붕어와 마찬가지로 잉어목(目) 잉엇과(科) 붕어속(屬)에 속하며 등지러미살(기조) 수는 17~18개(학자에 따라서는 15~18개), 뒷지느러미살 수는 5개, 옆줄(측선) 비늘 수는 30~31개이다. 물과 함께 흡입한 먹이를 걸러내는 아가미갈퀴(새파) 수는 84~114개(학자에 따라서는 92~128개), 척추골 수는 32~33개(〃 28~30개)이다.

생김새는 토종 붕어와 비슷하나 몸높이가 현저히 높고 꼬리자루 높이가 매우 낮아 마치 주걱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주걱같이 생겼다 하여 '헤라부나'라고도 하며, 우리나라에서도 도입 초기에 이를 직역하여 '주걱붕어'로 부른 적이 있다. 

 

몸 빛깔은 은백색이며 등쪽은 회흑색을 띤다. 

 [떡붕어와 토종붕어의 새파] 해부한 부분의 눈쪽 흰부분이 '새파(아가미칼퀴)'로, 떡붕어의 새파(위) 수가 토종붕어에 비해 2~3배 이상 많고 길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식성이 왕성하고 영양분의 흡수율이 높아 성장이 빠르다./자연닷컴 


◆습성 및 생활사
떡붕어는 잡식성이면서 특히 식물성 플랑크톤을 많이 먹고 산다. 이는 아가미갈퀴(새파) 수가 토종 붕어에 비해 2~3배 이상 많고 길다는 신체적 특징에서 비롯된 것이다.

내장의 길이도 몸길이의 5.7~6배나 될 정도로 길어 식성이 왕성하고 영양분의 흡수율이 높다. 따라서 성장 속도가 토종에 비해 훨씬 빠르다.

붕어는 대표적인 온수성 어류이다. 따라서 산란은 수온이 오르기 시작하는 3~6월에 수초 등에 알을 붙여 낳는다. 산란 성기(盛期)는 수온이 16~20도까지 올라가는 5월경이다.

붕어의 산란은 다른 잉어류의 물고기처럼 집단으로 모여 꼬리지느러미로 물장구를 치면서 이뤄진다. 붕어가 한창 산란할 때 오전 5~9시 사이 산란지를 찾아가면 마치 어린아이들이 물장구치듯 요란한 물소리를 내며 여기저기서 산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산란은 암컷이 먼저 수초나 나무 뿌리, 나뭇가지 등에 알을 붙이면 곧바로 수컷이 정자를 뿌려 체외수정을 시킨다. 산란은 2~3회로 나누어 이뤄지며 조건만 맞으면 연중 수차례 알을 낳는다. 

 

포란 수는 몸길이 12~23㎝급이 약 1만 5000~6만 5000개, 30㎝ 이상 대형급이 7만~15만개나 되며 평균 포란 수는 3만 5000개이다. 

 

수정란은 수온 18~21도에서 5일이면 부화해 그해 가을이면 9~11㎝까지 크고 2년생은 15~17㎝까지 자라 난소와 정소가 생겨나고 3년이면 23~25㎝까지 자라 생식을 하게 된다. 4~6년이 되면 30~40㎝ 이상으로 자라난다.

고향인 일본에서의 최대어는 몸길이 64㎝, 몸무게 2.8㎏까지 큰다고 기록돼 있으나 국내 최대어 기록은 51.1㎝(2002년 4월 충남 공주 경천저수지)이다. 

[떡붕어의 아가미 딱지뼈] 아가미딱지뼈에 나 있는 나이테는 물고기의 나이를 추정하는 중요한 연령형질 중의 하나이다./자연닷컴 




◆일반적인 인식
떡붕어는 도입 초기부터 떡붕어란 이름으로 불려 지금까지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떡붕어로 부르고 있다.

 

전국적으로 약용 또는 찜용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매운탕감으로는 인기가 덜하다. 식당에서 요리되는 붕어찜은 대부분 떡붕어를 재료로 한 것이다. 따라서 붕어찜이 유행인 곳에서는 토종 붕어보다 떡붕어가 더 선호되고 있는 반면 약효를 중요시하는 건강원 등에서는 토종 붕어를 더 선호하고 있다. 일반인들 역시 떡붕어는 토종에 비해 약효가 떨어진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워낙 생산량이 많아진 데다 일반인들 대부분이 토종 붕어와 쉽게 구별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현지 어부들의 주된 수입원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먹이 습성이 토종 붕어와 달라 먹이를 흡입하는 힘이 적기 때문에 낚시꾼들이 말하는 소위 입질폭이 작다. 따라서 국내 낚시꾼들에게는 별로 인기가 없다. 또한  일부 의식 있는 어부들은 떡붕어가 토종 물고기를 사라지게 하는 장본인 중의 하나라고 인식, 그물에 걸려나와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떡붕어의 확산 원인

떡붕어는 1970년대 초 2개의 경로를 통해 국내에 도입됐다. 하나는 사적인 경로를 통해 도입됐고 또 하나는 공적인 경로를 통해 들어왔다.

 

사적으로는 1970년 5월 양식업자인 김모씨(당시 G양어장 대표)가 400만개의 종란을 들여와 이듬해인 1971년부터 경기도에 치어를 납품했고 1972년부터는 일반인에게도 분양하기 시작했다.

 

공적으로는 1972년 진해내수면연구소가 일본 오사카담수어시험장으로부터 4㎝ 크기의 치어 6000마리를 기증받아 들여와 숫자를 늘린 후 80년대 들어 청평호와 소양호에 다량 방류하기 시작했다. 기록에 의하면 80년대 청평·소양호에 공식 방류된 떡붕어 수는 24만 마리로 나타나 있다.

떡붕어가 인위적으로 확산된 원인은 도입 초기나 지금이나 다량 방류가 주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앞서 예시한 청평·소양호와 충청지역의 대청·충주호를 비롯한 전국의 거의 모든 인공 호수에 주로 80년대를 중심으로 '마구 쓸어 넣다시피 방류'한 것이 바로 떡붕어다. 

소규모 저수지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으로부터 각종 양식 붕어가 수입되기 이전까지 소규모 저수지, 특히 유료낚시터로 개발된 곳에서는 낚시용으로 빈번히 떡붕어를 방류해 왔다. 

게다가 종 특유의 탁월한 번식력으로 인해 도입 직후부터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지금은 국내 거의 모든 수역이 떡붕어로 잠식될 만큼 '관리 불능'인 상태가 돼 버렸다.

떡붕어는 토종 붕어보다 약 보름가량 먼저 산란장을 점유해 알을 낳는 이른바 '공간 점유율'이 높고 다른 국내 토종 물고기들의 알과 치어를 포식하는 게걸스러운 식성까지 갖고 있어 갈수록 빠른 속도로 세력권을 넓혀가고 있는 '대표적인 생태 위해성 외래어종'이다. /글.사진=김성식 기자

1960~70년대까지 정부 주도 아래 '의도적으로 도입'

이후 자연적 확산에 인위적 확산까지 겹쳐 급속 확산

 

'잠자지 않는 폭군' : 큰입배스(사진)와 같은 일부 귀화어종은 겨울철에도 동면하지 않고 토종어종을 잡아먹음으로써 수중생태계의 균형을 망가뜨리고 있다./자연닷컴

 

이식 목적과 경로

우리나라에 있어서 196070년대까지의 어류 이식(국내 어종의 국내 이식과 외국 어종의 국내 도입을 모두 포함)은 정부 주도 아래 공식적으로 이뤄진 '의도적 도입'이 주를 이룬다.

 

일제시대 이후의 빙어 방류 사업이 그렇고, 196070년대 단백질 자원의 확보란 명목 아래 추진된 외국 어종의 도입 사업 역시 그렇다. 당시의 가장 큰 이식 목적은 내수면 어자원을 늘리는 일이었다.

 

특히 외국어종의 경우 내수면 어자원 증강이란 커다란 목적 아래 양식용과 낚시터 방류용과 같은 상업용(주로 식용)으로 들여온 것이 대부분이고 일부는 조류 및 수초 제거용, 관상용, 실험용으로 들여왔다.

 

양식과 낚시터 방류용으로 들여온 외래어는 불루길 큰입배스 이스라엘잉어 떡붕어 무지개송어 찬넬메기 등이고 조류 및 수초 제거용으로는 초어와 백련어가, 관상용으로는 금붕어 비단잉어 자이안트구피 등이, 실험용으로는 금빛황어와 각종 송어류가 도입됐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잉어는 공적이 아닌 사적인 양식목적에 의해 국내에 도입된 첫 케이스다.

 

1990년대 말 이후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는 '중국산(중국붕어 잉붕어 향붕어 붕잉어 등)'의 수입은 대부분 식용과 낚시터 방류용인데 이는 사적인 목적에 의한 의도적 도입에 속한다.

 

외국어종의 도입 경로는 196070년대의 경우 대부분 미국을 통한 직도입 내지 일본과 대만을 경유한 간접도입으로 이뤄졌다. 어종별로는 중국산 초어와 백련어가 1963년 일본과 대만을 통해 들여와져 그해 낙동강과 소양호에 방류됐고, 태평양 산인 무지개송어는 1965년 미국과 일본을 통해 수정란 상태로 도입돼 곧바로 파로호에 이식됐으며 북미산 블루길은 1969년 일본 오사카 담수어시험장에서 치어를 기증받아 진양·소양·청평호에 방류됐다.

 

일본산 떡붕어 또한 일본 오사카 담수어시험장이 1970년에 기증한 치어를 1980년대 청평호와 소양호에 방류한 것이 최초 도입경로이며 북미산 큰입배스는 1973년 미국에서 직도입해 조종천 등지에 방류한 것이 첫 사례다. 찬넬메기(북미산)1972년 미국과 일본을 통해 국내 모대학이 처음 들여와 양식한 것이 최초 도입 사례이다.

 

새로운 손님 '은어' : 대청호에는 최근 방류한 은어가 치어를 다량 생산함으로써 수중생태계에 '새로운 침입자' 역할을 하고 있다./자연닷컴

 

국내 확산 경로

 

국내에 이식된 어류(국내어종 및 외국 어종)가 각 수계로 번져나가게 된 경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호수에 방류된 물고기가 홍수시 수류를 타고 강 아래로 유하하거나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 전 수계에 번진 자연적 확산 과정이고, 다른 하나는 행정관청 또는 단체, 개인 등이 각각의 목적에 따라 확산시킨 인위적인 경로가 있다.

 

인위적인 확산경로는 또 어자원 증강을 위한 방류사업, 낚시용 방류, 종교적 방생과 같은 의도적 확산과정과 다른 물고기의 이식과정에서 휩쓸려 들어간 경우, 양식장 가두리 수족관에서 이탈한 경우, 낚시 살림망에서 이탈한 경우와 같은 비의도적 확산이 있다.

 

 

북미산 블루길: 블루길은 본래 북미 원산이나 1969년 일본으로부터 기증받아 국내에 첫 도입된 후 전국 각 수계로 급속히 확산했다./자연닷컴

그러나 이같은 확산경로는 대부분 복합적으로 이뤄져 이식어종의 확산을 더욱 빠르게 진행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외래 어종인 큰입배스의 경우 어느 한 호수에 이식했다고 해서 줄곧 그곳에만 서식 분포하는 것이 아니라 장마철 홍수를 타고 같은 수계의 전 수역으로 점점 번져나가거나 낚시동호인들의 도미노식 방류(이곳저곳을 옮겨다니며 계속해서 이식시키는 행위), 종교적 방생 등을 통해 전국으로 확산돼 가고 있다.

 

또 대청호와 같은 대규모 인공호수의 경우 관할 지자체와 수자원공사, 지역어민 등이 각각의 계획에 따라 여러 어종의 방류사업을 벌이고 있는데다 낚시객(: 배스동호회)은 낚시객 대로, 종교인들은 종교인 대로 방류 및 방생을 계속해오고 있는 등 이식어종의 확산경로가 다양하다.

 

대청호에는 그동안 국내 이식어종인 빙어와 외래어종인 큰입배스 블루길 초어 백련어 등이 크게 확산돼 왔는데 최근들어서는 옥천군 등 지자체가 방류한 은어가 지난해 가을 첫 산란, 정착단계에 들어감으로써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글 사진=김성식기자

 

자연수계 적응한 국내 外來魚 20여종

중국 수입 교잡 어종 현재 정착 단계

 

'초대형 이스라엘잉어(향어)' : 비교적 이른 시기에 국내에 유입돼 정착된 이스라엘잉어(일명 향어)는 대부분 초대형으로 자라 나 있다. 사진은 최근 대청호에서 잡힌 체장 98㎝, 몸무게 22㎏짜리 초대형 이스라엘잉어./자연닷컴

 

관련 용어 해설

 

현재 국내에는 물고기 이식과 관련해 여러 용어가 혼용되거나 잘못 쓰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각각의 용어에 대한 구분이 인위적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부 용어의 경우 개념 정립이 매우 모호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래어종과 귀화어종이 서로 같은 의미로 알고 있는 수가 많으며 이주어종과 이식어종 또한 같은 용어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토착어종과 고유어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 용어는 엄연히 구분해 사용해야 할 만큼 각각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이식 어종이 국내 생태계에 끼친 영향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 용어에 대한 정확한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용어에 대한 정의를 내려보면 다음과 같다. 한 가지 유의해야 할 것은 여기에서의 한국에는 섬지역을 포함한 남북한 전 수역이 모두 포함된다는 점이다.

 

1)고유어종 : 오래 전부터 한국 혹은 한국내 특정 수계에만 서식하여 번식하는 어종으로 특산어종과 유사한 개념이다. 어름치 쉬리 중고기 치리 돌마자 동사리 등은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사는 한국 고유어종(한국 특산어종)이며 꼬치동자개는 한국 고유어종 중에서도 낙동강 수계에만 사는 낙동강 고유어종(낙동강 특산어종)이고 미호종개는 한국 고유어종 중에서도 금강 일부 수계에만 사는 금강 고유어종(금강 특산어종)이다.

 

'한국 고유어종 어름치' : 어름치와 같이 오래 전부터 한국 혹은 한국 내 수계에 서식하여 번식하는 물고기를 한국 고유어종이라 한다./자연닷컴

 

2)토착어종 : 과거부터 한국 혹은 한국내 특정 수계에 서식하여 번식하는 어종이다. 고유어종과는 달리 종 자체는 다른 나라에도 서식하는 어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국내 토착어종을 토종으로 부르고 있다. 예를 들어 붕어 잉어는 중국에도 있지만 우리나라에 오래전부터 토착해 서식하는 붕어 잉어를 특히 토종붕어 토종잉어로 부르는 경향이 있다. 반면 중국 쪽에서는 예부터 중국내에 토착해 서식하는 붕어나 잉어를 토착어종으로 부른다.

 

3)비토착어종 : 한국 혹은 한국내 특정수계에 새롭게 유입된 어종을 말한다. 쉽게 말해 국내 수계에 유입됐으나 아직 토착되지 않은 어종을 일컫는다.

 

4)이식 어종 : 본래 한국내 다른 수계에 살던 물고기를 의도적으로 특정수계에 도입시킨 종을 말한다. 대표적인 어종으로 빙어를 들 수 있다.

 

5)이주 어종 : 본래 한국내 특정 수계에 살던 물고기가 기후 혹은 생태적 특성, 자연적인 수계 변동 등에 의해 다른 수계로 이동한 종을 말한다. 물고기의 이동 자체가 자연적인 현상이란 점에서 사람이 의도적으로 이동시킨 이식어종과는 의미가 다르다.

 

6)도입어종 : 다른 나라에서 한국으로, 또는 한국내 다른 수계에서 특정 수계로 의도적 혹은 비의도적으로 유입된 어종을 말한다.

 

7)외래어종 : 한국 내에 존재하는 물고기 가운데 외국으로부터 유입된 모든 어종을 말한다. 각종 열대어와 비단잉어 금붕어는 물론 다음에 설명하는 모든 귀화어종을 포함한다.

 

8)귀화어종 : 한국 혹은 한국내 특정수계로 도입된 외래어종 중 도입지의 자연 수계(환경)에 적응하여 번식이 원만히 이뤄지는 어종을 뜻한다. 따라서 도입지의 자연수계에 적응은 됐으나 자연번식이 아예 이뤄지지 않거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어종은 엄격한 의미에서의 귀화어종이 아니다. 대청댐과 같은 인공저수지에서 가끔 발견되는 비단잉어나 무지개송어, 향어 등이 이에 속한다.

 

 

'금붕어와 블루길': 현재 국내 수계에는 금붕어 같은 관상용 외래어종들이 가끔 발견되나 이들은 자연번식이 이뤄지지 않는 등 완전 귀화 어종은 아니다./자연닷컴

외래·귀화어종의 적용 범위

 

국내에 도입된 외래어종이라고 해서 모든 종이 자연수계에 유입돼 적응되는 것은 아니다.

 

각 종의 도입 목적이 있듯이 열대어를 비롯한 대부분의 관상어는 취급범위가 실내나 연못 등에 제한돼 있는 데다 본래의 생태적 특성상 자연수역에서는 잘 적응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연수계에 유입된 경우라도 적응단계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비록 자연수계에 적응이 된다 하더라도 완전한 귀화(자연번식이 원만히 이뤄지는 상태)가 이뤄지지 않는 한 한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현재 남한의 자연수계에서 발견되는 외래어종은 약 20여종 뿐이다. 더욱이 이들 가운데에서도 대부분은 양식장 등 제한수역에서 길러지는 양식어종이거나 실험용이고 자연수역에 적응해 전국으로 확산된, 즉 생태학상 진정한 의미의 외래어종은 초어 백련어 떡붕어(주걱붕어) 이스라엘잉어(향어) 블루(파랑볼우럭,일명 월남붕어) 큰입배스(큰입우럭,일명 민물농어) 찬넬메기(붕메기) 무지개송어 중국붕어(일명 자장붕어) 잉붕어 향붕어 붕잉어 등이다.

 

이들 외래어종 중 비교적 이른 시기에 자연수계로 유입된 초어와 백련어는 자연수계에서는 번식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스라엘잉어 또한 자연번식력이 약해 완전한 귀화어종으로는 볼 수 없다는 게 학계의 통설이다.

 

찬넬메기 무지개송어 역시 자연수계에서의 재생산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들 외래어종은 그동안 계속된 방류와 양식으로 이미 국내 전 수역에 확산돼 있는 생태위해종들이다.

 

현재 자연수역에서 왕성한 번식력으로 계속 확산 일로에 있는 종은 떡붕어 블루길 큰입배스 중국붕어 등으로 이들이 현재로선 국내의 대표적인 귀화어종이라 할 수 있다.

 

비교적 최근에 중국으로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잉붕어 향붕어 붕잉어 등의 교잡종들은 아직 귀화여부가 불투명하나 이들의 생태적 특성상 머지않은 장래에 국내 수계에 적응해 수중생태계를 크게 교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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