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까지 자라는 잡식성 '물돼지'

 [가죽잉어의 개량종] 이스라엘잉어는 독일 개량종인 가죽 잉어를 이스라엘에서 도입해 그곳의 토착 잉어와 교잡시켜 만든 잉어의 한 품종이다./자연닷컴  

◆분류학적 의의

 

흔히 '향어'로 일컬어지는 잉어목 잉엇과(Cyprinidae)의 민물어류다. 독일 개량종인 '가죽 잉어(Leather carp)'를 이스라엘에서 도입해 그곳의 토착 잉어와 교잡시켜 만든 잉어의 한 품종이다. 이스라엘 잉어(Israel carp)란 영명은 이스라엘에서 개량됐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일부에서는 이스라엘 잉어를 '독일 잉어'로 알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실제 국내 일부 포털사이트에는 이렇게 소개돼 있다. '이스라엘 잉어는 개량종으로 독일 잉어 또는 이스라엘 잉어라고도 한다. 독일에서 잉어를 오랫동안 인위적으로 개량한 품종이며, 이것이 이스라엘로 이식되었던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등지느러미 바로 아랫 부분에만 큰 비늘이 있고 그밖의 부분에는 비늘이 없기 때문에 독일에서 가죽 잉어라고 부르는 것과, 이와 반대로 큰 비늘이 측선(옆줄) 부분과 배 아랫 부분에만 흩어져 있는 거울 잉어(mirror carp) 등 두 종류가 있으며, 그중 가죽 잉어를 향어라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 다른 포털사이트에는 '향어는 독일 잉어 또는 이스라엘 잉어라고도 한다. 독일에서 개량했고 이스라엘에서 본격 양식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향어(이스라엘 잉어)를 독일 잉어 즉, 가죽 잉어로 착각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두 품종의 '비늘 형태'가 흡사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독일 개량종인 가죽 잉어와 이스라엘 개량종인 향어(이스라엘 잉어)는 비늘이 둘 다 등지느러미 바로 아랫 부분을 중심으로 붙어 있기 때문에 독일 개량종이 이스라엘을 거쳐 우리나라에 그대로 도입된 것으로 착각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독일 개량종인 가죽 잉어와 이스라엘 잉어는 체고(몸높이)가 다르다. 한마디로 말해 이스라엘 잉어의 체고가 독일 가죽 잉어의 그것보다 높다. 그 이유는 가죽 잉어와 교잡시킨 이스라엘 토착 잉어가 본래 체고가 높은 종이기 때문에 그 특징이 이스라엘 잉어에 나타난 것이다.

이 기회에 한 가지 덧붙인다면, 전 세계의 잉어 품종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지는데 그중 하나는 비늘이 몸 전체에 분포하는 '동양계'이고 다른 하나는 비늘이 적거나 전혀 없는 '유럽계'이다. 이런 분류방식은 관상용 잉어류에도 적용된다.

[등지느러미 밑에 큰 비늘] 이스라엘 잉어의 형태적 특징은 등지느러미 바로 밑부분을 중심으로 커다란 비늘이 나 있는 점이다./자연닷컴 

이스라엘 잉어의 학명은 'Cyprinus carpio nudus'이며 원산지는 중앙아시아다. 우리나라에는 1973년 5월 이스라엘 농무성이 치어 1000여 마리를 보내온 것이 그 효시다.

 

그후 실험양식에 성공해 1978년부터 전국의 대형 인공호수에서 가두리 양식을 통해 양식되기 시작했고, 1980년대 초부터는 전국의 유료 낚시터에 방류되면서 빠르게 확산했다.

등지느러미 연조수는 18∼21개, 뒷지느러미 연조수는 5개, 아가미 갈퀴(새파) 수는 21∼23개, 척추골 수는 37∼38개이다.

 

◆습성 및 생활사

 

이스라엘 잉어의 가장 큰 특징은 '물돼지'란 별명이 말해주듯 동물성이든 식물성이든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먹는 놀라운 식성에 있다.

 

잉어류를 기르는 양식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특히 이스라엘 잉어를 기르는 양식장에 가보면 먹이를 줄 때 마치 돼지가 쩝쩝거리며 밥을 먹는 것과 같은 소리를 내며 게걸스럽게 먹이를 삼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다음의 특징은 빠른 성장속도이다. 보통 5월에 부화한 치어가 그해 10월이면 몸길이 15∼20㎝, 몸무게 400∼500g까지 자란다. 2년이면 1.5∼2㎏, 3년이면 3∼4㎏까지 자라며 5∼6년생 이후에는 보통 10∼15㎏, 최대 20∼30㎏까지 자라는 것도 있다.

국내 최대어는 몸길이가 1m나 되는 초대형어가 지난 1996년 7월 경북 포항 달전지에서 낚시로 잡힌 기록이 있다.

산란기는 5∼6월이고 산란에 적합한 수온은 18∼20도이다. 기타 생활사는 잉어와 비슷하다.

◆일반적인 인식 및 확산 정도

향어(香魚)란 이름은 도입 초기 양식업자들이 '독특한 향이 나는 고기맛'을 선전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다. 이스라엘 잉어 살코기에서 나는 독특한 향은 진흙 냄새와 비슷한데 바로 이 때문에 양식업자들의 의도와는 반대로 처음에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던 아이러니가 있다.

그러나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국내 대표적인 양식어종으로 자리잡으면서 횟감용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린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도 얼마가지 않아 수질오염 문제로 가두리 양식장이 철퇴를 맞으면서 쇠퇴일로를 걷게 되었고, 그 결과 지금은 식용보다는 낚시터용으로 근근이 명목을 이어가는 처지가 됐다. 

 

그런 데다 국내 유통량의 대부분은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자장 향어'이니 상황이 바뀌어도 보통 바뀐 게 아니다.


[잡식성 대식가] '물돼지'란 별명이 말해주듯 이스라엘 잉어는 커다란 입으로 무엇이든 게걸스럽게 집어삼키는 대식가이다./자연닷컴 

이스라엘 잉어는 환경 적응력이 높아 자연수계에 잘 적응하지만 자연 번식률은 낮아 일부 학자들은 '완전한 귀화어종'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가두리 양식장이 한창일 때에는 양식장으로부터 유출되는 이스라엘 잉어수가 엄청났고, 게다가 자원증식을 위한 공식적, 연례적인 방류로 인해 귀화어종 못지않게 해마다 많은 수가 늘어난 바 있다. 

 

대청호와 충주호를 예로 들자면 지난 80년대 중·후반에서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낚싯대를 드리웠다 하면 줄줄이 낚여나오는 게 바로 이스라엘 잉어였고, 오죽하면 '싫증이 나서 못잡을 정도'란 말이 나왔겠는가. 

하지만 가두리 양식장의 강제철거와 방류 중단 이후 자연수계에서는 그 수가 점차 줄어들어 지금은 숫자적으로는 그리 심각한 상태가 아니며, 다만 아직도 생존하고 있는 대형 개체들이 토종 물고기들의 서식지를 마구 교란시키거나 토종 잉어와의 유전자적 교란을 가져오고 있는 등 여전히 기존 생태계에 깊은 생채기를 남기고 있는 '생태계의 망나니'이다.

110㎝·14㎏짜리 초대형어 충주호서 발견

 

[초대형 찬넬동자개] 충주호에서 잡힌 몸길이 110㎝, 몸무게 14㎏짜리 초대형 찬넬동자개. 이 물고기를 잡은 현지 어부는 처음엔 괴물처럼 느껴질 만큼 섬뜩했다고 말했다./자연닷컴 

 

◆분류학적 의의
미국 중부 미시시피강이 원산지인 메기목(目) 찬넬동자갯과(課Ictaluridae)의 외래어종으로, 도입 초기에는 붕메기 또는 찬넬메기로 더 잘 알려졌던 물고기다. 학명은 Ictalurus puntatus, 영명은 Channel catfish이다.

동자개류를 영어로 catfish, 즉 '고양이물고기'라 부르는 것은 고기맛이 고양이 고기와 비슷하다 해서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국내에는 두 갈래의 경로를 통해 도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하나는 1972년 11월 미국으로부터 13㎝가량의 치어(마리수는 미상)가 모 대학 연구소를 통해 들여와 일부는 하천과 호수에 방류됐고, 일부는 양식용으로 어가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하나는 1972∼73년 당시 수산청이 미국으로부터 양식용으로 개발키 위해 도입했다.

 

우리나라의 도입 목적이 식용을 위한 양식용인 것처럼 세계 각국들도 이 물고기를 식용으로 들여다 다량 양식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전 세계적인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

생김새는 우리나라의 메기와 동자개(일명 빠가사리)를 합쳐 놓은 모양이나 동자개보다는 메기를 더 닮았고 덩치가 더 크다. 이런 까닭에 도입 초기에는 양식어가와 낚시꾼들이 '찬넬메기' 혹은 '붕메기'로 불렀다.

 

하지만 분류학상으로 동자개류에 속해 '찬넬동자개'란 이름으로 통일하게 됐다.

3쌍의 입수염(동자개는 4쌍, 메기는 2쌍)이 있으며 뒷지느러미살 수는 19∼23개, 아가미 새파 수는 14∼18개, 척추 골수는 42∼44개이다. 등지느러미 뒤쪽에 기름지느러미가 있는 것이 특징이며 꼬리지느러미는 중앙이 깊게 패이고 끝이 뾰족하다. 몸 등쪽은 흑갈색을 많이 띠고 배쪽은 회백색에 가깝다. 

어릴 때는 몸 옆면에 검은 반점이 많이 나 있으나 성장하면서 점점 작아지거나 없어진다.

[수중 난폭자] 찬넬동자개는 식성이 게걸스럽고 워낙 대형종이라 국내 수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타 외래어종 못지않게 클 것으로 여겨진다./자연닷컴 

◆습성 및 생활사

미시시피강이 고향으로 열대성에 가까운 온대성이기 때문에 수온이 30도 가까운 곳에서 잘 자란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한 여름을 제외하고는 양식하기에 그리 썩 좋은 환경은 아니다. 하지만 가온 시설을 하거나 비닐하우스 안에서 양식하면 1∼2년에 20∼30㎝까지 키울 수 있다.

자연환경에서는 보통 4년생이 20∼30㎝, 7년생이 70㎝가량 성장한다. 따라서 국내 동자개나 메기에 비하면 성장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며 잉어나 붕어에 비해서도 훨씬 빠르다. 성어는 1m 이상까지 성장하는 대형 어종에 속한다.

식성은 잡식성으로 수서곤충과 물고기 사체, 식물 조각을 비롯한 유기물, 조개류, 물고기의 알이나 작은 물고기 등을 주로 먹는다. 다른 동자개과의 어류와는 달리 육식성이 그다지 강하지 않고 공격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식성이 게걸스럽고 몸체가 워낙 대형종인 데다 입도 크고 흡인력이 강해 국내 수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타 외래어종 못지않게 클 것으로 여겨진다.

산란기는 5∼7월이며 한 배에 대략 3000∼3만개의 알을 '괴란상'(여러 개의 알이 포도송이처럼 뭉쳐 있는 형태)으로 낳는다. 산란기가 되면 수컷은 수심 1.5m 전후의 얕은 바닥에 구덩이를 파서 산란상(産卵床)을 만들고 암컷을 유인해 산란토록 한다. 

산란이 끝나면 수컷은 암컷을 쫓아버리고 알이 부화할 때까지 산란상을 보호한다. 

하천 중·하류의 수심이 깊은 곳 혹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습성이 있으나 국내서는 대부분 호수에서 발견된다. 현재 국내 호수에서 발견되는 찬넬동자개는 대부분 방류된지 15∼20년 이상된 것으로 몸길이가 보통 50∼100㎝가량 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낚시꾼들이 잡은 최대어는 97㎝(1998년 경북 울진 기양저수지)로 알려져 있으며, 충주호에서는 2년 전 한 어부가 쳐 놓은 그물에 130㎝짜리가 잡혔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기자가 최근 충주호에서 확인한 최대어는 몸길이 110㎝, 몸무게 14㎏짜리로, 이 역시 그물에 잡혀 올라왔다.

 [메기와 닮은 꼴] 찬넬동자개는 메기와 동자개를 합쳐 놓은 모양이나 동자개보다는 메기를 더 닮아 도입 초기 찬넬메기 또는 붕메기로 불렸다./자연닷컴 



◆일반적인 인식 및 확산 정도

한국명이 찬넬동자개로 통일시킨 지금도 양식어가와 낚시꾼들의 대부분이 찬넬메기 혹은 차돌메기, 붕메기, 파랑메기로 부르고 있으며, 일부 현지 주민들은 무슨 연유에서인지 연어 또는 언어라고도 부르고 있다.

원산지인 미국에서는 햄과 같은 식용으로 이용도가 꽤 높은 편이나 매운탕과 찜, 횟감 등 '적당한 크기'와 '감칠맛'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정서에는 잘 맞지 않아 도입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식용으로의 선호도와 이용도가 매우 낮은 편이다. 양식산이 다량 쏟아져 나오던 1990년대에도 대부분 유료 낚시터용으로 유통돼 낚시객들에게 짜릿한 손맛을 안겨주는 물고기로 유명했다. 현재는 낚시터용으로 소량 길러지고 있으며 식용 전문으로 양식하는 어가는 극히 드물다. 

자연에서의 산출량도 많지 않다. 자연에서의 산출량이 많지 않은 것은 이 물고기가 자연수면에 적응만 했을 뿐 자연번식은 이루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귀화어종은 아니다. 또한 인위적인 추가 방류도 지금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개체 수는 점차 줄고 있다.

'신비의 생활사' 현대과학도 못풀어

[토종 뱀장어]충주호와 대청호 등지에서는 댐 건설 이전에 올라와 있던 것으로 추정되는 토종 뱀장어들이 어부들에 의해 1년에 10마리가량 잡히고 있다. 이들은 최근 방류한 개체들 보다 크기가 훨씬 크다./자연닷컴 

'신비의 물고기'

양식과 수입이 보편화되면서 사계절 스태미나 음식으로 각광받는 뱀장어. 하지만 뱀장어를 즐겨먹는 미식가 중에서 뱀장어가 '인류가 풀지 못한 신비의 수수께끼를 지닌 물고기'란 사실을 아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달나라를 갔다오고 화성탐사를 시작한 현대 과학이 아직도 알아내지 못하고 있는 뱀장어의 비밀. 바로 그것은 뱀장어의 정확한 산란 시기와 산란 장소, 그곳의 환경, 산란 장면 등에 얽힌 궁금증이다. 다시 말해 뱀장어는 정확히 언제 산란하며, 산란하는 장소는 어딘지, 또 그곳의 환경은 어떻고 산란 동작은 어떤지 등에 관해 인류 역사 이래 각국의 내로라하는 과학자들이 머리를 싸매고 추적에 나섰지만 어느 누구도 속시원히 뱀장어의 산란 장면을 직접 보거나 산란 장소를 알아내진 못했다. 말 그대로 불가사의다. 

이러한 의문들과 관련해 지금까지 알려진 것이라곤 고작 '한국, 일본, 중국, 베트남 등 아시아쪽의 뱀장어, 즉 학명이 'Anguilla japonica(일명 자포니카·Japanese eel)'인 뱀장어는 동북아에서 약 3000㎞ 떨어진 마리아나 열도와 필리핀 북쪽 루손섬 사이 서태평양 심해에서 산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북미·유럽산 뱀장어(Anguilla anguilla·일명 앙귈라, 왕눈이)는 대서양 서부 적도부근의 사르가소해 지역의 심해에서 산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과, '이들 장소의 환경이 16∼17도의 비교적 높은 수온과 염도를 가지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것, 또한 '산란기는 매년 봄, 여름 또는 2∼6월 사이로 추정된다'는 것 정도이다.

물고기 연구 분야에서 두번째 가라면 서러워하는 일본 과학자들조차 수십년째 추적하고 있지만 이들 수수께끼에 대한 해답은 얻지 못하고 있다. 

 

아니 오히려 뒤늦게 연구에 나선 우리나라보다도 못하다. 충남대 이택원 교수가 최근 일본학자들도 밝혀내지 못한 뱀장어 유생, 즉 렙토세파루스(Leptocephalus·이 교수는 이 유생의 모습이 대나무잎과 흡사하다 하여 '댓잎뱀장어'라 명명)의 생태를 상당 부분 밝혀냈으니 말이다.

 [베트남산 실뱀장어]베트남산 실뱀장어는 분류학상으로는 국내산과 같은 자포니카 종이나 자라면서 형태와 생태가 크게 달라져 국내 자연수계로 유입될 경우 생태적으로 큰 부작용이 우려된다./자연닷컴

분류학적 의의

뱀장어목 뱀장어과의 민물고기로, 전 세계에 16종 3아종(총 19종)이 분포한다. 하지만 '수입 및 이식'과 관련해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종은 앞서 말한 아시아산(극동산) '자포니카'와 북미·유럽산 '앙귈라'이다. 

국내서 보통 뱀장어라고 부르는 자포니카 종은 주로 한국, 일본, 중국을 중심으로 분포하며 전장은 60∼100㎝, 생김새는 가늘고 긴 원통형을 하고 있다. 가슴지느러미 기조수는 15∼20, 척추골수는 112∼119개 정도. 

얼핏보면 비늘이 없는 것처럼 보이나 실제로는 매우 미세한 비늘(원린)이 있고 옆줄까지 뚜렷하다. 체색은 사는 곳에 따라 다르지만 보통 등쪽은 암갈색 내지 흑갈색, 배쪽은 은백색 또는 연한 황색이다.

하지만 같은 자포니카 종이라도 서식지역에 따라 형태 및 생태가 다르게 나타나는데, 특히 베트남산 자포니카는 머리가 흡사 코브라처럼 크고 등쪽 색깔이 대부분 누런 빛을 띠고 있어 국내산과 확연히 구분된다.

북미·유럽산인 앙귈라 종은 '왕눈이'란 별칭답게 눈이 크고 굵기에 비해 몸길이가 짧은 게 특징이다.

 

습성 및 생활사

거의 모든 민물수역에서 서식하며 새우, 게, 수서곤충, 어린 물고기 등 거의 모든 수중생물을 먹는 탐식성이다. 

수정란에서 부화한 유생(렙토세파루스)은 반투명의 대나무 잎 모양(댓잎뱀장어)이며, 이것이 자라 투명한 실뱀장어(glass eel, 일본명 시라스, 몸무게 0.15~0.18g)로 변태하며 이어 검둥뱀장어(일본명 구로고·댄비리, 0.2~2g) 과정을 거쳐 성어로 자란다.

 

수컷은 보통 3∼4년, 암컷은 4∼5년 정도 걸려서 어미로 자라지만 산란을 위한 이동은 대략 5~12년 사이에 한다. 산란 이동 시기 및 경로는 9월 중순부터 10월 중순 사이 하천의 하구를 통해 아무것도 먹지 않으며 산란지인 심해의 '고향'으로 돌아간다. 

산란한 어미는 죽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양만장에서의 양식은 바다에서 하구로 올라오는 자연산 실뱀장어를 포획해 이용하는데 지난 1998년에는 머리카락 같은 0.2g짜리 실뱀장어 한 마리 값이 1200원을 호가할 정도로 '금값'이었으나 최근 외국산 실뱀장어가 수입되면서 가격이 절반 이하로 하락했다. 

각국의 학자들이 댓잎뱀장어를 채집해 실뱀장어로 키우는 실험을 수없이 시도해 오고 있지만 지금까지 단 한차례도 성공한 사례가 없다.  

일반적 인식 및 확산 경로

외국산 뱀장어의 수입이 무분별하게 이뤄지면서 뱀장어 역시 국내 생태계를 위협하는 소위 '요주의 어종'으로 자리잡고 있다. 방류 또는 방생이 시도 때도 없이 이뤄지다보니 토종 뱀장어를 중심으로 한 기존 생태계의 균형이 심각하게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같은 자포니카 종이라도 베트남산 뱀장어와 중국 남부지역산 뱀장어는 우리나라산 뱀장어와 형태와 생태가 크게 다른 데도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최근 들어 어린 새끼(치만(稚鰻)·양식용)와 성어(성만(成鰻)·식용)가 다량 수입돼 상당수는 이미 자연수계로 흘러들어 국내산 뱀장어와 함께 잡히고 있는 등 심각한 상태다.

 

[외국산 뱀장어]최근 금강과 한강 등 국내 거의 모든 하천에 뱀장어 방류사업이 실시되면서 '외국산'으로 의심되는 초대형 개체들이 심심찮게 잡히고 있다./자연닷컴



국내에 수입되는 중국산 뱀장어 중에는 또 국내산 뱀장어와 형태 및 생태가 아주 흡사한 종이 있는데 이 종 역시도 상당수가 이미 국내 자연수계로 유입돼 생태학적으로 많은 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한쪽에선 별 문제가 없을 것으로 주장하는 반면 다른 쪽에선 아무리 흡사한 종이라도 인위적 유입에 따른 생태적 부작용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주장이다.

또한 북미·유럽산 앙귈라 역시 새끼와 성만의 수입이 활발히 이뤄지면서 전국의 자연수계로 급속히 번져나가고 있어 많은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이들 외국산 뱀장어가 국내 자연수계로 다량 유입될 경우엔 국내 토종과의 먹이 및 서식지 경쟁을 통해 기존 생태계에 대한 침입자 역할은 물론 궁극적으로는 유전자 오염과 같은 씻지 못할 악영향까지 우려된다.

현재 국내에는 중국과 북한, 베트남을 비롯해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등으로부터 뱀장어 새끼와 성어가 수입되고 있는데, 2004년 3월 이후 월 약 400∼1000t가량 수입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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