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14㎏짜리 초대형어 충주호서 발견

 

[초대형 찬넬동자개] 충주호에서 잡힌 몸길이 110㎝, 몸무게 14㎏짜리 초대형 찬넬동자개. 이 물고기를 잡은 현지 어부는 처음엔 괴물처럼 느껴질 만큼 섬뜩했다고 말했다./자연닷컴 

 

◆분류학적 의의
미국 중부 미시시피강이 원산지인 메기목(目) 찬넬동자갯과(課Ictaluridae)의 외래어종으로, 도입 초기에는 붕메기 또는 찬넬메기로 더 잘 알려졌던 물고기다. 학명은 Ictalurus puntatus, 영명은 Channel catfish이다.

동자개류를 영어로 catfish, 즉 '고양이물고기'라 부르는 것은 고기맛이 고양이 고기와 비슷하다 해서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국내에는 두 갈래의 경로를 통해 도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하나는 1972년 11월 미국으로부터 13㎝가량의 치어(마리수는 미상)가 모 대학 연구소를 통해 들여와 일부는 하천과 호수에 방류됐고, 일부는 양식용으로 어가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하나는 1972∼73년 당시 수산청이 미국으로부터 양식용으로 개발키 위해 도입했다.

 

우리나라의 도입 목적이 식용을 위한 양식용인 것처럼 세계 각국들도 이 물고기를 식용으로 들여다 다량 양식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전 세계적인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

생김새는 우리나라의 메기와 동자개(일명 빠가사리)를 합쳐 놓은 모양이나 동자개보다는 메기를 더 닮았고 덩치가 더 크다. 이런 까닭에 도입 초기에는 양식어가와 낚시꾼들이 '찬넬메기' 혹은 '붕메기'로 불렀다.

 

하지만 분류학상으로 동자개류에 속해 '찬넬동자개'란 이름으로 통일하게 됐다.

3쌍의 입수염(동자개는 4쌍, 메기는 2쌍)이 있으며 뒷지느러미살 수는 19∼23개, 아가미 새파 수는 14∼18개, 척추 골수는 42∼44개이다. 등지느러미 뒤쪽에 기름지느러미가 있는 것이 특징이며 꼬리지느러미는 중앙이 깊게 패이고 끝이 뾰족하다. 몸 등쪽은 흑갈색을 많이 띠고 배쪽은 회백색에 가깝다. 

어릴 때는 몸 옆면에 검은 반점이 많이 나 있으나 성장하면서 점점 작아지거나 없어진다.

[수중 난폭자] 찬넬동자개는 식성이 게걸스럽고 워낙 대형종이라 국내 수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타 외래어종 못지않게 클 것으로 여겨진다./자연닷컴 

◆습성 및 생활사

미시시피강이 고향으로 열대성에 가까운 온대성이기 때문에 수온이 30도 가까운 곳에서 잘 자란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한 여름을 제외하고는 양식하기에 그리 썩 좋은 환경은 아니다. 하지만 가온 시설을 하거나 비닐하우스 안에서 양식하면 1∼2년에 20∼30㎝까지 키울 수 있다.

자연환경에서는 보통 4년생이 20∼30㎝, 7년생이 70㎝가량 성장한다. 따라서 국내 동자개나 메기에 비하면 성장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며 잉어나 붕어에 비해서도 훨씬 빠르다. 성어는 1m 이상까지 성장하는 대형 어종에 속한다.

식성은 잡식성으로 수서곤충과 물고기 사체, 식물 조각을 비롯한 유기물, 조개류, 물고기의 알이나 작은 물고기 등을 주로 먹는다. 다른 동자개과의 어류와는 달리 육식성이 그다지 강하지 않고 공격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식성이 게걸스럽고 몸체가 워낙 대형종인 데다 입도 크고 흡인력이 강해 국내 수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타 외래어종 못지않게 클 것으로 여겨진다.

산란기는 5∼7월이며 한 배에 대략 3000∼3만개의 알을 '괴란상'(여러 개의 알이 포도송이처럼 뭉쳐 있는 형태)으로 낳는다. 산란기가 되면 수컷은 수심 1.5m 전후의 얕은 바닥에 구덩이를 파서 산란상(産卵床)을 만들고 암컷을 유인해 산란토록 한다. 

산란이 끝나면 수컷은 암컷을 쫓아버리고 알이 부화할 때까지 산란상을 보호한다. 

하천 중·하류의 수심이 깊은 곳 혹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습성이 있으나 국내서는 대부분 호수에서 발견된다. 현재 국내 호수에서 발견되는 찬넬동자개는 대부분 방류된지 15∼20년 이상된 것으로 몸길이가 보통 50∼100㎝가량 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낚시꾼들이 잡은 최대어는 97㎝(1998년 경북 울진 기양저수지)로 알려져 있으며, 충주호에서는 2년 전 한 어부가 쳐 놓은 그물에 130㎝짜리가 잡혔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기자가 최근 충주호에서 확인한 최대어는 몸길이 110㎝, 몸무게 14㎏짜리로, 이 역시 그물에 잡혀 올라왔다.

 [메기와 닮은 꼴] 찬넬동자개는 메기와 동자개를 합쳐 놓은 모양이나 동자개보다는 메기를 더 닮아 도입 초기 찬넬메기 또는 붕메기로 불렸다./자연닷컴 



◆일반적인 인식 및 확산 정도

한국명이 찬넬동자개로 통일시킨 지금도 양식어가와 낚시꾼들의 대부분이 찬넬메기 혹은 차돌메기, 붕메기, 파랑메기로 부르고 있으며, 일부 현지 주민들은 무슨 연유에서인지 연어 또는 언어라고도 부르고 있다.

원산지인 미국에서는 햄과 같은 식용으로 이용도가 꽤 높은 편이나 매운탕과 찜, 횟감 등 '적당한 크기'와 '감칠맛'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정서에는 잘 맞지 않아 도입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식용으로의 선호도와 이용도가 매우 낮은 편이다. 양식산이 다량 쏟아져 나오던 1990년대에도 대부분 유료 낚시터용으로 유통돼 낚시객들에게 짜릿한 손맛을 안겨주는 물고기로 유명했다. 현재는 낚시터용으로 소량 길러지고 있으며 식용 전문으로 양식하는 어가는 극히 드물다. 

자연에서의 산출량도 많지 않다. 자연에서의 산출량이 많지 않은 것은 이 물고기가 자연수면에 적응만 했을 뿐 자연번식은 이루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귀화어종은 아니다. 또한 인위적인 추가 방류도 지금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개체 수는 점차 줄고 있다.

동족끼리도 잡아먹는 대표적인 '카니발 피쉬' 

한 산란상에12천여 마리 부화 급속 확산

 

침입자에 공격적 습성: 블루길은 일정한 세력권을 유지하다가 다른 물고기가 침입하면 즉시 달려들어 공격하는 습성이 있다. 사진은 다른 경쟁자를 경계하는 블루길 수컷./자연닷첨

 

어종별 특성-블루

 

분류학적 의의

블루길은 본래 북미 미시시피강과 오대호 유역이 원산지이나 지금은 북미 전 유역과 유럽,아프리카,아시아를 막론하고 거의 모든 대륙에 번져있는 '글로벌 피쉬'가 되었다.

 

국내에는 196912월 일본 오사카로부터 평균 3.8크기의 치어 510마리가 첫 도입된 이래 분포지역과 개체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 전국으로 확산했다.

 

검정우럭과(Centrachidae)에 속하기 때문에 '파랑볼 우럭'이라고도 부른다. 블루길이란 명칭은 영명(英名)'Bluegill'에서 온 것으로 아가미(정확히는 아가미뚜껑의 돌출부위)가 짙은 청색을 띠고 있기 때문에 붙여졌다. 학명은 'Lepomis macrochiros'.

 

옆줄(측선) 비늘수는 38~54개이며 주둥이 끝이 뾰족하고 위턱이 아래턱보다 약간 앞으로 나와 있는 게 특징이다. 산란기의 수컷은 비교적 화려한 혼인색을 띤다.

 

겨울에도 먹이활동: 수온이 빙점 가까이 떨어진 지난 1월 중순 대청호에서 잡힌 블루길을 해부해 본 결과 내장에 소화 중인 먹이가 들어 있는 것이 확인돼 한겨울에도 먹이활동을 하고 있음을 뒷받침했다./자연닷컴

 

습성 및 생활사

잡식성이면서 육식성이 강해 못먹는 것이 거의 없을 정도로 게걸스럽다. 따라서 동·식물성 플랑크톤은 물론 선충류,연체동물,환형동물,십각류,새우류,복족류,부족류,수서곤충류,거머리류,거미류,육상곤충,물고기,물고기알 등을 주로 먹고 심지어 독성이 있는 태형동물까지 먹는다.

 

경우에 따라선 식물체 줄기와 뿌리,씨앗도 서슴없이 먹어치운다. 더욱이 먹잇감이 변변찮은 곳에서는 동족끼리 잡아먹는 공식현상, '카니발니즘'도 볼 수 있다.

 

몸길이가 큰 것일수록 식성은 더욱 게걸스러워 작은 물고기류와 수서곤충류,새우류 등을 집중 포식하며 세력권 안에 다른 물고기가 침입하면 즉시 달려들어 공격하는 습성이 있다. '물속의 난폭자'란 별명은 이같은 습성에서 비롯됐다.

 

산란기는 5월 중순부터 7월까지이며 산란 성기(盛期)는 수온이 22~26도 범위인 6월경이다.

 

산란은 보통 수심 1m 이내의 자갈과 모래가 깔린 하상에서 이뤄진다. 산란기가 되면 수컷은 적당한 산란처를 찾아 깊이 5~25,직경 30~60가량의 산란상(産卵床·둥지)1~2일에 걸쳐 만들고, 그 안에 들어가 암컷을 기다리다 접근하는 암컷이 있으면 독특한 행동으로 유인, 알을 낳도록 유도한다.

 

암컷이 알을 낳으면 곧바로 방정하고 수정 후에는 수컷이 산란상을 지키며 알이 부화돼 자어(仔魚·알에서 금방 부화된 새끼)가 유영할 때까지 보살핀다.(1~2주간)

 

특이한 것은 한 마리의 수컷이 하나의 산란상에 여러 마리의 암컷을 받아들여 산란을 유도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하나의 산란상에는 보통 3만개(4년생 이상의 친어인 경우)나 되는 많은 알이 수컷의 보호를 받으며 부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부화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고 약 40%12~13천개 정도만 자어로 태어난다. 암컷의 포란수는 크기에 따라 1~6만개에 이른다.

 

산란상은 보통 일정 간격을 두고 무리를 이뤄 만들며, 수컷은 부화기간 중 둥지를 지키다 적이 침입하면 필사적으로 대항해 알을 보호한다.

 

왕성한 번식력 : 블루길 암컷은 한 배에 1만~6만개나 되는 알을 가질 만큼 놀라운 번식력을 갖고 있다. 사진은 산란철 암컷의 알집 모양./자연닷컴

 

일반적인 인식

블루길은 현재 중부권에서는 '월남붕어', '넙적붕어', '불거리', 호남권에서는 '넙대기', '납닥붕어', '납주래기', '납재비' 등으로 불린다.

 

또한 대청호에서는 특이하게 최초 방류자의 이름을 따서 'XX 붕어' 혹은 'XXX 고기'로 부르기도 한다.

 

블루길은 당초 식용을 위한 자원조성을 목적으로 들여온 것과는 달리 전국 거의 모든 지역에서 식용화되지 않고 있으며 따라서 이를 전문으로 잡는 어부도 없을 뿐만 아니라 전문 양식장도 없다.

 

다만 육질이 단단하고 감칠 맛이 있어 일부 미식가(?)들에 의해 간혹 횟감 또는 찜용으로 이용될 뿐이다.

 

성장도에 있어서도 원산지인 북미에서는 제법 덩치가 큰 물고기로 알려져 있으나 국내에서는 매우 더디게 자라 도입 40년 가까이 된 오늘날까지도 몸길이가 30를 넘는 개체는 극히 드물고, 크다는 것이 고작 25정도다. 따라서 낚시꾼들마저 달갑지 않게 생각하는 '망나니'로 인식돼 있다.

 

특히 삼각망(정치망)을 쓰는 어부들은 그물안으로 블루길이 먼저 들어가면 다른 물고기가 들어가지 않는다고 여겨 '재수없는 물고기'로 인식하고 있으며, 대부분은 그물에서 수거하지 않고 버리듯 물에 놔주고 있다.

 

그대로 놔주거나 버리는 것은 낚시꾼도 마찬가지다.

 

대청호의 한 어부는 "20년 넘게 블루길을 잡아봤지만 이제껏 단한번도 맛을 보거나 먹어본 적이 없다""토종물고기를 줄어들게 하는 원흉이란 생각을 하면 분통까지 터진다"고 말해 블루길에 대한 혐오감이 적지 않음을 내비쳤다.

 

◆블루길의 확산 원인

블루길의 도입 초기에는 대규모 방류가 확산의 주된 요인이었다. 실례로 1975년에는 진양호에, 76년에는 소양호에, 82년에는 청평호에 각각 5만마리씩이 정부차원에서 방류했고, 80년대 초에는 대청호,옥정호,장성호 등지에 민간 차원의 다량방류가 이뤄졌다.

 

당시의 목적은 앞서 밝혔듯이 자원조성이란 미명 아래에서였다.

 

놀라운 번식력에다 뛰어난 확산전략, 공격력, 게걸스런 식성까지 골고루 겸비한(?) 불루길은, 그렇게 뿌려지듯 국내 호수에 유입돼 '이미 교란돼 있는 댐 환경'과 만나면서 쉽게 적응돼 급속도로 우점화하였고, 이후 이들이 자연적인 이동과 방생 등의 경로를 타고 도미노식으로 번지면서 급기야 전국 수계가 '블루길 천국'으로 둔갑하는 지경에까지 이르게 됐다.

 

국내에서의 치어생산은 이미 84년도에 중단돼 더 이상 자원조성 목적의 다량방류는 이뤄지지 않고 있지만, 홍수시의 자연유하 내지 상류유입, 타어종의 이식과정에서의 동시유입, 낚시꾼들의 인위적 이식 등에 의해 지금도 끊임없이 확산일로에 있고, 또 그로 인한 생태위해성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환경부는 지난 98년 블루길을 환경위해동물로 지정, 자연수계에의 무단 방류 등을 금지하기에 이르렀지만 이미 국내 수중생태계는 '돌아오지 못할 선'을 훨씬 넘어 가뿐 숨을 몰아쉬고 있을 뿐이다./김성식 기자

대적할 상대 없는 대표적 육식 외래어

인위적·자연적 요인 합쳐 급속히 확산

 

[큰입에서 이름 유래] 큰입배스란 명칭은 영명(英名)을 그대로 번역한 것으로 입이 유난히 크기 때문에 붙여졌다./자연닷컴

 

어종별 특성-큰입배스

 

분류학적 의의

큰입배스는 북미가 원산지로 국내에는 19736월 미 루이지애나로부터 3~4크기의 치어 5백마리가 시험양식용으로 도입돼 모습을 선뵀다.

 

블루길과 같이 검정우럭과(Centrachidae)에 속하며 학명은 Micropterus salmoides, 영명은 Large mouth bass이다.

 

큰입배스란 명칭은 영명을 그대로 번역한 것으로, 입이 유난히 크기 때문에 붙여졌다.

 

육식성이기 때문에 아가미갈퀴(새파) 수가 12개밖에 되지 않는다. 옆줄(측선) 비늘수는 58~68.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기(포식) 용이하도록 치설(齒舌)이 발달해 있다. 방향 및 속도 전환이 신속히 이뤄지게끔 몸통이 유선형으로 돼 있고 넓고 강한 꼬리지느러미를 갖고 있어 좁은 공간에서도 오래 머물수 있으며 순간적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곧 큰입배스가 강한 공격성이 있음을 나타내 준다.

 

블루길과 마찬가지로 큰입배스 역시 한 겨울에도 다른 물고기를 잡아먹는 것으로 확인됐다./자연닷컴

 

습성 및 생활사

큰입배스는 물의 흐름이 거의 없거나 느린 곳을 좋아한다. 원산지인 북미에서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에서도 서식한다.

 

식성이 게걸스러워 각종 동물성플랑크톤과 수서곤충의 유충,육상곤충은 물론 어류까지 잡아먹는다.

 

특히 새우류를 좋아하기 때문에 큰입배스가 도입된 수역에서는 새우류가 급속히 사라지게 된다. 새우류는 생태계내에서 청소부 역할을 하므로 이의 급속한 감소는 곧 수질오염을 촉진시킬 가능성이 있다.

 

큰입배스가 물고기를 잡아먹는 동작을 관찰하면 매우 흥미롭다. 일단 먹이감을 발견하면 슬그머니 다가가 잽싸게 공격하는데 처음엔 꼬리부분을 물어 힘이 빠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이내 머리부터 삼켜버린다.

 

이같은 포식행동은 짧게는 0.8초에서 길게는 수분이 걸리기도 한다. 큰입배스가 먹이 사냥할 때의 순간 이동속도는 시속 20~30km로 알려져 있다.

 

육식성답게 청각,시각,미각,촉각,후각이 모두 발달해 있다. 특히 시각이 발달해 맑은 물에서는 10m, 보통의 수질에서는 2~5m까지 볼 수 있다.

 

촉각 역시 발달해 이물질이 먹이 대신 입에 들어왔을 때 0.3초 이내에 내뱉을 수 있을 만큼 예민하다.

 

수명은 대개 10~15년 정도. 산란기는 5~7월이나 6월이 성기(盛期)이다. 산란은 1년에 수차례 하며 어미는 70cm까지 자란다.

 

크기에 따라 다르지만 40~50㎝ 크기인 경우 한 배에 수만개의 알을 실을 만큼 번식력이 뛰어나다./자연닷컴

 

산란기가 되면 수컷은 수심 2m 이하의 모래나 자갈이 깔린 하상에 직경 30~50cm, 깊이 10~15cm 가량의 타원형 산란상(産卵床)을 만든 후 암컷을 유인해 알을 낳도록 한다.

 

암컷은 수초 또는 물에 잠긴 나뭇가지에도 알을 붙여 낳는다. 수정은 산란과 동시에 이뤄지며 이 때부터 수컷은 아무것도 먹지않고 산란상을 지킨다.

 

산란후 암컷 역시 깊은 곳으로 이동해 2~3일간 아무것도 먹지않고 체력을 회복한다.

 

한 마리의 수컷은 여러 마리의 암컷을 유인해 산란행동을 하는데 보통 한 개의 산란상에 수천개에서 1만개까지의 알을 낳아 부화한다.

 

몸길이 1.5cm 정도의 치어때부터 다른 물고기 치어를 잡아먹기 시작해 체장 4~5cm가 되면 잉어류의 치어를 하루에 자기체중의 50%가량 잡아먹을 만큼 치어기부터 생태계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특히 블루길과 마찬가지로 먹이가 없으면 동족끼리 잡아먹는 '카니발리즘'도 보인다.

 

[서서히 다가가 잽싸게 공격]큰입배스는 먹잇감을 발견하면 슬그머니 다가가 잽싸게 공격하는데 먹이사냥할 때의 순간속도는 시속 20~30㎞에 이른다./자연닷컴

 

일반적인 인식

큰입배스는 국내에서 배스,큰입우럭,청쏘가리,민물농어,농어 등으로 불리고 있다.

 

이 종 역시 도입할 당시의 목적은 자원조성을 위한 시험양식용, 다시말해 '식용'이었다. 따라서 도입초기에는 치어를 구입해 가두리 등에서 양식을 시도하는 어가가 꽤 있었다.

 

그러나 얼마 가지못해 타산이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혹은 판로개척의 어려움으로 거의 모든 어가가 양식을 포기한 채 자연수계에 그대로 방류하기에 이르렀다.

 

그후 전국 수계에 확산돼 낚시인, 특히 루어낚시꾼들의 주된 대상어로 인식되면서 '배스 동호회'가 수없이 생겨나는 등 초기의 도입목적과는 동떨어진 '엉뚱한 인기'를 끌고 있다.

 

육식성인 만큼 횟감용으로서의 육질은 쏘가리 버금갈 정도로 우수한 편이어서 현재 일부 음식점에서는 자연산 큰입배스를 특별메뉴(?)로 하는 곳이 있다. 그러나 물에 넣어 끓일 경우 밋밋한 맛때문에 매운탕 거리로는 적합치 않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재 대부분의 전문어업인들은 그물에 이 물고기가 잡히면 불루길처럼 '재수없는 물고기'쯤으로 여겨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 이런 배경에는 이 물고기가 토종어를 마구 잡아먹는데 따른 피해의식이 짙게 깔려있다.

 

큰입배스의 확산원인

도입초기에는 자원조성을 위한 시험 방류가 확산의 주요 원인이었다.그러던 것이 양식실패에 따른 무단 방류로 더욱 빠르게 확산됐고 여기에 더하여 종교적 방생과 루어낚시꾼들의 의도적 이식, 유료낚시터에서의 치어퇴치용 방류 등으로 급속도로 번져나갔다.

 

또한 다른 물고기의 이식과정에서 부수적으로 유입돼 확산한 경우도 적지 않으며 홍수 등 자연적인 확산요인에 의해서도 빠르게 번져나갔다.

 

이렇게 번져나간 큰입배스는 종 자체가 가지고 있는 특성, 즉 강인한 생명력과 월등한 환경적응력, 뛰어난 번식전략, 강한 육식성 등으로 인해 순식간에 도입지의 수중생태계를 점령, 가는 곳마다 '큰입배스 천국'이 돼버렸다.

 

게다가 국내 토종물고기의 황제격인 쏘가리나 가물치보다도 영리해 어느 정도 성장한 개체인 경우 삼중망을 교묘히 피해다니며 투망을 쳐도 쉽게 빠져나가는 등 다량 체포가 어려운 것도 개체수가 줄지않고 느는 이유 중의 하나다./·사진 김성식 기자

본래 바다와 강을 오가는 바다빙엇과 어류

환경 적응력 강해 웬만한 곳에 쉽게 정착

 

빙어의 빠른 확산 : 대표적인 전략어종인 빙어는 계속되는 방류사업으로 전국에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사진은 보은 상궁지의 빙어 낚시객들./자연닷컴

 

어종별 특성-빙어

 

분류학적 의의

빙어는 바다빙어목 바다빙엇과 어류로 본래는 바닷가 연안과 민물()을 오가며 사는 '소하성(溯河性) 2차 담수어'이.

 

여기서 소하성 2차 담수어란 바다에서 살다가 산란을 위해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물고기란 뜻이다.

 

오늘날 남한 지역에서 흔히 볼 수 있게 된 빙어는 일제시대인 19253월 북한의 함남 용흥강 상류에서 채란해 수원 서호와 제천 의림지 등에 이식시킨 것이 정착돼 전국으로 확산된 이른바 '육봉형(陸封型)'이다.

 

육봉형이란 말 그대로 육지에 가둬 정착시킨 종을 뜻한다. 따라서 빙어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위적인 육봉형 어종이자 국가 정책에 의해 이뤄진 최초의 이식어종이다.

 

학명은 'Hypomesus olidus', 영명은 'pond smelt'. 몸길이는 보통 10내외로 큰 개체라 하더라도 20를 넘지 못하는 소형종이다.

 

빙어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물고기와는 달리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 사이에 기름지느러미가 하나 더 달려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은어,연어,송어처럼 빙하시대부터 살아온 냉수성 어종이라는 증표다. 빙어의 ''자가 얼음 빙()자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 얼음처럼 차가운 물을 좋아한다.

 

일본과 사할린,연해주,알래스카,캐나다 서부,미국 등지에도 분포한다.

 

기막힌 생존전략 :냉수성어종인 빙어는 국내 토종어들이 회피하는 생태계의 빈 공간을 차지함으로써 종족을 유지하는 기막힌 생존전략을 갖고 있다./박병기 수중촬영전문가

 

습성 및 생활사

어릴 적에는 보통 동물성 플랑크톤을 주식으로 하나 성장하면서 깔따구 등 소형 곤충을 잡아먹기도 한다.

 

적응력이 강해 탁도와 염도 등의 변화에 잘 견뎌낸다.

 

산란기는 수온이 610도가 되는 34월로 알려져 있으나 제천 의림지와 춘천지역에서는 4월이 산란 성기이고 일본 북해도에서는 4월 중·하순, 사할린에서는 5월 하순에서 6월 초순, 북한 용흥강에서는 3월에서 4월 사이가 주산란기로 알려져 있다.

 

빙어의 산란장소는 호수나 저수지로 연결되는 개울의 얕은 곳(수심 50미만)으로, 바닥에 모래나 자갈이 깔린 곳을 좋아한다.

 

산란과 방정이 가능한 친어(어미물고기)의 몸길이는 보통 6가 넘는 개체들이다.

 

군산수산대 유봉석교수가 운암호에서 산란기 때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몸길이가 89되는 것들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흔히 빙어는 태어난 해에 어미로 자라 알을 낳고 죽는 일년생으로 알려져 있으나 실제로는 2년생이 더 흔하고 어떤 개체는 그 이상인 것들도 있다.

 

공어와 와카사기

일명 '물고기 할아버지'라 불리는 최기철박사(서울대 명예교수)에 의하면 빙어는 지역에 따라 공어(충북 대전 전북 전남 양구),메르치(수원),멸치(완주),민물멸치(완주),방아(양구 철원),뱅어(속초),병어(화천 광주),벵어(제천 양구 화천 고양 고창),보리붕어(보령),빙어(충남·북 강원 전남 전북 광주),아까사끼(밀양),아까새끼(정읍),오까사끼(밀양),은어(완주),핑어(충주),해피(양양) 등으로 불리고 있다.

 

이중 공어는 일제 때 표준어 행세를 했던 것이 오늘날까지 사용되고 있는 말이며 현재 중국의 통용어이기도 하다.

 

아까사끼,아까새끼,오까사끼는 일본말 와카사기(wakasagi)가 와전된 것이다. 여기서 유의해야 할 것은 그동안 일본산 와카사기와 우리의 빙어가 같은 종으로 알려져 왔으나 최근 동종이 아니라는 것이 밝혀진 점이다.

 

따라서 최박사는 우리의 빙어를 굳이 일본말로 부르자면 '이시카리 와카사기(ishikari wakasagi)'라고 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육봉형(陸封型) 빙어: 본래 빙어는 바다연안에 살다가 산란기에 강으로 거슬러 올라가 번식하던 물고기였으나 일제때 육봉형으로 개발돼 정착됐다./자연닷컴

 

빙어의 확산원인

국내어종의 전반적인 감소 추세에도 불구하고 빙어가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있는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빙어의 적응성이 탁월한 것에서 찾을 수 있다.

 

흔히 섭시 410도의 저수온과 2급수 이상의 수질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환경적응력이 강해 웬만한 저수지나 호수에 쉽게 적응하는 습성이 있다.

 

빙어는 특히 냉수성이기 때문에 오히려 기존 생태계에 더욱 쉽게 정착하는 아이러니를 갖고 있다. , 차가운 물을 좋아하기 때문에 다른 물고기들이 회피하는 생태계의 빈 공간을 쉽사리 차지해 살아가고 있다.

 

다시말해 빙어는 외부로부터 이식된 '손님'이지만 다른 물고기가 꺼리는 곳을 주서식처로 삼기 때문에 여름에는 수온이 10도 이내로 유지되는 깊은 수심을 찾아가고 겨울에는 반대로 다른 물고기들(대부분의 토착어종들)이 동면처로 삼는 깊은 수심을 벗어나 얕은 곳에서 활동함으로써 살아남는 '기막힌 생존전략'을 갖고 있는 것이다.

 

또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략어종이자 경제성 어종으로 각광을 받으면서 각 지자체 및 단체, 심지어 개인들까지 앞을 다투어 방류사업을 펼치고 있는 것도 빙어의 서식지가 날로 늘어가고 있는 이유중의 하나다.

 

하지만 이같은 빙어도 외국으로부터 들여온 육식성 귀화어종(이들 또한 넓은 의미의 이식어종임) 앞에서는 맥을 못추고 잡혀먹히는 나약한 존재에 불과하니 이 또한 아니러니가 아닐 수 없다.

 

, 겨울잠도 자지 않고 일년 연중 섭식활동을 하는 블루길과 큰입배스 등 외래 포식자들로부터는 늘 쫓기며 희생되는 '먹이역할'을 하고 있다.

 

물론 끄리와 같은 국내 육식성 토종어에 의해서도 잡혀먹히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인해 대청호와 같은 일부 오래된 이식처에서는 갈수록 빙어 숫자가 줄어들고 있다./김성식기자

 

 

1960~70년대까지 정부 주도 아래 '의도적으로 도입'

이후 자연적 확산에 인위적 확산까지 겹쳐 급속 확산

 

'잠자지 않는 폭군' : 큰입배스(사진)와 같은 일부 귀화어종은 겨울철에도 동면하지 않고 토종어종을 잡아먹음으로써 수중생태계의 균형을 망가뜨리고 있다./자연닷컴

 

이식 목적과 경로

우리나라에 있어서 196070년대까지의 어류 이식(국내 어종의 국내 이식과 외국 어종의 국내 도입을 모두 포함)은 정부 주도 아래 공식적으로 이뤄진 '의도적 도입'이 주를 이룬다.

 

일제시대 이후의 빙어 방류 사업이 그렇고, 196070년대 단백질 자원의 확보란 명목 아래 추진된 외국 어종의 도입 사업 역시 그렇다. 당시의 가장 큰 이식 목적은 내수면 어자원을 늘리는 일이었다.

 

특히 외국어종의 경우 내수면 어자원 증강이란 커다란 목적 아래 양식용과 낚시터 방류용과 같은 상업용(주로 식용)으로 들여온 것이 대부분이고 일부는 조류 및 수초 제거용, 관상용, 실험용으로 들여왔다.

 

양식과 낚시터 방류용으로 들여온 외래어는 불루길 큰입배스 이스라엘잉어 떡붕어 무지개송어 찬넬메기 등이고 조류 및 수초 제거용으로는 초어와 백련어가, 관상용으로는 금붕어 비단잉어 자이안트구피 등이, 실험용으로는 금빛황어와 각종 송어류가 도입됐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잉어는 공적이 아닌 사적인 양식목적에 의해 국내에 도입된 첫 케이스다.

 

1990년대 말 이후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는 '중국산(중국붕어 잉붕어 향붕어 붕잉어 등)'의 수입은 대부분 식용과 낚시터 방류용인데 이는 사적인 목적에 의한 의도적 도입에 속한다.

 

외국어종의 도입 경로는 196070년대의 경우 대부분 미국을 통한 직도입 내지 일본과 대만을 경유한 간접도입으로 이뤄졌다. 어종별로는 중국산 초어와 백련어가 1963년 일본과 대만을 통해 들여와져 그해 낙동강과 소양호에 방류됐고, 태평양 산인 무지개송어는 1965년 미국과 일본을 통해 수정란 상태로 도입돼 곧바로 파로호에 이식됐으며 북미산 블루길은 1969년 일본 오사카 담수어시험장에서 치어를 기증받아 진양·소양·청평호에 방류됐다.

 

일본산 떡붕어 또한 일본 오사카 담수어시험장이 1970년에 기증한 치어를 1980년대 청평호와 소양호에 방류한 것이 최초 도입경로이며 북미산 큰입배스는 1973년 미국에서 직도입해 조종천 등지에 방류한 것이 첫 사례다. 찬넬메기(북미산)1972년 미국과 일본을 통해 국내 모대학이 처음 들여와 양식한 것이 최초 도입 사례이다.

 

새로운 손님 '은어' : 대청호에는 최근 방류한 은어가 치어를 다량 생산함으로써 수중생태계에 '새로운 침입자' 역할을 하고 있다./자연닷컴

 

국내 확산 경로

 

국내에 이식된 어류(국내어종 및 외국 어종)가 각 수계로 번져나가게 된 경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호수에 방류된 물고기가 홍수시 수류를 타고 강 아래로 유하하거나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 전 수계에 번진 자연적 확산 과정이고, 다른 하나는 행정관청 또는 단체, 개인 등이 각각의 목적에 따라 확산시킨 인위적인 경로가 있다.

 

인위적인 확산경로는 또 어자원 증강을 위한 방류사업, 낚시용 방류, 종교적 방생과 같은 의도적 확산과정과 다른 물고기의 이식과정에서 휩쓸려 들어간 경우, 양식장 가두리 수족관에서 이탈한 경우, 낚시 살림망에서 이탈한 경우와 같은 비의도적 확산이 있다.

 

 

북미산 블루길: 블루길은 본래 북미 원산이나 1969년 일본으로부터 기증받아 국내에 첫 도입된 후 전국 각 수계로 급속히 확산했다./자연닷컴

그러나 이같은 확산경로는 대부분 복합적으로 이뤄져 이식어종의 확산을 더욱 빠르게 진행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외래 어종인 큰입배스의 경우 어느 한 호수에 이식했다고 해서 줄곧 그곳에만 서식 분포하는 것이 아니라 장마철 홍수를 타고 같은 수계의 전 수역으로 점점 번져나가거나 낚시동호인들의 도미노식 방류(이곳저곳을 옮겨다니며 계속해서 이식시키는 행위), 종교적 방생 등을 통해 전국으로 확산돼 가고 있다.

 

또 대청호와 같은 대규모 인공호수의 경우 관할 지자체와 수자원공사, 지역어민 등이 각각의 계획에 따라 여러 어종의 방류사업을 벌이고 있는데다 낚시객(: 배스동호회)은 낚시객 대로, 종교인들은 종교인 대로 방류 및 방생을 계속해오고 있는 등 이식어종의 확산경로가 다양하다.

 

대청호에는 그동안 국내 이식어종인 빙어와 외래어종인 큰입배스 블루길 초어 백련어 등이 크게 확산돼 왔는데 최근들어서는 옥천군 등 지자체가 방류한 은어가 지난해 가을 첫 산란, 정착단계에 들어감으로써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글 사진=김성식기자

 

도입 30년만에 생태적 연구 시작

1990년 전후해 외래어 크게 확산

 

큰입배스 치어  :  국내 수계에 완전 정착된 큰입배스는 매년 산란을 거듭하며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  사진은 대청호서 잡힌 큰입배스 치어들./자연닷컴

국내 연구 동향 및 실태

 

지금까지 이식어종(국내어종과 외국어종을 모두 포함) 전반에 걸친 국내 연구사례는 거의 없다.

 

특히 빙어 은어 뱀장어와 같은 '국내 어종의 국내 이식' 사례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는 전무한 상태다. 다시말해 물고기를 가져다 대량으로 방류만 해왔지 그것이 가져올 수 있는 생태변화 등 각종 영향에 대한 사전·사후 관리 차원의 연구 조사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외래어종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연구 역시 극히 빈약한 수준이다.

 

1980년대 중반까지는 조사 및 연구 사례가 아예 없다.

 

1980년대 후반에 가서야 비로소 외래어종의 출현 기록이 단편적으로 보이기 시작했을 뿐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수계인 한강의 예를 들어보자.

 

195880년까지 이뤄진 어류조사의 목록을 보면 외래어종이 단 한 종도 출현했다는 언급이 없다. 이 때까지만 해도 한강에서의 외래어종 잠식율이 낮았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가능하지만 그 보다는 외래어종에 대한 관심이 그 만큼 적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그 때만 해도 이미 외래어종이 한강수계에 어느 정도 확산된 시기였기 때문이다.

 

기록을 보면 초어와 백련어는 1963년에, 무지개송어는 1965년에, 블루길은 1976년에 이미 한강수계에 다량 방류돼 있었다.

 

귀화어종 블루길: 블루길이 유입된 수역은 수년 내 우점종이 바뀔 정도로 생태계가 쉽게 망가진다 . 사진은 대청호 어부들의 그물에 잡힌 블루길들./자연닷컴

 

국내 어류조사의 기록상 외래어종이 공식적으로 출현하기 시작한 것은 1986년에 이르러서다. 당시 환경청이 실시한 '1986 전국 주요 생태계조사'에 총 12종의 외래어가 처음으로 기록된 것이다.

 

외래어종이 국내에 첫 도입된 지 무려 23년이 지나서야 관심의 대상이 됐음을 알 수 있다.

 

첫 기록된 12종의 외래어종은 금붕어 금잉어 비단잉어 유럽잉어(이스라엘잉어) 은연어 무지개송어 떡붕어 초어 대두어 백련어 배스(큰입배스) 블루길 등이다.

 

그로부터 5년 뒤인 1991년 실시된 한 조사(전국 대상)에서는 이 12종의 외래어종 외에 찬넬메기(붕메기)와 틸라피아(역돔)가 추가 기록됐다.

 

충청권 수계에 대한 첫 기록은 서원대 손영목교수(과학교육과)19909월 대청호 중심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어류조사로서, 블루길과 찬넬메기 무지개송어 백련어 등 4종의 외래어가 소수(개체수 대비 15%의 상대 출현도) 출현했다고 보고돼 있다.

 

국내 어류조사에서 외래어종이 우세 또는 우점종으로 보고되기 시작한 시기는 1990년이다. 당시 환경처가 실시한 팔당호 조사 결과 큰입배스와 블루길이 전 지역에 우세하게 출현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이로 보아 우리나라에서는 적어도 이 시기를 전후 해 외래어종이 크게 확산됐음을 추정할 수 있다.

 

외래어종의 유입에 따른 국내 어류상의 변화와 우점어종의 천이(遷移 : 시간의 경과에 따라 생물군집이 변해가는 현상), 생태 위해성, 관리방안 등에 관해 단편적이나마 연구 조사하기 시작한 시기는 1990년대 초이다.

 

, 19945년부터 서원대 손영목교수 등 일부 어류학자들이 큰입배스 블루길 찬넬메기 초어 백련어와 같은 외래어종들의 기본적인 생태특성과 유입에 따른 문제점(생물군집 및 수질 변화 등), 제도적 관리방안에 관한 단편적인 연구 보고서를 내놓기 시작한 것이다.

 

도입에 따른 국내 수중생태계의 변화 등에 관한 아무런 사전 연구 및 사례조사도 실시하지 않은 채 무분별하게 들여온 외래어종이 도입 후에도 무려 30년이 지나서야 생태학적 연구·조사 대상이 된 것이다.

 

1990년대 초의 대청호: 대청호에 유입된 큰입배스는 처음엔 가두리양식장(사진)에서 양식됐으나 경제성이 없다는 이유로 전량 무단 방류돼 전역으로 번져나갔다./자연닷컴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격이지만 외래어종을 국내에 들여오기 전에 철저한 사전 연구 및 사례 조사를 실시한 후 그에 따른 어종 선택과 사후 관리대책 마련을 서둘렀더라면 현재와 같이 어디를 가나 '외래어 천지'라는 최악의 상황은 되지 않았을 것이란 지적을 해본다.

 

하기야 이런 씻지 못할 과오를 관계당국과 학계는 그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겠지만 지금도 이식승인서 한 장이면 되는 손쉬운 절차와 방법으로 수많은 양의 외국 물고기들이 국내로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이것이 우리나라의 생태 현실이고 어두운 미래이다./글 사진 김성식기자

 

 

자연수계 적응한 국내 外來魚 20여종

중국 수입 교잡 어종 현재 정착 단계

 

'초대형 이스라엘잉어(향어)' : 비교적 이른 시기에 국내에 유입돼 정착된 이스라엘잉어(일명 향어)는 대부분 초대형으로 자라 나 있다. 사진은 최근 대청호에서 잡힌 체장 98㎝, 몸무게 22㎏짜리 초대형 이스라엘잉어./자연닷컴

 

관련 용어 해설

 

현재 국내에는 물고기 이식과 관련해 여러 용어가 혼용되거나 잘못 쓰이는 경우가 많다. 이는 각각의 용어에 대한 구분이 인위적인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부 용어의 경우 개념 정립이 매우 모호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부분의 사람들은 외래어종과 귀화어종이 서로 같은 의미로 알고 있는 수가 많으며 이주어종과 이식어종 또한 같은 용어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토착어종과 고유어종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 용어는 엄연히 구분해 사용해야 할 만큼 각각 다른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특히 이식 어종이 국내 생태계에 끼친 영향에 대해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들 용어에 대한 정확한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관련 용어에 대한 정의를 내려보면 다음과 같다. 한 가지 유의해야 할 것은 여기에서의 한국에는 섬지역을 포함한 남북한 전 수역이 모두 포함된다는 점이다.

 

1)고유어종 : 오래 전부터 한국 혹은 한국내 특정 수계에만 서식하여 번식하는 어종으로 특산어종과 유사한 개념이다. 어름치 쉬리 중고기 치리 돌마자 동사리 등은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에만 사는 한국 고유어종(한국 특산어종)이며 꼬치동자개는 한국 고유어종 중에서도 낙동강 수계에만 사는 낙동강 고유어종(낙동강 특산어종)이고 미호종개는 한국 고유어종 중에서도 금강 일부 수계에만 사는 금강 고유어종(금강 특산어종)이다.

 

'한국 고유어종 어름치' : 어름치와 같이 오래 전부터 한국 혹은 한국 내 수계에 서식하여 번식하는 물고기를 한국 고유어종이라 한다./자연닷컴

 

2)토착어종 : 과거부터 한국 혹은 한국내 특정 수계에 서식하여 번식하는 어종이다. 고유어종과는 달리 종 자체는 다른 나라에도 서식하는 어종으로 우리나라에서는 흔히 국내 토착어종을 토종으로 부르고 있다. 예를 들어 붕어 잉어는 중국에도 있지만 우리나라에 오래전부터 토착해 서식하는 붕어 잉어를 특히 토종붕어 토종잉어로 부르는 경향이 있다. 반면 중국 쪽에서는 예부터 중국내에 토착해 서식하는 붕어나 잉어를 토착어종으로 부른다.

 

3)비토착어종 : 한국 혹은 한국내 특정수계에 새롭게 유입된 어종을 말한다. 쉽게 말해 국내 수계에 유입됐으나 아직 토착되지 않은 어종을 일컫는다.

 

4)이식 어종 : 본래 한국내 다른 수계에 살던 물고기를 의도적으로 특정수계에 도입시킨 종을 말한다. 대표적인 어종으로 빙어를 들 수 있다.

 

5)이주 어종 : 본래 한국내 특정 수계에 살던 물고기가 기후 혹은 생태적 특성, 자연적인 수계 변동 등에 의해 다른 수계로 이동한 종을 말한다. 물고기의 이동 자체가 자연적인 현상이란 점에서 사람이 의도적으로 이동시킨 이식어종과는 의미가 다르다.

 

6)도입어종 : 다른 나라에서 한국으로, 또는 한국내 다른 수계에서 특정 수계로 의도적 혹은 비의도적으로 유입된 어종을 말한다.

 

7)외래어종 : 한국 내에 존재하는 물고기 가운데 외국으로부터 유입된 모든 어종을 말한다. 각종 열대어와 비단잉어 금붕어는 물론 다음에 설명하는 모든 귀화어종을 포함한다.

 

8)귀화어종 : 한국 혹은 한국내 특정수계로 도입된 외래어종 중 도입지의 자연 수계(환경)에 적응하여 번식이 원만히 이뤄지는 어종을 뜻한다. 따라서 도입지의 자연수계에 적응은 됐으나 자연번식이 아예 이뤄지지 않거나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어종은 엄격한 의미에서의 귀화어종이 아니다. 대청댐과 같은 인공저수지에서 가끔 발견되는 비단잉어나 무지개송어, 향어 등이 이에 속한다.

 

 

'금붕어와 블루길': 현재 국내 수계에는 금붕어 같은 관상용 외래어종들이 가끔 발견되나 이들은 자연번식이 이뤄지지 않는 등 완전 귀화 어종은 아니다./자연닷컴

외래·귀화어종의 적용 범위

 

국내에 도입된 외래어종이라고 해서 모든 종이 자연수계에 유입돼 적응되는 것은 아니다.

 

각 종의 도입 목적이 있듯이 열대어를 비롯한 대부분의 관상어는 취급범위가 실내나 연못 등에 제한돼 있는 데다 본래의 생태적 특성상 자연수역에서는 잘 적응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연수계에 유입된 경우라도 적응단계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비록 자연수계에 적응이 된다 하더라도 완전한 귀화(자연번식이 원만히 이뤄지는 상태)가 이뤄지지 않는 한 한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와 같은 이유로 현재 남한의 자연수계에서 발견되는 외래어종은 약 20여종 뿐이다. 더욱이 이들 가운데에서도 대부분은 양식장 등 제한수역에서 길러지는 양식어종이거나 실험용이고 자연수역에 적응해 전국으로 확산된, 즉 생태학상 진정한 의미의 외래어종은 초어 백련어 떡붕어(주걱붕어) 이스라엘잉어(향어) 블루(파랑볼우럭,일명 월남붕어) 큰입배스(큰입우럭,일명 민물농어) 찬넬메기(붕메기) 무지개송어 중국붕어(일명 자장붕어) 잉붕어 향붕어 붕잉어 등이다.

 

이들 외래어종 중 비교적 이른 시기에 자연수계로 유입된 초어와 백련어는 자연수계에서는 번식이 잘 이뤄지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이스라엘잉어 또한 자연번식력이 약해 완전한 귀화어종으로는 볼 수 없다는 게 학계의 통설이다.

 

찬넬메기 무지개송어 역시 자연수계에서의 재생산은 아직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들 외래어종은 그동안 계속된 방류와 양식으로 이미 국내 전 수역에 확산돼 있는 생태위해종들이다.

 

현재 자연수역에서 왕성한 번식력으로 계속 확산 일로에 있는 종은 떡붕어 블루길 큰입배스 중국붕어 등으로 이들이 현재로선 국내의 대표적인 귀화어종이라 할 수 있다.

 

비교적 최근에 중국으로부터 도입되기 시작한 잉붕어 향붕어 붕잉어 등의 교잡종들은 아직 귀화여부가 불투명하나 이들의 생태적 특성상 머지않은 장래에 국내 수계에 적응해 수중생태계를 크게 교란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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