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태형질 분석결과 역시 대청호산 '잡종 희나리'는 떡붕어와 유사

 [토종은 급감 잡종은 급증] 대청호에 외래어종 떡붕어가 유입된 이후 토종붕어의 개체수는 급격히 줄고 있는 반면 떡붕어와 토종붕어 사이의 잡종붕어(일명 희나리)는 그 수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자연닷컴  

 

[외래어종 떡붕어] 대청호에 유입된 떡붕어의 모습. 몸통 높이(체고)가 토종 붕어에 비해 월등히 높다./자연닷컴


형태학적 형질분석 결과

(가)형태학적 형질분석이란

 

전편에 설명한 순천향대학교 방인철 교수팀(해양생명공학과)의 분자계통학적 분류는 '염색체의 핵형분석, 적혈구의 세포크기 조사, DNA 함량조사의 세포유전학적 연구 및 AFLP(Amplified Fragment Length Polyorphism) 방법 등을 통해 각 종의 유전적 다양성을 조사하는 연구방법'이었다.

이에 비해 서원대학교 손영목 교수팀(과학교육과·어류분류학)이 이번 조사에서 동시 진행한 형태학적 형질분석(형태형질 분석)은 쉽게 말해 '측선 비늘 수(옆줄 비늘 수), 새파 수(아가미 갈퀴 수), 각 지느러미 수, 체고(몸높이), 문장(주둥치 길이) 등 각 종의 형태적 특징을 나타내는 여러 형질들을 비교 분석해 종 특성을 가려내는 연구방법'이다.

연구분석에 사용된 물고기(붕어류) 시료들은 전편에 소개한 대로 3월 하순 채집한 대청호산 붕어류들로, 편의상 4군집(상·하류의 토종붕어, 떡붕어, 일명 희나리 각 15마리)으로 나누어 포르말린 수용액에 고정한 후 손 박사팀에 조사를 의뢰했다.

 

청원 문의 쪽 대청호 하류에서 채집된 토종붕어는 토종A, 옥천지역 대청호 상류 쪽에서 채집한 토종붕어는 토종B로 나타냈다. 

(나)분석 내용

 

외래어종인 떡붕어가 국내 토종붕어와 외견상 가장 큰 형태학적 특징은 우선 체장(머리끝 부분부터 꼬리지느러미 시작부위까지의 길이)에 비해 체고(몸높이)가 유난히 높은 반면 꼬리자루 높이(미병고=꼬리쪽 몸통의 가장 낮은 부위의 높이)는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다. 

다시 말해 떡붕어는 얼핏보기에도 '주걱'처럼 몸통 쪽의 높이는 높은 반면 꼬리 쪽은 유난히 낮은 데 반해 토종붕어는 거의 균형잡힌 유선형의 모습을 하고 있다. 

이들과는 대조적으로 또 대청호에서 산출되는 일명 희나리로 불리는 붕어류는 이들 붕어의 특징을 함께 갖고 있거나 조금씩 다른 모습을 하고 있다.

 

대청호산 붕어류의 형태형질 비교분석 자료./자연닷컴(서원대학교 손영목 교수 제공)



이번 형태학적 분류에서는 이 같은 차이점을 비롯해 총 34가지의 형태형질에 대한 비교분석<도표-1, 2, 3 참고>을 통해 각 종의 특성을 밝히고, 나아가 대청호산 희나리의 '토종붕어·떡붕어 간 잡종 여부'를 규명하는 데 초점을 두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우선 <도표-1, 2, 3>에 나타나 있듯이 토종붕어와 떡붕어, 그리고 희나리로 불리는 붕어류가 각각 형태적으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도표-2>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체장에 대한 체고의 비율에 있어서는 떡붕어가 43.1로 가장 높게 나타나고 그 다음은 희나리(39.6), 토종붕어(평균 39.35) 순으로 나타난 반면 체장에 대한 미병고(꼬리자루 높이)의 비율은 희나리(19.5), 토종붕어(평균 15.8), 떡붕어(15.3)의 순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앞서 설명한 떡붕어와 토종붕어의 전반적인 외형의 차이점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청호산 희나리의 외형상 특징을 대변해 준다고 할 수 있다.

또 체장에 대한 두장(머리길이)의 비율은 떡붕어(26.5)가 가장 높고 그 다음은 토종붕어(평균 24.5), 희나리(15.4) 순으로 나타났다. 여기서 한 가지 특이한 것은 희나리의 두장/체장비가 다른 붕어에 비해 월등히 낮다는 점이다. 이는 곧 희나리의 머리길이가 몸길이에 비해 유난히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체장에 대한 미병장(꼬리자루 길이)의 비율은 떡붕어(20.9), 희나리(18.4), 토종붕어(평균 16.3)의 순으로 나타나 토종붕어에 비해 떡붕어와 희나리의 꼬리자루가 비교적 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반면 체장에 대한 등기점(머리 앞쪽부터 등지느러미 기점까지 거리)의 비율은 토종붕어(평균 42.65), 희나리(42.1), 떡붕어(40.5) 순으로 낮아져  체고/체장비와 비슷한 양상을 띠었다.

머리 길이(두장)에 대한 눈의 직경(안경) 비율, 즉 머리 길이와 비교한 눈의 크기는 토종붕어가 가장 크고 떡붕어와 희나리는 그보다는 약간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떡붕어와 희나리는 거의 비슷하게 분석됐다.

다음은 갯수로 비교하는 형질분석 내용<도표-3>이다. 우선 측선 비늘 수(옆줄 비늘 수)를 보면 희나리가 31.2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은 떡붕어 30.9개, 토종 30.6개로 분석됐다. 

이에 비해 측선 상부 비늘 수(등지느러미 기부에서 옆줄로 이어지는 비늘 수)는 토종붕어(6.25개), 떡붕어(6.0개), 희나리(5.9개)로 나타나 대조를 보였다.

측선 하부 비늘 수(뒷지느러미 기부에서 옆줄로 이어지는 비늘 수)는 토종붕어(5.1개), 희나리(5.0개), 떡붕어(4.8개) 순으로 조사됐다.

먹이 생태와 가장 연관이 깊은 새파 수(아가미 갈퀴 수)는 떡붕어가 95.3개로 토종붕어(47.8개)보다 약 2배가량 많은 것으로 나타나 가장 뚜렷한 종 특성을 나타냈다. 또한 희나리의 새파 수 역시 82개나 돼 토종붕어보다 훨씬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새파 수가 많다는 것은 결국 먹이를 걸러내는 아가미 속 구조가 촘촘하게 돼 있다는 것을 뜻하므로, 플랑크톤과 같은 작은 먹이를 잘 잡아먹거나 유기물 등을 잘 걸러먹을 수 있게끔 구조가 돼 있음을 설명해 준다.

지느러미 수에 있어서는 가슴지느러미의 경우 희나리가 가장 많은 16.2개로 나타났고 토종붕어는 15.9개, 떡붕어는 15.4개로 분석됐다. 뒷지느러미 수는 토종붕어가 5.95개, 떡붕어가 5.7개, 희나리가 5.6개로 분석됐고  등지느러미 수는 희나리 17.8개, 떡붕어 17.4개, 토종붕어 16.85개로 조사됐다.

연구·분석을 실시한 손 교수는 "<도표-1, 2, 3>에 나타난 바와 같이 토종붕어와 떡붕어, 대청호산 희나리는 전반적인 형태형질 분석 결과에 있어 각각 상당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며 "특히 대청호에서 산출되는 희나리라는 붕어류는 토종붕어와 떡붕어의 중간형질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아 이들간의 잡종임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손 박사는 또 "대청호산 희나리의 형태형질 중 새파 수가 많고 체장에 대한 미병장 및 미병고의 비율이 비교적 높게 나타나는 등 여러 분석결과로 볼 때 대청호산 희나리는 토종붕어보다는 떡붕어 쪽에 가까운 형태형질을 띠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청호의 '희나리' 붕어를 밝힌다

 

 [대청호産 '희나리'] 충청투데이 취재팀(팀장 김성식 기자)의 의뢰로 실시된 이번 조사결과 대청호산 희나리는 토종붕어와 외래종인 떡붕어 사이의 잡종붕어임이 최초로 밝혀졌다./자연닷컴 

조사배경

 

자연상태에서 토종어종과 외래어종 간의 이종(異種) 교배는 가능한가. 

가능하다면, 그로 인해 태어난 '잡종(hybrid)'은 토종과 외래 어종 중 어느 쪽의 유전형질을 더 많이 갖고 태어날까. 

대청호에 외래어종 떡붕어가 유입된 직후부터 나타나고 있는 일명 '희나리'로 불리는 종(種) 불명의 붕어류는 과연 실체가 무엇일까.

 

외래어종의 유입 이후 토종붕어의 개체 수는 어떻게 변하고 떡붕어와 일명 희나리로 불리는 붕어류의 생태계 점유율은 어떻게 나타나고 있을까. 

<사진1>[붕어의 유전자 밴드] 대청호산 붕어 3종류의 유전자 밴드 배열 사진으로, 오른쪽 1~5열까지는 떡붕어, 6~9열까지는 희나리, 10~16열까지는 토종붕어의 밴드배열이다./자연닷컴(순천향대학교 방인철 교수 제공) 


혹시 희나리란 붕어류가 토종 붕어와 외래어종 떡붕어 사이에 태어난 잡종은 아닌가.

이같은 의문은 취재 기자로 하여금 '한국 어류 이식 80년…' 시리즈를 기획하게 한 외래어종과 관련된 각종 의문들이다.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서두에 밝혔듯이 '한국 어류 이식 80년…' 시리즈의 주된 기획 의도는 외래어종을 포함한 각종 이식어종이 생태계에 미친 영향을 집중 조명하는 것이었으며, 이 중 특히 '외래어종에 의한 잡종 형성 여부의 실제적 규명'이 가장 큰 테마였다.

기실 외래어종에 의한 잡종 형성 여부는 1920년대 일본으로부터 대화(야마토) 잉어가 처음 도입(빙어 이식사업 시작 시기보다 약간 늦은 시기)된 이후부터 지금까지, 특히 외래어종이 본격 도입되기 시작한 1960~1970년대 이후 지금까지 줄곧 제기돼 온 '공공연한 우려이자 의문'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우려와 의문에도 불구하고 잡종 형성 여부에 관한 체계적인 규명작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채, 그동안 외래어종을 비롯한 각종 어류들이 내수면 어자원 증식이란 미명 아래 꾸준히 도입·이식돼 오늘에 이르렀다.

이에 충청투데이 '한국 어류이식 80년…' 시리즈 취재팀은 물고기 집중 방생 및 방류철을 앞두고 외래어종의 무분별한 방생 및 방류가 가져올 수 있는 생태계의 영향 분석과 그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기 위해 지난 3월부터 대청호를 대상으로 '잡종 추적'에 들어갔다.

조사 대상어로는 신생대 3기에 출현해 수백만년 동안 한반도 수중생태계를 지켜온 터줏대감으로서 국내 물고기의 대표종인 붕어류를 설정했다. 붕어류를 설정한 이유 중의 하나는 '대청호의 희나리'에 관한 집중 분석을 통해 외래 · 토종어간 잡종 여부를 파헤치기 위한 것이었다.  

국내 자연상태에서 이뤄진 '토종 붕어와 외래어종 떡붕어 간의 잡종 형성 여부'에 대해 실제 관련 학자들이 참여한 가운데 학술적·전문적 규명작업이 동시 시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조사과정

 

이번 조사는 대청호산 붕어류의 ▲형태형질 분석 및 분자계통학적 분석을 통한 각각의 종(種) 특성과 유전적 유사도 조사와 함께 ▲각 종별 출현율 및 생태계 점유율을 동시 분석하는 방법으로 진행됐다. 

형태형질분석은 어류 분류에서 가장 기본적으로 행해지는 분석방법으로 옆줄비늘 수, 지느러미 수 등 각종 형태형질을 비교 분석하여 종 특성을 밝혀내는 것이며, 분자계통학적 분석은 유전자형질 분석 등과 같은 고도의 분석기법을 통해 종간 유사도 및 종 특성 등을 밝혀내는 보다 현대화된 기법이다.

이 두가지 분석을 통해서는 토종 붕어와 외래종인 떡붕어의 종 특성을 재확인하고, 나아가 일명 희나리라고 불리는 종 불명 어류의 특성을 밝혀내 토종 및 외래어종과의 유전적 관계를 규명함으로써 최종적으로 잡종 여부를 밝혀내고자 했다.

또한 각 종별 출현율 및 생태계 점유율 조사를 통해서는 각 종별 생태적 지위를 밝혀내 외래어종이 현재의 생태계 내에서 유전적으로 얼마나 잠식해 들어왔느냐를 밝혀내는 작업을 시도했다.

취재팀은 이 같은 일련의 조사를 수행하기 위해 우선 대청호 주변 현지 어부 6명(상·중·하류 각 2명씩)을 섭외, 해빙이 끝난 지난 3월 초부터 5월 초까지 취재팀과 공동으로 총 20회에 걸쳐 채집작업에 들어갔다.  

<그림1> [대청호산 붕어류의 유사도] 그림 아래부분의 D1~5는 떡붕어, H1~4는 대청호산 희나리, T1~7은 토종붕어를 나타내며, 오른쪽의 숫자 0.2~1은 각 종간의 유전적 거리를 나타내 준다.  붕어류는 토종 붕어 2군집(상류 1, 하류 1)과 떡붕어 1군집, 희나리로 불리는 붕어류 1군집 등 총 4군집으로 나누어 각각의 채집 개체 수를 집계, 출현율 등을 분석했다./자연닷컴(순천향대학교 방인철 교수 제공) 

이와 함께 지난 3월 하순 채집된 일부 표본 시료(상·하류의 토종 붕어, 떡붕어, 일명 희나리 등 4군집의 붕어류 각 5~16개체에서 꼬리지느러미 1㎠씩을 적출, 100% 에탄올에 담가 시료를 만들고, 몸체는 포르말린 수용액에 담아 시료를 만듦)를 4월 초에 순천향대학교 방인철 교수(해양생명공학과·분자계통학)팀과 서원대학교 손영목 교수(과학교육과·어류분류학)팀에 각각 전달, 분석을 의뢰했다.

 

순천향대학교 방인철 교수./자연닷컴
서원대학교 손영목 교수./자연닷컴

분자계통학적 분석 결과

 

순천향대학교 방인철 교수팀이 분자계통학적 분석을 통해 얻어낸 각 종별 '유전적 거리'를 근거로 유사도<그림-1>를 그린 결과 ▲떡붕어와 대청호산 희나리 사이의 유전적 유사도는 0.74로 나타났으며, ▲떡붕어와 대청호산 희나리를 한데 묶은 곳으로부터 토종 붕어까지의 유전적 유사도는 0.50으로 조사됐다.

유사도 그림 위의 숫자(0.2∼1)는 이 같은 관계를 나타내 주는 것으로, 유사도가 높을수록, 다시 말해 숫자가 1에 근접할수록 같은 계통이거나 같은 종일 확률이 높은 반면 유사도가 낮을수록(숫자가 낮을수록) 계통이 다르거나 종이 다르다는 것을 나타내 준다.

따라서 떡붕어와 대청호산 희나리는 유전적으로 상당히 가까우나 그렇다고 완전히 같은 종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으며, 이들과 토종 붕어는 유전적으로 상당히 멀게 나타나 완전히 다른 종으로 나타났다.

유전자 밴드<사진-1> 분석에서도 이와 비슷한 결과가 나타났다.

밴드사진에서 오른쪽 1열부터 5열까지는 떡붕어, 6열부터 9열까지는 대청호산 희나리, 10열부터 16열까지는 토종 붕어(상·하류 1·2군집 통합)의 유전자 배열을 나타내 준다.

여기서 한가지 관심을 끄는 것은 오른쪽 1∼9번째 열까지의 밴드(떡붕어와 희나리)와 오른쪽에서 7∼16번 열(맨 왼쪽 열)까지의 밴드(토종 붕어) 패턴이 상당히 다르게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토종 붕어만이 유독 다른 밴드패턴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또한 대청호산 희나리의 밴드 가운데 떡붕어와 공통으로 가지는 밴드가 상당히 많게 나타나고 있으며, 희나리의 밴드가 토종 붕어와도 일부 같은 밴드를 가지는 것이 확인되고 있다.

방인철 교수는 "이번 조사는 비교적 정확성이 높은 AFLP(Amplified Fragment Length Polyorphism) 방법을 통해 분석한 것으로, 분석된 여러 자료를 종합할 때 대청호에서 일명 희나리로 불리는 붕어류는 '유전학적으로 토종 붕어보다는 떡붕어쪽에 가까운 토종·떡붕어 사이의 잡종'이 거의 확실하다"고 밝혔다.  

30㎏까지 자라는 잡식성 '물돼지'

 [가죽잉어의 개량종] 이스라엘잉어는 독일 개량종인 가죽 잉어를 이스라엘에서 도입해 그곳의 토착 잉어와 교잡시켜 만든 잉어의 한 품종이다./자연닷컴  

◆분류학적 의의

 

흔히 '향어'로 일컬어지는 잉어목 잉엇과(Cyprinidae)의 민물어류다. 독일 개량종인 '가죽 잉어(Leather carp)'를 이스라엘에서 도입해 그곳의 토착 잉어와 교잡시켜 만든 잉어의 한 품종이다. 이스라엘 잉어(Israel carp)란 영명은 이스라엘에서 개량됐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일부에서는 이스라엘 잉어를 '독일 잉어'로 알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인식이다. 

 

실제 국내 일부 포털사이트에는 이렇게 소개돼 있다. '이스라엘 잉어는 개량종으로 독일 잉어 또는 이스라엘 잉어라고도 한다. 독일에서 잉어를 오랫동안 인위적으로 개량한 품종이며, 이것이 이스라엘로 이식되었던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등지느러미 바로 아랫 부분에만 큰 비늘이 있고 그밖의 부분에는 비늘이 없기 때문에 독일에서 가죽 잉어라고 부르는 것과, 이와 반대로 큰 비늘이 측선(옆줄) 부분과 배 아랫 부분에만 흩어져 있는 거울 잉어(mirror carp) 등 두 종류가 있으며, 그중 가죽 잉어를 향어라 한다'고 소개하고 있다.

또 다른 포털사이트에는 '향어는 독일 잉어 또는 이스라엘 잉어라고도 한다. 독일에서 개량했고 이스라엘에서 본격 양식한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향어(이스라엘 잉어)를 독일 잉어 즉, 가죽 잉어로 착각하게 된 가장 큰 원인은 두 품종의 '비늘 형태'가 흡사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다시 말해 독일 개량종인 가죽 잉어와 이스라엘 개량종인 향어(이스라엘 잉어)는 비늘이 둘 다 등지느러미 바로 아랫 부분을 중심으로 붙어 있기 때문에 독일 개량종이 이스라엘을 거쳐 우리나라에 그대로 도입된 것으로 착각하게 된 것이다.

그러나 독일 개량종인 가죽 잉어와 이스라엘 잉어는 체고(몸높이)가 다르다. 한마디로 말해 이스라엘 잉어의 체고가 독일 가죽 잉어의 그것보다 높다. 그 이유는 가죽 잉어와 교잡시킨 이스라엘 토착 잉어가 본래 체고가 높은 종이기 때문에 그 특징이 이스라엘 잉어에 나타난 것이다.

이 기회에 한 가지 덧붙인다면, 전 세계의 잉어 품종은 크게 두 갈래로 나뉘어지는데 그중 하나는 비늘이 몸 전체에 분포하는 '동양계'이고 다른 하나는 비늘이 적거나 전혀 없는 '유럽계'이다. 이런 분류방식은 관상용 잉어류에도 적용된다.

[등지느러미 밑에 큰 비늘] 이스라엘 잉어의 형태적 특징은 등지느러미 바로 밑부분을 중심으로 커다란 비늘이 나 있는 점이다./자연닷컴 

이스라엘 잉어의 학명은 'Cyprinus carpio nudus'이며 원산지는 중앙아시아다. 우리나라에는 1973년 5월 이스라엘 농무성이 치어 1000여 마리를 보내온 것이 그 효시다.

 

그후 실험양식에 성공해 1978년부터 전국의 대형 인공호수에서 가두리 양식을 통해 양식되기 시작했고, 1980년대 초부터는 전국의 유료 낚시터에 방류되면서 빠르게 확산했다.

등지느러미 연조수는 18∼21개, 뒷지느러미 연조수는 5개, 아가미 갈퀴(새파) 수는 21∼23개, 척추골 수는 37∼38개이다.

 

◆습성 및 생활사

 

이스라엘 잉어의 가장 큰 특징은 '물돼지'란 별명이 말해주듯 동물성이든 식물성이든 가리지 않고 닥치는 대로 먹는 놀라운 식성에 있다.

 

잉어류를 기르는 양식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지만 특히 이스라엘 잉어를 기르는 양식장에 가보면 먹이를 줄 때 마치 돼지가 쩝쩝거리며 밥을 먹는 것과 같은 소리를 내며 게걸스럽게 먹이를 삼키는 것을 볼 수 있다.

그 다음의 특징은 빠른 성장속도이다. 보통 5월에 부화한 치어가 그해 10월이면 몸길이 15∼20㎝, 몸무게 400∼500g까지 자란다. 2년이면 1.5∼2㎏, 3년이면 3∼4㎏까지 자라며 5∼6년생 이후에는 보통 10∼15㎏, 최대 20∼30㎏까지 자라는 것도 있다.

국내 최대어는 몸길이가 1m나 되는 초대형어가 지난 1996년 7월 경북 포항 달전지에서 낚시로 잡힌 기록이 있다.

산란기는 5∼6월이고 산란에 적합한 수온은 18∼20도이다. 기타 생활사는 잉어와 비슷하다.

◆일반적인 인식 및 확산 정도

향어(香魚)란 이름은 도입 초기 양식업자들이 '독특한 향이 나는 고기맛'을 선전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다. 이스라엘 잉어 살코기에서 나는 독특한 향은 진흙 냄새와 비슷한데 바로 이 때문에 양식업자들의 의도와는 반대로 처음에는 별로 인기를 끌지 못했던 아이러니가 있다.

그러나 1980년대에서 1990년대 중반까지 국내 대표적인 양식어종으로 자리잡으면서 횟감용으로 최고의 인기를 누린 적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인기도 얼마가지 않아 수질오염 문제로 가두리 양식장이 철퇴를 맞으면서 쇠퇴일로를 걷게 되었고, 그 결과 지금은 식용보다는 낚시터용으로 근근이 명목을 이어가는 처지가 됐다. 

 

그런 데다 국내 유통량의 대부분은 중국으로부터 수입된 '자장 향어'이니 상황이 바뀌어도 보통 바뀐 게 아니다.


[잡식성 대식가] '물돼지'란 별명이 말해주듯 이스라엘 잉어는 커다란 입으로 무엇이든 게걸스럽게 집어삼키는 대식가이다./자연닷컴 

이스라엘 잉어는 환경 적응력이 높아 자연수계에 잘 적응하지만 자연 번식률은 낮아 일부 학자들은 '완전한 귀화어종'은 아니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에도 불구하고 가두리 양식장이 한창일 때에는 양식장으로부터 유출되는 이스라엘 잉어수가 엄청났고, 게다가 자원증식을 위한 공식적, 연례적인 방류로 인해 귀화어종 못지않게 해마다 많은 수가 늘어난 바 있다. 

 

대청호와 충주호를 예로 들자면 지난 80년대 중·후반에서 9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낚싯대를 드리웠다 하면 줄줄이 낚여나오는 게 바로 이스라엘 잉어였고, 오죽하면 '싫증이 나서 못잡을 정도'란 말이 나왔겠는가. 

하지만 가두리 양식장의 강제철거와 방류 중단 이후 자연수계에서는 그 수가 점차 줄어들어 지금은 숫자적으로는 그리 심각한 상태가 아니며, 다만 아직도 생존하고 있는 대형 개체들이 토종 물고기들의 서식지를 마구 교란시키거나 토종 잉어와의 유전자적 교란을 가져오고 있는 등 여전히 기존 생태계에 깊은 생채기를 남기고 있는 '생태계의 망나니'이다.

잉엇과의 풀먹는 독특한 물고기

[풀 먹는 물고기] 초어(草魚)는 풀을 먹는 특이한 식성으로 인해 수초제거용으로 전국 주요 저수지, 호수 등에 방류됐다./자연닷컴 

 
◆분류학적 의의
초어(草魚)는 이름 그대로 '풀을 먹는 물고기'란 뜻에서 붙여진 이름으로 원산지인 중국의 명칭을 그대로 도입한 것이다. 일본 명칭인 '소교' 역시 초어(草魚)의 일본 발음이다. 풀을 먹는 독특한 식성은 영어의 명칭에도 그대로 반영돼 '풀을 먹는 잉어' 즉, 'grass carp'가 되었다.

초어는 잉어목 잉엇과의 경골어류로 학명은 'Ctenopharyngodon idellus'이다. 속명(屬名)인 Ctenopharyngodon은 그리이스어로 빗, 목, 이빨의 합성어이며 '목안에 있는 빗모양의 이빨(인두칟咽頭齒)'을 상징한다. 다시 말해 빗처럼 생긴 이빨(인두치)로 풀을 먹는 물고기가 바로 초어라는 뜻이다.

초어는 얼핏 보기엔 잉어처럼 생겼다. 하지만 수염이 없고(잉어는 2쌍) 머리가 작으며 등지느러미 기저가 짧은 특징이 있다. 비늘 역시 잉어를 닮았으나 비늘 윤곽이 검고 뚜렷하다. 옆줄(측선비늘) 수는 37∼44개이다.

잉어도 몸집이 크지만 초어는 그보다 훨씬 더 큰 대형종으로 몸길이 1m, 몸무게 20㎏ 이상까지 자란다. 

초어는 중국의 중요한 식용어로 오래 전부터 양식돼 왔다. 따라서 우리나라에도 처음엔 자원 증식과 양식(식용)의 목적으로 들여왔으나 워낙 덩치가 큰 데다 국내 식습성상 선호도가 낮아 얼마 안가 '수초 제거용'으로 도입목적이 바뀌게 되었다.

 [20㎏ 이상까지 자라는 대형어종]초어는 몸길이 1m 이상, 몸무게 20㎏ 이상까지 자라는 대형어종으로 빠른 성장속도를 갖고 있다. /자연닷컴

초어가 국내에 첫선을 뵌 것은 1963년으로, 일본으로부터 치어 20만 마리(5000마리란 설도 있음)를 도입한 게 최초의 시도이다. 

최초 도입 당시 대부분은 낙동강 수역에 방류되고 일부는 국립수산진흥원 청평내수면연구소와 부산수산대학 양어장에서 자원 증식을 위한 종묘생산 시험에 들어갔다. 

그후 1967년 대만에서도 치어 5만 마리를 들여온 적이 있는데, 이들은 국내 생산된 치어와 함께 전국 중요 수계와 어민들에게 방류 및 분양돼 전국으로 확산됐다.

◆습성 및 생활사
초어는 풀을 먹는 독특한 식성 못지않게 생활사 또한 매우 특이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 도입된 초어가 자연 번식되었다는 기록이나 보고가 없는 것은 타 어종과는 매우 다른 특이한 생활사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록과 보고가 없기 때문에 중국 기록을 통해 초어의 생활사를 살펴볼 수밖에 없는데 이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초어의 산란기는 4∼7월 사이로 비가 많이 와 강물이 불어나면 떼를 지어 상류로 이동해 해질 무렵이나 새벽녘에 수컷 한 마리와 암컷 여러 마리가 뒤엉켜 산란을 시작한다. 산란의 최적수온은 20도 내외이며, 유속이 1초에 1m 정도인 곳을 좋아한다. 7㎏짜리 암컷의 경우 한 배에 약 50만 개의 알을 낳는다.

산란된 알은 물을 흡수해 공처럼 부풀어 오른 다음 수류를 타고 하류쪽으로 떠내려 가면서 발생이 진행돼 수정 후 40∼50시간 만에 자어로 태어난다. 중국에서는 100㎞가량의 먼 거리를 떠내려 가면서 부화가 완료되는데 만약 강이 짧아 부화가 끝나기 전에 바다에 다다르면 번식이 안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 초어는 강이 길어야 자연 번식이 이뤄질 수 있으며 강길이가 짧으면 번식자체가 어렵게 되는 것이다.

국내에서는 이 같은 조건이 맞지 않는 까닭인지 아직까지 초어의 자연 번식을 확인했다는 기록과 보고가 없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인공 번식으로 초어의 치어가 생산된 적이 있다. 1968∼1985년 사이에 진해내수면연구소와 청평내수면연구소에서 호르몬을 이용한 치어 생산에 들어가 양식업자에게 분양되거나 호수, 하천 등지에 방류한 적이 있다.

초어는 몸집도 크지만 성장속도도 무척 빠르다.   

갓 부화된 자어의 몸길이는 5㎜ 정도이나, 한 달만에 2.2㎝까지 자라며 1년 만에 60㎝(체중 2㎏ 이상), 2년 만에 3㎏, 3년 만에 5㎏, 4년 만에 7㎏으로 성장한다.

[잉어를 닮은 모습] 초어는 얼핏 보기에 잉어처럼 생겼으나 비늘윤곽이 검고 뚜렷하며 입수염이 없는 것이 다르다. 또 목안에는 인두치라는 빗처럼 생긴 이빨이 있어 이를 이용해 풀을 먹어 치운다./자연닷컴  


◆일반적인 인식 및 확산 정도

초어가 국내에 첫 도입됐을 당시 사람들이 놀란 것(?)은 보도 듣도 못한 '풀을 먹는 이상한 식성' 때문이었다. 

지난 70년대 기자가 직접 경험한 재미 있는 일화가 있다.

충북 청원군 강외면에 있는 방아다리 방죽이라는 곳으로 낚시를 갔는데 한두 시간 쯤 지나자 물가에서 '소가 풀을 뜯는 듯한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다. 하도 이상하고 신기해서 귀를 기울이고 자세히 들어보니 '소'는 없고 물속에서 커다란 물체가 수초를 끌어당기고 있었다. 호기심이 더욱 생겨 낚시를 집어치우고 한참 동안 관찰해 보니 처음보는 커다란 물고기가 말 그대로 풀을 뜯어먹고 있는 것이었다. 더 기가 막힌 것은 인근 동네사람들로부터 "새벽녘에 나와보면 '아삭 아삭'하는 소리가 마치 소가 여물먹는 소리 같다"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다. 이튿날 당시 상황을 친구들에게 말했더니 믿는 친구는 아무도 없었으며, 필자만 '뜬금없는 사람' 취급을 당했다.

이후 필자는 우연한 기회에 경기도 모 양식장에서 '초어의 대단한 식성'을 또다시 경험했다.여타 양어장 같으면 물고기들에게 사료를 줄 터인데 초어 양어장에서는 주인이 낫으로 풀을 베다 소에게 꼴을 주듯 물에 던져 주면 초어들은 기다렸다는 듯이 '어석 어석' 소리내며 잘도 받아 먹는다.

초어는 도입 이후 식용으로는 별 인기를 끌지 못하고 다만 일부 양어장과 저수지 등에서 수초제거용으로 방류 아닌 방류를 한 것이 오늘날까지 대청호, 충주호 등 주요 호수와 저수지 등에 살아남아 이따금씩 출현하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생존하는 개체 수는 타 외래어종에 비해 눈에 띄게 적은 편이다. 

110㎝·14㎏짜리 초대형어 충주호서 발견

 

[초대형 찬넬동자개] 충주호에서 잡힌 몸길이 110㎝, 몸무게 14㎏짜리 초대형 찬넬동자개. 이 물고기를 잡은 현지 어부는 처음엔 괴물처럼 느껴질 만큼 섬뜩했다고 말했다./자연닷컴 

 

◆분류학적 의의
미국 중부 미시시피강이 원산지인 메기목(目) 찬넬동자갯과(課Ictaluridae)의 외래어종으로, 도입 초기에는 붕메기 또는 찬넬메기로 더 잘 알려졌던 물고기다. 학명은 Ictalurus puntatus, 영명은 Channel catfish이다.

동자개류를 영어로 catfish, 즉 '고양이물고기'라 부르는 것은 고기맛이 고양이 고기와 비슷하다 해서 붙여졌다고 전해진다.

국내에는 두 갈래의 경로를 통해 도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중 하나는 1972년 11월 미국으로부터 13㎝가량의 치어(마리수는 미상)가 모 대학 연구소를 통해 들여와 일부는 하천과 호수에 방류됐고, 일부는 양식용으로 어가에 판매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하나는 1972∼73년 당시 수산청이 미국으로부터 양식용으로 개발키 위해 도입했다.

 

우리나라의 도입 목적이 식용을 위한 양식용인 것처럼 세계 각국들도 이 물고기를 식용으로 들여다 다량 양식하고 있다. 따라서 지금은 전 세계적인 분포도를 보이고 있다.

생김새는 우리나라의 메기와 동자개(일명 빠가사리)를 합쳐 놓은 모양이나 동자개보다는 메기를 더 닮았고 덩치가 더 크다. 이런 까닭에 도입 초기에는 양식어가와 낚시꾼들이 '찬넬메기' 혹은 '붕메기'로 불렀다.

 

하지만 분류학상으로 동자개류에 속해 '찬넬동자개'란 이름으로 통일하게 됐다.

3쌍의 입수염(동자개는 4쌍, 메기는 2쌍)이 있으며 뒷지느러미살 수는 19∼23개, 아가미 새파 수는 14∼18개, 척추 골수는 42∼44개이다. 등지느러미 뒤쪽에 기름지느러미가 있는 것이 특징이며 꼬리지느러미는 중앙이 깊게 패이고 끝이 뾰족하다. 몸 등쪽은 흑갈색을 많이 띠고 배쪽은 회백색에 가깝다. 

어릴 때는 몸 옆면에 검은 반점이 많이 나 있으나 성장하면서 점점 작아지거나 없어진다.

[수중 난폭자] 찬넬동자개는 식성이 게걸스럽고 워낙 대형종이라 국내 수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이 타 외래어종 못지않게 클 것으로 여겨진다./자연닷컴 

◆습성 및 생활사

미시시피강이 고향으로 열대성에 가까운 온대성이기 때문에 수온이 30도 가까운 곳에서 잘 자란다. 따라서 우리나라는 한 여름을 제외하고는 양식하기에 그리 썩 좋은 환경은 아니다. 하지만 가온 시설을 하거나 비닐하우스 안에서 양식하면 1∼2년에 20∼30㎝까지 키울 수 있다.

자연환경에서는 보통 4년생이 20∼30㎝, 7년생이 70㎝가량 성장한다. 따라서 국내 동자개나 메기에 비하면 성장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며 잉어나 붕어에 비해서도 훨씬 빠르다. 성어는 1m 이상까지 성장하는 대형 어종에 속한다.

식성은 잡식성으로 수서곤충과 물고기 사체, 식물 조각을 비롯한 유기물, 조개류, 물고기의 알이나 작은 물고기 등을 주로 먹는다. 다른 동자개과의 어류와는 달리 육식성이 그다지 강하지 않고 공격성도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식성이 게걸스럽고 몸체가 워낙 대형종인 데다 입도 크고 흡인력이 강해 국내 수중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타 외래어종 못지않게 클 것으로 여겨진다.

산란기는 5∼7월이며 한 배에 대략 3000∼3만개의 알을 '괴란상'(여러 개의 알이 포도송이처럼 뭉쳐 있는 형태)으로 낳는다. 산란기가 되면 수컷은 수심 1.5m 전후의 얕은 바닥에 구덩이를 파서 산란상(産卵床)을 만들고 암컷을 유인해 산란토록 한다. 

산란이 끝나면 수컷은 암컷을 쫓아버리고 알이 부화할 때까지 산란상을 보호한다. 

하천 중·하류의 수심이 깊은 곳 혹은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지역에 주로 서식하는 습성이 있으나 국내서는 대부분 호수에서 발견된다. 현재 국내 호수에서 발견되는 찬넬동자개는 대부분 방류된지 15∼20년 이상된 것으로 몸길이가 보통 50∼100㎝가량 된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낚시꾼들이 잡은 최대어는 97㎝(1998년 경북 울진 기양저수지)로 알려져 있으며, 충주호에서는 2년 전 한 어부가 쳐 놓은 그물에 130㎝짜리가 잡혔다는 얘기가 전해진다. 기자가 최근 충주호에서 확인한 최대어는 몸길이 110㎝, 몸무게 14㎏짜리로, 이 역시 그물에 잡혀 올라왔다.

 [메기와 닮은 꼴] 찬넬동자개는 메기와 동자개를 합쳐 놓은 모양이나 동자개보다는 메기를 더 닮아 도입 초기 찬넬메기 또는 붕메기로 불렸다./자연닷컴 



◆일반적인 인식 및 확산 정도

한국명이 찬넬동자개로 통일시킨 지금도 양식어가와 낚시꾼들의 대부분이 찬넬메기 혹은 차돌메기, 붕메기, 파랑메기로 부르고 있으며, 일부 현지 주민들은 무슨 연유에서인지 연어 또는 언어라고도 부르고 있다.

원산지인 미국에서는 햄과 같은 식용으로 이용도가 꽤 높은 편이나 매운탕과 찜, 횟감 등 '적당한 크기'와 '감칠맛'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정서에는 잘 맞지 않아 도입 3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식용으로의 선호도와 이용도가 매우 낮은 편이다. 양식산이 다량 쏟아져 나오던 1990년대에도 대부분 유료 낚시터용으로 유통돼 낚시객들에게 짜릿한 손맛을 안겨주는 물고기로 유명했다. 현재는 낚시터용으로 소량 길러지고 있으며 식용 전문으로 양식하는 어가는 극히 드물다. 

자연에서의 산출량도 많지 않다. 자연에서의 산출량이 많지 않은 것은 이 물고기가 자연수면에 적응만 했을 뿐 자연번식은 이루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진정한 의미의 귀화어종은 아니다. 또한 인위적인 추가 방류도 지금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어 개체 수는 점차 줄고 있다.

눈이 위쪽에 있으면 토종, 정중앙에 있으면 떡붕어

 

[1.4㎏ 초대형 붕어] 붕어는 초대형일수록 종 구별이 어렵다. 사진은 본보 탐사팀이 대청호에서 직접 채집한 몸무게 1.4㎏짜리 초대형 붕어로 정확한 종 구분을 위해 유전자 분석에 들어간 상태다./자연닷컴 



◆토종 붕어와 떡붕어의 차이점
외래어종인 떡붕어가 국내에 도입되기 전에는 토종 붕어를 그냥 '붕어'라 불렀다. 그러던 것이 떡붕어가 전국 각 수계로 번져 나가 산출량이 붕어보다 많아지면서 붕어를 우리 고유의 토착어란 뜻에서 '토종 붕어'로 부르게 됐고, 나아가 우리의 '진짜 붕어'란 의미에서 '참붕어'란 이명이 생겨나기도 했다.

이러한 추세는 최근 중국으로부터 각종 붕어류가 수입되면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그렇다면 토종 붕어와 떡붕어의 차이점은 무엇인가.(붕어와 중국산 붕어류의 차이점에 대해서는 추후 소개하기로 한다)

직업적으로 물고기를 잡는 현지 어부들이야 이들을 비교적 쉽게 구별하고 있지만 일반인들의 대다수는 이들을 정확히 구별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특히 '초대형(超大型)' 붕어의 경우 그것이 순수한 토종 붕어냐 아니면 떡붕어를 비롯한 외래 붕어냐, 또 이들 간의 잡종이냐에 대한 시비가 종종 일어나고 있다.(잡종 형성 문제에 대해서는 현재 집중적으로 연구 분석 중이다) 

초대형 붕어는 현지 어부는 물론 전문가들조차 쉽게 구분하지 못할 정도로 동정(同定:생물 종을 구분하는 일) 작업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지난 26일 본보 탐사팀이 대청호에서 직접 채집한 몸길이 40㎝, 몸무게 1.4㎏짜리의 초대형 붕어<사진>도 전체적인 외형으로는 토종을 닮았지만 부분적으로는 떡붕어의 특징을 갖고 있어 정확한 종 구분을 위한 유전자 분석에 들어간 상태다.

 

 [붕어의 창자 길이 차이] 붕어의 창자 길이는 소화흡수율 및 성장도와 관련이 있는데 토종붕어는 몸길이의 약 3배, 떡붕어는 약 6배 정도로 떡붕어가 훨씬 길다. 사진은 토종붕어의 창자 모습./자연닷컴 


우선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는 토종 붕어(이하 붕어)와 떡붕어의 차이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외형상의 차이

▲체형:가장 기본적인 차이점은 체형에 있다. 붕어는 가슴쪽의 몸높이(체고)가 그리 높지 않고 밋밋하게 꼬리까지 이어진 유선형인 반면 떡붕어는 주걱붕어란 원명(일본명)에서 알 수 있듯이 머리에서 등쪽으로 급격히 넓어졌다가 다시 꼬리쪽으로 서서히 좁아지는 주걱형을 하고 있다. 꼬리쪽의 몸높이(체고)도 유난히 좁다.

▲눈의 위치:체형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초보자라 할지라도 눈의 위치를 확인해 보면 의외로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즉, 토종붕어의 눈은 입에서 꼬리 중앙부위를 잇는 중앙선의 '위쪽'에 위치해 있는 반면 떡붕어의 눈은 몸의 '중앙선상'에 위치해 있다.

▲기타: 보다 전문적인 구별법으로는 몸 빛깔, 입술 모양, 머리의 크기, 꼬리지느러미의 모양, 비늘 모양 및 옆줄(측선) 수의 차이 등이 있다. 

토종붕어의 몸 빛깔은 대체로 황갈색을 띠고 있으나 서식처에 따라 검은색, 청갈색, 은색의 농도가 다르게 나타난다. 

이에 비해 떡붕어는 전체적으로 은백색 바탕에 등쪽 부위가 회흑색을 띤다. 

그러나 토종붕어나 떡붕어 모두 주변환경에 따라 보호색을 띠기 때문에 정확히 어느 색을 띤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붕어의 입술은 한눈에 보기에 단단하게 생겼다는 느낌과 함께 위아래 입술이 나란히 붙어 있는 반면 떡붕어는 아래 입술이 약간 길고 위로 치켜 올라간 이른바 '주걱턱' 모습을 하고 있다. 

붕어의 머리는 몸집에 비해 유난히 작아 보이나 떡붕어는 크게 보인다. 꼬리지느러미 또한 붕어는 부드럽게 갈라져 있으나 떡붕어는 날카롭게 찢어져 있다. 

붕어의 비늘은 작고 강하며 윤기가 나는 반면 떡붕어는 크고 얇으며 거칠다. 

옆줄 수는 잘못 알려진 경우가 많아 종종 논란이 일고 있다. 붕어와 떡붕어 모두 개수가 일률적인 것은 아니어서 딱히 몇 개라고 할 수는 없으나 둘 다 28~31개의 옆줄을 갖고 있다. 옆줄 수가 31개가 넘으면 순수한 붕어혈통이 아니라는 주장이 있다.

 [붕어의 옆줄] 붕어의 옆줄은 수압,수온변화 등을 감지하는 중요한 기관으로, 그 숫자가 31개 이내면 붕어류, 그 이상이면 잉어 또는 잉어와의 교잡종으로 보는 경우가 많다. /자연닷컴


(2)해부학적 차이


▲아가미갈퀴(새파) 수의 차이: 아가미갈퀴 즉, 새파는 물과 함께 빨아들인 먹이를 걸러내는 빗살 형태의 기관을 말하는데 이의 숫자가 많고 적음에 따라 먹이 습성이 다르게 나타난다. 

토종붕어의 새파 수는 44~52개(학자에 따라서는 38~42개), 떡붕어의 새파 수는 84~114개(〃 92~128개)로 떡붕어가 2~3배가량 더 많다. 떡붕어의 새파 수가 더 많다는 것은 떡붕어가 토종붕어보다 더욱 미세한 먹이(특히 식물성 플랑크톤)를 좋아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먹이를 빨아들이는 흡입력은 새파 수가 적은 붕어가 세다. 이러한 습성은 낚시를 해 본 사람이라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창자 길이의 차이:창자의 길이 또한 많은 차이가 있다. 토종붕어의 창자 길이는 몸길이의 약 2.7~3배 정도이나 떡붕어는 약 5.6~6배나 된다. 창자의 길이가 길다는 것은 그만큼 소화 흡수율이 높고, 또 그에 따라 성장률도 높다는 것을 간접적으로 말해 준다. 


(3)활동 습성의 차이


앞에서 말했듯이 토종붕어와 떡붕어는 새파 수의 차이에 따라 먹이 습성이 서로 다르다. 즉, 붕어는 지렁이나 새우같이 약간 큰 먹이도 잘 먹는 반면 떡붕어는 식물성 플랑크톤과 같은 아주 미세한 먹이를 주식으로 한다. 

또한 물속에서 유영하거나 먹이활동을 할 때에도 토종붕어는 주로 물밑 하층을 중심으로 하나 떡붕어는 식물성 플랑크톤이 많이 모여 있는 중층부에서 유영 또는 먹이활동을 한다.

 

육식성 외래어종 대부분 겨울잠 자지 않고 '활개'

국내 수중생태계 먹이사슬 겨울에도 몸살 앓아

 

얼어붙은 대청호 :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져 꽁꽁 얼어붙은 대청호. 겉으론 평화로워 보이나 얼음밑에서는 토종어와 외래어 간의 치열한 생존다툼이 벌어지고 있다./자연닷컴

동면(冬眠) 실태조사

이식어종의 특성을 얘기할 때 한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이 각각의 어종이 국내 자연수계에서 겨울철에 동면에 들어가느냐, 않느냐 하는 동면(冬眠) 여부이다.

 

이는 이식어종 하나하나의 종 특성을 설명하는 데에도 중요한 사항이지만, 무엇보다도 각각의 종이 국내 수중생태계에 끼치는 위해성(危害性)을 판단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지표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어느 이식어종이 겨울잠을 자지 않고 겨울에도 계속해서 포식(捕食:다른 생물을 잡아먹음) 등의 활동을 한다면 그 어종이 국내 수중생태계에 끼치는 위해성은 겨울잠을 자는 어종보다 훨씬 클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재 국내에서는 이식어종의 동면 실태에 대한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조사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태이며 이에 관한 자료 또한 거의 전무한 상태다.

 

이에 본보 취재팀은 지난 1월 초부터 매주 1회씩 대청호에 대한 '겨울철 수중 탐사'에 나서 이식어종의 동면 실태조사를 집중 실시한 바 있다.

 

박병기·이지승·박서규씨 등 수중 탐사 및 촬영 전문가들과 국립중앙과학관 자연사연구실 홍영표박사(어류분류학)의 참여로 이뤄진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어종별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블루길,큰입배스,무지개송어,떡붕어,이스라엘잉어 등 대부분의 외래어종이 겨울잠을 자지 않고 섭식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냉수성 어종이자 국내 이식어종인 빙어와 은어도 겨울철에 활발히 섭식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 확인됐다.

 

특히 외래어종 가운데 육식성 귀화어종(외래어종 중 육식성이면서 국내 자연수계에 적응하여 번식하는 어종)인 블루길과 큰입배스는 수온이 빙점 가까이 떨어지는 한겨울에도 잠을 자지 않고 자유롭게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블루길의 경우 여름철과 마찬가지로 물속에 잠긴 나뭇가지나 돌출된 바위 주변에 떼를 지어 활동하다가 먹이감이 지나가면 재빠르게 공격, 포식하거나 동면중인 다슬기 등을 잡아먹고 있으며 큰입배스 역시 큰바위 옆 등 은신처에 숨어있다가 피라미,빙어,붕어치어와 같은 먹이감이 지나가면 잽싸게 덤벼들어 잡아먹는 것이 확인됐다.

 

겨울에도 활보하는 블루길: 본보 취재팀의 실태 조사 결과 블루길은 겨울철에도 섭식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블루길과 같은 귀화어종이 겨울철에도 동면하지 않고 활동한다는 것은 그만큼 국내 수중생태계에 대한 위해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자연닷컴

 

여름철에는 주로 수온이 낮은 저층에서 활동하는 무지개송어는 겨울철에는 수면 가까이 또는 수심이 비교적 얕은 곳까지 이동해 작은 물고기 등을 잡아먹고 있다.

 

잡식성인 떡붕어와 이스라엘잉어는 육식성 외래어종만큼 활동이 예민하진 않지만 주로 저층을 중심으로 활동영역을 확보해 섭식활동을 하고 있다.

 

'국내 어종의 국내 이식 사례'의 대표적 어종인 빙어와 은어는 냉수성 어종답게 겨울철 수면을 활발히 오가며 미생물과 유기물,부착조류 등을 섭식하고 있다. 이들 빙어와 은어는 특히 인위적으로 도입된 이식종이라는 점에서는 이식 이전의 기존 생태계내 먹이사슬에 끼어든 '침입자적 역할'을 하고 있는 동시에 육식성 귀화어종(큰입배스,블루길 등)들에게는 겨울철의 주요 먹이감으로 희생되는 '2중 역할'을 하고 있음이 밝혀졌다.

 

이와 같은 이식어종의 겨울철 생태에 대해 홍영표박사는 "국내에 도입된 외래어종 대부분이 환경 적응력이 뛰어나 인공호수처럼 환경이 많이 교란된 수역에서도 쉽게 적응하고 있다""특히 큰입배스와 블루길은 원산지인 북미에서 이미 호수와 같은 정체 수역에 적응돼 겨울을 나는 습성이 생겼기 때문에 국내에 들어와서도 동면하지 않고 겨울을 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홍박사는 또 "이들 외래·귀화어종들이 겨울에 동면하지 않고 섭식 및 포식 활동을 하고 있다는 것은 이들이 그만큼 국내 수중생태계에 끼치는 위해성이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겨울잠에 빠진 쏘가리: 귀화어종인 큰입배스와 블루길이 한겨울에도 활개 치며 토종어를 잡아먹는데 반해 토종 어종의 맹주격인 쏘가리는 겨울철이면 깊은 잠에 빠져 활동하지 않는다./자연닷컴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또 국내 육식성 어류의 대표격인 쏘가리는 이들 이식어종과는 대조적으로 겨울철에는 완전 동면에 들어가 거의 가사상태에 빠지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쏘가리는 바위틈과 같은 은신처를 찾아 몸을 숨긴 후 동면에 들어가는데 동면 중인 쏘가리는 손으로 건드리거나 간섭을 가해도 여간해 움직이지 않는 등 매우 둔감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실태조사에서는 또한 외래동물인 황소개구리(양서류)와 붉은귀거북(파충류)이 체외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변온동물임에도 불구하고 한겨울에 겨울잠을 자지않고 활동하고 있는 것이 확인돼 관심을 끌었다./글 김성식기자. 사진 박병기 수중촬영전문가

 

 

1960~70년대까지 정부 주도 아래 '의도적으로 도입'

이후 자연적 확산에 인위적 확산까지 겹쳐 급속 확산

 

'잠자지 않는 폭군' : 큰입배스(사진)와 같은 일부 귀화어종은 겨울철에도 동면하지 않고 토종어종을 잡아먹음으로써 수중생태계의 균형을 망가뜨리고 있다./자연닷컴

 

이식 목적과 경로

우리나라에 있어서 196070년대까지의 어류 이식(국내 어종의 국내 이식과 외국 어종의 국내 도입을 모두 포함)은 정부 주도 아래 공식적으로 이뤄진 '의도적 도입'이 주를 이룬다.

 

일제시대 이후의 빙어 방류 사업이 그렇고, 196070년대 단백질 자원의 확보란 명목 아래 추진된 외국 어종의 도입 사업 역시 그렇다. 당시의 가장 큰 이식 목적은 내수면 어자원을 늘리는 일이었다.

 

특히 외국어종의 경우 내수면 어자원 증강이란 커다란 목적 아래 양식용과 낚시터 방류용과 같은 상업용(주로 식용)으로 들여온 것이 대부분이고 일부는 조류 및 수초 제거용, 관상용, 실험용으로 들여왔다.

 

양식과 낚시터 방류용으로 들여온 외래어는 불루길 큰입배스 이스라엘잉어 떡붕어 무지개송어 찬넬메기 등이고 조류 및 수초 제거용으로는 초어와 백련어가, 관상용으로는 금붕어 비단잉어 자이안트구피 등이, 실험용으로는 금빛황어와 각종 송어류가 도입됐다. 이 가운데 이스라엘잉어는 공적이 아닌 사적인 양식목적에 의해 국내에 도입된 첫 케이스다.

 

1990년대 말 이후 최근까지 계속되고 있는 '중국산(중국붕어 잉붕어 향붕어 붕잉어 등)'의 수입은 대부분 식용과 낚시터 방류용인데 이는 사적인 목적에 의한 의도적 도입에 속한다.

 

외국어종의 도입 경로는 196070년대의 경우 대부분 미국을 통한 직도입 내지 일본과 대만을 경유한 간접도입으로 이뤄졌다. 어종별로는 중국산 초어와 백련어가 1963년 일본과 대만을 통해 들여와져 그해 낙동강과 소양호에 방류됐고, 태평양 산인 무지개송어는 1965년 미국과 일본을 통해 수정란 상태로 도입돼 곧바로 파로호에 이식됐으며 북미산 블루길은 1969년 일본 오사카 담수어시험장에서 치어를 기증받아 진양·소양·청평호에 방류됐다.

 

일본산 떡붕어 또한 일본 오사카 담수어시험장이 1970년에 기증한 치어를 1980년대 청평호와 소양호에 방류한 것이 최초 도입경로이며 북미산 큰입배스는 1973년 미국에서 직도입해 조종천 등지에 방류한 것이 첫 사례다. 찬넬메기(북미산)1972년 미국과 일본을 통해 국내 모대학이 처음 들여와 양식한 것이 최초 도입 사례이다.

 

새로운 손님 '은어' : 대청호에는 최근 방류한 은어가 치어를 다량 생산함으로써 수중생태계에 '새로운 침입자' 역할을 하고 있다./자연닷컴

 

국내 확산 경로

 

국내에 이식된 어류(국내어종 및 외국 어종)가 각 수계로 번져나가게 된 경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호수에 방류된 물고기가 홍수시 수류를 타고 강 아래로 유하하거나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 전 수계에 번진 자연적 확산 과정이고, 다른 하나는 행정관청 또는 단체, 개인 등이 각각의 목적에 따라 확산시킨 인위적인 경로가 있다.

 

인위적인 확산경로는 또 어자원 증강을 위한 방류사업, 낚시용 방류, 종교적 방생과 같은 의도적 확산과정과 다른 물고기의 이식과정에서 휩쓸려 들어간 경우, 양식장 가두리 수족관에서 이탈한 경우, 낚시 살림망에서 이탈한 경우와 같은 비의도적 확산이 있다.

 

 

북미산 블루길: 블루길은 본래 북미 원산이나 1969년 일본으로부터 기증받아 국내에 첫 도입된 후 전국 각 수계로 급속히 확산했다./자연닷컴

그러나 이같은 확산경로는 대부분 복합적으로 이뤄져 이식어종의 확산을 더욱 빠르게 진행시키고 있다. 예를 들어 외래 어종인 큰입배스의 경우 어느 한 호수에 이식했다고 해서 줄곧 그곳에만 서식 분포하는 것이 아니라 장마철 홍수를 타고 같은 수계의 전 수역으로 점점 번져나가거나 낚시동호인들의 도미노식 방류(이곳저곳을 옮겨다니며 계속해서 이식시키는 행위), 종교적 방생 등을 통해 전국으로 확산돼 가고 있다.

 

또 대청호와 같은 대규모 인공호수의 경우 관할 지자체와 수자원공사, 지역어민 등이 각각의 계획에 따라 여러 어종의 방류사업을 벌이고 있는데다 낚시객(: 배스동호회)은 낚시객 대로, 종교인들은 종교인 대로 방류 및 방생을 계속해오고 있는 등 이식어종의 확산경로가 다양하다.

 

대청호에는 그동안 국내 이식어종인 빙어와 외래어종인 큰입배스 블루길 초어 백련어 등이 크게 확산돼 왔는데 최근들어서는 옥천군 등 지자체가 방류한 은어가 지난해 가을 첫 산란, 정착단계에 들어감으로써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글 사진=김성식기자

 

****이 기획시리즈는 지난 2005년 1월1일부터 1년 간 충청투데이 지면을 통해 보도된 내용을 재편집한 것임을 알립니다.

'물속의 무법자' 블루길/  국내 수계에는 현재 대표적 외래어종인 블루길이 빠르게 확산, 정착되면서 토종 물고기가 줄어드는 등 물속 생태계가 크게 망가져 있다. 사진은 충청권의 젖줄 대청호에서 수중 촬영한 블루길의 모습으로 이들은 겨울철인 요즘에도 동면하지 않고 떼지어 먹이를 잡아먹고 있다. /자연닷컴

◆서론

 물고기를 인위적으로 옮겨다 자연 수계에 방류하는 이른바 '물고기 이식사업'이 한반도에서 시작된 것은 일제치하인 1925년. 당시 부산수산시험장이 북한의 용흥강에서 채란한 빙어 알을 제천 의림지와 충주 등지에 풀어놓은 것이 그 효시다.

그로부터 80년이 지난 오늘, 전국 곳곳의 호수와 저수지는 말 그대로 '빙어 천국'으로 변하게 됐고 그로 인해 붕어, 잉어, 피라미와 같이 오래 전부터 터를 잡고 살아가던 물고기들이 터줏대감 자리를 내놓게 되는 등 수중 생태계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뿐만 아니라 1960년대 이후 내수면 어자원 조성을 목적으로 외국으로부터 무분별하게 들여와져 국내 자연수계에 이식된 소위 '외래어종'들은 토종물고기를 닥치는 대로 잡아먹는 폭군 노릇을 하면서 수중 생태계 질서를 마구 흔들어 놓고 있다. 

심지어 상당수의 수계에서는 토종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유지해 오던 어부들이 생업을 포기할 정도로 외래어종에 의한 내수면의 황폐화는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러나 이같은 악영향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는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은 채 방관만 하고 있다.

이에 2005년 한해 동안 관계 전문가들과 동행, 충청권을 중심으로 한 국내 각 수계의 이식어종 및 외래어종 서식실태 조사를 실시, 인위적인 물고기 이식이 가져온 여러 가지 폐해들을 진단함으로써 관련 기관과 국민들에게 경종을 울려주고 나아가 수중 생태계를 보전할 수 있는 합리적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코자 한다.

특히 이 과정에서 국내 언론 최초로 물고기에 대한 유전자 분석을 실시, 물고기 이식의 가장 큰 폐해이자 우려로 지적됐던 잡종 출현 여부를 과학적으로 파헤치려 한다.

 

'빙어반 물반' / 일제 치하인 1925년부터 이식되기 시작한 빙어는 한 때 수출 효자품종으로 각광받기도 했으나 무분별한 이식사업으로 수중 생태계에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빙어는 본래 바다 연안과 하구(기수)에 사는 물고기다.  



◆물고기 이식의 역사

물고기 이식은 실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수렵 어로 등 채집 위주의 떠돌이 생활을 해 오던 고대인들은 차츰 정착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면서 야생동물이나 물고기들을 자신들의 거주지 주변에 잡아다 기르는 소위 사육 및 양식의 방법을 모색케 되었고 그러한 과정에서 물고기 이식의 역사는 태동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 역사적 기록에 의한 인류의 물고기 이식사업의 시작은 로마 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로마인들은 다뉴브 강으로부터 잉어를 잡아다 이탈리아 반도에 이식함으로써 내수면 역사의 새 장을 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약 2천년 전인 고구려 초 대무신왕 시대부터 잉어를 양식했다는 기록이 보인다. 여기서 잉어를 양식했다함은 자연 상태로부터 잉어를 채집 및 이식하여 인위적으로 관리 또는 길렀다고 볼 수 있으므로 우리나라에서의 물고기 이식 역사는 적어도 그 당시부터 유래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 싶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있어서 보다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물고기 이식 사업은 20세기 들어서면서부터 이뤄졌다. 

즉, 일제치하인 1925년 부산수산시험장이 북한의 용흥강으로부터 빙어 알을 채란해다 남한지역에 푼 것이 그 시작이다.(빙어는 본래 바다와 강을 오가며 산란․서식하는 바다빙어과의 어류임)

당시 부산수산시험장은 진해양어장에서의 기초실험 결과를 토대로 1925년 3월 10~19일 사이 북한의 함경남도 용흥강에서 빙어 알 9백60만 립을 채란해다 충북 제천의 의림지와 충주, 그리고 지금은 없어진 경기도 수원의 서호 등지에 방류했다. 

그 결과 정착에 성공해 이듬해인 1926년부터는 더 많은 지역에 빙어를 이식시키기에 이르렀고 얼마 후엔 한 해에 수십톤의 빙어를 생산하기도 했다.

일제에 의한 빙어 증산정책은 그 이후로도 꾸준히 이루어져 한 때는 국민학교 교과서에도 빙어에 관한 내용이 수록되기도 했으며 당시의 서울 남산 과학관에는 부산수산시험장이 제작한 빙어의 발육 표본이 전시되기도 했다.

일명 물고기박사 또는 물고기 할아버지라 불리는 서울대 최기철 명예교수는 "1920~30년대 국민학교 4학년 이과 교과서에 빙어에 관한 내용이 실려 있던 것이 기억난다"며 "당시엔 빙어 증산을 정책적으로 추진해 해마다 수백 수천만 립의 알을 채란해다 곳곳의 저수지에 방류했다"고 증언했다.

우리나라의 빙어 증산 정책은 해방 후부터 1970~80년대까지도 계속돼 당시 외화를 벌어들이는 주요 수출전략 어종으로까지 자리잡았던 적이 있다. 

이러한 결과로써 빙어의 분포수역은 전국적으로 더욱 확대됐고 생산량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늘어났다. 한 집계에 따르면 1971년 한해 겨울에만 전북 임실의 운암호에서는 무려 80톤 이상의 빙어가 생산됐다고 한다.

'국내 물고기의 국내 수계 이식' 사례로는 빙어 외에도 은어와 살치, 뱀장어 등이 있는데 이들에 대한 방류 및 이식 사업은 비교적 최근에 이뤄졌다. 

이 중 은어와 뱀장어는 과거 서식했으나 환경 변화 등으로 근래에 자취를 감췄던 일부 수역(대청호 등)을 중심으로 복원 또는 어자원 조성 차원에서 인위적인 방류가 이루어지고, 살치는 은어를 방류하는 과정에서 착오에 의해 특정 수역(충북 초평지)에 비의도적으로 옮겨졌다는 점에서 빙어의 사례와는 그 성격이 다르다.

 

'야속한 큰입배스' / 대청호에서 물고기를 잡아 생계를 꾸려 가는 한 어부가 토종 물고기 대신 잡혀 올라온 큰입배스를 바구니에 쏟으며 야속해하고 있다. 이렇게 잡힌 외래어종들은 식용으로도 이용되지 않고 거의 개 사료로 이용되는 등 천대 받는다.


 
'외국 물고기의 국내 이식'을 뜻하는 외래어종의 국내 도입은 주로 1960년대 이후에 이루어졌다. 

우리나라에 가장 먼저 들여와 이식된 외래어종은 초어와 백련어로, 초어는 1963년 11월 일본과 대만으로부터, 백련어는 같은 시기 대만으로부터 각각 도입돼 낙동강과 소양호에 방류됐다.
 
이어 1965년 1월에는 무지개송어가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들여와져 파로호에, 1969년 12월에는 블루길(파랑볼우럭, 일명 월남붕어)이 일본으로부터 도입돼 진양․소양․청평호에 방류됐다.

1970년엔 일본으로부터 떡붕어가, 1972년엔 미국과 일본으로부터 찬넬메기가, 1973년엔 이스라엘잉어(일명 향어)와 큰입배스가 각각 이스라엘과 미국으로부터 도입돼 국내 수계에 이식됐다.

이후 80년대에는 외래어종의 도입 및 자연 수역에의 방류가 잠시 주춤했다가 90년대 말에 들어서면서 또 다시 이어졌는데 이 시기에는 주로 중국으로부터 중국붕어(일명 자장붕어) 잉붕어 향붕어 붕잉어 쌍지붕어 등과 같은 교잡종들이 들여와졌다.

이밖에도 금붕어 금잉어 비단잉어 대두어 틸라피아(일명 역돔) 은연어 곱사연어 시마연어 대서양연어 왕연어 스틸헤드송어 수퍼송어 브라운송어 도날드송어 철갑상어류 쟈이안트구라피 금빛황어 등 2004년 현재까지 무려 2백20종이 넘는 수많은 외국 물고기들이 관상용 실험용 양식용과 같은 갖가지 명목으로 국내에 도입됐다. 

하지만 이들 외래어종이 모두 국내 자연수계에 이식 또는 방류된 것은 아니고 일부만이 자연수계에 잠식돼 수중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성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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