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 무지개송어

 

15~18도 수온서 활동, 평균 수명은 3~4년

성장속도 빨라 2년이면 30~40㎝까지 자라 



[자연수계 정착] 미국에서 도입한 무지개송어는 자연번식은 되지 않으나 양어장에서 이탈한 개체 등이 자연에 정착해 토종 어종을 잡아먹는 등 생태계에 피해를 주고 있다./자연닷컴 

분류학적 의의

무지개송어는 원산지가 북미 태평양 연안인 연어목 연엇과의 민물어류로, 학명은 'Oncorhynchus mykiss'이다.

 

국내엔 1965년 두 경로를 통해 도입됐다는 설이 있다. 그 중 하나는 그해 1월 강원도가 미 캘리포니아 국립양어장에서 수정란(숫자는 미상)을 들여다 파로호에서 시험양식을 시도했다는 설과 또 하나는 '정석조'란 사람이 미 캘리포니아 국립양어장에서 수정란 20만립을 들여와 부화에 성공, 최초로 양식하기 시작했다는 설이 있다. 

무지개송어란 이름은 영명인 'rainbow trout'를 직역한 것이며, 산란기에 몸빛이 무지갯빛의 혼인색을 띤다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무지개송어란 이름 대신에 일부에선 '석조(汐潮) 송어'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앞서 말한 두번째 도입 경로, 즉 정석조란 사람이 최초 도입했다해서 그 사람의 이름이 붙게 됐다고 한다.

몸길이는 최대 80~100㎝까지 자라며 치어 때 '팔마크(parr mark:어릴 때 있던 무늬가 자라면서 사라지는 것)'가 있는 게 특징이다.

 
◆습성 및 생활사

15~18도의 수온에서 잘 성장하는 냉수성 어종으로 본래 육식성이기 때문에 자연상태에서는 수생곤충, 조개류, 작은 물고기를 즐겨 먹는다. 

 

국내에 도입된 종은 일생 동안 민물에서만 살도록 고정된 종이기 때문에 양식지에서 이탈했거나 방류된 개체라도 바다와 하천을 오가지 않고 주로 하천 상류나 계곡 호수에 서식한다. 

 

우리나라에 본래 서식하고 있던 같은 연엇과의 '송어(학명:Oncorhynchus masou)'는 바다와 하천을 오가는 회유성이란 점에서 무지개송어와 비교된다.

 

또 송어와 같은 종(학명이 같음)이나 일생 동안 민물에 갇혀 사는 육봉형(陸封型)인 '산천어'는 비록 바다를 오가지 않는다는 점에서는 무지개송어와 비슷하나 몸집이 20∼30㎝밖에 자라지 않고 무늬가 송어의 어린 개체형(팔마크)을 그대로 유지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산란은 일반적으로 봄, 가을 두번 이뤄진다. 무지개송어의 수명은 보통 3∼4년이나 최고 6∼8년까지 산다. 다른 물고기에 비해 성장이 빨라 부화 후 1년 만에 18∼20㎝, 2년이 지나면 30∼40㎝가량 자란다.


◆일반적인 인식 및 확산 정도

우리나라에서 '송어'라고 하면 대부분이 무지개송어로 잘못 인식하는 경우가 많다. 이는 국내산 토착 송어가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까닭도 있지만, 양식산 무지개송어의 주 소비처인 횟집 등에서 '무지개'란 말을 빼고 그냥 '송어회'나 '송어매운탕'으로 통용하고 있는 데 따른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엄연히 무지개송어와 국내 토착 송어는 학명이 각기 다른 별개의 종이기 때문에 구별해서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지개송어가 국내 자연수역에 이식 또는 확산한 가장 큰 동기는 양식어가의 관리 소홀로 양어장을 이탈해 번져 나간 경우가 많다. 최근엔 유료 낚시터의 자원조성용으로 무지개송어가 곧잘 방류되고 있고 또 종교적인 방류에 의해서도 간혹 무지개송어가 방류되고 있어 분포지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자연번식이 되지 않는 특성(자연산란 및 수정이 된다 해도 발안(發眼)과 부화가 되지 않음) 때문에 큰 숫자로 불어나진 않는 상태이며, 주로 강 상류지역에 큰 개체들이 서식하면서 토착어종을 잡아먹거나 먹이경쟁을 통해 간섭을 주는 등 생태계에 피해를 입히고 있다.

 

또한 토착 송어류와의 유전적 교란도 예상돼 조사가 필요한 실정이다.

나. 은어

세력권 형성하는 회유성 어종으로 주로 돌에 붙은 조류 먹어

대청호서 한때 자연번식 이뤄졌으나 이후 다시 사라진 상태

 

[은어 치어] 본래 은어는 국내 서식어종이나 자취를 감춘 수계가 많아 최근 복원을 위한 방류사업이 꾸준히 이뤄지고 있는 이식어종 중의 하나가 됐다. 사진은 대청호에서 처음 자연번식된 은어 치어의 모습. /자연닷컴

분류학적 의의

본래 우리나라 전국 수계에 분포하던 종이나 수질오염과 댐 건설 등 서식환경 변화로 지금은 섬진강 등 일부 수계에만 서식하는 '귀한 종'이 됐다. 

 

따라서 일부 지자체와 단체에서는 최근 이 종을 복원하기 위해 인공 부화한 치어를 옛 서식지에 집단 방류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대청호에도 최근 은어 치어를 방류한 바 있는데 지난 겨울 '처음'으로 자연번식이 이뤄져 치어가 생산되었음을 필자는 확인한 바 있다. 

이처럼 은어는 최근 들어 계획적인 방류사업의 대상 어종으로 점차 자리잡아 가고 있음에 따라 이식어종에 포함시켜 다루기로 했다. 

서유구의 전어지(佃漁志)에 '은어는 주둥이 턱뼈가 은(銀)처럼 희므로 은구어(銀口魚)라 하는데 등뼈 사이에 지방분이 뭉쳐 있어 맛이 담백하고 비린내가 나지 않으며, 살아 있을 때는 오이 향이 나므로 별미다'라고 소개돼 있다. 영명인 'Sweet smelt' 또는 'Sweet fish'나 중국명인 '향어(香魚)' 모두 '오이 향과 같은 은은한 향이 나는 물고기'란 뜻에서 붙여졌다. 

은어의 분류에 대해서는 학자에 따라 연어목 은엇과, 혹은 청어목 은엇과, 바다빙어목 바다빙엇과로 나누는 경우가 있다.

 

학명은 'Plecoglossus altivelis'로 몸 크기는 보통 20㎝ 정도이나 때로는 30㎝ 이상 되는 것도 있다.

 

몸은 빙어처럼 날씬하고 옆으로 납작하다. 체색은 등쪽이 푸른 황록색이고 배쪽은 선명한 백색이다. 그러나 어린 개체는 내장이 훤히 들여다보일 정도로 빙어보다 더 맑고 투명한 것이 특징이다.


습성 및 생활사

돌에 붙은 부착조류를 주식으로 하지만 장마철엔 수서곤충을 먹기도 한다. 9∼10월 산란기에 갓 부화한 어린 개체는 바다로 내려가 연안에서 겨울을 난 후 이듬해 3∼4월 다시 하천으로 올라와 성장하는 회유성 어류이다.

은어의 가장 큰 습성은 세력권을 형성한다는 점이다. 즉, 강으로 거슬러 올라와 물이 맑은 하천 중류나 상류에 도달하면 제각기 세력권을 형성하고 정착하게 되는데 1마리당 세력권 범위는 보통 1㎡ 내외이며 이 안에 다른 개체나 물고기가 침입하면 적극 공격한다. 은어 낚시는 이 세력권을 이용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인식 및 확산 정도

섬진강 등 일부 서식지 외에는 은어가 잘 생산되지 않아 귀한 물고기 대접을 받고 있다. 

 

특히 은어는 성질이 급해 잡히자마자 죽기 때문에 멀리 운반하기도 어려워 서식지 이외의 사람들은 살아 있는 은어를 보는 것마저 힘들다. 

 

'금강의 은어'도 예전엔 꽤나 유명했으나 본래의 서식종은 자취를 감춘 지 오래이고 최근 대청호 상류에 방류한 치어가 자라나 지난 겨울 처음으로 산란 및 부화되는 등 정착단계(육봉화)에 들어서 있다. 

 

한때는 금강 상류 보청천에서는 대청호에서 자란 은어가 올라와 청산.청성지역 주민들이 투망 등을 이용해 앞다퉈 포획한 적이 있다.

 

국내 옛 서식지에의 복원사업이 금강수계 이외에서도 꾸준히 이뤄지고 있어 분포·서식지는 점차 느는 추세이나 그로 인한 생태계 영향 등에 관한 전문적인 모니터링은 부족한 실정이다.


4년 만에 월척 이상으로 고속 성장

사적.공적루트로 들여와 급속 확산

 

[떡붕어와 토종붕어] 떡붕어(왼쪽)의 생김새는 토종붕어(오른쪽)와 비슷하나 몸높이가 현저히 높고 꼬리자루 높이가 매우 낮아 마치 주걱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따라서 떡붕어를 일본에서는 헤라부나, 즉 주걱붕어로 부르고 있다./자연닷컴 


◆분류학적 의의=떡붕어는 본래 일본 오사카의 정천(淀川) 수계와 비파호(琵琶湖)가 원산지인 겐고로부나(혹은 헤라)를 피라미류와 교접시켜 만든 개량종 붕어이다.

우리나라에는 식용을 위한 양식 및 내수면 어자원 증식을 목적으로 도입됐다. 

 

도입 초기부터 '떡붕어'로 불렸는데 그 이유에 대해서는 학술적으로 정확히 알려진 바 없다. 다만 추측하건대 몸길이(체장)에 비해 몸높이(체고)가 '떡판'처럼 유난히 높아 그렇게 불린 게 아닌가 싶다.

떡붕어는 토종 붕어와 마찬가지로 잉어목(目) 잉엇과(科) 붕어속(屬)에 속하며 등지러미살(기조) 수는 17~18개(학자에 따라서는 15~18개), 뒷지느러미살 수는 5개, 옆줄(측선) 비늘 수는 30~31개이다. 물과 함께 흡입한 먹이를 걸러내는 아가미갈퀴(새파) 수는 84~114개(학자에 따라서는 92~128개), 척추골 수는 32~33개(〃 28~30개)이다.

생김새는 토종 붕어와 비슷하나 몸높이가 현저히 높고 꼬리자루 높이가 매우 낮아 마치 주걱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주걱같이 생겼다 하여 '헤라부나'라고도 하며, 우리나라에서도 도입 초기에 이를 직역하여 '주걱붕어'로 부른 적이 있다. 

 

몸 빛깔은 은백색이며 등쪽은 회흑색을 띤다. 

 [떡붕어와 토종붕어의 새파] 해부한 부분의 눈쪽 흰부분이 '새파(아가미칼퀴)'로, 떡붕어의 새파(위) 수가 토종붕어에 비해 2~3배 이상 많고 길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식성이 왕성하고 영양분의 흡수율이 높아 성장이 빠르다./자연닷컴 


◆습성 및 생활사
떡붕어는 잡식성이면서 특히 식물성 플랑크톤을 많이 먹고 산다. 이는 아가미갈퀴(새파) 수가 토종 붕어에 비해 2~3배 이상 많고 길다는 신체적 특징에서 비롯된 것이다.

내장의 길이도 몸길이의 5.7~6배나 될 정도로 길어 식성이 왕성하고 영양분의 흡수율이 높다. 따라서 성장 속도가 토종에 비해 훨씬 빠르다.

붕어는 대표적인 온수성 어류이다. 따라서 산란은 수온이 오르기 시작하는 3~6월에 수초 등에 알을 붙여 낳는다. 산란 성기(盛期)는 수온이 16~20도까지 올라가는 5월경이다.

붕어의 산란은 다른 잉어류의 물고기처럼 집단으로 모여 꼬리지느러미로 물장구를 치면서 이뤄진다. 붕어가 한창 산란할 때 오전 5~9시 사이 산란지를 찾아가면 마치 어린아이들이 물장구치듯 요란한 물소리를 내며 여기저기서 산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산란은 암컷이 먼저 수초나 나무 뿌리, 나뭇가지 등에 알을 붙이면 곧바로 수컷이 정자를 뿌려 체외수정을 시킨다. 산란은 2~3회로 나누어 이뤄지며 조건만 맞으면 연중 수차례 알을 낳는다. 

 

포란 수는 몸길이 12~23㎝급이 약 1만 5000~6만 5000개, 30㎝ 이상 대형급이 7만~15만개나 되며 평균 포란 수는 3만 5000개이다. 

 

수정란은 수온 18~21도에서 5일이면 부화해 그해 가을이면 9~11㎝까지 크고 2년생은 15~17㎝까지 자라 난소와 정소가 생겨나고 3년이면 23~25㎝까지 자라 생식을 하게 된다. 4~6년이 되면 30~40㎝ 이상으로 자라난다.

고향인 일본에서의 최대어는 몸길이 64㎝, 몸무게 2.8㎏까지 큰다고 기록돼 있으나 국내 최대어 기록은 51.1㎝(2002년 4월 충남 공주 경천저수지)이다. 

[떡붕어의 아가미 딱지뼈] 아가미딱지뼈에 나 있는 나이테는 물고기의 나이를 추정하는 중요한 연령형질 중의 하나이다./자연닷컴 




◆일반적인 인식
떡붕어는 도입 초기부터 떡붕어란 이름으로 불려 지금까지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떡붕어로 부르고 있다.

 

전국적으로 약용 또는 찜용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매운탕감으로는 인기가 덜하다. 식당에서 요리되는 붕어찜은 대부분 떡붕어를 재료로 한 것이다. 따라서 붕어찜이 유행인 곳에서는 토종 붕어보다 떡붕어가 더 선호되고 있는 반면 약효를 중요시하는 건강원 등에서는 토종 붕어를 더 선호하고 있다. 일반인들 역시 떡붕어는 토종에 비해 약효가 떨어진다고 믿고 있다.

하지만 최근들어 워낙 생산량이 많아진 데다 일반인들 대부분이 토종 붕어와 쉽게 구별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현지 어부들의 주된 수입원으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먹이 습성이 토종 붕어와 달라 먹이를 흡입하는 힘이 적기 때문에 낚시꾼들이 말하는 소위 입질폭이 작다. 따라서 국내 낚시꾼들에게는 별로 인기가 없다. 또한  일부 의식 있는 어부들은 떡붕어가 토종 물고기를 사라지게 하는 장본인 중의 하나라고 인식, 그물에 걸려나와도 별로 달가워하지 않는다.  

◆떡붕어의 확산 원인

떡붕어는 1970년대 초 2개의 경로를 통해 국내에 도입됐다. 하나는 사적인 경로를 통해 도입됐고 또 하나는 공적인 경로를 통해 들어왔다.

 

사적으로는 1970년 5월 양식업자인 김모씨(당시 G양어장 대표)가 400만개의 종란을 들여와 이듬해인 1971년부터 경기도에 치어를 납품했고 1972년부터는 일반인에게도 분양하기 시작했다.

 

공적으로는 1972년 진해내수면연구소가 일본 오사카담수어시험장으로부터 4㎝ 크기의 치어 6000마리를 기증받아 들여와 숫자를 늘린 후 80년대 들어 청평호와 소양호에 다량 방류하기 시작했다. 기록에 의하면 80년대 청평·소양호에 공식 방류된 떡붕어 수는 24만 마리로 나타나 있다.

떡붕어가 인위적으로 확산된 원인은 도입 초기나 지금이나 다량 방류가 주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앞서 예시한 청평·소양호와 충청지역의 대청·충주호를 비롯한 전국의 거의 모든 인공 호수에 주로 80년대를 중심으로 '마구 쓸어 넣다시피 방류'한 것이 바로 떡붕어다. 

소규모 저수지도 예외는 아니다. 중국으로부터 각종 양식 붕어가 수입되기 이전까지 소규모 저수지, 특히 유료낚시터로 개발된 곳에서는 낚시용으로 빈번히 떡붕어를 방류해 왔다. 

게다가 종 특유의 탁월한 번식력으로 인해 도입 직후부터 개체 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지금은 국내 거의 모든 수역이 떡붕어로 잠식될 만큼 '관리 불능'인 상태가 돼 버렸다.

떡붕어는 토종 붕어보다 약 보름가량 먼저 산란장을 점유해 알을 낳는 이른바 '공간 점유율'이 높고 다른 국내 토종 물고기들의 알과 치어를 포식하는 게걸스러운 식성까지 갖고 있어 갈수록 빠른 속도로 세력권을 넓혀가고 있는 '대표적인 생태 위해성 외래어종'이다. /글.사진=김성식 기자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