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천의 건천화 미호종개 생존 크게 위협"

하천수의 유속 변화도 악영향 끼쳐

외래생물 극성 개체수 감소에 한몫


■기타 서식환경의 변화

 

과거에 비해 하천수의 양, 즉 유수량이 감소한 것도 미호종개가 사라지는 하나의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읍·면 단위의 도시화가 심화되고 농촌의 산업화(농공단지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하천수를 이용한 용수량이 폭증한 데다 지하수 사용량이 갈수록 많아져 하천마다 유수량이 크게 줄어듦으로써 서식환경이 악화된 것은 비단 미호종개 뿐만 아니라 모든 물고기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커다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농지의 경작형태 혹은 농법의 변화도 하천수량을 감소시킨 원인으로 지적된다.

 

즉, 과거에는 논 농사 위주로 경작이 이뤄지던 것이 지금은 밭농사 내지 특용작물의 농사가 많아지고 휴경지도 늘어난 데다  농법마저 기계화됨에 따라 '논의 기능'이 크게 축소돼 논에 담수되던 물의 양이 현저히 줄어듦으로써 하천수량의 감소를 가져왔다.

 

하천수량의 감소에 따른 물고기들의 수난은 특히 갈수기에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우리나라의 경우 강수량의 대부분이 장마가 오는 여름철에 집중되기 때문에 장마철이 아닌 갈수기가 되면 거의 모든 소규모 하천의 유수량이 크게 줄어들게 된다.

 

더욱이 농업용수 사용량이 폭증하는 농번기에는 하천바닥이 말라붙는 소위 건천화 현상마저 나타나 물고기들에게 최악의 상황을 맞게 하고 있다. 오랜 기간 가뭄이 들어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하천의 건천화 현상은 미호종개를 비롯한 물고기는 물론 모든 수생생물들에게 '극단적인 상황'을 가져오게 되는데, 이에 대해 미호종개 최초 발견자인 손영목박사(전 서원대 생물학과교수)는 이같이 설명한다.

 

"물고기들에게는 물이 가장 중요한 서식기반인데 하천에 물이 마른다는 것은 서식기반 자체가 사라지는 극단적인 상황에 놓이게 되는 것을 뜻한다. 갈수기 혹은 극심한 가뭄으로 하천수가 고갈될 경우 한순간에 물고기가 전멸하는 최악의 사태를 초래한다."

다른 서식환경이 제 아무리 양호하더라도 하천수가 고갈돼 건천화가 진행되면 그 하천에서는 미호종개 등 모든 물고기의 씨가 마를 수 있음을 경고하는 지적으로 받아들여진다.

 

하천수가 줄어들면 여러가지 문제점을 파생시킨다. 물고기의 서식공간 자체가 협소해지는 직접적인 영향 외에도 수온이 급작스럽게 오르고 내리는 수온 급변화 현상과 용존산소량(DO)의 감소, 각종 오염원의 농축화, 부영양화의 심화, 하천수의 정체에 따른 수질오염의 악순환 등 모든 악재가 함께 나타난다. 그만큼 문제가 심각해진다.

 

하천의 건천화

하천의 건천화는 미호종개를 비롯한 모든 물고기의 개체수를 감소시키는 주된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특히 하천수가 고갈돼 장기간 바닥이 말라붙을 경우 서식 물고기가 전멸하는 등 생태계의 파멸을 가져온다. 사진은 갈수기 농업용수 사용량의 폭증 등으로 바닥을 드러낸 미호천 상류 모습./자연닷컴

 

 

하천수가 고갈될 경우 한순간에 물고기가 전멸하는 극단적인 상황을 맞게 된다고 강조하는 손영목박사./자연닷컴

 

하천수량의 감소와 함께 유속의 변화 또한 미호종개가 사라지는 원인 중의 하나다. 전에 설명한 바와 같이 미호종개는 수심 50cm 기준으로 평균 유속 10~18cm/sec의 비교적 느린 물흐름을 좋아한다. 여기서 말한 평균유속은 현존 서식지들의 물흐름을 현지 측정해 산출해 낸 수치로써, 1분에 10~18cm를 흐르는 속도이다.

 

그런 반면 미호종개의 최초 채집지인 미호천 팔결교 지점은 수심 50cm에서 평균 40cm/sec의 비교적 빠른 유속을 보이고 있다. '미호종개의 본향'으로서 미호종개가 많이 서식하던 1980년대 자료가 없어 직접 비교할 수는 없지만, 전문가들의 추정에 의하면 1980년대 후반 이후 집중적으로 이뤄진 골재채취 및 하상정리로 인해 유속이 예전보다 빨라졌다고 가정할 때 '유속의 증가'가 느린 여울을 좋아하는 미호종개의 삶에 어느 정도 악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이 가능하다. 유속 증가에 따른 서식환경 변화는 다른 하천, 특히 골재채취와 하상정리가 이뤄진 하천에서는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볼 수 있다.

 

보(洑) 등 인공시설의 축조에 따른 서식환경의 변화도 미호종개의 죽살이(생태 혹은 삶)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특히 보의 축조는 자연적인 물흐름을 방해하고 물고기들의 이동에 장애물로 작용하는 등 자연에 대한 인간 간섭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있다.

 

그밖에 '외래생물의 유입'도 미호종개 입장에서 보면 서식환경을 악화시킨 하나의 요인으로 지적할 수 있다. 외래생물 중 황소개구리 올챙이는 미호종개 서식처에 침범해 동서생물(同棲生物) 노릇을 하면서 미호종개가 산란한 알을 직접 훑어먹거나 미호종개 먹이가 되는 각종 조류(藻類)들을 먹어치움으로써 천적 내지 먹이경쟁자 역할을 하고 있다. 현존 미호종개 서식처 중 충북 청원 미호천과 대전 갑천, 충남 공주 유구천, 청양 지천 등지에서 황소개구리 올챙이가 특히 많이 서식하는 것으로 보아 그 영향 또한 적지 않을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외래어종인 블루길과 큰입배스, 떡붕어는 공통적으로 게걸스런 식성을 갖고 있어 미호종개의 알을 집어삼키거나(블루길, 떡붕어) 치어와 성어를 잡아먹는 등(블루길, 큰입배스) 천적 노릇을 해 미호종개의 삶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실제 현장 취재를 통해 확인한 바 갑천에는 현재 큰입배스와 블루길, 떡붕어가 유입돼 세력권을 넓혀가면서 활개치고 있고, 미호천에는 큰입배스와 떡붕어, 유구천과 지천에는 큰입배스, 백곡천에는 떡붕어가 유입돼 미호종개를 위협하고 있다.

 

'불안한 동거'

외래생물인 황소개구리 올챙이는 미호종개가 산란한 알을 집어삼키거나 미호종개 먹이가 되는 각종 조류들을 먹어치움으로써 천적 혹은 먹이경쟁자 노릇을 하고 있다. 사진은 미호종개 서식공간에 들어와 휴식을 취하고 있는 황소개구리 올챙이와 몸을 숨긴 채 머리만 내밀고 거동을 살피고 있는 미호종개들./자연닷컴

(21)달천의 생태 ①어류

 
달래강은 어름치와 황쏘가리의 강이다
괴산호서 본보 취재팀 극적으로 찾아내
수질악화·외래어 유입 어종에 큰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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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강을 대표하는 물고기는 무엇일까. 달래강에 사는 모든 물고기가 ‘달래강의 숨결’을 대변하는 귀중한 생명들이지만, 그 중에서도 단연 ‘달래강은 ~의 강이다’라고 할 만큼의 대표적인 어종은 과연 무엇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달래강의 대표어종은 어름치(천연기념물 259호)와 황쏘가리(〃190호)다. 비록 이번 취재에서는 단 3마리의 어름치와 1마리의 황쏘가리만 발견됐으나 그 4마리가 의미하는 바가 매우 크기에 취재팀은 주저없이 “달래강은 어름치와 황쏘가리의 강이다”고 주장한다.
 
 
■약 20년만의 어름치와 황쏘가리 1호 발견
 

취재팀은 우선 이번 취재에서 ‘달래강의 어름치’를 찾는 데 집중했다. 이유는 지난 1989년 3월부터 1991년 11월까지 서원대 기초과학연구소 손영목박사(어류분류학) 팀이 실시한 충북도산 담수어류 조사서 1마리의 어름치가 마지막으로 발견된 후 20년 가까이 출현 소식이 없기에 그것을 직접 확인해 보기 위해서였다.
 

그래서 당시 마지막 채집장소인 괴산군 청천면 청천리 일대를 중심으로 탐문과 현지 조사를 병행한 결과 이 수역서 어름치는 이미 ‘사라진 물고기’가 된 지 오래였다.

 

그러나 취재범위를 넓혀 취재는 계속됐다. 그 결과 수개월이 지난 8월 초 뜻밖의 희소식을 접하기에 이르렀다. 달래강 3백리 물길 그 어느 곳에서도 어름치의 서식흔적을 찾지 못했던 취재팀은 의외의 장소인 괴산호서 돌연 “이상한 물고기가 간혹 잡힌다”는 한 주민의 증언을 듣게 된 것이다.


즉시 집중 조사에 들어갔다. 조사는 지난 8월 8~13일까지 수중 촬영 및 조사 전문가가 초빙된 가운데 이뤄졌다. 결과 또한 뜻밖으로 나타났다.
 

어름치와 황쏘가리가 동시에 발견된 것이다. 어름치는 괴산호 중간수역인 갈은계곡과의 합수지점 부근(수심 1~2m)서 3마리가 발견돼 1마리가 수중카메라에 포착됐고 황쏘가리는 수심 4m 가량의 괴산호 상류수역 바위절벽(괴산군 칠성면 사은리)서 발견돼 촬영됐다.

 

 

 

 

달래강의 어름치(위)와 황쏘가리(아래)
달래강 수계인 괴산호에서 3마리의 어름치와 1마리의 황쏘가리가 발견된 것은 이번 어류분야 취재의 가장 큰 결과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어름치의 발견은 약 20년 만의 일로 아직 달래강 수계서 절종되지 않았음을 입증하는 귀중한 자료로 평가받고 있다.

달래강서 어름치가 확인된 것은 앞서 말한 바대로 약 20년 만의 일이요 황쏘가리의 발견은 처음이다. 전세계에서 우리나라, 특히 한강수계서만 서식하는 희귀어종 황쏘가리는 그동안 달래강 수계서는 주로 중상류 수역서 어부나 낚시꾼들에 의해 가끔 잡힌다는 소문은 있었지만 전문가들의 조사서 확인되지 않아 서식여부가 불투명했었다.

 

어름치 또한 우리나라 고유종(특산종)으로 멸종직전에 놓여 있는 희소종이다.
 

이번에 발견된 어름치는 몸길이 약 20cm에 몸 표면과 지느러미에 종 특유의 검은 반점과 띠가 선명히 나 있고 모래 바닥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었다. 황쏘가리는 몸길이 약 30cm에 온몸에는 특유의 주황색을 띠고 있으며 바위절벽에 은신해 있었다.
 

달래강 수계인 괴산호서 어름치와 황쏘가리가 발견된 데 대해 학계와 전문가들은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달래강 최후의 어름치’를 기록했던 손영목박사(서원대 명예교수, 민물고기보존협회장)는 “달래강 수계서 20년 가까이 어름치가 발견되지 않아 대가 끊긴 게 아닌가 우려했는데 수중촬영을 통해 서식이 확인돼 반갑기 그지 없다”며 “극소수나마 명맥을 이어나가고 있는 것은 괴산호 주변이 사람들의 발길이 쉽게 닿지 않는 지역적 특수성으로 인해 어름치가 살 수 있는 환경이 유지됐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현지조사에 참여한 한 전문가는 "비록 짧은 기간 동안의 조사에도 불구하고 이들 희귀어류가 찾아진 것은 그만큼 괴산호 수중생태계가 건강하게 유지되고 있음을 입증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건강한 호소 생태가 유지될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지역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주문했다.
 

■달래강 수계의 현주소

 

‘반가운 손님’ 어름치와 황쏘가리가 찾아진 달래강에도 중대한 위기가 찾아들고 있다. 다름 아닌 수질 악화와 외래어 유입 등에 따른 서식환경의 변화가 전 수계를 벼랑끝으로 내몰고 있다.
 

달래강에는 지난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총 48종의 어류가 서식하고 있었다. 특히 당시에는 주로 맑은 물에서만 서식하는 물고기들이 비교적 많이 살고 있었음은 그만큼 서식환경이 양호했음을 입증하는 것이었다. 하

 

지만 이젠 그들 숫자가 크게 줄었다. 특히 이번 취재에서는 꾸구리, 돌상어, 배가사리가 전혀 발견되지 않았다.

 

수질 악화와 서식처 파괴 등 서식환경 변화가 주요인이다. 서식환경 변화는 최근 거세지고 있는 개발 바람으로 인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물고기들의 숨통을 옥죄는 올가미가 되고 있다.


게다가 3년전쯤 낚시꾼들에 의해 괴산호로 유입돼 확산된 것으로 확인된 블루길과 큰입배스, 떡붕어 같은 외래어종의 급격한 증가 역시 서식어종에 큰 변화를 가져 오고 있다.

 

실례로 예전엔 상류쪽에 그리 많지 않던 누치가 최근엔 현저히 많아진 반면 붕어, 쉬리, 피라미, 갈겨니, 돌마자, 모래무지 등은 크게 줄어들었음은 이를 입증해 준다. 그에 반해 큰입배스는 중상류 수역인 청천지역까지 개체수가 크게 번져 활개치고 있다.

 

달래강의 터줏대감들이 굴러온 돌에 의해 점차 살자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급속히 확산되고 있는 외래종 ‘큰입배스’
그동안 외래어종이 유입되지 않아 ‘마지막 보루’로 여겨졌던 달래강 상류에도 최근 낚시꾼들에 의해 큰입배스, 블루길, 떡붕어가 유입돼 급속히 번져나가고 있다. 현지 어부 이진의씨(괴산 청천)가 그물에 잡힌 큰입배스들을 들어보이고 있다.

 

갑자기 개체수가 늘어난 토종어‘누치’
외래어종의 유입과 서식환경 변화로 인해 토종어인 ‘누치’의 개체수가 크게 늘어나는 등 달래강 상류의 어종 분포가 크게 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가지 유념할 것은 중류 쪽에 있는 괴산댐의 악영향이다. 비록 괴산호 안의 생태계는 취재 결과 댐 건설 51년 만에 기적처럼 되살아난 것으로 밝혀졌지만 <본보 8월 18·19일자, 9월 1·3·4·16·17·26·30일자, 10월 6·7·8일자 보도>, 물줄기를 가로막고 있는 댐 자체는 수중 생태계의 원활한 흐름과 존립을 방해하는 지극히 위협적인 존재로 작용하고 있다.

 

특히 상·하류를 잇는 물고기들의 이동 통로를 완전 단절시킴으로써 가해지는 악영향과 스트레스는 달래강 전 수역의 생태건강도를 크게 감소시키는 가장 주된 원인이 되고 있다.

 

하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최근 댐 상류 수역서 비교적 몸집 큰 뱀장어와 동자개가 자주 출현하고 있음은 수년전부터 이뤄져온 치어 방류사업의 결과로써 앞으로 경제성 어종의 증식분야에 시사하는 바 크다고 할 수 있다.

 

반면 수년전 방류한 은어는 확인되지 않아 대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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