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는모래에 붙은 규조류 가장 많이 섭식"
위 내용물 조사 최초시도 식성 밝혀내
녹조·남조·동물성플랑크톤도 함께 먹어

 

-----(25)미호종개의 먹이특성

 

자연생태계에서 미호종개는 무엇을 먹고 살까.


이같은 궁금증을 밝혀내는 일은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온 미호종개의 생태를 규명하고 나아가 미호종개의 '생태적 지위'를 살피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관건 중의 하나다.


어느 한 생물 종이 자연생태계에서 무엇을 먹고 사느냐의 문제는 그 생물 종 자체가 갖는 생태적 특성과 깊은 관련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생물 종이 서식하고 있는 단위 생태계내에서의 생태적 지위를 결정 짓는다.
미호종개 역시 마찬가지다.


미호종개의 먹이특성은 또 미호종개가 자연생태계에서 '맡은 역할'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다. 예를 들어 미호종개가 현 서식지에서 생산자 역할을 하느냐, 소비자 역할을 하느냐, 또 피식자 역할을 하느냐, 포식자 역할을 하느냐, 혹은 분해자 역할을 하느냐, 경쟁자 역할을 하느냐 등등의 문제를 결정짓는 중요한 잣대다.


미호종개의 먹이특성은 또한 다른 생물, 특히 현존 서식지에서의 동서종(同棲種)들과의 상호작용 내지 상호관계를 유추할 수 있는 중요 근거를 제공한다. 여기서의 상호작용(혹은 상호관계)에는 경쟁과 포식 등을 들 수 있다.


지금까지 미호종개의 먹이특성에 관한 연구는 전무했다. 따라서 이번에 국립중앙과학관 이상명박사(자연사연구팀)가 실시한 미호종개의 먹이특성 연구는 미호종개의 생태적 특성을 보다 명확히 규명하고, 아울러 현존 서식지에서 갖는 생태적 지위 및 역할을 살피는데 있어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 최초의 업적으로 꼽힌다. 다음은 이박사의 연구 결과를 토대로 살펴본 미호종개의 먹이특성이다.

 

 

위 내용물 조사 최초 시도
미호종개의 식성 조사를 위한 위 내용물 조사가 최초로 시도됐다. 국립중앙과학관 이상명박사가 미호종개 시료로부터 위를 분리해 내는 모습과 현미경 분석을 하고 있는 모습. /자연닷컴

 

 

■미호종개의 식성조사


순천향대 방인철박사(해양생명공학과)팀이 문화재청으로부터 허가를 얻어 채집한 시료를 대상으로 위(胃)의 내용물을 조사한 결과 여름철(2006년 8월)에는 규조류가 7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 다음으로는 녹조류가 20%, 남조류와 동물성 플랑크톤이 각각 5%씩 차지했다.


규조류 중에는 Cymbella속이 75%를, Navicula속이 25%를 차지했고, 녹조류 중에는 Scenedesmus속이 90%, Cosmarium속이 10%를 차지했다.


남조류는 모두 Phormidium속이 차지했으며 동물성플랑크톤은 Lepadella속이 60%, Trichocerca속이 40%를 차지했다.
초겨울인 11월에 미호종개의 위 내용물을 조사한 결과 8월과 유사하게 나타났다. 위 내용물 중 가장 많이 차지한 것은 규조류로 전체의 77%로 나타났으며, 그 다음은 녹조류 15%, 남조류와 동물성 플랑크톤 각각 4%씩 조사됐다.


규조류 중에는 Cymbella 속이 70%를 차지했으며 나머지 17%는 Melosira속이, 13%는 Navicula속이 차지했다. 녹조류는 Scenedesmus속이 87%, Cosmarium속이 13%로 나타났고, 남조류는 Phormidium속이 60%, Oscillatoria속이 40%를 차지했다. 동물성 플랑크톤은 Trichocerca속이 55%, Lepadella속이 45%로 조사됐다.


이같은 분석 결과로 볼 때 미호종개는 가는모래에 붙어있는 부착 규조류를 주로 먹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규조류 중에서도 Cymbella 계통의 조류를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규조류 다음으로는 Scenedesmus 속의 녹조류를 많이 먹고 있으며, 소량으로 조사된 남조류와 동물성플랑크톤은 부착조류를 먹을 때 함께 섭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따라서 미호종개는 현 서식지에서 잡식성의 1차 소비자 역할을 하는 동시에 동서종인 점줄종개나 참종개 등과는 먹이경쟁 관계를, 유입 외래어종인 베스 등과는 피식 및 포식관계에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미호종개의 먹이
미호종개는 가는 모래에 붙어있는 부착 규조류를 주로 먹되 규조류 중에서도 Cymbella 계통의 조류를 많이 섭취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규조류 다음으로는 Scenedesmus 속의 녹조류를 많이 먹고 있으며, 남조류와 동물성플랑크톤도 함께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1)규조류(Cymbella속) (2)규조류(Navicula속) (3)녹조류(scenedesmus속) (4)동물성플랑크톤(Lepadella속)./자연닷컴

 

/김성식 생태환경전문기자(충청타임즈)

"자어(仔魚) 때 바깥아가미로 호흡...특이한 생활사"
부화후 30일째 지나 치어기로 이행
가는모래 유독 좋아하는 습성 있어

 

------<24>미호종개의 생활사

 

■자치어(仔稚魚) 발달과정


자어(仔魚)란 '갓 부화했거나 부화한 지 얼마 안된 어린 물고기'를 말한다. 부화 직후부터 난황(알속에 저장돼 있는 영양원)이 모두 흡수되기 전까지를 전기(前期) 자어, 난황을 흡수한 후부터 모든 지느러미 기조(지느러미살) 수가 어미와 같게 되기 전까지를 후기(後期) 자어라 한다.


반면 치어(稚魚)는 '모든 지느러미의 기조가 완성된 시기부터 체형이 어미와 같아지기 전까지의 어린 물고기'로, 자어 다음의 성장 단계를 말한다. 따라서 자치어 발달과정이라 함은 알에서 갓 부화한 어린 물고기로부터 치어로 성장하기까지의 발달 과정을 통칭하는 말이다.

 
갓 부화한 미호종개의 자어는 전장(몸전체 길이)이 2.8mm로서 무색투명하고 바닥에 몸을 옆으로 누인 채 꼬리만 움직인다. 아직 색소포는 출현하지 않으며 입과 항문도 열려있지 않다. 부화 후 1일째의 자어는 전장이 3.5mm로 역시 색소포는 출현하지 않으며 입과 항문 또한 열려있지 않은 상태다.


부화 후 2일째는 전장이 4.2mm로 머리부분이 발달하고 흑색소포가 머리 앞쪽과 중뇌부분, 몸 옆면 근절상에 다수 출현하며 눈에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거의 완전히 착색된 것이 관찰됐다.


부화 후 3일째는 전장이 4.4mm로 가슴지느러미가 생겨나고. 입과 항문이 열리기 시작한다. 이어 4일째는 전장이 4.8mm로 대부분의 자어들이 입과 항문이 완전히 열려 있으며 난황이 완전히 흡수되는 것을 확인했다. 머리와 몸 옆면에 원형의 흑색소포가 나타났으며. 3쌍의 외새(바깥아가미)가 나타나고 주둥이 아래쪽과 옆쪽에 접착성을 띤 3쌍의 수염이 생기며, 입과 수염에 소돌기가 분포한다.


순천향대 방인철박사팀(해양생명공학과)과 함께 미호종개의 초기생활사를 공동연구한 이완옥박사(국립수산과학원 중부내수면연구소)는 "미호종개 자어는 부화후 4일째되면서 몸 구조에 큰 변화가 일어나 이 때부터 거의 완전한 유영능력을 지니는 것이 확인됐다"며 "따라서 이 때부터 스스로 활발히 움직이면서 초기 먹이로 공급한 로티퍼를 대량 섭식하는 것이 관찰됐다"고 밝혔다.


부화 후 5일째는 전장이 5mm로 3쌍의 바깥아가미와 가슴지느러미가 발달한다. 3쌍의 바깥아가미는 부화 후 7일째 되면서 차츰 줄어들어 아가미뚜껑으로 덮히기 시작하는 것이 관찰된다. 부화 후 9일째의 자어는 전장 7mm로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 미병부(꼬리자루 부분)에 흑색소포가 출현한다. 이어 10일째의 자어는 바깥아가미가 아가미 뚜껑으로 완전히 덮힌 것이 관찰됐으며, 꼬리지느러미에 4개의 기조(지느러미살)가 관찰됐다.


부화 후 14일째는 전장이 9mm로 등쪽 막 지느러미로부터 등지느러미와 꼬리지느러미가 융기한다. 동시에 꼬리지느러미 기조가 14개 나타난 것이 관찰됐다. 부화 후 27일째의 자어는 전장이 12mm로 등지느러미에서 7개, 뒷지느러미에서 6개, 가슴지느러미에서 1~2개, 배지느러미에서 1~2 개의 기조가 각각 관찰된다.


부화 후 30일째 되면서 미호종개 자어는 드디어 치어기로 이행한다. 몸 구조가 어미와 흡사하게 되면서 '미호종개로서의 모습'을 갖춰가는 시기이다. 연구팀의 관찰결과 몸 옆면에 나타나는 미호종개 특유의 반문은 전장이 25~40mm 가량 자란 다음에야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즉, 연구팀은 부화후 180일째 돼서야 몸 옆면의 흑색소포 분포상태가 성어의 반문 형태와 유사하게 나타남을 확인했다.

 

<사진1> 

 <사진2>

 <사진3>

 <사진4>

 <사진5>

자어에서 치어로
자어에서 치어로의 발달과정은 '몸 구조를 갖춰가는 과정'이라 할 수 있다. 부화후 4일째 나타난 바깥아가미가 부화후 7일째 되면서 차츰 줄어들어 아가미뚜껑으로 덮히기 시작하는 것이 관찰된다. 이어 10일째 되면서 바깥아가미가 아가미 뚜껑으로 완전히 덮힌 것이 관찰되는 등 큰 변화가 온다. 사진⑤는 부화후 4일째와 12일째의 변화된 모습.<현미경 촬영 순천향대 방인철박사>

 

 

■미호종개의 생태

 

미호종개의 산란기는 그동안 5~6월로 추정돼 왔다. 그러나 방인철박사팀의 조사 결과 미호종개는 자연상태에서 6월 초부터 9월말까지 4개월 정도의 기간에 산란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치어기 이후의 주된 먹이는 가는모래에 붙어있는 부착규조인 것으로 밝혀졌다.(먹이특성은 다음회에 상세 보도)


미호종개의 습성을 직접 관찰한 결과 '미호종개의 삶은 가는 모래 없이는 이뤄지지 않는다'고 할 만큼 가는 모래와 깊은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주요 서식처(미소 서식처)도 가는모래(직경 0.6mm 이하)가 깔려있는 하천바닥이요 먹이 활동을 하는 곳도 가는모래 바닥이다. 또한 휴식을 취하거나 천적을 피해 몸을 숨기는 곳도 가는모래 바닥이다.

 

이미 보도한 서식환경조사에서도 알 수 있었듯이 미호종개는 직경 0.6mm 이하의 모래를 유난히 좋아한다. 미호종개가 가는모래를 유독 좋아하는 이유는 먹이 섭취시 모래를 입으로 빨아들였다가 다시 아가미를 통해 내뱉는 신체 구조적 특성과 천적 출현 등 위급 상황시 재빨리 몸을 숨기기 위한 행태적 특성 때문으로 추정된다.


미호종개가 모래를 얼마나 좋아하는가는 하루 중 먹이활동을 하는 시간 외에는 거의 대부분을 모래속에 몸을 숨기고 생활하는 것으로도 확인된다. 미호종개와 함께 채집되는 점줄종개와 참종개는 모래속에 들어가 있는 시간보다 모래밖에 나와 활동하는 시간이 더 많은 것과 대조를 이룬다.

 

미호종개는 모래속에 들어가 있을 때도 천적이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주둥이 혹은 머리 일부만을 밖으로 내밀고 있는 특성이 있다. 멸종위기에 처한 종으로서 그만큼 환경에 예민해져 그로 인한 위기의식이 유전자에 내재된 것으로 생각된다.

 

미호종개는 하루 중 먹이활동을 하는 시간 외에는 거의 대부분을 모래속에 몸을 숨기고 생활한다. 모래속에 들어가 있을 때도 천적이 거의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머리 일부만 내밀고 있는 습성이 있다./자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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