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파리가 모두 새하얀 흰참나무가 충북 청주 양성산에서 자라고 있습니다.

'자연다큐 식물생태365'가 올해 7월 6일 양성산에서 발견한 희귀수종입니다.

이 흰참나무와 함께 흰방울토마토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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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K1dHmTYaHy8

길조의 고장, 축복 받은 땅 '충북'

 

충북에서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생물의 몸체가 흰색을 띠는 이른바 알비노가 타지역에 비해 눈에 띄게 자주 나타나고 있다.

1988년 이후 필자가 직접 목격한 것만도 열 손가락을 꼽고 남을 정도다. 자연적으로 발생할 확률이 최대 백만분의 1이라는 극히 드문 현상이 충북에서만큼은 걸핏하면 나타나고 있다.
어떨 땐 너무 잦게 나타나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흔한 일이 됐다. 그러니 매번 알비노가 나타날 때마다 "예삿일이 아니다"는 생각이 자꾸만 든다. 타지역서도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야 그저 그런가 보다 하겠으나 유독 충북에서만 자주 생겨나니 묘하다는 느낌마저 든다.

 


우선 영동의 흰까치 얘기다.

영동서 흰까치가 첫 출현한 시기는 1989년 6월이다. 당시 영동 학산서 2마리의 흰까치가 출현해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이래 2005년도와 2008년에도 황간서 잇따라 1마리씩의 흰까치가 나타나 '영동은 흰까치의 고장'이란 말까지 생겼다.
뿐만 아니다. 1994년과 95년도엔 충북의 한 땅꾼이 소백산과 속리산서 잇따라 흰뱀(백사)을 잡아 전국 땅꾼들의 부러움을 산 바 있으며 2007년 5월엔 진천 광혜원과 괴산 청안서 흰까치 1마리와 흰사슴 1마리가 각각 출현해 화제가 됐다.
또 보은 내북에서는 2008년 7월 4마리의 흰참새가 한꺼번에 발견돼 학계에서도 깜짝 놀란 보기 드문 사례로 기록된데 이어 지난 25일에도 또 한 마리의 흰참새가 나타나 '흰참새 고장'으로 소문난 상태다.
어디 그 뿐이랴. 지난해 9월엔 괴산호 부근서 국내 최초로 흰딱새 1마리가 발견돼 언론에 보도된 바 있다.

 

심지어 식물에서도 알비노가 나타나고 있다.

2007년 6월엔 괴산 청천의 한 농장서 방울토마토가, 2009년 8월엔 보은 마로에서 자귀나무가 알비노로 잎과 줄기가 온통 하얗게 변해 세인들의 관심을 끌었다.

 


알비노는 유전자 이상에 의한 돌연변이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사람과 동물에 나타나면 백색증으로 부르기도 한다.

일부에선 알비노 동물에 대해 상복(喪服)을 입고 나타났느니 재수가 없느니 말하기도 하는데 이는 알비노를 일종의 증세로 보기 때문이다.
알비노의 원인에 대해서도 말이 많다. 일부에선 색소세포의 총체적 결손이나 태생학적 발달과정에서 정해진 색소세포의 이동장애 혹은 색소생산에 필수적인 호르몬 자극의 부족, 색소세포 내부의 이상 등을 들고 있는 반면 일부에선 환경오염에 따른 이상증후로 보기도 한다.
필자는 알비노를 취재할 때마다 그들이 얼마나 생존하는지 궁금해 지속적으로 추적한 바 있다. 그러나 결론은 의외였다. 1년 이상 산 사례가 극히 드물기 때문이다. 햇빛, 특히 자외선을 가리는 맬라닌 색소가 부족해 야생에 불리하고 보호색도 없어 천적의 눈에 쉽게 띄기 때문이라 생각된다. 식물은 엽록소가 없어 단독 개체로는 얼마 못 산다.

 


어쨋거나 동양권에선 예부터 알비노를 신비 자체로 받아들였다. 흰사슴,흰까치가 나타나면 나라가 잘 될 징조라며 반겼다.
충북에서 알비노가 잦게 나타나는 것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꼭 그렇게 볼 일만도 아니다. 알비노가 환경오염과 관련있다는 증거도 없다. 충북이 타지역에 비해 환경이 두드러지게 열악한 상태도 아니다. 서두에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한 것은 출현횟수가 잦기에 한 말이다.
해서 말인데 기왕이면 좋게 생각했으면 싶다. 축복받은 땅이기에 흰까치,흰참새 등이 자주 나타난다고.
다만 그 축복받은 땅을 얼마나 잘 가꾸고 지켜내느냐는 충북인의 몫이다. 충북인 스스로 그 복을 차서야 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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