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기념물 323-8호 황조롱이(학명 Falco tinnunculus, 영명 Common kestrel)가 공중정지 비행하는 장면입니다.

 
This is the scene where the Common Kestrel(Falco tinnunculus) is hovering in the ai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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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7B05_YvGnFo

희귀 조류 다양...‘양호한 생태건강도’ 확인
   까막딱따구리 발견 학술적 큰 의미
 수리부엉이·원앙 달래강의 대표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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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강(달천)은 ’수리부엉이(천연기념물 324-2호, 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Ⅱ급)와 까막딱따구리(〃 242호, 〃)의 강’이다.

 

취재 결과 수리부엉이는 달래강 수계 내에서 5쌍밖에 확인되지 않는 희소종으로서 이미 오래 전부터 이곳에 둥지를 틀고 생태계의 조절자 역할을 해 온 ‘달래강의 터줏대감’이다. 

 

까막딱따구리 역시 불과 4마리만 발견됐지만 국내 현존 개체수가 워낙 적은 희귀종 중의 희귀종이란 점에서 달래강 수계에서의 발견 자체가 매우 획기적인 일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수리부엉이 서식처 5곳 확인


‘달래강의 숨결’ 기획취재팀이 찾아낸 수리부엉이의 서식처는 모두 5곳이다.

 

탐문조사와 현지답사를 병행한 결과 보은군 산외면 백석리 속리천 절벽과 괴산군 청천면 금평리 압항천 절벽, 후영리 백로담 절벽, 칠성면 사은리 병풍바위 절벽(괴산호 내 산막이 절벽), 충주시 살미면 향산리 싯계부근 절벽 등지에서 둥지와 함께 각 1쌍씩의 수리부엉이가 발견됐다.
 

주민들이 서식 장소로 알고 있는 청원군 미원면 어암리 쇠바우 절벽과 괴산군 청천면 귀만리 삼인리 절벽, 청천면 거봉리 절벽 등지에서는 실물이 확인되지 않았다.

 

몸길이 약 60~70cm에 양쪽 날개길이가 무려 1.5m 이상되는 맹금류인 수리부엉이는 최근들어 개체수가 급격히 줄어든 희귀종으로 깊은 산의 암벽과 강가 절벽에 둥지를 틀고 주로 밤에 활동하면서 꿩과 산토끼,집쥐,개구리,뱀,도마뱀 등을 잡아 먹는다. 생태계내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밤의 제왕’으로 불린다.

 

 

달천의 터줏대감 수리부엉이./자연닷컴
달래강 수계에서 5쌍이 확인된 수리부엉이. 먹이사슬의 최상위 포식자로서 생태계의 균형을 조절하는 중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취재에서는 또 수리부엉이와 함께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올빼미(324-1호)와 솔부엉이(324-3호),쇠부엉이(324-4호),소쩍새(324-6호) 등도 청원군 미원면 옥화리 일대와 괴산군 청천면 귀만리 삼인리 일대,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산막이 일대 등지에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올빼미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식물(Ⅱ급)이다.


올빼미와 부엉이류는 모두 올빼미과의 야행성 조류이나 올빼미는 머리 위에 뿔처럼 생긴 귀깃이 없는 반면 부엉이류는 귀깃이 있는 것이 다르다. 소쩍새는 귀깃이 있는 소형 부엉이류에 속한다.


이번 취재에서는 올빼미목(올빼미·부엉이류) 외의 다른 맹금류들도 실제 발견되거나 서식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됨으로써 달래강 수계가 아직은 ‘비교적 양호한 생태 건강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들 맹금류도 다른 희귀 동식물과 마찬가지로 갈수록 개체수가 감소하고 있어 보호대책 마련이 아쉬운 실정이다.

 

 

황조롱이./자연닷컴

실물이 확인된 맹금류는 천연기념물인 붉은배새매(323-2호),새매(323-4호),황조롱이(323-8호) 등이며, 주민들의 목격담을 통해 서식 혹은 도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간접 확인된 종은 참매(323-1호,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Ⅱ급)와 검독수리(243-2호,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Ⅰ급) 등이다.

 

아마추어 생태연구가인 정대수씨(45) 등 목격자들에 의하면 참매와 검독수리는 주로 겨울철 달래강 중류인 괴산호 주변에 나타나 활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달래강 최초 까막딱따구리 발견

 

이번 취재에서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무엇보다도 까막딱따구리의 발견이다.

 

까막딱따구리는 국내 현존 개체수가 극히 적고 발견 사례도 많지 않아 이미 35년 전인 1973년 4월 천연기념물 242호로 지정된 희귀종으로 환경부에서도 최근 멸종위기종으로 지정, 보호하고 있는 중요 유전자원이다.

 

까막딱따구리가 발견된 곳은 괴산호 주변인 괴산군 칠성면 사은리 산막이 뒤편 천장봉으로, 이 산의 중간 골짜기인 천장골과 남쪽 능선의 2개 둥지서 각각 1쌍씩 모두 4마리가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까막딱따구리가 충북지역서 발견된 것은 1990년 국립공원 속리산서 첫 발견된 이래 18년 동안 4차례에 불과하나 한꺼번에 4마리의 성조(成鳥)가 발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까막딱따구리가 국립공원이 아닌 지역서 발견된 것은 전국적으로도 극히 드문 일로서 학계는 ‘큰 경사’라며 서둘러 보호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하지만 까막딱따구리가 발견된 괴산호 주변은 최근 괴산군이 옛길 정비사업과 산악자전거 전용도로(MTB장) 개설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이어서 환경단체와 학계의 거센 반발을 낳고 있다. 본보 기획취재팀도 까막딱따구리를 비롯한 괴산호내 희귀동식물의 보호를 위해 그동안 20여회에 걸쳐 심층 보도를 해오고 있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달래강의 진객’ 까막딱따구리.자연닷컴
‘달래강의 숨결’ 기획 취재를 통해 얻은 가장 큰 결과는 멸종위기종이자 천연기념물인 까막딱따구리의 발견을 들 수 있다. 취재팀은 특히 달래강 중류인 괴산호 주변서 한꺼번에 무려 4마리의 어미 까막딱따구리를 발견함으로써 학계의 지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사진 왼쪽이 암컷, 오른쪽이 수컷.

 

■달래강은 ‘원앙 천국’


달래강을 대표하는 또 다른 조류는 ‘원앙(천연기념물 327호)’이다. 특히 원앙은 달래강 수계 어느 곳을 가든지 손쉽게 만날 수 있는 다수종으로서 달래강 조류생태계의 한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


달래강 수계, 특히 괴산호로부터 최상류에 이르는 구간은 가히 ‘원앙 천국’이라 할 수 있을 만큼 서식 둥지와 개체수가 유난히 많이 발견되고 있다. 원앙의 번식지(둥지)가 발견된 곳은 보은군 속리산면 속리산 일대와 청원군 미원면 옥화·어암리,괴산군 청천면 도원·화양(화양계곡)·후영리 등 10여 곳으로 주로 하천변의 오래된 나무구멍을 이용해 번식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도 달래강 수계에서는 오색딱따구리,청딱따구리,쇠딱따구리 등의 딱따구리류와 청둥오리,흰뺨검둥오리,꼬마물떼새,쇠물닭,논병아리 등의 물새류와 함께 까치·까마귀류,때까치류,할미새류,박새류,꾀꼬리,파랑새 등의 각종 텃새 및 철새가 서식하고 있으며 고니(백조,천연기념물 201호,멸종위야생동식물 Ⅱ급)와 말똥가리(멸종위기야생동식물 Ⅱ급)도 겨울철 괴산호에 날아와 월동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4년전의 금강하구 취재와 람사르 습지 등록

 

1996년 겨울 필자는 금강하구를 찾아 그 일대에 사는 조류들을 취재한 바 있다. 국립중앙과학관 백운기박사와 동행한 당시 취재에서는 뜻밖의 성과가 얻어져 학계가 놀랐다. 다름 아닌 국제적 희귀조이자 우리나라 천연기념물(326호)겸 멸종위기야생동물인 검은머리물떼새가 무려 1910마리라는 대집단을 이뤄 충남 서천 금강하구와 유부도 일대서 월동하고 있는 사실을 처음 밝혀냈기 때문이다.
검은머리물떼새는 1900년대 초까지만 해도 한반도에서는 번식하지 않는 새로 여겨져 왔다. 그러던 것이 1917년 4월 일본인 조류학자 구로다 나가미치박사에 의해 영산강 하구서 알 2개가 발견되면서 국내 번식사실이 최초 기록됐다.
그로부터 반세기여가 지난 73년과 74년 6월, 국내 학자인 원병오박사가 강화도 앞 대송도에서 두 번째와 세 번째 알을 잇따라 발견함으로써 드물게나마 번식한다는 사실이 학회에 알려졌다. 
그후 학자들은 연구를 통해 한반도 서해안의 무인도서 매년 150마리 내외의 작은 집단이 번식하는 외에도 겨울철에는 동북아 북쪽의 번식집단이 한반도 서해안과 금강 하구 일대로 날아와 함께 월동한다는 사실을 밝혀내고 추적을 계속해 오고 있었다. 그중 특히 84년에는 850마리라는, 당시로서는 최대 집단이 한꺼번에 발견되기도 했다.
그로부터 또다시 12년이 지난 96년 겨울, 필자가 포함된 취재팀이 뜻밖에도 1910마리(백운기박사의 계측치)라는 최대 월동군을 찾아냄으로써 다시 학계의 관심을 검은머리물떼새로 쏠리게 했던 것이다.
천연기념물을 지정 관리하는 문화재청도 99년 10월 국내 최초로 종합 실태조사를 착수하기에 이르렀다. 문화재청은 당시 조사를 통해 금강하구와 유부도 등에서 1230마리의 월동군을 확인하는 한편 이 새가 거의 모든 월동기간을 금강하구의 장항 앞 갯벌서 먹이를 잡아먹은 뒤 인근 유부도서 휴식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비슷한 시기의 또 다른 조사에서는 매년 8월 이후 1400~3200마리의 검은머리물떼새가 안정된 집단을 이뤄 월동하다가 이듬해 3월이 되면 번식집단이 빠져나가 690개체로 감소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일련의 조사 연구를 통해 금강하구와 유부도를 포함한 서천 연안갯벌은 동아시아에 분포하는 검은머리물떼새 전체집단의 30% 이상이 월동하는 중요한 서식지이자 황조롱이,노랑부리저어새와 같은 여러 법정 보호종의 서식지로서 '높은 보전가치'가 입증됨에 따라 비록 늦었지만 2008년 1월 국내 습지보호법상 습지보호지역으로 전격 지정됐다는 점이다.
거기에 더하여 더욱더 반가운 일은 이 일대가 지난해 12월 29일자로 국제적 보호습지인 람사르 습지로 등록돼 본격적인 보전 관리를 받게 됐다는 소식이다. 국내 연안습지로는 순천만과 무안갯벌에 이어 세 번째다. 그야말로 박수 칠 일이다. 국제조약인 람사르 협약에서는 자연상태의 희귀하고 독특한 유형을 갖추고 있거나 생물다양성 보전이 필요한 습지를 람사르 습지로 지정, 보호하고 있다.
서천군과 국토해양부는 이번 람사르 습지 등록을 계기로 서천 갯벌이 국제적인 중요성을 인정받게 됨에 따라 올해부터 2014년까지 5년간 총 200여억원을 투자해 갯벌관리 인프라 구축과 함께 해안 복원 등 각종 세부사업을 추진키로 했단다.
오랫동안 추진돼 온 군산·장항 국가산업단지 개발로 인해 언제 사라질 지 모르던 백척간두의 땅, 위기의 땅에서 비로소 생명의 땅, 생태보고의 땅으로 되살아나게 된 것이다. 학계, 환경단체, 주민, 기관이 모두 나서 이뤄낸 쾌거요 살아 숨쉬는 대자연의 승리다. 서천 갯벌이여, 영~원~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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