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전반을 고려한 체계적인 복원사업 돼야"
 '월악산 산양' 헛개나무 확산에 큰 기여
 서식환경 개선 및 복원 노력 필수 과제

                                <본 내용은 충청타임즈 2011년 12월 15일자 보도기사임>

 

이미 사라졌거나 사라져가는 생물 종을 복원하는 일은 단순히 그 생물 종만을 되살리는 데 목적이 있는 게 아니다. 당해 생물 종을 되살림으로써 생물 다양성을 높이고 나아가 생태계 전반의 조화와 균형을 회복해 건강한 상태로 만들자는 데 있다.


그런 만큼 생물 종 복원은 과정이 복잡하고 까다로우며 시간적으로도 오랜 기간이 소요되는 어려운 사업이다. 그러나 갈수록 필요성이 높아지고 무엇보다도 건강한 생태계를 후손에게 물려줘야 한다는 당위성까지 있는 만큼 종 복원사업이 갖는 의미와 가치는 자못 크다.


이번 기획취재를 통해 얻은 것은, 역설적이지만, 생물 종 복원사업 자체가 생태계의 조화와 균형 회복에 실제로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다. 우리나라의 생물 종 복원사업이 아직은 결과를 내다보기엔 성급한 면이 있긴 하지만, 일부 사업의 경우 종 복원 과정에서 이미 긍정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는 등 희망을 보이고 있다.

 

월악산 산양 복원에서 가능성을 찾다


취재팀은 그 희망을 월악산 산양복원사업 현장에서 엿볼 수 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월악산 산양복원사업은 현재까지의 추진실적(2020년까지 최소 존속개체군 50마리를 확보한 다음 자체 존속가능한 안정개체군(100~300개체)까지의 형성이 최종 목표로 2011년 현재 증식개체수는 총 29개체임)으로 보면 아직 초기 단계임에도 불구하고 이식된 산양들이 사라져가는 헛개나무의 군락지를 회복하는데 이미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야생동물 복원이 단순히 대상 동물만을 복원하는 것이 아니라 식물을 비롯한 자연생태계 전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생태계 안정화에도 크게 기여한다는 사실을 보다 확신케 하는 내용이다.<아래 사진 참조>


이러한 사실을 밝혀낸 이용욱 국립공원종복원센터 산양복원팀장은 "겨울철 산양 배설물에 유독 헛개나무 씨앗이 많이 들어있고 봄철에는 그 배설물에서 헛개나무 새싹이 다량 움트는 것에 착안해 실험한 결과 자연상태의 씨앗은 평균 발아율이 0.8%였던 반면 산양 배설물 속에 있던 씨앗은 평균 32.5%의 발아율을 보여 무려 40배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팀장은 "산양이 헛개나무 열매를 먹고 되새김질하는 동안 씨앗 껍질이 산양의 위산과 소화액에 의해 소화돼 씨앗 발아에 영향을 줬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로 보아 월악산의 경우 산양이 헛개나무 씨앗의 발아와 산포(散布)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실험결과는 식물-산포자간 공진화 이론에도 부합하는 것으로서 결국 산양이 자신의 먹잇감을 스스로 번성시켜 자신도 이익을 얻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헛개나무 씨앗은 껍질이 두껍고 단단해 자연발아율이 매우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최근 들어서는 헛개나무와 열매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무분별한 채취가 이뤄져 갈수록 개체수가 줄어드는 추세다.


이팀장은 "그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식물 씨앗의 발아와 산포에 관한 연구가 몇몇 있었지만 주로 조류를 대상으로 실시됐을 뿐 포유류, 특히 멸종위기종인 산양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이어서 의의가 크다"며 "이번 연구가 다른 야생동물 복원사업에도 당위성을 부여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생물 종 복원 성공을 위한 과제


다시 강조하건대 생물 종 복원의 최종 목표는 '생물 다양성을 높여 생태계 전반에 조화와 균형을 회복함으로써 보다 건강한 생태계가 유지되도록 하는 것'이다.

 

건강한 생태계란 무엇인가. 생태계란 말 자체가 '특정단위 공간 내에 사는 모든 생물체와 그들의 물리적 환경, 그리고 그들 간의 상호관계를 포함하는 총체적 개념'이듯이, 건강한 생태계는 어느 특정 지역의 생물체와 환경, 또 그들 간의 상호관계 모두가 아무 탈 없이 원활히 기능하는 상태를 말한다.


월악산을 예로 들어보자. 지난 1980년대 초까지는 산양이 살고 있어 먹이환경인 헛개나무의 씨앗 발아와 산포가 자연스럽게 이뤄져 왔으나 산양이 사라지고 난 뒤부터는 헛개나무의 확산이 더뎌지고 먹이경쟁 관계에 있던 다른 동물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등 생태계 전반에 조화와 균형이 깨지기 시작했다.

 

그러나 산양 복원사업이 진행되고 있는 오늘날 생태계 상황이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가. 산양 개체수가 최소 존속개체군에도 못 미치는 상태지만 산양과 먹이환경의 상호관계를 통해 헛개나무 개체수가 점차 늘어나는 등 월악산 생태계가 전반적으로 되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지 않은가.


따라서 생물 종 복원사업은 생태계 전반을 고려해 계획적이고 체계적으로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 생물 종의 복원에만 관심을 쏟고 서식환경을 소홀히 한다든지 생물과 환경 간의 상호관계를 무시할 경우 그것은 명목뿐인 '반쪽 복원'이 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서식환경의 개선과 복원 노력이다. 이는 산양처럼 자신의 먹이환경을 스스로 회복시켜 나가는 경우에도 중요한 대목이다. 서식환경은 먹이환경만 있는 게 아니다. 천적을 피해 휴식을 취하고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는 서식공간도 필요하고 인간 간섭이 가능한 한 덜 미치는 쾌적한 주변환경도 필요하다.


우리나라 생물들이 멸종 혹은 멸종위기에 놓이게 된 근본 원인이 기실 서식환경의 악화와 파괴에 있는 만큼 그것을 개선하고 복원하는 일 또한 생물 종 복원의 성패를 가름할 정도로 매우 중요하고 필요하다. 제 2편 미호종개 복원에서 거론했듯이 미호종개를 제 아무리 증식해봤자 마땅히 방류할 장소가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서식환경의 개선과 복원이 종 복원사업에 있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여실히 입증하고 있다.


서식환경의 개선과 복원 노력은 당해 생물 종의 방류 또는 이식 사업이 이뤄지기 전에 추진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 하지만 그것이 여의치 못한 경우 최소한 병행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 미호종개와 어름치 복원사업처럼 치어를 먼저 방류한 후에 뒤늦게 환경 개선 논의가 있어봤자 비용과 시간만 더 소요될 뿐이다.


이밖에도 복원대상 종의 유전 다양성을 확보하는 문제와 지역사회의 동참, 특히 대상 종을 방류 및 이식한 다음에 지켜져야 할 남획 근절 문제, 일회성이 아닌 성공단계까지의 지속적인 사업 추진 등이 생물 종 복원을 성공적으로 이끄는데 필요한 과제라 할 수 있다. 이는 토종 물고기 방류사업에도 필요한 과제이다.<끝>


김성식생태환경전문기자kooml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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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설명>

월악산에 복원 중인 산양이 헛개나무의 군락지를 회복시킴으로써 생태계 안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등 '희망'을 보이고 있다.
 <사진1>자연상태의 산양 배설물에 들어있는 헛개나무 씨앗

 <사진2>산양 배설물에서 자연발아한 헛개나무 새싹

 <사진3>헛개나무 씨앗이 산양 배설물에 들어있는 상태에서의 발아실험

 <사진4>실험결과 발아한 새싹들

 <사진5>산양의 배설물터(똥자리)

 <사진6>복원 중인 월악산 산양

                                      <사진제공 국립공원종복원센터 산양복원팀>

5년간 밀원숲 50ha 조성, 임업·양봉 융합한 산촌관광자원화 추진
특색 있는 밀원숲 내 탐방로·트래킹 코스 조성하는 방안도 고려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7년 09월 01일 09시 30분

<충북 영동군이 주요 밀원수종으로 심을 계획인 헛개나무 모습.(사진제공=영동군청)>

충북 영동군이 임업과 양봉업이 공생하는 밀원숲 조성에 나서기로 해 주목 받고 있다.

아름다운 농촌풍경을 바탕으로 한 산림관광산업과 양봉산업 육성을 통해 향후 6차 산업으로까지 발전시킨다는 계획이어서 지역민들의 기대감이 크다.

특히 이 같은 계획이 현실화할 경우 지역의 얼굴이라 할 수 있는 산림 생태계가 확연히 달라짐은 물론 지역의 산림 가치가 높아지고 자연생태계가 보다 건강해 지는 등 ‘살기 좋은 영동군’ 만들기에도 큰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일 영동군은 자연생태계 유지와 최근 지역의 새로운 소득원으로 관심을 끄는 양봉과 산림관광산업 육성을 위해 오는 2022년까지 5년에 걸쳐 50ha 규모에 2억6600만원의 예산을 들여 밀원숲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군은 이 사업을 통해 지역 곳곳에 화사한 꽃이 피고 향기 가득한 농촌풍경을 만드는 동시에 지역경제도 끌어올릴 방침이다.

내년도에는 군유림인 영동읍 당곡리 산 27-1번지와 사유림인 학산면 지내리 산 107번지 일원에 국도비 5300만원을 들여 10ha의 밀원숲을 조성할 계획이다.

주요 밀원 수종은 헛개나무, 마가목, 음나무, 쉬나무, 백합나무, 아까시나무 등으로 군은 이 가운데 향기가 강하고 꿀을 많이 채취할 수 있는 헛개나무를 중심으로 1만5000그루의 나무를 심기로 했다.

이후 밀원수종을 개화시기와 단풍시기가 다르게 연차적으로 다양하게 식재해 계절별 특색 있는 경관을 조성할 방침이다.

그동안 지역 양봉협회에서는 군의 조림사업 시 하단부에 밀원수종 식재와 벌채 시 꽃피는 나무의 잔존 조치를 지속 건의해 왔다.

또한 회원들에게 헛개나무 나눠주기 확대와 군유림 활용 헛개나무 밀원지 조성을 희망해 군에서 긍정적으로 검토한 후 사업에 반영하기로 했다.

영동군이 군민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고 군정에 접목해 보다 더 효율적이고 체계적인 농촌사회 발전이 이뤄지도록 토대를 닦은 것이다

이로써 임업과 양봉을 융합한 산촌관광자원화로 양봉농가를 비롯한 주민 소득증대는 물론 기후변화 대응, 탄소흡수원 확충 등 생태환경에도 크게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군은 내년도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영동에 대단위 밀원숲을 조성해 지역 양봉산업을 활성화시키고 특화숲을 이용한 새로운 관광자원을 개발할 방침이다.

특색 있는 밀원숲 내 탐방로와 트래킹 코스를 조성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박래성 산림과장은 “지역의 토양과 기후에 알맞은 수종을 선택해 산림 가치를 높이고 건강한 자연생태계 유지, 주민 소득증대도 꾀할 수 있는 산림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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