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새 ‘미호’, 진천서 열하루 전에 사라졌다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측, “애타게 찾는 중”…충청권 머물 것으로 추정
(아시아뉴스통신 2015년 5월18일자 보도기사)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났다.
지난 3월20일 충북 진천관내 미호천 상류에서 첫 모습을 드러낸 후 거의 50일 동안 머물며 한 가닥 ‘정착 희망’을 갖게 했던 황새 ‘미호(인식번호 B49)’가 지난 7일 이후 사라져 18일 현재까지 이곳에 나타나지 않고 있다.
‘미호’를 따라와 함께 머물렀던 야생 황새 ‘진천이’도 이보다 3일 이른 4일쯤 홀연히 떠났다.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원장 박시룡) 측은 18일 이 같은 사실을 긴급자료를 통해 알려왔다.
이들 황새가 진천 관내 미호천 상류에서 사라진 것을 확인 한 사람은 ‘진천이’의 첫 발견자인 생태조류사진가인 임영섭씨와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의 연구원들로 전해졌다.
임씨와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측에 따르면 현재 ‘진천이’는 북쪽으로 자신이 태어난 고향(시베리아)을 향해 올라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미호’는 지난 8일 대전 갑천에서 발견했다는 제보가 있은 후 13일엔 황새생태연구원의 윤현주 연구원이 교원대 청람황새공원 위를 나는 것을 목격한 것으로 보아 아직 충청권을 포함한 중부지역에서 활동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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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지난 5월7일 충북 진천지역 미호천을 떠난 '미호' 황새(왼쪽)와 '미호'보다 3일 전에 사라진 야생 황새 '진천이(오른쪽)'./아시아뉴스통신DB
이로써 이날 현재 한반도 남한 지역에는 유일하게 ‘미호’ 만이 서식하면서 상공을 날거나 먹이활동을 하게 됐다.
황새생태연구원 측은 이날 “‘미호’는 현재 멀리까지 날아가지 못하고 진천과 자신이 태어난 교원대 청람황새공원(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약 30~40km를 오가며 먹이를 찾고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연구원측은 “‘미호’가 진천지역을 떠난 이유는 먹이가 없었기 때문인 것 같지는 않다”면서 “진천의 농다리 및 백곡천 습지가 그동안 수초가 황새 키보다 웃자라 황새의 먹이터 접근이 어려웠을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미호는 진천지역을 떠나기 전 2주 정도부터 야생 황새 ‘진천이’와 함께 하천 인근 논으로 모두 이동해 먹이활동을 하는 것이 자주 목격되곤 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교원대 청람황새공원과 황새생태연구원 측은 ‘미호’와 ‘진천이’의 먹이 습지 보전을 위해 관리 작업을 꾸준히 벌여왔다.
지난 13일에는 교원대 청람황새공원의 사육사 2명과 연구원 2명이 진천군 백곡천 미호가 자주 와서 먹이를 먹었던 습지 약 1200㎡의 수초를 완전히 제거하고 주변의 흙을 쌓아 물막이를 한 후 그곳에 물고기 20kg을 다시 풀어 넣어 줬다.
이 작업은 2주에 한 번꼴로 오는 8월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원래 우리나라 텃새 황새는 5~7월까지 논에서 주로 먹이 활동을 한다. 그러나 황새 미호가 백곡천 습지의 수초가 우거져 인근 논으로 먹이 활동영역을 넓혔으나 논에 먹이가 충분치 않자 진천을 잠시 떠난 것으로 보여 진다.
현재 백곡천 벼농사 주민들은 논에 제초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이 제초제 사용으로 모처럼 찾은 진천군 문백면 논엔 황새들의 먹이인 생물들이 거의 서식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황새 미호가 진천군을 다시 찾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민들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되는 대목이다.
박시룡 황새생태연구원장은 "주민들이 황새가 살 수 있는 농업 일명 황새생태농업(황새생태연구원에서 개발한 농법)을 실시해야 하며 관련기관은 백곡천 습지를 황새가 살 수 있는 생태하천으로 바꾸는 것이 선결과제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미호는 지난해 4월28일 교원대 청람황새공원에서 다리 인식표(가락지)를 교체하는 과정에서 잠시 사육사가 문을 열고 사육장 밖으로 나오는 순간 갑자기 따라 나와 도망쳤다가 거의 1년만인 지난 3월20일 진천 관내 미호천으로 날아와 거의 두 달 동안 머물면서 먹이활동을 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