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의 둥지 전쟁 2탄으로 남한강 수계에 위치한 10층짜리 새둥지 아파트를 소개합니다.

이 새둥지 아파트는 지난 2009년까지 딱따구리들이 무려 15개나 되는 둥지 구멍을 팠던 곳입니다.

12년이 지난 2021년 6월 현재는 둥지 구멍이 5개나 줄어 10개만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도 여전히 새들의 둥지 전쟁이 해마다 벌어지는 열띤 현장입니다.

이 새둥지 아파트는 매년 열 종 가량의 새들이 눈독을 들입니다.

원앙, 올빼미, 소쩍새, 파랑새, 후투티, 찌르레기, 참새, 박새류, 동고비 등이 입주희망자이지요.

여기에 같은 종끼리의 경쟁까지 더하면 더욱 치열해집니다.

경쟁률로 치자면 인간의 아파트에 결코 뒤지지 않을 겁니다.

올해는 이같은 치열한 경쟁 속에 찌르레기 4가족과 원앙 1가족 등 모두 5가족이 깃들었습니다.

한 나무에 깃든 5가족의 모습을 공개합니다. 

 

동영상 보러 가기

 

https://youtu.be/ETOFA3IbAuQ

 

황새복원사업 추진 후 먹이사슬 되살아나 작년 126종 발견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6년 05월 18일 15시 26분

<한국교원대학교가 인공번식에 성공해 2년째 캠퍼스 내에서 번식하고 있는 국제적 멸종위기종 '검은머리갈매기(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오른쪽)' 어미. 왼쪽의 작은 개체는 검은머리갈매기의 갓 부화된 새끼.(사진제공=한국교원대학교)>

충북 청주에 위치한 한국교원대학교(총장 류희찬) 캠퍼스가 야생조류의 천국으로 변했다.

지난 2001년쯤부터 캠퍼스에 농약 살포를 금지한 결과 15년 전에 73종이었던 야생조류가 지난해 126종이 발견되는 등 전혀 다른 세상으로 변했다.

18일 한국교원대에 따르면 지난 2001년 환경부로부터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 받은 이래 황새(멸종위기 야생생물 1급. 천연기념물 제199호)를 비롯해 국제적 멸종위기종인 검은머리갈매기(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의 인공번식도 성공해 올해로 2년째 번식을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서식지 외 보전기관’으로 지정돼 황새 복원사업을 공식 추진한 시점인 지난 2001년을 전후 해 캠퍼스 내에 농약 살포를 금하고 각종 생물의 서식환경을 개선한 결과 곤충이 다시 살아났으며 이들 곤충을 먹이로 하는 조류들의 종수와 개체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한국교원대학교 캠퍼스에서 발견되고 있는 각종 야생조류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꾀꼬리, 호랑지빠귀, 콩새, 상모솔새.(사진제공=윤무부 박사)

현재 이 대학 캠퍼스에서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솔부엉이(천연기념물 제324호)와 소쩍새(천연기념물 제324-6호)가 번식하고 있으며 그 밖에 꾀꼬리, 오색딱따구리, 청딱따구리, 쇠딱따구리, 아무르쇠딱따구리가 여름철이면 어김없이 이곳을 찾아와 번식하고 있다.

이들 외에도 밀화부리, 상모솔새, 콩새, 황여새 등 겨울철새들도 이 대학 캠퍼스를 찾아와 겨울을 나고 다시 봄에 남쪽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다.

이 대학의 청람황새공원의 주변에는 지난 2013년부터 해마다 150여개의 박새류 인공둥지가 설치되고 있으며 학부생과 대학원생들이 참여하는 박새류의 반포식 행동도 연구 중이다.

이미 이 대학의 캠퍼스에서만 이뤄진 연구가 국제학술지(SCI)에 여러 편 실린 바 있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최근의 생태조사 결과를 토대로 청람황새공원 주변의 논 12만m2를 임대해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습지로 조성해 나가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논 임대료는 이 달로 출범하는 황새클럽 회원들의 후원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계획대로 습지가 조성 되면 현재 청람황새공원의 부지와 임대한 논 면적 약 24만m2에 내년 7월 충북에서는 최초로 황새 새끼 2~3마리와 함께 한 쌍을 이곳에 풀어놓게 된다.

현재 이곳에는 10m의 인공 황새 둥지가 조성돼 있다.

황새복원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박시룡 교수는 “한국교원대처럼 캠퍼스를 생태연구의 장으로 활용하고 있는 대학은 국내에선 거의 드물지만 유럽에선 수백 년 된 종합대학 캠퍼스가 생물 종 연구의 장으로 활용되고 있는 것이 그리 생소한 게 아니다”며 “대표적으로 영국의 옥스퍼드대학교 생물학과 교수들은 생물 종 연구를 수백 년 동안 대학 내에 조성된 생물서식지를 이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새들의 울음소리엔 사연이 있다

 
 “제집 죽고 자석 죽고 서답빨래 누가 할꼬.”

    얼핏 들으면 징글히도 박복한 어느 홀아비의 신세타령처럼 들리겠지만 엉뚱하게도 경남지역 사람들이  멧비둘기 울음소리를 은유적으로 표현한 말이다. “구구~ 에에~” 울어대는 소리가 마치 “마누라 죽고 자식도 죽었으니 속옷빨래는 누가 할꼬”라며  한탄하는 것으로 나타낸 것이다.
  우리 민간설화에는 또 소쩍새 울음소리와 관련한 다음의 이야기가 전한다. 먼 옛날 지독한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밥주기가 아까워 아주 작은 솥으로 밥을 짓게 했는데 결국 밥을 지어도 먹을 것이 없게 된 며느리는 굶어죽었고 그 불쌍한 넋이 소쩍새가 되어 밤마다 솥이 적다고 한탄하게 된 것이 소쩍새 울음소리란 것이다. 또 옛 어른들은 소쩍새가 “소탱 소탱”하고 울면 솥이 텅텅 빌 정도로 흉년이 들고 “솟쩍다 솟쩍다”하고 울면 솥이 적을 정도로 풍년이 든다고 믿었다.

 새는 비록 같은 종일지라도 계절에 따라, 상황에 따라 각기 다른 소리를 낸다. 게다가 일부 새는 지역에 따라 높낮이가 다른 사투리까지 쓴다. 그러니 같은 종의 새소리라도 듣는 사람에 따라 달리 들을 수 있고 표현 역시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국내에 나와있는 조류관련 서적 대부분도 각 종의 울음소리가 제각각 표현돼 있다.
 세계적 멸종위기종 크낙새도 이같은 울음소리의 ‘제각각 해석’으로부터 명칭이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1800년대 후반 유럽인들이 대마도와 한반도에서 이름모를 새를 채집, 런던 동물학 잡지에 첫 발표하면서 이 새의 울음소리를 ‘클락(Clark)’으로 표현함으로써 훗날 크낙새로 불리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국내학자들은 이 새의 울음소리를 ‘끼이약 끼이약’ 혹은 ‘클락 콜락’으로 표현하고 있다.

 새소리는 조류연구가들에 있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종을 구분하거나 암수를 구별할 때 또는 둥지를 찾을 때 단서가 되는 것이 새소리이기 때문이다. 필자 역시도 생태사진을 찍기 위해 새를 찾아 나설 때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이 새소리다. 딱따구리류의 드러밍(Drumming)을 비롯해 일반적인 새들이 번식기에 내는 Song과 그외의 울음소리인 Call을 구분할 줄 알게 된 것도 바로 그들의 ‘소리’에 귀기울인 경험 덕분이다.

 어제는 그러한 경험 덕을 톡톡히 봤다. 지난 3월 중순 둥지 짓는 것을 처음 발견한 이후 4월 내내 관찰해 오던 물까마귀 둥지가 어느날 졸지에 빈 둥지가 된 것을 보고는 크게 상심했었는데 바로 어제, 괴산 선유동서 알 품는 물까마귀 둥지를 새로 찾아낸 것이다. 몇년 전 그 곳서 한 쌍을 목격한 일이 생각 나 혹시나 하고 찾아갔더니 기다렸다는 듯 “찌이 찌이” 독특한 소릴 내는 게 아닌가. 직감적으로 눈에 들어오는 바위 뒤쪽을 살펴보니 영락없이 이끼로 지어진 둥지가 매달려 있고 그 안엔 어미새 1마리가 들어앉아 목하 새생명을 탄생시키느라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얼마나 반갑던지 가슴이 쿵쾅거렸다.

 한데 그날은 가슴 아픈 일도 겪었다. 돌아오는 길에 보름전 찾아놓은 원앙 둥지가 궁금해 들렀더니만 아뿔싸! 30개가 넘는 알이 몽땅 사라졌다. 인근 주민에게 물으니 사람 소행이란다. 처절한 마음으로 이번엔 강변의 꼬마물떼새 둥지를 찾았다. 역시나였다. 알 4개가 사람 발길에 무참히 밟혀 깨져 있었다. 기가 막혔다.

 가장 숭고한 대내림의 임무를 위해 자연계에선 일생일대 ‘인고의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그것을 보듬어야 할 인간계에선 무자비한 일들을 서슴지 않고 있다. Song을 부르던 새들이 사람만 만나면 갑자기 경계음(Call)을 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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