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기온이 국내 기상관측사상 가장 포근했던 데 이어 2~3월 이후 계속되고 있는 변덕스런 날씨와 최근의 때 이른 여름날씨가 겹치면서 급기야 생태계 곳곳에서 이상징후가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모기와 병해충이 조기 출현하는가 하면 극심한 일교차로 인한 농축산물의 생산량 감소마저 우려될 지경이다.
기상대 자료에 의하면 지난 겨울 전국 평균기온은 섭씨 2.46도로 평년의 0.43도보다 2.03도 높아 1904년 근대기상관측 시작 이래 가장 높게 나타난 가운데 특히 2월중 전국 평균기온이 4.09도로 평년(0.75도) 보다 무려 3.34도가 높게 나타났다.
그런 데다 지난 2~3월 갑작스런 한파와 이상난동 현상이 두 세 차례 번갈아 찾아온 데 이어 4월 이후에는 잦은 황사와 비, 강한 바람까지 합세하고 있고 최근에는 30도를 육박하는 한 여름 날씨가 계속되는 등 예년에 없던 변덕스런 날씨를 보이고 있다.
이로 인해 자연생태계에서는 5~7월 산란적기를 맞은 물고기들이 산란을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알을 낳지 않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생태학자들을 어리둥절케 하고 있다.
이런 현상에 대해 국립수산과학원 이완옥박사는 이렇게 진단하고 있다.
"최근의 이상고온으로 봐서는 물고기들이 앞당겨 산란할 것 같지만 오히려 예년보다 산란시기가 늦어지고 있다.
이는 잦은 비와 큰 일교차 등으로 인해 하천물 온도가 더디게 올라가 물고기들도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 같다."
날씨가 하도 이상스러우니 자연계의 물고기들마저 정신을 못차린다는 얘기다.
뿐만 아니라 하천에 사는 다슬기 껍질에는 예전에는 없던 이물질이 많이 끼고 있는데 이 또한 이상고온에 따른 생태변화로 보고 국립수산과학원 산하 내수면생태연구소가 조사에 나섰단다.
이상기온은 야생화와 같은 각종 식물들의 생태 시계(時計)에도 영향을 미쳐 개화시기를 착각하게 만들고 있다.
실례로 5월 말에서 6월초에 만개하는 철쭉꽃은 이미 5월 초.중순에 만개했으며 6~7월에 피는 것으로 알려진 매발톱꽃은 5월초부터 꽃망울을 터뜨려 식물학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변덕스런 날씨와 때 아닌 여름날씨의 여파는 결국 농축산업자에게까지 피해를 안겨주고 있다.
대전.충남북 도내 양봉업자에 따르면 "식물의 꽃에서 꿀이 많이 나기 위해서는 밤 기온이 너무 내려가지 않고 일정수준을 유지해야 하는데 최근 잦은 비와 큰 일교차로 밤기온이 많이 내려가 꿀 채취량이 예년에 비해 크게 줄어들었다"며 "4월 이후 계속되고 있는 강한 바람도 꿀 생산량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울먹이고 있다.
이밖에 과수원과 양계장 등에서도 피해가 나타나 가뜩이나 타들어가는 농심에 기름을 붓고 있다.
충북 괴산군 청천면에서 사과 농사를 짓고 있는 김모씨(51)는 "지난 봄 갑작스런 한파와 이상난동이 겹치면서 사과나무가 동해를 입은 데다 개화기에 저온현상까지 찾아와 개화율이 크게 낮아졌다"며 피해를 호소했고, 충남 연기군의 한 양계농가는 최근 닭(산란계)들이 갑자기 더워진 낮기온으로 먹이를 잘 먹지 않아 산란율이 크게 떨어졌다고 하소연 했다.
한편 농업 생태분야의 전문가들은 최근 충북 영동지역에 출몰하고 있는 갈색여치 떼들의 극성과 서울 대구 등 대도시 중심가에 조기 발생하고 있는 모기 등 해충들도 이상기온에 따라 나타나고 있는 기현상으로 보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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