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래어종인 블루길(Blue gill, 파랑볼우럭)이 산란철을 맞아 산란 행동을 합니다.

우리나라에선 비록 생태계 교란 야생생물로 지정돼 퇴치대상 1~2순위를 오르내리지만 이들도 엄연한 생태계의 한 구성원으로서 종을 이어갈 천부적인 임무가 있습니다.

그들은 지금 그 임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애시당초 이 종을 국내에 들여온 주체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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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com/shorts/nBXUEaysKa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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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이 암컷 몸 휘감는 순간 산란·방정 동시 이뤄져"
 산란전 암수 '해발인 동작'...생명의 신비 처음 규명
-----<22> 미호종개의 산란 행동(2)

 

■산란과 방정


전편에서 봤듯이 암컷을 차지하기 위한 수컷들의 경쟁은 몸시 치열하다. 아니 치열한 정도를 넘어서 처절하기까지 하다.


경쟁 대열에서 탈락한 '사랑의 낙오자'들은 바닥으로 내려와 가쁜 숨을 몰아쉰다. 아가미 호흡 횟수가 산란행동에 들어가기 전보다 훨씬 많고 거칠다. 아직 '힘 있는 수컷'들은 열띤 구애경쟁을 펼치고 있는데 대열에서 밀려나 숨을 고르는 낙오자들의 모습이 처량해 보인다.


물고기 수컷들에게도 그만큼 사랑을 차지하는 과정이 높고 험한 가시밭길이다.


미호종개의 사랑 유영은 한동안 계속된다. 암컷이 이끄는 대로 수컷들이 필사적으로 뒤따르길 수 분, 그러다가 구애경쟁을 펼치던 수컷 가운데 한  마리가 암컷 몸을 휘감는 순간 그 치열하던 사랑경쟁은 일단락 된다. 암컷을 사랑의 포로로 쟁취한 수컷 한 마리가 최후의 승리자가 되는 것이다.


그러나 오묘한 것은 거의 대부분이 암컷 한 마리에 수컷 한 마리가 몸을 휘감아 산란 행동을 보이지만 극히 드물게는 수컷 두 마리가 동시에 몸을 휘감는 경우도 목격됐다. 이럴 땐 최후의 승리자가 두 마리가 되는 셈이다.


어쨌거나 이 순간이 미호종개의 생태 및 생활사에서 가장 숭고하고 경외로운 장면이다.


암컷을 차지한 수컷은 기회를 놓칠세라 재빠르게 암컷의 산란공이 있는 배부분을 가슴지느러미로 압박하면서 몸으로 한 바퀴 반, 각도로 치자면 약 450도 가량 휘감아 자극하면 암컷은 즉시 몸을 부르르 떨면서 알을 낳는다. 수컷 역시 몸을 떨면서 암컷의 산란에 맞춰 방정한다.


한반도의 금강 줄기에서 미호종개가 삶의 뿌리를 내리고 살기 시작한 이래 '대내림의 베일'이 처음으로 벗겨지는 순간이다. 감격적인 순간이다.


산란과 방정은 순식간에, 그것도 동시에 이뤄진다. 신기할 뿐이다. 게다가 처음에는 암컷 한 마리에 수컷 여러 마리가 달려들어 시작한 사랑 나누기는 결국 1대 1(극히 드물게는 1대 2)로 산란과 방정을 하면서 끝이 나니 생명의 신비로움이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사진1>

<사진2> 

 <사진3>

미호종개의 여러 산란 행동
미호종개는 산란할 때 암·수컷이 집요하게 구애행동을 하다가 수컷이 순간적으로 암컷 몸을 휘감으면서 산란과 방정이 동시에 이뤄진다. 산란행동은 대부분 암컷 한 마리에 수컷 한 마리가 몸을 휘감아 이뤄지지만 극히 드물게는 <사진 3>처럼 수컷 두 마리가 몸을 휘감아 이뤄지는 경우도 목격된다./자연닷컴


수컷이 암컷으로 하여금 알을 낳도록 하는 결정적인 해발인(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본능을 행동으로 나타나게 하는 요인)은 '가슴지느러미로 암컷 배를 압박하면서 한편으로는 몸을 휘감아 자극하는 동작'으로 보인다.

 

수컷들이 구애경쟁을 하면서 주둥이로 여러 번 암컷 몸을 자극하는 것도 일종의 해발인으로 볼 수 있다. 물론 암컷이 먼저 수면 위로 부상해 수컷들을 유인하는 것도 그런 행동으로 볼 수 있다.


가장 숭고하고 경외로운 행동, 즉 산란과 방정이 끝나면 그 사랑판(?)은 한동안 잠잠해 진다. 부산하게 움직이던 암·수컷 모두가 조용히 숨고르기에 들어가는 것이다.


미호종개의 이같은 산란 행동은 한 번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새벽녘에 시작된 산란행동은 동이 트고 나서도 여러 번 계속된다.

 

수 시간 동안 암컷 한 마리가 여러 번 산란하는데 한 가지 특징적인 것은 처음엔 바닥에서 멀리 떨어진 수면 가까이서 산란과 방정이 이뤄지다가 시간이 지날수록 차츰 아래 쪽으로 내려와 막판에는 아예 바닥에서 산란행동을 하는 것이다. 이는 암컷은 암컷대로 여러 번 알을 낳고 수컷은 수컷대로 여러 번 구애경쟁을 함으로써 체력이 소모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몸체가 거의 투명하고 왜소해 나약해 보이지만 대내림이란 지고지순한 임무 수행을 위해 진력하는 미호종개의 모습에서 종 특성을 읽을 수 있다.


암컷 한 마리가 한 번의 산란동작을 통해 낳는 알의 수는 대략 20~80개 정도이며, 총 산란량은 평균 2,100개로 밝혀졌다.


순천향대 방인철박사는 "미호종개의 산란 장면을 대하는 순간 최초로 베일을 벗긴다는 설레임과 함께 생명의 신비로움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며 "특히 여러 번 이어지는 수컷들의 집요한 구애행동에서 미호종개의 독특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베일 속 미호종개 생활사 최초 밝혀"
암컷 유영하면 수컷들 뒤따르며 구애 행동
------<21> 미호종개의 산란 행동(1)

 

■미호종개의 생태와 생활사


미호종개의 생태와 생활사는 그동안 베일에 가려져 왔다. 지난 1984년 신종 기록 후 20년이 훨씬 넘은 최근까지 미호종개의 생태와 생활사는 자세히 밝혀지지 않고 있었다.


그동안 알려져 온 것이라고는 미호종개의 형태와 몸색, 분포 정도였다. 여기에 더하여 '수심이 얕고 유속이 비교적 완만한 곳에 서식하며, 모래 속에 잘 숨고 산란기는 5~6월로 추정된다'는 등의 단편적인 내용만 알려져 왔을 뿐이다.


그러나 미호종개의 생태와 생활사는 최근 들어 그 베일이 차츰 벗겨지고 있다.


여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이 금년 1월 18일 순천향대서 열린 '멸종위기 1급 어류 미호종개의 복원을 위한 세미나'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미호종개의 산란특성 및 초기생활사, 먹이특성 등 미호종개의 생태와 생활사를 밝히는 귀중한 연구 결과들이 첫 발표됐다.


여기에 공헌한 이들이 순천향대 해양생명공학과 방인철교수팀과 국립수산과학원 강언종박사(남부내수면연구소)·이완옥박사(중부내수면연구소), 국립중앙과학관 홍영표·이상명박사(자연사연구실) 등이다.


본보 기획취재팀은 국내 언론사상 최초로 미호종개 서식지 외에도 이들 연구진의 연구 과정 및 결과를 지난 1년 여간 밀착 취재, 본 기획시리즈를 통해 심층 보도해 오고 있다. 이 과정에서 미호종개의 생태 및 생활사의 백미라 할 수 있는 '산란 전 행동과 산란 장면'을 직접 촬영하는 데 성공했다. 물론 이 역시 국내 언론사상 최초의 일이다.


산란 전 행동을 비롯한 산란 생태와 초기 생활사, 먹이 특성 등 미호종개의 생태 및 생활사에 관한 내용을 앞으로 5회에 걸쳐 보도하기로 한다.

 

■미호종개의 산란 전 행동 


미호종개의 산란 행동을 관찰한 결과 다른 생물과 마찬가지로 미호종개도 산란하기 직전에 '독특한 행동'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른바 영국의 니코 틴버겐(Niko Tinbergen)이 밝혀내 노벨상을 수상한 '해발인(解發因, innate releasing mechanism)'이 미호종개의 산란 과정에서도 나타나고 있음이 처음 확인된 것이다.


해발인이란 '동물들이 가지고 있는 여러 본능을 행동으로 나타나게 하는 요인'을 말하는데, 산란기의 물고기에 있어서는 수컷의 혼인색 외에도 암컷을 직접 유인하거나 산란하도록 하기 위한 수컷의 독특한 동작 등을 들 수 있다.

 

예를 들어 배에 붉은 색을 칠한 수컷 가시고기 모형을 향해 수컷 가시고기가 달려들어 공격하고 암컷 가시고기가 접근해 유인반응을 보이는 것이라든가, 산란이 임박한 암컷 꼬리부분을 막대기로 톡톡 쳐주면 곧바로 산란하는 실험에서와 같이 암·수컷이 상대의 색깔이나 동작에 의해 본능적인 행동을 취하는 경우 그 본능을 행동으로 나타내게 하는 요인이 바로 해발인이다.


다른 동물을 예로 들자면 새 새끼의 경우 주둥이에 뾰쪽한 물건만 갖다 대도 입을 벌리고 갖난 아이 입에 손가락만 갖다 대도 입을 벌리는 것 등이 있다.


미호종개의 산란 과정을 주의깊게 관찰해 보면 우선 산란이 임박한 암·수컷들은 새벽녘(주로 5~6시 사이)이 되면 하나같이 움직임이 재빨라져 마치 무엇엔가 놀란 것처럼 이리저리 부산하게 움직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이 사랑을 나누기 위한 제 1차적인 분위기 조성이다.


그런 다음 본격적인 구애행동 혹은 유인동작은 암컷의 비행으로부터 시작된다. 마치 춤을 추듯 몸을 너울너울 움직이며 암컷이 수면 가까이 솟구쳐 올라 유영하면 그 뒤를 수컷 여러 마리가 잽싸게 뒤따르며 비슷한 동작을 취한다. 마치 암컷의 사랑 노래에 수컷이 응답하듯 즉각적인 반응을 보인다.


수컷은 암컷을 따라 그냥 유영만 하는 게 아니다. 자세히 들여다 보면 주둥이로 암컷의 배와 몸을 부드럽게 자극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아달라 호소한다. 이 장면은 흡사 목을 길게 빼고 서로 부벼 가며 사랑을 외치는 기러기떼를 연상케 한다.

 

그러나 이러한 구애경쟁은 결코 낭만적인 분위기는 아니다. 수컷 입장에선 이보다 더 치열한 경쟁은 없다. 오히려 처절한 싸움 같아 보이기도 한다.


그래서 더더욱 안간힘을 쏟아부으며 암컷 가까이 접근하려고 필사적으로 애를 쓴다. 암컷에 뒤쳐지면 곧바로 낙오자가 되기 때문이다. 사랑의 낙오자가 되면 다음 산란을 기다려야 하는 신세가 된다.


수컷들이 경쟁을 하면 할 수록 암컷은 더욱 재빨리 유영한다. 가장 우수한 혈통과 유전자를 받아들이기 위한 본능적인 행동이 여기서도 발현되는 것이다. 시간이 흐를수록 암컷도 지치지만 뒤를 따르는 수컷들도 힘이 빠져 대열에서 떨어져 나가는 것들도 있다.


이같은 '숭고한 사랑 나누기 경쟁(구애경쟁)'은 수컷 한 마리가 암컷을 차지하는 순간까지 이어진다.

 

 

 

 

 

미호종개의 산란 행동은 암컷이 수면 가까이 치솟아 올라 유영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암컷의 유혹에 수컷들이 화답하듯 뒤따르면 암컷은 더욱 잽싸게 유영하고 수컷들은 암컷 가까이 다가가려고 필사적으로 애를 쓴다. 이같은 구애경쟁은 수컷 한 마리가 암컷 몸을 휘감아 차지하는 순간까지 이어진다. 극적인 산란 장면은 다음 회에 게재./자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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