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 '錦鯉'서 명칭 유래
◆분류학적 의의
본래 우리나라에는 '비단잉어'란 말이 없었다. 그러던 것이 1967년 일본으로부터 처음 수입할 당시 일본어인 '니시키고이' 즉, '금리(錦鯉)'를 직역해 소개한 것이 보통명사로 자리잡았다.
비단잉어의 유래에 대해서는 여러 설이 있다.
그 중 하나가 아주 오래 전부터 중국에서 길러졌다는 설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이 진(晋) 시대의 '최표선 고금주(崔豹選 古今注)'인데 여기에 적(赤), 청(靑), 흑(黑), 백(白), 황(黃) 등의 색을 가진 '변색 잉어'가 있었다고 기록돼 있다. 정확한 기술 연도는 알려지지 않고 있지만 이 기록으로 보아 적어도 1660여년 전에 이미 중국에 돌연변이 잉어가 있었음을 알려준다.
붉은색만을 띤 잉어를 소개한 기록은 이보다 훨씬 전인 한(漢)나라 때의 '이아(爾雅)'인데, 이 기록에는 당시에도 '적리어(赤鯉魚)' 즉, 붉은잉어가 출현했다고 적고 있다.
또 한가지 설은 일본에서 처음으로 품종개량에 성공했으며, 따라서 비단잉어의 종주국은 당연히 일본이라는 설이다. 이 설을 주장하는 측은 현재 전 세계에 유통되고 있는 비단잉어의 품종이 대부분 일본식 명칭으로 돼 있는 데다 비단잉어를 분류하는 이른바 '족보 체계'도 일본 것을 따르고 있음을 들고 있다.
하지만 일본이 비단잉어의 종주국이라는 설도 그것을 확실하게 뒷받침해 주는 옛 기록이 없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즉, 일본의 옛 기록에는 오늘날의 명칭인 '니시키고이'란 말을 전혀 찾아볼 수 없다. 일본문헌인 '본초화명(本草和名:1796년)'에도 중국의 '고금주'를 인용해 변색된 잉어(色鯉魚)만을 적고 있으며, 그밖의 문헌도 각각의 색을 띤 잉어만 소개하고 있을 뿐 그 어디에도 '비단잉어' 즉, '니시키고이'란 말이 없다.
일본에서 니시키고이란 명칭이 생겨난 것은 1936년경이란 주장이 있다. 우리나라에 도입되기 31년 전의 일이다.
하지만 일본 내 양어가들이 직접 제작한 홍보용 테이프에는 17세기에 니이가타현 일대 산지 양어장(소류지)에서 돌연변이 잉어가 출현해 점차 개량해 나온 것이 오늘날의 비단잉어가 됐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또 1914년 도쿄에서 열린 다이쇼박람회(大正博覽會)에 이미 홍백의 우량종이 출품돼 호평을 받으면서 일반인에게 알려지게 되었다고 한다.
일본이 비단잉어의 종주국이 아니란 주장을 하는 사람들은 또 미국을 최초 사육국으로 소개하고 있다. 다시 말해 비단잉어는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1969년 이전에 이미 '카피오(Carpio)'란 이름으로 길러져 왔으며, 1969년도에야 비로소 일본인들이 수입해 가면서 명칭을 편의상 고이(Goi) 또는 코이(Koi)로 부른 것이 오늘날의 명칭으로 자리잡게 된 것이라고 한다.
하지만 이 주장은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비단잉어를 들여온 연도(1967년)보다도 더 늦은 시기여서 설득력이 떨어지고 있다.
다만 비단잉어의 일부 품종을 일본이 미국으로부터 수입해간 것을 호사가들이 확대 해석해 마치 미국이 비단잉어의 종주국인 양 와전시킨 것으로 풀이된다.
어쨌건 비단잉어는 자연산 잉어로부터 돌연변이에 의해 태어났고 그것을 사람들이 돌연변이종끼리 교잡시키거나, 돌연변이종과 일반 잉어를 교잡시키는 등 개량을 거듭한 결과 얻어낸 '잉어의 한 품종'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학명은 잉어와 같은 'Cyprinus carpio'이며 영명은 'fancy carp'이다.
비단잉어의 품종은 홍백(紅白)과 삼색(三色:대정삼색), 현대삼색(소화삼색), 별광, 백사(白寫), 황금(黃金), 백금(白金), 송엽(松葉), 추취, 대화금, 남의(藍衣), 독백, 구문룡 등 약 100가지에 이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7년 용인자연농원에서 최초 도입해 육성 보급하기 시작했다는 설이 통설이다.
생물학적 특징은 우선 몸은 길고 옆으로 약간 납작하며 머리는 원추형을 하고 있다. 주둥이는 붕어보다 길고 둥글다. 입수염은 두쌍으로 뒤쪽에 있는 수염이 앞쪽에 있는 것보다 길다. 몸길이는 최고 1m 이상까지 자란다.
◆습성 및 생활사
비단잉어의 모체는 본래 잉어이기 때문에 습성이나 생활사 등은 잉어와 같다. 온대성 경골어류로서 수온역이 영하 10도 안팎에서 영상 30도까지 이르는, 내성이 매우 강한 어류다.
본래적 습성상 흐름이 완만한 곳을 좋아하기 때문에 수류가 센 곳은 싫어한다. 잡식성으로 자연상태에서는 부착조류나 수서곤충류, 갑각류, 실지렁이, 어린물고기 등을 먹고 자란다. 성장도는 1년에 보통 15㎝가량 자라는데 빠른 것은 부화한 해에 무려 40㎝까지 성장하는 것도 있다.
잉어의 수명은 다른 어류에 비해 긴 편으로 환경이 좋은 자연에서는 대략 60~70년을 산다고 알려져 있으나 자연상태와는 다른 인공사육이 대부분인 비단잉어는 그보다 훨씬 짧은 약 40년을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인 인식 및 확산 경로
비단잉어의 국내 도입 이후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이 종이 심심찮게 자연수계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 학자들은 비단잉어가 자연적응력이 없어 자연수계에는 정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이는 공식적으로 확인되지 않은 하나의 추측에 불과하다.
실제 취재를 통해 확인한 바로는 현재 국내에서는 비단잉어의 치어를 생산할 때 어미(친어)로부터 알을 채란한 후 노지 양식장에서 부화시켜 얼마 동안 기른 후 좋은 품종을 고르기 위해 선별작업을 해 본격 육성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 선별 과정에서 의도적이건 비의도적이든 상당량의 치어가 인근 자연수계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자연수계로 유입된 비단잉어는 쉽게 눈에 띄는 특성상 대부분 천적에게 잡아먹히지만 그 가운데 일부는 자연에 정착해 어미로 성장하고 있다. 자연수계에 정착한 비단잉어는 자연산 잉어류들과 함께 섞여살면서 산란기 때 이들과의 교접을 통해 유전자 오염 및 교란을 가져올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비단잉어를 공식적인 이식사업을 통해 자연수계에 방류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일부 종교 신자들을 중심으로 해마다 양식어가 등으로부터 비단잉어를 구입해 하천과 저수지 등에 방생활동을 하고 있어 하나의 환경·생태문제로 대두돼 있다.
실례로 2005년 4월 충청북도가 발표한 '방생 금지 어종'에는 육식성 외래종인 블루길과 배스 등과 함께 비단잉어와 금붕어도 포함돼 있어 이 같은 국내 실태를 반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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