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슬기·버섯류 ‘달래강 특산물’로 유명세
   국립공원 속리산 의외로 곤충상 빈곤
  괴산호 태형동물 95년 이후 계속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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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강(달천)의 생태가 비교적 양호하게 유지되고 있음은 수서곤충과 육상곤충,민물패류,갑각류,태형동물,버섯류와 같은 기타 생물의 다양성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수계 자체가 주로 깊은 산과 계곡을 흐르는 자연 하천으로 이뤄진 데다 타지역에 비해 오염원이 적어 그같은 다양한 생물들이 출현하고 있다.

 

특히 달래강의 중상류에서 중하류 수역에 걸쳐 집중 서식하고 있는 ‘다슬기류’와 중상류의 속리산,화양계곡,사담계곡,쌍곡계곡 등을 중심으로 다량 분포하고 있는 각종 ‘버섯류’는 달래강 생태계의 또다른 단면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이들 지역의 자연특산물로서 지역경제를 살찌우는 중요자원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곤충류

 

달래강 수계에서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종인 물장군을 비롯해 게아재비,장구애비,소금쟁이,송장헤엄치개,물방개류가 곳곳에 서식하고 있으며 물잠자리,밀잠자리,실잠자리,왕잠자리 같은 각종 잠자리류들도 쉽게 눈에 띈다. 특히 최근들어서는 예전에 눈에 띄지 않던 배치레잠자리와 나비잠자리가 서식하기 시작해 점차 개체수를 늘려가고 있다. 반면 멸종위기종인 꼬마잠자리는 확인되지 않았다.

 

육상곤충으로는 각종 나비류와 매미류,딱정벌레류가 흔히 관찰되는 가운데 최근 들어 개체수가 급감해 희소종으로 취급되는 장수풍뎅이와 사슴풍뎅이,길앞잡이류,반딧불이류,소똥구리류가 괴산군 연풍·장연·청천지역 등지서 소수 개체나마 서식하고 있음이 확인됐다.

 

 

                                            나비잠자리와 배치레잠자리.자연닷컴
 달래강 유역에는 예전에 눈에 띄지 않던 나비잠자리와 배치레잠자리가 다수 발견되고 있다.

 

 

이번 취재에서 드러난 가장 큰 특징은 국립공원 속리산지역이 오히려 공원 바깥지역에 비해 곤충상이 빈약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산식물인 속리기린초의 자생지로서 과거에는 이 식물을 즐겨 먹는 모시나비류가 비교적 많이 서식했으나 이 마저도 최근엔 보기 힘들어졌다. 이는 주변환경 변화와 남채 등으로 주요 먹이식물(기주식물)인 속리기린초가 크게 감소한 데도 원인이 있지만 10년 이상 지속된 국립공원내 솔잎혹파리 방제사업이 곤충들의 서식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짐작된다.

 

특히 취재팀은 서어나무 군락지가 있는 속리산 세심정·상환암 일대를 10여 차례 집중 조사했으나 전국적으로 멸종직전에 처한 장수하늘소는 ‘역시나’ 찾을 수 없었다. 장수하늘소는 애벌레때 주로 서어나무 줄기를 갉아먹고 사는 딱정벌레로 우리나라 곤충 가운데 가장 먼저 천연기념물(218호)로 지정된 희귀종이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Ⅰ급종이다.
 
■민물패류와 갑각류
 

달래강 본류 중 특히 청원군 미원면 옥화리에서 괴산군 청천면 운교리(괴산호 최상류)에 이르는 중상류 수역과 괴산읍 괴강다리에서 불정면 목도리에 이르는 중하류 수역은 ‘다슬기 특산지역’이라고 할 만큼 다슬기가 많이 서식하고 있다. 이 수역에 주로 서식하는 다슬기는 본래 곳체다슬기,참다슬기,주름다슬기였으나 최근들어 지방자치단체들의 무분별한 치패 방류사업으로 타 수계에 살던 종이 유입돼 종류가 다양화되는 추세에 있다. 현재 달래강의 다슬기는 지역의 주요 특산물로서 주민 소득증대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달래강에는 다슬기 외에도 말조개,대칭이,논우렁이,물달팽이 같은 민물패류와 가재,징거미,새뱅이,옆새우 등의 갑각류도 다수 서식하고 있다. 하지만 과거에 서식하던 민물패류인 민물담치,재첩,산골조개와 갑각류인 참게는 확인되지 않았다.

 

반면 외래종인 왕우렁이가 농가 옆 비닐하우스와 농로 등 일부지역서 산란 번식하는 것이 확인돼 어류의 블루길·큰입배스, 양서류의 황소개구리, 파충류의 붉은귀거북 등과 함께 달래강의 생태를 위협하는 또 하나의 ‘위해종’으로 분류됐다.
 

 

                                왕우렁이 알과 갓부화된 새끼(원내)./자연닷컴

■민물태형동물

 

달래강에 사는 이색동물로는 민물태형동물(이끼벌레)을 꼽을 수 있다. 달래강 수계중 유독 괴산호에서만 발견된 이 동물(무척추동물)은 종을 확인한 결과 ‘펙티나텔라 마그니피카(Pectinatella magnifica)’로 밝혀졌는데, 괴산호에서는 지난 1995년 충청타임즈 김성식생태환경전문기자(달래강의 숨결 기획취재팀)가 처음 발견한 이후 해마다 출현하고 있다. 이번 취재에서는 괴산댐 바로 위 예전 가두리 양식장 부근서 집중 발견됐다.

 

우리나라의 민물태형동물에 관한 기록은 일제강점기인 1928년 일본인 학자에 의해 1종이 보고된 게 최초다. 그후 1941년에 역시 일본인 학자 마코토 히로부미에 의해 9종이 추가 보고돼 기록상 총 10종이 서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같은 기록에도 불구하고 50여년이 지나도록 체계적인 연구가 이뤄지지 않다가 1994~5년 대가뭄때 금강수계내 대청호와 남한강수계의 괴산호에서 김성식기자가 최초 발견한 것을 계기로 집중 연구된 바 있으나 일반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달래강의 이색동물 ‘태형동물’./자연닷컴
 달래강 수계의 괴산호에는 수많은 개체가 모여 군체(群體) 생활을 하는 민물태형동물이 지난 1995년 처음 발견된 이후 매년 발생하고 있다.

■버섯류

 

달래강 수계내 각 산자락에는 갓버섯과,곰보버섯과,광대버섯과,국수버섯과,그물버섯과,싸리버섯과,송이버섯과,꾀꼬리버섯과 등 수많은 종류의 버섯들이 자생하고 있다. 그 중 지역특산물로 유명한 송이,능이,싸리버섯류가 대표적인 종이다. 특히 송이는 보은·괴산 지역의 주요 임산물로서 매년 가을이면 ‘버섯철의 특수경기’를 누릴 만큼 지역경제에 기여도가 높은 효자 자원이다. 버섯류가 아닌 지의류의 하나인 석이도 속리산의 암벽면에 많이 자생하고 있다.

 

                                    갓이 두 개인 ‘이색 송이(괴산 청천)’.자연닷컴

                                                  석이./자연닷컴


금강의 생태...발원지에서 하구까지.pdf



금강 1천리(401km)에 대한 생태를 종합적으로 요약한 글이다.


필자가 직접 2년 여(1995~6년)에 걸쳐 전문가들과 함께 현지 답사를 통해 취재 및 기록한 내용을 요약한 글로서 어류와 조류, 식물 등 각 분야가 포함돼 있다.


이 글은 특히 필자가 근무하던 충청일보를 통해 1년 여간 '금강의 생태…발원지에서 하구까지'란 타이틀로 연재함으로써 한국기자협회로부터 제29회 한국기자상(지역기획보도부문. 1997년)을 수상한, 나름대로 의미 있는 내용이다.     


한국기자상 수상 직후 옛 충청일보가 직장폐쇄란 극한의 사태가 벌어지는 바람에 당시 회사 자료실에서 정성껏 스크랩 해 왔던 자료집을 잃어버리는 안타까운 일까지 생겨 두고두고 한이 되고 있다.


첨부한 파일은 이런 와중에 가까스로 만들어낸 요약본이다. 


어느덧 10년을 훌쩍 넘긴 '낡은 자료'이긴 하나 당시의 금강 생태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도록 첨부한다.

금강의 생태...발원지에서 하구까지.pdf
1.07MB

대청호 태형동물의 추억이 가슴을 후벼 판다

 
 민물태형동물이 또다시 확산되고 있다.

충청지역에선 이미 금강수계인 천안 병천천을 시작으로 미호천 상류인 이월·초평·백곡저수지 등지서 발생한 데 이어 남한강 수계인 달천의 괴산호와 음성천 하류에서도 발견되는 등 날이 갈수록 발생장소와 개체수가 늘고 있다.


태형동물은 무척추동물로서 물에 사는 하등동물이다. 대체적인 모습이 이끼와 비슷해 일본인들이 태형동물(苔形動物)이라 이름 붙였는데 국내서는 이끼벌레란 명칭이 함께 사용되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5,000종 가량 분포하나 대부분 바닷물에 살고 50여종만 민물에 산다.
 민물태형동물에 관한 국내기록은 일제강점기인 1928년 일본인에 의해 1종이 보고된 것이 최초이며 그후 1941년 역시 일본인에 의해 9종이 추가 보고됨으로써 10종이 분포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러한 기록이 있은 지 50여년이 지나도록 국내 학자들의 철저한 외면속에 서식사실조차도 까마득하게 잊혀져옴으로써 기록은 있되 실체가 밝혀지지 않은 미지의 생물로 치부돼 왔다.
 그러던 중 대가뭄이 찾아든 1994~5년께 대청호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민물태형동물이 대거 출현해 언론에 보도됨으로써 학계를 비롯한 관계기관의 관심이 일기 시작했다. 당시 필자는 타 언론에 앞서 대청호의 태형동물 서식실태를 심층취재 보도함으로써 수공(水公)과 충북도로 하여금 국내 최초로 전문적인 실태조사에 나서게 한 바 있다. 그 무렵에 새롭게 발견된 종이 일명 큰공(큰빗)이끼벌레라 불리는 종으로, 그로써 국내 분포종이 총 11종으로 늘어나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당시의 상황을 누구보다도 생생하게 목격했던 필자는 되레 풀리지 않는 의문점을 안게 됐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그때부터 가진 첫번째 의문은 태형동물의 발생과정과 관련한 생태적 특성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이 동물은 왜 매년 같은 지역에 번성하지 않고 특정 연도 특정 수역을 중심으로 집중 발생하는지가 궁금하다. 대청호 다발 때도 그랬고 올해도 그랬듯이 긴 가뭄과 이상기온 끝에 출현한 것으로 보아 일단 수온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이같은 추측 보다는 환경 생태학적으로 어떤 조건이 갖춰질 때 다량 발생하는 지 궁금할 따름이다.


 다음은 오염과의 관련성 여부다. 지난 1994~5년 당시도 필자 등이 나서서 이 점을 강하게 주장했지만 실태조사 보고서는 한결같이 ‘NO’였다. 그러나 실제에 있어서는 대부분 청정지역보단 오염수역서 더 잘 발견된다. 지금도 그렇다.
 독성 나아가 군체를 이루는 형태적 특성과 관련해 실제 피해 가능성 여부도 궁금하다. 문헌에는 일부 종의 경우 물고기를 폐사 시킬 정도의 강한 독성을 갖고 있으며 덩치 큰 큰공이끼벌레는 댐 발전소의 수로를 막아 피해 입힐 가능성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민물태형동물의 대청호 다량발생 이후 품었던 이같은 의문점들이 15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궁금한 숙제로 남아 있는 가운데 당시 한 조사보고서의 문구가 문득 떠올라 가슴을 후벼 판다. “태형동물이 독성, 수질오염 등과 관련 가능성이 있다는 언론보도는 다분히 작위적인 것임”. 관계기관의 긴급 요청으로 불과 수개월만에 제출된 보고서가 당시 언론보도 내용을 싸잡아 평가한 결론부분으로, 중요한 건 이 한 줄의 평가가 아직도 유효한 것처럼 여겨진다는 점이다.


 68년전 자신의 전공도 아닌 생소한 생물을 한반도서 발견(9종)하고는 마치 보물을 찾아낸 양 소중히 채집해다 동료학자에게 건네줌으로써 한반도 민물태형동물의 족보를 거의 완성케 한 한 일본인의 학자적인 양심,학자적인 의욕이 돌연 부러워짐은 무슨 연유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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