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자존심 '익수키미아초이'
(10)미호종개의 분자계통 분석②

 

 

 

 

■국내 첫 연구 결과 기존 분류체계와 상이


최근 미토콘드리아 DNA의 특정유전자 염기서열 분석이 어류 집단 내 혹은 집단간 유전적 차이를 규명하는데 효과적으로 이용되고 있다.

이에 순천향대 방인철 박사팀(해양생명공학과)은 국내 최초로 미호종개를 포함한 한국산 미꾸리과 16종과 종개과 3종 전반에 대한 분자계통을 알아보기 위해 미토콘드리아 DNA의 사이토크롬b 영역, 12S rRNA 영역, D-loop(control reason) 영역, 이들 세 영역의 조합 등 네 분야를 중심으로 ML(maximum likelihood) 및 NJ(neighbor-joining) 분석을 실시했다.

이번 분석은 그 시도 자체가 국내 최초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미호종개를 비롯한 한국산 미꾸리과 및 종개과 어류 전반의 계통분류에 획기적인 장을 여는 계기가 됐을 뿐만 아니라 그 결과에 있어서도 국내 어류 분류학계에 새로운 과제를 제시하는 중요한 내용을 담고 있다.

다음은 방박사팀의 분석 결과를 요약한 것이다.

■미호종개의 근연종간 분자계통학적 분석 결과

1. 사이토크롬b 영역 분석결과

미호종개를 포함한 미꾸리과 및 종개과 어류의 '미토콘드리아 DNA의 사이토크롬b 영역'은 모두 1141 베이스 페어(base pair염기 단위)로 구성됐다. 

이들 어류의 사이토크롬b 영역의 염기조성 비율은 티민(T)이 평균 30.61%로 가장 높았고, 아데닌(A) 27.27% , 시토신(C) 26.71%, 구아닌(G) 15.41%의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산 미꾸리과 어류의 분자계통 분석을 위해 미꾸리과 및 종개과 19종을 인 그룹(ingroup)으로, 잉어아과인 붕어와 모래무지아과인 참마자를 아웃 그룹(outgroup)으로 정한 다음 사이토크롬b 염기서열을 이용해 ML방법에 의한 각 종간 유전적 거리를 나타낸 결과 미꾸리과는 종개과로부터 분기되어 미꾸라지, 새코미꾸리 및 얼룩새코미꾸리 등 3종이 포함된 첫번째 클레이드(분기군分岐群)와 미호종개 1종이 포함된 두번째 클레이드, 북방종개 참종개 부안종개 등 3종이 포함된 세번째 클레이드, 미꾸리 1종이 포함된 네번째 클레이드, 그리고 기름종개, 왕종개, 남방종개, 동방종개, 좀수수치, 수수미꾸리 등이 포함된 다섯번째 클레이드로 나타나, 현재의 형태적 분류체계와 일치하지 않았다. 

또한 미꾸리과 어류 6속도 현재의 분류와 일치하지 않고 혼재되는 양상을 보였다.

2. 12S rRNA 영역 분석

이들 어류의 미토콘드리아 DNA의 12S rRNA 영역은 950∼959 베이스 페어의 염기서열로 구성됐다.

이들 종의 12S rRNA 유전자의 염기조성 비율은 아데닌(A)이 평균 31.08%로 가장 높았고, 시토신(C) 25.92%, 구아닌(G) 22.40%, 티민(T) 20.60%의 순으로 나타났다.

사이토크롬b에서와 같은 방법으로 12S rRNA 염기서열을 이용한 각 종간 유전적 거리를 나타낸 결과 사이토크롬b 분석 결과와 비슷한 경향을 보였다.

3. D-loop 영역 분석

미토콘드리아 DNA의 D-loop 영역 역시 950∼959 베이스 페어의 염기서열로 구성됐다. D-loop 영역의 염기조성 비율은 아데닌(A)이 평균 34.20%로 가장 높았고, 티민(T) 32.11%, 시토신(C) 19.46%, 구아닌(G) 14.14% 순으로 나타났다.

역시 같은 방법에 따라 D-loop 염기서열을 이용한 각 종간 유전적 거리를 나타낸 결과 미꾸리과는 위의 두 방법과 비슷한 결과를 보였다.

4. 세 영역 조합 분석

사이토크롬b, 12S rRNA, D-loop 영역을 모두 조합해 분석한 결과 염기조성 비율은 아데닌(A)이 평균 34.20%로 가장 높았고, 티민(T) 32.11%, 시토신(C) 19.46%, 구아닌(G) 14.14% 순으로 나타났다. 세 영역 조합에 따른 종간 유전적 거리를 나타낸 결과 역시 미꾸리과는 단일 계통군으로부터 분기되어 크게 네개의 클레이드로 갈라지는 경향을 보였다.

또 미호종개는 이러한 세개의 클레이드 중 하나의 독립된 클레이드를 형성해 현재의 분류체계와 일치하지 않았다. 또한 미꾸리과 어류 6속도 현재의 분류와 일치하지 않았다.

■평가와 과제

방 박사팀이 이번 실시한 분자계통학적 분석은 미호종개에 대한 학계 최초의 연구란 점 외에도 몇 가지 결과에 있어 기존의 분류체계와 상이하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근연종간 분자계통 분석에서 미호종개가 기존의 분류체계와는 달리 참종개속(익수키미아속)에서 갈라져 나와 하나의 독립된 혈통으로 존재한다는 점과 국내산 미꾸리과 6속도 기존의 형태 분류체계와 다르게 나타나 이에 대한 후속연구가 새 과제로 제기됐다.

방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 우리나라 미꾸리과 어류는 크게 미꾸리 한 종만 포함된 분류군(기존 분류체계상 미꾸리속 어류는 미꾸리와 미꾸라지 두 종임) 미호종개를 제외한 참종개속 어류와 기름종개속 전체를 포함한 분류군 미호종개만 포함된 분류군 새코미꾸리속과 미꾸라지를 포함한 분류군 등 네 개의 분류군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기존의 형태분류 체계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학술적으로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방 박사는 또 "분자계통학적 연구가 분류군에 따라 형태적 분류 결과와 잘 일치하는 경향을 보이기도 하지만, 이번 연구결과처럼 형태적 분류와 분자계통학적 분류가 일치되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며 "따라서 앞으로 학계에서는 세계적인 추세에 발맞춰 유전자 분석과 형태분류가 일치하는 새 분류체계를 정립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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