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 주: 이 기획물은 필자가 지난 2007년 신문지상을 통해 보도했던 내용을 재편집해 게재한 것임을 알립니다.)
우리 주변에는 수많은 곤충들이 살고 있다.
목재가구에 구멍을 내는 아주 작은 벌레에서부터 음식에 날아드는 파리, 채소밭을 찾는 나비, 들판의 메뚜기와 잠자리에 이르기까지 실로 많은 곤충들이 존재하고 있다.
심지어 사람이나 가축의 몸에 붙어사는 이와 벼룩, 빈대까지도 곤충의 무리에 속하며, 냇가에 사는 물방개와 게아재비, 하루살이 등도 곤충의 한 부류에 포함된다.
이 지구상에는 현재 약 1백만 종의 곤충이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는 지금까지 알려진 전 세계 동물류의 6분의 5에 해당하는 숫자이다. 하지만 이는 기록상 나타난 통계일 뿐 실제로는 이 보다 훨씬 더 많은 2백만~5백만 종의 곤충이 분포하는 것으로 학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지금까지 1만1천여 종의 곤충류가 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처럼 곤충은 종류가 다양하고 개체 수도 많은 거대한 집단을 이루며 살아가고 있다. 다시 말해 곤충은 적자생존의 법칙이 지배하는 이 지구상에서 살아남기에 가장 성공한 생명체로서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곤충이 이 지구상에서 가장 큰 집단을 이루며 오늘에 이를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그들만이 갖고 있는 뛰어난 환경 적응력 때문이다.
오로지 적자(適者) 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냉혹한 생태계 속에서 그들 나름의 생존원리를 터득하고, 종족을 퍼트릴 수 있는 방법을 발전시켜 오늘날과 같은 거대한 무리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들은 지구상의 어디에서든 존재한다. 태양빛과 복사열이 이글거리는 사막에서도, 혹한의 추위가 상존하는 극지에서도, 공기가 희박한 고산지대에서도 그들은 여전히 대내림을 하고 있고 심지어는 온천지대와 유전지대에서도 삶을 이어가고 있다.
곤충들이 살아가는 생활상에는 무한한 신비가 깃들어 있다. 학자들의 연구에 의해 차츰 베일이 벗겨지고는 있지만 아직도 많은 부분이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곤충이란
▲선조들의 곤충관
우리나라에서 곤충이란 말이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는 정확히 알려져 있지 않다. 다만 중국의 한서(漢書)에 초목곤충(草木昆蟲)이란 글귀가 보이는 것으로 보아 우리나라에서도 이미 오래 전부터 이글을 인용해 사용했을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나라에서 단편적이나마 곤충에 관한 글귀가 전해지고 있는 문헌은 지봉유설 재물보 물명고 등 조선 중후기에 들어 쓰여진 책자들이다.
이 중 정조 때 이만영이 지은 재물보에는 동물을 우충(羽蟲) 모충(毛蟲) 인충(鱗蟲) 개충(介蟲) 곤충(昆蟲) 등 5종류로 분류돼 있는데, 여기서의 우충은 조류(새), 모충은 포유류, 인충은 어류, 개충은 연체동물, 곤충은 오늘날의 곤충류를 포함한 기타 소동물을 각각 개괄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또 유희 등이 쓴 물명고에는 동물을 우충(羽蟲) 수족(獸族) 수족(水族) 곤충(昆蟲) 등 4종류로 분류하고 수족(獸族)에는 털이 짧고 사나운 짐승을 뜻하는 나충(裸蟲)을, 수족(水族)에는 물고기와 연체동물을 각각 뜻하는 인충과 개충을 포함시키고 있으며, 특히 곤충을 一年小蟲으로 설명한 뒤 발이 있는 것을 蟲이라 하고 발이 없는 것을 치(豸)라 한다고 덧붙여 설명하고 있다.
또 물명고에는 일반적으로 일년 동안에 나서 자라는 곤충들 가운데에는 나비와 나방 같이 세 번 변하는 것, 매미처럼 한 번 변하는 것, 지네와 지렁이, 거머리, 개구리 등과 같이 변하지 않는 것들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蟲과 豸를 구별하지 않고 같은 것으로 알며 서로 변하는 사실도 모른다고 적고 있다.
여기서 주목을 끄는 부분은 물명고의 저자들이 곤충에 거미와 지네, 지렁이, 거머리, 개구리는 물론 진드기와 노래기, 쥐며느리까지 포함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이밖에 이수광의 지봉유설에서는 조(鳥) 수(獸) 인개(鱗介) 충치(蟲豸)를 금충부(禽蟲部)에 포함시키고 있는데 여기서의 충치가 곧 곤충에 해당된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우리 선조들은 곤충이란 말을 오늘날의 곤충류 뿐만 아니라, 새와 포유류, 물고기, 연체동물에 포함되지 않는, 다른 여러 소동물들을 포함하는 매우 폭 넓은 뜻으로 사용했음을 알 수 있다.
곤충의 특징-곤충의 몸은 머리, 가슴, 배 등 세 부분으로 이뤄져 있으며 두 쌍의 날개와 세 쌍의 다리를 갖고 있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사진은 거꾸로 매달린 채 휴식을 취하고 있는 좀사마귀의 모습./자연닷컴
▲곤충의 현대적 정의
곤충의 사전적 정의는 동물분류상 절지동물문(門) 곤충강(綱)에 속하고 다리가 세 쌍인 동물로 흔히 벌레라고도 일컬어지는 개념이다.
여기서 유의할 것은 절지동물에는 갑각류와 거미류, 다지류, 곤충류 등 네 종류가 있는데 이 가운데 곤충의 몸은 머리, 가슴, 배 등 세 부분으로 이뤄져 있어 다른 동물들과 구별된다는 점이다.
또한 곤충의 머리에는 한 쌍의 더듬이가 있고 대부분 겹눈과 홑눈이 있으며, 한 개의 입을 가지고 있다. 또 가슴은 앞가슴과 가운데가슴, 뒷가슴으로 나뉘며 각 가슴마다에는 한 쌍씩의 다리가 달려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밖에 곤충은 두 쌍의 날개를 갖고 있는 것이 보통이지만 개미처럼 퇴화돼 없는 것들도 있다.
뛰어난 환경 적응력-곤충이 이 지구상에서 가장 큰 집단을 이루며 살 수 있었던 것은 그들의 뛰어난 환경적응력 때문이다. 사진은 물속에 적응해 살고 있는 꼬마물방개와 실잠자리 유충의 모습./자연닷컴
왕거미도 곤충?-옛날 우리 선조들은 거미는 물론 거머리와 지렁이, 개구리, 지네, 노래기까지도 곤충의 한 부류로 이해하는 등 곤충이란 말을 매우 폭넓게 사용했다./자연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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