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토리의 계절을 맞아 '평생 안 잊는 도토리 구별법'을 소개합니다.

몇 분만 집중하고 시청하시면 우리나라 도토리 6형제들을 척척 구별해 낼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중간에 꿀팁도 드리니 잘 활용하셔서 평생 기억에 남는 도토리 구별법을 익히시길 권합니다.

도토리 자체의 비교와 깍지(각두)의 비교를 통해 도토리를 판별해 내는 방법을 중심으로 설명합니다.

많은 관심과 성원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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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youtu.be/4hKxbZGOw1A

LONG 글의 나머지 부분을 쓰시면 됩니다. ARTICLE

나무 가운데 참나무란 나무가 있다.

예부터 쓸모가 많아 '진짜 나무'란 뜻에서 이름마저도 '참'나무라 붙여졌으니 기실 이 보다 더 훌륭한 나무가 또 어디 있을까.

지역에 따라 종류의 차이는 다소 있지만 전 국토의 70%를 산이 차지하고 있는 우리 나라에서는   어느 곳에서나 손쉽게 볼 수 있는 나무가 바로 참나무다.

따라서 우리 나라 사람 치고 참나무란 이름을 못 들어본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흔하게 분포하고 있는 나무가 이 나무다.

하지만 너무나 흔한 탓인지, 아니면 비슷한 건 무조건 두루뭉실 싸잡아 같은 종으로 여기는 우리 나라 특유의 국민성 때문인지는 몰라도 '참나무의 참됨'을 너무 모르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우선 참나무란 명칭은 본래 한 가지 나무만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라 참나무과에 딸린 여러 나무를 통칭하는 말이다.

따라서 참나무라고 하면 상수리나무뿐만 아니라 갈참나무, 졸참나무, 굴참나무, 떡갈나무, 신갈나무 등 도토리 열매를 맺는 여섯 가지의 우리 나라산 참나무류가 모두 포함된다.

 

그렇다면 도토리는 무엇이고 상수리는 무엇인가.

정확히 말해 도토리는 참나무과 나무에 열리는 모든 열매를 뜻하는 포괄적인 말이고, 상수리는 상수리나무에 열리는 열매, 즉 상실(橡實)만을 의미한다.

하지만 일상에서는 상수리나무를 참나무로 부르는 경우가 많아 상수리 하면 으레 참나무 열매로 통하고 있다.

반면 '굴밤'이란 말은 졸참나무 열매를 뜻한다.

이들 나무의 열매와 깍지는 얼핏보면 서로 비슷한 모습을 하고 있으나  실은 약간씩 다르다.

즉, 상수리나무 열매와 굴참나무 열매는 약간의 타원형을 이루는 구형에 깍지에는 비늘같이 생긴 까끄라기가 열매 쪽으로 돋아있고, 떡갈나무 열매는 꼭지가 큰 동그스름한 구형에 깍지에는 수없이 많고 가는 까끄라기가 바깥쪽으로 젖혀져 나있다.

또한 졸참나무 열매는 이름과 같이 가늘고 긴 원통형에 깍지에는 까끄라기가 없으며, 갈참나무와 신갈나무 열매는 졸참나무 열매처럼 깍지에는 까끄라기가 없지만 열매모양은 약간 도툼한 구형을 하고 있는 것이 다르다.

 

그 다음으로 자주 혼동되는 것은 참나무에 속하는 각 나무의 특징과 열매를 맺는 기간이다.

우선 상수리나무부터 보기로 하자.

상수리나무는 잎이 좁아 밤나무 잎과 비슷하며 열매(상수리)는 꽃이 핀 이듬해 가을에 익는 특징이 있다. 그리고 상수리란 말은 본디 상수라에서 왔으며 조선시대 선조가 피란 길에 도토리묵을 해먹은 데서 유래됐다.

떡갈나무는 참나무류 중에서 잎이 가장 크고 넓으며 잎에는 독특한 향과 방부성의 성분이 들어있어 예부터 떡을 찌거나 보관할 때 이용돼 왔고 열매인 도토리는 꽃이 핀 그해 가을에 익는다.

떡갈나무의 줄기는 흰빛을 많이 띠며 주로 추운 지방에서 잘 자라 경기 강원 이북지방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면 상수리나무는 남쪽지방인 영호남에 많이 분포한다.

갈참나무는 나무껍질의 주름이 유난히 깊은 특징이 있고 졸참나무는 참나무 가운데 도토리가 가장 작은 특징이 있으나 갈참나무 열매와 함께 가장 맛이 좋아 최상급으로 친다.

굴참나무는 상수리나무와 매우 흡사하다. 다른 것이 있다면 굴참나무의 잎 뒷면에는 흰털이 빽빽이 나 있어 잎 뒤가 희게 보인다는 점이다. 신록이 우거지기 시작하는 오뉴월에 살랑바람을 타고 산허리를 하얗게 수놓는 나무가 바로 굴참나무다.

그러나 상수리나무는 이러한 흰털이 없다. 굴참나무는 또 코르크층이 두터워 병마개와 굴피집의 지붕을 만드는데 이용된다.

신갈나무는 잎의 모양과 크기가 사람의 발바닥과 비슷해 옛날엔 짚신이 헤어지면 깔개 대용으로 이용됐다.

이들 나무 중 굴참나무만 상수리나무처럼 꽃이 핀 이듬해에 열매를 맺고 나머지 갈참나무와 졸참나무, 신갈나무는 떡갈나무처럼 꽃이 핀 그 해에 열매를 맺는다.

 

이들 참나무류의 열매, 즉 도토리는 그냥 먹으면 맛이 떫지만 그 가루 속엔 녹말성분이 많아 예부터 '도토리쌀'을 빚은 다음 밥과 떡을 지어먹거나 앙금을 내 묵을 쑤어 먹는 등 구황식물로 애용돼 왔다.

지금으로부터 약 5백60년 전인 세종 16년에 경상도 기민(飢民) 담당관리가 임금께 올린 상서문에서 '흉년에 대비한 구황식물로는 도토리가 제일이고 그 다음은 소나무 속껍질'이라고 보고한 내용을 보더라도 도토리가 우리 민족에게 얼마나 중요한 연명(延命)식물이었는지 짐작이 간다.

또한 떡갈나무의 수피는 적룡피(赤龍皮)라 해서 염료를 얻는 중요한 자원이었으며 그 잎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생 잎을 쪄서 말린 것을 포장해 일본에 수출하기도 했다.

그밖에 신갈나무, 굴참나무 등 기타 참나무들도 각각의 쓸모에 의해 중요한 자원 역할을 해오는 등 우리 민족과는 뗄래야 뗄 수 없는 막역한 나무가 참나무였다.

요즘에도 참나무 열매는 건강에 좋다하여 도토리막걸리와 묵, 빈대떡이 인기를 끌고 있으며 도토리의 특별한 성분을 이용한 폐수정화 처리방법도 개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참나무류는 이 외에도 산림생태계의 유지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예를 들어 참나무류의 겉껍질은 야생벌이 집을 짓는 데 없어서는 안될 귀중한 재료이며 줄기의 상처에서 흘러나오는 수액은 각종 풍뎅이류와 사슴벌레류, 벌류, 나비류 등의 주요 먹이가 되고 있고 오래된 나무의 줄기 속(구멍)과 뿌리 부근은 각종 곤충들이 즐겨 찾는 주요 서식장소가 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소중한 참나무류들이 요즘 들어 수난을 당하는 사례가 부쩍 늘고 있다.

가을철만 되면 도토리를 따려는 사람들로부터 사정없이 뭇매를 맞아대고 나무 줄기는 예리한 톱날에 송두리째 베어져 버섯종균을 키우거나 숯을 굽는데 이용되고 있다.

자연자원을 활용하려는 측면에서 볼 때는 이 같은 일들이 별로 대수롭지 않고 오히려 당연한 일로 여겨지겠지만 천연림을 이루고 있는 참나무 숲들이 아무런 대안 없이 마구 훼손될 경우엔 일반인들이 미처 생각지 못한 엄청난 피해를 자연생태계는 감수해야 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 숱하디 숱했던 사슴벌레와 풍뎅이들이 이제는 자취를 감추어 그 모습조차 기억하지 못하는 시골 아이들이 자꾸만 늘어가고 있는 것도 사실 따지고 보면 이러한 참나무 숲의 무분별한 훼손으로부터 기인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최근 들어서는 참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시들음병이 전국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어 관계당국을 초긴장 상태로 몰아넣고 있다.

가뜩이나 소나무재선충병으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닌데 이번에는 참나무에 ‘몹쓸병’이 번지고 있으니 불난 집에 회오리바람이 몰아치고 있는 격이다.

참나무시들음병의 병원균은 레펠리아균이며 이를 매개충인 광릉긴나무좀이 옮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신갈나무와 떡갈나무 등 참나무류가 피해를 입게 되며 이병에 감염되면 나무속에서 병원균이 번지면서 수분이동 통로를 막고 그로 인해 나무가 죽게 된다.

보통 요즘 같은 5월 중순부터 참나무류에 침입해 병을 옮기는데 병에 감염된 나무는 7~8월부터 빠르게 말라죽고 고사된 나무는 겨울에도 마른 잎이 붙어 있어 쉽게 구별된다.

또 감염된 나무를 자세히 살펴보면 매개충이 침입한 직경 1mm 가량의 작은 구멍이 보이고 구멍주변과 뿌리부근 땅위에 나무가루 같은 배출물이 쌓여 있다.

참나무시들음병은 지난 2004년 8월 경기도 성남시 이배재에서 처음 발생한 이후 올들어 경기 강원 경북 충북 등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 병이 처음 발생한 2004년에는 전국 18개 시·군·구가 피해를 입은데 이어 2005년에는 23개 시·군·구에서 발생해 피해를 줬다.

하지만 올해는 61개 시·군·구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니 그야말로 걱정이 아닐 수 없다.


자연은 존재하고 있을 때 보전하는 것이 보다 현명한 방법이다.

사라지고 나서 그것의 소중함을 깨닫고 후회해야 이미 때늦은 일이요 소용없는 일이다.

우리 주변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는 참나무 숲을 바라보면서 문득 '참나무에 곁낫걸이'란 우리 속담 한 구절이 머리 속에 떠오른다.

‘제 능력과 주제는 생각지도 않고 감히 함부로 덤벼든다’는 것이 이 속담이 갖고 있는 속내평이니, 자연을 함부로 훼손하는 사람들의 속내와 귀중한 나무에 공연히 침입해 병원균을 마구 옮겨대는 광릉긴나무좀의 행패(?)가 이 속담이 뜻하는 의도와 전혀 다를 게 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우리의 산야 그 어느 곳을 둘러봐도 숲다운 숲이 보이지 않는 요즘.

우리 민족의 기상을 대변해온 소나무에 이어 ‘진짜 나무’로 불려져온 참나무마저도 그 늠름한 자태를 잃어가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누군가의 말마따나 진짜 말세가 오려고 이러는 건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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