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인 봄 전령사 복수초는 지난해보다 '보름 이르게 활짝'
반면 4~5월 야생화들은 4월 이상저온 여파로 되레 늦게 개화
속리산국립공원의 4~5월 야생화들. 맨 위 왼쪽부터 고깔제비꽃, 금붓꽃, 큰괭이밥, 흰노루귀, 회리바람꽃, 피나물, 청노루귀, 괴불주머니.(사진제공=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

속리산국립공원의 야생화들이 최근 잇단 이상기온 여파로 '개화기'가 들쭉날쭉 롤러코스트를 타고 있다.

속리산의 대표적인 봄 전령사인 복수초는 지난 겨울 포근한 날씨의 영향을 받아 지난해보다 보름이나 이르게 꽃망울을 터트렸다.

국립공원공단 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소장윤덕구)는 지난 2월 11일 속리산 천왕봉 인근에서 자생하는 복수초의 개화모습을 공개해 봄이 왔음을 알렸다.

올해 복수초의 개화는 지난 겨울 포근한 날씨가 이어져 지난해보다 15일 이르게 꽃을 피웠다.
 
최근 2년간 12월 1일부터 2월 10일까지 문장대 ~ 천왕봉 고지대의 평균기온은 2019년엔 영하 5.5도, 금년엔 영하 4.0도를 나타내 1.5도 높았다.
 
같은 기간 기상청 한파주의보 발표기준인 영하 12도 이하를 기록한 날은 2019년 7일, 2020년은 2일로 5일이 적었으며 이로 인해 개화시기가 이른 것으로 분석했다.
 
속리산국립공원의 4~5월 야생화들. 맨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각시붓꽃, 괭이눈, 노랑제비꽃, 산자고, 철쭉, 족두리풀, 별꽃, 구슬봉이.(사진제공=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

반면 봄과 여름 사이에 피어나는 속리산의 4~5월 야생화들은 '4월의 이상저온' 영향을 받아 대부분 지난해 보다 늦게 꽃소식을 전했다.

속리산국립공원은 7일 탐방로 주변에 피는 4~5월 야생화 사진을 촬영, 공개했다.

속리산국립공원의 야생화는 군락을 형성하지는 않지만 햇볕이 좋고 물빠짐이 좋은 토질 특성상 색감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낮은 지역에서 많이 피는 별꽃, 노루귀, 양지꽃, 회리바람꽃 등을 시작으로 탐방로 변에 족두리풀, 각시붓꽃, 피나물 등 다양한 야생화를 관찰할 수 있다.
  
올해 4월 충북 보은군 법주사 주변의 평균기온은 8.4도로, 지난해 4월 대비 1.5도 낮아 야생화 개화가 늦었으며 5월 말까지는 계곡 주변에서 병꽃과 말발도리 등이, 천왕봉 탐방로 주변에서는 철쭉 등 관목류 꽃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속리산국립공원 측은 예상했다.  

강성민 속리산국립공원사무소 자원보전과장은 “단순 정상정복형 산행보다는 야생화를 찾아보고 경관을 즐기는 여유로운 산행은 건강 증진은 물론 코로나19 감염예방을 위한 탐방 거리두기에도 효과적일 것”이라며 “몸과 마음이 즐거운 국립공원 탐방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 기자]


koomlin@hanmail.net

주홍날개꽃매미 확산 언제까지 보고만 있을 것인가

 
 최근 중국매미 신드롬을 낳고 있는 주홍날개꽃매미가 급기야 국립공원 속리산을 비롯한 산간지역까지 확산돼 산림과 과수를 위협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지난달부터 자연다큐 ‘위기의 야생’을 연재(본 블로그내 다른 카테고리 참조)하고 있는 필자는 지난 11~12일 충북 보은 속리산 일대에 대한 야생 동식물 남획실태를 취재하던 중 주홍날개꽃매미가 속리산은 물론 같은 국립공원내인 충북 괴산 사담·화양계곡과 경북 용화지역까지 번져 있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 꽃매미는 더구나 산간지대 경작지까지 침범해 포도,오미자 등 작물까지 피해를 입히고 있다. 주홍날개꽃매미는 그동안 주로 도시지역 아파트 단지와 공원,인근 산림을 중심으로 모습을 드러냈을 뿐 해발고도가 높은 산간지역서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주홍날개꽃매미가 이처럼 빠르게 확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가장 우려되는 것은 고사목 발생과 같은 직접적인 피해다. 불과 3~4년전 국내 발생초기만 해도 나무 수액을 빨아먹을 뿐 직접 고사시키지는 않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금년 6월 국내 처음으로 충북 청주지역서 가죽나무 30여 그루와 황벽나무 10여 그루가 이 곤충의 습격으로 3년만에 집단 고사한 사실이 밝혀지면서 피해가 점차 가시화 되고 있다. 또한 이 곤충이 수액을 빨아먹는 이른바 기주식물도 처음엔 가죽나무와 참죽나무 등 일부 식물만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조사결과 포도·호두·황벽·때죽·자작·고로쇠·무화과·두릅 나무와 심지어 초본류인 엉겅퀴,담쟁이덩굴까지 포함되는 등 증가 추세다.


 상황이 이런 데도 당국은 여전히 나몰라라다. 주홍날개꽃매미 문제가 연일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고 매스컴에도 자주 오르내리고 있으나 뚜렷한 메아리가 없다. 전국 실태조사는 커녕 긴급방제 대책을 강구한다는 얘기도 없다. 기껏해야 일부 지자체가 나서 “각기 알아서 피해예방에 힘써달라”고만 하는 정도다.


 말이 나왔으니 말이지, 작금의 신드롬도 기실 따지고 보면 당국의 안일한 태도가 빚은 결과다. 예를 들어 발생초기에 서둘러 이 곤충의 정체성만이라도 정확히 파악해 홍보하고 대책을 강구했더라면 지금의 사태로까지는 확대되지 않았을 것이다. 지난 1970년대 발간된 국내 곤충도감에 엄연히 발견 기록이 있는 데도 불구하고 엉뚱하게도 최근 중국으로부터 화물에 묻어 들어왔느니 태풍·황사에 휩쓸려 들어왔느니 하는 등의 억측이, 그것도  ‘여러 입’을 통해 난무하면서 결국 작금의 신드롬을 빚고야 말았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첫 발생 이후 지금까지 3~4년이 지나도록 국민들 사이에서 신드롬은 자꾸만 커져 가고 있고 주홍날개꽃매미 개체수 또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 전국이 조만간 접수(?)될 판국인 데도 어느 누구 하나 나서서 가장 기본적인 정체성은 물론 실제 피해정도와 효과적인 구제책을 속시원히 내놓지 않고 있다는 데 있다.


 다량 발생 원인도 근래의 환경변화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 기후 등 환경인자가 변하게 되면 제 아무리 균형을 유지하려는 속성을 가진 자연 생태계라 할 지라도 어딘가엔 무방비나 다름없는 ‘빈 구멍’이 생겨나기 마련이다. 더구나 변화된 환경을 선호하는 생명체가 있을 경우엔 더더욱 그렇다. 최근 한반도 해수역을 완전 점령하다시피한 엄청난 숫자의 해파리 떼와 목하 전 세계인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고 있는 신종 플루도 결국 환경변화가 가져온 최악의 시나리오다.


 미리 알아서 대처는 못할지언정 이미 피해가 커져가는 상황에서 왜들 머뭇거리는지 답답할 따름이다. 사후약방문도 유분수지 배 건너간 뒤 손 흔들어봤자 애간장만 탈 뿐 이들 생물이 하루아침에 사라질 리 없고 피해 역시 없던 일이 될 리 만무다.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