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10쌍의 황새 어미 강제불임 및 수정된 알 모두 폐기
새로운 야생복귀시설 조성·전문가 육성 등 대책마련 절실
일부 전문가, “천연기념물 업무 환경부로 이관해야” 주장도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7년 08월 15일 13시 15분

<한반도 황새 개체수 현황(2017년 7월 현재).(자료 제공=박시룡 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

충북 청주 소재 한국교원대학교가 주도해 온 한반도 황새복원사업이 추진 20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는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한 해에 10쌍의 번식 쌍을 인위적으로 강제 불임시키고 수정된 알들마저도 모두 폐기하는 상황에 처해 있어 새로운 황새 야생복귀시설 조성과 함께 전문가 육성 등의 대책마련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일각에서는 ‘전문성’을 내세워 황새 복원사업을 포함한 천연기념물 관리업무를 현 문화재청에서 환경부로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제기하고 있다.

15일 박시룡 한국교원대 명예교수(전 한국황새생태연구원장)에 따르면 황새 증식시설인 한국교원대 청람황새공원은 당초 40개체를 수용할 수 있도록 조성돼 이미 100개체 이상을 증식시켜온 사단법인 한국황새복원센터가 그동안 제2의 예산황새공원 사업으로써 ‘황새아랫마을 조성사업’을 추진할 것을 줄기차게 요청해 왔다.

특히 교육부가 한국교원대 내에 있는 청람황새공원에 대해 사단법인 한국황새복원센터에 국유지무단사용 변상금 처분을 내린 후부터 보다 강력히 황새아랫마을조성 사업 추진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수년이 지나간 현재까지도 당국인 문화재청은 ‘시기상조’라며 사업추진을 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교원대 청람황새공원에서는 현재 90개체의 황새를 비좁은 공간에서 사육하면서 해마다 10쌍의 황새 어미에 대해 강제 불임조치를 하는 한편 지난 3년 동안 수정란 100개 이상을 폐기 처분한 최악의 상황에 처해 있는 등 새로운 야생복귀 시설이 마련되지 않는 한 20년 동안 황새복원사업에 투자한 수백억원의 혈세를 모두 날릴 판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천연기념물 업무를 환경부로 이관하는 방안도 재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는 “20년 전 문화재청이 황새 복원사업 주무부서를 자청했으나 현재는 천연기념물 가축(진도개. 오골개) 사육관리 수준에 그치고 있다”며 “더구나 황새복원사업의 경우 그동안 예산군에 황새공원만 설립해 놓았을 뿐 정작 문화재청 내에는 황새 전담공무원 하나 없는 실정”이라고 지적하면서 이관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하고 있다.
 
<지난 4월 충북 청주 소재 한국교원대학교 청람황새공원의 사육장 모습. 1개체 당 82㎡ 미만의 비좁은 공간에서 사육되고 있어 항상 황새들끼리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사진제공=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

한 전문가는 “황새복원은 황새가 하는 것이 아니고 황새를 잘 아는 전문인력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전문 연구인력 관리를 전혀 하고 있지 않다. 현재 황새복원 연구 인력은 사육사를 포함해 10명으로 비정규직 수준 이하의 임시직으로 이들은 문화재청의 보조금으로 교원대 산학협력단장과 1년 단위 고용계약을 맺고 일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러면서 “야생동물의 종 복원사업은 국가의 백년대계 사업이다. 그럼에도 전문가가 없는 문화재청에서 이 사업을 계속해서 맡을 것인지 아니면 지금이라도 천연기념물 업무를 환경부로 이관시켜 일원화시켜야 하는지 재검토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며 “그렇지 않으면 지금까지 황새복원사업에 투자한 수백억원의 혈세를 날리게 된다. 또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황새도 가금류로 취급돼 우리 안에서만 사육되고 연구인력도 다른 일자리를 찾게 돼 결국 한반도 황새복원사업은 20년 만에 좌초될 게 뻔하다”고 강조했다.

이 전문가는 또 “문화재청이 황새복원사업을 자원해 적극적으로 나선 것은 1997년부터 2010년까지였다. 그 이후부터는 ‘갑질’ 내지는 정책 연구보고서 마저 거절로 일관했다”고 주장했다.

즉 황새아랫마을(제2의 예산황새공원) 조성 기획안을 만들어 문화재청에 요청했으나 문화재위원회의를 거쳤다는 이유로 시기상조라는 점을 들어 이 사업추진을 묵살해 오고 있다는 것이다.

또 “교원대 국유지에 있는 황새 90개체의 이전 대책 마련이 시급함에도 불구하고 문화재청은 황새가 야생복귀 연구사업임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냥 천연기념물 가축(진도개. 오골계 등) 증식 정도로 인식, 안일한 대처로 인해 교사양성의 목적 대학의 비좁은 캠퍼스 공간에 그대로 방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전문가는 또 “문화재청이 인가해준 사단법인 한국황새복원센터가 교육부 감사에서 국유지무단사용 변상금 처분이 내려졌는데도 철저히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며 “자신들은 책임이 없다고 강변해 결국 박시룡 명예교수 개인이 교원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원고 승소로 판결을 받은 상태이다. 현재 사단법인은 해산 조치되고 박 교수도 올해 3월부로 정년퇴임한 상태”라고 밝혔다.

이 전문가는 “한반도 황새복원사업에 대해 정부의 특단 조치가 없는 한 그동안 수백억원에 이르는 국민의 세금(약 315억원 추산; 충남 예산군 황새공원조성비 190억. 교원대 20년 동안 지원한 연구비 약 25억. 기타 예산군이 황새로 인해 사용한 직간접 비용 약 100억)이 낭비로 끝날 공산이 매우 크다”고 주장했다.
 


2일 원 서식지인 인천 송도신도시 갯벌에 어린 개체 18마리 재방사
검은머리갈매기, 전 세계에 1만4000여개체만 생존 '국제적 희귀종'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7년 08월 03일 15시 35분

<2일 한국교원대학교 연구팀이 위치추적기를 단 검은머리갈매기 어린 개체를 원 서식지에 되돌려 보내고 있다.(사진제공=한국교원대학교)>

환경부 지정 서식지외보전기관인 한국교원대학교(총장 류희찬)가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인 검은머리갈매기 18마리를 번식지인 인천 송도신도시 갯벌에 두 번째 실험 방사했다.

한국교원대는 3일 “국내에서 번식하는 멸종위기 취약종인 검은머리갈매기(Saundersilarus saundersi) 어린개체(유조) 18마리를 번식지인 인천시 연수구 송도신도시 매립지에서 전날(2일) 재방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이뤄진 이번 재방사는 환경부 지정 서식지외보전기관인 청주시 청주랜드(진료사육팀장 김정호 박사)의 방사전 진료 및 수의학적 관리 지원과 함께 이뤄졌다.

재방사한 어린개체는 올해 둥지포식의 위협에 처한 포란 둥지 일부의 알을 채집해 한국교원대에서 인공부화 및 자연육추를 통해 기른 것으로 원 번식지에 18마리가 재방사됐다.

한국교원대 관계자는 “이같은 재방사는 부분적으로 현 멸종위기 취약종의 번식 개체군의 보충 및 강화하는 역할을 한다”며 “지난해와 올해 실험방사한 결과(월동지에서의 가락지 관측 및 위치추적기 데이터)는 추후 검은머리갈매기의 보전방안 수립에 활용할 계획이다”고 전했다.

국제적으로 우리나라와 중국, 일본에만 서식하는 검은머리갈매기는 매립지에서 집단 번식하는 특성을 가진다. 이러한 매립지역은 높은 개발 압력으로 인해 번식 개체군은 지속적인 감소 추세에 있다. 전 세계적으로 1만4000여개체 밖에 남지 않은 검은머리갈매기는 국제적인 관심과 보호를 필요로 하는 국제적 희귀종이다.
 
<알에서 깨어난 지 얼마 되지 않은 검은머리갈매기의 어린 개체.(사진제공=한국교원대학교)>

국내에서는 1998년 시화호에서 첫 번식 집단(창시자 개체군)이 관찰됐으며 확인된 국내 번식 집단은 중국 개체군의 일부가 국내에 정착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원장 남영숙)의 연구팀은 지난 2011년부터 현재까지 7년 간 송도매립지에서 번식하는 검은머리갈매기의 이동 특성과 번식행동 연구를 수행했다.

한국교원대 연구팀은 7년 간의 번식실태 조사를 통해 국내 번식 검은머리갈매기는 내륙과 인접한 매립지 특성(내륙에서 상륙하는 둥지 포식자에 의한 피해)으로 인해 번식 실패가 가속화 되고 있다고 학계에 보고한 바 있다. 특히 포란기간 중 포식률이 약 80%까지 증가하면 집단 번식장소를 이동하는 것을 확인했다.

현재 우리나라의 검은머리갈매기의 번식 위치는 높은 포식률로 인해 계속적으로 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둥지를 떠난 어린 개체들은 도로와 제방으로 인해 번식지와 섭식지의 연결성이 결여된 조건에서 비행하기 전 높은 사망률을 보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한국교원대 연구팀은 번식지역 파괴에 따른 피해 대책 마련을 위해 사육개체를 대상으로 검은머리갈매기의 인공증식 기술 확보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지난 2015년에 2개체 인공 증식에 성공한 데 이어 올해엔 5개체를 인공 증식하는 데 성공했다.


21일 제50회 과학의 날 기념 교원대 윤종민 박사 초청 진행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7년 04월 21일 16시 27분

<21일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 윤종민 박사(맨앞 왼쪽 연단)가 충북 청주 주성고등학교에서 '황새의 복원연구 따라잡기'를 주제로 초청 강연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제공=충북도교육청)>

충북 청주 주성고등학교(교장 김기선)가 21일 제50회 과학의 날을 맞아 한국교원대학교에서 시작된 한반도 황새복원 프로젝트에 관해 알아보는 소중한 시간을 가졌다.

주성고는 이날 교내 강당에서 ‘황새의 복원연구 따라잡기’를 주제로 과학 초청 강연회를 열었다.

이날 초청 강연회는 과학의 날을 기념하는 도전 과학 골든벨 대회, 창의융합과학대회, 과학탐구토론대회, 과학창의력 경시대회, 과학실험 시연 및 드론 비행 등과 같은 과학 행사의 일환으로 약 2시간 동안 진행됐다.

주성고는 인간과 생물이 어울려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자연친화적 생태 활동 등에 관해 알아봄으로써 생명체의 소중함과 개발과 환경보존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을 모색해 보기 위해 요즘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황새 복원을 주제로 강연회를 기획했다.

강연회는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 윤종민 박사가 초빙돼 진행했다.

윤 박사는 콜로라도 주립대 동물학 박사로 지난 2010년부터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수석 연구원으로 근무하며 황새복원 및 자연방사 사업에 8년여 동안 헌신하고 있다.

황새는 천연기념물 199호로 지정된 국제적 멸종위기 1급 보호조인데 우리나라에서 텃새였던 황새가 1971년 충북 음성에서 밀렵으로 죽어 멸종했다.

이를 안타깝게 여긴 교원대 박시룡 교수가 1996년 러시아로부터 황새 2마리를 도입해 증식시키기 시작한 것이 황새 복원의 시초였는데 현재는 156마리까지 증식했다.

윤 박사는 이번 강연회를 통해 한국교원대의 황새복원 과정을 상세히 설명했다.

특히 지난 2014년 6월 교원대 내 청람황새공원 개원(황새 91개체)과 충남 예산 황새공원 설립 및 황새 60개체 이전(국립생태원 5개체), 2015년 6월2일 예산황새공원 개원, 2015년 9월3일 충남 예산 황새공원에서 황새 방사식을 갖기까지 황새와 인간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대한민국 만들기에 노력했던 연구 과정과 업적들을 이번 강연회에서 과학적이면서도 생생하게 보여줘 그 의미가 깊었다.

김기선 주성고 교장은 “이날 강연회에 참석한 학생들은 황새 복원을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서 과학적 지식뿐만이 아니라 연구자의 열정과 노력, 인간과 자연이 공존하는 아름다운 자연 친화적인 삶에 대해 돌아보는 소중한 기회를 가졌다”고 말했다.


사육장 설립당시 40마리 기준…현재 96마리 ‘2배 넘는 과밀상태’
황새들끼리 서로 싸워 죽는 일까지 자주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황새아랫마을 조성사업으로 타 지자체에 속히 방사 이뤄져야”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7년 04월 18일 09시 23분

<한국교원대학교 청람황새공원의 사육장 모습. 1개체 당 82㎡ 미만의 비좁은 공간에서 사육되고 있어 항상 황새들끼리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사진제공=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

'한반도 황새복원 프로젝트의 메카' 한국교원대학교 청람황새공원에서 사육 중인 천연기념물 제199호 황새가 ‘과밀 환경’으로 인해 안전에 비상이 걸렸다.

적정 사육 마릿수의 2배가 넘는 황새들이 과밀 상태로 사육·관리되고 있어 그 동안 황새들끼리 싸워 죽는 일이 자주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8일 한국교원대 전 황새생태연구원장인 박시룡 명예교수에 따르면 현재 한국교원대에는 청람황새공원 사육장 면적 7900㎡에 96마리의 황새가 살고 있다.

이는 1마리가 약 82㎡(24평) 정도로 황새 날개의 편 길이가 2m나 되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비좁은 공간이다.

지난 2008년 사단법인 황새복원센터 설립 당시 40마리를 적정 수로 감안해 지어졌는데 현재 그 두 배가 넘은 96개체가 사육·관리되고 있어 매우 과밀된 상태다.

이에 따라 그동안 비좁은 사육장과 개체 수 과밀로 인해 황새들끼리 서로 싸워 죽는 일도 자주 있었다고 박 명예교수는 고백했다.

황새복원센터는 지난 2015년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문화재청에 예산황새마을조성 사업의 후속사업으로 황새아랫마을 조성사업을 요청했지만 지금까지 아무런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황새복원사업이 현재 일본과 한국에서 진행되고 있지만 국제적 사육기준은 아직 없다.

다만 현재 일본 효고현 토요오카시(豊岡市)에 위치한 효고현립 황새고향공원의 사육장은 3만4000㎡로 이곳에 56마리의 황새가 사육되고 있다. 이는 1개체 당 약 607㎡(184평) 정도로 교원대 사육장보다 약 7배 이상 넓은 면적이다.

현재 예산황새공원은 2만9600㎡에 67개체가 사육되고 있는데 이는 1개체 당 약 440㎡(134평)에 해당된다.

현재 예산군과 교원대의 황새들은 모두 사육 상태의 번식은 억제시키고 있다.

박 명예교수는 “번식 쌍에게 가짜 알을 넣어주고 알을 낳지 못하게 하는 방법으로 번식을 억제하고 있다”며 “현 단계에서 사육 상태의 잉여개체는 최대로 자제하고 있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박 명예교수는 “다만 현재 예산군의 야생 번식 쌍 5곳(광시면 시목리. 장전리. 관음리. 대술면 궐곡리. 봉산면 봉산리)만 번식을 허용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그는 “사육 상태의 과밀 해소를 위해서라도 우리도 일본(1권역:효고현. 2권역:후쿠이. 3권역: 지바현)처럼 과거번식지를 준거로 한 다른 지자체의 야생방사가 속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황새 2마리 감전사 이후 대책마련 필요성 대두
31일 한국교원대·예산군·한전 보호 협약 전격 체결
황새 주요서식지 내 전기시설에 절연시설 설치 등 추진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7년 03월 31일 15시 31분

<지난해 10월1일 충북 예산에서 감전사 한 황새 '민황'의 사체./아시아뉴스통신DB>

한반도 황새(천연기념물 199호)?복원을 위해 지난 2015년 9월부터 충남 예산에 잇따라 황새를 방사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돌연 2마리의 황새가 서식지 인근 전깃줄에 감전사 당하는 일이 발생하자 황새복원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한국교원대를 비롯해 충남 예산군, 한국전력공사 예산지사가 이의 보호에 전격 나섰다.

31일 한국교원대(총장 류희찬)에 따르면 방사한 황새 보호를 위해 이날 예산군청 군수실에서 예산군(군수 황선봉), 한전 예산지사(지사장 김맹렬)와 삼자간 협약을 맺었다.

이날 협약식에는 한국교원대 류희찬 총장과 남영숙 황새생태연구원장, 황선봉 예산군수, 김맹렬 한전 예산지사장 등 3개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으로 황새 주요 서식지역에 전력설비로 인한 감전 사고를 최소화하는데 상호 협력해 나가기로 약속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세 기관은 ▶ 황새 주요 서식지 내 기본 절연시설 설치 ▶ 전력 설비 회피 기자재 개발 설치 ▶ 전신주 감전과 관련한 황새 행동 특성에 관해 연구 ▶ 황새의 주요 서식지 내 전신주 이용 특성 모니터링 ▶ 황새 정착을 위한 업무 지원 및 홍보 ▶ 지역사회 봉사활동 등에 서로 협력하기로 했다.

한국교원대 류희찬 총장은 “이번 협약 체결을 통해 방사된 황새가 보다 안전하게 정착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0월1일 오후 예산황새공원 옆에 있는 전주의 전깃줄에 방사 황새인 민황이(K0003)의 날개가 걸려 감전사하는 사고가 발행했다.

이 보다 앞선 지난해 8월에도 방사 황새인 태황이(K0012)가 예산군 광시면 가덕리에서 감전사해 관계자와 국민을 안타깝게 했다.


'황새 전문가' 박시룡 교수(전 황새생태연구원장) 후임 채용 놓고 '잡음'
생물교육과 교수들 "황새복원과 무관한 '동물생리학' 전공 교수 채용" 주장
박시룡 교수 등 "황새복원·연구 지속하려면 '동물학' 전공 채용해야" 주장 엇갈려
"임용고사합격률 높이는게 우선" VS "20년 쌓아온 황새복원 지속해야" 명분 싸움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7년 03월 21일 09시 03분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에서 인공 부화돼 길러지다 충남 예산 황새공원에 자연방사돼 올 봄 번식에 들어간 황새 부부(수컷 A05. 암컷 A08). 이처럼 충북 청주 한국교원대發 황새복원사업이 성공을 눈 앞에 두고 있어 한반도에서 사라졌던 '텃황새'를 볼 날이 머지 않았다./아시아뉴스통신DB>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장으로서 그동안 한반도 황새복원사업을 이끌어왔던 박시룡 전 교수(생물학과. 현 명예교수. 이하 박 교수)가 지난 1월 정년퇴임 한 것과 관련해 후임 교수 채용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한국교원대(황새생태연구원)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한반도 황새복원사업을 중추적으로 이끌어갈 것으로 보여 박 교수의 후임 채용 여하에 따라 이 사업 추진의 성공여부가 달려 있는 등 대외적인 이슈로도 작용할 전망이다.

일부에선 한국교원대의 지속적인 황새복원사업 및 연구가 위기를 맞았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황새생태연구원장의 후임에는 지난 17일자로 이 대학 환경교육과 남영숙 교수가 임명됐다.

하지만 이와 관련, 박 교수가 몸 담았던 생물교육과 교수들의 완강한 거부로 생물교육과 교수가 임명되지 않고 대외 보직공모를 통해 남 교수를 임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퇴임 이후 황새생태연구원의 특별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 교수는 21일 자료를 통해 “류희찬 총장이 최근 황새생태연구원장 자리를 생물교육과 교수 중에서 맡아줄 것을 요청했으나 생물교육과 교수들의 완강한 거부로 대외 보직공모를 통해 환경공학과 남 교수를 임명하게 됐다”고 전했다.

박 교수는 “이로써 교원대 생물교육학과는 자신의 후임 교수 자리에 황새복원연구와 무관한 교수가 채용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 생물교육학과 교수들이 생물임용교사시험 비중이 높은 ‘동물생리학’ 전공 교수를 뽑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교수는 1986년 한국교원대에 ‘동물학전공’ 교수 공채로 임용됐다. 이후 동물행동생태 연구 및 동물생리학 강의를 맡아왔으며 1996년부터 정년퇴임까지 20년 동안 황새복원 연구를 해왔다.

박 교수는 “퇴임 전 생물교육학과 학과장에게 후임을 뽑아 줄 것을 요청했으나 퇴임 후에 결정하겠다며 사실상 박 교수의 요청을 거부한 상태”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박 교수로부터 교육을 받아 동물학 박사가 된 제자들이 최근 교원대 류 총장에게 후임 교수 공채에 대한 건의문을 보냈다고 한다.

이 건의문에서 박 교수 제자들은 교원대가 황새복원연구를 지속시킬 수 있고 또 동물생리학 강의도 잘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줄 것을 건의했다.

교수 채용 공고에 ‘동물학전공(동물생리학 강의 가능한 자)’으로 나가야 생태복원 관련자가 응모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에 대해 박 교수측은 “교원대 생물교육학과 교수들은 채용 공고에 ‘동물생리학’ 전공자로 명기해 공고를 내 줄 것을 학교 측에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렇게 되면 조류생태관련 분야는 지원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현 생물교육학과 교수들은 교원대 황새복원연구사업은 학교 본부 측의 문제이지 학과와는 아무 상관없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학과 교수의 주장은 동물생리학 분야가 교사임용시험에 주요과목이기 때문에 임용고사 합격률을 높이는 것이 먼저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교원대 자연과학계열의 A교수는 생물교육학과 교수들의 생각과 다르다.

A교수는 “교원대는 사범대학이기 때문에 임용고사 주요과목이라고 해서 꼭 그 전공연구자를 명기해 뽑을 필요가 없다. ‘강의가능한 자’로만 해도 충분히 원하는 사람을 뽑을 수 있다”며 “왜 생물교육학과는 박 교수 후임자를 뽑지 않으려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만일 생물교육학과가 박 교수의 후임자를 뽑지 않겠다면 총장은 그 T.O를 회수해 다른 과에서 뽑게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타 대학 교수들도 거들고 나섰다.

강상준 충북대 명예교수(식물생태학 전공)는 "일본이나 유럽선진국의 대학들은 지역사회의 발전에 꼭 필요한 전공과목은 그 대학에서 도제식으로 후학을 양성해 학문의 연속성을 지켜나가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하지만 우리나라 대학들은 학과에 지나치게 맡기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의 교외 운영위원 직을 맡고 있는 충북대 수의과대 나기정 교수도 "충북지역 황새복원을 위해서는 박 교수의 후임에 황새복원의 연구경력을 갖고 있는 교수를 채용해 교원대가 계속 지역사회에 기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1월 교원대에서 ‘'황새를 부탁해!’를 주제로 고발강연을 마치고 퇴임한 박 교수는 현재 황새생태연구원 소속 특별연구원으로 충남 예산황새공원을 오가며 ‘한반도 황새복원’ 연구기획(Research Planning)을 맡아 수행하고 있다.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오는 5월 충북 청주시와 협약을 하고 '한반도 황새야생복귀 제2 권역(충북-경상권역) 조성을 위한 (가칭) 청람황새생태원 건립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따라서 오는 8월 한국교원대가 어떤 교수를 임용하느냐에 따라 앞으로의 사업 추진도 판가름 날 전망이다.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                              기사입력 : 2017년 03월 20일 16시 14분

남영숙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장.(사진제공=한국교원대학교)
한국교원대학교 황새생태연구원장에 남영숙 교수(58. 환경교육과)가 임명됐다.

20일 한국교원대에 따르면 신임 남 원장은 베를린 공과대학교 환경계획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한국교원대 도서관장, 대통령직속 규제개혁위원회 위원, 충북도 녹색성장위원회 위원, 한국환경공단 비상임이사 등을 역임했다.

현재 환경부 중앙환경정책위원회 위원, 미래창조과학부 지방과학기술진흥협의회 위원, 세종시 정책자문위원, 충북도 지속가능발전추진협의회 위원, 청주시 균형발전위원회 위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예산 자연방사 황새 3쌍 번식 시작…복원사업 '청신호
한국교원대서 태어나 관리되던 개체들 방사후 '텃새화'
한반도는 한.중.일.러 4국 황새들의 공유 서식지 재확인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7년 03월 16일 17시 59분

<충남 예산황새공원 내에서 현재 번식 중인 자연방사 황새(수컷 A05. 암컷 A08) 모습. 수컷은 지난 2015년 방사 후 전북 진안군에서 구조돼 예산황새공원 주변에서 머물다가 2016년에 방사한 암컷과 둥지를 틀었고 현재 알 5개를 품고 있다.(사진제공=한국교원대학교)>


충북 청주 한국교원대학교(총장 류희찬)에서 시작된 한반도 황새복원사업이 성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충남 예산군에 자연방사한 황새들이 2년 연속 번식에 들어가는 등 잇따라 청신호를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16일 한국교원대에 따르면 예산에 방사한 황새들 가운데 3쌍이 올해 봄 번식을 시작했다.

지난해 1쌍의 황새가 번식한 데 이어 2년째 연속 자연번식에 들어가 한반도 야생 황새의 복원사업에 희망의 불빛을 밝히고 있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올 봄 번식에 들어간 황새들 가운데 한 쌍(수컷 A27. 암컷 A02)은 4개의 알에서 두 마리가 부화된 것을 확인했다.

또 한 쌍(수컷 A05. 암컷 A08)은 5개의 알을 낳았으며 또 다른 한 쌍(수컷 A89. 암컷 A04)은 둥지를 틀고 산란을 위한 번식 준비를 하고 있다.

<충남 홍성군 와룡천에서 지난 겨울 함께 지내던 국내 자연방사 황새(A04)와 일본 방사 황새(J0051), 러시아-중국에서 날아와 월동 중인 황새들 모습. 암컷(A04)은 충남 예산황새공원 주변으로 돌아와 이곳에 머물던 수컷(A89)과 둥지를 틀고 있다.(사진제공=한국교원대학교)>


◆자연방사 황새를 위한 단계적 방사 기법의 '성공적 결실'

올해 번식에 들어간 3쌍의 황새는 모두 문화재청과 충북도, 청주시, 환경부(서식지외보전기관)에서 지원 받아 한국교원대의 복원연구 기술을 통해 증식 및 관리되던 개체들로 지난 2014년 예산황새공원으로 옮겨져 방사된 개체들이다.

황새 번식은 ‘방사거점지역조성계획’의 일환으로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에서 황새의 생태 연구를 통한 지역 정착에 필요한 기술 개발과 LG상록재단의 후원, 예산군의 협조로 이뤄낸 놀라운 성과로 평가받고 있다.

성공적인 번식은 ‘단계적 방사 기법’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단계적 방사 기법은 방사 대상지 내 사육과 인공둥지탑 조성을 통한 지역 적응, 사육 상태의 번식 유도, 야생 복귀, 자연 번식을 통한 번식과 정착의 단계를 거쳐 이뤄진다.

<자연방사한 황새의 텃새화를 위한 단계적 방사 기법(LG상록재단 후원). 오른쪽의 인공둥지탑에서 알을 품고 있는 암컷(A08)은 왼쪽의 계류장에서 지난해 5월 방사됐으며 충남 서산 천수만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고 돌아와 이 지역에 머물던 수컷(A05)과 둥지를 틀었다.(사진제공=한국교원대학교)>

◆한반도는 한.중.일.러 4국 황새들의 공유 서식지 '재확인'

한반도는 국내에서 방사한 개체와 일본에서 방사한 개체, 러시아에서 날아와 월동하는 개체, 중국 쪽에서 날아와 월동하는 개체 등이 서로 만나 서식하는 공간이다.

한반도는 과거부터 러시아와 중국에서 번식한 야생 황새들이 월동을 위해 남하해 서식하던 곳이다.

이번 월동기에는 일본에서 방사한 개체들(J0051. J0094)과 중국 및 러시아 국경에 위치한 항카호에서 태어난 황새 유조(S72)까지 관찰되면서 화성시 화웅호, 서산시 천수만, 경남 주남저수지 등이 황새 서식지로서 한반도가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이번 번식 성공은 한반도가 월동지 뿐만 아니라 번식지로서 가치를 충분히 증명한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은 향후 황새의 철새 개체군과 재도입 개체군에 대한 보전연구를 진행하면서 한반도가 러시아, 중국 황새 개체군 및 일본 개체군을 연결하는 매개체로서의 기능을 할 수 있도록 서식지 보전과 유전적 다양성 확산을 통한 건강한 황새 개체군의 관리에 결정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희망 갖고 다시 시작하자' 윤도현 노래타고 호소
페이스북,유튜브 등 통해 '빠르게 확산 중'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6년 11월 09일 15시 57분

<한국교원대학교 박시룡 교수가 그린 ‘황새가 있는 풍경을 꿈꾸다’ 수채화(46㎝x61㎝).(사진제공=한국교원대학교)>


20년 전 가수 윤도현이 부른 '다시 날자 황새야'가 한국교원대학교 박시룡 교수의 수채화와 만나 멋진 뮤직 비디오로 재탄생 했다.


한국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을 이끌면서 한반도 황새복원프로젝트를 주도해 온 박 교수의 염원이 담긴 수채화들이 음악이란 생명의 옷을 입으면서 국민들에게 자연의 소중함을 전파하는 매개체로 떠오르고 있다.


‘다시 날자 황새야'는 20년 전 황새를 복원하기 위해 러시아로부터 황새를 들여올 당시 무명가수 였던 윤도현이 부른 곡으로 모 방송사의 다큐멘터리에 삽입됐다.

최근 이 노래가 박 교수가 그린 수채화를 활용해 뮤직비디오로 제작, 페이스북과 유튜브 등을 통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특히 '다시 날자 황새야'의 가사는 이미 20년 전 지금의 정치적, 사회적 혼란을 예견이라도 한 듯 슬픔과 상실감 속에 살아가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갖고 다시 시작하자는 호소를 담고 있다.

한반도의 텃새였던 황새는 과거 중국, 러시아, 일본 땅을 이어주는 허브 역할을 했던 우리 민족의 새였다.

그러나 6·25 전쟁과 환경 오염으로 우리 곁에서 사라졌다.

멸종 46년 만인 올해 텃새화가 성공하는 듯했으나 자연에서 2마리의 새끼를 탄생시킨 엄마 황새는 올해 초 북한까지 날아갔다 다시 돌아와 아빠 황새가 보는 앞에서 전신주 감전 사고로 죽는 비극을 맞았다.

'다시 날자 황새야'는 자연으로 돌아간 황새의 좌절이 마치 국민들의 지금 심정을 대변 해주고 있는 듯 "소망을 갖고 다시 날자"고 말한다.


박 교수는 "황새가 알을 품듯 오랫동안 그림 생각을 해오다 1년 전부터 본격적으로 그리기 시작했다"며 이번 ‘다시 날자 황새야' 뮤직비디오 제작 과정을 설명했다.


박 교수는 다음달 21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인사동 희수갤러리에서 황새와 자연을 주제로 한 수채화전을 열 예정이다.

다시날자 황새야 유튜브 뮤직비디오 주소는 https://youtu.be/Oe9hy5HtX28 이다.
 


“방사중단 계기로 소관부처 등 재검토해야” 여론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6년 10월 15일 00시 03분

김성식 아시아뉴스통신 충북본부장./아시아뉴스통신DB

유난히 날개가 큰 황새가 큰 날개 때문에 ‘슬픈 새’가 돼 국민들의 가슴을 할퀴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텃새였던 야생 황새가 마지막 서식지인 충북 진천에서 사라진 지 올해로 33년(마지막 암컷이 창경궁 동물원으로 옮겨진 1983년 기준). 이후 1994년 마지막 암컷마저 숨을 거두자 2년 뒤에 텃황새를 복원하겠다고 나선 곳이 한국교원대학교 황새복원연구센터(현 황새생태연구원. 충북 청주 소재)였다.

그 센터가 한반도 황새복원프로젝트를 시작한 지 20년 만인 지난해 9월 충남 예산에서 성공적인 야생방사가 이뤄졌다. 올해 5월엔 방사한 황새 한 쌍으로부터 두 마리의 새끼도 태어났다.

이 때까지만 해도 희망이 보였다. 그런데 올해 여름이 채 지나기도 전에 불상사가 발생해 복원사업이 휘청거리게 됐다. 갑자기 ‘황새 야생방사 중단’이란 뜻밖의 상황을 맞은 것이다.

방사 중단 이유는 지난해 방사한 황새의 잇단 감전사 때문이다. 방사지 주변에 횃대로 쓸 만한 큰 나무가 없다보니 높은 곳을 유난히 좋아하는 황새의 습성 상 어쩔 수 없이 인근 전신주를 횃대 삼아 생활하다가 그만 전기에 감전돼 죽는 일이 올 들어 두 번이나 발생했다.

황새의 키가 110cm가 넘는 데다 양쪽 날개의 편 길이가 2m나 되기 때문에 전신주에 내려앉다 양쪽 날개가 두 가닥의 전선에 동시에 닿는 순간 감전이 일어나 사망사로 이어지고 있다.

이 달 1일에는 충남 예산황새공원 앞 광시면 대리마을 주변에서 그런 일이 발생해 황새 1마리가 죽었다. 그것도 예산황새공원 소속 연구원이 두 눈으로 똑똑히 지켜보고 있는 중에 일이 벌어졌다. 당시 전신주에 먼저 앉아 있던 수컷 가까이로 암컷이 내려앉는 순간 전주의 변압기에서 ‘펑’ 소리와 함께 떨어져 죽었다.

연구원이 놀라 달려가 보니 암컷 황새의 오른쪽 날개 부분이 타고 살이 찢겨진 채 죽어 있었다. 사고를 당한 이 암컷(민황)은 지난 5월 한반도에서 자연번식이 중단된 지 45년 만에 두 마리의 새끼를 자연 번식해 기쁨과 희망을 준 바로 그 어미 황새다. 이 황새는 또 지난해 방사된 후 분단된 장벽을 넘어 북한 황해도까지 날아갔다가 되돌아와 화제를 낳기도 했다.

지난 8월에도 이 지역 인근에서 비슷한 사고로 황새 한 마리가 죽었다. 불과 두 달 전이다.

왜 이런 일이 잇따라 벌어질까. 연구원 측은 우리나라의 전선 사이 간격이 너무 좁기 때문에 빚어지는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유럽 등 선진국은 선로 간격을 1m 이상 띄워 큰 조류의 날개가 서로 닿지 않게 하거나 전류저감 시설 등을 설치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전류저감 장치는커녕 선로 간격이 40cm 정도에 불과한 등 황새복원 환경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이런 환경이 개선되지 않는 한 황새의 추가 방사는 기대할 수 없을 듯싶다. 연구원 측이 현재와 같은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더 이상의 방사는 할 수 없다고 선언했기 때문이다.

연구원은 한편으론 황새공원이 있는 예산군을 향해 전신주에 인공횃대를 설치하는 등 복원 환경을 만들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도 임시방편일 뿐이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km를 이동하는 새가 황새임을 감안하면 예산군만 가지고는 어림도 없다. 사실상 전국이 해당된다.

해서 이 참에 제기되는 주장이 있다. 한반도 황새복원프로젝트에 대한 전반적인 재검토를 해야 한다는 얘기다. 황새복원의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선 그럴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특히 복원사업을 주관하는 소관 부처를 이 참에 바꿀 필요성이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황새의 경우 문화재청 소관의 천연기념물(199호)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야생동물(Ⅰ급)이기에 그 같은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한 전문가에 의하면 이 같은 주장의 배경에는 우리나라 20년 전의 상황이 자리하고 있다. 당시 환경부가 국내 천연기념물과 멸종위기종이 대다수 겹치는 점을 들어 그 중 ‘야생 생물의 천연기념물’ 관리는 환경부가 하고 진돗개 같은 가축만 문화재청이 할 것을 주장하니까 문화재청이 발끈해 야생 생물인 황새 복원사업부터 재빠르게 밀어붙였다는 얘기다.

이런 에피소드 외에 그 같은 주장을 하는 이들의 이유에도 상당한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무엇보다도 야생 생물의 원활한 복원을 위해선 그에 상응하는 전문성이 뒷받침 돼야 한다는 게 그들의 논리다. 전문성에는 조직내부적인 인적 전문성과 함께 인프라적 전문성도 따라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환경부의 경우 종복원센터와 같은 전문기관을 두고 있고 또 그에 따른 전문인력도 상당부분 갖추고 있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환경부의 방대한 조직력도 이유로 내세운다. 국립공원관리공단과 그 산하의 국립공원관리사무소 같은 전국적인 조직과 인원, 인프라를 갖추고 있는 점을 장점으로 내세운다.

또 공론화 과정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변화된 여건 등을 면밀히 감안해 보편적인 공감대를 확보한 다음 향후 복원사업을 추진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그래야만 강한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전신주의 선로 간격을 보다 넓히고 선로를 지중화 하는 방대한 예산의 사업일수록 더욱 그럴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문화재청의 입장에선 서운한 얘기겠지만 어느 한 부처의 입장을 두둔하려는 게 아니다. 황새를 비롯한 멸종위기에 처한 생물의 효율적이고 성공적인 복원사업 추진을 위해선 보다 합리적이고 전향적인 판단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하려는 것이다.

이제 머지않아 북녘으로부터 겨울철새들이 우리나라를 향해 날아올 시기이다. 아무쪼록 우리나라의 황새복원 사업이 계획대로 잘 추진돼 국내에서 복원된 개체들과 겨울이면 날아드는 개체들 간의 ‘기적적인 만남’이 이뤄지고 나아가 유전자 교환까지도 이뤄지는 그날이 오길 기원한다.

교원대 황새복원연구센터가 20년 전 황새복원을 막 시작할 무렵 가장 먼저 찾아가 황새 3마리(1996년 1마리. 1997년 2마리)를 들여온 곳이 바로 러시아이기 때문에 ‘기적적’이란 표현을 썼다.

이들 황새의 피를 가진 후손 간의 만남이 한반도에서 이뤄질 날을 기대하며, 아울러 교원대 황새생태연구원 측의 요구가 하루빨리 받아들여져 당초 계획대로 복원프로젝트가 제 궤도에 오르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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