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왕봉서 물머리 일으켜 3백리 물길 시작"
실질적인 시작점은 백두대간 마루금
'속리천'이란 이명으로 최상류 흘러
■달래강 물길의 시작점
달래강 물길은 그동안 속리산 비로봉 아래 상고암 약수로부터 시작된다고 알려져 왔다. 그러나 이번 탐사 결과 달래강의 제1 발원지는 천왕봉 아래의 봉수대터 샘물임이 새롭게 밝혀짐에 따라 달래강 3백리 물길은 바로 이 샘물로부터 시작된다고 봐야 한다.
물론 실질적인 물흐름이야 천왕봉서 문장대를 잇는 백두대간 마루금으로부터 시작되고 있지만 학계서 인정하는 강의 시작점은 '하구 또는 합류지점으로부터 가장 멀리 떨어진 샘물 형태의 물뿌리(水源)'이기에 천왕봉 봉수대터 샘물이 진정한 '달래강의 시작점'인 것이다.
다만 이번에 함께 찾아진 비로봉 남쪽사면의 굿당터 샘물(제2 발원지-상환암과 천왕봉을 잇는 등산로변 바위굴 샘물)과 기존의 발원지로 알려진 상고암 약수(제3 발원지)도 달래강의 주요 시작점으로서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들 발원 샘물들은 각기 몸을 일으켜 법주사쪽 골짜기로 흘러들면서 달래강의 최상류 수역을 이루고 있다. 다시 말해 천왕봉의 봉수대터 샘물은 서북방향으로 물흐름을 시작해 산의 중허리 쯤에서 제2 발원샘인 굿당터 샘물과 몸을 섞은 다음 이내 상환암 골짜기를 타고 내려오다가 잠시 은폭동 폭포서 몸을 떨군 다음 비로산장 아래 삼거리(등산로를 따라 경업대·상고암 방면과 상환암·천왕봉 방면으로 나눠지는 갈림길)서 비로산장쪽으로부터 흘러오는 물길과 하나가 된다.
발원 샘물의 합수
천왕봉과 비로봉에서 각기 발원한 달래강 물머리는 비로산장 아래 삼거리(천왕봉·상환암쪽 등산로 입구)에서 서로 만나 비로소 하나의 물줄기를 이룬다. 왼쪽이 상고암·경업대쪽서 흘러 내려오는 물줄기, 오른쪽이 비로봉 남쪽사면과 천왕봉·상환암쪽서 내려오는 물줄기.
비로산장쪽의 물길이란 다름 아닌 상고암 약수로부터 시작한 물줄기와 경업대·입석대쪽에서 시작한 물줄기가 상고암 입구 삼거리(경업대 방면과 상고암 방면의 갈림길)서 만나 비로산장을 거쳐 내려오는 물길을 말한다.
이들 주요 발원지 물길의 특징은 처음엔 석간수 형태의 샘물을 이루다가 샘물 밖을 벗어나 물흐름을 시작하면 다시 돌과 바위틈으로 스며들어 모습을 감췄다가 또다시 모습을 드러내길 수십 차례씩 반복하면서 앞서 말한 합류점(비로산장 상·하부)에 와서야 비로소 계곡수 형태를 띤다는 점이다.
이들 물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갑자기 물은 보이지 않고 돌과 바위 밑으로 졸졸거리며 흐르는 소리만 들리는 이른바 건천지역이 유난히 많다. 그러다가도 여름철 장마 기간이 돼 유수량이 많아지면 물길이 겉으로 드러나 크고 작은 폭포와 급류를 이루는 등 새하얀 물줄기가 온 골짜기를 떠들썩하게 만든다.
비로산장 아래부터 제법 계곡수 형태를 띠기 시작한 달래강 물길은 다시 세심정 부근서 문장대쪽 물줄기와 합쳐지면서 몸집을 불린 뒤 조선 세조대왕이 피부병을 고쳤다는 목욕소를 지나 태평교 밑에서 사내저수지로 흘러든다.
사내저수지는 달래강이 속리산서 물머리를 일으킨 후 미처 산자락을 벗어나기 전에 만나는 첫 인공 구조물로서 인근 법주사를 비롯한 속리산면 일대의 주요 상수원 역할을 하고 있다.
보은군이 관리하는 사내저수지 상수원은 자연유하식 식수전용댐으로서 총 14만2,500톤의 저수용량을 갖고 있다. 보은군은 이곳 상수원을 통해 모두 485가구 1,759명의 주민들에게 하루 1,238톤의 식수를 공급하고 있다.
보은군은 지난 1988년부터 사내저수지를 포함한 속리산 자연환경보전지역내 계곡들을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발원지에서 사내저수지까지
달래강은 처음엔 석간수 형태의 샘물을 이루다가 샘물을 떠나 물흐름을 시작하면 다시 돌과 바위틈으로 스며들어 모습을 감췄다가 또다시 모습을 드러내길 수십 차례 반복하면서 비로산장과 세심정 부근에 와서야 비로소 계곡수 형태를 띤다. 세심정 부근서 문장대쪽 물줄기와 합쳐진 달래강 물길은 목욕소를 지나 태평교 밑에서 사내저수지(맨 오른쪽)로 흘러든다.
■속리천의 이름으로
사내저수지를 지난 물길은 법주사 바로 앞에서 동암쪽 계곡수와 만나면서 '속리천'이란 이름으로 사내리를 향해 물머리를 남쪽으로 튼다. 속리천은 달래강 물길이 발원지로부터 흘러내려 오면서 처음으로 얻게되는 '법정 하천(지방 2급 하천)으로서의 명칭'이다. 따라서 이곳부터는 계곡수 형태를 벗어나 비로소 '자연하천'의 형태를 띠기 시작하고 수량도 많아진다.
속리천이란 이름은 달래강이 하류로 내려가면서 구간에 따라 달리 불려지는 여러 이명(異名) 중의 하나로, 물길이 청원군 미원면 관내로 접어들어 '박대천'이란 이름으로 불려지기 전까지의 명칭이다.
속리천이란 이름으로
사내저수지를 지난 물길은 법주사 바로 앞에서 동암쪽 계곡수와 만나면서 '속리천'이란 이름으로 사내리를 향해 물머리를 튼다.
법주사를 지난 물길은 다시 야영장 부근서 남산쪽 골짜기를 타고 내려온 물길과 합류한 후 사내리 집단시설지구(상가지역)와 법주사를 잇는 다리를 지나 하천내에 설치된 분수대서 잠시 몸을 풀어헤친 뒤 묘봉쪽서 내려온 물길과 합쳐져 정이품송을 향해 줄달음질 친다.
법주사에서 사내리 집단시설지구까지 흐르는 동안 달래강 물길은 처음으로 '인간냄새'를 맡으면서 물빛도 달라지고 수질도 드디어 'BOD'를 띠기 시작한다.
상가지역 건너편 사낙골을 지나 대형버스 주차장을 옆으로 끼고 산모퉁이를 도니 이내 '국민 소나무' 정이품송이 600여년의 전설을 머리에 인 채 물길을 반긴다.
하지만 우산을 펼쳐 놓은 듯 말끔하던 예전 모습은 온데 간데 없고 태풍에 잘려져 나간 상처를 허공에 떠 받들고 누런 솔잎에다 흉칙한 철기둥을 버팀목 삼아 근근이 서 있는 게 여간 측은해 보이는 게 아니다.
현재의 병색도 병색이거니와 그 병색을 더욱 짙게 만든 것이 다름아닌 인근 하천의 습기, 즉 달래강(속리천) 물길이라고 생각하니 더욱 안쓰럽다.
바로 옆으로 도로 공사를 하면서 겉으로 드러난 뿌리를 흙으로 깊게 덮는 바람에 물빠짐이 불리해져 화근이 된 데다 인근 하천에서는 끊임없이 수분을 과잉공급해 물과는 상극인 소나무 건강이 더욱 악화된 것이다. 유일한 '벼슬나무'이기에 수시로 링거주사를 맞는 호강(?)을 누리고는 있지만 하루가 다르게 병색이 짙어지는 것을 보면 그 명도 얼마 남지 않은 것 같아 안타까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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