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룡 교수, "20년 전엔 생각도 못한 일, 세계 학계가 놀랄 일"
예산군서 태어난 새끼 일부가 북한의 옛 번식지로 이동 및 안착
한반도 황새 번식지 복원은 남쪽 땅 황새 아랫마을 조성이 관건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7년 09월 01일 16시 17분

<충남 예산군에서 올해 태어난 황새 새끼들이 북한지역을 날아가 이동한 경로. 주로 이들 황새 새끼들이 머문 장소는 과거의 황새 번식지인 황해도 배천과 평산, 함북 김책시 등이다. 사진에서 1개 지점은 2시간 간격으로 이동루트를 나타낸다.(사진제공=박시룡 전 황새생태연구원장)>

“20년 전 황새를 러시아로부터 처음 가지고 들어왔을 때는 이 황새들이 자기들의 본래 고향으로 찾아가리라고는 상상하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 남한에서 태어난 황새들이 그들의 옛 고향인 북한으로 날아가 안착하는 ‘한반도 조류학사에 매우 놀라운 일’이 실제 벌어졌다.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이 같은 황새야생복귀 연구결과가 나온 것에 세계가 주목할 만한 ‘사건’이다.”

박시룡 전 황새생태연구원장(한국교원대학교 명예교수)은 2일 “전 세계 학계가 깜짝 놀랄 만한 '사건'이 한반도에서 일어났다”며 이같은 내용을 알려왔다.

그러면서 “과연 황새들은 몸속의 유전자에 서식지 지도가 들어있는 것인가?”라는 의문을 앞으로 연구에 의해 밝혀야 할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박 전 원장에 따르면 북한에서 발간된 기록물에 황해도 평산과 배천, 함북 김책시가 북한의 천연기념물 황새번식지로 널리 알려졌으나 1970년 이후 남한과 마찬가지로 황새는 완전히 사라졌다.

그런데 이곳에 지난 2015년 충남 예산군과 황새생태연구원이 예산지역에 방사한 황새들의 2세들이 이 곳에 다녀왔거나 현재 머물고 있는 것으로 밝혀져 박 전 원장을 비롯한 관련 학자들을 놀라게 하고 있다.
 
<올해 충남 예산군 광시면 관음리에서 태어난 황새 새끼들. 이 중 2마리가 현재 북한 함북 김책시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사진제공=박시룡 전 황새생태연구원장)>

방사당시 황새생태연구원이 부착한 발신기 위치추적 결과 충남 예산군 장전리에서 태어난 황새 중 한 마리(개체식별번호 A85)는 북한 평산, 배천 등지에서 1개월 가량 머물다 다시 남한으로 돌아온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이 개체는 경기 안산시 대부도 지역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확인했다.

또 그 외에 올해 태어난 황새 3마리도 예산군을 떠나 타 지역에서 서식하고 있는데 그 중 예산군 광시면 관음리에서 태어난 황새 2마리는 현재 북한의 함북 김책시에 머물러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올해 박시룡 전 원장팀의 연구 논문(日本 野生復歸)인 ‘북한의 황새서식지 복원 전략’을 연구한 결과와 일치하는 것으로 제2의 황새공원, 즉 황새아랫마을 조성사업의 필요성이 여전히 제기되고 있다.

현재 박시룡 전 원장은 직접 북한에 들어가 현지에서 야생복귀(Reintroduction)시키면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차선책으로써 IUCN(국제자연보전연맹)의 야생복귀 지침에 따라 황해도 배천에서 10km 떨어진 경기 파주시 임진강 일대 논습지(문정읍 마정리)를 이용해 방사(이전 translocation)를 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박 전 원장은 “일본은 현재 황새마을을 효고현 토요오카(豊岡)시, 지바현 노다(野田)시, 후쿠이현 에치젠(越前)시 등 3곳에 조성해 황새 야생복귀를 실시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는 현재 예산군 한 곳에서 추진하고 있어 제2의 황새마을 조성이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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