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나무에 자작나무 자라는 '일목이종수(一木二種樹)' 
서양에서는 키메라 괴물에 비유해 키메라 나무로 지칭

충북 청주 중앙공원에 은행나무 몸통에 자작나무가 뿌리를 내려 자라는 일목이종수(一木二種樹)가 가을을 맞아 단풍으로 물들고 있는 가운데 자작나무 가지에선 여전히 푸른 이파리를 유지하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서양에서는 이처럼 한 나무에 두 종류 이상의 나무가 자라는 것을 '키메라(chimera) 나무'라고도 부른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 기자


충북 청주시민의 쉼터 '청주중앙공원'에 낯선 풍경의 은행나무가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수령 900여년에 이르는 압각수(충북기념물 5호)에서 서쪽으로 떨어져 자라는 은행나무가 그 주인공이다. 

다른 은행나무들과 같이 단풍의 계절 가을을 맞아 이 은행나무도 노란 잎으로 막 갈아입고 있는 요즘 한쪽으로 자란 나뭇가지 하나가 세월을 거꾸로 가듯 푸르름을 한껏 자랑하고 있다. 
 

충북 청주 중앙공원에 자라고 있는 은행나무와 자작나무의 일목이종수(一木二種樹) 모습. 가운데 흰 나뭇가지가 자작나무이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 기자  


이파리가 푸르기만 한 것이 아니라 이파리 생김새도 은행잎과는 전혀 다른 모양을 하고 있다.

자세히 보니 자작나무다.

은행나무 본체에 자작나무 가지가 자라고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은행나무에 자작나무 씨앗이 어떤 연유로든 날아들어 뿌리 내리고 자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 처럼 한 나무에 두 종류의 나무가 자라는 것을 '일목이종수(一木二種樹)'라고 부른다.

또 다른 시각(특히 서양)으로는 '키메라(chimera) 나무'라고도 부른다.

키메라는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머리는 사자, 몸통은 염소, 꼬리는 뱀인 기이한 괴물을 일컫는다.

이에 비유해 한 나무에 2종 이상의 나무가 함께 자라는 것을 키메라 나무라고 한다.

외국에서는 일부러 접목해서 키메라 나무를 만들고 있으나 이곳 청주중앙공원의 은행나무-자작나무처럼 자연적으로 키메라 형태를 하고 있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충북 청주 중앙공원에 자라고 있는 은행나무와 자작나무의 일목이종수(一木二種樹) 모습. 오른쪽 하단부의 흰빛을 띠는 나뭇가지가 자작나무로 나뭇가지는 물론 이파리가 은행나무와 전혀 다르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 기자  


청주시는 이 나무의 소문이 알려지자 이곳에 '중앙공원을 닮은 은행나무와 자작나무 이야기'란 제목의 안내판을 설치했다.

'중앙공원처럼 시대와 세대를 아우르는 따뜻한 동행으로 사랑하고 공경하며 살자고 말하는 것 같다'는 글로 키메라 나무를 소개하고 있다.

[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 기자]


kooml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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