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한반도 생태계의 수수께끼로 남아 있던 감태나무 벌레혹의 실체가 드러났습니다.

저희 자연생태 365가 드디어 직접 그 실체를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이 곤충이 꼬리좀벌류일 것으로만 추정할 뿐 명확한 동정(同定)을 할 수 없어 '공개 수배'하기로 했습니다.

이 곤충의 모습을 보시고 '감태나무의 퍼즐'을 맞춰 나가실 분을 찾습니다.

기다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동영상 보러가기

https://youtu.be/-XoMToTKSbU

■곤충의 공생(共生)과 기생(寄生)

 

적자생존의 법칙이 지배하는 생태계 내에서 곤충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선 천적의 공격을 피해 목숨을 구하는 일과 에너지원의 섭취를 위해 그들 스스로 먹잇감을 구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다시 말해 곤충 자체가 이 지구상의 생태계를 이루는 중요한 요소인 만큼 소위 ‘먹고 먹히는 먹이사슬의 범주’를 벗어나 독단적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 것이다. 먹히지 않으면 먹어야 하는 것이 생태계의 원리요 법칙이다.

 

그러기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서든 천적으로부터 도망쳐야 하고 또 그와 반대로 자신의 생명 유지를 위해서는 식물체든 동물체든 자신의 먹잇감이 되는 것을 찾아 그것을 섭취해야만 한다. 그것이 숙명이다.

 

그러나 생태계내의 모든 생물들이 오로지 먹고 먹히는 관계로만 존재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보다 더 복잡한 관계로 서로 얽히고 섥혀 있는 것이 생태계이다.

 

이번에 소개하는 공생(共生)과 기생(寄生) 또한 이처럼 복잡하게 얽히고 섥혀 있는 생태계의 관계를 잘 나타내 주고 있다. 즉, 공생과 기생이란 독특한 방법을 통해 먹이를 구하거나 이로움을 취하는 곤충들도 우리 주변에 상당수가 존재한다.

 

먼저 공생을 보자. 공생(共生)이란 ‘서로 다른 생물들이 더불어 살아가는 관계’를 말하는데 여기에는 상리공생(相利共生)과 편리공생(片利共生)이 있다. 상리공생은 말 그대로 공생자 서로에게 해를 끼치지 않고 이로운 관계를 말하며 편리공생은 서로에게 해를 끼치지 않되 어느 한 쪽만 이로운 관계를 의미한다.

 

이렇듯 서로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뒤에 설명하는 기생(寄生)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공생관계에 있는 대표적인 사례가 개미와 진딧물의 관계이다. 진딧물은 뾰족한 입을 이용해 식물체의 수액을 빨아먹은 후 꽁무니에 단물을 배출하는 습성이 있다. 진딧물이 내는 이 단물은 개미의 중요한 먹이가 되기 때문에 진딧물이 있는 곳에는 대부분 개미가 모여들기 마련이다.

 

진딧물이 단물을 배출해 내는 이유는 단순히 개미에게 먹이를 제공해 주기 위해서가 아니다. 달콤한 먹이를 제공하는 대신 자신들을 보호해 달라는 보다 근본적인 의도가 담겨져 있다.

 

이러한 의도를 알아차리기라도 한 듯 달콤한 수액을 손쉽게 얻어먹게 된 개미들은 그 대가로 진딧물의 천적인 무당벌레 등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적극 퇴치해 주는데 이로써 이들의 관계는 서로에게 이로움을 주는 관계, 즉 공생관계를 유지해 나가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에 사는 종은 아니지만 외국의 어떤 불개미는 진딧물의 무리를 아예 자신의 집으로 모셔다가 흙으로 울타리를 만들어 그곳에 진딧물이 살도록 하는 것도 있다고 한다. 멀리 갈 것도 없이 가까이에 두고 보호해 가며 단물을 얻어먹겠다는 그들만의 심오한 계산이 깔려 있는 것이다.

 

곤충 가운데에는 자기 스스로 먹잇감을 구하지 못하고 다른 곤충의 몸이나 알에 기생(寄生)하며 살아가는 얌체족(?)이 있다.

 

곤충의 기생관계는 양측 혹은 어느 한 쪽이 이로움을 취하는 공생관계와는 달리 기생자가 일방적으로 이로움을 취하고 기생을 당하는 쪽(이를 숙주라고 함)은 피해를 입는 관계를 의미한다.

 

기생을 하는 곤충, 즉 기생곤충 가운데에는 맵시벌과 좀벌(이들을 기생벌류라 함), 사마귀수시렁이 등과 같이 곤충류에 기생하는 것들도 있다.

 

 

 

'기생곤충의 벌레혹'

얼핏 보기에는 나무열매처럼 보이지만 이것은 팽나무에 생긴 기생곤충의 벌레혹(알집)이다.(위 사진) 이 벌레혹을 갈라보면 씨앗 대신 기생곤충의 애벌레만 가득하다(아래 사진)./자연닷컴

 

맵시벌이나 좀벌은 하늘소, 사슴벌레 등 다른 곤충류의 알과 애벌레, 번데기에 알을 낳아 그 속에서 자라도록 함으로써 결국 숙주인 하늘소와 사슴벌레 등에게 ‘죽음’이라는 심각한 피해를 입히기도 한다. 이처럼 기생관계를 통해 숙주를 죽게까지 하는 것을 ‘포식기생’이라고 한다.

 

사마귀수시렁이는 이름 그대로 사마귀의 알집에 알을 낳아 거기서 깨어난 애벌레들이 사마귀의 알을 먹고 자라게 한다.

 

곤충 가운데에는 식물에 기생하는 것들도 있다.

 

혹벌이란 곤충은 밤나무나 참나무의 잎과 어린 가지에 ‘벌레혹’을 만들어 그 안에서 자신의 유충을 키운다. 집주변의 밤나무나 참나뭇가지 혹은 이들 나무의 잎 뒷면에 작은 구슬 모양의 돌기가 무수히 나 있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는데 이것이 혹벌이 만들어 놓은 벌레혹이다.

 

이 벌레혹을 칼로 절단해 보면 그 안에는 희고 둥그스름한 알 또는 애벌레가 들어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기생곤충의 벌레혹은 구슬모양 이외에도 꽃처럼 생긴 것, 열매처럼 생긴 것 등 갖가지 모양을 하고 있는데 이 또한 천적의 눈을 속이기 위한 곤충의 지혜로 볼 수 있다.

 

특히 사진에서 보는 바와 같이 팽나무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벌레혹은 어찌나 나무열매 모양을 하고 있는지 전문가가 아니고는 쉽게 구별해 낼 수 없을 정도로 ‘의태술(擬態術)’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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