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도, 14일 오후 PM2.5 기준으로 '초미세먼지' 경보발령

[충북=아시아뉴스통신] 김성식기자기사입력 : 2019년 01월 14일 15시 57분

<미세먼지가 급습한 대기의 모습./아시아뉴스통신DB>

미세먼지가 전국을 들었다 놨다 한다. 

전 국민의 스케줄이 그날그날 미세먼지 예보에 따라 좌지우지 되는 세상이 됐다.

국민의 인식이 그만큼 미세먼지에 쏠려 있기 때문이다. 운동을 하거나 산책을 하더라도 그날의 미세먼지 예보부터 살펴야 한다. 바깥출입을 하기 전 황사 마스크를 챙기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됐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생소했던 미세먼지 비상저감조치 발령도 이제 귀에 익숙해졌다.  미세먼지란 용어 외에도 초미세먼지, PM10, PM2.5, PM1.0 등도 자주 접한다.

최근엔 미세먼지 신드롬이란 말도 생겨났다. ‘삼하사온’이란 말 대신 ‘삼한사미’란 말이 심심찮게 쓰이고 있다. 3일은 춥고 4일은 푹하던 삼한사온(三寒四溫)의 전형적인 한반도 겨울 날씨가 언제부턴가 그런 패턴을 벗어나 3일은 춥고 4일은 미세먼지가 들끓는다는 삼한사미(三寒四微)의 날씨 패턴을 보이고 있기에 생겨난 말이다.
 
올해도 연초부터 미세먼지가 ‘갑질’을 하고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와 전국 언론의 지면을 도배하는 건 물론이거니와 국민생활에 끼치는 영향력은 가히 ‘갑질’이라 해도 무리가 아닐 만큼 커져 있다.

미세먼지는 이제 도시의 거리 풍경과 현대인의 생활패턴까지 뒤바꿔 놓고 있다. 미세먼지가 급습하는 날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 거리마다 한산해진다. 도시인근의 산책로와 트래킹 코스 역시 눈에 띄게 오가는 사람들의 숫자가 줄어든다.

가히 미세먼지 신드롬 시대에 살고 있다.

그런데 한 가지 미세먼지와 관련해 정확히 알고 넘어가야 할 게 있다. 

바로 초미세먼지란 용어의 사용이다. 환경부는 지난 2017년 3월21일 "종전의 미세먼지(PM10)는 부유먼지로, 초미세먼지(PM2.5)는 미세먼지로 각각 명칭을 변경한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환경부는 "우리나라와 국제적으로 사용하는 미세먼지에 대한 용어가 달라 혼란스럽다는 지적에 따라 이를 변경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부유먼지와 미세먼지를 함께 아우르는 용어를 '흡입성먼지'로 정하고 대기환경보전법 등 관련법을 개정하기로 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언론과 지자체 등에서는 줄곧 미세먼지(PM2.5 이하)를 초미세먼지로 부르고 있다. 환경부도 마찬가지다. 언론이 계속해서 초미세먼지란 용어를 사용하니 어쩔 수 없이 따라가는 모양새를 보이고 있다. 

거의 전국적으로 미세먼지가 뒤덮여 서울을 비롯한 여러 지자체가 미세먼지저감조치에 들어간 14일에도 이런 관행(?)은 이어졌다. 한 방송 매체는 이날 미세먼지 상태가 매우 나쁘다는 기사를 보도하면서 시청자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도표를 제시했는데 정작 그 도표의 제목은 (종전의 보도처럼) 초미세먼지였다. 이해를 돕는 게 아니라 시청자들을 더욱 헷갈리게 하는 뉴스였다.

광역자치단체도 마찬가지다. 충북도는 이날 오후 4시 웹발신과 SMS를 통해 초미세먼지(PM2.5) 경보 발령을 내렸다. 환경부 발표대로 하면 '미세먼지' 경보 발령이라 해야 옳다. 

이렇게 된 데에는 환경부의 원초적 실수가 큰 빌미를 제공했다.  

우리나라는 1995년 환경정책기본법에 의해 지름이 10㎛ 이하의 물질(PM10)을 미세먼지로 부르기 시작한 데 이어 20년 뒤인 2015년에는 지름이 2.5㎛ 이하의 물질(PM2.5)을 '초미세먼지'라 칭했다.  

이와는 달리 국제적으로는 지름 2.5㎛ 이하의 물질(PM2.5)을 ‘미세먼지’로, 지름 0.1㎛ 이하의 물질을 ‘초미세먼지’로 부르면서 혼란이 생겨 국내 대기환경학회를 중심으로 변경할 필요성이 있다는 주장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국제적으로 모든 나라가 PM2.5를 미세먼지라 부르는 것을 우리나라만 유독 초미세먼지라 부르고 있는 데 대한 지적이었다.

환경부가 지난 2017년 용어 변경을 자처하고 나선 것도 이런 지적 때문이었다. 또 입자지름이 2.5㎛보다 작은 먼지를 초미세먼지라 이름 붙였던 데  대한 오류를 스스로 바로 잡으려 했던 것도 이유 중의 하나다.

또 한 가지 바로 알아야 할 것은 미세먼지나 초미세먼지 모두 오래 전부터 있어왔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마치 최근에 갑자기 생겨나 인체 등에 급속도로 피해를 주는 새로운 위해요소인 것처럼 인식되면서 오버센스(over sense)하는 사람들도 많아졌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6~7년 사이 초미세먼지를 너무나 강조해 왔기에 국민 대다수는 근래 들어 새롭게 생겨난 오염물질로 알고 있다. 

그러나 그게 아니다. 인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지금까지 늘 있어온 게 미세먼지요 초미세먼지다. 인류가 불을 발견하고 문명을 발달시켜옴에 따라 그 양과 질이 달라져 왔을 뿐이다. 심지어 바닷물 같은 자연에서도 발생하는 게 미세먼지요 초미세먼지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한 연구도 최근에 시작된 게 아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30년 전부터 PM2.5에 대한 연구를 꾸준히 이어왔다. 

특히 중요한 것은 그동안 국내 연구진들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국내 미세먼지 오염농도는 전반적으로 볼 때 30년 전보다 크게 개선됐다는 점이다. 오늘날의 보편적인 인식처럼 갈수록 심화하고 있는 게 아니다. 이 점 또한 바로 잡아야 할 것으로 지적한다. 

미세먼지에 대한 경계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고 또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턱 대고 잘못 알려진 내용까지 사실인 양 인식하고 왜곡하는 사회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잘못 된 걸 잘못됐다고 인정하는 사회, 또 그것을 스스로 바로 잡을 줄 아는 사회가 성숙한 사회가 아닐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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