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코로나 확진자 1명.자가격리자 28명 별도 시험 치러
코로나 여파로 후배들의 열띤 '단체 응원전'은 볼 수 없어 

3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충북도 내 38개 시험장(별도시험장 5곳 포함)에서 일제히 치러진 가운데 청주(56)지구 제16시험장인 일신여고 정문에는 수험생 입실(오전 6시30분)이 시작된 지 20여분이 지났는 데도 한산한 모습을 보여 시끌벅적했던 예년의 수능 분위기와는 큰 대조를 보였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 기자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 코로나 수능'으로 불린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3일 전국에서 일제히 치러져 대학입시사의 한 획을 그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잇단 학사일정 변경에 시험일 연기까지 우여곡절을 겪어온 2021학년도 수능이기에 그 어느해보다 깊은 관심과 우려를 낳았다.

이날 시험에는 수능 제도가 처음 도입된 1994년 이후 전국에서 가장 적은 49만3433명이 지원한 가운데 충북에서도 전년보다 1670명이 줄어든 1만2294명이 지원했다.

충북에서는 4개 시험지구(청주.충주.제천.옥천) 33개 시험장학교(별도 시험장 5곳 제외), 546개 시험실에서 시험이 치러진 가운데 1명의 코로나19 확진 수험생과 28명의 가자격리 수험생이 별도시험장에서 시험에 응했다. 

당초 우려했던 입시한파는 없었다.

하지만 충북 대부분 지역의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권으로 떨어진 데다 찬바람까지 불어 체감온도는 실제 기온보다 떨어졌다. 시험장 안으로 들어가는 수험생들의 뒷 모습은 대부분 움츠러든 모습을 보였다. 

이날 수험생들은 오전 8시10분까지 지정된 시험장에 입실을 마친 뒤 30분간 주의사항을 듣고 오전 8시40분부터 문제풀이에 들어갔다.

시험은 1교시 국어영역을 시작으로 2교시 수학영역, 3교시 영어영역, 4교시 한국사·탐구영역, 5교시 제2외국어·한문영역 순으로 오후 5시40분까지 392분간 진행됐다.

◆아무도 안 가본 길 '코로나 수능'

올해 연초부터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은 각 학교의 학사일정은 물론 올해 수능과 대입일정을 송두리째 흔들어놨다. 

전국적으로 각 학교의 개학이 늦춰짐에 따라 수능과 대입시 일정도 부득이 연기됐다. 수능은 본래 계획된 11월 19일에서 12월 3일로 2주 연기됐다. 

대입 일정도 함께 늦춰져 고3 모의평가부터 줄줄이 연기됐다. 각 대학의 수시전형 관련 일정도 도미노 식으로 미뤄졌다. 

수능 이후 진행될 정시모집 전형 일정도 늦춰져 당초 12월 26일부터 시작하려던 원서 접수를 내년 1월 7일부터 시작하게 됐다.

◆달라진 시험장 현황과 분위기

코로나19는 충북 도내 시험지구별 시험장 현황부터 바꿔놨다. 자가격리 대상 수험생을 위한 별도시험장을 시험지구별로 1곳씩 별도의 학교에 추가로 마련해야 했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진 수험생을 위한 병원시험장이 청주의료원에 운영됐다. 청주의료원의 병원시험장은 9명까지 수용할 수 있도록 시험실 3개가 준비됐다. 이에 따라 도내 시험장 수는 일반시험장 33곳, 별도시험장 5곳 등 모두 38곳이 운영됐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 확진 수험생 1명이 청주의료원에 마련된 별도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렀고 28명(청주 22명.제천 6명)의 자가격리 수험생이 청주.제천시험지구별로 마련한 별도시험장에서 시험을 봤다.

일반시험장 분위기도 바뀌었다. 시험장 내 책상 간의 거리가 전후 좌우 더 넓게 띄워졌으며 책상 앞쪽에 비말 차단을 위한 아크릴 소재 칸막이가 설치됐다. 

수험생들은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시험장에 출입이 허용된 가운데 입실 전에 체온을 측정하고 입실 후에는 시험 내내 마스크를 착용해야 했다. 

입실 전 발열검사에서 37.5도 이상 열이 나거나 심한 기침 등을 할 경우 별도시험실에서 시험을 치르도록 안내됐다. 시험 도중 발열과 기침 증상이 있는 수험생도 별도시험실로 옮겨 시험을 치를 수 있도록 했다.

코로나 감염 방지를 위해 쉬는 시간마다 모든 시험실의 창문을 열어 환기하도록 했기 빼문에 수험생들은 체온 유지에 특히 신경써야 했다. 

점심식사도 혼자서 도시락을 먹도록 안내됐다. 여럿이 함께 식사하는 것은 물론 자기 자리에서 함부로 이동하는 것이 금지됐다.

입시전문가들은 수험생들이 코로나19로 달라진 시험장 분위기와 시험 감독 분위기에 얼마나 빠르게 적응해 차분한 마음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느냐가 이번 수능에서 또 하나의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3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치러진 충북 청주의 한 고등학교 정문 앞 모습이다. 지난 해까지 수능일이면 수험생들의 후배 응원단이 진을 치고 열띤 단체응원전을 펼치던 곳이 올핸 코로나19의 여파로 단 한 명의 응원단도 보이지 않았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 기자 


◆'조용한 코로나 수능'...'뜨거운 단체 응원전’ 사라져

이번 수능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은 매년 수능 때마다 각 시험장 입구에 울려퍼지던 수험생 후배들의 열띤 단체 응원전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충북도교육청과 지역 교육지원청이 미리 나서서 수능일까지 교내외 각종 집합행사를 비대면으로 전환하고 학생들의 다중시설 이용을 자제하는 한편 수능 당일에는 단체 응원활동을 금지해 달라고 당부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수능일 전날부터 소위 '응원 명당자리'을 선점하기 위해 밤을 새우던 진풍경도 사라졌다. 시험장을 향하는 선배들에게 따뜻한 차와 음료, 초콜릿 등을 건네주며 ‘수능 대박’, ‘파이팅’ 등을 외치며 힘을 불어넣어 주던 모습도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선배 수험생을 위한 후배들의 정성은 여전했다. SNS등을 통해 선배 수험생을 응원하는 글과 영상 등을 올리는 '영상 응원전'이 각 학교마다 이어졌다.

또 동생과 자녀 등을 응원하기 위해 시험장 입구까지 함께 동행하는 가족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충북도교육청의 제56(청주)시험지구 제16시험장인 일신여자고등학교에서 시험을 치른 한 수험생은 “'코로나수능'으로 인한 희생자가 되지 않기 위해 지금까지 열심히 노력해 왔으나 막상 시험장에 들어가려니 무척 긴장된다"며 "가능한 모든 걸 잊고 오로지 시험에만 몰두해 기필코 시험을 잘 치러 원하는 대학에 꼭 합격하고 싶다"고 말했다.

◆수능부정행위방지대책반 운영 및 시험장 반입금지물품 검사 강화

이번 수능에서는 부정행위 유형이 추가됐다. 수험생은 감독관이 신분 확인을 할 때 마스크를 잠시 내려 얼굴을 보여주도록 했는데 이 때 협조하지 않으면 성적이 0점 처리돼 특히 주의해야 했다. 

책상 앞 칸막이에 시험 내용을 적어두는 등의 부정 행위를 하다 적발 되면 다음 학년도까지 시험 응시자격이 정지될 수도 있다.

이와는 별도로 충북도교육청은 수능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수능부정행위방지대책반(TF)을 편성, 가동하고 충북경찰청과 협조체제를 구축하는 한편 시험당일까지 온라인 부정행위 신고센터를 운영했다.

도교육청은 또 이날 시험장에서 수험생들에게 반입금지물품을 1교시 시작 전에 감독관에게 제출토록 한 뒤 휴대용 금속탐지기를 활용해 반입금지물품 등을 검사했다. 반입금지 물품의 경우 가방에 넣어 시험장 앞쪽에 제출했다 하더라도 부정행위로 간주됐다.

시험장 반입금지 물품은 휴대전화, 스마트기기(스마트워치 등), 디지털 카메라, 전자사전, MP3 플레이어, 카메라 펜, 전자계산기, 라디오, 휴대용 미디어 플레이어,  통신·결제기능(블루투스 등) 또는 전자식 화면표시기(LCD. LED 등)가 있는 시계, 전자담배 , 통신(블루투스) 기능이 있는 이어폰 등 모든 전자기기이다.

◆공무원 등 출근시간 조정과 수험생 긴급 수송 대책

이날 공무원 등의 출근 시간이 오전 9시에서 오전 10시 이후로 조정됐다.

또 시험장 200m 이내의 차량 진출입이 통제되고 주차가 금지됐다. 아울러 시험장 반경 2km이내 간선도로에서는 불법주차 시 즉시 견인하는 등 교통이 집중 관리됐다.

이와 함께 수험표 분실자와 미지참자, 지각이 우려되는 수험생은 경찰 순찰차 등을 활용해 긴급 수송에 나섰다. 

청주시를 비롯한 도내 각 지자체와 관련 기관에서도 수험생들을 위한 특별 수송대책을 수립, 시행하는 등 협조체제를 유지했다.
 
◆이달 14일 정답 확정, 23일 성적 통지 예정

충북도교육청은 4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2시 사이에 한국교육과정평가원에 답안지를 인계한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시험이 끝난 3일부터 오는 7일까지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접수 받아 오는 14일까지 정답을 확정하게 된다.

또 채점은 오는 23일 이전까지 마친 뒤 23일 각 수험생의 출신학교와 시험지구 교육청에 성적을 통지하게 된다.
 

3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충북 도내 38개 시험장(별도시험장 5곳 포함)에서 일제히 치러진 가운데 오전 7시가 넘어서자 각 시험장으로 수험생들이 속속 도착했다. 사진은 청주(56)지구 제16시험장인 일신여자고등학교 정문 앞으로 수험생을 태운 차량들이 잇따라 모여들고 있다./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 기자




[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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