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던 노승이 박아놓은 말목이 살아나 세 아름나무로 자라
마을 주민들 수호목으로 받들어…군 보호수로 지정 관리 중

충북 보은군 탄부면에 위히하고 있는 370년생 음나무의 여름철 모습./아시아뉴스통신DB


충북 보은군 탄부면에 일명 ‘귀신 쫓는 나무’ 음나무가 370년째 지역을 지켜오고 있어 화제다.
 
1일 보은군에 따르면 탄부면 소재지에서 원남쪽으로 2㎞쯤 가다보면 덕동대교가 나오고 덕동대교를 지나 바로 왼쪽에 위치한 마을이 탄부면 성지리다.
 
성지리는 마을의 지형이 마치 그물을 친 것 같다하여 망지라고도 불린다.
 
망지는 큰 망지와 작은 망지로 나뉘는데 큰 망지와 작은 망지 사이에 가름재란 고개가 있다.
 
이 고개에 화제의 귀신 쫓는 나무가 위치하고 있다.
 
일설에 의하면 가름재에 명당이 있었는데 예전 이 명당자리를 지나가던 한 노승이 묘를 쓰지 못하도록 네 개의 음나무 말목을 박고 갔다고 한다.
 
그 말목이 살아나서 세 아름이나 되는 거목으로 자랐고 그 중 세 그루는 불에 타 없어지고 현재의 한 그루만이 남아 있다고 전한다.
 
이 화제의 나무가 가시로 귀신을 쫓는 노거수 약 370년생 음나무다.
 
음나무는 두릅나뭇과의 낙엽활엽 큰키나무로 흔히 엄나무로 불린다. 일명 개두릅나무라고도 부르며 이른 봄 이 나무의 새순을 따서 나물로 무쳐 먹으며 나무 줄기는 닭백숙을 끓일 때 약재로도 활용한다.
 
이 나무의 특징은 뾰족한 가시가 단단하다는 점이다. 그래서 민간에서 액을 쫓는다 하여 일정 크기로 나뭇가지를 잘라 묶은 다음 대문이나 방문 위에 걸어놓기도 했다.
 
성지리의 음나무는 보은군에서 가장 오래된 음나무로 알려져 있다.
 
이 음나무는 높이가 23m, 나무둘레가 4.2m로 현재 보은군 보호수로 지정 관리하고 있다.
 
지난 6월까지 음나무와 소태나무가 함께 자라고 있었으나 소태나무가 고사해 보은군 산림녹지과에서 음나무 보호수의 생육에 지장이 없도록 제거한 바 있다.
 
성지리 최준오 이장은 “이 음나무는 마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마을의 해를 끼치는 귀신을 쫓아 주는 수호수인 만큼 소중히 가꾸고 보존해 후대에 잘 물려 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아시아뉴스통신=김성식 기자]


koomli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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